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일 / 비 ・ 3도

치먼현-싼리전

계림으로 가기 위해 다시 시작되는 라이딩. 치먼현으로 달리던 빗속의 라이딩으로 젖어있던 옷들은 따듯한 난방기 덕에 뽀쏭하게 말라있다. "다시 젖어버릴 테지만" 출발 전 비가 잠시 멈춤을 틈타 라이딩을 시작한다.

이동거리

46Km

누적거리

3,483Km

이동시간

3시간 45분

누적시간

232시간


S302성도
S302성도
34Km / 2시간 10분
12Km / 1시간 35분
치먼현
선우산
섬리진
 
 
744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비가 내리는 날씨를 탓하며 느린 게으름을 피운다.


"비 싫어!"


아무리 이불킥을 해봐도 비가 내리는 날씨는 달라지지 않는다. 10시,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짐들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중국의 사자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왼발로 무언가를 밟고 있다.



"새끼인가?"


사자상의 특이한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일어나 자료들을 검색해 보니 왼발로 새끼를 밟고 있는 것이 암사자상, 오른발로 공같이 생긴 것을 밟고 있는 것이 숫사자상이라고 한다.


암사자는 새끼를 보살피는 의미로 예전 중국인들이 사자의 젖이 발가락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탓에 새끼를 밟고 있는 모양이 나온 것이고, 숫사자가 밟고 있는 공모양은 세계를 뜻하는 의미로 세상을 지배하는 부와 권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얘는 안 뒤집어져 있네."



도로변의 슈퍼에 자전거를 세우고 간식거리들을 찾아본다.



슈퍼마켓을 한번 둘러보고 그동안 궁금했던 가판에 깔려있는 과자들과 작은 빵들을 골라본다.



"이런 거군."


어떻게 계산을 하는지 궁금했던 과자와 빵들을 저울에 달아 계산을 한다.



가게 앞에 놓여있는 아주 작은 의자에 앉아본다.



왠지 모르게 사람을 겸손하고 다소곳하게 만드는 마법의 의자는 나름 편하기도 하다.








"햐, 오늘도 틀렸어."



의자에 앉아 오늘의 경로를 확인하고 있으니 슈퍼의 아주머니가 따듯한 녹차를 건네준다.



떠나기 전 차를 대접해 준 감사의 인사를 드리자.



대나무잎으로 싼 따듯한 간식을 선물한다.


"씨에 씨에."



커다란 장대를 어깨에 메고 배추 같은 것을 나르는 사람들을 지나치고.



기이한 모양으로 뒤틀린 나무뿌리 공예품들을 만드는 가게들을 지나치고.








산골의 양봉장도 지나치고.



작은 도로를 따라 길을 따라간다.



은근하게 젖어드는 빗줄기에 지쳐간다.



"정말 대책이 없다."



길은 작고 조용한 시골의 마을들이 계속 이어진다.



"아닌 화장실을 이렇게 만들면 길에서 사람들이 다 보잖아."



날씨 탓인지 페달링에 경쾌함이 없다.



"여기 뭐가 있나?"



약간 지루한 라이딩을 달래기 위해 도로를 벗어나 살펴봤지만 별다른 것이 없다.



다시 도로로 되돌아와 길을 따라가다 셔터들이 내려진 집들 가운데 문이 열려있는 집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니 하오."


창고나 주차장으로 생각했던 셔터가 달린 중국의 1층은 식기 등의 조리 기구들과 테이블이 놓인 거실 같은 공간이다.


가족들이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비를 피해 자전거를 세워놓고 쉴 수 있는지 물어보자 흔쾌하게 허락을 하며 작은 의자를 내어준다.




초등학생 정도의 여자아이와 어린 남자아이가 있는 가족이고, 할머니까지 3대의 모습이 보인다.



낯선 한국인의 등장으로 가족들은 즐거워한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사탕을 선물하고.



잠시 후 자몽 같은 커다란 과일을 건네준다.



"자몽인데. 자몽이 이렇게 맛이 좋았나?"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는 것이 귀찮지만 과즙이 풍부한 자몽의 맛이 좋다.



"딸 3명과 아들이 하나."


인구 조절을 위해 한 명의 자녀만을 허락하는 중국의 일자녀 정책에 대해 알고 있지만 시대가 변하며 유명무실한 정책이 되었나 보다.


유난히 볼이 빨간 아이 왕칭예는 살갑게 다가와 여러 가지 궁금한 것들을 끊임없이 물어본다. 꽤 오랫동안 왕칭예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이 나른한 피곤함이 찾아든다.



"어디까지 가요?"


"글쎄 오늘은 늦어서 이 동네에서 보내야겠는데. 혹시 마을에 주점이 없니?"


"여기는 시골이라 주점이나 빈관은 없어요."


"그래."


"하지만 마을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곳은 있어요. 음식도 먹을 수 있어요."


"어디?"


똑똑한 아이 왕칭예는 자신이 집을 알려주겠다며 앞장을 선다.



왕칭예와 함께 도착한 곳은 술을 파는 가게처럼 보인다.


황칭예가 술집의 남자에게 설명을 해주어 쉽게 상황 설명이 끝나고 주인 남자는 자연스럽게 안내를 해준다.



"여기서 밥도 먹을 수 있어요."


저녁이 되어 집에 가야 한다며 왕칭예는 해맑게 웃으며 떠난다.



가게의 남자는 가게의 3층에 있는 3개의 낡은 침대가 놓인 방을 안내한다.


"좋아요. 하루에 얼마예요?"


"40위안."


"근데 난방기는 없어요?"


남자는 난방기의 리모컨을 찾아들고 난방기를 사용하면 50위안이라고 한다.


"하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자전거를 세척하고.



테이블이 놓인 1층에 자전거와 패니어를 놓아두고 가게를 둘러본다.



"이건 뭐예요?"


나무로 만든 통에 전기 열선이 들어가 있고 신발이 놓여 있는 수상한 나무통을 가리키며 남자에게 물어본다.



"설마 신발 건조기는 아닐 테고."



남자는 껄껄껄 웃으며 테이블에 놓인 담요를 가리키며 통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하하하."


남자가 직접 만들었다는 수제 난방기다.




성월주가는 술을 파는 가게다. 1층에 놓은 원형의 테이블을 보면 가게에서 술을 먹을 수 있는 모양이다.




가게 뒤편에 있는 공간에는 좌식용 난방기가 놓여있다.



"이건 요렇게."



담요를 덮고 앉아있으면 따듯하다.




패니어들을 들고 3층으로 올라와 난방기를 켜고 휴식을 취한다. 3층의 옥상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 작은 화장실 겸 수도 시설이 있는 곳에서 샤워를 하고 돌아오니 남자는 커다란 보온병에 따듯한 물과 녹차를 방에 놓아두었다.


따듯한 녹차 한 잔을 마시니 몸에 따듯한 기운이 감돈다.



옥상의 한편에 말려둔 식재료들을 자세히 구경한다. 중국의 시골집마다 걸려있던 돼지고기와 물고기들이다.



"하루 만에 엉망이네. 내일도 입어야 하는데 빨 수도 없고."



이불을 덮고 침에 파묻혀 있으니 요란한 폭죽음이 마을의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시작됐군."


창문을 열고 폭죽이 터지는 곳을 쳐다보니 가게의 식구들도 폭죽을 들고 밖으로 나와있다. 밖으로 나가 폭죽놀이를 구경한다.


"크기도 하다."



마을 여기저기서 폭죽의 굉음이 울려 퍼지고.









가게의 어린 딸도 폭죽을 들고 수줍게 폭죽놀이를 시작한다.











왕칭예와 함께 가게로 왔을 때부터 수줍게 관심을 보이며 주변을 맴돌던 가게의 귀여운 여자아이다.




불꽃놀이를 끝내고 다시 침대에 누워 쉬고 있으니 20대의 젋은 여자가 방문을 두드리고 저녁을 먹자고 한다.



청여요의 식구들과 식사를 한다.



20대의 큰 딸과 9살의 청여요를 둔 가게의 남자가 요리를 해서 저녁 밥상을 차린다. 식사와 술을 마실 수 있는 술집을 운영하는 남자라 음식들의 맛이 꽤나 좋다.


"헌 하오 취!"







그리고 남자는 술을 하는지를 묻고서는 백주를 따라준다.



도수가 높은 백주 한 잔을 마시니 몸에 열기가 올라온다.



"맛있는 술이다."



편안한 미소의 자상한 남자, 성격이 밝고 유쾌한 큰딸 그리고 수줍은 아이 청요여와 함께한 저녁식사다.


아주 오래전에 자전거를 타는 독일의 남자가 다녀갔다는 이야기와 드럼을 치는 청요여의 영상들,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큰딸의 질문들에 대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너무나 즐거운 하루다.



남자와 백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방으로 돌아와 잠이 든다.


슈퍼에서 만난 친절한 아주머니, 차와 자몽을 내어준 가족들과 똑똑한 아이 왕칭예 그리고 청여요의 가족들이 지루하고 축축하게 젖어드는 흐린 날씨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즐거운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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