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97일, 198일 / 맑음
아스타나
편안한 아스타나의 시간 하지만 이유 모르게 기운이 다운되어 있는 상태다. 아스타나의 야경을 둘러보며 기분을 전환할 생각이다.


이동거리
32Km
누적거리
13,259Km
이동시간
3시간 57분
누적시간
962시간

 
야경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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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타나
 
아스타나
 
아스타나
 
 
1,083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게으름을 피운다. 아스타나의 생활이 편안하다 보니 동안 가라앉아 있던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어진다.

"기분이 다운이다. 의욕상실."

점심때가 되어 근처에 있은 한국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며 모스크를 들어가기 위해 긴바지와 양말을 신고 밖으로 나온다.

검색을 해보니 하즈랏 술탄 모스크 건너편에 평가가 좋은 한국 식당이 있다.

"카카오닭?"

1층은 한국 화장품과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있고, 2층의 식당에는 젊은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제법 들어앉아 있다.

"맛집인가?"

비빔밥과 김치찌개를 주문하고.

맛있게 두 그릇을 비워낸다.

한국 제품들을 파는 가게는 조금 가격이 비싼 편이고.

김치도 따로 팔고 있다.

레쓰비와 진라면을 하나씩 산다. 작은 레쓰비가 300텡게 정도로 너무 비싸다.

돌아오는 길에 하즈랏 술탄으로 간다.

입구에 여성들을 위한 망토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고, 신발을 벗고 모스크의 내부로 들어간다. 약간의 설렘이 일어난다.

외부의 규모만큼이나 넓은 모스크의 내부, 몇몇의 사람들이 기둥이나 벽을 향해 간절히 기도를 올리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모스크의 내부를 구경하고 있다.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누워있거나 기둥이나 벽에 기대어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은 평온해 보인다.

높은 돔의 천장에 걸려있는 샹들리에가 너무나 찬란하고 아름답다.

한가운데의 기둥에 기대어 앉아 시간을 보낸다.

"이런 분위기와 조용함, 편안함이 좋다."

러시아의 정교회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모스크에서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평온해서 좋다. 이런 종교시설이 주변에 있다면 언제든 찾아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형제, 자매를 찾는 귀찮은 방해자도 없고 뭔가 강요받는 듯한 참회의 요구도 없으며 역겨운 타인의 시선도 없다.

신을 믿지는 않지만 광신도 집단 같은 한국의 개신교와 조폭의 무리가 돼버린 조계종을 바라보며 믿음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많은 지금,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여행하며 신앙에 대한 고결함과 진실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믿음, 어떤 무엇을 믿든지 절대적 존재를 통해 선을 찾으려는 행위는 숭고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선? 옳음에 대한 기준의 문제일까, 행위의 문제일까, 아니면 목사나 중들의 문제인가?"

모스크에서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다.

"슈퍼에 생수를 담아 갈 수 있는 자판기가 있구나."

오후 내내 빌어먹을 네이버와 씨름을 하고, 9시 30분이 되어 아스나타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백색의 찬란한 하즈랏 술탄을 시작으로.

문화 광장을 지나 이심강을 건넌다.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공원을 따라 쇼핑몰까지 산책을 한다.

"배가 고프네. KFC에 갈까."

야경에 취해 한 시간 반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출출함이 느껴진다.

쇼핑몰 옆에 있는 아시아 파크몰의 KFC에 들러 햄버거를 포장해 갈 생각이다.

3층에 있는 KFC를 찾는 동안 11시가 넘어가고 겨우 도착한 KFC는 영업이 종료된 상태다.

옆에 있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치킨을 주문한다.

주문한 메뉴는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밖에 묶어둔 자전거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구조물에 묶어둘걸."

햄버거를 받아들고 밖으로 나와 빠르게 숙소로 돌아간다.

10여 분을 달려 이심강을 건너기 전 야경을 찍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려니 핸드폰이 없다.

핸들 패니어에도, 휴대폰 백에도, 주머니에도 핸드폰이 보이질 않고 어느 곳에서 빠뜨린 것인지도 전혀 모르겠다.

"에쉬, 큰일났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핸드폰이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햄버거 가게로 다시 찾아간다.

"I lost my phone. Is there my phone here?"

어리둥절 쳐다보는 직원과 대화가 어렵고 직원에게 핫스팟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하고, 블로그를 열어 카자흐스탄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달라 부탁한다.

"Can you call this number?"

직원의 전화기로 연속해서 세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송신음만 들릴 뿐 받지를 않는다.

"아, 제발 받아라."

햄버거 가게의 직원은 전화번호는 250텡게면 다시 살 수 있다는 황당한 설명만을 한다.

다시 한번 직원에게 전화를 부탁하고 명함을 주며 직원의 인스타그램을 등록한다.

"If you have a phone call, send me message. Ok?"

멘붕이 밀려온다. 어쨌든 방법을 찾아봐야 하겠지만 핸드폰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직원에게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내달라며 두어 번 더 부탁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로 돌아와 마음을 추스르고 직원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이 오면 메시지를 보내달라 재차 부탁을 한다.

그러자 핸드폰을 주은 사람과 연락이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 사람은 쉽게 핸드폰을 돌려주지 않을 거야. 돈을 요구할 것이다."

"자전거 여행자라 돈이 없지만 필요하면 주겠다."

"얼마나 줄 수 있어?"

직원은 사례금에 대한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얼마를 달라는지에 대한 물음에 얼마를 줄 수 있는지를 계속 물어본다.

이유 모를 짜증이 밀려온다. 현금이 1,000텡게밖에 없다고 말하자 돈을 정말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럼, 내일 5시에 가게로 와서 남자에게 10,000텡게를 주고 핸드폰을 받아라."

"알았다."

어찌 됐든 핸드폰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짧은 시간 쌓인 스트레스 탓인지 기분이 말이 아니다.

애꿎은 햄버거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쓰레기통에 버려버린다.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신경이 예민해져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든다.





11시가 넘어 피곤하게 잠에서 깨고 패니어들을 재정리하며 앉아있으니 숙소의 남자가 오늘 떠날 것인지 묻는다.

"하루 더 있어야 해. 어제 핸드폰을 잃어버렸어. 오늘 핸드폰을 찾아야 해."

남자는 놀라며 자초지종을 묻고는 그 사람의 말을 믿지 말라고 한다.

"돈은 필요 없어. 5시에 나랑 함께 가자. 내가 이야기하겠다."

30,000원 정도의 금액이라 핸드폰을 찾을 수 있으면 그만이다 생각했는데 주인 남자가 도와주겠다니 좀 더 마음이 놓인다.

자료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주인 여자가 핸드폰 이야기를 듣고서 말을 건넨다.

"10,000텡게는 너무 많아. 여기에서는 2,000텡게만 줘도 괜찮아."

아스타나에서는 핸드폰을 주은 사람에게 2,000텡게 정도를 사례하는 모양이다.

"고마워. 오후에 남편이 같이 가기로 했어."

"그래 잘 됐네. 그가 이야기 잘 해줄 거야."

4시 40분이 되자 주인 남자는 핸드폰을 찾으러 가자고 한다.

그의 차를 타고 아시아몰로 이동한다.

햄버거 가게에 도착하자 주인 남자는 직원과 대화를 하고, 5분 정도 후에 한 젊은 남자가 핸드폰을 들고 찾아온다.

주인 남자는 그와 악수를 하고 짧게 대화가 오가더니 나에게 2,000텡게를 주라고 한다.

남자는 2,000텡게를 받고 이내 사라지고, 햄버거 가게의 직원에게 감사의 말과 악수를 전하고 핸드폰을 찾아서 나온다.

"쇼핑몰에 떨어진 것을 주웠다는데, 2,000텡게면 괜찮지?"

"그럼. 고마워!"

비 예보가 된 날씨, 하늘에 두꺼운 솜이불을 덮어놓은 것처럼 넓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정말 신기한 하늘이다."

숙소로 돌아와 카카오닭에서 저녁을 먹는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라 치킨 한 마리를 먹고, 김치찌개를 시켜 깨끗하게 비우고 나온다.

다사다난한 이틀이었다. 핸드폰을 찾았으니 내일 아스타나를 떠나야겠다.

"뭔가 기분 전환이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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