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일 / 흐림, 비 ・ 8도

쿤산시-쑤저우시

비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아침, 차가운 바람이 불며 체감 온도를 떨어뜨린다. 비 예보가 있어지만 1미리 이하의 강우량이라 일정대로 쑤저우로 출발하였다. 중국 여행을 준비하며 상하이의 주변에 제주도 넓이만큼의 커다란 호수가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타이호, 타이호를 보러 가는 거야!" 

이동거리

82Km

누적거리

2,987Km

이동시간

6시간 32분

누적시간

189시간


센트럴파크
우장구
47Km / 3시간 37분
35Km / 2시간 55분
쿤탄시
쑤저우시
완핑진
 
 
211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오전 비 예보가 있었지만 빗방울을 떨어지지 않고 뿌연 비안개가 자욱하게 온 도시를 뒤덮고 있다. 어제의 심상치 않던 바람과 오늘의 안개비가 싸늘하게 느껴진다. 


"호수의 도시 쑤저우로 가는 거야."

 

 

 

길가의 슈퍼에 들러 어제 비상식량으로 초코바와 빵을 산다. 중국의 상점들 내부가 어둡고 조금 쌀쌀할 정도로 춥게 느껴진다. 불을 켜지 않고 난방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대부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춘절을 앞두고 많은 가게들의 셔터가 내려져 있다. 11시가 조금 넘어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아파트 단지 앞 상가의 허름한 식당이 눈에 보여 그곳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가격을 떠나 맛있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되도록이면 일반 현지인들이 평상시에 먹는 그런 음식을 먹고 싶고 궁금하다. 난감하게 글자만 있는 메뉴판 앞에서 눈에 보이는 우육면을 시킨다. 



앞서 가게에 들어와 얘기를 나누던 아파트의 경비원 아저씨가 만두를 시켜 간장과 소스를 듬뿍 넣은 후 들이마시 듯 맛있게 먹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맛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만두를 추천 해준다.


  

주인아주머니를 불러 아저씨가 먹는 만두를 가리키며 달라고 한다. 


 

조금 후에 나온 우육면과 만두. 우육면의 비주얼이 약간 이상하지만 예쁘게 빚은 만두가 식욕을 당긴다.



우육면의 면발을 크게 몇 입을 먹은 후 더는 먹기가 힘들다. 면을 걷어내고 고수 향이 느껴지는 국물만을 전날의 숙취를 해장하는 사람처럼 떠먹고 간장을 넣어 살살 비빈 만두는 정말 맛이 좋다. 


 

 

식사 후 시내의 길로 안내하던 맵스미는 갑자기 폐가들이 모여있는 골목으로 길을 안내한다. 의아해하며 길을 확인하는 동안 오토바이를 탄 할아버지가 다가와 내 앞에서 멈춘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나 생각하던 찰나 오토바이의 가림막에서 꼬마 아이가 불쑥 튀어나온다. 할아버지들이 아이들을 태우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은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경이다. 그 모습을 보면 아이들을 애지중지 무척이나 아끼는 마음이 전해진다.


 

맵스미의 지도를 확인하니 이 골목을 지나 다리를 넘어 로우지앙 강를 건너는 것으로 나온다. 털털거리는 자전거로 골목을 따라 이동하니 대부분의 집들이 허물어져 있고 페인트로 여기저기 무언가 표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재개발을 하는 마을인듯싶다.


아직 마을에 사람들이 남아 있는지 생필품과 과일 등을 파는 가게들이 열려 있다. 


 

건물들이 모두 허물어진 동네길을 따라 강변에 닿았지만 강을 건너는 다리는 시멘트 콘크리트가 쳐져 막혀있다. 중랑천보다 좁은 이 강을 건너야 하는데 주변에 이 다리 말고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길을 다시 돌아가 맵스미를 통해 다른 길을 검색하지만 맵스미는 고집이 센 것인지 계속적으로 그 다리만을 건너라 안내한다.


"야! 다리가 막혔다고."


맴스미의 안내를 무시하고 쑤저우시 방향의 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맞바람을 힘들게 길을 따라가다 보니 도로가 너무나 넓고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하는 것이 아무래도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길인 것 같다. 


"아, 다시 돌아가야 겠다."


 

조금씩 거세지는 바람을 맞으며 다시 처음의 시내길로 되돌아가니 맵스미는 새로운 경로를 안내한다. 


"맵스양, 이제 포기한 거야?"


맵스미의 새로운 경로를 따라 이동하지만 우회전을 해야 하는 곳의 도로가 공사로 인해 완전히 막혀있다. 다시 한번 지도를 확인하고 막혀있던 우회전 대신 직진을 하여 다음 도로로 이어갈 생각에 힘들게 이동을 하였으나 그곳도 공사 중인지 도로가 끊겨있다. 공사장의 펜스 너머로 가려고 했던 길이 보인다. 


"아, 한 10m만 가면 될 것 같은데."


할 수 없이 다시 처음의 시내길로 되돌아오는 길, 역주행을 하는 나를 향해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길을 막고 배시시 웃는다. 


"나 지금 장난칠 기분이 아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가만히 서있으니 곱게 지나가 버린다.     


 

공원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가야 할 쑤저우시의 방향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이어지는 길들을 하나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본다. 아직은 중국의 길들이 복잡하고 어렵다.


방향을 잡고 시내의 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자꾸만 돌아가라는 맴스미의 안내를 무시하고 쑤저우시의 방향만을 생각하며 길을 이어간다. 


"유턴하십시오. 유턴하십시오"


"맵스양! 조용히 해! 새로운 경로나 잡을 것이지."


맵스미를 사용해 보니 국도나 지방도로 같은 큰 길보다는 이면의 작은 길들을 따라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씩 우회전과 좌회전을 바꿔서 말하고 이상한 길들도 안내를 하지만 유일하게 한국말을 해주는 맴스미를 사용하는데 불만은 없었다. 그런데 길이 복잡한 도시에 들어오니 정신을 못 차리고 헤맨다.


 

맴스미의 안내를 무시하고 도로를 따라 한적한 시내길을 달린다. 거센 바람과 함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맴스미는 그제서야 새로운 길을 안내한다.


쑤저우에 가까워질수록 작은 수로길을 넘는 횟수가 많아진다. 


"수로라고 해야 하나 강이라고 해야 하나 모르겠다."


 

공원도 아닌데 도심 가운데 넓디넓은 공터가 있다. 


"이렇게 땅이 넓은데 한 평짜리 텐트를 못 치다니, 중국은 참 아이러니다!" 


 

이 작은 로우지앙강을 넘기 위해 2시간 30분이나 걸린다. 


"대륙아! 웬만하면 강에 인도교들 좀 많이 만들어놔"


 

로우지앙강을 넘어서자 쑤저우시의 고층 건물들이 들어오고 중국 시내의 깔끔한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측면에서 바라볼 때는 롯데타워처럼 생겼는데 돌아와 정면을 보니 가운데 부분이 반타원으로 뚫려있는 빌딩이다. 


"뭔가 독특하고 참신한 사람들이야." 


 

 

도로변에 있는 쑤저우시의 공공 화장실에 용무도 볼 겸 들어가 본다. 입구를 들어선 순간 이 황량한 느낌, 조금 전의 거대한 빌딩 숲에서 고작 1Km 정도 떨어진 곳의 공공시설인데 말이다. 


상하이에서도 느꼈지만 중국의 거시적은 모습은 크게 발전을 했고 웅장하며 화려하게 보이지만 사람들의 의식이나 내부 환경을 들여다보면 초라하거나 미흡한 부분들이 많다. 거대한 자본의 규모의 가졌으나 그것이 중국인들의 일상적인 삶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시내 길가에서 발견한 한국 식당 서울정, 출출하던 참이었는데 문이 닫혀있다. 중국의 도로는 참 예쁘고 재잘거리는 새소리도 참 좋다. 치자향 같은 은은한 향이 퍼지는 저 가로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중국의 가로수에는 밑둥 부분이 하얗게 페인트칠이 되어 있다. 병충해를 막기 위해 그렇다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가로등이 부족하여 반사판 역할로 사용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도시 곳곳에 이런 숲길처럼 나무가 우거진 길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


 

  

연이어지는 수로와 수로들. 수로와 맞닿은 면에 건물이 바로 들어서 있는 경우가 많아 수로변에 산책로나 공원을 보기가 힘들다. 


"어찌 이리 수로조차도 일직선으로 쭉 뻗었는지. 직선 성애자들!"


 

"아이고 할매들, 추운데 들어가시지 않고서." 


사진을 찍고 가려고 하니 두 분이서 나를 향해 신나게 수다를 떠신다. 아마도 비 오는 날 날궂이 한다 아니면 쳐다만 보고 안 사고 간다 정도 아닐까 싶다. 


 

잠시 쉬었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신작로를 따라 이동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의 도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 우회전을 안내하는 맵스미.


새로 길을 만들어 놓은 듯 차량들이 다니지 않는 길을 지독한 맞바람을 맞으며 달려간다. 멀리서 끝에 보이는 무언가가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역시나 공사 중. 가야 할 길은 펜스 너머 20m도 안되는 거리를 앞두고 있다.


 

넓디 넓은 아파트 공사장의 도로를 혼자 독차지하고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얼마나 더 헤매야 하는 거지. 맵스양!"


 

시내길을 다시 한 바퀴 빙 돌아 공사장으로 막혀있던 작은 도로에 들어섰고 어디선가 공사장의 굴착 소리처럼 쿵쿵거리는 커다란 소리가 반복적으로 울려 퍼진다. 


 

강이라 해야 할지 수로라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하천 멀리 움직이는 사람의 실루엣이 보여 깜짝 놀란다. 카메라의 줌을 당겨 보니 아주머니가 하천에서 빨래 같은 것을 하는 중이다.


 

마을의 집집마다 그 앞으로 빨래터 같은 곳의 계단이 놓여있고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19년, 달의 뒷면에 우주선을 보내고 무인 탐사선으로 식물을 시험 재배하는 중국의 또 다른 현재의 이면이다. 


 

일몰의 시간이 다가와 더는 진행이 어렵다. 트립닷컴을 켜고 주변의 숙소를 검색하니 6km 정도에 빈관 두 곳이 검색된다. 그마저 한 곳은 이미 예약 마감이 걸려있다. 나머지 한 곳에 예약을 걸어놓고 결제를 한 후 완핑진(菀坪镇)으로 출발한다.


 

완핑진으로 가는 작은 시골길을 달리는 동안 쿵쿵거리는 소리는 계속되었고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해가 떨어지기 전 완핑진에 도착하여 건설은행 앞에 쪼그려 앉아 예약해 놓았던 빈관을 확인했지만 예약 확정으로 넘어가지 않고 그대로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빈관의 위치와 예약 진행 사항을 재차 확인을 하는 사이 후드득 굵은 빗줄기가 소나기처럼 쏟아내린다. 해가 떨어지고 굵은 빗줄기가 시작되자 마음이 다급해진다.


예약을 했던 빈관을 취소시키고 이전에 예약 마감이 되었던 빈관을 찾아간다. 


"다른 방이라도 있겠지?" 


찾아가 숙박 여부를 물으니 그곳에선 주숙등록이 안 된다고 한다. 알고 보니 숙박 1일 전에 예약을 해야 숙박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빈관의 젊은 남자는 고맙게도 다른 곳을 가야 한다며 안내하고 고덕지도에 나온 다른 빈관의 위치를 알려준다.


 

"죽순인가? 사탕수수인가?" 


중국을 다니다 보면 저것을 들고 메고, 자전거나 오토바이에 싣고 다니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알려준 빈관은 코너를 돌자 바로 있다. 프런트가 있는 넓은 빈관 내부로 들어가니 60대쯤으로 보이는 인상 좋은 아저씨가 앉아있다.


숙박 여부를 묻고 가격을 물어보니 왼편의 벽에 붙어 있는 LED 안내판을 가리키며 120위안이라고 한다. 그 밑에 130위안의 방이 있어 그것을 달라고 하자 혼자인지를 묻고는 120위안의 방을 추천한다.


결제를 하려고 하니 합계 220위안을 달라고 한다. 


"앵? 120위안!" 


LED 안내판을 가리키며 120위안이라고 말하자 아저씨는 답답한지 자꾸만 중국어를 써서 보여준다.


음성 번역기를 돌려도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아저씨의 발음이 이상한 것인지 오번역이 계속된다. 서로 답답하여 웃고만 있던 불통의 시간이 잠시 흐르고 아저씨가 묻는다. 


"영어 할 줄 알아?"


잠시 후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내려온다. 아저씨와 남자아이가 잠시 얘기를 하더니 남자아이가 자신의 번역기로 보증금까지 220위안이 필요하다라고 알려준다.


상하이 예원의 Ibis 호텔에서 있었던 보증금을 익숙지 않으니 깜박 잊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18살로 아저씨의 아들이었고 영어는 잘 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폰은 잘 활용한다.


"유창하게 영어를 하는 사람이 나올까 봐 조금 쫄았다야."   


결제를 하고 프런트 주변에 놓아둔 자전거를 잠그려고 하니 아저씨는 방으로 가지고 올라가라 하며 아들에게 방을 안내해 줄 것을 지시까지 해준다.


뿌듯한 눈빛으로 아들과 나의 원활한 대화를 지켜보던 아저씨에게 아들이 정말 똑똑하다 하며 엄지를 치켜세우니 입이 찢어진다. 


이렇게 트립닷컴 없이 처음으로 숙소를 잡아본다. 


"중국 빈관, 별거 없는데!"


 

자전거를 방에 넣어놓으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주변 식당을 검색하고 갔지만 춘절의 기간이라 문이 닫혀있다.


할 수 없이 문이 열려있는 프랜차이즈점 같은 햄버거 가게를 들어가 햄버거를 포장해 온다.



중국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중국의 향신료 맛이 강하게 나는 군대리아 버거다. 마치 온라인에 올라오는 빈약한 급식 사진처럼 하염없이 얇은 패티와 있는 듯 없는 듯 올려진 양상추, 그리고 소스로 보이는 무언가가 번개처럼 스치고 지난 간 듯 흔적만이 남아있는 그런 햄버거. 다시 보면 슬플 것 같아 사진조차 찍지 않는다.


"아니 이걸 10분이나 걸려 만든 거야?"  


무엇보다 춘절의 기간 동안 식사의 어려움이 조금은 걱정스럽다.


 

숙소에서 쉬는 사이 마을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진다. 생각해 보니 시내에서부터 들려오던 쿵쿵거리는 커다란 소리는 공사장 굴착소리가 아니라 폭죽이 터지는 소리였던 것 같다.


폭죽이 터지는 관경이 궁금했지만 피곤하다. 


"밤새 터트리지는 않겠지?"


두 번의 길 헤맴과 비 내리는 날씨로 인해 목적지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하루다. 


"드디어 내일은 타이호를 보러 가는 거야."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일 / 장대비 ・ 4도

장수시

갈수록 비가 많이 내린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 준비를 하고 비 내리는 하늘을 쳐다보며 세차례나 출발을 하려했으나 잠시 멈췄던 비는 그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강한 빗줄기로 변한다. "하아, 하루 더 쉬어야 하나."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104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88시간 49분


자전거정비잠
0Km / 00분
0Km / 00분
OYO
OYO
OYO
 
 
1,104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숙박정보


・위치
중국 장수시
・상호
OYO호텔

・전화
+86 0795 7032888・가격
1박 108위안

 

비가 멈출 줄 모르는 날씨의 연속이다. 8시가 되기 전 피곤한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어보니 에어컨의 실외기를 때리는 빗소리가 우렁차다. 어제 한국 식당에 다녀온 뒤로 목이 칼칼하더니 콧물이 훌쩍거릴 만큼 컨디션도 좋지 않다.


"일단 아침 조식을 먹고 잠시 기다려 보자."



9시가 넘어 빗줄기는 조금 가늘어진다. 출발을 위해 브레이크가 전혀 들지 않던 앞, 뒤 캘리퍼를 분해하여 브레이크 패드의 상태를 점검한다.




예상했던 대로 브레이크 패드가 다 닳아 겨우 패드핀이 걸쳐있을 만큼만 남아 있다. 자전거를 구매하고 전국일주 2,700Km를 달린 후 중국여행을 시작한지 15일 정도 지났는데 벌써 패드가 이 모양이라니.



무거운 자전거의 무게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빨리 소모된 것 같은 느낌이다. 계속되는 우중 라이딩에 이물질이 들어가며 더 많이 갈려나간 듯싶다.



여행 전 구형 데오레 브레이크 패드를 6개를 준비해 두었다. 6개의 브레이크 패드 무게도 만만치 않다.



교체된 브레이크 패드는 비상용으로 패니어에 넣어 둔다. 


"널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일단 킵!"


정비는 하는 동안 방 청소를 하겠다며 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곧 출발할 것이니 필요 없다고 말하고 창문을 열어 하늘을 보니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좀 더 기다려보자."



저렴한 가격에 가벼워 여행 며칠 전 사두었던 레인 팬츠를 꺼낸다. 


"동남아시아에서나 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널 꺼낼 줄이야."



신발이 젖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빗물에 젖어가는 양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비상책으로 비닐봉지를 이용해 본다. 


"물이 안 들어 올려나?"



10시 30분, 복장을 모두 갖추고 패니어들을 장착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자전거를 끌고 나가려는데 실외기와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댄다. 


"아, 젠장할!"



자전거를 놓고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시커먼 하늘에서 끊임없이 굵은 빗줄기가 내린다. 조용히 프런트로 다가가니 첫날의 친절했던 직원이 나와있다.


"1 more day."


룸키와 108위안을 여직원에게 내민다.


"여기는 매일 이렇게 비만 내리는 거야? 


"그렇다. 많이 내린다. 겨울에 중국 북방은 맑지만 남방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


"비 때문에 계속 머무르는 거야?" 


"응."


"음, 그러면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머물러야 할 거야!"


친절한 미소의 여자는 농담을 하며 다시 웃는다.


"안돼! 내일은 반드시 여기를 떠날 거야!"



출발을 위해 어제의 조식 때 보다 많이 먹어 두었는데 오후가 되니 출출한 허기가 밀려온다. 


"역시 미음 같은 죽으로는 어림도 없어."



길 건너편 공공화장실, 중국의 공공 화장실은 구조도 참 다양하지만 시설은 공통되게 안 좋다. 


"공공시설물에 투자 좀 해라. 대륙아!"



첫날 식사를 했던 식당을 찾아갔지만 영업 전이라 다른 가게를 가야한다.



중국 사람들은 카드놀이를 정말 좋아하나 보다. 단순한 원카드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은데 표정들이 어찌나 진지한지 사진을 찍어도 관심이 없다.



바로 옆에 있던 가게가 열려있어 들어간다. 보통의 중식 음식점들과는 조금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메뉴들을 살펴본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남녀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니 먹는 양이 적은 젊은 남녀는 3가지의 요리를 시켜서 식사를 하고 있고, 새로 들어온 남자들도 몇 개의 요리를 선택하여 주문을 한다.


아무래도 중국인들은 두세 가지의 메뉴를 선택해서 식사를 하는 모양이다.



각자의 핸드폰을 쳐다보며 밥을 먹는 남녀의 테이블에 놓인 돼지고기 요리를 가리키켜 같은 것을 달라고 주문을 한다.



주점들의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대부분 '12345678'이거나 '88888888'이듯 여기도 비밀번호는 88888888. 아마도 중국에서 와이파이가 탐색되면 둘 중에 하나를 치면 80%는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은 음식, 혹시나 전 손님의 먹던 세 개의 메뉴를 전부 주는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스러움이 밀려온다. 중국에 와서 '일반적 상식'이라는 것을 포기한지 오래다. 그것이 중국이다.


유리창 넘어 오픈되어 있는 주방에서는 커다란 웍을 들고 불을 붙여 분주하게 조리를 하고 있고, 그 옆에 남자는 담배를 물고 뭔가를 자르고 있다. 중국의 담배 문화는 조리실에서도 예외가 없는 모양이다.



조금 후에 조리되어 나온 오늘의 점심 메뉴. 돼지고기에 고추와 마늘이 들어가 약간 매콤하니 괜찮은 맛이 난다.



밥을 달라고 하자 여기도 작은 맥주통 같은 곳에 담겨서 나온다. 작은 중국 밥그릇으로 4~5그릇 정도 나오는 양이다.



물론 주는 밥은 남김없이 잘 먹는다. 더욱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더 열심히 먹는다.


"밥하고 고기만 먹으면 다 나아!"


밥과 요리를 모두 먹고 가격을 물으니 주방에서 나온 남자가 38원을 달라고 한다. 조금 비싸네 생각하고 있는데 카운터에 앉아 있었던 여자가 오더니 내 테이블을 가리키며 뭐라고 하자 42원을 달라며 담배를 물고 카운터 위에 돈들을 던지듯 올려놓는다.


"정말 중국은 서비스 정신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가끔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도 거스름돈을 던지듯 계산대 위로 올려놓는 사람들을 봤기에 낯선 모습은 아니지만 뭔가 기분이 좋지 않은 이상한 중국의 모습이다.


"예의가 없어. 예의가! 공자의 나라에서 말이야."



컨디션 탓에 말을 붙이고 싶지 않아 잔돈을 들고 나온다.


숙소로 돌아와 자료를 정리하다 식후 졸음인지, 컨디션 탓인지 아니면 그동안의 피로인지 졸음이 밀려온다. 꾸벅거리며 노트북을 두르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노트북을 덮고 이불을 끌어당겨 그대로 잠이 든다.


"이른 새벽에만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에는 꼭 출발해야지!"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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