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일 / 비 ・ 7도

레이양시-창닝시

다시 시작된 비, 계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긋한 겨울비를 맞으며 오늘도 달려본다.


이동거리

54Km

누적거리

4,321Km

이동시간

4시간 20분

누적시간

291시간


S320소도
S320소도
25Km / 1시간 55분
29Km / 2시간 25분
레이양시
이티안전
창닝시
 
 
1,572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다시 시작된 빗줄기, 아침부터 생각보다 굵은 빗줄기가 내린다. 계림까지는 340Km 정도가 남아있다.


"오늘 창닝시까지 갈까 아니면 바수이전까지 100Km를 갈까."


일정을 조금 줄이기 위해 바수이전까지 진행할 생각으로 출발을 준비하고 1층 프런트로 내려간다. 프런트 사무실 창고에 넣어둔 자전거를 꺼내고 뒤바퀴를 확인해 보니 공기가 없이 주저앉아있다.


"아, 정말!"

 



타이어에 이물질이 박혀있지는 않고 튜브를 꺼내 공기를 넣은 후 펑크가 난 곳을 찾지만 실펑크각 난 것인지 구멍 난 곳을 찾을 수가 없다.


"화장실 어디에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프런트 직원에게 '쑤이'라고 두어 차례 말하니 눈치를 채고 알아듣는다. 직원 화장실에 들어가 튜브를 물속에 담그니 한 곳에서 '뽀그르르' 공기 방울들이 올라온다.



펑크를 수리하고 제어가 되지 않던 뒤캘리퍼의 유격을 조정하고 나니 10시가 되어버린다.


"아무래도 50Km 정도에 있는 창닝시까지 가야겠네."


패니어들을 모두 장착하고 프런트의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출발을 하려는데 뒤바퀴 모양이 이상하다. 확인해 보니 방금 채워놓은 공기가 패니어를 장착함과 동시에 빠르게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OMG!"


다시 패니어들을 떼어내고 펑크 수리 작업을 다시 한다. 물속에 담가보니 23C 얇은 튜브 탓에 펑크 패치를 정확한 위치에 붙이지 못하여 공기가 새고 있다.


사포질을 하고 구멍이 난 위치에 패치를 붙여 정비를 한 후, 패니어들을 장착해 놓고 숙소 앞 중국 건설은행에 가서 현금을 조금 인출한다.


"되돌아가서 다시 바람이 빠져있으면 오늘 출발하지 않을 거야!"


다행히 이번에는 펑크 수리가 잘 된 모양이다. 11시, 친절하고 잘 웃던 숙소의 직원들과 인사를 다시 하고 창닝시를 향해 출발한다.



펑크수리를 하는 두 시간 동안 어떠한 변화도 없이 빗줄기는 계속된다.



20분 정도, 비가 오면 정신이 하나도 없는 중국 도심의 도로를 벗어나 조금은 한적한 S320 도로로 진입한다. 계림을 알리는 이정표들이 이제는 보이기 시작한다.


여전히 예전 방식의 짐지게를 사용하는 중국의 시골 사람들이다.



중국의 도심에는 하늘 높이 올라가는 빌딩과 넓은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 중이라 바쁘고, 시골에서는 집을 새로 짓기 위해 마당 가득 붉은 벽돌들을 쌓아놓은 집들이 많다.



오늘도 산을 타고 오르고 넘어가더니 급기야 터널을 지나간다. 황산을 가기 위해 지나가던 길들에서 여러 터널을 지나친 후 오랜만에 만난 터널이다.



S320 도로의 길은 쉽게 내리막을 내어주지 않는다.



잠시 비기 멈춘 시골 마을의 풍경은 그지없이 좋기만 하고.



끝내는 다시 산의 정산에 올려놓는다.




11시, 출발 후 쉼 없이 달리던 길을 잠시 멈춰 서서 하늘 위로 뜨거운 소변 줄기를 날려준다. 시내까지는 20Km 정도 남아있다.



몇몇 가구들만이 사는 마을조차 드문드문하고 시골의 마을들은 셔터로 만든 문들을 모두 내려놓아 인적감이 전혀 없다.



독특하게 이곳의 여러 집들은 새 집을 짓기 위해 평지가 아닌 언덕을 파낸 후 그곳에 지반을 다진다. 집을 짓는 모양이 약간 이상한데, 한 번에 짓기보다 조금씩 조금씩 벽돌을 올리는 것 같다.


지나다 보면 집을 짓는 건물인지 해체를 하는 건물인지 헷갈릴 정도로 짓다만 것처럼 보이는 건물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요즘에 짓는 집들은 현관을 셔터로 만드는 게 유행인가 보다.


셔터가 달린 1층은 어떤 집은 차고, 어떤 집은 거실로, 어떤 집은 창고 그리고 어떤 집은 가게로 사용하고 가지각색이다. 내가 보기엔 나무 현관이나 스테인레스 현관이 그나마 집 같아 보이는데.



내려갈 것 같지 않던 길은 시내를 10Km 정도를 남기고서야 나지막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간만에 달려볼까!"


언더 핸들을 잡고 내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앞에 보이는 길들이 차들로 정체되어 있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중국의 도로에서 정체 현상은 많은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돌아다니는 시장의 초입이거나 사고가 난 것이다.


길게 늘어선 차량들의 옆으로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동안 성급하고 제멋대로인 중국의 운전자들은 역주행을 하거나 자전거 도로마저 막고 서있다.


"그렇게 하면 갈 수 있다니?"



정체된 길을 따라 이동하니 화물차량 한 대가 역방향으로 도로를 막고 있다. 도로 한가운데 아무렇게나 정차를 해놓고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하거나 핸드폰을 보는 차량은 너무나 많이 봐왔기에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운전자가 없네. 오줌이라도 싸러 갔나 보지?"


그런데 화물 차량의 사진을 찍고 왼쪽을 보니 앞범퍼와 본네트가 찌그러져 있는 승용차가 보인다. 사고가 난 모양인데 승용차가 화물차를 들이받아 화물차가 밀려났을 리는 없고 도로로 진입하려던 승용차를 화물차가 피하며 들이받았나 보다.


중국의 운전자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탄 사람에게는 위협적으로 운전을 하지 않는다. 단지 시끄러운 크락션을 자주, 길게, 크게 울리면서 조금은 비껴 지나갈 뿐이다.


하지만 운전자들 간에는 무모할 정도로 운전을 하거나 지나치게 양보를 하지 않는다. 아슬아슬하게 추월을 하는 차량들, 무조건 차량의 머리부터 들이밀어 도로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저 크락션만 울려대면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각자의 진행들을 한다.


어떻게 이런 저급한 교통문화가 생겨났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그런 것들로 크게 다투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자칭 호방하다는 중국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허세, 자기중심적인 제멋대로의 행동을 그들은 호방하다고 생각하나 보다 싶다.


길게 막혀있는 반대편 차량들을 곁을 지나쳐 창닝시를 향해 내달린다. 갑자기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가 시야를 흐리게 만들어 놓는다.



사람들과 오토바이, 삼륜차와 승용차가 뒤죽박죽 엉켜있는 시내의 시장 주변에 위치한 숙소를 찾아가 들어가니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는 나를 향해 자전거를 끌고 들어오면 안 된다는 표현만 할 뿐 숙박이 되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는다.


"손님이 오면 먼저 인사를 좀!"


더 묻지도 않고 나와 주변 숙소를 검색하고 저렴한 빈관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주숙등록을 해야 하고, 말이 안 통하고 때로는 정말로 불친절한 중국의 숙소들이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주점이나 빈관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빈관인데 무려 4층의 방을 내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



샤워 후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 주변 음식점에 들어가 고기가 든 메뉴들을 시키니 재료가 없는지 '메이요'하며 투덜거리듯 메뉴판을 가져가 버린다.


"할매, 요거는 있어?"


가게의 벽에 붙어있는 고기 메뉴를 가리키며 말하자 없는 것만 시킨다는 듯이 더 시끄럽게 성을 낸다.


"할매, 아무것도 없는 거야! 재료가 없으면 사진을 붙여놓지 말아야지 시킨다고 성을 내면 어떻게 해!"


활짝 웃으며 한국말로 할머니처럼 시끄럽게 떠들고 나온다. 준비가 되지 않은 메뉴에 미안해하며 다른 메뉴를 권해주는 한국의 식당 아주머니들을 정말 친절한 거다.


다른 음식점에 들려 14위안짜리 밥을 먹고 슈퍼에 들러 비상식들을 조금 사둔다. 식당에서도, 슈퍼에서도 나의 쪼리를 가리키며 서로들 웃는다.


"한국이었으면 반바지에 쪼리 신고 편의점에 갔을 텐데. 이게 그렇게도 이상한가?"


여행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3~4일 후면 계림에 도착한다. 아마도 계림에서 방향을 틀어 베이징으로 향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빡빡한가? 조금 열심히 달려야겠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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