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29일 / 맑음 
푸츠크-그드니아-포즈나뉴-체르보낙
폴란드의 코로나 이동제한 조치 강화로 더는 여행을 할 수가 없다. 포느나뉴에 있는 알렉스의 집으로 간다.


이동거리
389Km
누적거리
25,647Km
이동시간
6시간 34분
누적시간
1,926시간

 
기차
 
기차
 
 
 
 
 
 
 
48Km / 1시간 40분
 
341Km / 4시간 54분
 
푸츠크
 
그드니아
 
포즈나뉴
 
 
1,306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초저녁부터 달콤한 피곤함에 잠들었지만 자정 무렵 가위눌림에 놀라 잠에서 깬다.

텐트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훔치는 도둑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저지를 하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질 않고 소리마저 나오지가 않는다.

"아, 찝찝해."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시간을 보낸다. 일정한 간격으로 밀려드는 파도소리가 너무나 좋은 시긴이다.

날이 밝아오는 6시가 다 되어 잠이 들고, 9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난데없이 찾아든 가위눌림에 피곤해진 아침이다.

"비가 오는가?"

여전히 바람소리가 강하게 들려오는 아침의 하늘은 잔뜩 찌푸린 회색빛이다.

포즈나뉴로 가는 기차편의 정보를 확인한다. 그드니아에서 3시 26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다. 하루에 3편 정도의 기차가 운행되는 것 같다. 3시 반 출발하여 7시 반에 포즈나뉴에 도착하는 기차다.

알렉스에게 기차의 정보를 보여주니 괜찮다고 한다.

"오케이."

포츠크에서 그드니아로 가는 EC의 기차를 확인한다. 그드니아와 헬을 왕복하는 단선 기차는 12시와 2시 반에 야영지 주변에 있는 간이역을 지나쳐 간다. 기차의 운행간격이 꽤나 길다.

"시간이 애매하네."

35km 정도 떨어진 그드니아까지 기차를 타고 갈지, 자전거로 이동할지를 고민한다.

"그드니아에서 3시간을 대기하더라도 일찍 가서 기다리자."

11시 짐들을 정리하고, 포츠크로 가려던 길의 방향을 바꿔 야영지 근처의 간이역 Swarzewo로 이동한다.

"이 멋진 발트해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가네. 아쉽다."

4km 정도 거리의 작은 간이역에 도착한다.

"시간은 넉넉한데."

"설마 폐쇄된 역은 아니지?"

열차시간표를 재차 확인하고.

기차표를 사려는데 오래된 간이역은 창문들까지 폐쇄된 상태다. 주변에 사람들조차 없어 물어볼 수도 없고.

"알렉스, 기차표를 기차 안에서 살 수 있지?"

"응. 역에서 판매하지 않으면 기차의 첫 번째 칸에서 살 수 있어."

현금이 없어 약간 불안하기는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시간에 맞춰 기차가 들어오고.

자전거를 끌고 탑승한다. 승차권을 확인하는 중년의 여직원이 다가와 표를 확인하는데, 여직원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

기차역의 매표소가 열지 않아서 표를 살 수 없었다고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폴란드어로 무언가를 설명한다.

알렉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전화는 연결이 안 되고, 여직원은 자신을 따라오라는 제스처를 한다.

기차의 기장과 뭔가를 상의하던 여자는 카드 단말기를 들고 기차표의 가격을 알려준다.

"카드 단말기 있네."

카드결제를 했지만 통신이 불안정한 것인지, 카드시스템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여자는 뭔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 또 왜?"

두세 번 결제를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똑같다. 여자는 자리로 돌아가 기다리라는 제스처를 한다. 자리로 돌아와 기다리는 동안 알렉스에게 연락이 오고.

"기차표 결제가 안 돼. 기계가 고장인가 봐."

"음, 내가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해서 보내줄게."

"그런 것도 돼?"

알렉스가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하는 동안 기차는 그드니아에 들어선다. 한 정거장을 남기고 알렉스는 기차표의 바코드를 보내주고, 여직원에게 바코드를 보여주자 여직원은 귀찮은 듯이 그냥 가라는 제스처를 한다.

"잉? 어쨌든 나 기차표 샀다!"

그드니아에 무사히 도착한다.

"일단, 첫 번째 미션 성공!"

승강장을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찾아 그드니아 기차역 대합실로 이동한다.

"오, 넓은데."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포즈나뉴행 기차의 대기시간을 어디에서 보낼까 싶었는데 그드니아의 기차역의 대합실은 구색이 잘 갖춰져 있다.

"좋아, 좋아!"

"다음은 포즈나뉴행 기차표를 사는 건데."

자동판매기를 확인하고.

매표소에 대기줄이 없어 매표소로 간다.

포즈나뉴로 가는 기차를 탈 것이다 말히고, 핸드폰에 저장한 시간표를 보여주며 재차 확인을 한다. 자전거 화물 티켓까지 추가로 발급받는다.

"오케이, 미션 완료!"

알렉스에게 기차의 도착시간을 알려주자 알렉스는 포즈나뉴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픽업을 올 것이라며 알려준다.

"오케이."

포즈나뉴에서 머물 곳은 포즈나뉴 외곽에 있는 알렉스의 부모님 집이다. 알렉스의 말에 의하면 그의 아버지도 세계를 여행했던 여행자라고 한다.

2시간 반 정도 남아있는 기차의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자료들을 정리하고, 알렉스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에게 페이스북 친구 요청이 온다.

역시나 기차역의 화장실은 유료다. 모든 유럽이 마찬가지이지만 공공시설의 유료 화장실은 조금 치사한 것 같다.

"내가 똥에 좀 민감하다. 모든 똥은 평등한 것인데."

순식간에 2시간 반이 지나가고, 시간의 여유를 두고 승차장을 찾아간다. 포즈나뉴행 플랫폼을 물어보기 위해 조심스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멀리서 질문을 하려니 소스라치듯 뒷걸음을 친다.

"야! 너네가 더 무섭거든."

열차번호와 시간을 재차 확인하며 승차장을 찾아가고, 열차의 승무원들에게 기차를 확인한다.

승차권에 찍힌 열차칸을 찾아가 좁은 계단으로 자전거를 끌어올리고.

"일단, 기차는 맞네."

"근데, 자전거를 어디다 둬?"

독립된 열차칸의 통로는 너무나 좁다. 뭔가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주춤하고 있으니 남자 승무원이 찾라와 열차의 마지막 칸에 자전거 보관 장소가 있다고 알려준다.

"처음부터 알려주지."

다시 자전거를 끌어내리고 마지막 칸 일반 객실 뒤편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쓰러지지 않게 세워둔다.

"분명히 이등석을 샀는데, 왜 일등석을 줬지?"

자전거를 보관한 마지막 칸의 일반석이 아닌 독립된 열차칸의 넓은 장애인용 특별석을 줬다.

"이게 이등석인가? 너무 좋은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좌석들이 오픈된 일반석도 아니고, 독립된 공간에 6명이 사용하는 열차칸도 아닌 넓은 장애인용 방을 주었다. 바르샤바로의 호스텔처럼 이상한 특별대우를 받은 기분이다.

"나 이런 차별 너무 좋아."

승차장에서 승객들을 안내하는 승무원에게 창문을 두드리고 열차표를 보여주자 승무원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미소를 보여준다.

"오케이. 마지막 미션 완료. 가자, 포즈나뉴로!"

자료를 정리하다, 자전거에서 프런트 패니어를 떼어 방으로 가져오고.

자료를 정리하다, 핸드폰의 알람을 맞춰놓고 피곤함에 잠이 든다.

"기차역을 지나치면 큰 일인데."

불안한 마음과는 상관없이 눈이 감긴다.

불편한 잠자리 탓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2시간 정도를 비몽사몽 뒤척거리다 잠에서 깨어난다.

포즈나뉴에 들어서며 알렉스의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니 승차장에서 기다리신다며 사진을 보내주신다.

승차장에 내리자 멋진 콧수염을 기른 알렉스의 아버지가 손인사를 하신다. 특별한 인사 없이도 자전거 여행자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듯한 미소다.

"이래서 자전거 여행이 참 좋다."

아버지를 따라 기차역을 빠져나오고, 차를 가지러 간 사이 패니어들을 떼어놓고 기다린다.

"잘 왔다!"

색깔도 마음에 드는 노란색 승용차에.

자전거와 패니어들을 싣고 포즈나뉴 외곽에 있는 알렉스 부모님의 집으로 간다.

포즈나뉴 시내에 있는 건물들의 설명을 듣고, 간단한 영어를 사용하시는 아버님이라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다.

"내 와이프는 간호사야. 혹시 코로나에 걸려도 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

"네. 하하하하."

포즈나뉴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조용한 마을 Czerwonak에 도착한다.

집에서 기다리던 알렉스의 어머니 카시아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카시아는 세면도구들을 따로 챙겨주신다.

아버지와 잠시 대화를 하는 동안.

일찍부터 준비를 해놓은 수프를 내어주는 카시아.

자전거 여행, 코로나, 가족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맥주를 좋아하는 아버지는 차가운 기네스 맥주로 환영의 인사를 마무리한다.

코로나, 갑작스레 급변하는 폴란드의 상황으로 여행을 멈추게 된 것은 아쉽지만 이렇게 알렉스의 가족과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이자 즐거움이다.

폴란드의 셧다운, 이동제한이 풀릴 때까지 포즈나뉴에 머물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몽골의 헙드에서처럼, 이곳에서 조금 쉬어가라는 뜻인가 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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