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일 / 비온 뒤 맑음 ・ 2도 

상하이 푸동 상위안 호텔

비가 내리는 상하이, 여행 출발의 긴장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피곤함과 어제 푸동 공항의 방황으로 녹초가 되어버린 몸을 내리는 비를 탓하며 핑계 삼아 하루를 더 상위안 호텔에서 스테이 하기로 하였다.

이동거리

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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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5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173시간


자전거정비
VPN
0Km / 0시간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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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위안
정비
샹위안
 
 
0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간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한국에 있었다면 이불 밖이 위험하여 나가기 싫은 그런 날씨다. 


"비도 오고 하니 하루 더 머물러야겠다."


호텔 입구에 세워두었던 자전거는 어제의 그대로 자물쇠가 걸린 채 놓여있고 다행히 처마 밑이라 비에 젖지는 않았다. 


"It's raining. I'll stay one more day." 


어제의 친절한 직원이 알아듣고 방을 청소해줘야 하는지 묻는다. 


"부쓰"


숙박비를 결제하고 방으로 돌아와 정리해 둔 패니어들을 모두 들고 나오자 직원이 의아한 듯 쳐다본다. 1일의 숙박을 더 연장하고 갑자기 짐들을 챙겨 나오니 그럴 수밖에. 


"Test! Not check out."

 


우선 공항에서 정신없이 조립했던 자전거들을 정비한다. 헤드셋을 풀어 핸들의 각도를 조절하고 브레이크 캘리퍼의 유격을 맞추고, 안장과 짐받이들의 볼트들을 다시 한 번 조인다. 휠셋의 큐알 레버들을 풀어 다시 조이고 뒷변속기에 무리가 가지 않았는지 변속을 해본다.


패니어를 걸지 않고 테스트 주행을 해보니 다행히 변속기는 이상이 없다. 짐을 분배하여 무게를 나눈 패니어들을 걸고 다시 호텔의 주차장과 호텔 앞 도로를 주행한다. 자전거의 흔들거림은 많이 줄어들었고 전체적으로 묵직함이 느껴지지만 주행을 하기에 문제없어 보인다.


"됐다. 짐을 조금 더 넣어도 되겠는데."  



"진작 알았으면 어제 그렇게 고생은 안 했을 텐데." 


시험 주행을 마치고 주차장에 놓여있는 픽업용 콜밴을 바라보며 애꿎은 차량의 타이어를 발로 툭 찬다.


12시 무렵, 비는 멈췄지만 차가운 바람은 여전히 불어오고 있다. 옷가지들을 챙겨 입고 주변의 근거리를 돌아보기 위해 자전거를 끌고 나온다. 동네의 길마다 갖가지 형상을 한 바위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고 그 앞으로 사람 모양의 얼굴들이 그려진 돌들이 하나씩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 지질공원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인데 별 관심이 없다. 



차가운 바람에 못 이겨 20여 분의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다. 평균 기온이 서울보다 8~10도 정도 높다지만 꽤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다.



호텔에 돌아와 휴대용 버너의 연료인 휘발유를 사기 위해 직원에게 요청을 한다. 빨간색 MSR 연료통을 보여주며 휘발류가 필요하다고 하니 직원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汽油?"


"가솔린, 화이트 가솔린을 사고 싶어."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의 직원, 중국의 포털인 바이두에 접속하여 MSR 버너의 페이지를 보여주며 白汽油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92호, 95호 등의 숫자들을 보여주며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묻는다.


"화이트 가솔린, 白汽油!"


답답해하던 직원은 중국에는 기름의 종류가 많다며 콜밴의 기사가 오면 물어보겠다고 한다. 


"중국은 기름에 숫자를 붙여서 부르는구나."


오후 3시쯤,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나를 직원이 부른다. 


"중국은 휘발유를 밖으로 가지고 나가지 못한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살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알았다고 답한다.


프런트 앞 의자에 앉아 휘발유를 살 수 있는 방법을 검색하는 동안 한 노년의 남자가 나와 영어로 발 마사지를 하고 싶다며 택시를 불러달라 요청을 한다. 짧은 영어 이외에 대화가 되지 않는 직원과 한참을 실랑이를 하던 남자에게서는 취객의 모습들이 보인다.


중국인 특유의 몸짓으로 영어를 사용하던 남자는 답답했던지 경상도 억양이 들어간 한국말을 중간에 내뱉고, 직원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웃음을 보인다.


"한국인이세요?" 


남자는 깜짝 놀란듯 반가워하며 자기 방으로 가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한다. 


"오랜만에 한국어를 해서 좋다. 내 방에 가서 이야기 좀 합시다."


자신의 방으로 가자는 남자에게 점심을 먹지 않은 터라 식사를 하러 가야 하니 밥을 먹고 놀러 가겠다하며 일단 자리를 피한다. 



"워 커이 츠마?"


외진 동네라 변변한 식당은 없다. 어제의 슈퍼 옆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벽에 붙은 메뉴 사진 중 돼지고기가 들어간 것을 골라 달라고 한다.


어두운 가게, 여전히 물같은 것은 주지 않는다. 10분 정도 지나자 접시에 돼지고기와 고추를 볶은 메뉴가 나오고 대접에 주걱만한 숟가락과 함께 밥이 담겨 나온다. 


"젓가락도 없이 어떻게 먹으라는 거지."


테이블 위에 비닐로 포장되어 있는 술잔, 밥그릇, 숟가락 그리고 젓가락을 가리키자 사용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어떻게 포장을 했을까 궁금해하며 포장지를 뜯어 밥그릇과 숫가락을 꺼내어 사용한다. 비닐 포장만 되어있을 뿐 깨끗해 보이지도 새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요리는 제법 입맛에 맞았고 고추의 식감도 꽤 좋다. 단지 고추와 고기의 비율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은 얇은 마음. 


"역시, 고기가 진리지."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 하자 28원을 달라고 한다다. 왜?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식사 때 사용한 포장이 된 젓가락과 수저의 비용으로 4원을 더 받는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네. 어째 뜯을 때부터 느낌이 이상했어."


나름 입맛에 맞는 괜찮은 요리였으니 됐다 싶어 계산을 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발 마사지를 가겠다던 남자는 아직도 직원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를 바라보던 직원이 'Crazy'를 외치며 난감하다는 듯 구원의 손길을 바라며 웃는다.


"저랑 선생님 방에 놀러 가시지요." 


남자를 데리고 가니 직원은 고맙다는 듯 어깨를 들썩인다.



방에 들어가자 테이블 밑에 고량주로 보이는 술 한 병이 이미 비워진 상태고, 남자는 한국식으로 방바닥에 앉아 이야기하자며 캐리어에서 중국술 한 병을 더 꺼낸다. 컵에 한 모금 정도 술을 따라 마시고 중국에서 25년을 살았다는 남자와 20분 정도 대화를 한다.


"내일 자전거를 타야 해서 이제는 가봐야 할 것 같다요."


남자는 건강하게 여행하라며 300위안을 꺼내어 준다.



숙소의 매점에서 여행 중 사용할 라이터를 4개 구매해서 패니어 마다 하나씩 넣어둔다. 그리고 어제 버리려고 빼놓았던 책과 핫팩 등 조금 더 담을 수 있는 것들을 골라 리어 패니어에 채워 넣으니 버리는 짐들은 소소한 몇 가지뿐이다.



조금 출출한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중국쌀은 배가 금방 꺼지나 보다. 어제 보아두었던 숙소 앞 노점상에서 무엇을 파는지 궁금하다.



부침개 같은 것과 소시지를 파는 노점상이다.



노란색 계란 부침처럼 보이는 것을 가리키며 얼마냐고 묻자 뒤쪽의 꼬치 같은 것을 가리키며 뭐라 중국어로 빠르게 말한다. 도저히 느낌으로도 알 수 없는 난해함이다.



어쩔 수 없이 만만한 소시지를 하나 달라고 하여 먹는 동안 중국 청년이 노점상으로 와서 주문을 한다. 


"모르면 따라 하면 되지."



유심히 노점상 아주머니와 중국 청년의 행동을 관찰하니, 부침개처럼 생긴 것을 고르고 소시지와 뒤쪽의 부속 내용물을 선택한다. 그리고 선택된 소시지를 잘게 자르고 부속물들에 3가지 정도의 소스를 첨가하여 볶은 뒤 부침개에 말아서 준다. 


"오호, 부침개 케밥!" 



중국 청년이 가고 난 뒤, 그와 똑같이 손가락으로 주문을 한다. 부속물들과 소스를 넣을 것인지의 질문에 모두 OK! 


부침개 케밥을 받고 얼마인지를 묻자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됐다는 듯 웃으며 두 검지로 열 십자를 그린다. 


"10위안!"  



부침개를 하나 받아들고 숙소로 돌아온다. 어제부터 나를 시험에 들게 만들던 숙소의 방문이다. 


"신고 들어가라는 걸까 아니면 벗고 들어가라는 걸까." 


오후에 남자의 방에 놀러갔을 때 남자는 거침없이 방안으로 신발을 신고 들어갔었다.


"뭐, 진짜 어색하지만 벗고 들어가자."



부침개 케밥은 딱 우리의 부침개처럼 밀가루와 기름냄새가 난다. 문제는 부속물에 함께 첨가했던 소스들인데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감자와 야채 그리고 소시지가 잘게 썰어 들어간 부침개 맛이다. 속에 넣었던 소스는 뒤끝을 약간 매콤하게 만들어 입맛에 딱 좋다. 


"어호, 이거 맛있네!"



부침개를 먹으며 구글과 네이버 그리고 티스토리를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VPN을 알아본다. 중국은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 그리고 우리나라의 커뮤니티 서비스들을 접속 차단하고 있다. 또 우리 역시 중국으로부터의 해킹 등을 막기 위해 중국 아이피의 접속을 일부 서비스에서 차단하고 있다.


네이버의 메인 서비스는 접속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 하였지만 블로그, 카페, 티스토리는 아예 접속이 돼질 않는다. 단기 여행이라면 며칠쯤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어쩌면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속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블로그의 제목들만 볼 수 있는 네이버를 검색하여 차단된 접속 아이피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가장 편한 것은 VPN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쉽게 한국 서버에 접속하여 한국 아이피를 부여받은 뒤 해당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많은 무료 VPN 앱들이 있지만 대부분 일정 기간(1~7일)에 한해 사용할 수 있고 무료 서버들은 접속량이 많은 것인지 속도가 느리거나 접속이 돼질 않는다.



중국 여행 전 VPN 앱들을 여러 개 다운받아 왔지만 결국은 돈을 내고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라는 말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무선인터넷의 DNA 서버 주소를 바꾸어 1.1.1.1로 고정시키는 방법이 있다. 쉽게 TCP/IPv4의 설정을 기본 설정 DNS 서버(P): 1.1.1.1 / 보조 DNS 서버(A): 1.0.0.1으로 고정하는 것이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지만 접속이 안정적이지 않아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기에 알맞은 것 같다.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80일 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VPN 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겠다 싶다. 


"중국, 여러 가지로 어려운 나라다." 


여러 업체 중 판다VPN(pandavpn.co.kr)을 선택하고 1일 무료체험 서비스를 신청한다.


위챗으로 아이디와 비번을 부여받고 어렵지 않게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VPN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팅들을 하고 테스트. 접속도 원활하고 막혀있던 구글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우리나라의 커뮤니티들로 오픈된다.


"됐어. 그냥 마음 편하게 이걸로 쓰자."


1개월 핸드폰과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14,000원, 무료체험이 끝나는 내일 정식 서비스를 결제해야겠다. 


온라인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행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소식을 전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으니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Tip1. 중국여행의 필수 어플 : 고덕지도 or 바이두지도, 맵스미, VPN, 구글번역기 되시겠다. 

Tip2. "님아! 그 비닐을 함부러 까지마오" 중국 식당에서 비닐 포장된 식기류는 요금이 별도다.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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