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77일 / 흐림
비보르크-트로패노브카
러시아 여행의 마지막 여정 핀란드의 국경으로 간다. 80여 일간의 러시아의 여행은 너무나 큰 즐거움이었다. "굿바이, 러시아!"


이동거리
57Km
누적거리
18,390Km
이동시간
4시간 23분
누적시간
1,390시간

 
E18도로
 
E18도로
 
 
 
 
 
 
 
34Km / 2시간 20분
 
24Km / 2시간 03분
 
비보르크
 
팔티예츠
 
트로패노
 
 
4,515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망치로 몸을 얻어맞은 것처럼 쑤신다.

"어따 피곤하다."

8시에 잠이 깨어났지만 산책을 하기엔 피곤함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 여분의 잠을 청한다. 11시가 넘어 다시 잠에서 깨고, 출발을 위해 짐들을 정리한다.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침낭과 텐트를 접고.

"벌써 12시 반인데, 시내를 둘러보고 갈까?"

"배고프다. 밥이나 먹자."

저렴한 러시아 카페를 검색하고, 카페로 가는 길에 있는 몇몇 건물들을 구경할 생각이다.

비보르크의 구시가지는 전체가 중세 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느낌이 약간 색다르네."

검색했던 카페에 도착했지만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하여 은행을 찾아간다.

근처에 있는 우체국으로 가서.

"내부도 독특하네."

우체국의 ATM 기기는 영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난감하네."

구글 번역기로 카메라 번역을 해서 500루블을 겨우 찾는데 성공했다.

다시 카페로 되돌아가서 주문을 하고, 동양인 여행자가 신기한지 친절하게 응대를 해준다.

"역시 저렴하고 맛있어."

점심을 먹고 비보르크 캐슬을 구경하고 국경으로 이동하려고 한다.

비보르크 캐슬은 작은 섬에 세워져 있고, 주변에 관광객들이 많다.

비보르크는 오래전 핀란드인들에 의해 세워진 도시인지 핀란드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색다른 느낌인데, 저 작은 섬에 성을 쌓아서 어쩐다는 말이지?"

성의 많은 부분은 복원을 하느라 바쁘다.

비보르크는 호기심이 생기는 도시고, 산책을 하며 걷기에 좋은 도시인 것 같다.

비보르크를 벗어나고 메인 도로에 접어든다.

"가자. 핀란드로."

"3일이면 도착하겠다."

비보르크를 벗어나자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비가 내린다.

"오늘도 젖어버렸네."

"제발 저녁에만 오지 말아 줘."

오전까지 푹 쉰 덕에 컨디션과 몸의 상태가 되돌아와 편하다. 오랜 휴식 후 이틀이 지나면 라이딩의 힘든 기간이 끝나는 것 같다.

"그래도 비 내리는 날은 참 어렵다."

4시가 넘으며 비는 그쳤지만 어둠이 내려앉는다. 흐린 날씨 때문인지 일몰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느껴진다.

국경을 5km 남기고 검문소가 나온다. 여권을 확인하고 국경 부근에 있는 카페 겸 슈퍼마켓으로 이동한다.

가로등과 불빛들이 환한 국경 검문소가 눈에 들어오고.

"왔다!"

도로변에 있는 카페로 들어간다. 핀란드로 넘어가기 전 필요한 것들을 저렴한 러시아에서 구매할 생각이다.

카페에는 단체 손님들이 앉아 저녁 식사를 하고 있고, 카페의 메뉴를 확인하고 슈퍼로 먼저 들어간다.

빵과 사탕, 초콜릿 등을 사고, 저울을 사용할 줄 모르니 계산대의 직원이 도와준다.

물건들을 패니어에 담는 동안 중년의 여성이 담배를 태우며 영어를 할 수 있는지 묻고는 짧은 질문들을 한다.

여행에 대한 질문들을 동행들에게 알려주니 모두들 호기심을 드러내며 관심을 갖는다.

카페로 들어가 주문을 하니 15분을 기다려 달라고 하고, 중년의 여성과 남자들이 자신들은 생일파티를 한다며 초대를 한다.

"나에게 사양이란 없지!"

핀란드인과 러시아인이 섞여있는 생일파티 저녁식사 자리다.

영어를 하던 중년의 여성 안네는 핀란드인이라며 먹을 것들을 챙겨준다. 모두들 약간의 음주로 분위기가 밝고 좋다.

앞자리에 앉은 러시아 세르게이 부부와 대화를 하며 음식을 먹는다. 비보르크에 사는 세르게이 부부는 비보르크의 집으로 가자며 아쉬운 표정을 짓지만 아쉽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내일 핀란드로 가야 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친절하고 매너가 좋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니 러시아 아저씨는 보드카 한 잔을 마시라며 권해주고, 핀란드 아저씨는 핀란드 스타일이라며 보드카에 사이다를 따라준다.

"오호, 사이다 보드카!"

사이다로 희석은 됐지만 40도의 보드카는 강하다.

"크아!"

안네가 담아 준 음식을 받아들고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밖으로 나온다. 러시아 마지막 날, 생각지 못했던 좋은 시간이었다.

"너무 어두워졌다."

길 건너편 화물차 주차장 근처 가로등 아래 풀밭에 대놓고 텐트를 친다.

밤이 되자 다시 비가 내린다. 늘 90%가 넘는 습도의 날씨다.

"2월 중국의 100%보다는 낫잖아! 멋진 눈이 내리면 더 좋았을 텐데."

90일간의 러시아 여행이 끝났다. 아쉬움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모든 것이 좋았다.

"소치에서 다시 보자. 굿바이 러시아!"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76일 / 맑음
상트 아쿨라-비보르크
폭우처럼 쏟아진 빗속의 라이딩으로 하루만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러시아의 마지막 소도시 비보르크에서 쉬어가야겠다.


이동거리
92Km
누적거리
18,333Km
이동시간
6시간 23분
누적시간
1,320시간

 
E18도로
 
E18도로
 
 
 
 
 
 
 
40Km / 2시간 40분
 
52Km / 3시간 43분
 
아쿨라
 
킬릴로브
 
비보르크
 
 
4,458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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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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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40기가,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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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는 얼어붙고, 침낭은 물기를 머금어 축축하다. 콧물과 재채기가 연속되고,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진다.

"감기는 아니겠지?"

습도가 90%가 넘어가는 날씨에 침낭은 엉망이 된다.

"싼 게 비지떡인 거야? 이곳 기후가 이상한 거야?"

라면과 오트밀로 아침을 하고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려 보지만 의미가 없다. 젖은 바닥에 설치한 텐트의 풋프린트와 비에 젖은 외피 그리고 습기로 축축해진 내피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텐트를 정리하는 동안 물기가 묻은 손이 찌르 듯 시리다.

"겨우 -2도인데, 북유럽은 어쩐다니."

체감적으로 더 춥게 느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

"습도? 바람? 기온? 피곤함? 뭐지?"

국경까지 130km 정도가 남아있다. 쉥겐 기간을 아끼기 위해 러시아에서 이틀을 보내고 아침 일찍 국경을 넘을 생각이다.

핀란드 국경 근처의 비보르크까지 이동하고, 이후에 다음 결정을 해야겠다.

젖은 장갑들을 패니어에 넣고, 라트비아에서 새로 장만한 방한 장갑을 개시한다. 따듯한 것이 아주 좋다.

출발과 함께 눈보라가 시작되며 라이딩을 어렵게 만들고, 도로마저 확장공사 구간이 이어진다.

이글이 챙겨준 양말를 덧신었지만 신발이 얇은 탓에 발이 시리다.

"여름 양말을 하나 더 덧신어야 하는가?"

한 시간 정도가 지나니 시리던 발의 문제는 사라졌지만 조만간 해결책을 찾아야겠다.

두 시간을 쉼 없이 달렸지만 겨우 20km 남짓 이동하고, 공사 구간을 벗어나 잠시 쉬어간다.

"비보다는 낫긴 한데, 이 바람은 어쩔 거냐!"

차량들이 흩날리는 흙먼지의 물보라에 옷과 패니어가 시커멓게 얼룩이 진다.

산길의 업힐도 아닌데 페달링이 쉽지가 않다. 일주일간의 휴식으로 생기는 힘겨움이라 딱히 방법이 없다.

"항상 이틀째가 제일 힘드네."

좀처럼 비보르크와의 거리가 줄어들지 않고 페달링의 속도는 쳐져간다.

"배가 고픈 거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삶아 온 계란으로 심심한 입을 달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주유소의 카페로 들어간다.

샌드위치와 함께 수프를 주문했는데, 그릇의 크기를 보고 헛웃음이 나온다.

"90루블인데, 왜 커피잔에 수프를 주는 거야!"

역시나 주유소 카페는 쓸데없이 비싸다. 양이 적지만 따듯한 닭고기 국물이 들어가니 좋다.

문제는 따듯한 실내에 앉아 있으니 쌀쌀한 밖으로 나가는 것이 싫어진다는 것이고, 더 문제는 마지못해 밖으로 나오니 이전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근육과 삐거덕거리는 관절들의 뻣뻣함을 느끼며 억지스레 페달을 밟아간다.

라이딩이 힘들어지면 마치 여행의 방향을 잃어버린 것처럼 멍한 공백의 시간이 찾아든다.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3시 50분, 비보르크에 다가서고 부킹닷컴으로 시내의 숙소를 검색하니 기대하지 않았던 호스텔이 검색된다.

"500루블, 괜찮은데. 오늘은 숙소로 갈까?"

"좋은 캠핑 자리인데, 아쉽네."

비보르크로 향하며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의 경로를 생각한다. 북유럽 세 나라의 경로를 줄이면 유럽에서 아이슬란드를 들어갈 시간이 충분할 것도 같다.

"아이슬란드로 가는 경로와 비행기를 알아보고 결정하자. 월터한테 물어봐야지."

비보르크의 초입에 도착했지만 시내 중심까지는 길을 더 가야 한다.

"오, 맥도날드가 있다!"

비보르크에 들어섰지만 5시가 가까워지며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에쉬, 내 맥도날드!"

초입의 슈파에 들러 맥커피와 라면을 사서 나오니 밖이 캄캄하다. 검색해 두었던 숙소를 예약하고 서둘러 출발한다.

아주 복잡하고 이상한, 러시아의 구도시들의 길은 대체적으로 미로처럼 복잡하다.

구시가지로 들어서며 멀쩡했던 도로는 옛날의 돌바닥으로 바뀐다. 요란스럽게 춤을 추는 자전거를 타고 숙소를 찾아간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인도에 놓인 한 량의 기차칸을 보며 사진을 찍는다.

"노점 카페 아닌가? 기념물인가 보네."

숙소 근처에 비보르크캐슬이 있어 잠시 들렸더니 성의 야경은 어둡기만 하고, 성의 건너편에 묘한 동상과 옛 건물만이 보인다.

"오늘은 너무 늦었네. 내일 보자."

숙소를 찾고.

샤워를 하고 나니 배가 너무 고프다.

젖은 침낭과 텐트를 꺼내어 말려두고.

주변 식당을 검색해도 모두 레스토랑들뿐이다.

"관광지는 너무 배고파."

근처에 있는 빵과 잼류를 파는 가게로 가서 빵을 사서 돌아온다. 조명이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비보르크의 모습은 중세 시대의 골목과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도 같다.

"내일 오전에 산책 겸 둘러봐야겠다."

숙소로 돌아와 빵으로 저녁을 먹고, 꽤 맛이 좋다.

숙소 여기저기에 젖은 것들을 말린다.

복도의 벽면 인테리어가 참 좋다.

그림 벽지인 줄 알았는데, 타일도 아니고 벽면에 직접 그리고, 붙인 인테리어다.

"금손이네. 금손!"

"정말, 힘든 하루였어. 오늘만은 수고했다!"

국경까지 50km 정도의 거리다. 오전에 잠시 비보르크를 둘러보고 시간을 보낸 뒤 국경으로 갈 생각이다.

"국경 근처에서 마지막 야영을 하고 핀란드로 가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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