2018.09.01. 10:30 / 맑음・26도

행신역-흥도동산-농협대산-고양고산-도내동산-행신역

9월의 첫날, 솜사탕 같은 구름이 하늘 가득한 동네의 주변산을 달렸다. 

이동거리

26.77Km

이동시간

3시간 34분


흥도동산
도내동산
14.5Km/2시간 04분
12.2Km/1시간 30분
행신역
고양고산
행신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솜사탕 같은 구름뭉치가 하늘 가득하였다. 어떤 느낌일까 만져보고 싶기도, 마구 헤집어 놓고 싶은 못된 충동도 함께 하였다. 


 

 




 

 

 

 

 



 

 

 


2018.08.25. 08:00 / 더없이 맑음・28도

대명항-대성원-승마산-디오스가구-대명항

태풍이 자나간 하늘은 높고 맑았다.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날, 강화도를 마주한 승마산 라이딩을 다녀왔다.

이동거리 12.13Km 이동시간 2시간 09분

대성원
디오스가구
6.4Km/1시간 25분
5.7Km/48분
대명항
승마산
대명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일주일간 감정의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하며 순간으로 지나쳐갔다. 계절의 바뀜을 알리는 비소리와 제법 차가워진 바람. 토요일 아침, 가을 꽃게를 맛보기 위해 뜨락님이 번개를 준비해주었다.


08시 행신역. 캐논형의 트레일러에 자전거를 묶고, 하늘만큼 좋을 것 같은 피크닉을 출발하였다.



대명항에 도착하자 코끝을 파고드는 바다의 짠내음. 바닷가의 그 짠내가 좋다. 마음을 들뜨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냄새이다. 


 

 

아직은 꽃게와 소라의 소비 성수기가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다고 한다. 소라가 정말 크다.


 

싱싱해 보이던 꽃게님들. "미안하다. 얘덜아"


 

대명항에서 3,4키로 정도 마을길을 달려 승마산 입구의 대성원에 도착하였다. 오는 도중 포도농장의 달콤한 포도내음이 기분을 달달하게 만들어버렸다.


 


지난 태풍으로 간간히 쓰러져있던 산길의 고목을 치워간다. 슬쩍 피해가도 될법한테 부지런한 캐논형과 렉스는 쓰러진 고목을 통째로 치워버린다.  


 

 

산 능선을 오르기위해 둥이와 엘사의 자전거를 대신 끌어주는 캐논형과 렉스. 비가온 이후라 그런지 "이 산의 솔내음이 남다르다"

렉스의 말로는 군사시설이 있어 민간인의 출입이 되지않던 산인데, 최근에 출입통제가 풀렸다고 한다. "사람들의 손길이 묻지않은 싱그러움이네"


 

 

능선을 만나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조금가니 시야가 확트이는 곳이 나왔다. 뭔가 좋은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을법한 상상의 궁금함을 불러내는 곳. 어린시절 뒷산의 비밀스런 나만의 장소처럼. 멀리 강화도와 그외의 섬들이 한눈에 보였다.


 

렉스는 언제나 표정이 라이브하다. 매력터지는 놈!


 




 

산속에서 자동연사를 찍으니, 카메라는 인물이 아닌 배경에 포커싱을 자동조절한다. 아까운 사진들이 많이 날아갔다. "또 한가지 배웠네"


 

솔잎으로 깔려있는 싱글길과 자갈의 임도길, 오르막과 내리막, 그늘숲과 한층 부드러워진 햇볕길이 반복되었다.

이정표가 나오고 승마산의 전망대를 향하였다. "그렇게 좋다는데, 가봐야지"


 

자갈길의 임도를 시원하게 내리달리니, 헬기장과 군부대의 초소였을법한 소박한 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앙증맞게 느껴졌다. 아마도 훈련이 없는 봄가을 군인들의 수고일 것이다.

 

 

초지대교와 강화도, 그외의 부속 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시원하였다. 혼자왔다면 그 상쾌함에 눈물 한방울 정도 찔끔했을지도 모를일.

전망대에 오기전 다운길에서 목에 걸리적거리는 카메라를 뒤로 밀어두면서 카메라 렌즈에 팔꿈치의 살자욱이 묻었나보다.


"아.. 맙소사. 귀찮아도 뚜껑을 닫었어야 했는데"


 

"렉스야. 다음에 잘 찍어줄께"



전망대의 쉼을 뒤로하고, 시원한 임도길을 달렸다. 마을길과 농로길을 이어 다시 대명항에 도착.

꽃게와 소라를 잔뜩 담은 2포의 마대자루. "와우!" 서로 사각거리는 꽃게들의 아우성이 들렸다. "미안해!"


 

취사를 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자리잡고, 꽃게와 소라를 삶았다. 매력적인 오렌지빛으로 물들은 꽃게님들.


캐논형은 대명항의 곱게 손질된 꽃게가 아닌 어선을 운영하는 분에게 꽃게를 바로 구매하는 것 같다. 투망의 잔해물과 갯벌의 이물질이 남아있어 투박해 보이지만, 더 싱싱하고 좋은 해살물을 부족함없이 맛볼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좋다.


깨끗하게 손질하여 주는 캐논형의 수고스러움에 너무 맛있게 먹었다. 너무나 싱싱한 가을 꽃게의 속살맛과 쓴맛이 전혀 없는 달달한 내장맛. 부드럽게 으깨어지는 꽃게의 껍데기. "요맘때에만 느낄 수 있는 별미란다" 



커다란 자연산 소라를 통째로 한입에 넣어 먹을 수 있는 호사스러움을 맛보았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가을을 향해가는 햇볕과 하늘냄새, 삶이담긴 갯벌의 짠내와 포도의 달달한 과육향, 사람의 때가 묻지않은 솔내음과 붉게 물들며 익어가는 꽃게의 냄새, 살랑거리며 나를 달래는 바람냄새와 즐거운 한때를 함께한 사람들의 수다와 웃음소리의 냄새가 좋은 하루.





 

 

 

 

 

 

 

 

2018.08.22. 09:00 / 늦여름 더위・32도
석화촌 주차장-영락의집-사능1산-용정리체육시설-사능2산-송릉삼거리-견성암-송릉1리 마을회관-석화촌

남양주시에 위치한 사릉. 사능주변의 4개의 산을 타기위해 점프하였다.

이동거리 16.96Km 이동시간 3시간 09분

사능1,2산
사능3산
11.4Km/2시간 12분
5.5Km/57분
석화촌
견성암
석화촌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남양주에 있는 사능을 라이딩하자 하였다. 이틀동안의 감정으로 지쳐있었고 움직이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먼저 졸라대어 함께하자 한 것이다.

새벽에 잠이깨어 영어공부를 조금한 후 시간에 맞추어 행신역으로 향하였다.


서울 근방 경기도에는 조선시대의 왕릉이 많이 있다. 고양시에도 서오릉과 서삼릉이 있고, 파주에 삼릉과 장릉이 자리잡고 있다.

한결같이 풍새가 좋은 산의 명당으로 보이는 자리들이고 대부분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사능 주변산의 라이딩은 처음이다. 지도를 보니 광해군의 묘와 사릉의 주변에 위치한 산자락을 타는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나 남양주의 높은 산들의 자락이라 험할 것 같지만, 왕릉의 주변산들은 험하기보다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매력적인 곳이 대부분이다.


행신역 앞에서 함께하기로한 일행들이 모여, 자전거를 캐리어에 묶고 출발하였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 30여분 정도 걸렸을까.


출발장소는 석화촌의 주차장이였다. 무엇인가 싶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검색해보니 가든식 고기요리 전문점이였다.


 

석화촌 주차장을 떠나 마을길을 15분정도 오르면 영락교회의 건물이 나온다. 오르는동안 젖소를 키우는 목장들이 몇몇 지나가고 분뇨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였다.



영락의 집을 바로 지나 언덕을 오르면 왼쪽으로 사릉길의 이정표가 보인다. 



몇분간의 업힐이 이어지고 바로 다운과 런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평평치않은 산길에 나무그루터기와 나무뿌리 등의 장애물들이 싱글라이딩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다운도중 넘어져 자전거의 변속쉬프터가 고장난 아우라님. 많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였지만 변속을 할 수 없는 자전거로 싱글을 달릴 수는 없다.

김포에서 MTB 전문정비를 하는 탱크보이님이 변속쉬프터를 분해하여 정비해 주었다.


한참동안 땀을 흘리며 쉬프터를 정비하던 탱크보이님. 미션완료!


비비엠티비


・상호명
BBMTB 김포점
・지역
・연락처
031-985-0655
・홈페이지



 

 

탱크보이님이 정비하는 동안 잠깐 한가한 짓.


 

 

다운직후 사능 2산을 타기위해 용정리 체육시설(축구 운동장)이 있는 곳까지 도로 업힐. 아침나절의 분위기와 달리 갑자기 기온이 올라간 느낌.

운동장에 다다라 짧은 휴식을 하고 사능 2산을 라이딩하였다. 사능 2산 역시 몇분의 완만한 업힐 후 다운으로 마무리되는 코스.


송릉삼거리로 아웃하여 GS25에 들려 시원한 음료와 에어컨 바람으로 늦여름의 열기를 식혔다. 자전거를 정비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보냈고, 더운 날씨에 진행이 느려 오늘 사능 4산을 모두 타기엔 틀린 것 같다.


 

처음가는 초행길이라 무엇이, 어느정도 거리에 있는지 모른다. 사능 3산을 타기 위해 지루하게 이어진 경사면을 올랐다.

한참을 오른끝에 절의 일주문 같은 것이 나왔다. "천마산 견성암"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문넘어 큰 절이 있는가 하여 기대가 컸었다.


 

 

오솔길같은 소박한 길을 따라 양옆으로 솟대와 기도를 올리는 상징물들이 놓여져 있었다. 


 

 

 

잠시 쉬며 체력을 회복하고, 일단은 한 컷!


 

 

기대와 달리 소박한 암자였다. 암자의 여기저기에 스님의 부지런함이 배여있었다. 


 

암자를 지나 잠깐의 끌바. 그리고 이어지는 다운코스. 1, 2산과 달리 높이 올라온 탓인지 경사와 회전, 돌, 나무뿌리와 마사토로 이어진 싱글길은 자극적이였다. "아니 달릴 수 없는 코스네"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만큼의 거리를 갖은 코스였으나 견성암을 오르는 수고에 비하면 너무 짧게 느껴졌다.


 

사능 3산을 내려와 송능리 마을회관 그늘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출발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마을길을 통해 언덕을 넘어야 한다고 하였다.


뜨거운 햇볕속에서 긴 도로 업힐을 마치니 영락교회의 건물이 나왔다. 사능 라이딩은 산과 산을 타기위해서 도로의 업힐들이 이어진 코스였다.

더운 여름철에 타기엔 지루한 도로업힐의 보상으로 부족한 느낌이였고, 봄이나 가을, 가을이 좋을 것 같다.


조금 시원한 계절에 오면 충분히 만족을 느낄만한 코스였다.



석화촌 부근의 식당에 들렸다. 사능 우리식당. 소머리국밥과 내장탕이 주메뉴였다.

일단,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고 따듯한 수육으로 소주 안주를 하였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깍두기가 신선하니 맛있었다.

역시 국밥집이나 탕을 먹는 곳은 김치맛이 좋아야 한다.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지만 시장이 반찬이고, 모든 음식이 깔끔하였다. 서빙을 해주시던 사장님과 그외의 분들도 친절하였다.


 

라이딩을 떠나기전 이틀간, 불필요한 감정의 소진이 있었고, 즐거워야할 라이딩내 감정과의 다툼을 하였다. 

우울해지면 안된다.



 

 

 

 

 

 

 

 

2018.08.19. 08:00 / 맑음・26도
연천 내산 도내로-상승역-신탄리역

연천군에 위치한 내산 라이딩. 고양시를 벗어나 연천의 내산 임도를 달렸다. 적당히 덥고 좋은 날씨속에서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이동거리

16.77Km

이동시간 2시간 03분

93,94 내산
98 내산
10.3Km/1시간 34분
6.5Km/29분
도내로
상승역
신탄리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에릭스형의 부재로 한가해져버린 주말. 캐논형이 대신하여 연천군에 있는 내산 임도라이딩을 진행해주었다.

산악자전거를 타기시작했던 7-8년전에 한번 가봤던 곳인데, 산들의 임도는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하다. 업다운이 반복되는 임도는 임도만의 독특한 재미가 있다.


하루전 카메라와 액션캠을 미리 배낭에 챙겨놓고, 그들의 배터리를 여분까지 완충해 두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라 깨어남이 부담스러워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내 깨어나고 말았다.


새벽 2시 30분. 일러도 너무 이르게 깨어버렸다. 뭐 그래도 시간은 가니까.. 영어 강의를 듣고, 영작연습을 하다보니 7시 30분이 가까워졌다. 

빼놓은 장비가 없는지 한번 더 확인하고 행신역으로 향하였다. 


꼭 뭔가를 빠뜨리고 가는 기분, 에어컨이나 선풍기, 전등을 꺼놓지 않은 것 같은 기분, 현관문 락은 잘 걸려졌나 하는 기분. 요즘에 집을 나설 때 드는 기분이다. 몹쓸 새로운 버릇이 생긴 것 같다.



10여명이 함께하는 점프 라이딩. 사람들의 집 주변까지 가서 픽업해 주는 캐논형. 사람에 대한 이런 정성과 부지런함을 배워야 한다. 


 

11대의 자전거가 안전하게 트레일러에 고정되었다. 문산에서 연금술사님의 픽업을 마지막으로 연천으로 이동하였고, 10시를 몇분 앞두고 내산 임도의 입구에 도착하였다.



사람들이 출발을 준비하는 동안, 핸드폰의 산길샘 GPS 앱을 실행시키고, 카메라를 꺼내 둘러매고, 액션캠의 녹화를 준비한다. 그냥 쉬 페달만을 밟아 출발 하던 때가 좋았었을까. 


전자기기의 배터리를 아껴야 하니, 그때 그때 필요가 없을 때 기기들을 오프해두는 버릇을 만드는 중이다. 언제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그럼, Let's Go!"



아직은 더운 날씨. 라이딩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내산의 중간에서부터 라이딩하였다. 좋은 선택이였다.


페달을 밟고 출발을 하는 순간, 넓은 임도길의 무성한 잡초들과 불규칙한 돌멩이들이 힘없는 나의 페달링에 저항하였다. 요며칠 계속된 라이딩 탓인지 종아리가 땡기듯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5분만 참자. 좋아지겠지.."


내산은 경사가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조금 굵어보이는 돌멩이들이 많았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핸들바의 요동이 매력적이였다. 적당한 오르막과 짧은 내리막이 반복되며 이어지는 임도길. 


하드테일이나 XC풀샥 그리고 조금 좋은 체력만 있다면 시원하게 달려볼 수 있는 임도길이였다.




2년만에 다시 본 구름가듯님. 지난 목요일 오송산 라이딩을 하며 놀라보게 달라진 그의 모습이 좋았다. 자전거가 몸에 달라 붙어있듯 실력이 좋아지셨다. 무엇보다 건강해보여서 좋았다.


 

 








한시간정도 달렸을 때, 가파른 시멘트 길의 갈림길이 나왔다.




어느 코스를 갈 것인지 상의하였다. 언제나 길은 많으니까.. 여러 의견을 나누고 98 내산을 다운하여 신탄리역으로 가는 방향을 선택하였다.



이정표의 코너를 돌자 조그마한 건물 하나가 나왔다. 상승역.


"산속 한가운데 무슨 역?"


알프스 산맥이나 티벳을 넘는 기차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 있는데, 태백도 아닌데 이런 산속 한가운데 무슨 역이 있나 하였다. 기차가 정차하기엔 너무나 작은데 생각하였다. 생뚱맞은 상승역이라니..


그때, 산을 올라오며 렉스가 하던 말이 스쳐갔다. 임도를 오르면서 군대 얘기같은 것을 하였다. 대략 산이 너무 가파라서 겨울철에 물자보급이 안되어 레일을 깔고 역을 만들었다는 것이였다. 그저 군생활의 후일담을 말하는 것쯤으로 생각하였는데.


"설마, 이걸 말하는 것일 줄이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산속으로 모노레일이 깔려있었다.




상승역을 지나자 경사가 제법되는 시멘트길이 나왔다. 시멘트길을 따라 10여분정도 오르면 임도의 정상에 다다른다. 



이유모를 낙오자를 위해 자전거를 대신 끌어주는 해바라기님, 허리가 아파 자전거가 힘든 짱돌님.



정상에서 한숨을 쉬고 임도길의 하이라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낮은 경사로 쭉 이어진 내산 임도길에는 굵은 돌맹이와 사토들이 많았다. 뒷바퀴의 슬립도중 돌멩이에 펑크가 난 캐논형.



뽀득뽀득 사포질하여 펑치패치를 접착하였다. 튜브를 끼우고 바람을 넣던 중 시원한 바람이 종아리쪽으로 살살 느껴졌다.


"어.. 이상한데요. 공기가 새는 것 같은데요."


스네이크 펑크. 타이어가 눌리면서 튜브의 양쪽이 씹히면서 나는 펑크였다. 다시 튜브를 탈착하고 바로 옆자리에 이쁜 펑크패치를 하나 더 부착하였다.



임도의 정상에서 마지막까지 대략 20여분정도의 다운길이였다. 돌멩이들과 사토들, 그리고 어린이 키만큼 자란 수풀들이 계속되었다.

가끔씩 자전거 프레임의 아래쪽과 휠셋을 때리는 돌 조각의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나는 알루미늄 프레임이니까. 괜찮아."


카본 프레임을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돌 조각은 조심하여야 한다. 콕! 찍히면 마음 아프니까.


지난 목요일 오송산 야간라이딩 때 타이어의 공기압이 부족하여 도로에서 너무 힘들었다. 출발전 공기압을 40PSI정도 빵빵하게 넣어놨더니 너무 튀어다닌다. 


긴 수풀과 팡팡 튀는 자전거, 목에 걸리적 거리는 카메라 탓에 마음껏 달릴 수는 없었으나 충분히 즐길만한 거리의 다운길이였다.



내산을 내려와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오니 신탄리역이 보였다.



팔을 다쳐 자전거를 타지못한 뜨락누나가 트레일러를 신탄리역으로 운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을 먹기전 자전거들을 트레일러에 실었다.





출출해진 배를 달래주기 위해 찾은 식당. 이 부근은 오리주물럭이 유명한가 보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손두부와 오리주물럭 전문이였다.

"소고기는 먹지말고 돼지고기는 있으면 먹고 오리고기는 남이 먹는걸 뺏어서라도 먹어라"라던 오리고기라는 거지.


신탄리 오리고기 맛집으로 유명한 곳은 스테이가 걸려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고대산 통나무집.



일단은 세상에서 젤 맛있는 녀석을.. 한 잔!


음식점에는 우리는 제외하고 손님이 없었다. "옆집은 손님이 많아서 기다리는데...?" 하였다.

"어디요? 우리집도 맛있어요!"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내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유명한 맛집들은 그 이유가 분명있겠지만, 맛집의 부근 동일 종류의 음식을 파는 곳들은 유명한 곳의 음식맛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경험상으로 보면 평균적으로, 그저 홍보의 수단이나 서비스 정도의 차이에 불과한 것 같다.






잘 달궈진 돌불판에 더덕, 쭈꾸미 한마리, 가래떡, 감자, 버섯등과 함께 붉은 양념으로 버무려진 오리고기 주물럭을 올려놓고 사장님이 직접담은 배추김치를 오리고기의 기름에 볶았다.


오리고기가 다 익었을때쯤 부추, 치커리 무침을 올려주셨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기름에 볶아진 김치가 맛이 좋았다. 부추와 치커리의 무침은 느끼함을 잡아주는 최고의 조합이였다. 



당연히 마무리는 볶음밥이였고, 사장님께서 직접담근 오디주를 주셨다. 사장님 말씀처럼 고기맛도 좋았다.





화창한 날씨만큼 좋았던 하루였다. 너무나 유쾌한 사람들과 함께하여 좋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긴 하루에 지쳐있었고 불필요한 감정의 소진으로 쉬고만 싶었다. 

늘 즐겁고 행복할 때 엄습해 오는 불온한 마음의 병같은 몹쓸 것.  



 

 

 

 

 

 

 

 

2018.08.16. 20:00 / 맑음・34도

고양 분수공원-흥도동-오송산-원흥동-행신역

구름가듯님의 첫번째 번개 자타고 목요 야간라이딩. 삼송에 위치한 오송산을 야간 라이딩으로 달렸다.

이동거리 26.5Km 이동시간 1시간 49분

흥도동
원흥동
13.1Km/40분
13.3Km/1시간 09분
분수공원
오송산
행신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10여명의 소박한 야간라이딩. 이번에도 노란 인텐스를 타고 달렸다. 김포의 우중라이딩 탓에 조금 피곤하였지만 저녁 공기가 시원했다.

저녁 라이딩에 바람막이가 필요한 계절이 머지않았나보다. 시원하게 부딪치는 바람이 좋았다.


오송산은 삼송에 위치한 노고산 끝자락의 작은 산이다. 평평한 산길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 그만인 오송산을 야간 라이딩 코스에 넣은건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오송산 입구 도착전, 허기짐으로 퍼질뻔한 위기가 있었지만 오송산에 들어서 싱글길을 타는동안 괜찮아 졌다.


잔디길과 자전거길, 천변의 시멘트길, 이면의 옛도로와 도심속 도로들을 이어 달리는동안 농촌의 풍경들과 구도시의 아늑함, 신도시의 화려한 불빛 풍경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느낌을 달리해준다.


브라질에서 온 필립에게 다음번에 만나면 "소맥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줄께"하였다. 필립은 소맥을 좋아한다.


Next time, I'll teach you to make a Somaek.


 

 

 

 

 


2018.08.15. 13:30 / 맑음・34도
능곡-행주대교-아라뱃길-양촌리-김포-일산대교-자유로자전거길-능곡

광복절 오후. 시원스쿨 2강의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다 자전거가 타고 싶어졌다.

이동거리 57.6Km 이동시간 3시간 59분

아라뱃길
자유로자전거길
31Km/2시간 15분
26.6Km/1시간 44분
능곡
양촌읍
능곡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I can't roll around because I don't have a belly."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최근에 김포에 체육관을 오픈한 야인에게 가보고 싶었다. 행주대교를 넘어 아라뱃길을 라이딩하여 가기로 했다.

김포의 도로는 차량통행이 많고 특히 덤프트럭 같은 대형차량들의 통행이 많아 조금 위험하다. 가급적 농로길이나 차량통행이 적은 이면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아라뱃길은 아리랑의 후렴구 '아라리오'에서 따온 말이고, 바다를 뜻하는 옛날 말이라고 한다. 일직선으로 쭉뻗은 아라뱃길의 상징물 아라폭포와 아라마루.

 

 

 

저 시절엔 오빠가 최고지. 칭얼대는 동생들을 위해 더운 날씨에 열심히 그네를 밀어준다.

한 때, 나도 여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정말 잘 해줬을텐데 말이지.

 

 

나천나루터. 다리를 넘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중 꼬마들의 태권도 시범행사 같은 것이 있었다.

 

 

 

 

오! 절도있는 준비동작.. 하지만 이내 제각각의 아수라장.. 귀엽다.

 

 

검단지구의 신도시 사업이 여전히 진행중인지 골재들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많았다. 오래된 좁은길과 많은 통행차량들, 이 곳은 늘 위험하다. 김포지역은 농로길을 달리는 것이 최고다.

 

 

 

 

 

 

 

길을 가던중 황룡사의 이정표가 보였다. 가야할 목적지는 있으나 가는 길은 내 마음대로이니 좋다.

맑은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너희가 왜 여기에 있니?"

정말 잘 만들어진 캐릭터 디자인인 것 같다. 일본 올림픽 마스코트인 피카츄에 나올법한 캐릭터에 비하면 너무 고급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하늘이 너무 맑아 비가 내릴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정도로 생각한 나를 비웃듯 쏟내져 내린 폭우.

카메라등을 배낭에 집어넣고 빗속을 달렸다. 더운 공기를 머금은 미지근한 빗물이 시원하였다.

 

야인이 알려준 주소에 가까이 왔는데, 물기가 묻은 핸드폰은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이리 저리 액정을 닦아내고 어렵사리 화면을 열면 헬멧에서 주르륵 빗물이 떨어져 제멋대로 작동되었다. 대략 난감..

 

다음 큰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바로 다음 사거리에서 좌회전 그리고 직진, 다이소를 옆에끼고 좌회전하면 도착.

 

대충 도착지 경로만을 확인하고 다시 빗속으로.. 하지만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과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들이 가득한 이 곳의 길들은 심플한 지도속의 길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눈 앞을 가리는 빗물속에서 어떤 상황판단을 하기에 힘들었고, 질서없이 움직이는 차량들은 끔직했다. 보이는 길을 따라 그저 방향만을 생각하며 달렸다.

 

"목적지가 움직일 일은 없으니, 대략 직선의 방향으로 얼마쯤 가다보면 나올거야"  

 

이리 저리 몇번의 회전을 하고 오래된 시골읍내의 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들어섰다. 하늘은 더 많은 양의 빗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다이소는 보이지 않았다. 대략 이쯤이 아닐까 생각되었을 때, 어느 약국의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체육관은 약국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바로 있었다. 카카오맵이 알려준 길의 반대방향으로 도착한 것이다. 어쨌든, 빙고!

 

여기까지 지나쳐온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과 달리 아직 개발이 되지않은 오래된 읍내의 모습이였다.

2차선의 오래된 길과 오래된 버스정류장, 도시의 시간만큼 오래됐을 순대국밥집과 여타의 가게들. 이런 익숙하여 좋은 풍경들도 머지않아 좋은지모르게 익숙해져버린 새로운 것들로 바뀌게 될 것이다.

 

빗속을 오래 달렸는데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하였고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먹고 싶었다.

 

낡아보이는 건물 3층에 체육관이 보였다. 들어가는 입구를 찾은 순간 "설마.."하였다.

 

 

낡은 계단을 가로막고 있는 쇠창살의 문. "닫힌거니..?"

전화도 카톡도 받질 않는다. 쉬는 날인가보다. 연락없이 출발하였으니 원망할 것은 없고,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해 생각하였다.

 

 

벽에 걸린 광고판을 보면서 웃었다.

"아무리 운동을 많이해서 지방이 없더라도 여자선수의 가슴에 저렇게 평면으로 뽀샵 텍스쳐를 해버리면 어떻게 하냐. 응?"

 

왔던 길보다는 김포방향으로 가서 한강옆 옛도로를 타고, 일산대교를 넘어 돌아가기로 했다. 물먹은 장갑을 한번 힘껏 쥐어짜고 조금 잔잔해진 빗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지나가는 길에 옛날 국밥집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정확히 지도를 볼 수 없어 이번에도 방향성에 길을 맡긴다. 정방향으로 쭉 가다보면 한강이 보이겠지.

조금씩 빗줄기는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읍내를 벗어날 때 큰 도로와 마주하였으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달릴 수 는 없었다.

 

작은 샛길을 돌아 마주한 48번 국도. 한강 옛도로를 가기위해서는 여기에서 다시 샛길을 찾아야 한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핸드폰을 꺼낸들 볼 수도 없어고 가끔 강화도를 가기위해 타봤던 48번 국도를 타고 가기로 했다.

 

가끔 이 길은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빠르다.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 다시 신도시에 접어들었을 때 일반 버스들과 택시들로 인해 48번 국도를 타고 계속 이동할 수 없었다. 평상시에도 그들은 위험하다.

 

무작정 좌측 방향으로 신호등을 건넜다. 새롭게 만들어진 김포의 신도시들은 인도가 정말 넓다. 

그 넓디 넓은 인도를 혼자 독차지한 즐거움, 그것을 바라본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빗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놈이겠지.

 

지하철 공사가 한창인 곳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 CGV가 있고, 건너편 2층의 스타벅스가 보였다. 운양동.

2여시간 빗속 라이딩으로 허기졌고, 미지근하던 빗물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던 때였다.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먹고 싶었지만, 2층이였고 들어가면 냉냉한 에어컨 바람이 끔직할 것 같았다.

 

열심히 핸드폰 액정을 닦아내고 길을 확인했다. 첨벙대는 신발을 들어 물을 빼냈다. 엄청 묵직해진 신발.. 처벅처벅.

운양을 빠져나올 때부터 잦아들던 비줄기는 일산대교를 건널때 쯤, 쨍한 하늘로 바뀌어 있었다.

 

"불과 10분전, 미친 빗속에 있던거 맞아?"

 

 

일산대교를 넘어 자유로 옆, 자전거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비가 온듯 안온듯 말라있는 길들과 비가 왔음을 증명하는 물이 고여있는 길들.

이길을 달려 파주로 헤이리로 많이도 달렸었다. 투박했던 시멘트길이 보기좋은 아스팔트로 정비되었지만 주변의 풍경들은 달라짐이 없다.

 

문득, 새로운 것..들에 쉽게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가장 의리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능곡에 도착하였을 때, 허기졌고 피곤하였다. 따듯한 국밥 한그릇이 생각났다.

능곡시장의 국밥집에 들어가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부침이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술 한 잔 하실래요?"

 

통화를 하고 국밥따위는 먹지않겠다는 그에게 밀려, 행신동으로 지친 몸을 이동하였다. 행신동 롯데마트 뒷편 음식점 하나샤브샤브.

휘트니스를 하고 자주 들리던 소문난 냉면집 건너편에 있었다.

 

"예전에 순대국집이였는데.. 맞지?"

 

시원했고, 자전거를 가게안에 놓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았다.

 

 

전에 식구들과 와봤다는 부침이가 주문을 하였다. 무슨 찜이라는데 별로 관심이 없었고, 오직 이것!이 필요했다.

평일에 방문하면 클라우드 한잔씩 서비스로 제공된다고 한다. 평일 3~9시까지.

 

 

 

세이로무시. 일본식 편백나무 찜요리라고 한다. 뭔가 근사한 2층짜리 찜통이 들어오고, 10분을 기다리라 하였다.

"10분을 어찌 기다릴 수가 있나요?" 생각할 때, 가스토치로 살짝 구워 불맛을 가미한 양지살 네점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환상의 타임.

 

 

 

짜잔! 2층짜리 찜통엔 고기와 야채가 들어있다. 숙주와 쇠고기의 맛은 언제나 최고의 조합이다.

 

 

 

찜을 다 먹어갈 때, 샤브샤브 1인분을 추가하였다. 포스넘치는 냄비.

 

 

 

 

채수와 육수가 섞인 국물은 정말 좋았다. 달콤했고, 시원했고, 맛있었다. 샤브샤브를 먹는도중 이번에는 양지살을 육수에 올려놓고 가스토치를 이용하여 불맛을 더해주는 서비스를 해주었다. 별미였다.

 

후식으로 일본식 덮밥 규동이 나왔다. 소고기덮밥과 명란덮밥 두 종류가 있다는데 부침이 왈 "먹어봐서 아는데, 명란이 맛있어요!"란다.

짭조름한 덮밥이 꽤 괜찮았다.

 

 

 

 

맛있었고, 시원했고, 조용했고 좋았다. 무엇보다 부침이가 쐈다!

 

 

음식점 정보


・상호
하나샤브샤브
・메뉴
샤브샤브/찜
・가격
양지10,900원
・위치
・연락처
031-971-5448

 

 

 

 

 

 

 

 

 

 

 

 

 


2018.08.12. 10:00 / 맑음・34도

행신역-흥도동산-달려코스-행신역

일요일 아침. 에릭스과 시원하게 흥도동산을 달렸다. 산악초보인 에릭누나는 열혈 연습 중..

이동거리

16Km

이동시간 2시간 30분

대니코스
달려코스
10Km/1시간 30분
7Km/1시간 00분
행신돋
흥도동산
행신동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내가 붙어서 그런가 인기가 없는 에릭스 형의 번개. 없으면 없는데로 좋다. 천천히 가던, 시원하게 달리던, 쉬던 말던 많은 의견을 물을 것 없이 마음만 맞으면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편암함이 있다.

 

 

혼자 천천히 연습하겠다는 에릭누나를 남겨두고, 에스릭 형과 흥도동산 모든 코스를 헤집고 다녔다. 초보자들도 쉽게 탈 수 있는 새로운 길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었다.

 

 

흥도동산 쉼터의 저 자리에 망부석이 되려는지. 매번 같은 자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같은 구도라면 일년치 사진을 모아 편집해 놓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애좋은 에릭스 남매.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영상편집은 역시 노가다야. 기본적인것만 하려다 귀찮아져서 프리미어를 닫아버렸다. 그저 인터넷정도만 하려던 컴퓨터는 짧은 영상의 인코딩에 숨이 넘어갈려고 한다.

 

조만간 조피디에게 들려 30년 묵은 그의 노하우를 훔쳐와야겠다.

 

 

 

 

2018.08.11. 10:53 / 찬란한 하늘빛・34도
능곡-한강자전거길-광화문-삼청동-인사동-서대문-홍제천-능곡

우울해져버린 토요일 아침.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어디로 가볼까?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지 않은가.

이동거리 49.5Km 이동시간 4시간 26분

광화문/삼청동
서대문/홍제천
27Km/2시간 29분
22.5Km/1시간 53분
능곡
인사동
능곡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배제되고 소외되어 멀어져가는 느낌처럼 두렵고 아픈 것은 없는 것 같다. 존재로서의 기억이 흐릿해지고 잊혀지는, 부정되는 것 같은 서글픔.

 

길을 나섰다. 어디로 향할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그래, 노란리본이 필요해. 단지, 씩씩함이 필요한거야."

 

광화문에 들려 여행기간 자전거에 달아줄 노란리본을 받고, 삼청동에 들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 인사동에 들려 카메라의 스트랩으로 사용할 가죽끈같은 것을 찾고, 점심을 먹은 후 서대문에 들려 독립문과 서대문수형소를 보고, 홍제천으로 해서 돌아오자 생각하였다.

 

마포대교에서 들어가는 입구를 이번에도 헤맨다. 여긴 항상 어려워. 두번째 입구라구..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때 서너번 들렸고, 이후 처음이였다. 세월호 천막에 들려 스텔라데이지호와 세월호진상규명에 대한 서명도 하고, 수줍게 후원금도 넣어보고, 노란리본공작소에서 노란 리본도 받았다.

 

 

 

 

자전거에 달라며 커다란 리본을 주셨다. 리본달고 어디서 나쁜짓은 절대로 못할 것 같은 크기의 커다란. 여행용 자전거에 딱이네.

 

 

라파엘 나달보다 더 체력이 좋을 것 같은 아이들. "얘, 물을 먹지는 말어"

 

 

가훈을 만들어주는 행사장. 뭔가 대개 진지하다. 어릴때 우리집 가훈은 무엇이였나 생각하였다. 80년대 시골의 집집마다 똑같은 액자에 성실, 근면, 정직 이런 단어들의 가훈이 걸려있었던 것 같은데.  

 

뭐가됐든 부모님께 가훈을 따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고, 언제나 짧은 물음은 "밥은 먹었냐?"였다.

 

 

 

큰 형님들도 뵙고. "하늘이 정말 좋다."

 

 

 

무궁화 관련 행사가 있는지 각 지역에서 올라온 화분들이 가득했다. 무궁화의 종류가 이리 많을 줄이야.

 

 

 

광화문을 지나 삼청동으로 향하였다. 한복을 차려입은 내외국인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복을 입은 모습이 좋았다라기보다 이 더운 땡볕에서 한복을 겹쳐입고도 즐거워하는, 충만한 그들의 웃음이 좋았다.  

 

삼청동길을 따라가며 길게 늘어진 자동차의 행렬이 더운 날씨보다 더 숨막히게 만들었다. 1층에 자리했던 카페들이 모두 사라지고, 중국 관광객을 실은 버스들의 행렬. 볼 것없이 인사동으로 이동했다.

 

 

"3개에 5,000원이야. 안돼. 안돼. 3개에.." 샤워타월같은 것을 자꾸 더 집어드는 외국인에게 3개 5,000원이라 적은 메모를 가르키며 조급하게 소리치는 아주머니. 물건을 팔고 싶은 마음과 손해 보지않겠다는 마음의 내적갈등.

 

말을 못 알아들어서, 물건을 자꾸 더 집어서 짜증내는 것이 아니였다. 단지 안 사고 가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조급함의 하이 톤.

"사라구. 3개만 집어들고. 5,000원은 내고"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 마지막으로 온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김점선 작가의 기념품 가게에서 작품 엽서 몇개를 샀던 것 같다.

나는 그녀의 작품을 무척 좋아했었다. 그녀의 웃는 그림들은 늘 기분좋게 만들어 주었다. 

 

넥타이를 고쳐메는 거울옆에 꽂아두고 해피한 하루에 대해 주문을 걸었고, 사무실 책상 파티션에 클립하여 답답한 직장생활의 울분을 달래였다.

투병생활 끝에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 아쉬움에 소주 한 잔과 그녀의 자서전을 사들었던 기억이 있다.

 

김점선에 대한 기억의 끝에 "2009년. 실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해였구나." 생각하였다.

 

천상병 시인의 카페 귀천은 사라졌나보다. 20년도 넘은 해이니 그럴만도 하지. 어쩌면 지난번 인사동에 왔을 때에도 똑같은 아쉬움의 중얼거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스치는 바람에 맑은 소리가 발걸음을 붙잡았다. "좋다. 청아함!" 자전거에 달고 싶은 충동에 둘러보았으나 마땅한 것도 없거니와 저걸 달았다가는 청아함이 지옥의 종소리로 변할 것이 분명하였다.

 

 

종로거리에 다다랐을 때, 그만 돌아가려고 했다. 변해버린 것, 특히 아무런 특색없이 달라져버린 것들에 대해 추억할 것도 없고 흥미또한 없다.

외국인이 없을 뿐 이런 거리는 동네마다 하나쯤 있지않은가. 어디가 근본인지 모를 로데오거리, 카페골목, 맛집거리 등등 하여.

 

담배 한대가 궁금하여 "저기는 꼭 담배를 피워야하는 자리야"를 찾던 중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바위와 나무들 사이 이리저리 자리 잡아놓은 음식점이 눈에 띄였다.

 

조금 출출했고, 담배가 궁금했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했고, 야외라 자전거를 놓기에도 좋았다. "빙고!"

 

 

내가 지금 동남아시아 어느 국가에 있는 것인지, 2018년 서울 한복판에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일단 맥주 한병과 짬뽕 하나를 주문했다.

중국사람인지 동남아 사람인지 모를 아주머니가 "써~ㄴ부~ㄹ" 하였다.

 

선불 7,500원. 밥값보다 맥주 한병값이 더 비싸다니..

 

 

시원한 맥주 한 잔. 넌 정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이야.

 

 

 

당황스러웠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게 저 홍합무더기는 그저 젓가락으로 걸러내야 하는 장애물일 뿐이다.

 

 

큰 기대 없었기에 큰 실망도 없다. 딱! 가격만큼이랄까. 국물은 조금 텁텁했지만 괜찮았다.

시원한 그늘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실 수 있었으면 그만인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히 좋았다.

 

 

귀에 익숙한 음악이 청명하고 부드럽게 들려왔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주제곡인건 확실한데, 월령공주인지 천공의 성 라퓨타인지 생각이 안났다. 바람계곡 나우시카인가..

 

자리에 서서 잠시 소리를 들었다. 기분 좋아지는 맑은 소리였다.

 

 

2년째 집을 떠나 여행중이라는 터키 맨. 손재주가 있는지 구슬 팔찌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5,000원. 터키의 눈이 들어간 팔찌라나..

음악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뭔가를 조각하는 재주가 있으면 여행경비의 부담을 줄일 수도, 더 많은 자연스런 대화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부러움이 들었다.

 

작업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정성어린 미소의 반응을 보이던 소녀의 모습이 행복해보였다. 터키맨이 잘 생겨서인지 팔찌에 대한 기대감인지 알 수는 없지만.. 행복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대학시절 집이였던 불광동과 학교사이를 매일처럼 지나치던 곳인데, 처음 와봤다.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었고, 작았다.

 

 

 

 

 

위패들이 모셔진 독립관. 소박하기보다는 너무 작았다. 털보의 말을 빌리자면 "너무 작어.. 씨발!"이라고나 할까.

박정희 기념사업 따위에 사용되는 수백억이 생각났고,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옆에서 성조기를 들고 시위하던 자들이 떠올랐다. 먹먹함이 있다.

 

 

생각없이 들렀는데 곧 8.15 광복절이구나 생각하였다. 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방명록에 무엇을 쓸까 고민하는 동안 먼저 분향을 하고 잠시 묵념하였다.

 

"감사드립니다." 짧은 방명록을 남겼고, 한참을 고민하던 여학생은 무엇을 적었나 보았다. "..희생으로 잘 살게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바로 옆,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 들렸다. 자전거때문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자전거는 다 좋은데 이렇게 안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해야할 때가 아쉽다.

 

여행할 때는 와이어, U락, 쇠사슬이라도 써서 묶어놓고 보고 싶고, 걷고 싶은 것들은 다 할 것이다. 

 

 

 

 

홍제천을 달려 난지공원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커다란 노란리본을 얻었고, 잊고있던 김점선을 기억해 냈다. 또한 반 강제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것 이후 해야할 일을 하나쯤은 더 한 것 같다. 

 

 

 

 

 

 

 

 

 

2018.87.09. 20:00 / 맑음・32도

고양 분수공원-원당삼거리-공릉천-행신역

자타고 목요 야간라이딩. 오후부터 시작되었던 소나기와 보슬비. 한 계절이 가고 있음을 또한 반복될 것임을 알린다.

이동거리 29.8Km 이동시간 1시간 58분


원당삼거리
공릉천자전거길
13.8Km/43분
16Km/75분
분수공원
관산동
행신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노란 풀샥을 타고 열심히 달렸다. 무겁고 도로를 달리기엔 저항이 많은 이 잘생긴 놈이 너무나 좋다. 뭐든 잘 생긴 것들은 그러하지 못한 것보다 기회의 수가 많은 법.

 

"난 그저 노란색이라 좋은거야. 오해하지마!"

 

천천히 가는 법은 모른다. 빠르게 가는 법도 모르겠다. 허나 누구보다 고집스레 잘 가는 법은 알고 있는 것 같다.  

 

 

이유없이 좋은 것도 많다. 단지 그러하니까. "멋진 손과 듬직한 어깨다."

 

 

 

요즘 이래저래 "너무 좋은데 알릴 방법이 없어 고민"인 에릭스형. 내가 본 10년만큼 늙어버렸다. 세상이 슬프더라도, 삶이 추레하여 서글플지라도 한끼정도는 좋고 멋진 그릇에 담아 나에게 주어야 한다 생각한다.

 

"수고했다고. 과분하지 않은 좋은 한 그릇에 담은 소박한 차림정도는 받아도 충분하다고.. 또한 열심히 살자고"

 

에릭스도자기


・상호
에릭스도자기
・위치
・홈페이지
・전화
02-373-5000
・제품
힐링요/프리미엄 치킨웨어

 

 

 

행복감이였다. 너무나 좋아보이는 가족 분위기였다. 이러한 것들은 언제나 부러움의 헛헛함과 함께 전이되고 싶은 마음끌림의 당김을 이끌어낸다.

 

사진을 요청한는 사이 아버님은 자리를 벗어나셨다.

"같이 하세요. 오늘이 또 오지는 않잖아요" 하였다. 늙은이같은 물음에 "오랫동안 사진 일을 하였습니다. 되었습니다" 답하셨다. 깊이가 있는 답이였다.

 

어설픈 찍사의 모습이 못 믿어웠을까 아니면 오랜시간 타인의 피사체만를 바라본 사람의 어색함이였을까. 어느쪽이든 이해하기는 싫었다. 

타인에게 비추인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행복하였는지, 그들이 행복하였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이였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가족관계-이를테면 애정, 우애나 믿음, 존경, 예의, 마음 등등 가족으로서 나누어야 할 감정의 총체인 행복감은 우연 발생하거나 교육이나 푸념같은 바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물들다.

 

세대간을 이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천천히 스미어들고 자연스레 배여나오는 감정의 표현. 가족구성원으로써 존재가 함께 보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체화되고 습관화되버린 감정의 공유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부러웠습니다."

 

 

음식점 정보


・상호
맥칸치킨
・위치
・홈페이지
・전화
031-970-9400
・가격
후라이드 10,000원

 

 

 

 

 

 

 

 

 

 

 

2018.08.07. 19:30 / 맑음・30도

능곡전화국-행주대교-아라뱃길-목상교-아라뱃길-행주대교-능곡

찌뿌둥한 하루. 휘트니스를 거르고 한강을 달리고 싶었다. 야구가 끝나기 전에 돌아오리라.

이동거리 31.36Km 이동시간 1시간 28분

아라뱃길
아라뱃길
15Km/46분
16Km/42분
능곡
목상교
능곡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며칠새 저녁 공기가 달라졌다. 뜨겁고 후덥지근하던 공기가 산산한 기운을 담고있고, 저녁무렵 강바람은 제법 시원하기까지 하다.

욕심을 내어 달렸다. 허리는 여전히 아프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나름 운동을 했는데,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한가보다. 빈 시간을 더 쪼개어 매일 저녁 달려봐야 겠다.

 

 

 

 

라이딩 후 이 맛이 최고네. 기아는 왜 이렇게 야구를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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