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8일 / 흐림
쿠르사코보-쿠즈민카
가을, 계절의 시간은 좋은 가을날의 따듯함이 계속 되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비만 내리는 러시아의 가을이다. "힘들어. 그만 내려!"


이동거리
96Km
누적거리
16,574Km
이동시간
6시간 39분
누적시간
1,195시간

 
M9도로
 
M9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쿠르사코
 
보로콜람
 
쿠즈민카
 
 
3,592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밤새 내리는 빗줄기는 아침까지 계속된다.

"그만 내려도 되는데."

라면과 오트밀, 커피로 아침을 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정말 텐트가 마를 날이 없네."

10시, 비가 내려 쌀쌀함이 느껴지는 도로 속으로 들어간다.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다.

동남아시아에서 사용하려던 레인 쟈켓과 슈퍼에서 구매했던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나니 모든 것이 완벽하다.

"신발만 어떻게 하면 되는데."

"고무장갑 최고다."

한 시간 정도 후, 비구름 지역을 벗어나고 땀이 찬 레인팬츠와 고무장갑을 벗고 라이딩을 이어간다.

40km를 달리고, 허기짐이 밀려와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볼로콜람스크에 맥도널드가 있어 메인도로를 벗어나 마을 중심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맥도널드에서 자동 주문을 하고, 작은 동네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람들로 보아 러시아에서 맥도널드가 인기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치킨 빅사이즈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큰 것, 콜라 0.5리터가 239루블이니 러시아 카페의 일반적인 가격에 비하면 비싼 것 같지는 않다.

러시아의 맥도널드나 KFC에 가면 음식을 먹고 음식 쟁반을 그대로 테이블에 놓고 간다. 각자가 치우면 서로 편할 것 같은데 이상한 문화다.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주문 메뉴를 서빙해주는 것도 이상한 시스템이고 어색하다.

"내가 잘 모르는 건가? 우리나라도 그런가?"


기본 햄버거 세트를 추가로 주문하여 패니어에 넣고, 비상식을 사기 위해 슈퍼로 들어간다.

커피와 맥주를 사고 넓적다리 닭고기를 포장했다. 오는 도착할 목적지 부근에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 두 끼 정도의 비상식을 준비한다.

맥주를 계산하던 여직원은 맥주를 들고 계산을 하지 않고 뭔가를 계속 말한다.

"패스포트?"

동양인의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더라도 나이를 확인하자니 어이가 없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여권을 건네주니 여권을 확인하더니 다시 뭔가를 계속 말하며 여권을 돌려준다.

"왜? 내가 동안인 걸 어떻게 하라고!"

점심을 먹고, 슈퍼에서 물건들을 고르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니 2시 반이 되어간다.

"갈 길이 먼데, 부지런히 달려야겠다."

볼로콜람스크까지 이어지던 넓은 도로는 왕복 이차선 도로로 좁아지고, 길은 모스크바로 진입할 때의 길의 데칼코마니처럼 오르내리막의 언덕길이 이어진다.

제법 넓은 갓길이 유지되어 크게 불편하지 않고, 차량의 통행이 줄어들며 조금 조용해져서 좋다.

자작나무의 숲이 짙은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다. 비가 내린 직후의 풍경이라 그 색과 빛이 더욱 선명하다.

흐린 회색빛의 구름을 배경과 대비되어 너무나 고운 색감이다.

고개와 언덕들을 넘느라 속도가 느려져 간다.

"아, 쉬었다 가자."

"역시 햄버거 하나로는 부족해."

볼로콜람스크까지의 대로 주변은 모두 주유소에서 운영하는 비싼 카페들 뿐이었고, 이후 작은 소로의 주변에 일반 카페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좀처럼 카페가 나타나지 않는다.

"단풍이 물든 나무숲이 너무 좋다."

흐리던 하늘도 조금씩 밝아오고.

길게 이어지는 도로와 언덕.

황금빛 나무숲은 계속된다.

비밀스럽고 아늑한 숲길을 달려간다.

"아, 오늘은 노란 자작나무 숲에서 캠핑을 해야겠어."

곡선으로 오르내리는 길과 솜털 뭉치처럼 하늘을 뒤덮은 구름 그리고 알록달록 물든 나무숲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빨리 숲속으로 들어가 텐트를 치고 싶네."

몽골에서 넘어와 알타이의 짙푸른 침엽수 숲을 달리던 흥분감이, 노란 자작나무 숲을 달리며 같은 느낌으로 되살아 난다.

5시, 일몰을 한 시간 앞두고 한순간 숲이 사라지고 넓은 초원이 나타난다.

갑자기 나타난 초원의 모습이 시원하기는 하지만, 자작나무 숲에서 캠핑을 하고 싶은 마음에 뭔가 아쉽다.

"설마, 이대로 숲이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

울창했던 숲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20여 분 초원과 같은 도로를 달리고 주경계를 알리는 듯한 이정표가 보인다.

"리가, 763km! 바다로 가자."

주경계를 지나며 도로는 러시아에서 너무 익숙하게 지나왔던 20센티 정도의 갓길로 변한다.

"러시아야, 한 20센티만 더 쓰지."

듬성듬성 자작나무 숲이 나타나고, 캠핑을 할 적당한 장소를 찾으며 길을 따라간다.

6시,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뭔가 아쉬운데."

앞 쪽으로 보이는 숲이 더 풍성한 것 같아 조금 더 길을 따라간다.

"여기로 결정!"

하루 종일 지나왔던 풍성한 숲에 비해 너무 아쉽지만.

"나름 괜찮네."

평탄한 자리를 찾아 텐트를 설치하고, 슈퍼에서 사놓은 닭다리 한 조각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흐린 날씨와 추위에 힘들었지만 멋진 가을날의 풍경이었다.

"리가로 가자. 바다가 보고 싶어."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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