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5. 13:30 / 맑음・34도
능곡-행주대교-아라뱃길-양촌리-김포-일산대교-자유로자전거길-능곡

광복절 오후. 시원스쿨 2강의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다 자전거가 타고 싶어졌다.

이동거리 57.6Km 이동시간 3시간 59분

아라뱃길
자유로자전거길
31Km/2시간 15분
26.6Km/1시간 44분
능곡
양촌읍
능곡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I can't roll around because I don't have a belly."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최근에 김포에 체육관을 오픈한 야인에게 가보고 싶었다. 행주대교를 넘어 아라뱃길을 라이딩하여 가기로 했다.

김포의 도로는 차량통행이 많고 특히 덤프트럭 같은 대형차량들의 통행이 많아 조금 위험하다. 가급적 농로길이나 차량통행이 적은 이면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아라뱃길은 아리랑의 후렴구 '아라리오'에서 따온 말이고, 바다를 뜻하는 옛날 말이라고 한다. 일직선으로 쭉뻗은 아라뱃길의 상징물 아라폭포와 아라마루.

 

 

 

저 시절엔 오빠가 최고지. 칭얼대는 동생들을 위해 더운 날씨에 열심히 그네를 밀어준다.

한 때, 나도 여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정말 잘 해줬을텐데 말이지.

 

 

나천나루터. 다리를 넘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중 꼬마들의 태권도 시범행사 같은 것이 있었다.

 

 

 

 

오! 절도있는 준비동작.. 하지만 이내 제각각의 아수라장.. 귀엽다.

 

 

검단지구의 신도시 사업이 여전히 진행중인지 골재들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많았다. 오래된 좁은길과 많은 통행차량들, 이 곳은 늘 위험하다. 김포지역은 농로길을 달리는 것이 최고다.

 

 

 

 

 

 

 

길을 가던중 황룡사의 이정표가 보였다. 가야할 목적지는 있으나 가는 길은 내 마음대로이니 좋다.

맑은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너희가 왜 여기에 있니?"

정말 잘 만들어진 캐릭터 디자인인 것 같다. 일본 올림픽 마스코트인 피카츄에 나올법한 캐릭터에 비하면 너무 고급지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하늘이 너무 맑아 비가 내릴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정도로 생각한 나를 비웃듯 쏟내져 내린 폭우.

카메라등을 배낭에 집어넣고 빗속을 달렸다. 더운 공기를 머금은 미지근한 빗물이 시원하였다.

 

야인이 알려준 주소에 가까이 왔는데, 물기가 묻은 핸드폰은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이리 저리 액정을 닦아내고 어렵사리 화면을 열면 헬멧에서 주르륵 빗물이 떨어져 제멋대로 작동되었다. 대략 난감..

 

다음 큰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바로 다음 사거리에서 좌회전 그리고 직진, 다이소를 옆에끼고 좌회전하면 도착.

 

대충 도착지 경로만을 확인하고 다시 빗속으로.. 하지만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과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들이 가득한 이 곳의 길들은 심플한 지도속의 길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눈 앞을 가리는 빗물속에서 어떤 상황판단을 하기에 힘들었고, 질서없이 움직이는 차량들은 끔직했다. 보이는 길을 따라 그저 방향만을 생각하며 달렸다.

 

"목적지가 움직일 일은 없으니, 대략 직선의 방향으로 얼마쯤 가다보면 나올거야"  

 

이리 저리 몇번의 회전을 하고 오래된 시골읍내의 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들어섰다. 하늘은 더 많은 양의 빗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다이소는 보이지 않았다. 대략 이쯤이 아닐까 생각되었을 때, 어느 약국의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체육관은 약국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바로 있었다. 카카오맵이 알려준 길의 반대방향으로 도착한 것이다. 어쨌든, 빙고!

 

여기까지 지나쳐온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과 달리 아직 개발이 되지않은 오래된 읍내의 모습이였다.

2차선의 오래된 길과 오래된 버스정류장, 도시의 시간만큼 오래됐을 순대국밥집과 여타의 가게들. 이런 익숙하여 좋은 풍경들도 머지않아 좋은지모르게 익숙해져버린 새로운 것들로 바뀌게 될 것이다.

 

빗속을 오래 달렸는데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하였고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먹고 싶었다.

 

낡아보이는 건물 3층에 체육관이 보였다. 들어가는 입구를 찾은 순간 "설마.."하였다.

 

 

낡은 계단을 가로막고 있는 쇠창살의 문. "닫힌거니..?"

전화도 카톡도 받질 않는다. 쉬는 날인가보다. 연락없이 출발하였으니 원망할 것은 없고,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해 생각하였다.

 

 

벽에 걸린 광고판을 보면서 웃었다.

"아무리 운동을 많이해서 지방이 없더라도 여자선수의 가슴에 저렇게 평면으로 뽀샵 텍스쳐를 해버리면 어떻게 하냐. 응?"

 

왔던 길보다는 김포방향으로 가서 한강옆 옛도로를 타고, 일산대교를 넘어 돌아가기로 했다. 물먹은 장갑을 한번 힘껏 쥐어짜고 조금 잔잔해진 빗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지나가는 길에 옛날 국밥집 같은 곳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정확히 지도를 볼 수 없어 이번에도 방향성에 길을 맡긴다. 정방향으로 쭉 가다보면 한강이 보이겠지.

조금씩 빗줄기는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읍내를 벗어날 때 큰 도로와 마주하였으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달릴 수 는 없었다.

 

작은 샛길을 돌아 마주한 48번 국도. 한강 옛도로를 가기위해서는 여기에서 다시 샛길을 찾아야 한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핸드폰을 꺼낸들 볼 수도 없어고 가끔 강화도를 가기위해 타봤던 48번 국도를 타고 가기로 했다.

 

가끔 이 길은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빠르다.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 다시 신도시에 접어들었을 때 일반 버스들과 택시들로 인해 48번 국도를 타고 계속 이동할 수 없었다. 평상시에도 그들은 위험하다.

 

무작정 좌측 방향으로 신호등을 건넜다. 새롭게 만들어진 김포의 신도시들은 인도가 정말 넓다. 

그 넓디 넓은 인도를 혼자 독차지한 즐거움, 그것을 바라본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빗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놈이겠지.

 

지하철 공사가 한창인 곳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 CGV가 있고, 건너편 2층의 스타벅스가 보였다. 운양동.

2여시간 빗속 라이딩으로 허기졌고, 미지근하던 빗물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던 때였다.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먹고 싶었지만, 2층이였고 들어가면 냉냉한 에어컨 바람이 끔직할 것 같았다.

 

열심히 핸드폰 액정을 닦아내고 길을 확인했다. 첨벙대는 신발을 들어 물을 빼냈다. 엄청 묵직해진 신발.. 처벅처벅.

운양을 빠져나올 때부터 잦아들던 비줄기는 일산대교를 건널때 쯤, 쨍한 하늘로 바뀌어 있었다.

 

"불과 10분전, 미친 빗속에 있던거 맞아?"

 

 

일산대교를 넘어 자유로 옆, 자전거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비가 온듯 안온듯 말라있는 길들과 비가 왔음을 증명하는 물이 고여있는 길들.

이길을 달려 파주로 헤이리로 많이도 달렸었다. 투박했던 시멘트길이 보기좋은 아스팔트로 정비되었지만 주변의 풍경들은 달라짐이 없다.

 

문득, 새로운 것..들에 쉽게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가장 의리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능곡에 도착하였을 때, 허기졌고 피곤하였다. 따듯한 국밥 한그릇이 생각났다.

능곡시장의 국밥집에 들어가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부침이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술 한 잔 하실래요?"

 

통화를 하고 국밥따위는 먹지않겠다는 그에게 밀려, 행신동으로 지친 몸을 이동하였다. 행신동 롯데마트 뒷편 음식점 하나샤브샤브.

휘트니스를 하고 자주 들리던 소문난 냉면집 건너편에 있었다.

 

"예전에 순대국집이였는데.. 맞지?"

 

시원했고, 자전거를 가게안에 놓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았다.

 

 

전에 식구들과 와봤다는 부침이가 주문을 하였다. 무슨 찜이라는데 별로 관심이 없었고, 오직 이것!이 필요했다.

평일에 방문하면 클라우드 한잔씩 서비스로 제공된다고 한다. 평일 3~9시까지.

 

 

 

세이로무시. 일본식 편백나무 찜요리라고 한다. 뭔가 근사한 2층짜리 찜통이 들어오고, 10분을 기다리라 하였다.

"10분을 어찌 기다릴 수가 있나요?" 생각할 때, 가스토치로 살짝 구워 불맛을 가미한 양지살 네점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환상의 타임.

 

 

 

짜잔! 2층짜리 찜통엔 고기와 야채가 들어있다. 숙주와 쇠고기의 맛은 언제나 최고의 조합이다.

 

 

 

찜을 다 먹어갈 때, 샤브샤브 1인분을 추가하였다. 포스넘치는 냄비.

 

 

 

 

채수와 육수가 섞인 국물은 정말 좋았다. 달콤했고, 시원했고, 맛있었다. 샤브샤브를 먹는도중 이번에는 양지살을 육수에 올려놓고 가스토치를 이용하여 불맛을 더해주는 서비스를 해주었다. 별미였다.

 

후식으로 일본식 덮밥 규동이 나왔다. 소고기덮밥과 명란덮밥 두 종류가 있다는데 부침이 왈 "먹어봐서 아는데, 명란이 맛있어요!"란다.

짭조름한 덮밥이 꽤 괜찮았다.

 

 

 

 

맛있었고, 시원했고, 조용했고 좋았다. 무엇보다 부침이가 쐈다!

 

 

음식점 정보


・상호
하나샤브샤브
・메뉴
샤브샤브/찜
・가격
양지10,900원
・위치
・연락처
031-971-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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