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6일 / 맑음 ・ 20도
베이징 천단공원
6일간 베이징에서 보낼 생각이다. 장가계를 출발할때의 걱정과 달리 너무 일찍 베이징에 도착하여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이동거리
10Km
누적거리
4,312Km
이동시간
2시간 12분
누적시간
322시간 37분

버스
버스
7Km / 1시간 47분
3Km / 25분
숙소
천단공원
숙소
 
 
4,312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라이딩이 없어 느릿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10시가 넘도록 늦잠을 자고 일어난다.


"오늘 뭘 해야 하지. 숙소를 연장하고, 자전거 정비를 할까?"

숙소를 연장하려 트립닷컴에 접속하니 숙소에 방이 없다. 하루를 보내고 만족스러우면 이틀을 연장하려고 했는데 단체 손님이 들어왔는지 7만원이 넘는 방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검색되질 않는다.

"아, 몰라. 프런트에서 해결하자."

아침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와 자전거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볼수록 깨끗하게 세차를 하고 정비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빨리 뒤돌아서 식당으로 향한다.

"햇볕이 좋은 아침이다."

아침을 하는 곳의 메뉴판을 한 번 째려보고 번역기로 메뉴들의 정체를 파악하느라 시간이 좀 걸린다.

사람들이 식판에 두 가지 또는 세 가지의 찬을 놓고 식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여러 가지 반찬 중에서 몇 가지를 선택하여 주문을 하는 것 같다.

两荤一素, 一荤两素.

"고기요리 둘 그리고 뭐지? 오케이, 이해했어. 고기반찬 두 개, 풀반찬 하나"

계산대로 가니 어제 봤던 어린 여자 직원이 나를 보고 또 왔냐는 듯 빙긋이 웃는다.

两荤一素를 주문하고 배식을 하는 주방에 주문표를 준다.

식판에 큼지막하게 밥을 퍼주는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여러 반찬 중 육해공을 하나씩 선택한다.

언제나 푸짐한 중국의 밥 인심.

중국의 생선은 잔가시가 많아 먹기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잔가시를 뱉어내며 먹고 있으니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앞자리에 앉더니 물고기 이름을 알려준다.

크게 관심이 없어 예의상 한 번 더 물어보고 흘려듣는다.

"역시 생선은 구워야 맛있는데."

밥을 먹는 사이 식당에 사람들이 붐빈다. 11시가 넘으니 다들 점심을 먹으러 오는가 싶다.

아침을 먹고 나니 움직이기가 싫어진다.

"오늘은 그냥 침대에서 뒹굴뒹굴해야겠다."

프런트에 숙박연장을 하고 싶다 얘기를 하니 방이 없다며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한다.

"지금은 방이 없어요. 방이 나면 옮길 수 있도록 해드릴게요."

숙박하고 있는 방은 다른 예약이 있어 방을 옮겨야 한다고 안내를 해준다. 체크아웃 시간이라 매우 바쁜 직원에게 준비가 되면 연락을 해달라 부탁하고 방으로 돌아온다.

숙박비를 내기 위해 현금을 찾으러 고덕지도를 검색해 주변에 있는 공상은행으로 걸어간다.

한국어 서비스도 지원하는 신형 ATM 기기에서 1,000위안을 찾아 돌아온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노점에서 파는 한라봉처럼 보이는 큰 귤 세 개를 담아 10위안에 사든다.

숙소 프런트의 여직원은 여전히 바쁘다. 잠시 프런트 앞 소파에 앉아 기다리다 방으로 들어온다.

30분쯤 후, 전화벨이 울리고 여직원은 몇 마디 중국어를 하고 말을 이어가질 못하겠다.

"I will get down. 아니, 워 시아."

'我下' 했더니 알아들은 듯 OK 하며 대답한다.

여직원은 열심히 핸드폰을 두드려 방들을 안내한다. 표준 방, 큰 방, 창문이 없는 방이 있고 지금 묵고 있는 방은 없다고 한다.

"뭐 일단 방이 있으면 됐다. 얼마?"

238, 438, 238위안. 방들을 보고 결정을 하라 안내를 한다. 1층과 2층에 있는 방을 보니 지금 묵고 있는 방에 비해 작고 급이 낮다.

"2박 3일로 예약을 하지 않은 내 탓이니 어쩔 수 없지 뭐."

1층의 표준 방으로 결정을 하고 숙박비를 결제한다.

"I'll stay two more days. How much is it?"

계속 난감해하지만 친절하고 상냥한 여직원이다.

"아냐. 내가 잘못했어. 뚸 샤오 치엔?"

웃으면서 계산기로 238를 적어 보여준다. 그냥 암산으로 더하면 될 것을, 그것도 귀찮아서 다시 여직원에게 물어본다.

"얼티엔."

못 알아듣는 여직원.

"이틀이 중국어로 뭐야?"

그제서야 번역기로 两天을 보여주니 '아' 하며 방긋 웃는다.

처음부터 번역기를 사용하면 편하지만 여행을 하다 보니 몸짓으로 표현하고, 이것저것 아는 말들을 내뱉고, 그리고 소통이 안되면 번역기를 사용하게 된다.

타인에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시키는 것, 또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 한다는 것이 얼마나 정성스럽고 애틋한 행위인지를 여행을 통해서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한 번 더 귀 기울여 들어줬더라면, 한 번 더 바라봐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고작 밥 한 끼, 하룻밤 잠자리에 이렇게 정성인데 말이야."

결제를 하고 고생스럽게 응대를 한 여직원에게 한라봉 하나를 건네주니 다이아 반지라도 받은 것처럼 좋은 웃음을 지어준다.

"방을 청소하고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20분 후, 여직원의 연락을 받고 짐들을 정리해 4층 방을 나선다. 건너편 방을 청소하는 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한라봉 하나를 건네다.

청소 직원도 너무나 좋아하며 감사의 인사를 한다.

"이거 한라봉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귀티 나서 그런 거 아냐?"

패니어 두 개를 덥석 들어 엘리베이터까지 옮겨주며 인사를 하고, 안내를 위해 4층까지 올라와 기다리던 다른 프런트 직원에게 패니어를 인계한다.

"你是韩国人吗?"

눈을 마주치며 호감 있게 웃는 여직원은 방문까지 패니어를 옮겨주고 환영의 인사를 하고 돌아간다.

"欢迎来到中国."

"아놔, 왜 중국어가 자꾸 들리지."

방을 옮기고 베이징 시내의 관광지들을 검색하다 공원에 나가 바람을 쐬며 산책을 하고 싶어진다.

고덕지도에 천안문과 함께 아이콘으로 표시된 탑모양의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천단공원(天坛公园), 한 번 가볼까?"

숙소에서 버스로 4정거장 거리에 있어 부담도 없고 산책 겸 천단공원으로 간다.

베이징 시내의 버스 정류장에는 바닥에 버스가 정차하는 지역이 표시되어 있다.

2위안짜리 기다란 버스를 타고.

천단공원 동문으로 가니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중국 기준으로)

일단 공원의 대략적인 모양과 입장료를 확인하고.

비수기와 성수기 요금이 다른 것 같은데 11~3월까지는 비수기에 해당되나 보다. 공원입장료가 10위안, 기년전과 회음벽, 원구까지 들어갈 수 있는 입장료가 28위안이다.

잠시 입장료를 살피는 사이 한가하던 매표소에 사람들로 가득하다.

"방심했네. 여기는 중국."

중국 사람들이 표를 사며 신분증을 제시하길래 나도 여권을 꺼내어 보여주고 28위안 표를 구매한다.

"천국의 사원이라, 그럼 들어가 볼까."

향나무가 들어선 긴 산책로가 이어지고.

탑으로 향하는 길에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원 입구의 우측으로 체육시설 같은 것이 놓여있고 중국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기년전으로 가는 통로에 사람들이 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공짜인가?"

길게 이어진 통로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앉아 남녀노소 섞인 채 카드게임을 하고 있다.

너무나 많이 봐왔던 모습이라 그러려니 하며 지나치고 기년전으로 들어가는 게이트를 통과한다.

넓은 광장 위로 뾰족 솟은 원뿔 모양의 천단의 기년전.

진청색의 기와와 처마들, 붉은 문과 기둥이 강렬한 느낌을 준다.

천단(天坛)
천단은 제천의식, 즉 오곡풍양(五穀豊穰)을 위한 기우제와 풍년제 등을 올리기 위해 1420년 명대의 영락제가 건설한 제단이다. 자금성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천단(天坛), 북쪽에는 지단(地坛), 동쪽에는 일단(日坛), 서쪽에는 월단(月坛)이 있어 각각 하늘, 땅, 해, 달에 제사를 지냈는데 천단은 황실 최대의 제단이었다. 이후 낙뢰로 소실되었다가 1896년에 재건되었으며 황제의 상징인 용보다 황후의 상징인 봉황이 더 크게 조각된 것은 당시 서태후의 권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지식백과)

붉고 화려한 기둥, 은은하지만 강렬한 색의 처마들과 황금빛 용 문양들이 검은 제단과 함께 웅장하게 느껴진다.

기년전(祈年殿)
명대에서 청대까지(1368~1911) 황제가 풍년을 기원하던 축전(祝殿)으로 베이징(北京) 천단(天坛)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건축물이며 1420년 착공되었다.(지식백과)

"화려하다. 그런데 무언가 재미가 없다."

뒷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감동은 없었지만 이색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옛 중국 관료들의 모자 같기도 하고."

천단의 뒤편으로 황첸덴(皇乾殿, 황건전)이 들어서 있다. 왠지 모르게 작게 느껴진다.

안쪽에 검은 제단이 놓여있고 천장의 무늬들이 독특하고 화려하다.

기년전으로 들어가는 기년문을 지나 단비차오(丹陛桥, 단폐교)를 걸어 원구가 있는 성정문으로 향한다.

단폐교 위로 관광객들이 붐볐지만 400미터 가까운 길이의 넓은 공간이 여유 있게 보인다.

단폐교(丹陛桥)
길이가 360m이며, 지면에서 4m 높이에 있고, 폭은 30m이다. 가운데에 돌이 깔린 길을 '선루[神路]'라고 하여, 천제(天帝)만이 다니는 길로 정하였다. 동쪽의 벽돌이 깔린 길은 '위루[御路]'라고 하며, 황제(皇帝) 전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왕공대신(王公大臣)은 서쪽에 있는 '왕루[王路]'로만 다닐 수 있었다. (두산백과)

단체 관광객들의 가이드들이 용꼬리 같은 깃발들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기다린다.

"용꼬리야? 붕어꼬리야? 귀엽네."

공원입장 시 한 번, 천단 입장 시 한 번. 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구멍이 하나씩 뚫린다.

"길긴 길다. 걷다가 지치네."

성정문을 지나니 오래된 향나무 사이로 원형의 돌담이 나온다.

아주 오래된 향나무가 공원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원구를 가기 위해 마지막 게이트를 통과하고.

"대체 뭐가 있길래?"

원형의 돌담, 회음벽 안으로 중앙에 원형의 사당과 좌우 양편에 직사각형의 사당이 놓여있다.

회음벽(回音壁)
황충위[皇穹宇]의 담장으로, 돌을 간 다음 쌓아 만들었으며, 담장 위에는 남색 유리기와를 얹었다. 두 사람이 둥[东], 시페이뎬[西配殿] 뒤편에 나누어 선 다음, 벽에 기대어 서서 벽 가까이에 대고 북쪽을 향해 말하면, 소리가 담벼락을 타고 전해져 200m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두산백과)

좌측이 서배전(西配殿), 우측이 동배전(配殿)인데, 그곳에 서서 천단 방향으로 말을 하면 벽을 타고 반대편에서 소리가 들린다 하여 회음벽이란다.

"싱겁기는, 누가 있어야 팩트체크를 해보지."

회음벽 중앙에 원형의 환충위(皇穹宇, 황궁우)가 위치해 있다. 기년전의 미니미처럼 모양과 색이 비슷하다.

동배전 내부에 제단이 놓여있고, 천장과 기둥 그리고 문살이 독특하고 예쁘다.

기년전을 축소해 놓은듯한 황궁우.

회음벽 건너편의 원구로 넘어간다.

원구의 문이 조이고.

넓은 광장에 놓인 3단의 석조단인데 사당이나 누각 같은 것이 없고 하늘이 열려있다.

원구(圜丘)
한백옥(汉白玉)으로 된 3층의 기단(基坛)으로 황제가 제사를 올리던 곳이다. 제사를 올릴 때 기단 북쪽의 황궁우에 선대 황제의 위패를 안치했다. 원구의 계단과 포석, 난간의 수는 9의 배수로 되어 있다.

용들이 지천에 깔려있다.

원구에 오르니 사람들이 정중앙에 놓인 돌 위에 서서 기도를 하거나 기념촬영을 한다.

천심석(天心石), 원구 중앙에 놓인 돌로 하늘을 상징한다고 한다.

넓고 넓은 천단공원을 구경했는데 버스가 있는 동문까지 다시 걸어갈 생각을 하니 다리가 무겁다.

원구의 게이트를 빠져나와 단폐교를 걷지 않고 향나무들이 빼곡하게 심어진 산책로를 따라 동문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곳 주민이라면 매일처럼 산책을 하고 싶은 길이다.

어깨 높이로 내려온 향나무 가지들을 천천히 걸으니 깊은 숲속에 들어온 듯 비밀스럽고 좋다.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조용한 길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대각선으로 이어지던 길은 천단으로 들어섰던 곳으로 이어진다.

오랜 세월 인간의 헛된 욕망들을 지켜봤을 향나무.

동문을 빠져나오기 전 사람들이 모여 운동을 하던 곳으로 걸어간다.

지난 과거의 유물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궁금하다.

체육 시설이 놓여있고 여기저기에서 제기를 차느라 바쁘고 즐겁다.

"아놔, 이 귀여운 중국인들."

열심히 제기를 차며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제시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제기를 차는 사람들의 흐림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호기심만을 증폭시키며 기다렸지만 제기차기가 끝나질 않는다.

한참 후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데 뒤편 난간에 제기가 꽂혀있는 쇠줄이 눈에 들어온다.

배드민턴 공처럼 철사를 꼬아 제기 보관틀을 만들었다.

"아이디어, 완성도, 편리성 최고!"

네 갈래의 큰 깃털로 날개를 만들고.

밑 머리는 고무.

그리고 중간에 딱지 같은 양철 조각을 넣어 맛깔스러운 소리가 나도록 만들었다.

제기를 차는 소리가 묵직하여 적당히 무게감이 있을 줄 알았은데 생각보다 가볍다.

겹으로 분배해 놓은 고무와 양철 조각이 묵직한 타격음을 만들 뿐 제기를 차며 발등이 아플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얀 깃털 사이로 작고 부드러운 갈색 깃털을 추가하여 모양을 낸 것도 있다.

제기를 구경하고 동문으로 걸어가다 소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알록달록한 제기를 들고 있는 것을 보인다.

할머니와 공원을 산책 후 돌아가는 길인듯.

"웨이, Show me this."

할머니가 웃으며 보여주라고 하니 의아해하며 제기를 전해준다.

"알록달록한 게 이쁘네."

예쁜 모양의 제기는 어른들이 차던 제기와 달리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제품 같다.

"시에 시에, 고마워, 땡큐!"

여전히 이 사람은 뭔가 싶은 얼굴로 쳐다보는 아이에게 할머니가 '할로'를 하라며 웃는다.

동문에 도착하니 땅끝으로 석양이 시작된다. 가볍게 산책을 나와서 급 피곤해진 오후다.

버스를 타기 전 할배네 햄버거를 사 가려고 들린다. 베이징이라 외국인들이 가게 안에 많이 있다.

어제 베이징 시내의 초입에도 주문을 아주머니가 받아 소통이 어려웠는데 여기도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는다.

말없이 주문대 위에 놓인 그림을 가리키며 37위안을 꺼내어 준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고.

식당에 들러 메뉴판을 째려본 뒤.

토마토 계란 볶음 덮밥을 시켜 먹었다. 토마토와 케찹맛이 전부였다.

"자전거도 안 타는데, 너무 많이 먹는가."

식당과 숙소 사이에 작은 미용실이 있다. 미용실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는데 들어오라며 손짓을 한다.

"워쓰 한궈렌, 밍티엔."

손가락 가위 모양으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제스처를 하니 맞다며 하며 웃는다.

심심한데 내일 이발이나 해야겠다.

숙소에 돌아와 사진들을 업로드하는데 와이파이가 너무 느리고 접속이 자주 끊긴다.

"방이 조금 안 좋아졌다고 와이파이까지 차별할 필요는 없잖아."

몇 분이면 될 업로드를 하느라 프런트를 왔다 갔다 하며 신호를 잡는다.

밤늦게 출출해져서 포장해온 할배네 햄버거 세트를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순서대로 꺼내어 먹는다.

"치즈파이, 치킨 3조각 그리고 하이라이트 햄.. 버. 이건 뭐냐?"

두툼한 치킨버거는 없고 무슨 밀가루 전병 같은 것이 들어있다.

"소고기 오방? 넌 뭐니!"

멘붕이 밀려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주문할 때 찍어놓은 메뉴판 사진을 핸드폰으로 다시 확인하니 이것을 주문한 것이 맞다.

세트 넘버 1을 말하는 게 귀찮아 언뜻 보이는 메뉴판을 가리켰는데 햄버거가 아니고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이다.

"제발, 이상한 향신료 맛만 나지 말아라."

다행히 그럭저럭 먹을만했지만 치킨버거의 행복감을 대신해 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조식도 빼먹고, 숙소예약도 꼬이고, 햄버거까지 날려먹다니. 느슨해진 거야, 정신 똑바로 차리자."

내일은 자금성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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