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2일 / 비 그리고 흐림 ・ 도
크도바즈도로이-크워츠코
폴란드의 첫 하루, 반갑지 않은 비 예보가 있다. 비를 피하는 게으름으로 폴란드의 여행이 시작된다.


이동거리
45Km
누적거리
24,386Km
이동시간
4시간 02분
누적시간
1,854시간

 
8번도로
 
8번도로
 
 
 
 
 
 
 
20Km / 1시간 55분
 
25Km / 2시간 07분
 
크도바
 
스체츠나
 
크워츠코
 
 
45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어젯밤부터 상심치 않던 바람,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화창하게 하루를 안 가요. 하루를!"

"비 맞기 싫다고."

일기예보를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보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프랑스에서 산 프리 유심의 기간이 끝났나 보다.

"딱 맞게 끝나긴 했는데. 하필 오늘이냐!"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가 게으름을 피운다.

한참 후, 독일의 보다폰에 남은 잔액 1유로를 사용할 방법이 없는지 확인하다 네트워크에 와이파이 하나가 검색된다.

"오호."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수풀 건너편 100미터는 더 떨어진 공장 건물이 보이는데 와이파이가 잡히는 것이 신기하다.

패스워드도 없이 연결이 되는 와이파이는 느리지만 쓸만하다. 먼저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11시 이후에 비가 멈추는 것으로 나온다.

"기다렸다 가자."

라디오와 뉴스를 보다 보니 괜한 걱정이 찾아든다. 서유럽을 벗어나 동유럽에 들어섰고, 나라의 수도가 아니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일이 드물고 특히나 아직은 건강한 나이니 내게는 큰 문제가 안되지만 한국에 있는 고령의 부모님들이 걱정이다.

시골의 어머니는 집에만 계시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인데, 서울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위험하겠다 싶다.

"심심하셔도 집에만 계셨으면 좋겠는데."

예보대로 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12시가 되어 출발을 준비하고.

유심카드를 구하기 위해 대형슈퍼마켓에 들러본다. 북유럽과 달리 대형마트에서는 유심카드를 팔지 않는 모양이다.

2리터 콜라와 빵만을 사서 나온다.

근처의 주유소에 들러 유심카드가 있는지 물으니 유심카드가 있는 코너를 알려준다.

"찾았다. 오렌지."

폴란드의 유심카드 오렌지와 플레이, 두 개의 유심을 들고 어떤 것이 괜찮은지 물으니 플레이를 추천한다.

오렌지는 기본 6기가, 플레이는 30기가를 7일간 서비스하고 기간과 데이터 용량을 선택하여 재충전하는 상품이다.

5~6천원 정도의 가격이라 데이터 용량이 많은 플레이를 선택한다. 19즈워티에 7일간 30기가의 데이터와 전화, 문자가 된다. 폴란드의 데이터는 정말 저렴하다.

유심을 교체하고 핸드폰를 재부팅해도 네트워크가 잡히질 않는다. 폴란드어로 된 안내문도 읽을 수가 없고,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주유소의 직원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

"이상하네. 설마 등록을 하는 건가?"

주유소의 느린 와이파이로 검색을 하니 폴란드의 유심카드는 별도의 가입 등록을 해야 하나 보다. 판매 편의점에서 등록을 해주는 곳도 있다는데, 이 주유소는 판매만 하는가 보다.

"에쉬, 똥!"

구글맵으로 Play Salon을 검색하니 마을 안쪽에 바로 매장이 있다.

"오, 이런 시골에. 플레이가 좋은 통신사군."

유심카드를 들고 아주 작은 매장으로 들어간다. 친근한 인상의 젊은 남자는 여권을 요구하고 친절하게 가입을 해준다.

가입서류에 서명을 하고, 한 장의 서류는 나에게 준다.

"끝이야?"

"응."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니 재부팅을 하라고 알려준다. 핸드폰 재부팅 후 네트워크가 잡히고 인터넷이 연결된다. 재충전하는 방법을 물으니 포스트잇에 방법을 적어주는 남자, 폴란드의 첫인상이 좋다.

산골이라 신호가 약해서 조금 느린감이 있지만 쓸만하다. 마침 월터에게 메시지가 온다.

"방금 유심 샀어. 데이터 부자가 됐는데 네트워크는 좋지가 않아. 그래도 몽골보다는 좋네."

"축하해. 몽골, 최악은 타자키스탄이지."

폴란드의 첫 번째 목적지는 140km 떨어진 도시 브로츠와프로 정한다. 바르샤바를 향해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폴란드 지방도시의 모습이 궁금하다.

"일단, 오늘은 산들을 넘어 산악지대를 벗어나자."

파박의 말에 의하면 4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고 했는데 산의 높이는 잘 모르겠다.

"오늘은 저기 맥도널드까지."

1시 40분, 맥도널드가 있는 소도시 크워츠코를 향해서 출발한다.

국경 마을을 벗어나자 오르막은 바로 시작된다.

"몰라, 소처럼 그냥 가."

50분 정도 산을 향해 올라간다. 독일 국경의 산악지대보다는 경사도가 낮은 편이지만 힘들기는 마찬가지.

잠시 쉬며 슈퍼에서 산 빵과 콜라로 허기를 달랜다.

"콜라를 괜히 샀네. 2리터나 되는 것을."

마저 산을 오르고 첫 번째 산의 정상에 이른다. 아마도 4개의 산 중에 가장 높은 산을 넘은 것이 아닐까 싶다.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은 시원하게 이어지고.

작은 마을을 지나서 나지막이 이어지는 내리막이 계속된다.

"그래, 한 10km만 이렇게."

차량들이 정체되어 있는 도로의 갓길을 유유자적 지나쳐 가고.

공사 때문에 차량들이 밀려있나 생각했는데, 작은 마을의 사거리 신호등 때문에 정체가 된 것이다.

"폴란드 여행도 즐겁고 건강하게 부탁드려요."

마을을 끝으로 내리막은 끝나고, 두 번째 산을 향해 올라간다.

생각보다 싱겁게 오르막이 끝나고, 풍성한 침엽수 숲의 내리막을 달려 내려간다.

"2개 클리어!"

작은 마을의 언덕을 오르고, 맥도날드 8km의 광고판이 나타난다.

"벌써? 좀 싱거운데!"

멀리 크워츠코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오고, 인터체인지를 지나기 위해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작은 소도시의 외곽을 돌아 맥도날드가 위치한 곳은 대형 쇼핑몰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아, 오늘은 할배네 치킨 느낌이다."

햄버거보다는 치킨이 당겨 맥도날드 건너편 KFC로 들어간다. 기본 치킨박스가 10,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감자튀김을 먹으며 라이딩을 마무리할 장소를 선택한다.

"바로 산을 넘어야 하네."

지도상 산으로 보이는 곳의 거리는 10km, 조금 더 벗어나 평야 주변의 나무숲은 20km 정도의 거리다.

"산 정상에서 끝내자."

시간의 여유가 있어 천천히 휴식을 취하고, 출발을 하려니 뒷바퀴가 주저앉아 있다.

"좋은 시절은 간 거야?"

런던을 출발해서 펑크가 없었던 타이어인데, 오랜만에 펌프질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스웨덴에서 구매한 펑크패치의 본드는 성능이 꽤 만족스럽다. 접착력이 좋아 한번에 펑크수리를 끝내고 부지런히 펌프질을 해댄다.

5시 20분, KFC에서 나와 4번째 산을 향해 올라간다.

"짧고 굵게 끝내자."

"에쉬, 힘들어."

20여 분 고개를 오르고 도로는 산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오래된 집들이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지고,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내리막이 시작된다.

"4개 끝! 여기까지."

주변의 목초지들을 살펴보다 적당한 곳을 찾아 텐트를 펼친다.

포장해 온 치킨과 맥주로 저녁을 하고 나니 모든 것이 편하고 좋다.

"시골 고향에 온 느낌은 뭐지?"

아직 폴란드의 느낌은 모르겠지만 각박한 도시에서 탈출한 아늑한 느낌이 있다.

"쉥겐 기간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그런가?"

네트워크도 좋아졌고, 데이터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만나야 할 약속도 없고, 시끄럽지도 않고, 도둑 걱정도 없고, 감기도 좋아졌고, 모든 것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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