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일 / 비 ・ 4도

징더진-러펑시-위간현

황산에서 계림까지 1,000km의 여정, 중국이 넓긴 넓다. 계속되는 흐린 날씨속에 오늘은 비 내림의 양의 심상치 않다. "그래도 달린다. 계림으로.."

이동거리

107Km

누적거리

3,670Km

이동시간

7시간 06분

누적시간

245시간


G206성도
G206성도
47Km / 3시간 05분
60Km / 4시간 01분
징더진
러핑시
위간현
 
 
921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중국의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내리는 비의 양이 갈수록 많아진다.


"아, 오늘도 망했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늘을 쳐다봐도 흐린 회색빛 하늘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도로변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내려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



"햄버거는 점심으로 먹고, 일단 이 녀석부터."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패니어들을 들고 밖으로 나온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이상한 건물의 구조가 아침부터 힘들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 사람들은 이제 자전거에 관심이 없어."



어제 세차를 하지 못한 자전거에서는 서걱서걱 거리는 소리가 난다. 9시, 호텔의 맞은편 징더전 성의 측면으로 자리 잡은 옛 골목을 둘러보고 서둘러 길을 출발한다.



한 시간 정도의 첫 번째 라이딩을 끝내고 잠시 쉬어가려는 찰나 도로 건너편으로 재래시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심심한데 구경이나 하고 가자."



자전거를 끌고 시장으로 들어간다.






"민물고기일 텐데, 크기가 엄청 크네."







조금은 어둡고 음침한 작은 시장의 끝에 정육코너가 보인다. 묵직한 칼을 들고 숨겨둔 무술 실력으로 달려들 것 같은 남자들을 향해 걸어간다.


"중국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니 하오."


시선이 마주치고 포스가 느껴지는 정육점 남자들과 딱 봐도 중국인 같지 않은 이방인의 등장에 멈칫 놀라기는 서로 마찬가지다.



"워 쓰 한궈렌."


한국인라고 소개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굳은 표정들이 순식간에 밝게 변한다. 어디로 가는지, 중국이 어떤지 등등의 질문을 계속하며 관심을 드러내는 남자들이 귀엽기만 하다.


"중궈 헌 하오!"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을 좋다고 하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쌍엄지를 치켜세우며 중국이 마음에 든다고 하니 덩달아 '너도 대단하다'며 쌍엄지를 치켜세운다.




유난히 볼이 빨간 중국의 아이들은 너무나 예쁘고 귀엽다.



정육점 코너의 남자들과 한바탕 어수선한 웃음으로 떠들고 나니 시장 사람들의 시선이 한층 부드럽다.



"너네는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된다."




짧은 시간 재래시장을 구경하고 길을 이어간다. 후저우시를 떠난 후 산골의 사람들과 황산의 아저씨, 청여요 가족, 징더전시 주점의 직원들 그리고 재래시장의 사람들과 스킨십을 갖다보니 중국의 사람들도 친숙해지고 익숙해진다.


"저건 뭘까?"


하늘 높이 거대하게 올라간 기둥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천천히 거대한 기둥으로 다가서니 엄청난 너비의 굴뚝이다.


"화력 발전소인가?"



거대한 굴뚝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이 길은 굴뚝이 솟아있는 넓은 건물을 돌아.



난데없이 산길로 이어진다. 지도를 켜고 멀지 않은 곳에서 G206 도로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길을 따라간다.



"아니. 이건 아니지!"



흙탕물과 물웅덩이가 펼쳐진 흙길을 방열 공장에서 출발한 듯한 덤프트럭들과 함께 달려간다.


다행히 흙길은 10여 분 만에 끝이 나고 매끈한 G206 도로에 접어든다.


"이런 거 하지 마. 축축하게 내리는 비로도 충분하잖아."



12시, 러핑시에 도착한다.




"갈수록 대책이 없어진다."



풍성한 가로수의 시내를 지나간다. 깨끗하고 조용한 징더전시의 풍경과는 완전히 상반된 어수선하고 복잡하지만 활기가 넘치는 중국 도시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메인 도로를 따라가다 작은 수로 건너편으로 들어선 길고 긴 목조 건물이 눈에 들어와 자전거의 방향을 틀어 들어간다.


"아주 길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긴 목조건물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강한 호기심이 생겨나지만 자전거를 끌고 안으로 들어갈 엄두는 나질 않는다.



수로를 따라 긴 건물의 끝으로 돌아가고 펼쳐진 풍경에 궁금했던 건물이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시장이네. 재래시장!"



지도를 켜고 메인도로의 방향을 확인한 후 시장을 가로질러 구경을 하기로 결정한다.


























시장의 한 골목만을 가로질러 왔지만 엄청나게 큰 시장이다. 재래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생동감과 활기 그리고 왠지 모르게 바가지를 쓸 것 같은 불안감은 한국과 비슷하다.




시장이 끝나고 메인도로로 돌아왔지만 세상에 바퀴 달린 모든 것들이 굴러다니는 것처럼 요란스럽고 혼잡하다.


"징더전시가 이상한 거지. 이런 게 중국이지!"





30분을 달려 러핑시를 빠져나오니 도로의 풍경은 조금 한적하게 변한다.



중국의 도로는 언제나 마을의 중심을 관통하고 도로변으로 길게 들어서 있는 집들의 모습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버스 정류장이나 앉아서 쉬어갈 공간이 없는 중국의 도로, 셔터가 내려진 집의 짧은 처마 밑에서 잠시 쉬어간다.



어제 사 놓은 햄버거로 늦은 점심을 하고.



"시장에서 따듯한 면이라도 먹을 것을 그랬나."


아직은 뭔가 낯설고 어색한 면이 있는 여행자다. 



다시 축축한 빗속으로 들어간다.



"근데 마을의 대문들은 왜 이렇게 크게 짓는 거야?"




작은 마을의 도로를 따라가던 중 도로변에 모여 우산을 들고 춤을 추는 것 같은 여자들을 발견한다.



음악에 맞춰 우산을 들고 뭔가를 하는데 이해하기는 힘들다. 별스럽지 않는 동작들을 하며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들이 마냥 즐거워 보일뿐이다.



"마을 행사 같은 것이 있나?"



세차장이 있는 도로변의 주유소를 보고 들어간다.



자동차에 물을 뿌리고 있는 세차장의 직원에게 물호수를 사용해도 괜찮은지 물으니 사용하라는 제스처를 한다.



자전거를 눕히고.



"의미는 없어도 너 좀 씻자."



이틀 동안 묵어있던 모래들을 씻어내니 마음만은 시원하다.



갈수록 비 내림의 기세가 더해진다.



"에쉬, 완전히 젖어버렸네."



안개비처럼 내리던 비가 날이 갈수록 계절을 역행하듯 강하게 내린다.



딱히 쉬어갈 공간이 없는 중국의 도로는 비와 함께 계속 이어지고.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끌고 문이 닫힌 가정집의 처마 밑으로 들어간다.



"앉고 싶은데."


앙증맞은 중국의 의자에 앉아 쉬고 싶은데, 인기척이 없는 집에서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저건 어떤 컨셉일까?"


표현하는 감각들이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묘한 즐거움을 주는 중국의 풍경들이다.



위간현으로 들어가는 씬지앙강을 건너고.



도로변의 주점을 보고 자전거를 세운다. 완전히 젖어버린 하루의 피곤함에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한국 사람인데 잠을 잘 수 있나요?"


어린 여자 직원을 시큰둥하게 그렇다며 답변을 한다.


"얼마?"


여자 직원은 150의 숫자를 적어 보여준다. 크고 넓은 리셉션의 공간이 있는 전형적인 중국의 오래된 주점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너무 비싸. 깎아줘!"


조금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자에게 중국 영화에서 본 것 같은 과장된 목소리로 비싸다는 제스처를 다시 한번 보여주니 이번에는 어리둥절 당황스러워한다.


잠시 후 중년의 여성이 다가와 상황을 파악하더니 120위안을 내라고 한다.


"씨에 씨에!"


처음부터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있던 어린 여자 직원에게 이름을 묻자 끝내 배시시 웃고 만다.


"그래, 웃어!"



자전거를 방에 넣어도 되는지를 묻자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렇게 하라는 제스처를 한다.


"역시 중국의 오래된 주점은 자전거 보관이 좋아!"


간단히 샤워만을 하고, 여자 직원에게 음식점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고 근처의 식당으로 찾아간다.


"그림판 너무 좋아!"



"오늘은 고기 느낌이 아니다."


그림 메뉴판은 메뉴를 선택하기가 편하지만 너무나 많은 음식들이 결정 장애의 면면을 되살려 놓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손님이 없는 식당에 낯선 한국인의 방문이 재미있는지 식당의 여자는 친절하게 응대를 한다. 두부요리를 선택하고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볶은 호박씨 같은 것과 함께 테이블에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와 포장된 식기 그리고 커다란 그릇 하나를 올려놓는다.


"손 씻는 거야?"



주문한 메뉴를 조리하는 동안 식탁에 올려진 난감한 것들을 가리키며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른다는 제스처를 하니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가 가다 와 웃으며 식기들을 큰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오호. 소독하는 거야? 따듯하게 만드는 거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주문한 두부 요리가 나오고 역시나 말려서 사용하는 것 같은 두부의 쫄깃한 식감이 좋다.



한두 점 밥과 함께 먹고 있으니 아주머니는 미나리를 듬뿍 올려준다. 겨우 13위안의 메뉴 하나를 주문하고 머슴밥을 먹고 있는 한국 사람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씨에 씨에."



숙소로 돌아와 하루 일과의 마무리 같은 빨래를 하고, 난방기 주변에 옷과 양말들을 요령껏 걸어놓고 잠이 든다.


내일은 타이호만큼 큰 포양호를 지나 대도시 난창시로 들어갈 생각이다.


"몹시 지친 하루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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