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82일 / 맑음 ・ 24도
춘천-화천
춘천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속초를 향해서 출발한다.


이동거리
32Km
누적거리
26,758Km
이동시간
3시간 49분
누적시간
2,027시간

 
자전거길
 
배후령옛길
 
 
 
 
 
 
 
18Km / 1시간 55분
 
14Km / 1시간 54분
 
거두리
 
배후령
 
화천
 
 
389Km
 

 

아침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난 게으른 아침이다. 일이 있다는 현기는 이미 나가고 없다.

 

"비 안 오나? 오늘은 떠나야겠지."

 

12시 50분. 천천히 짐들을 정리하고 즐거운 춘천의 시간을 만들어준 현기와 재희님께 메시지를 남기고 출발을 한다.

 

"오늘은 배후령만 넘자."

 

점심을 먹기 위해 시청으로 이동하면서 거리에 있는 세븐일레븐에 들러본다. 두 군데의 편의점에 들렀지만 알뜰폰 유심칩을 구하지 못하고.

 

시청 근처의 자전거샵에서 고무밧줄을 구매한다.

 

"역시 우리나라 고무밧줄이 최고지. 깔맞춤 좋고!"

 

영업이 끝나서 가지못했던 시청앞 교동짬뽕집에서 점심을 한다.

 

부드러운 짬뽕 국물이 일품이지만 뭔가 내용물이 부실한 듯한 느낌의 교동짬뽕이다.

 

"교동짬뽕은 내 취향이 아니군." 

 

"마치 예전부터 그 자리가 너의 공간이었나 보다."

 

자전거 춘천에서 선물해준 귀한 6번의 번호판을 리어렉의 후미에 달아놓으니 그 자리가 딱이다. 영국에서 자전거를 받을 때 자전거샵의 미케닉이 반사판 자리에 반사판을 달아놓지 않아서 왠지 허전하게 비어있던 공간이었다.

 

소양2교를 넘어서 배후령으로 향하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간다.

 

소양강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꽤 마음에 든다.

 

"작년 이맘때 러시아 평원의 끝없는 해바라기들을 보았는데."

 

배후령 옛길로 들어가는 초입의 편의점에 들러 알뜰폰의 유심칩을 구매하고, 배후령 넘어서 편의점이 있는지 물으니 여직원은 없다고 한다.

 

물과 햇반, 비상식을 채우고 나니 자전거가 꽤나 무거워진 느낌이다. 

 

함께 배후령을 넘어 배웅을 하겠다고 한 재희님이 메시지를 보낸다. 그저 편한 농담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배후령으로 배웅을 오겠다고 한다.

 

"아니, 벌써 배후령인데요."

 

"그럼 천천히 올라가고 있을게요. 따라오세요."

 

지금 시내에서 출발을 하더라도 로드바이크를 타는 재희님이 배후령을 넘는 동안 따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가벼운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시작된 배후령 옛길은 일정한 경사로 구불구불 정상을 향해 이어진다.

 

큰 어려움 없이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가고.

 

춘천 시내의 모습이 조그맣게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1시간 반, 배후령의 정상에 도착한다.

 

"10km 정도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 거지?"

 

천천히 배후령을 오르는 동안 따라잡을 것 같았던 재희님은 나타나지 않고, 40여 분 후 로드바이크를 타고 재희님이 정상에 도착한다.

 

"얼어죽을 뻔."

 

재희님은 함께 배후령을 오르지 못해 아쉬워 한다.

 

"오늘 어디까지 가요?"

 

"현기가 배후령을 넘어가면 편의점이 하나 있데요. 거기에서 예전에 누가 야영을 했다고 해서 거기로 가려고요."

 

재희님과 함께 배후령을 내려와 도로변의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편의점의 어린 여학생에게 주변에 텐트를 쳐도 되는지를 묻자 잘 모르겠다며 안된다고 한다.

 

편의점을 나오니 편의점 옆 작은 식당의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보인다. 남자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주변에 텐트를 쳐도 되는지 묻자 차들이 드나드는 주차장은 위험해서 안되고 편의점 뒤편으로 있는 과수밭 안쪽에 텐트를 치라고 한다.

 

"여기 제법 추운데 괜찮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저녁이나 먹을까요?"

 

중년의 남자는 편의점과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는 모양이다. 식당으로 들어가 두부전골을 주문하여 반주와 함께 식사를 한다.

 

"내일 속초나 같이 가요."

 

"그럴까?"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던 중 재희님과 함께 속초까지 동행하기로 한다. 픽업을 해서 돌아가려던 자전거는 놓아두고 재희님은 친구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내일 10시에 출발할 거예요."

 

속초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광치령과 미시령을 넘어야 하고 많은 강원도의 작은 오르막들을 넘어가야 하는 길이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려면 소양호 옛길은 포기하고 31번 국도를 타고 빠르게 가야겠는데."

 

수돗가에서 세안을 하고 과수밭의 텐트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현기가 빌려준 에어매트의 느낌이 제법 괜찮다.

 

2~3일 정도의 일정으로 천천히 속초로 향하려던 계획이 재희님의 동행으로 바뀌었다.

 

"꽤나 힘든 하루가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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