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3일 / 맑음 ・ 14도
퉁다오 둥족 자치현-징저우 먀오족 둥족 자치현
비가 오며 번개가 치던 요란한 밤이 지나고 비가 오지 않는 아침이다.


이동거리
79Km
누적거리
4,914Km
이동시간
5시간 10분
누적시간
340시간

 
G209도로
 
G209도로
 
 
 
 
 
 
 
40Km / 2시간 40분
 
0Km / 0시간 00분
 
퉁다오
 
시안시전
 
징저우
 
 
2,129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하늘은 그리 밝아 보지 않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도통 어울리지 않는 햇살의 아이콘이 떠있다.

조금은 피곤함이 남아있는 아침, 풀어 헤쳐진 짐들을 정리하고 길을 떠난다.

공원에서 조용한 음악에 맞춰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무척 부드럽고 유연하다.

계화수에 붉은 홍등이나 리본을 달아 놓으면 그 모양새가 너무 예쁘다.

우선 시내를 빠져나가기 전에 비상식으로 두꺼운 빵과 콜라를 사놓는다.

작은 퉁다오현을 쉽게 벗어났지만 하늘이 조금은 어둡다. 오늘 이동할 징저우현까지는 대략 80km, 역시나 지도상의 길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퉁다오현에서 다시 만난 빈강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길과 산길을 따라간다.

약한 안개비가 내려앉더니 이내 사라진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누런개가 짖으며 달려들어 전속력을 내어 달아난다. 어제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아니 이놈들이 왜 이렇게 달려들지? 펄럭거리는 태극기 때문인가?"

어제의 라이딩이 반복되 듯 고즈넉한 빈강 주변의 풍경을 구경하며 길을 이어가다 출출한 느낌에 잠시 쉬어간다.

소수민족의 마을로 이어지는 다리가 보이고 며칠째 계속되는 모양의 구조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진다.

마을의 초입 또는 집 주변에 하나씩 있는 촛불을 켜놓는 공간은 다리 입구에도 마련되어 있다.

처마마다 각기 다른 그림들과 글자들이 그려져있다.

첫 번째 처마에 올려진 조각상. 사자석상을 나무로 조각한 것인지 다른 형상의 동물인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이색적이다.

다리의 처마를 구경하는 사이 누런개가 다가와 먹을 것을 찾는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순간 깜짝 놀라고 만다. 이젠 개만 봐도 움찔움찔거린다.

순한 개들도 있다. 빵을 먹으면 그 냄새에 돌변할까 싶어 다른 곳으로 갈 때까지 기다린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 같은 빵을 맛나게 먹으며 처마들을 마저 올려다본다.

"校车站点?"

학교의 스쿨버스가 정차하는 곳인가 보다.

5층으로 만들어진 처마는 각층마다 각기 다른 그림들과 문자들이 그려져있다. 3층에 그려진 남녀가 손을 잡고 있는 그림과 문양이 눈길을 끈다.

양쪽의 돌사자상 입속에는 사탕이 하나씩 들어있고.

"위는 사람인데, 아래는 물고기를 형상화 한 건가 아니면 여자를 뜻하는 것인가?"

두 명의 동네 아주머니가 지나가는데 중국어가 아닌 말로 대화하는 것 같다.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점심은 12시쯤 도착할 것 같은 시안시전(县溪镇)에서 먹을 생각이다.

"오늘은 제때에 밥을 먹고 산을 오르자."

작은 마을을 스치듯 지나치려니 조그맣고 털이 정리가 안되어 더러운 개 두 마리가 달려든다.

"아놔, 이 동네 개들한테 나 호구 잡힌 거야? 뭐야!"

나지막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고 한마을을 지나쳐갈 때 마당에서 돼지와 염소를 통으로 잡고있는 집을 발견하고 대문 앞에 자전거를 세운다.

"니 하오 마."

들어선 집에서는 염소의 털들을 뜯어내고 있다. 사진을 찍고 옆에서 구경하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갖질 않는다.

염소를 잡는 옆집으로 나무 의자가 잔뜩 들어오고.

그곳에는 돼지를 잡고 있다.

"뭘 하는 거지? 잔치 같은데."

주변의 남자에게 무엇을 하는지 물어본다.

"이 집의 딸이 시집을 간다."

결혼식을 위해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남자와 나는 서로 궁금한 것이 있는데 산속 마을이라 그런지 핸드폰이 먹통이 되어 번역기가 제대로 작동을 하질 않는다.

한참을 답답해하자 남자가 자신의 핸드폰에 번역기를 설치해서 대화를 이어간다.

"센스쟁이!"

남자의 이름은 우바이주(吴宝炬). 담배를 한 개비 건네주며 사진을 찍고 우바이주는 함께 음식과 술을 마시자 한다.

"너는 귀한 손님이다. 오늘 우리와 음식과 술을 함께 먹고 가라."

베이징으로 향하는 여정의 바쁜 걸음이 선택의 망설임을 불러일으킨다.

"어떻게 하지. 중국 소수민족의 결혼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 하루를 여기서 머무를까?"

그리고 우바이주는 음식을 준비하느라 자리를 비운다.

조금 전 털을 뽑아내던 염소를 짚불에 그을려 잔털들을 제거한다. 우리의 시골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방식이다.

안경을 쓴 남자는 호기심이 많고 친절하게 지역의 명소들을 알려준다.

빠르게 해체되어가는 돼지고기. 그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돼지의 부속물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버섯이다.

옆집에서는 여자들이 채소를 다듬고 있고.

너무나 예쁘고 앙증맞은 아이들. 약간 이국적인 생김새가 너무 귀엽다.

우바이주가 보이질 않아 안경을 남자에게 결혼식이 언제인지 묻자 내일이라고 한다. 오늘은 식사를 하고 내일 결혼식을 한다고 한다.

"힝, 이틀을 머무를 수는 없는데. 너무나 아쉽지만 가야겠다."

오골계처럼 속에 검은 닭.

돼지머리를 전기인두 같은 것으로 지진다. 모양을 잡으려 그러는 듯싶다.

한집에선 남자들이, 한집에선 여자들이 분주하다.

낫 같은 것으로 무언가를 다듬고 있어 가보니 고구마 같은데 속살이 조금 다르다.

할머니에게 손을 내밀어 조금 잘라서 달라고 부탁하니 처음에는 의아해하더니 이내 조금 잘라 준다.

한 입 깨물어 보니 고구마가 맞고, 단맛이 진하고 아삭하니 맛이 좋다.

"네가 이러면 아저씨가 심쿵 하잖아!"

우바이주는 어딜 갔는지 계속 보이질 않고 안경을 쓴 남자에게 가봐야 한다며 인사를 전한다.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니 음식을 먹고 가라며 모두들 아쉬워한다.

여자들이 모여있는 집으로 가서 인사를 드리고.

1시가 훌쩍 넘어버리고 남은 거리는 65km나 남아있다.

"부지런히 가면 산길이라도 해지기 전에는 도착하겠지."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즐거웠으니 시간이 늦어진다 한들 문제 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천히 내리막을 내려오고, 등 뒤편으로 따듯한 기운과 함께 어색하기 그지없는 밝은 햇살이 느껴진다.

"어, 꿈인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세상에 하얗게 뭉실거리는 구름과 푸른 하늘이 열려있다. 무려 33일 만에 보는 푸른 하늘이다.

"나 지금, 감동 한 바가지 먹어도 될까?"

달리며 장갑을 벗고 자켓의 앞섬을 모두 내리고 신이 나서 흥얼거린다.

하늘이 열리니 기온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 같다.

바로 보이는 마을 앞 버스 정류장에 서서 검은 겨울용 방풍 자켓을 벗고, 하늘하늘거리는 방풍자켓으로 갈아입는다.

"바람을 느껴야 해. 앞 지퍼 따윈 올리지 않아!"

마을버스 정류장에는 짚불을 태운 흔적이 있다. 아마도 추위를 피하려 군불을 피운 흔적인 것 같다.


조금 출출한 기분이 들어 휘파람 라이딩의 동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지만 멀지 않은 곳에 시안시전이 있으니 거기에서 제대로 밥을 먹을 생각이다.

비가 올 것이라 생각하여 오는 동안 삐걱거리던 체인에도 윤활을 하고, 콜라 한 모금을 마신 후 출발한다.

"준비됐어? 나 지금 완전 신났다!"

오르막과 내리막, 그전까지 조금은 원망스럽던 쌀쌀맞은 맞바람이 산들산들 땀을 식혀주며 시원하게 느껴진다.

앞섬을 열어놓은 방풍 자켓이 바람결에 휘날리며 흥을 더해준다.

맑은 하늘과 구름, 빈강의 수려한 풍경 속을 즐겁게 달리다 보니 문득 투덜거리며 힘겨워 하더라도 이 좋은 것들을, 좋은 느낌을 함께 했으면 더없이 좋았겠다 싶다.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일까?"

가벼워진 페달링에 남은 거리들이 빠르게 지워져 간다.

너무나 밝고 찬란한 햇살 속에서는 벌써 2시였던 시각은 겨우 2시로 느껴지고, 기온을 확인하려 날씨를 확인하니 정말 어색하고 낯선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화창!"

상점들이 모여있는 작은 마을의 변두리 길을 빠르게 지나치고 경사와 상관없이 가벼운 페달링을 이어간다.

오르막길 도로 한가운데 놓인 오토바이 헬멧, 중국 사람들은 뭔가를 참 잘 떨어뜨리며 다닌다.

돌, 흙, 나무, 채소, 쓰레기 봉지, 신발, 짐보따리 그리고 이번엔 헬멧.

"그런데 왜 시안시전이 안 나오지? 배고파지는데."

계속 달리다 보니 빈강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드는 곳까지 와버렸다. 중간에 있어야 할 시안시전을 보지 못해 혹시 지나쳐버린 것이 아닐까 하고 자전거를 세운다.

지도를 확인하니 시원하게 내달렸던 상점들이 모여있던 변두리 길이 시안시전다. 빈강을 사이에 두고 왔던 길의 건너편이 중심가인 모양이다.

"빨리 와서 좋기는 한데, 밥을 못 먹어서 이걸 좋다고 해야 하나?"

아쉬운 대로 남은 빵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오늘은 밥 복이 없네."

크기로 승부했던 빵을 한입 베어 물자 빵속의 내용물이 황당하다.

"뭐야, 공갈빵이야! 정체가 무엇이냐?"

속이 비어있고 팥앙금 같은 내용물이 흔적처럼 붙어있다.

"3위안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나."

그래도 중국 빵들은 맛있다. 우리의 보름달이나 단팥빵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산길은 조금씩 오르막의 경사가 더해지면 이어진다.

그리고 안경 쓴 남자가 알려주었던 풍경이 좋다는 만불산의 초입이 나오고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중국에는 이런 하늘 높이 올라간 굴뚝들이 하나 또는 두 개씩 가끔 보인다. 어떤 용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꽤 높다.

이상하게 논밭에서 일하는 여자들, 집을 짓는 여자들을 더 많이 본다. 남자들은 죄다 담배를 물고 마작, 카드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이미 죽었나 보다.

만불산 길의 정상 봉우리들이 흥미롭다. 나무들이 없이 나선형 방향으로 돌아가며 깎여있다. 그동안 힘든 산길을 타고 다녀서 그런지 만불산의 정상을 너무 쉽게 오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결코 쉽게 떨어지지 않던 다른 산길과는 달리 만불산의 내리막은 시원하게 논스톱으로 떨어진다.

"이럴 때 쓰는 거지. 웬열!"

산골이라 집집마다 낡고 거대한 원반형 수신기가 집 앞에 놓여있다.

이곳의 집들에는 작은 삼각형 깃발들이 집 주변에 걸려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집에서 보낸 시간으로 6시나 7시쯤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좋은 날씨 덕에 5시 전 징저우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4시, 징저우현까지 15km가 남아있다.

우리의 시골 풍경과 흡사한 길을 달리고, 길은 평지로 길게 이어진다.

5km를 남기고서도 도시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포도 같은 넝쿨 과일과 딸기를 재배하는 동네인가 보다.

궁금했던 딸기 하우스의 내부가 보고 싶어 고개를 내밀고 빼꼼히 들여다본다.

형태는 비슷한데 재배 환경이 열악하고, 엉성해 보이는 비닐하우스는 태풍이라도 불면 금세 날아가 버릴 듯하다.

작은 오르막을 넘자 늘 그렇듯 갑자기 나타나는 중국의 소도시.

가끔 오토바이에 작은 묘목들을 싣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데 징저우현의 초입에 묘목을 파는 노점이 열려있다.

묘목들에 조그맣게 열매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데 베리 종류의 열매들이다.

징저우현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않고 G209 도로변의 초입에서 숙소를 잡는다.

60위안의 낡은 빈관인데 사람들이 밝고 친절하다. 중국여행을 하며 좋은 시설보다는 밝게 웃고 농담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더 좋다고 느껴진다.

역시나 주숙등록을 처음 하는지 나에게 되려 물어본다.

"아줌마, 할 줄 모르지? 빨리해봐!"

여권의 개인 정보 면과 비자 면을 찍어 놓으라 알려주고 자전거는 패니어도 떼지 않고 프런트 옆에 묶어놓는다.

"이제 계단을 들고 나르는 것도 힘들다."

2층 방을 직접 안내해 주더니 난방기 켜는 방법을 알려준다.

"알아! 난방기는 됐고 키 줘!"

웃으면서 키가 없다며 필요 없다고 한다.

"하하하하하하. 알았어."

비좁은 욕실인데 뜨거운 물은 시원하게 잘 나온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간다.

밝고 따듯한 햇살이 여전하다.

길 건너 식당에 들어가니 메뉴판도 없고 재료들도 안 보인다. 할 수 없어 어제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시래기 돼지고기볶음 사진을 보여주니 주방장 남자가 나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테이블 밑에 불를 지피는 곳을 폐타이어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어제와 똑같은 음식이 나온다. 차이점이라면 고기 양이 조금 적다는 것뿐.

선지 배춧국도 뒤이어 나오고.

크게 두 그릇을 비우며 메뉴의 이름을 물어보며 번역기에 써달라 부탁한다.

여자 주인은 메뉴의 글자를 쓰더니 마지막 글자를 모르겠다 웃으며 조금 전 가게에 들어온 남자 손님들에게 뭐라 말을 한다.

그리고 남자 손님들이 핸드폰에 메뉴의 이름을 적어주며 발음까지 알려준다.

"코우로우얀차이(扣肉腌菜)"

밥을 먹는 동안 몇몇 가지를 묻던 남자들 가운데 한 명이 밥을 다 먹을 때쯤 술 마시는 제스처를 하며 같이 먹자고 제안을 한다.

잠시 후 슈퍼에서 예쁜 병의 술을 한 병 사 오더니 같이 먹자며 손을 이끈다.

검지를 펴서 한 잔만 하겠다 제스처를 하고 남자가 내어준 자리에 앉는다.

그들이 시켜놓은 안주는 엄청나게 푸짐한 돼지고기 같다.

"오, 돼지고기!"

"喝酒不开车了啊"

술 마시고 운전하지 말라고 하며 56도짜리 맑은 술 한 잔을 따라준다.

소스와 계란볶음 요리도 나오고.

소스 먹는 법을 배우고 고기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돼지 머리고기다.

"건배!"

향긋하지만 독한 술에 쓰다는 소리를 크게 내니 다들 깔깔거리며 조금씩 먹으라고 한다.

왼쪽 수줍음이 많은 남자, 오른쪽 활달하고 유쾌한 남자 그리고 자리를 초대해 준 옆자리의 차분하고 성격 좋은 남자.

이렇게 넷이서 여행에 대해, 한국에 대해 그리고 징저우현에 대해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가서 자야 한다며 사진을 찍자 하니 즐겁게 건배샷까지 연출해 주고 한 명 한 명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해준다.

마지막으로 자리에 초대해 준 남자가 따듯하게 어깨를 잡고 눈을 마주치며 또박또박 중국어로 뭐라 했는데 알아들을 수는 없다.

'니 꺼이'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건강하라는 당부거나 여행 잘 해라 하는 격려겠지 싶다.

식당을 나오니 천천히 예쁜 노을이 지고 있다.

숙소에 돌아와 우바이주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니 자기가 일하는 사이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안주어서 내가 가버리고 없었다며 아쉬워한다.

소식을 자주 전하겠다 하니 나중에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선물하겠다고 한다.

오랫동안 우바이주와 위챗을 한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맑은 하늘보다 더 찬란하고 따듯했던 하루다.

"어서 베이징으로 가자!"





경비내역
식비:12위안 / 식료품:24위안 / 숙소:60위안 / 합계:96위안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2일 / 비 ・ 13도
룽성 각족 자치현-퉁다오 둥족 자치현
퉁다오현까지 80km, 하지만 지도에 나오는 길들이 구불구불 수상하다. 험난한 하루가 예상되는 하루다.


이동거리
85Km
누적거리
4,835Km
이동시간
7시간 40분
누적시간
335시간

 
G321도로
 
G321도로
 
 
 
 
 
 
 
44Km / 3시간 35분
 
0Km / 0시간 00분
 
각족자치현
 
간시시앙
 
둥족자치현
 
 
2,050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창문 밖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지 길가 가로수의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휘청인다.

"하필이면 가야 할 방향의 역풍이야."

심상치 않은 바람에 일기예보를 보니 의미를 알 수 없는 번개 아이콘이 가득이다.

"하다 하다 이제 번개 세트냐."

체크아웃을 하고 자전거를 보니 설마 했던 펑크가 나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펑크가 나니 여행 전 여행용 슈발베 타이어로 교체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다.

타이어 내부를 여러 차례 훑어보아도 타이어에 박힌 이물질은 없는데 어찌도 이리 부지런히 펑크가 나는지 모르겠다.

펑크패치를 붙이고 정비를 한 후 잠시 기다려 패니어를 올리니 그때서야 다시 바람이 빠져버린다.

"아, 정말!"

계림에서 정비해 놓은 예비 튜브를 꺼내어 교체하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바람을 넣고 기다린다.

"중국의 빵구 귀신이 붙은 게 틀림없어."

다행히 바람이 빠지지 않는 타이어. 한 시간을 알뜰하게 날려버리고 10시가 가까워서야 출발을 한다.

어두운 하늘, 강한 바람과 함께 멀리 산으로부터 비구름이 내려앉는다.

오늘따라 가벼운 느낌의 페달링 하지만 불어오는 맞바람은 자전거를 그대로 멈춰 세워버린다.

앞서가는 우산을 단 오토바이는 날개가 달린 듯 펄럭거리며 하늘로 날아오를 기세다.

"비, 바람 그리고 산길. 번개까지 치면 완벽하겠네."

빈강(滨江)을 따라 퉁다오 둥족 자치현으로 길을 향한다.

고덕지도가 안내하던 G321번 국도를 벗어나 문제의 구불구불한 산길로 이어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아무리 봐도 시멘트 포장의 고된 산길이 될 것 같다. 잠시 망설임의 시간이 가고 페달을 밟는다.

"바람이 불어오는 국도와 고됨이 예상되는 산길, 이런 불운한 선택의 딜레마가 다 있나. 못 먹어도 고다!"

하지만 산길의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고 채 5분을 가지 못하고 포기한다.

"아니 되오, 아니 되오! 이 길만은 안되겠어. 좀 돌아가더라도 국도를 타고 가자."

초입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며 벽돌들을 쏟아낸 트럭이 아직도 뒤처리를 하고 있다.

중국의 작은 트럭들은 종종 화물들을 떨어뜨리고 다녀서 절대 뒤를 따라가면 안되는 것 같다.

청록빛의 빈강을 따라 이어지는 G321번 국도 역시 구불구불하지만 큰 오르막 없이 이어진다.

차가운 바람에 이어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순간순간 변하는 날씨라서 우의를 챙겨 입지 않고 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

펑크로 인해 아침 식사의 시간을 고스란히 날려버린 뱃속에서 허기짐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식당은커녕 작은 슈퍼라도 있을지 모르겠다.

"역시 저녁밥은 세 공기쯤은 먹어야 아침에도 든든한 건데."

새 집을 많이 지어 올리는 중국의 시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골재를 혼합하는 믹서기다.

마을조차 없는 길을 달리다 길가의 작은 슈퍼를 만난다.

간단하게 빵과 콜라를 6위안에 사서 출출함을 달래고.

재미있는 슈퍼의 추 저울. 간단한 것들은 가격 정찰제를 하면 편할 텐데 중국은 무엇이든 저울에 올려서 판다.

롱지에서부터 사람들은 대나무 작대기를 어깨에 메고 짐바구니를 달고 다니는 방법이 아닌 커다란 대나무 바구니를 메고 다닌다.

중국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템들 중 하나인 의자들은 크기도, 만든 소재도, 모양도 다양하다. 조그마한 의자에 앉으면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곳의 집들은 독특하게 옛 목조 건물들을 이층과 삼층에 올려 지은 것들이 많이 보인다. 이상한 창고처럼 보이는 최근의 벽돌집보다 멋있고 보기가 좋다.

빵을 먹고 얼마 안 가서 작은 시골 마을이 나온다. 어제 2시간 정도 라이딩 시간이 남았던 오후에 도착하려고 했던 피아오리전(瓢里镇)이다.

도로를 따라 돼지고기나 채소 등을 파는 노점들이 이어진다. 길가의 식당들에서 밥을 먹을까 하다 조금 전 먹어둔 빵의 열량으로 충분하여 쉼 없이 지나친다.

"꼭 뭘 하고 나면 그 뒤에 필요했던 것이 나오더라. 뒤에 있을까 싶어 지나치면 아무것도 없고."

중국의 강들에서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 찾아보기 꽤 어렵다. 생각보다 강을 건너는 다리들이 그렇게 많이 놓여있지 않아서 시골에는 나무로 만든 출렁다리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운치는 있는데 말이지."

가끔씩 기와지붕이 올려진 중국의 독특한 다리들. 중국의 옛 건축물들, 다리나 집, 수로들을 보면 나름의 특색이 있고 자연과의 어울림이 좋아 감탄스럽다. 하지만 요즘 건축물은 그냥 우스꽝스럽다.

산골이라 그런지 옛 목조 가옥들이 많다. 이층 또는 삼층으로 지어진 목조 가옥들은 자연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고 독특한 멋이 느껴진다.

"이게 유채꽃이지!"

석물(石物)이라는 비석이나 기념석으로 사용하는 멋들어진 돌들이 많이 놓여있고, 수석 같은 공예점이 많다. 돌이 유명한 동네인가 보다.

중국은 마을마다 대나무 마을, 돌 마을, 나무공예 마을 등등 컨셉이 확실하다. 

돌 마을을 지나 계림 여행을 안내했던 G321번 국도를 벗어난다.

"고맙다. 멋진 광시성, 매력적인 계림이었다."

"중국의 집들은 한 일이 년에 걸쳐 짓는 것일까?" 

온돌을 까는 것도 아니고 난방 시설도 없고, 상하수도나 전기배선이 복잡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짓다 만 집들이 많이 보인다. 주로 대나무와 향나무 같은 것을 짓는 집의 받침대로 사용하는 것 같다.

좋은 풍경으로 길을 이어준 빈강도 한 컷.

할머니가 그녀보다 더 늙은 할머니와 길을 걷는다. 

"부녀지간 아니면 고부지간일까."

G321번 국도를 벗어나 장가계까지 길을 이어줄 G209 국도의 산길이 시작된다.

조금씩 경사를 더하며 오르고 광시성을 벗어나 다시 후난성의 경계에 들어선다.

마을의 멋진 초입을 지나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이 계속되고 반대편의 코너를 돌아 사이클을 탄 남자가 내려온다.

"짜요!"

잠깐 눈이 마주친 남자가 응원의 말을 던지고 지나간다. 넓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만난 라이더다.

남자가 내려온 코너를 돌자 검은 개가 자전거의 길을 막고 사납게 짖어댄다.

길을 막고 따라 올라오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짖어대더니 서둘러 속도를 내는 더욱 거세게 따라붙으며 리어 패니어를 물어뜯으려고 한다.

"저리 안 가. 광견병 접종은 안 했단 말야!"

개의 눈을 계속 바라보며 오르막에서 속도를 내어 있는 힘껏 페달을 밟으니 20미터쯤 쫓아오다 돌아간다.

"빌어먹을 개새끼!"

오르막에서 힘을 쓰다 보니 순식간에 기진맥진이다.

중국의 개들은 못 먹어인지 삐쩍 마른 것들이 늑대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다. 도로를 가로막고 차들이 크락션을 울려도 쉬 피하지도 않고 중국 사람들처럼 제멋대로다.

별일 없었음을 안도하며 길을 오르는데 이번에도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길에서 30미터쯤 떨어진 집에서 누런개가 무서운 기세로 나를 향해 달려온다.

"썅! 오지 마!"

측면에서 달려드는 개의 기세가 대단하고 위험하다. 다시 개의 눈을 보며 속도를 내며 겨우 뿌리친다.

무섭게 달려드는 사나운 개들을 피하느라 완전히 녹초가 돼버렸다.

"아, 된장을 발라도 시원치 않을 개새끼들!"

개들을 피해 산길을 오르고, 달려드는 개보다 더 살벌한 중국의 안내판이 보인다.

가끔 산을 통째로 깎아내는 중국의 산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중국의 많은 인구를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자원의 소모가 필요할지 가늠도 안된다.

오르막 안내판 4종 세트가 길을 안내한다. 

"급회전, 급경사, 위험, 지그재그."

돌고 오르고 돌고를 반복하다 내리막이 시작되고, 벗어놓은 장갑을 끼고 자켓의 지퍼를 올린 후 내리막의 보상을 받기 위해 출발했지만 그것이 무색하리만큼 짧은 내리막은 바로 끝나버린다.

"..."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을 투덜거리며 오랫동안 오르고.

다시 만난 내리막 810미터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야! 뭔가 계산이 틀리잖아. 올라온 거리가 얼만데 겨우 810이야."

고개의 정상에서 쓸데없이 내려가면 더 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산골에도 목재 가옥이 사라지고 그 형태만을 그대로 본뜬듯한 모양 없는 벽돌 가옥들이 들어선다.

언젠가 사라져버릴 그것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긴 오르막이 끝나고 꼴랑 1,200미터 정도를 내려간다. 내려간 거리에 알파를 더해 다시 오르라는 안내와 다를 바 없다.

소수민족 자치구에 들어선 롱지에서부터 이 모양의 건물이 자주 보인다. 확실히 롱지전을 지나면서 부터는 풍경도, 사람도, 건물들도 모두 이색적인 모습이다.

오르막에서 만난 중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경운기는 미니멀한 사이즈다. 척박한 산자락의 꼭대기에서도 삶의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하늘이 보이는 고개의 끝을 마주한다.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인가? 분위기가 마지막 고개 같은데!"

2km쯤 내려가던 길은 그것으로 끝이 나고.

마을을 오르던 중 한 아저씨가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워 주고, 두 명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할로우'하며 인사를 한다. 중국에서 쉽게 받을 수 없는 환대의 인사에 즐거운 인사로 답을 한다.

차가운 바람과 안개비가 시작되는 마지막 고개에 도착한다. 퉁다오현까지 45km를 남기고 들어선 G209 국도는 아직도 26km가 남아있다.

"겨우 내려가려니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오네."


몇 분이 안돼 5km가 삭제되고, 자켓은 순식간에 젖어버린다. 롱청전(陇城镇)에 들어선다.

제법 규모가 되는 마을의 식당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세운다.

마침 먼저 있던 손님들의 메뉴가 나가는 것을 보고 똑같은 것을 달라고 요청한다. 얼마인지 물으니 15위안이라 한다.

"쓰우콰이!"

물론 돼지고기가 들어간 메뉴다.

남편은 요리를 하고 아내는 국을 끓인다.

잠시 후 나온 음식은 돼지고기볶음과 배춧국. 우선 선지가 들어간 배춧국은 부드럽고 향긋한 배추향이 좋고 국물이 시원하다.

"완전 해장용인데."

메인 메뉴로 나온 돼지고기볶음은 시래기 같은 건조한 채소를 잘게 썰어 돼지고기와 말린 고추 등을 넣어 볶은 것으로 먹는 순간 짧은 감탄이 나온다.

"와우, 최곤데!"

중국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고 입맛에 맞는 음식이다.

따듯하고 편안한 배춧국이 언 몸을 녹이고 시래기 돼지고기와 머슴밥으로 허기짐을 채운다.

식당의 테이블 아래 전기난로가 놓여 정말 따듯하다. 식사가 끝났음에도 선뜻 일어나지 못하는 한없이 나약하고 가벼운 마음이다.

거실이나 가게 같은 곳에 내부 난방을 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이렇게 테이블 밑에 난로를 두고 자기들만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손님의 테이블마다 난로를 둔 곳은 처음 본다.

"페이창 하오 츠!"

'내가 중국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의 맛이다'했더니 '그렇냐'며 좋아한다.

밥을 먹고 나니 4시가 되고, 앞으로 내리막길일 테니 21km 거리의 퉁다오까지 5시 반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비와 함께 맞바람이 불어오지만 내리막의 가속도가 붙은 무거운 자전거를 방해하지는 못하고, 30분 만에 10km가 사라진다.

산길을 내려가는 동안 소수민족의 독특한 옷차림과 복장을 한 사람들을 자주 지나친다.

조금씩 도로의 상태가 나빠지더니 퉁다오를 10km 정도를 남기고 지옥문이 열린다. 도로포장을 다시 하는지 길들이 파여있고 곳곳이 시멘트 흙탕물로 엉망이다.

웅덩이를 지날 때마다 털털거리며 좌우로 미끄러지는 바퀴들 그리고 대형 트럭들의 통행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수없이 많고 불규칙하게 파여있는 흙탕물 웅덩이를 지나며 매너 없는 운전자가 지나가면 큰일이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그때 그분이 지나간다.

블랙코드의 복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감사하게도 시멘트 흙탕물로 회색빛 무늬들을 흩뿌려 밋밋했던 복장을 화려하게 수놓아 준다.

"고맙다. *&^*#*#&$&$^*#&$^!"

어디에나 그런 사람들은 있으니 중국인을 뭐라 할 수는 없고, 인구의 1%만 저러해도 매너없는 사람이 1,500만 명이나 된다는 것이 문제겠지 싶다.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돼버린 자전거와 옷들이다.

중심을 잡느라 손아귀가 아파오고 그 와중에 길은 오르막이 이어진다.

"대체 얼마나 파헤쳐 놓은 거야?"

무려 6km에 이르는 지옥을 경험하고 심신이 너덜너덜거리며 6시가 되어서야 퉁다오의 시내로 들어선다.

초입부터 오묘한 산들이 우뚝 솟은 퉁다오현.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시멘트 흙이 마르기 전에 자전거를 세척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첫 번째 주유소를 들렀지만 세차를 하는 차량들이 있어 되돌아 나오고, 두 번째 주유소에 들렀지만 세차 시설이 없다.

주유소 세차를 포기하고 신호등을 건너 좌회전하려는데 주유소에서 검은 요크셔 같은 작은 개가 나와 길을 막고 따라오며 짖는 바람에 좌회전 신호를 놓쳐버린다.

"아, 오늘 개새끼들이 왜 이래!"

가장 가까운 곳의 주점으로 들어가 자전거를 세차하고, 시멘트로 엉망이 된 옷들을 씻어낸다.

"오늘 저녁은 건너뛰자. 먹는 것도 귀찮고 힘들다."

저녁이 되니 화려한 조명이 들어오는 퉁다오현이다.

"야경이 알록달록 이쁘네."

아침나절 펑크로 시작하여 비와 바람, 오르락내리락 산길과 사나운 개들 그리고 시멘트 흙탕물까지 뒤집어쓴 이상한 날이다.

"맛있는 음식도 먹었고, 예쁜 야경도 봤으니 그럭저럭 퉁치자."

아침에 예보되었던 번개 세트가 빠졌다고 생각했더니 자료를 정리하는 동안 비가 내리고 요란한 번개가 번쩍번쩍 거린다.

"참나, 이상하고 요상한 날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