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1일 / 맑음 ・ 21도
싱타이시-가오이현-위안스현
느긋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베이징까지 400km의 남은 거리가 여유를 갖게 만든다.


이동거리
90Km
누적거리
6,705Km
이동시간
6시간 17분
누적시간
466시간

 
G107도로
 
G10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싱타이시
 
가오이현
 
위안스현
 
 
3,920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조식을 먹어야 해!"

어쩌면 지독한 불면증보다 더 심각한 병이 생겨난듯싶다.

알림을 들으며 잠에 취해 있으면서도 깨어남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은 직장을 다니던 때에도 안 해본 짓이다.

어제 빨아놓은 옷들은 뽀송하게 말랐지만 흙먼지의 얼룩들은 여전하다.

내일도 비가 올 테니 그만, 내일도 먼지 밭에 뒹굴 테니 그만했던 것들이 얼룩이 되어 귀티 나는 한국인의 컨셉을 방해하고 있다.

17층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느낌이 좋은 아침이다.

양치만을 하고 식당으로 내려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식당의 층수를 찾고 있으니 함께 탄 중국인이 6층이라고 알려준다.

넓은 식당과 깔끔한 인테리어.

"오, 좋아."

약간의 흥분감도 잠시, 기대와 달리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빵, 밑반찬, 죽, 밥, 음료, 과일이 구성된 메뉴의 전부다.

"가장 비싼 숙소인데, 완전 실망. 그래도 2만원어치 먹는다."

다른 메뉴가 있나 생각하며 담다 보니 애피타이저가 조금 부실하다.

볶음밥을 쉽게 리필하려고 밥들이 놓인 테이블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다.

간단하게 식욕을 돋우고.

메인 식사를 한다. 메인 식사를 담아오니 원형 테이블에 중국 여자들이 서너 명 자리 잡고 있다.

세 번째 밥을 리필해서 먹는 동안 그녀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조용한 아침 식사를 방해한다.

수박을 추가로 가져와 부족한 과일 섭취를 아쉬운 대로 채우고.

룸으로 올라와 트립닷컴 채팅 상담으로 복잡하게 꼬인 예약 취소들을 확인하고, 오늘 도착할 스자좡시의 숙소를 골라 외국인 투숙이 가능한지 문의를 한다.

호텔측의 사유 발생으로 예약이 취소되면 그곳 요금의 30%를 보상금으로 보내주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불편해서 이번에는 미리 투숙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숙소의 숙박 가능을 확인받고 그곳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체크아웃을 한다.

보증금 300위안을 돌려받고 자전거를 놓아둔 지하 2층 직원 오토바이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짐들을 정리하고 있으니 어제의 남자 직원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체크아웃에 대해 묻더니 길을 안내하겠다고 한다.

"다음에도 방문하시면 환영합니다."

어제부터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주저하더니 자신의 핸드폰으로 번역기를 돌려 보여준다.

"너, 형한테 관심 있었구나."

1층까지 안내를 하더니 큰 덩치 때문에 작게만 느껴지는 핸드폰을 한참 동안 조물딱거린다.

"오늘 밖이 춥습니다. 옷을 더 챙기세요."

날씨가 쌀쌀한지 겉옷을 더 입으라 알려주어 바람막이를 꺼내어 입는다.

덩치가 큰 남자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오니 쌀쌀한 바람이 세차게 불어 춥게 느껴진다.

"다시 이너웨어를 꺼내 입어야 하는가. 그나저나 이 바람은 맞바람일까, 뒷바람일까? 운에 맡겨보자."

어렵사리 패니어에 넣어둔 장갑만을 착용하고 스자좡시까지 110km 여정을 출발한다.

가끔씩 자전거를 휘청이게 만드는 바람이 불어온다.

하천을 따라 시내를 벗어날 때쯤 하천을 넘는 다리에 색색의 천들이 걸려있고 요란한 악기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三官庙(삼관뇨, 싼관먀오), 사당 같은 곳처럼 보인다.

아무도 없는 다리의 건너편에서 빠르게 핸드폰을 준비하고 기다리니 붉은 전통 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다리를 건너온다.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들을법한 노래를 부르며 제를 올리는듯한 행위를 한다.

제단에 절을 하고 향을 피우고 사방을 향해 부드러운 몸짓으로 무언가를 알린다.

계속되던 노래와 춤사위 같은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제단을 향해 무언가를 읊조린다.

그리고 노래와 춤사위가 반복된다.

제를 올리는 그들을 따라 마음속으로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오늘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갖게 해주세요. 제발!"

찬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30분이 넘도록 제를 올리는 행사는 계속된다.

중간중간 사람들과 자전거가 지나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신경도 쓰지 않고 끊김 없이 할 일들을 계속 이어간다.

마무리가 궁금했지만 40분 정도 구경을 하다 출발을 한다.

맑은 날이지만 어제의 지독했던 미세먼지 기운이 조금은 남아있는 것 같은 하늘이다.

숙소에서의 여유 있는 출발과 삼관묘의 행사 구경으로 시간을 보내어 오늘도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G107 국도로 이어지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자마자 바람이 자전거를 밀어낸다.

"젠장, 똥 됐다. 뒷바람을 달라 했더니 품에 안겨주네."

시내를 벗어나자 강물이 완전히 말라버리고 흙밭으로 변해버린 다리를 건너고.

G107 국도를 따라 스자좡시를 향한다.

단 1도의 비껴남도 없이 정면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30분 동안 겨우 5km 이동한다.

뒷기어를 5단까지 낮추었는데도 페달이 무겁고 자전거는 움직이질 않는다.

"죽겠어. 펑크가 났나? 누가 패니어에 돌덩이를 넣어놨나?"

페달링이 지루하고 땀이 나질 않으니 졸음까지 밀려온다.

중국의 일반 도로에는 신호등이나 건널목이 없고, 道口(도구, 따오커우)라는 통로만 뚫려있다.

저곳을 통해 이동하는 차량, 오토바이, 사람들이 좌우를 살피고 차량이 없을 때 이동해야 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따오커우를 통과해 버린다.

작은 마을의 입구에서 남은 콜라를 마시며 나른해진 몸을 깨워보려하지만 도움이 안된다.

12시 93km, 오전 3시간 동안 20km 밖에 이동하지 못하고.

"아이고, 오늘 스자좡시까지 못 가겠는데."

평상시 날씨라면 여유가 남은 거리지만 바람을 이길 수는 라이더는 없다.

꾸역꾸역 소처럼 페달링을 반복하고.

오늘 두 번째로 넘는 다리 역시 강들이 말라가며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겹겹으로 나무들을 심어놓은 중국의 눈물겨운 노력보다 흙바닥의 먼지마저 깨끗하게 날려버린 바람이 더 인상적이다.

"모두 어디로 날아간 거니?"

조금씩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듯하지만 힘들기는 마찬가지.

그런 사이 천천히 하늘이 밝아지며 제모습을 찾아간다.

14시 66km, 속도는 조금 빨라지지만 멈출 것 같지 않은 바람에 목적지를 스자좡시에서 20km 줄여 위안현으로 변경한다.

독특한 마을 입구에 앉아 쉬어간다. 든든하게 먹은 아침에도 불구하고 배가 출출해진다.

하늘은 한껏 브링브링한 자태를 뽐내고, 어제 싱타이시 초입 노점에서 사두었던 빵으로 허기를 채운다.

팥앙금이 살짝 들어간 빵은 고소한 기름맛과 어우러져 달콤하니 정말 맛이 좋다.

"이 집, 맛집인데! 몇 개 더 살 걸 아쉽다."

오후 들어 구름들이 조금씩 모이더니 하늘 위로 예쁘장하게 펼쳐진다.

"하늘만 좋네. 바람아 그만 멈추어 다오. 제발!"

3시 넘어 가오이현에 이르렀을 때 하루 종일 정면으로 불어오던 바람은 방향이 살짝 바뀌면서 그 기세가 조금 줄어든다.

가오현의 외곽을 지나는 동안 일정의 거리를 두고 대형 분무기가 계속 놓여있다.

하지만 오늘은 영업 중단이고.

바람이 강하게 흙먼지를 날려버리니 물을 뿜어내던 분무 차량도 할 일이 없고.

청소 아주머니도 할 일이 없는데.

나만 바람 덕을 못 보고 죽어라 달린다.

위한현으로 들어가는 오늘의 세 번째 다리, 마치 처음부터 흙 밭 위의 쓸데없이 다리를 놓은 것처럼 강의 형체마저 찾기가 힘들다.

"지도에는 파란선의 강물이 지나가는데."

위안현에 가까워지자 살수차들은 도로에 물을 뿌리느라 오늘도 바쁘고.

늘 젖어 있어야 하는 중국의 도로들이 안타깝지만.

이런 문화는 좀 바꾸면 안 될까 싶다. 

"어려운 것도 아닐 텐데."

스자좡시까지 가지 못했지만 오늘 아침부터 이곳에서 쉬고 싶었다. 복잡한 스자좡시보다는 한적할 소도시 위안현이 좋겠다 생각했다.

넓은 광장의 중앙 무대에서 팽이를 치는 할아버지들이 보인다.

쇠로 만든 커다란 팽이를 채찍 같은 것으로 치는데 그 소리가 날카롭고 엄청나게 크다.

채찍을 치는 것이 보기만 해도 힘들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채찍을 몇 번씩 휘두르고 할아버지들이 팽이보다 더 휘청인다.

한 사람이 지치면 다른 사람이 나와 팽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팽이를 친다.

"릴레이 팀워크 놀이네."

긴 지팡이에 손잡이 줄을 달고 끝부분에 전선 같은 것을 붙여놨다.

대리석 위에서 윙윙거리며 빠르게 돌아가는 팽이.

마작이나 카드게임을 하는 것보다 얼굴들이 밝고 즐거워 보인다.

광장이 넓은 것인지, 사람이 없는 것인지. 어쨌든 싱타이시의 고성 앞 풍경보다 밝고 좋아 보인다.

시내에서는 분무 차량도 열일을 하고.

아침부터 봐두었던 3만원짜리 4성급 주점에 들어간다. 문제없이 친절하게 체크인이 되고 자전거는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는 안내해 준다.

가벼운 농담과 대화가 오가고.

밖에 두었던 자전거를 끌고 들어와 조식이 제공되는 식당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으니 40대쯤 돼 보이는 여자가 난데없이 자전거를 보고서 시끄럽게 소란을 피운다.

"이번에는 아줌마야?"

반색을 하며 떠들어 대니 프런트에 여직원이 '한궈렌'하며 뭔가를 말하자 쑥스러운 웃음을 보이더니 뻘쭘하게 되돌아간다.

"사과라도 하던지, 눈 웃음이라도 맞추고 고개라도 끄덕이고 가라. 못난이 참견쟁이들아."

방을 안내해 주고 과일까지 서비스해 준다.

중국에서 보는 두 번째 노을인데, 이번에는 제대로다.

"곧 노을을 즐기며 라이딩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숙수가 외곽에 위치한 신규로 세워지는 단지들 사이에 있어서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길 건너편, 훠궈 식당 같은 곳에 들어가 식사를 물어보려고 하니 젊은 여자가 외면을 한다.

외국인을 보면서 쌀쌀맞게 외면을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서로 부끄러울 것도, 감출 것도 없는 관계이고 공포나 두려움을 느낄 분위기도 아닌데 말이다.

"그냥 성격이 못돼 먹은 거지 뭐."

내일 아침 조식을 위해 슈퍼에서 빵과 과자를 사서 대신한다.

"내일은 15,000원어치 먹어야지."

"정말 쓸데없이 넓네."

저녁 늦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룸의 노크 소리만 들려도 이번엔 뭔가 싶다.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방문을 여니 접시에 우유 같은 것을 담아 받쳐 들고 있다.

"한국에서도 모텔이나 펜션 말고는 가보질 않아서, 원래 이러는 건가?"

"3만원 고객에게 정성이네. 조금 전에 구멍가게 같은 식당에서 문전박대 당했는데."

중국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나라다.





경비내역
식료품:11위안 / 숙박:30,727원 / 합계:11위안, 30,727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50일 / 미세먼지 ・ 23도
안양시-한단시-사허시-싱타이시
새벽 5시에 잠이 들었다. 9시가 되기 전 일어나 베이징을 향해 달린다.


이동거리
113Km
누적거리
6,615Km
이동시간
7시간 16분
누적시간
460시간

 
G107도로
 
G10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안양시
 
한단시
 
싱타이시
 
 
3,830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아침 하늘이 안개가 내려앉은 것처럼 뿌옇다. 미세먼지다.

북쪽으로 많이 올라와서 그런지 아침나절 쌀쌀함이 느껴지지만 곧 기온이 올라갈 것이다. 

복잡하지 않게 시내를 벗어나 도로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싱타이시까지 110km를 가야 하니 배를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

간단한 면 메뉴일 거라 생각했는데 손님들이 먹고 있는 음식은 갈색의 죽 같은 것이다.

그 비주얼이 심상치 않아 순간 당황스럽지만 그냥 먹어 보기로 한다.

죽과 요우티아오(油条)를 주문하고 조리하는 것을 구경한다.

얇게 썰어놓은 두부를 기름에 튀긴다.

모양은 안 이쁘지만 기름맛이 퍼지는 ​요우티아오.

미리 끓여 놓은 큰 냄비에서 죽을 담고 조미료 같은 것을 살짝 뿌린 뒤 진한 갈색의 죽이 나오고.

못생긴 요우티아오도 바로 나온다.

"아, 비주얼 정말."

궁금함과 걱정 반반으로 한 숟가락을 먹어본다.

"오, 낫 베드!"

두부 알갱이와 지단, 약간의 당면, 땅콩 그리고 정체 모를 내용물이 들러간 죽은 보기와 달리 향이나 맛이 진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요우티아오와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이것도 해장용으로 그만인데, 속을 편하게 해주겠어."

음식을 다 먹고 죽의 이름을 물어보니 5위안이라고 한다. 5위안을 주며 다시 물어본다.

"아니, 쩌거 조우 밍?"

식당 여주인은 죽이 3위안이고 빵이 2위안이라 5위라이라고만 대답한다.

"알아, 5위안 줬잖아. 조우 밍, 밍즈?"

계속 3, 2, 5만을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여주인은 포기하고, 마침 죽을 먹기 시작한 남자에게 물어본다.

"쩌스 썬머? 밍?"

살짝 당황해하더니 번역기에 죽의 이름을 적어준다.

"湖拉汤, 후라탕"

식당 여주인을 향해 '후라탕' 하니 '뚜이' 웃으면서 답한다.

아침을 먹는 사이 10시가 되고 이제부터 107km를 가야 한다.

11시 87km, 흐린 하늘처럼 뿌연 도로를 달리다 길가에 피어오른 들꽃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어간다.

달릴 땐 제비꽃처럼 보였는데 꽃대가 길고 꽃망울이 여러 개다.

"마른 흙바닥에서 이쁘게도 폈네."

조금씩 맞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수양버들이 가로수로 심어진 길을 달리지만 미세먼지 가득한 날씨 때문에 라이딩에 흥이 나질 않는다.

체인비를 낮추고 어기적어기적 치현을 벗어나고.

"항아리 굴뚝이 네 개나 서 있네."

13시 53km, 땀도 차고 핸드폰 조작도 어려워 장갑을 벗고 지냈더니 손등이 새까맣게 타버렸다.

"이쁘게 좀 타지. 지저분하게 그을렸네."

큰 규모의 한단시에 진입했지만 시의 외곽을 돌아가는 길이라 낡은 변두리의 풍경들만이 이어진다.

예전의 청계천이나 을지로의 풍경들처럼 미싱 공장들과 부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멀리 보이는 도시의 실루엣은 마치 회색 분가루를 하늘에 뿌려놓은 듯하다.

중국의 서북지역은 사막이 있거나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이고, 사막화의 영향권에 들어있는 지역은 허난, 허베이와 같은 산업화가 이루어진 지역이다.

사막화의 흙먼지와 산업화의 미세먼지가 환상의 콜라보를 이루는 지역인 것이다.

후난성을 지나 후베이와 허난으로 올라오는 동안 가장 큰 변화는 황사와 흙먼지 그리고 미세먼지가 짙어지고 많아진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와 위도가 비슷해질수록 더욱 심해진다.

"동남부는 비 때문에 하늘 보기가 힘들더니 여기는 먼지들 때문에 하늘 보기가 힘들구나."

"중국에서 맑음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중국여행 50일 중 맑은 하늘을 본 것은 비가 내린 뒤 반짝 해가 떴던 단 하루, 아니 정확하게 반나절이 전부였다.

한단시를 둘러싸고 거대한 원을 그리는 외곽도로를 벗어날 때쯤 서로 엉키고 설켜 흙먼지만을 날리고 있는 도로가 펼쳐진다.

환상적인 바람과 함께 마치 70년대 미국의 서부 영화의 한 장면같다.

"이건 뭐 답이 없다."

사거리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어 서로 뒤엉켜 있는 차들과 틈바구니를 찾아 어떻게든 빠져나가려는 오토바이, 사람들이 난장판을 이루고 있다.

잠시 그들을 피해 사거리 우측에 자전거를 세우니 어색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광고판이야? 뭐야?"

끝이 보이지 않는 거리에 광고판처럼 안내판들이 걸려있다. 건물 외벽의 세로 간판조차 없는 중국에서 도로 표지판을 제외하고 처음 보는 관경이다.

볼트와 너트 같은 산업용 부품을 생산하는 단지처럼 보인다. 흙먼지가 날리는 도로변에 음식을 파는 노점 식당들이 즐비하고 도시 전체에 공장의 기름 냄새가 배어있다.

지옥 같은 거리를 지나 사허시에 들어선다. 연속되는 도시들의 도로를 지나가느라 진행 속도가 더디다.

"재미없는 라이딩이야."

그렇게 찾아도 보이지 않던 자전거 샵이 다섯 개가 한 건물에 몰려있다. 정말 중국은 극단적이다.

뭔가 있다 싶으면 너무 많고,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필요한 부품이 있나 생각해 보니 본드는 묘족 자치구에서 샀고, 풀리는 자이언트 매장에서 임시로 사용할 것을 주었다. 그리고 울산 바이크하우스 선화에게 풀리와 습식 오일을 강제 협찬받을 것이다.

"필요할 땐 안 보이더니, 필요한 게 없네."

시내에 들어서며서 가로수와 큰 건물들에 가려 시야가 막혀있으니 미세먼지의 정도가 가늠이 안된다.

"저 예쁜 가로수들은 하늘을 가리려는 위장술 아냐?"

도로를 오가며 쉴 새 없이 하늘에, 바닥에 물을 뿌리지만 의미가 없어 보이고.

서울시의 인공강우 실험이 차라리 낫겠다 싶다.

"베이징이 고작 400km 남았구나."

사허시와 싱타이시를 잇는 다리를 지난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흩날리는 먼지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강물은 흔적조차 사라지고 메말라 흙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모래와 흙들이 쌓여 산을 이루고 있다.

도로변에 쌓인 흙모래를 퍼내느라 바쁘지만 이쪽 모래를 저쪽으로 옮기는 의미밖에는 없다.

마른 흙들로 변해버린 도로변에 가로수의 묘목들을 심어놓고.

여러 겹으로 가로수들을 심어 놓았지만 이미 많이 늦은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도 많이 심어. 무조건 심고 또 심어."

여기저기 물을 뿌리느라 바쁘다.

바닥은 쓸고 닦고 치우느라 바쁘고.

가로수에 물을 주기도 바쁘다.

관리가 이루어지는 도심이나 지방에서는 이렇게 살수차와 청소차량으로 물을 뿌려 흙먼지를 제거하고, 많은 청소 인력들이 흙들을 청소하느라 바쁘다.

중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구책을 마련해 가는 것 같지만, 앞으로 어마한 댓가의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대륙아, 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인정하고 주변국들에게 협력을 구해봐. 세계의 중심이 되기 전에 민폐의 중심이 되고 말 거야."

춘절을 전후해서 도로를 다니며 이 요물이 폭죽을 터트리는 바람에 심장이 떨어질 뻔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잘 정비된 싱타이시의 초입 도로변으로 어정쩡하게 노점 시장이 들어서 있다.

지금껏 노점 시장은 현(县)이나 시(市)의 시작 직전에 펼쳐지고 도시로 이어졌는데,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다 보니 시내 안쪽의 초입에 어정쩡하게 들어선 모양이다.

저녁 후식으로 먹기 위해 1위안짜리 빵을 골고루 다섯 개 사들고 시가지로 들어간다.

뒷통수 한 대 때렸으면 싶다. 자동으로 움직이니 전기 오토바이들을 참 희한하게 타고 다닌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콜라보 못지않게 전기 오토바이와 핸드폰의 콜라보 역시 최악의 조합이다.

상하이에서 오토바이 부대를 처음 봤을 때는 모두들 헬멧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헬멧들이 사라졌다.

속도감이 떨어지는 전기 오토바이의 병폐가 아닌가 싶다.

어딘지 모르게 낡고 오래된 도시의 느낌이다. 시간의 여유도 있고 숙소도 검색할 겸 자전거를 세울 적당한 장소를 찾는다.

고덕지도를 보니 주변에 청풍루(清风楼)가 있어 구경도 할 겸 이동한다.

오래된 상가 골목 사이로 청풍루가 나온다. 노인들이 청풍루의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고 양옆으로 단체로 모여 춤을 추는 할머니들이 있다.

"탑골 공원인가."

청풍루의 정면으로 등소평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다른 성들과는 달리 문이 굳게 닫혀있다.

어디선가 인민복을 입은 할아버지 두 분이 나타나더니.

등소평의 초상화를 보며 반듯하게 서서 무언가를 읊조린다.

엄숙한 할아버지들과는 달리 옆에서는 할머니들이 춤을 추기 바쁘고.

청풍루의 길 건너편으로 오래된 상가들이 이어진다. 옛날 성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거리의 모습일 듯싶다.

상가들의 앞에서 제기를 차며 노는 사람들. 시계방향으로 제기를 차서 넘겨주며 자리를 바꿔 빙빙 돈다.

안축, 바깥축으로 능숙하게 제기도 잘 차지만 그보다도 너무나 즐겁고 재미나게 노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시가 너무 크다 보니 개발이 안되어 그럴 수도 있지만 이런 고전적 거리가 넓게 유지되는 것은 참 부럽다.

목조나 석조의 2층 구조라 유지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3성급 숙소를 잡고 찾아갔지만 외국인 투숙이 불가능하다며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괜찮다 말하고 근처의 투숙 가능한 숙소를 트립닷컴에 문의하고 바로 이동한다.

"아, 높다. 45,000원, 가장 비싼 주점이네."

호텔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두는데 중년의 남자 직원이 무어라 제재를 한다. 자전거를 다른 곳에 놓으라는 것 같은데 모른 척 무시하고 주점으로 들어간다.

무리 없이 체크인을 하고 보증금으로 300위안을 주불한다.

"뭐 대단한 것이 있길래, 숙박비보다 보증금이 더 많은지."

체크인을 하는데 중년의 남자가 와서 자꾸 밖에 세워둔 자전거로 시비를 거는 것을 계속 무시한다. 프런트 직원들은 방으로 가져가도 된다고 말을 했는데 말이다.

"내 자전거가 호텔의 격에 안 맞으면 격에 맞게 정중히 안내해. 네 눈에 내 자전거가 더럽고 허접해 보이면 내 눈에도 너희 호텔이 서울의 싸구려 모텔 정도로 밖에 안 보인다고."

체크인을 마치고 자전거를 가지러 가는 내게 바싹 붙어 시끄럽게 떠들길래 웃으며 욕을 해줬다.

"알았다. 피곤한 꼰대야!"

덩치가 큰 부하직원에게 어딘가를 안내하라 지시하더니 그동안 자신을 무시한 것에 대한 분이 남아 있는지 씩씩거린다.

덩치가 큰 남자는 지하 2층 주차장에 있는 직원들의 오토바이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덩치와 달리 뭔가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남자다.

자전거를 묶어두고 샤워를 한 후, 같은 건물에 있는 할배네 치킨으로 가서 햄버거 세트를 사들고 나온다.

앞에 서서 주문하던 결정 장애가 심각해 보이는 남자, 200위안의 주문을 하는 남자 때문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중국은 맥도널드보다 할배네가 싸고 맛이 있는 것 같다.

일 년에 한두 번 먹을까 싶은 햄버거를 자주 먹게 되다니. 맥도날드, KFC 간판만 봐도 백반집 간판처럼 반갑고 군침이 돈다.

햄버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원한 콜라가 한몫한다. 냉수를 좋아하는데 중국에는 냉장고를 안 쓰니 미지근한 물 아니면 뜨거운 차뿐이다.

고급진 주점이라 무료 생수도 생색이다.

"한국 싸구려 모텔에도 냉장고에 생수 2병, 음료 2캔은 기본으로 들어있다. 배워라!"

대단한 황사와 미세먼지 속을 달렸다. 중국의 고민들도 엿볼 수 있었고 아쉬운 노력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곳의 아이들은 청명한 하늘의 느낌을 알까?"

우리가 소나기 소설을 읽으며 더욱 아련해질 수 있는 것은 여름날의 소나기와 비가 갠 후의 청명한 하늘, 산산하게 불어오는 바람결 같은 것을 경험에 비춰 그려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어떤 하늘을 그려낼는지 모르겠다. 하늘색 크레파스일지, 회색 크레파스일지.

알고 보면 우리는 좋은 것들을 많이 갖고 누렸음에도 더 좋은 것들을 찾아 물려주고 싶어서, 그 좋았던 것들을 없애 버렸다.

"얘들에게 좋은 집은 줬는데 하늘을 뺏어 버린 거지!"

어쩌면 '그땐 먹고사는 게 바빠서 그랬다'라는 이전 세대들처럼 '더 좋은 집을 주려고 그랬다'라며 궁색한 변명을 해야 될지 모를 일이다.

중국은 쓸데없는 허세로 겉모습에만 신경 쓰지 말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하루빨리 찾아내길 바란다.

"물만 주야장천 뿌려대지 말고, 쫌!"

그리고 고등어구이는 죄가 없다!


경비내역
식비:44위안 / 식료품:18위안 / 숙박:45,340원 / 합계:62위안, 45,340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7일 / 맑음 ・ 20도
셰현-샹청현-위저우시-신정시-정저우시
황하강을 품은 정저우로 향하는 마지막 여정이다. "가자, 황하로!"


이동거리
143Km
누적거리
6,312Km
이동시간
8시간 32분
누적시간
442시간

 
S103도로
 
S103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예현
 
신정시
 
정저우시
 
 
3,527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장가계에서 시작되어 정저우로 향하던 길이 140km만이 남아있다.

"정저우까지 하루에 달려버릴까."

정저우에 가기 전, 소림사를 구경할까 싶다가 이틀을 보내기엔 별 매력을 못 느낀다.

숙소 조식을 먹기 위해 8시에 식당으로 내려간다. 

"만원어치은 먹어야 한다."

전날 왕푸주점에 비해 빈약하게 느껴지는 메뉴들과 식당의 시설들이다.

"4천원의 차이인가. 왕푸가 이상했던 거야."

"요거 핫 아이템인가?"

약밥처럼 달콤한 맛이 나는 쫀득한 밥.

우선 입가심으로 간단히 일차를 끝내고.

죽순의 식감이 아삭하니 참 좋다.

그리고 본격적인 2차전 돌입. 달콤한 검은 밥은 중국인들이 잘 안 먹나 보다. 유독 그것만 많이 남아있어 전부 가져오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는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9시가 넘어 길을 출발한다. 150km를 달려야하지만 날이 좋고 하니 괜스레 여유가 생긴다.

역시나 대도시로 향하는 도로라 길들이 잘생김의 연속이다.

별난 오토바이 사용법들을 보지만 늘 새롭고 기예적이다.

"저게 중심이 잡히나?"

"이것은 자전거 도로입니다."

좋은 도로를 생각 없이 달리다 순간 방심했다. 갑자기 좁은 노점들이 들어선 길로 안내하는 고덕지도다.

넓은 국도를 건너온 뒤라 다시 도로를 건너 가기도 귀찮고 해서 억지 춘향격으로 고덕지도의 안내를 따라간다.

"방심한 놈이 잘못한 놈이지."

역시나 좁고 이상한 골목이 이어지고.

그런데 집들의 대문 위에 붉은 춘련으로 복(福)이나 희(喜), 길(吉) 같은 문구들이 붙어있을 곳에 이상한 문자들이 쓰여있다.

"이건 아랍어 같은데."

어제부터 간간이 보이던 모습 중에 하나가, 연한 핑크색의 보자기를 머리와 얼굴에 둘러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이 보였다.

흙먼지가 워낙 많이 날리니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혹시 히잡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징저우, 무역, 실크로드, 아랍상인..."

연상 단어들이 쭉 머릿속을 스쳐지나 간다. 생각해보니 이곳 사람들 중에 생김새가 조금 이국적인 사람들이 많다.

허름한 골목 사이로 낡은 가게들과 아랍어들이 계속 눈에 보이고.

갑자기 나타난 흥미로운 분위기의 거리에 중국의 관광객들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보이고.

120km를 더 달려야 하는 갈 길 바쁜 자전거를 붙잡는다.

옛 방식의 2층 건물 구조들이 늘어선 거리가 나타난다.

골목길을 오면서 이슬람 모자를 쓴 남자들을 몇 명 지나쳤는데, 초입에 모자를 쓰고 빵을 만드는 남자가 보인다.

싱글싱글 웃으며 이방인 여행객을 친절하게 대해준 남자.

밀가루 반죽에 내용물을 넣고 화덕에 굽는다.

7위안의 빵을 하나 사드니 묻지도 않았는데 빵의 이름을 알려준다.

"里边的, 리비엔더"

남자에게 아랍어를 가리키며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본다.

"저쓰 썬머?"

처음에는 가게 이름을 말하더니 이내 무엇을 묻는 것인지 이해한 듯 이슬람이라 한다.

"여기가 예전에 무슬림이 살던 곳이야?"

남자가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 그의 아내가 머리를 가로저으며 내가 왔던 골목 쪽을 가리킨다.

"중국의 한복판 징저우에 무슬림의 후손들이 사는구나."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삶의 연속성이 경이롭다 느껴진다.

"하찮고 가볍게만 보이는 삶이란 것이 점점으로 이어져 다시 삶을 만들어 가는구나."

골목을 따라 십이간지로 보이는 조각 기둥들이 세워져 있고.

마치 옛 인사동 골목을 걷는 것처럼 다양한 것들이 판매되고 있다.

거리의 끝에 웅장한 성문이 나온다.

"이쪽이 안쪽이면, 성문으로 들어서면 이어지는 상점거리였나 보네."

襄城(상성, 샹청),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성문을 드나들며 각자의 삶을 지나쳐 갔을까 생각한다.

평지로 들어선 중국의 동북지역을 지나다 보니 도시들의 공통점이 있다.

도시 진입 전 큰 사거리의 회전 교차로를 지나게 되고, 시 중심을 가운데 두고 우리의 외곽 순환도로처럼 동그란 도로가 겹으로 둘러싸고 있다. 아마도 예전의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로의 형태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생각지도 않은 샹청성을 구경하느라 12시가 다가오는데 110km가 넘게 남아있다.

"너무 여유 부렸나?"

복사와 붙이기를 해 놓은 것 같은 똑같은 풍경의 연속이다.

"이 너른 평지를 차지하기 위해 징그럽게 싸울만 하네!"

샹청성을 구경하느라 보내버린 1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부지런히 앞만 보고 달린다.

13시, 위저우시의 초입까지 땀이 나도록 달려 81km가 남아있다.

"제법 줄었네. 좀 더 달리면 샹청성의 시간은 만회되겠다."

오는 동안 핸들 패니어에서 맛있는 냄새를 풍기던 리비엔더를 꺼내어 점심으로 먹는다.

썩 괜찮은 맛이 나는 리비엔더 반쪽을 먹고 잠시 고민을 하다 나머지 반쪽도 해치운다. 제법 많은 양이라 배가 든든해진다.

바쁘게 오느라 콜라를 사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콜라랑 조합이 딱인데. 아쉽다!"

위저우시로 들어가는 멋진 회전 교차로를 지나 시의 외곽을 따라 이동한다.

오전의 경쾌했던 라이딩과 달리, 아침과 리비엔더로 배를 채운 탓인지 식후 졸음처럼 나른해지고 페달링이 느려진다.

"톡 쏘는 콜라가 필요해."

14시, 간절하게 콜라를 생각하며 달리는 동안 마땅한 슈퍼를 찾지 못하고 겨우 10km 남짓 이동을 한다.

"아, 졸려! 콜라가 필요하다고!"

작은 마을을 지나며 첫 번째로 보이는 슈퍼에 들어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콜라와 물을 집어든다.

무언가를 말하는 슈퍼 할머니와 눈웃음을 주고받으며 콜라를 따서 시원하게 한 모금 마셨지만 맛이 이상하고 요상하다.

"뭐야? 짝퉁이잖아! 아놔."

톡 쏘는 상쾌함은 전혀 없고 뭔가 비릿하고 거북한 향이 나는 요물이다.

"흐엉, 내 3위안."

탄산의 시원함으로 소화도 시키코, 지루한 나른함도 깨고 싶었던 바람은 짝퉁 콜라의 비린 역겨움으로 비슷한 결과를 가져온다.

어쨌든 나른함이 사라지고 컨디션이 돌아와 경쾌하게 시원한 도로를 내달린다.

30여 분을 달리던 중, 전방이 차량들로 정체되어 뒤엉켜 있다.

공사 중인가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서니 도로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의 사람들이 모여있고, 도로는 오토바이와 경차로 막아 놓았다.

"중국에서 님비(NIMBY)로 지역민들이 시위를 할 일은 없을 테고, 뭐야?"

반대편 차로는 화물차들이 막고 서있고 그 틈을 빠져나가려는 차량들로 복잡하고, 도로변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굉장히 어수선하다.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무겁고 어두운 분위가 심상치 않다. 오토바이와 차량으로 막아놓은 곳을 지나가니 도로 앞쪽에 관처럼 보이는 것이 놓여있고 도로에 부서진 파편들이 여기저기 널려져 있다.

"오 마이 갓, 사고가 난 거잖아."

인명사고다. 사고가 발생한지 제법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앰뷸런스나 구급차, 공안 같은 구조나 수습을 담당하는 기관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아무리 땅덩어리가 넓다 해도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있고, 관을 갖다 놓을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이게 뭐야."

중국에 흔한 것이 장례용품을 파는 곳이라 앰뷸런스보다 관이 먼저 왔나 생각되어 헛웃음이 나온다.

안타깝다. 중국의 오토바이는 동승자가 많아 어린아이가 아니길 바라며 빠르게 길을 지나쳐간다.

체감상으로 중국의 도로는 우리의 도로보다 위험하지는 않다. 도로의 폭이 넓고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다니는 공간까지 확보되어 있어 좋은 길들이다.

문제는 무조건 들이밀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이상한 중국 사람들의 경향 때문이다.

전방에 차량이 뻔히 달려오는데도 자기가 먼저 회전을 하면 그만이고 그것을 보며 달려오는 차량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크락션만 울리면서 피해 간다.

중국의 일반도로에는 신호등이나 건널목이 따로 없다 보니 차로를 건널 때는 유턴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귀찮으니 그냥 역주행을 하거나 무작정 가로질러 버린다.

그것도 차량들의 흐름을 살피고 하면 양반인데, 그냥 자기 마음대로 한다. 양보도 안 하고 눈치도 안 보니 사고가 안나는 것이 신기한 것이다.

사고 현장을 벗어나 길을 따라가는데 3륜 오토바이 2대가 길을 막고 떠들어 댄다.

사람이든, 자동차든, 오토바이든 항상 이렇게 아무데나 서면 그만이다. 뒤에서 한참 동안 서서 기다려도 눈치도 안 보고 자기들 말만 한다.

"할배들, 할 이야기가 있으면 저쪽 구석에 달구지를 세우고."

20여 분쯤 달리니 화물 차량을 검문하는 곳에 교통 공안들이 제복 같은 딱딱한 표정으로 화물 운전자들과 실랑이를 하고 있다.

차량으로 가면 사고 현장까지 몇 분이면 갈 거리다.

"니들이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아닌 것 같은데. 한심한 중국!"

15시, 50km가 남아있다. 기분도 전환할 겸 간만에 보이는 정자에 자리를 잡고 쉬어간다.

내가 오는 것을 빤히 쳐다보고 웃으며 인사를 하니 고개를 돌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진다.

핸드폰을 하고 있으니 또 빤히 쳐다보고, 내가 얼굴을 쳐다보면 시선을 피한다.

너무 귀여워 두어 번 장난을 치다 사진을 찍으려니 또 먼 산을 쳐다본다. 주변에 산도 없는데.

"호호, 할매. 궁금하면 어디서 오셨소하고 물어보면 되지."

쉼 없이 1시간 반을 달려 정저우시의 외곽에 들어선다.

복잡하게 이어지는 교량의 하부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녀의 뒤를 따라 손쉽게 빠져나간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녀가 아니었다면 미로처럼 느껴지는 복잡한 도로의 구조 속에서 한참을 헤매었을 것 같다.

"난감하네."

자동차 전용도로처럼 보이는 진입로 앞에서 길을 잃고 망설인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아파트 공사장의 측면 도로는 가로막혀 있다. 지도를 보며 우회하는 경로를 찾고 있으니 오토바이 몇 대가 지나가며 아무렇지 않게 도로로 진입하여 올라간다.

"이럴 땐 그냥 따라가야 해!"

어느 도시를 가나 어마어마한 빌딩들이 올라가고 있다.

5시 40분, 조금씩 혼잡해지는 도로를 따라 정저우시에 들어선다.

베이징에 가까워질수록 도시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터미널을 지나고.

정저우시의 기차역에 도착한다. 주숙등록의 문제로 며칠 동안 고생을 한 탓에 빈관들이 많이 모여있는 기차역 주변으로 온 것이다.

"너무 배고프다."

맥도널드에 들어가 140km를 달려온 허기를 채워보지만 역시나 부족하다.

바로 도로변의 식당으로 찾아가 메뉴를 고르고.

"왠지 실패한 느낌은 뭐지? 이 푸르뎅뎅한 것들은 뭔가 뒤바뀐 느낌이잖아."

"뭐지?"

아삭아삭거리는 피망과 돼지고기의 기름맛이 예상외로 맛이 좋다.

밥을 먹으며 주변의 빈관들을 여러 군데 검색해 둔다. 기차역의 주변이라 작은 빈관들이 많아서 오늘은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지만 모르는 일이다.

도로변에 있는 깨끗한 빈관으로 들어간다. 프런트에 앉아있는 젊은 여자는 상냥하게 웃으며 응대를 한다.

"워 쓰 한궈렌, 워 커이 수이지아오마?"

빈관의 여자는 뭔가를 살펴보더니 주숙등록을 할 수 없다고 하며 안타까운 미소를 보인다.

"자이 중궈 수이지아오 헌난! 헌난!"

리셉션의 의자에 앉아 푸념을 하듯 여자를 바라보며 웃으니 빈관의 여자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헌난!"

다른 빈관을 검색하며 구시렁거리며 웃고 있으니 빈관의 여자가 멋진 아이디어라도 생각이 난 듯 웃으며 체크인을 하라고 한다.

"커이?"

여자는 웃으며 핸드폰의 번역기에 중국어를 적어 보여준다.

"혹시 공안이 오면 쫓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없으면 공안들이 오지는 않는다. 괜찮을 것이다."

"시에 시에!"

숙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여행자가 애처로웠는지 주숙등록을 하지 않고 투숙을 하라며 배려를 해준다. 가격도 저렴한 100위안의 깨끗한 빈관이다.

자전거를 넣어둘 수 있는 공간이 없는 빈관이라 도로변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패니어들을 옮긴다.

"편하게 숙소를 해결했는데. 이 정도쯤이야!"

샤워를 마치고 바로 침대에 쓰러진다.



경비내역
식비:50위안 / 식료품:27위안 / 숙박:100위안 / 합계:177위안



하늘밥도둑 후원 : KEB 하나은행 / 변차섭 / 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D+45일 / 맑음 ・ 20도
상양시-난양시
일찍 쉬지 못한 탓인지 피곤함이 씻기지 않은 아침이다. "그래도 비가 안오니 좋네."


이동거리
130Km
누적거리
6,055Km
이동시간
8시간 45분
누적시간
426시간

 
S217도로
 
S103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샹양시
 
신예현
 
난양시
 
 
3,270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주숙등록으로 밤거리를 헤맨 저녁, 허름한 버스터미널 근처의 숙소에서 보낸 밤은 새우잠을 잔 것처럼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

8시, 서둘러 짐들을 정리하고 빈관 옆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버스터미널의 뒷골목에는 작은 식당과 빈관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한자 메뉴판을 번역기로 스캔하고 치킨이 들어간 밥 메뉴를 주문하니 나온 음식은 심플하다.

"뭐랄까 중국식 조식 느낌인가?"

확실히 면요리보다 밥을 먹으면 속이 든든한 느낌이 든다. 오늘의 목적지는 130km 정도 떨어진 난양시, 계속해서 100km가 넘는 라이딩이 이어진다.

"일단 아침밥은 먹었으니 오늘 하루 제발 뿌연 먼지도 사라지고 그리고 숙소도 쉽게 찾기를."

샹양시를 빠져나오는 시내의 도로는 그동안 중국에서 보지 못한 정도로 혼잡하고 요란하다. 차량들이 길게 정체된 도로에서 자전거 도로는 물론이고 인도까지 진입해서 새치기를 하는 운전자들이 보인다.

많은 차량과 오토바이들 넓은 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서로의 규칙이 있는 것처럼 물 흐르듯 움직이는 중국 도시들의 모습은 혼잡하지만 무질서하지는 않다. 하지만 어떤 규칙이 무너지면 차량과 오토바이 그리고 사람들이 뒤섞이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야! 아무리 바빠도 인도까지 차를 몰고 들어오면 어떻게 하니?"

유난히 복잡하고 무질서한 샹양시의 모습이다. 여기저기에서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들과 절대 양보를 하지 않는 중국의 운전자들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무조건 차량의 머리를 집어놓고 보는 운전자들이 언제나 이기는 것 같다.

자전거나 오토바이에 대해 위협적으로 운전을 하지는 않지만 절대 양보를 하지 않는 중국의 운전자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전용도를 달려오든 말든 우선 도로로 진입하려고 한다.

후진이나 직진을 하여 도로로 진입하는 차량의 운전자들이 다가서는 자전거를 확인하고 차량을 세워 자전거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줄 것이라 생각하면 사고가 나기 쉽다. 중국의 운전자들은 대부분 눈이 마주쳤다고 해서 차량을 세워주지 않는 것 같다. 무조건 먼저 도로에 진입하여 들어간다.

어수선했던 샹양시를 벗어나고 한적한 S217 국도에 들어선다.

"아휴. 살 것 같네. 아침이 어수선하면 하루가 꼬이던데."

여기저기 나무를 싶으며 조경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공공 근로와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그래 나무를 많이 심어. 부지런히 심어 봐."

한적한 밀밭의 풍경이 이어지고.

"중국의 평야가 대단하구나."

"이 기름진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그렇게도 싸웠다는 거지?"

한가로운 밀밭의 풍경 속을 달려가는 사이 멀리 검문소와 같은 건물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거나 아니면 지역의 경계에 들어서면 가끔씩 보이는 교통 공안의 검문소다.

처마가 있는 그늘에서 잠시 앉아 쉬어간다.

"어라. 수도!"

검문소로 들어가 교통 공안에게 수도에서 세차를 해도 되는지 물어본다.

"커이 시쳐! 쒸~~~~~!"

자전거에 물을 뿌리는 제스처를 하니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어보더니 세차를 하라고 허락해 준다.

며칠 동안 흙구덩이 길을 달려오며 엉망으로 더러워진 자전거를 세차한다.

"아, 속이 다 시원하다."

다시 도로를 따라가다 작은 마을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점심시간이라 허름한 식당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로봇 모양의 반죽기가 있는 식당에서 주문을 하고.

작은 외부 테이블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역시 시골 밥이 푸짐하고 저렴하고 맛있어!"

1시 반, 샹양시에서 60km 떨어진 신예현의 초입에 들어선다.

"안녕!"

조금은 지루한 라이딩이지만 중국의 소도시에 들어서면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즐겁고 재미있다.

신호의 길이가 조금 긴 중국이 신호등 때문에 라이딩의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신예현을 벗어나자 멋진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길이 이어진다.

다양한 가로수가 이어지는 중국의 도로는 중국 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

"아고, 할매요. 어디를 가세요?"

1시간의 라이딩과 휴식을 반복하는 사이 멀었던 난양시 외곽의 모습이 천천히 시작되고.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과 각종 바퀴 달린 것들이 도로변을 가로막고 있다.

"뭐지?"

하교길의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학부모들이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을 가지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생경한 모습이라 이유 같은 것을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대중교통이 안 좋거나 남다른 자식 사랑인가?"

저마다 자동차에 오토바이에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간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단지를 지나고.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지나.

난양시를 가로지르는 바이허강에 도착한다.

수초섬이 떠있는 바이허 강변의 풍경이 평화롭고 아름답다.

강변과 대교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뭐가 잡히기는 해요?"

"오호."

종징대교의 난간에 자전거를 세우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오늘도 부지런히 달렸어!"

트립닷컴으로 숙소를 검색하다 종징대교를 건너기 전 강변에 높이 세워진 주점으로 찾아간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넓은 리셉션으로 들어가 주숙등록이 되는지를 물으니 숙박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오늘도 시작인가?"

트립닷컴으로 두 번째 숙소를 예약하고 바이허강을 건너 5km 정도 떨어진 빈관을 찾아간다.

종징대교 건너자 넓은 해방광장이 나오고 사람들이 모여 이른 저녁의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퇴근 시간에 맞물리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오토바이 행렬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두 번째 빈관에 도착한다.

예약 승인이 난 두 번째 숙소에 도착했지만 주숙등록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장난을 치듯 중국의 숙박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하니 리셉션의 여자 직원들도 동의를 하며 웃는다.

조금 피곤하지만 어젯밤처럼 팬티 바람으로 쫓겨나 길거리를 방황한 탓에 조금은 해탈하거나 체념한 상태의 기분이다. 약간의 피곤함에 트립닷컴으로 조금 비싼 주점을 선택하여 결제를 마친다.

"그냥 비싸더라도 쉽게 가자. 쉽게!"

자전거를 끌고 대리석이 깔려있는 리셉션으로 들어가자 중년의 남자 매니저가 다가와 말을 걸어온다. 바우처를 보여주며 예약을 확인하니 매너 있는 태도를 유지하던 중년의 매니저는 조금 당황하는 기색이다.

"왜? 내가 더러워서 그래 아니면 더러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여기에 오면 안 돼?"

호텔의 예약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의 매니저는 방이 없다며 다른 주점을 소개해 주겠다며 안내한다. 매너 있게 응대를 하는 매니저의 모습에 기분이 상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짜증이 시작된다.

매니저를 따라 맞은편 주점으로 이동하고 남자는 주점의 리셉션에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이지만 안된다는 뉘앙스의 제스처다. 매너 있는 남자는 정중하게 사과를 하며 예약 취소와 함께 숙박 불가의 안내를 한다.

"정말 어이가 없다."

네 번째의 주점까지 숙박을 거절당하고 트립닷컴의 채팅상담으로 예약한 주점에 전화를 걸어 주숙등록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다.

난양시 주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빙빙 돌아 다섯 번째 주점에 도착한다. 건물 안쪽으로 주차장과 마당이 있는 전형적인 예전 주점의 모습이다. 친절한 리셉션의 안내에 따라 무난하게 체크인이 이루어진다.

"숙소를 잡는 데 무려 3시간이 걸렸군."

샤워를 하고 기진맥진 침대에 쓰러지니 씁쓸한 감정이 찾아든다.

"중국여행, 주숙등록, 중국의 서비스 마인드, 가난한 여행자의 주머니 그리고 빌어먹을 트립닷컴."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가니 시장처럼 보이는 도로변의 골목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오늘은 좀 취해야겠다."

양꼬치와 오징어를 구이를 주문하고.

슈퍼에 가서 작은 병의 싸구려 백주를 사서 함께 저녁을 한다.

커다란 민물고기를 추가로 주문하고.

오랜만에 마시는 술과 피곤함에 빠르게 취기가 올라온다.

"양꼬치 헌 하오 취! 중궈 한 하오!"

"오늘은 좀 취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여행길에서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겠지 뭐."

쓸데없이 지치고 힘든 하루가 지나간다.




경비내역
식비:77위안 / 식료품:18위안 / 숙박:24,031 / 합계:95위안, 24,031원



하늘밥도둑 후원 : KEB 하나은행 / 변차섭 / 415-910665-18507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4일 / 맑음 ・ 18도
징먼시-샹양시
8층 숙소의 창문으로 밝은 햇살이 들어온다. 기분좋게 시작된 하루다. "오늘은 제발 상큼하게!"


이동거리
128Km
누적거리
5,925Km
이동시간
8시간 17분
누적시간
418시간

 
G207도로
 
G20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징먼시
 
이청시
 
샹양시
 
 
3,140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날이 맑아 기분이 좋아지는 아침이다. 빌딩 너머로 희뿌연 하늘은 마치 서울 어느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날씨가 좋은 날의 아침에는 뭔가 마음이 바빠진다.

"중국의 날씨에 길들여졌나 봐."

짐들을 정리하고 출발을 서두른다. 오늘의 목적지는 130km 떨어진 샹양시다.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호떡같이 생겼네."

인상이 좋은 식당의 부부에게 면국수를 주문하고, 이제는 물도 없고, 반찬도 없는 중국의 음식에 익숙해져 편안하다.

"한국에 가면 설마 생각나는 거 아냐?"

길들여진 것은 날씨만이 아닌가 보다.

희뿌연 도시의 하늘과 흙먼지가 가라앉은 도로를 따라 시내를 벗어난다.

단지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 외에 어제의 도로 환경과 딱히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시의 외곽으로 멀어질수록 하늘은 조금씩 파랗게 변해가지만 그만큼씩 흙먼지가 내려앉은 도로와 주변의 모습들은 회색빛으로 변해간다.

"그냥 지옥 같던 어제의 맑은 날 버전이네."

그저 무난하지 않더라도 너무 힘든 상황이 없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뿐이다.

"짙푸르던 싱그러운 가로수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거지?"

두껍게 내려앉은 흙먼지들이 노란 유채꽃의 색감과 대비되어 더욱 황량하게 느껴진다.

잠시 도로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도로의 이정표에 낙서를 한다.

"하늘밥도둑 왔다 감!"

길게 뻗어있는 회색빛 도로를 따라 샹양시로 향한다.

대형 트럭이 통행이 빈번해서 그런지 도로의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나 싶더니.

거북껍질처럼 변해간다. 덜덜거리는 자전거의 승차감이 형편없다.

속도를 맞춰 옆에서 따라오던 아저씨와 사진을 찍고.

고장이 난 버스를 지나치고.

여전히 알 수 없는 병원의 광고판을 지나.

50km 정도 상태가 좋지 않은 흙먼지 도로와 하늘을 바라보며 무감각하게 지나치고.

12시 반, 후지전(胡集镇)에 도착한다.

출출함이 찾아드는 시간이지만 샹양시까지 가야 할 길이 멀고.

별다른 특색도 업이 희뿌연 회색빛의 도시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지도앱을 켜고 도로와 거리를 확인하는 사이 도로변의 가게에서 젊은 남녀가 반갑게 다가와 말을 건넨다. 대부분 무신경하게 살펴보는 중국인들이지만 젊은 친구들은 확실히 호기심이 많고, 특히나 젊은 여자들은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은 것 같다.

"그나저나 이곳의 공기는 왜 이런 거야?"

후지전을 벗어나자 도로는 다시 엉망으로 패어있고.

중국의 소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형트럭들이지만 지나치는 트럭들이 유난히 많게 느껴지는 이유는 뿌옇게 흩날리며 다가오는 흙먼지 때문이다.

역풍이 불어오는 날씨에 화물차들이 지나칠 때마다 숨쉬기조차 힘든 먼지들이 날아든다.

버프를 하고 고개를 숙이며 지나치지만 숨을 쉬기가 힘들 정도다.

자전거를 세우고 차량들이 지나치고 흙먼지가 줄어들면 다시 출발하기를 반복한다.

"공사구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뭘까?"

흙먼지와 진흙탕의 갓길 사이에서 크락션을 울려대며 지나치는 대형트럭들과 함께 길을 이어간다.

"어제의 다른 버전이다. 정말 중국 왜 이래?"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주변은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엉망이 된 도로와 도로를 벗어나기 위해 길을 따라갈 뿐이다.

어렵게 15km 정도를 겨우 이동하고 도로변에 있는 주유소에 흙먼지를 뒤집어쓴 얼굴을 씻어내고 있으니 중년의 남자가 다가온다.

"시쳐?"

자전거와 수돗가를 번갈아 가리키며 자전거를 씻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남자는 매정하게 안된다고 한다.

주유소의 한편에 앉아 허기를 채우고, 미지근한 콜라 한 모금이 칼칼한 목을 타고 시원하게 넘어간다.

마을을 지나며 뒤편에서 윙윙거리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도로에 물을 뿌리는 차량이 다가온다.

"야! 안 돼!"

어떻게 피할 시간도 없이 물을 뿌리고 지나쳐간다.

"세차를 해주려던 거지? 그런 거지?"

"좀 씻어냈으면 좋겠는데."

이청시로 향하는 도는 이전의 도로 상태와 180도 달라진다. 간간이 도로에 물을 뿌리며 지나가는 차량들이 있어서 흩날리는 흙먼지의 양도 많이 줄어든다.

"하늘빛이 왜 이래?"

이청시 외곽의 도로 곳곳에는 세차를 하는 집들이 계속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집에 들어가 할아버지에게 세차를 할 수 있는지 물으며 자전거에 물을 뿌리는 제스처를 하니 안된다고 한다.

"뚸 샤오첸?"

가격을 물어 요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해도 손을 가로저으며 심드렁하게 안된다는 제스처를 한다.

"산골에는 사는 남부 사람들에 비해 인심들이 야박하네."

3시 이청시를 가로지른다. 아직도 샹양시까지는 50km가 넘게 남아있다.

자전거 도로에 차량들이 들어오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는데 징저우시와 이청시에서 얌체족들을 간간이 보게 된다.

"비가 내리려는 하늘은 아닌데. 정말 하늘 색이 더럽네."

매일 비가 내리던 남부에서 맑은 하늘을 보기가 힘들더니 중부로 올라오니 흙먼지 때문에 맑은 하늘을 보기가 힘들다.

이청시를 벗어나고 도로변에서 파인애플을 팔고 있는 트럭을 발견한고 출출함이 찾아들어 자전거를 세운다.

"예쁘게도 깎았네."

장수시로 가는 길에 만났던 나선형으로 파인애플을 깎던 아저씨와 달리 벌집처럼 파인애플을 다듬는다.

파인애플을 사서 갈증과 출출함을 달래본다.

시원한 파인애플을 먹으며 부부의 트럭을 살펴본다.

"넌 사탕수수!"

"넌 아직도 모르겠다."

3시 반, 파인애플 부부의 곁에 앉아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여전히 40km가 남아있는 샹양시를 향해 출발한다.

흙먼지가 내려앉은 도로를 벗어나려는 듯 거칠게 페달을 밟아가며 거리를 삭제한다.

"벗어날 거야!"

한 시간 반을 쉼 없이 달리고 샹양시의 초입에 들어선다. 혼잡하게 막혀있는 공사구간을 지나고.

한쑤이강을 건너 짙푸른 도시의 가로수길을 마주한다.

갑자기 변하는 중국의 도시들은 언제나 생경하고 재미있다.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공원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수로의 건너편으로 샹양성의 모습이 보인다.

"아고, 좋네!"

평화로운 공원에 앉아 있으니 하루의 노곤함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자전거를 끌고 공원을 걸으며 산책을 하고.

"완전 봄이네."

샹양성공원에서 빈관을 예약하고 숙소로 간다.

"정말 반짝이는 거 좋아해!"

숙소에 들어가 체크인을 하고 빈관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가 저녁을 한다.

"이거 똥집 요리인데."

식당의 발랄한 꼬마 아가씨는 발목에 동그란 야광 고리를 걸고 돌아다닌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손주들을 대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애틋함은 비슷한 것 같다.

저녁을 하고 숙소에 들어가 쉬고 있으니 친절했던 숙소의 여자가 올라와 주숙등록이 안돼서 숙박을 할 수 없다고 한다.

"..."

친절하게 응대를 하던 숙소의 여자에게 괜찮다며 인사를 하고, 트립닷컴으로 주변의 빈관을 다시 예약한다.

예약 승인이 나고 두 번째 빈관으로 찾아가니 리셉션의 젊은 여자는 주숙등록이 안된다며 다른 빈관으로 가라고 한다.

"..."

결제가 승인된 예약의 취소가 이루어지는지조차 확인할 수가 없다. 트립닷컴의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보려고 해도 전혀 연결이 되지를 않는다. 주숙등록의 문제로 여러 차례 채팅 상담을 통해 숙박거부에 대한 클레임 상담을 했지만 로봇과 다를 바 없는 상담원의 기계적인 답변에 짜증이 올라온다. 언제나 무성의한 답변만을 반복하는 담당자의 평가에 마이너스 별점을 줄 수 없는 것이 억울할 지경이다.

"트립닷컴! 이 (*&(^&%&^^%$^%&*&^^."

어렵게 한국의 고객센터와 연결을 하고 숙박거부에 대한 자료들을 이메일로 보내주면 추가 보상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는다.

"그 잘 난 어플에 클레임에 대한 서비스 메뉴는 없는 거야?"

빈관의 여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주숙등록이 되는 주점을 소개해 주겠다며 빈관 주변에 있는 커다란 주점으로 데려간다.

"뚸 샤오첸?"

"600위안!"

주점으로 안내한 후 후련한 듯이 떠나는 빈관 여자의 뒷모습이 너무나 얄밉게 느껴진다.

"아휴. 저 공감 능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지지배!"

털레털레 자전거를 끌고 화려한 주점을 나선다. 여행경비를 아껴야 하는 가난한 여행자의 씁쓸함이 느껴진다.

"여기가 버스터미널인가?"

우연히 지나간 터미널 근처의 어두운 골목에는 허름한 빈관들이 들어서 있다.

"참나. 숙소가 이렇게 많은데 들어갈 곳이 없다."

거리에 서서 호객을 하는 할머니들과 농담을 하며 60위안을 외치는 빈관으로 들어간다.

"할매. 이쁘네. 근데 나 한국사람인데!"

할머니들에게 한국사람인데 잠을 잘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묻더니 웃으면서 안된다고 한다.

"하하하하. 거 봐. 안되잖아! 사진이나 찍어요."

자전거를 끌고 몇 걸음 더 옮기고 다시 호객을 하는 아저씨에게 붙잡힌다.

"워 쓰 한궈렌. 워 커이 수이지아마?"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을 하는 남자에게는 숱한 경험에서 축적된 능글능글함이 전해진다.

"커이. 커이!"

주숙등록이 되어도 그만, 안되어도 그만이다. 4~5만원 정도의 금액이면 주숙등록이 되는 주점이나 빈관들은 너무나 많다.

숙소의 여자가 내어준 따듯한 차를 마시고 있으니 제복을 입은 공안이 빈관으로 들어온다.

"뭥미?"

공안들은 한국사람인지를 묻고는 숙소의 남자와 설왕설래 언쟁을 하듯 목소리를 높여간다.

아마도 터미널 근처의 허름한 빈관들은 주숙등록을 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 뭔가 부정적인 제스처를 하는 공안에게 푸념을 하듯 거세게 말하는 남자의 모습이 중국영화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억양이다.

잠시 후 공안은 아무런 말 없이 빈관을 나가고, 숙소의 남자는 괜찮다며 방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숙소의 가격을 물으니 90위안이라고 한다.

"오홍, 비싸네."

피곤한 하루다. 자전거를 끌고 밤거리를 더 돌아다니고 싶지 않아 허름한 터미널의 빈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시골의 40위안 빈관보다 더 허름한 방이다. 첫 번째 빈관에서 샤워를 한 터라 낡은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를 기다린다.

이상한 일이지만 베이징이 가까워질수록 뭔가 각박해지고 숙소를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중국이다.

"주숙등록. 아 빌어먹을 주숙등록!"






경비내역
식비:28위안 / 식료품:8위안 / 숙박:90위안 / 합계:126위안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0일 / 맑음 ・ 14도
장가계-원가계-츠리현
많은 절경들을 품고있는 장가계, 원가계를 마저 구경할까 고민하다 그냥 베이징으로 가기로 한다. "킵 해둘께."


이동거리
116Km
누적거리
5,511Km
이동시간
8시간 09분
누적시간
389시간

 
S306도로
 
S306도로
 
 
 
 
 
 
 
40Km / 2시간 40분
 
66Km / 5시간 29분
 
장가계
 
원가계
 
츠리현
 
 
2,726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아침까지 어디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하지 못하고 고민했다.

"하루를 더 머물며 장가계를 둘러 볼까 아니면그냥 베이징으로 향할까."




경비내역
식비:37위안 / 식료품:3위안 / 숙소:80위안 / 합계:120위안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