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00일 / 맑음 ・ 30도
삼척
비로 인해 멈추었던 삼척에서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여행을 떠난다.


이동거리
51Km
누적거리
27,063Km
이동시간
4시간 39분
누적시간
2,055시간

 
동해안길
 
동해안길
 
 
 
 
 
 
 
29Km / 2시간 30분
 
22Km / 2시간 09분
 
삼척항
 
장호항
 
고포항
 
 
664Km
 

 

11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낯이 익은 어린 남자가 집으로 들어서고 잠이 덜 깬 멍한 시선이 남자와 눈과 마주친다.

"어, 누구?"

"그러는 분은 누구?"

남자는 집안에 널부러져 있는 어젯밤 저녁 식사의 쓰레기들에 놀란 눈치다. 자세히 보니 캐논 하우스에서 본 것 같은 참게형의 아들이다.

8월의 첫날, 10일간의 폭우가 그치고 화창해진 휴가 시즌에 맞춰 삼척으로 여행을 온 것 같다.

"조금 후에 나갈 건데, 오후에는 집에 없을 거야."

잠시 씻으러 왔다는 아이는 밖으로 나간다. 맑게 개인 하늘을 올려다 보고 샤워를 한 후 어지럽던 집 안을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조금은 민망하네."

12시 반, 해장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목적지 없이 남쪽 방향으로 내려간다.

"가다가 괜찮은 해안가에서 멈추자."

삼척 시내를 벗어나기 위해 해안가의 고개를 오른다. 습한 날씨에 옷과 몸은 순식간에 땀으로 젖어든다.

연이은 고갯길의 해안도로를 이어가느라 페달링은 무거워지고, 기다렸던 맑은 날씨의 화창함과 달리 왠지 모르게 여행의 마음은 흐릿하다.

"뭔가 방향성을 잃어버린 기분이네."

삼척에 위치한 항구 중 스 풍경이 가장 수려하다는 장호항은 기대와 달리 큰 매력은 없다.

장호항을 지나 다시 고개를 넘고, 해안가에 작은 두개의 섬을 두고 서 있는 붉은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좋네."

장호항의 뒷편 갈남항의 월미도와 해안가 갯바위들의 풍경이 마음에 든다.

고갯길에 설치된 쉼터에서 항구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낸다.

"어디로 갈까? 여행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갈까."

조금은 무기력한 시간, 갈피를 잡지못하는 마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고갯길과 항구, 해변을 의미 없이 지나치는 동안 원덕읍 호산항에 도착한다.

읍내의 시장을 둘러보다 옛날 통닭을 한 마리 사서 패니어에 넣어둔다.

"대충 근처에서 야영을 하자."

주변을 살펴하니 월천유원지가 검색된다. 그늘막들이 설치되어 있는 월천 유원지는 유료로 이용하는 시설이라 포기하고, 해안도로를 따라가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한다.

공사 중인 것 같은 월천해변은 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고, 해변의 건너편으로 들어서 있는 산업단지의 모습이 살풍경스럽다.

계속해서 해안도로를 따라가지만 이곳의 해안은 모두 철책경계로 차단되어 있다. 철책 안쪽으로 몇몇 사람들이 그늘막을 설치하고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보이고, 일정한 간격으로 출입문이 있지만 철책의 안내판에는 22시까지 가능하다는 이용시간이 적혀있다.

"밤에는 문을 닫아 버리는가?"

지나치는 도로변의 공터들을 눈여겨 봐두고 철책선이 끝나기를 바라며 천천히 길을 따라가니 작은 해안가 마을이 나온다.

도로변에 설치된 커다란 정자에 텐트를 펼칠까 생각하다 아주 작은 해변의 가장자리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해변으로 내려간다.

"밤에 여기에서 야영을 해도 되나요?"

고기를 굽고있던 사람들도 외지에서 온 피서객들이라 모르겠다는 답변을 한다.

"그럼 여기서 캠핑."

잠시 물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해변에 텐트를 펼친다.

오늘 하루 이유없이 답답했던 마음의 무게가 사라져 간다.

"조금만 더 시간을 줘."

해변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 영선 형님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한다.

안부를 묻던 형님은 포항에서 요트를 타고 여행을 하자며 제안을 한다.

"좋은 생각입니다. 빙고!"

형님과 포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통화를 마친다.

해가 떨어지고 빗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10시까지 10미리의 비가 내린 후 그치는 것으로 나온다.

"뭐, 10미리 정도야."

저녁을 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강해진다. 다시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10시쯤 소강상태로 접어든다던 날씨예보는 자정을 넘겨 1시까지 비모양으로 바뀌어 있고, 강수량도 40미리로 늘어나 있다.

아무래도 편히 잠들기는 틀린 모양이다. 비가 내리는 것을 지켜보다 여의치 않으면 도로변의 정자로 이동을 해야겠다 싶다.

비는 강약의 기세를 바꿔가며 내림과 멈춤을 반복한다.

"어쨌든, 다시 여행을 이어간다!"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