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8일 / 흐림
심-우파
우파로 향하는 여정, 우랄산맥의 끝자락의 산길들은 심을 마지막으로 모두 끝난 것 같다. 첼랴빈스크에서 만난 일다의 집을 찾아 우파로 향한다.


이동거리
133Km
누적거리
14,878Km
이동시간
7시간 30분
누적시간
1,081시간

 
E30도로
 
E30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장소
 
우파
 
 
1,896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오늘도 흐리네."

짙은 구름이지만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아침으로 도시락 라면에 예브게니 아저씨의 돼지고기 통조림을 넣고.

예브게니 아저씨의 비상식 통조림이 모두 떨어졌다.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침낭 속에서 게으름을 피우고.

민달팽이들의 습격을 받은 텐트에서 달팽이 들을 떼어내고 짐들을 정리한다.

첼랴빈스크의 호스텔에서 만난 일다의 집까지 120km 정도가 남았다.

우파의 모습은 구불구불한 벨리야 강을 끼고 들어선 도시고, 일다의 집은 우파의 시내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외곽지역이다.

"일다의 집에 가기 전, 벨라야 강변에서 캠핑을 하자."


한 시간을 달리고 도로변의 첫 번째 카페에서 출출함을 달랜다.

"플롭과 빵으로 간단하게."

마지막 고개를 넘으며 구글맵으로 보이는 녹색 지대를 벗어났지만 산길은 계속 이어진다. 우파까지 100km 정도가 남았다.

드넓은 초원에서 들어선 산길, 이 산길의 끝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다시 초원이 이어질까, 새로운 풍경이 펼쳐질까?"

길은 숲길이 계속되지만 도로는 평탄해진다.

며칠 동안 산길을 오르내리며 피로가 쌓인 다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근육을 풀듯 페달링의 흐름에 천천히 속도를 맞춰간다.

점심을 먹은 지 3시간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출출하다. 뭔가 부족하고 허전한 것은 마음인데, 그 허기를 먹는 것으로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플롭 한 그릇으로 공허한 무언가를 채워 넣는다.

오르고.

내려가고.

낮은 언덕들을 넘어가는 동안.

하늘의 풍경도 쉴 새 없이 변해간다.

요거트 간식을 챙겨 먹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기계적인 페달링이 이어진다.

멀리 지평선 끝으로 도시의 실루엣이 그림처럼 나타난다.

"아직 30km나 남았는데."

5시 30분, 산길이 끝나며 내리막길, 평탄해진 도로를 달려온 탓에 생각보다 일찍 우파에 도착할 것 같다.

우파를 20km 정도를 남기고 도로와 갓길의 상태가 좋아진다.

우파의 주변을 굽이굽이 돌며 흐르는 벨라야 강을 건넌다.

큰 강은 아니지만 벨라야 강은 유난히 구불구불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일다의 집과 우파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 일다는 우파 시내와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일다가 사는 마을로 들어가.

일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왔어!"

현재 위치를 왓츠앱으로 공유를 하고 메시지를 보내도 일다에게서는 답이 없다.

일다가 알려준 주소로 집으로 찾아간다. 단층 구조의 현대식 집들이 가지런히 놓인 마을이다.

"이곳인데."

일다에게 위치와 메시지를 다시 보내고, 메시지는 확인 상태임에도 아무런 답이 없다.

"뭐지?"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여 더 기다릴 수 없어 벨라야 강변의 캠핑 장소를 찾아 출발을 한다.

일다의 마을을 벗어나기 전 카페에 들러 플롭과 샤슬릭을 포장한다.

"아, 미친다."

해는 예쁘게 지평선으로 내려앉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벨라야 강변으로 들어가는 작은 길을 찾아갔지만, 골재 공장의 주변길은 막혀있다.

공장의 입구에 서서 차량들을 통제하는 아저씨에게 손짓을 하며 도움을 청한다. 구글맵을 보여주며 강변으로 갈 수 없는지 묻자 아저씨는 공장의 경비원처럼 보이는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잠시 후 철문의 쪽문으로 들어가라고 알려주었다.

비가 내려 질퍽해진 흙길을 따라 벨라야 강의 방향으로 이동한다.

강변의 수풀 언덕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설치한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자리지만 날이 흐려 오늘은 조용할 것 같다.

샤슬릭과 플롭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조용한 강변에서 하루를 정리한다.

일다도, 안드레도 연락이 되질 않는다.

"러시안들, 왜 이러냐? 몰라, 자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17일 / 흐림
바칼-심
바칼의 숙소에서 보낸 짧은 휴식의 편안함이다. 계속되는 궂은 날씨, 산들을 넘어 우파로 향한다. 


이동거리
90Km
누적거리
14,745Km
이동시간
7시간 11분
누적시간
1,073시간

 
도로
 
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칼
 
장소
 
 
 
1,763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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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40기가,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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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5)783-2727

 
비는 계속된다. 눅눅한 신발, 하루를 쉬고 싶은 게으름이 찾아든다.

식당에 내려가 플롭과 샤슬릭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을 준비한다.

창고에서 자전거를 꺼내고 출발하려 하자 안개비가 짙어진다. 우의와 레인팬츠를 꺼내 입자 숙소의 여직원이 싱긋 웃는다.

"180km, 80만 줄여놓자."

물보라를 흩날리며 지나치는 차량들의 움직임이 신경을 건드리고, 전방으로 보이는 하늘은 맑게 개어있다.

10분 정도 지나 비구름을 벗어나고 우의와 레인팬츠를 벗어던진다. 숙소가 있던 뒤편의 하늘은 여전히 어둡고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저 지역만 내리고 있었군."

가뿐해진 옷차림은 채 5분도 가질 못하고 다시 굵은 소나기가 내려 우의와 레인팬츠를 입어야 했다.

고개의 정상에 들어선 기념품 가게의 처마에서 비를 피하고.

도로를 지나치며 고개의 정상마다 들어선 가게들의 판매 물품이 자동차의 배기통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생맥주 기계처럼 생겼다.

"이게 뭐야?"

계속해서 비는 오락가락 반복하며 내림과 멈춤을 반복한다. 땀과 함께 젖어드는 우의를 벗어버리고 싶다.

"벗으란 말이냐, 말라는 말이냐. 어쩌라고!"

맑게 갠 하늘을 향해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달려간다.

6~7도 경사의 오르 내리막이 이어지고.

비구름을 완전히 벗어났는지 하늘빛과 바람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우의와 레인팬츠를 벗어버리고 쉬는 사이.

뒤편으로 검은 비구름이 몰려온다.

"도망가자."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2시간가량 오르고.

3시, 650미터 산의 정상에 도착했다.

"이제 내려가자. 힘들다!"

맑게 갠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내달리고.

다시 시작되는 짧은 오르막들, 며칠째 이어지는 반복 패턴에 종아리의 당김이 느껴진다.

오늘 지나가야 할 가장 높은 구간을 넘어서인지 이어지는 작은 오르막들은 쉽게 느껴진다.

한 시간 반을 더 이동하고 도로변의 카페에서 잠시 쉬어간다.

"러시아 느낌 난다."

카페에 들어가.

밥과 구운 돼지고기에 계란과 햄을 올려놓은 메뉴로 허기를 채운다. 러시아의 카페들은 생선이나 고기를 다져 만든 음식들을 꽤 먹음직스럽게 만든다. 저렴하고 맛도 좋다.

1km가 안되는 간격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5~6개의 구간을 지나며 다리의 근육은 완전히 풀어진다.

"그만해. 근력 운동도 아니고."

끝나지 않는 산길, 양치를 하며 기분 전환을 하고.

오늘의 목적지 심(Sim)을 가까이 두고 마지막 고개를 넘는다.

7시, 천천히 해가 떨어진다.

내리막 고개의 언덕 밑으로 심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고개를 넘는 차량들과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심의 전경을 구경하고 있다.

"와.."

작은 강이 마을의 중심을 지나가고, 평탄한 주위의 산에 둘러싸인 심의 모습은 저녁의 석양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2층 구조의 작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모습이 마치 미니어처로 꾸며놓은 장난감처럼 느껴진다.

언덕 위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좋다!"

도로변의 카페에 들어가 저녁으로 먹을 샤슬릭을 주문한다.

130루블의 바베큐를 두 조각 포장을 하고.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산 너머로 붉게 피어오르는 석양빛이 황홀하다.

우주 공간의 성운처럼 붉게 타오르는 고개를 향해 불나방처럼 정신을 팔고 달려간다.

"고개 정상에서 보고 싶다."

마음과 달리 고개를 오르는 페달링은 무겁기만 하고, 고개의 오르막은 숲을 향해 이어진다.

해는 떨어지고, 빠르게 어두워진다. 석양빛의 유혹에 쓸데없이 8km를 더 달리고 숲의 언덕으로 들어가 텐트를 설치한다.

포장해온 샤슬릭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내일이면 산을 내려갈 수 있나."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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