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일 : 2018.11.05 / 맑음・19도

울산-십리대밭길-태화강자전거길-언양시장-양산-양산천자전거길-낙동강자전거길-밀양-김해-봉화

반가웠고 멋진 삶을 살고 있는 선화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김해 봉화로 향한다. 그때, 너무나 황망하고 미안해서 그리고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한편 그대가 미워서 꽃한송이 올리지 못한 마음의 짐을 이제서야 죄송스러운 마음과 함께 그리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대가 그립습니다."

이동거리

102.85Km

누적거리

1,237.14Km

이동시간

6시간 33분

누적시간

62시간 30분


태화강자전거길
낙동강자전거길
59Km/3시간 45분
44Km/2시간 48분
울산
양산
봉화
 
 
1,237Km

 

울산의 동천강과 태화강의 자전거길이 좋고 잘되어 있다는 말에 선화는 "태화강의 십리대밭길을 꼭 들려보세요." 하였다. 봉화에 가기위해 태화강과 낙동강의 저전거길를 따라 이동한다.


편의점에 들려 햄버거빵과 쵸코바를 비상식으로 사서 넣어두고 출발하였다.


 

태화강의 저전거길은 태화강을 따라 울산에서 언양까지 이어져있다. 한강의 자전거길처럼 잘 정비되어 있는 울산의 태화강 자전거길.


 

십리대밭길을 가기위해 자전거와 사람만이 건널 수 있는 십리대밭교를 건넌다. 한강의 중량천 정도의 크기인 태화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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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서쪽에 위치한 태화강대공원내 십리대밭. 


울창한 대나무숲을 따라 자전거길이 이어졌다. 대나무길을 따라 아침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자전거와 전동차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판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뚫려있는 산책로의 출입구에 놓여져 있었다. 자전거길을 따라 가던중 울창한 대나무밭의 안쪽 산책로가 궁금하였다. 


자전거에서 끌고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포장되지 않은 제법 넓은 흙길의 산책로가 바깥쪽의 대나무에 비해 굵고 높이 자란 대나무들이 사이로 이어져있었다. "안쪽 산책로처럼 자전거길이 놓여져 있으면 환상적이겠다."


 


11월의 초. 남쪽의 울산은 늦가을의 바람과 햇볕이 찬란하였다. 


 

태화강을 따라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을 간간히 마주하던 자전거길은 선바위교를 조금 지나 끊기여 있었다. 자전거 휴게소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며 길을 찾는동안 자전거를 타고 앞서가던 사람이 보였다. "낯선 곳에서 길을 모르면 따라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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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위교를 지나 자전거길은 짧게 끊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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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성교의 좌측으로 태화강 자전거길은 다시 이어진다.


앞서가던 사람을 따라 도로를 잠시 이동하니 망성교가 나오고 좌측으로 자전거길이 이어졌다. 시멘트 포장길로 넓직한 길이 최근에 정비된 것처럼 보였다.


시골의 작은 천변길 같은 평탄한 자전거길 달리는 동안 작은 소도시가 나타났다. 양산으로 가기위한 국도이동을 앞두고 먼저 식사를 하고 싶어졌다. 길건너 오래된 시장골목 안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섰다. 


시장 초입의 소머리 곰탕집을 시작으로 커다랗게 옛날곰탕의 간판을 단 음식점들이 보였다. "곰탕이 유명한 곳인가? 여기가 어디지?"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고서야 언양임을 알게되었다. 


 

"언양은 불고기가 유명하지 않은가? 몰라, 어쨌든 곰탕 좋다!" 


 

 

 

 

 

좁고 허름한 식당안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한명인데 식사되요?" 묻자 곧 자리가 난다며 조금 기다리라고 하였다.


 

 

 

잠시후 자리가 난 식당안으로 들어가니 5~6개의 테이블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파무침과 함께 나온 곰탕은 넉넉하였고 진한 국물의 든든한 한끼 식사였다. 식사를 하는 중 앞자리에 자전거 복장을 한 현지인이 자리를 잡았다. 자리가 나는 곳에 아무렇게나 합석을 해서 먹는 모양이다.


 

맛집으로 알려진 지역의 좋은 음식점보다 이런 곳이 좋다. 타지 관광객들의 수다소리는 시끄러운 잡음과 같지만 특별할 것 없는 현지인들의 대화는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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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 알프스시장 초입에 위치한 시장곰탕집.



 

MTB 코스중 언양 알프스 코스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났다. 너무 멀리 떨어진 갈일이 없는 곳이라 코스에 대한 설명을 흘려들으며 알프스라 붙여놓은 코스명이 과장되고 우습게 느껴졌었다. 


"알프스가 언양의 브랜드 텍스트 인가보구나." 여전히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웠다. 


 

언양에서 양산까지는 35번 국도를 타고 이동하였다. 양산시에 들어서며 생각보다 도시가 크게 느껴졌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경남의 도시들이 쾌적하고 발전이 되어있는 것은 알았지만 의외다 생각하였다.


양산시에 진입하여 도로이동을 제법하였음에도 양산천 자전거길이 나오지 않았다. "양산, 꽤 크잖아." 낙동강으로 가는 양산천의 자전거길을 지도앱으로 찾았다. 양산천 자전거길은 양산 종합운동장 부근에서부터 정비되어 있는 것 같았다.


"크기도 하지만 도시가 길쭉하잖아." 35번 국도를 따라 길쭉하게 이어진 양산시의 모양이였다. 


 

 

길게 이어진 양산의 물류센터들과 양산천의 제방위로 정비된 자전거도로는 백미터 달리기의 일직선 주로처럼 직선으로 뻗어있었다. 대략 4Km에 가까운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로는 낙동강으로부터 불어오는 맞바람과 함께 나를 숨막히게 하였다.  


좀처럼 변하지 않은 주변 풍경이 마치 실내에서 자전거 롤러를 타고 있는듯한 착각마저 들게하였다.


 


드디어 낙동강 자전거길은 마주하였다. "20Km로 달리 수만 있어도 좋겠다야."


 

생각대로 낙동강 자전거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단체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었다. 한강길에 비하면 조금 황량한 느낌이였지만 넓게 뜨인 공간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울산의 숙소에서 조금 게으름을 피우느라 늦게 시작된 라이딩탓에 봉화까지의 시간 여유가 조금 없었다. 낙동강길에 들어서 페달의 속도를 내어 달렸다.



 

수변 공간이 없는 오봉산 주변은 강위로 700M정도의 나무테크를 놓아 자전거길이 이어졌다. 나무테크를 밟는 느낌이 그 소리와 함께 경쾌하게 들렸다.  



 

대체적으로 게으른 것인지 창의적인 것인지 모르겠다. 넓은 공간인데 조금씩이라도 굽어지는 길을 만들어 놓았으면 좋았겠다 생각했다. 길게뻗은 단조로운 자전거길이 어쩌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밀양으로 들어선 자전거길의 멋진 억새길을 돌아나오자 김해와 밀양을 잇는 낙동대교 넘어로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다. 


 

낙동대교와 신삼랑진교를 지나 첫번째 보이는 낙동강철교는 현재 레일바이크를 타는 관광레져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밀양에서 김해로 넘어가기 위해 낙동철교 사이에 놓인 삼랑진교를 넘는다. 차량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넓이의 옛날 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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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김해로 넘어가는 삼랑진교



삼랑진 대교를 넘는사이 신낙동철교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을 감상하였다. 낙동철교에 지표면이 가려져 강위로 떨어지는 해처럼 느껴졌다.   


 

 

마사리를 지나 봉화로 넘어가기전 고개 하나가 나왔다. "김해평야의 평지 라이딩을 기대했는데. 커브가 보이는 하나가 전부겠지?"


모정고개를 오르며 조금 편하게 가면 안될까는 생각의 투정하였고, 두번째 커브가 고개의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안도하였고, 모정고개의 내리막이 반대편의 오르막보다 길고 경사가 높다는 것에 감사의 외침을 외쳤다. 


"역시 함부러 투정하면 안되는거야. 쓸데없는 투정은 나중에 해도 상관없는 거라구."   


 

모정고개를 내려오던 중 도로는 Y자로 나뉘어졌다. 자전거길의 이정표는 직진방향을, 노무현 대통령 생가 이정표는 좌측방향을 가르켰다. 10여분정도 후 빠르게 내려앉을 어둠에 대한 생각이 빠르게 핸들의 좌회전을 이끌어냈다.


몇분이 지나지않아 어두었졌다. 한림면을 앞두고 봉화마을까지 가는 길을 여러분 찾아봐야 했다. 가운데 봉화산을 두고 시골의 마을길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조금이라도 큰길을 따라 이동하기 위해 봉화산을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가는 경로를 선택하였다. 봉화산 주변은 중소형 공장들이 연이어 들어서 있는 공업단지처럼 느껴졌다. 


어두운 도로의 양쪽으로 환한 불빛의 공장들이 묵직한 기계음을 울리고 커다란 물류트럭 같은 것들이 주기적으로 지나다녔다. "봉화마을이 시골 촌동네가 아니였나?"


봉화삼거리에 이르기전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앞 테이블에 앉았다. 먼저 주변의 음식점을 검색하였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울산에서 출발전 검색해 두었던 봉화마을내 봉화둥지휴게소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편의점을 지나쳤다.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고 노란 바람개비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조금 이동하니 바로 봉화마을이 나왔다. 캄캄한 시골의 작은 동네였다.


둥지휴게소에 가보니 문이 닫혀있었다. 가로등을 제외하고 불이 켜져있는 건물은 친환경 로컬푸드 직매장 봉화장날뿐이였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들어선 순간 가게에 있던 여성분이 잠깐 놀라고, 그 모습에 나도 놀랐다.


이른 저녁이지만 인적이 드문 시골 매장에 갑자기 시커먼 사내가 들어오니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엇이든 요기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찾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아 봉화막걸리와 황태국만을 집어들었다. "어쩔 수 없으니 이거라도 먹자."


 

봉화마을회관 앞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관광안내소의 화장실에 들려 간단히 세면을 하였다.


 

 

캄캄하게 정막이 흐르는 조용한 시골의 밤이였다. 아침에 사넣어둔 편의점 햄버거와 황태국 그리고 봉하막걸리 한병으로 저녁을 하였다. 순하게 넘어가는 봉하 막걸리는 꽤 괜찮았다. "한병 더 살걸 그랬나."


 

울릉도부터 시작되었던 왼쪽 발목의 시큰거림은 안장을 높이고, 위치를 뒤쪽으로 이동시킨 후부터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이틀정도 남았있던 약간의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왼쪽 새끼손가락의 저림현상은 계속되었다. 피팅의 문제인지 쇄골의 수술의 후유증인지는 모르겠지만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때를 제외하고 큰 지장은 없으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어쨌든 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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