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8일 / 흐림 ・ 도
자보로벡-바르샤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들어간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서유럽의 팬데믹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동거리
31Km
누적거리
24,831Km
이동시간
3시간 19분
누적시간
1,883시간

 
580도로
 
580도로
 
 
 
 
 
 
 
13Km / 0시간 50분
 
18Km / 2시간 29분
 
자보로벡
 
바비제
 
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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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바람이 불더니 조금씩 강하게 불어온다. 정말 바람이 많은 나라인가 보다.

25km도 남지 않은 거리의 바르샤바, 요거트로 아침을 먹으며 아침 시간의 여유를 부린다. 프라하를 떠나 폴란드 국경을 넘은 후 쉥겐기간의 압박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라이딩이었지만 10일 가까이 야영을 하다 보니 무엇보다 샤워가 그립다.

바르샤바에서 보낼 호스텔을 검색한다. 구시가지에 있는 호스텔에서 4박을 할 예정인데, 확실히 숙박료가 저렴하다. 7~8천원 정도의 1박 요금, 숙소 평가를 확인하고 예약을 하려니 자전거가 고민이다.

상담 메시지에 답이 없어, 숙소에 전화를 걸어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예약을 한다.

"슬슬 가 볼까."

"외곽에서 햄버거 하나 먹고, 올드타운으로 고고!"

작은 마을들, 조금씩 많아지는 차량들 하지만 폴란드의 풍경은 조용한 한국의 시골 읍내 정도의 모습이다. 독일스럽기도 하고, 러시아스럽기도 하다.

바르샤바의 경계에 들어선다.

"왔다!"

첫눈에 보이는 맥도널드로 들어간다. 폴란드의 햄버거는 저렴하고, 감자튀김은 조금 짜다.

자료들을 업로드하며 시간을 보내고, 시내 중심으로 들어간다.

시내로 들어갈수록 이상하게 자전거 도로가 사라진다. 인도를 따라 산책을 하듯 길을 따라가고.

"뭐냐?"

현대식 빌딩들이 들어선 거리가 나온다.

"외곽이 신시가지인가 보네."

러시아의 소도시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공사 중인 도로를 따라 구시가지로 들어간다.

"바르샤바 인증!"

넓은 광장에는 사람들이 없이 텅 비어있다.

"왜 이렇게 황량해?"

바르샤바 궁전이 있는 광장으로 걸어간다.

지그문트 3세 바사 기둥을 중심으로 몇몇의 관광객들이의 모습이 보이지만 뭔가 텅 빈 느낌이다.

"코로나 때문인가?"

"조용해서 좋기는 한데."

폴란드의 집들도 자세히 보면 귀여운 면이 있다. 뭔가 어설픈게 유럽스럽고, 뭔가 이상하게 러시아스럽다.

광장에 앉아 체크인 시간까지 둘러볼 다른 장소를 검색해도 크게 흥미를 끄는 장소가 없다.

"그냥 숙소로 가자."

체크인 시간보다 한 시간 이르지만 숙소로 들어가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묘한 성곽 같은 곳을 지나고.

숙소가 바로 나온다.

체크인을 하자 중년의 여자 직원은 호스텔에서 마스크를 써 달라고 한다.

"그래, 알았어."

마스크가 없다고 하니 여자는 관광지도로 약국의 위치를 알려준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조심하자는 취지로 이해하기엔 여자의 행동이 약간 이상하다.

자전거를 안쪽 테라스에 넣고, 짐을 옮기는 동안에도 중년 여자의 시선이 꽤 불편하다. 당연히 예상했던 것이라 서로 편한 것이 좋다고 간단히 생각하고 만다.

샤워도 미루고 먼저 약국을 찾아가 마스크를 산다.

34즈워티, 별 것도 없어 보이는 마스크가 쓸데없이 비싸다.

"이거 4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야."

중년의 약사는 마스크의 성능을 알려주며 방긋 웃는다. 마스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마스크도 엄청 비싸다.

"폴란드에서 이 가격이면 서유럽에서는?"

숙소로 돌아와 커피 한 잔을 주문하니 중년의 여자가 질겁을 하며 마스크를 써달라 하고, 커피 주문을 받으려는 어린 직원의 손을 잡고 제재를 한다.

"적당히 해라. 선은 넘지 말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과민반응을 하는 여자의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코로나만의 문제라면 폴란드의 의료체계나 바이러스에 대한 보건 개념이 부족한 유럽인들이 나는 더 무섭다.

"나도 니네들이 무섭다. 코로나 옮을까 봐."

숙소의 다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았고, 이렇게 나만 마스크를 쓰게 됐다. 일반적이라면 항의를 했겠지만 차라리 나만 마스크를 하는 것이 내가 살 수 있는 지름길이다 생각하면 편한 현재의 유럽이다.

"월터, 나 코로나 됐다. 나한테만 마스크를 쓰란다. 재미있는 상황이네."

"코로나 걸렸어?"

"아니, 애들은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지 모르니. 잘못된 정보, 인종차별.. 뭐 이런 거 재미없어."

"아, 너 한국인. 그래서 코로나! 하하하."

아무래도 월터의 유머 감각은 좀 덜떨어진 느낌이다. 여행 일정 얘기로 넘어간 후에 뒤늦게 말의 뜻을 이해한다.

두바이에 있는 월터는 4월 초에 루마니아로 갈 생각이다. 메시지를 주고받다 보니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여행 경로가 비슷하다.

코로나 때문에 국경이 막히는 일들이 발생하다 보니 월터도 정확한 계획을 세우기가 힘든 모양이다. 곧 중동에서 유럽인들의 입국을 막는다며, 일단 루마니아에서 4월에 만나는 것으로 하고 각자의 여행을 하기로 한다.

당장,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따듯한 샤워를 하니 노곤한 피로와 함께 출출함이 시작된다. 지도를 검색해도 구시가지라 마땅한 식당이 없고, KFC는 너무 멀다. 800미터.

"그래도 할배네."

치킨으로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온다. 8인실 도미토리가 여전히 텅 비어있다.

"숙소에 손님이 없는 거야 아니면 나 자가격리된 거야?"

어느 쪽이든 편하고 좋다. 침대에 누우니 바로 잠이 쏟아진다.

"4일 내내 차별해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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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06일 / 맑음 ・ 도
브르제지니-우쯔-즈기에시
맑은 하늘,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바르샤바를 향해 우쯔를 지나간다.


이동거리
109Km
누적거리
24,691Km
이동시간
6시간 45분
누적시간
1,873시간

 
449도로
 
710도로
 
 
 
 
 
 
 
40Km / 2시간 30분
 
69Km / 4시간 15분
 
브르제
 
시에라츠
 
즈기에시
 
 
35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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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일어난 아침, 좋은 컨디션과 하늘이다.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하고, 오늘의 경로를 확인한다. 바르샤바까지 240km 정도의 거리, 이틀 동안 100km 정도를 이동하고 바르샤바로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

넉넉하게 아침 시간을 보내고 우쯔로 향한다.

소나무 숲과 평야를 지나치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간다.

어제와 같은 번잡스러운 일들을 줄이기 위해 바르샤바까지 가는 동안 사용할 현금을 찾는다. 즈워티 종이돈의 크기가 조금 작다.

폴란드의 봄날은 농사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쭉쭉 뻗은 평야의 길, 폴란드 역시 평평한 평야의 지대라 바람의 느낌이 남다르다.

"바람이 많은 동네네."

"어쨌든 계절이 바뀌었구나."

폴란드의 중소도시 우쯔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의 소도시로 이동한다.

외곽의 맥도널드로 찾아가 점심을 해결한다.

"패티보다 빵이 작냐."

소도시를 벗어나.

바르샤바로 향한다.

소도로를 벗어나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는 도로를 따라간다.

시골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는 동안 어린 학생들의 데이트 모습이 자주 보인다. 버스 정류장이나 작은 벤치에 앉아 마치 내일이 없는 연인처럼 스킨십을 하거나 진한 키스에 몰두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부럽다."

독일의 아희에게 안부의 메시지를 보내고.

슈퍼마켓에서 비상식들을 보충한다. 아무래도 폴란드의 슈퍼에서 통닭을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시골의 이면도로를 따라가는 한가로운 라이딩이 계속된다.

"다 좋은데. 통닭이 없어!"

바르샤바가 가까워질수록 차량들의 소통은 많아진다.

오늘의 목적지로 생각했던 마을에 도착한다.

"도착은 했는데, 저녁으로 뭘 먹지?"

"아, 통닭집."

문이 닫힌 통닭집에서 마을을 검색해도, 특별한 것이 없다. 맥도널드가 있지만 햄버거를 먹고 싶지는 않다.

슈퍼를 둘러봐도 식품코너가 없으니 마땅한 것이 없고, 이리저리 슈퍼를 돌아다니느라 애꿎은 시간만 보낸다.

조리된 치킨텐더 같은 것을 사서 나오자 어둠이 내려앉아있다. 인도를 따라 마을을 벗어나고, 텐트를 칠 수 있는 도로변 잡풀 숲에 텐트를 펼친다.

칼칼한 목이 수상하다.

"고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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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05일 / 맑음 ・ 도
보로츠와프-브르제지니
코로나 팬데믹,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서유럽과 달리 폴란드의 상황은 차분한 편이다.


이동거리
92Km
누적거리
24,582Km
이동시간
5시간 50분
누적시간
1,867시간

 
368도로
 
449도로
 
 
 
 
 
 
 
40Km / 2시간 45분
 
52Km / 3시간 05분
 
보로츠
 
시초브
 
브르제
 
 
24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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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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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편한 생각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여 피곤한 아침이다.

여행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유럽 사람들이나 국가들의 인식을 보면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고 있는 한국이 가장 안전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다.

이탈리아는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도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사망자수가 한국을 추월한다.

이글과 리즈훼이는 마스크를 꼭 쓰고 조심하라며 안부를 걱정한다. 정보가 제한적인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한국의 상황이 심각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중국과 러시아가 더 걱정이다. 바이러스가 확산되었을 때 러시아의 의료시스템이 어떨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고령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 레오니에게 안부를 묻고 출발한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15km 정도 떨어진 고속도로 옆 맥도널드로 간다. 제법 차량 통행이 많던 도로를 벗어나 소도로를 따라간다.

맥도널드에서 오늘의 이동 경로를 확인한다. 작은 소도로를 따라 도시 우쯔로 향할 것이다.

평평하게 이어지는 도로, 넓은 갓길이 있어 편안한 라이딩이다.

작은 소도로도 차량 통행량이 적지는 않고, 불편함이 없는 차량들의 흐름이지만 가끔씩 추월을 하며 차선을 넘어오는 차량들이 보인다.

작은 타운을 지나치다 슈퍼마켓에서 비상식을 보충한다.

무당벌레 캐릭터는 폴란드의 프랜차이즈 슈퍼마켓인 모양이다. 요거트와 빵을 사고 계산을 하려니 대기줄이 길고 느리다. 러시아와 비슷한 느낌의 풍경이다.

계산을 하려는데 계산 직원이 기침을 한다. 감기가 걸린 것인지 기침을 참느라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모습이다. 나도 모르게 버프를 올려 쓰고 움찔거리게 된다.

"아놔. 코로나 잡것!"

슈퍼마켓 앞 케밥을 파는 노점의 전기구이 통닭을 쳐다보며 잠시 고민을 하다 시간이 너무 이른 탓에 입맛만 다시고 포기한다.

"오늘은 통닭 한 마리 먹었으면 좋겠다."

큰 풍경의 변화가 없는 평야를 달리고 작은 타운에 들어선다.

그냥 지나쳐가려던 길에 편의점이 보여 담배 하나를 산다. 계산이 끝나고 작은 편의점의 내부를 둘러보는데 계산을 했던 중년의 여성이 나를 부른다.

결제가 취소되었다는 제스처 같은데 폴란드어로 말하니 알아들을 수가 없다. 여자의 표정과 행동이 무례한데 그 모습이 재미있게 보인다.

잠시 기다려 달라는 부탁에도 정신없이 뭔가를 말하는 여자, 통장의 내역을 보니 정상적인 승인이 되고 출금이 된 상태다.

출금 내역을 보여주고 말을 해도, 여자는 막무가내의 행동을 한다. 편의점의 사람들에게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지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서유럽과 달리 폴란드의 지방 사람들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모양이다. 계속해서 호들갑을 떠는 여자, 결제가 취소되는지 잠시 기다려 본다.

10여 분이 지나고 편의점으로 젊은 경찰 두 명이 들어와 영어를 하는지 묻더니 경찰 승합차로 가자고 한다.

"그럽시다!"

젊은 경찰도 영어를 사용이 서툴다. 구글 번역기로 통장의 잔액이 없다고 안내한다. 영수증과 통장 출금 내역의 시간을 알려주며 설명을 하니 알아듣는 눈치지만 딱히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엄중해 보이려 하던 경찰들의 표정이 난처한 표정으로 바뀌어 간다.

"그냥 다시 결제해 볼게. 큰돈은 아니니 문제는 없다."

편의점에 들어가 다른 손님들의 결제를 기다리는 동안 영수증을 한번 더 확인하니 취소가 되었다는 영수증의 시간은 14시 39분, 결제승인이 된 내 영수증은 14시 42분이다.

경찰에게 두 시간이 다른 것, 취소 시간이 승인시간보다 빠르다는 것을 설명하니 경찰도 이상하다고 이해한다.

편의점의 직원들에게 영수증을 보여주며 뭔가를 설명하고, 모든 직원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지만 중년의 여자는 계속해서 부정을 하는 제스처다.

"아냐. 그냥 다시 결제할게."

4,400원 때문에 시간도 너무 지났고, 매너 없는 여자의 모습도 꼴불견이다. 결제를 한번 더 하고, 경찰들과 차로 돌아와 여행에 대해 대화를 한다.

"통장에 변화가 없니?"

"어."

"취소가 느릴 수도 있으니까 나중에 입금이 될지도 몰라."

"뭐, 됐어."

카드 사용 시스템의 차이로 약간의 장애가 발생하거나 승인이 안 되는 경우는 가끔씩 있지만 아무리 시스템이 나쁘다 해도 결제 승인보다 취소가 먼저 발생하는 시스템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큰 금액이라면 문제를 해결했겠지만 소액의 금액이니 일단은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

경찰들과 손을 흔들며 헤어지고 마을을 빠져나간다. 며칠 후 통장 내역을 확인하고 편의점의 구글 정보에 댓글을 달아놓을 것이다.

다음 마을을 지나며 슈퍼마켓에 들러 저녁거리를 살펴보지만 마땅한 것이 없다. 소시지와 맥주 한 캔을 사서 나온다.

야영지을 확인하고.

5시가 가까워져 선물 받은 후미등을 달고 숲으로 이동한다.

소나무 숲이 시작되는 곳에서 라이딩을 마무리 한다. 풍성한 소나무숲이 아늑하다.

며칠 괜찮았던 감기 기운인데, 목이 깔깔하니 간지럽다. 어젯밤 잠을 자지 못한 피곤함 때문인지, 아직 감기가 떨어지지 않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 피곤하고, 웃기고, 배고픈 날이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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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04일 / 맑음 ・ 도
크워츠코-보로츠와프
폴란드의 첫 번째 도시 보로츠와프로 향한다. 폴란드 도시의 모습이 궁금하다.


이동거리
104Km
누적거리
24,490Km
이동시간
6시간 53분
누적시간
1,861시간

 
8번도로
 
8번도로
 
 
 
 
 
 
 
33Km / 1시간 45분
 
70Km / 5시간 08분
 
크워츠코
 
니엠차
 
보로츠
 
 
149Km
 
 

・국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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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텐트 안이 오렌지빛으로 물든다.

"좋은 날씨다."

어제의 흐린 날씨로 하루를 휴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인가 보다.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는지는 알 수 없지만 90km 정도 떨어진 폴란드의 첫 번째 도시인 브로츠와프로 향하는 길은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요거트와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하고 출발한다.

멀리 산등성이 위의 집에서 걸어 나온 할머니 한 분이 무언가 말을 건네더니 말을 못 알아듣지 못하자 손사래를 치며 웃으신다. 귀여우신 할머니다.

4번째 산을 내려와 도로는 작은 언덕들이 연이어진다. 체코와 폴란드의 경계인 산맥을 넘어왔으니 당분간 작은 언덕들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들판의 나라, 체코와 슬로바키아을 접하고 있는 국경지역의 폴란드 서남부 산악지대를 제외하면 폴란드의 대부부분은 평평한 평야지대다.

집들이 모여있는 타운의 모습은 다른 유럽처럼 이국적인 풍경이지만 도로변을 따라 이어지는 풍경은 한국의 농촌 풍경과 비슷하다.

바람이 조금 불지만 적당히 좋은 그런 날이다.

"하늘에서 계절이 바뀌는 향기가 난다."

연이어지는 언덕의 높이들도 조금씩 낮아지며 평평하게 변해간다.

12시 반, 브로츠와프를 37km 정도 남기고, 시야에서 오르막이 사라진다.

"간만에 달려볼까!"

언더바를 잡고 속도를 내어 질주한다. 뜨겁게 차오르는 땀, 이제는 겨울옷들을 하나씩 벗어낼 때가 되었나 보다.

2시, 쉼 없이 30km를 삭제하고 브로츠와프의 초입에 도착한다.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며 첫 번째 맥도널드로 들어간다. 치킨버거 라지세트 20즈워티, 역시 서유럽보다 저렴한 물가다.

브로츠와프의 관광지를 검색하고, 구시가지의 중심에 있는 브로클로 마켓광장으로 간다.

자전거 도로가 없던 폴란드의 도로도 도시에 들어서자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조금 특이한 것은 자전거 도로의 형태가 일관성이 없고 제각각이다.

트램 선로와 도로의 중앙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고.

인도와 도로의 사이에 위치한 애매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고.

도로의 측면과 인도의 측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조금 낙후된 러시아의 소도시처럼 보이던 도시의 풍경은 구시가지에 들어서자 유럽의 여느 도시처럼 순식간에 변한다.

차량 진입이 막힌 구시가지의 돌바닥 길을 조금 걷자 넓은 광장과 함께 오묘한 건물이 눈을 사로잡는다.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과거의 교회 건물이다.

작은 집회가 열리는 광장에는 날씨 좋은 휴일의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시위가 있는 광장을 지나 박물관의 후면 광장으로 오자 광장의 중앙에 그랜드 피아노를 놓고 연주를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이 분위기 어쩔 거야. 역시 쇼팽의 나라!"

알록달록 색감 좋은 유럽풍의 집들과 따듯한 봄날의 햇살, 광장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의 미소와 물방울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는 천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의 선율이 너무나 어울린다.

마치 시간의 흐름이 스며들며 그림처럼 각인되는 느낌이다.

"이것이 폴란드인가!"

서유럽의 도시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풍요로운 편안함이 느껴진다.

브로클로 마켓광장에는 꽃을 파는 노점으로 가득하다.

"아, 장미꽃 향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꽃을 들고 있는 여자들의 모습도 많이 보이고, 꽃을 사고 있는 남자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그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라 달력을 확인해 보니 세계 여성의 날이다.

"로맨틱하네. 근데 남성의 날도 있는 거지?"

쓸데없는 호기심에 검색을 해보니 날짜는 있으나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여성운동의 상징으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것과 달리 남성의 날은 그냥 구색 맞추기인가 보다.

구 사회주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휴일로 지정되어 여성의 자유, 참정권, 인권 등의 정치적 행사가 이뤄지고 기념되던 날이 시대가 변하며 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며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변해가나 보다.

어쩌면 광장 한 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회는 또 다른 여성의 날 행사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여성으로, 그보다 평등한 인간으로서 남성 중심의 사회에 대해 더 근본적인 차별과 불평등의 사회에 대해 싸우고 변화시켜야 할 많은 일들이 있지만 여성의 삶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꽃 한 송이 건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기념일의 본질적인 의미를 여자에게 꽃을 주는 날로 퇴색시키기 위한 숨은 의도가 있다 해도.

"'오늘은 이런 날이야'하면서 꽃을 주지 뭐."

나는 점점 보수화가 돼가는가 보다.

특별히 여성의 날을 기념해 본 기억이 없어 한국의 여성의 날을 찾아보니 대단한 인물들의 이름이 관련되어 있다.

"김활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친일파가 만들어서 독재파가 없앴군."

난데없이 오랫동안 소액후원을 하던 정의당을 탈당하던 날이 생각난다. 소위 메갈사태를 지켜보며 역차별과 혐오를 외치는 메갈의 행위를 옹호하며 무대답, 무원칙의 정의당에 대해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음을 느꼈다.

"저의 페미니즘은 메갈이 아닙니다."

짧은 글을 남기고 탈당서를 팩스로 보냈다.

이후 유시민 장관이 튕겨져 나오고, 노회찬 의원마저 죽고 난 후 정의당은 의미마저 사라진 지 오래다.

"아, 또 멀리 간다. 그만!"

"앞으로 3월 8일에는 꽃을 줘야겠다."

브로클로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시내를 빠져나간다.

강변에는 햇볕을 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게 폴란드 편의점 브랜드인가 보다."

일요일이라 모든 슈퍼마켓들이 휴업 중이라 식료품을 보충할 수가 없다. 편의점에 들어가 콜라를 사고.

조금 더 시내를 벗어나 KFC에 들러 치킨박스를 포장한다. 어제 휴식을 하며 모든 비상식을 모두 먹어버려서 갖고 있는 저녁거리가 없다.

5시, 15km 정도 떨어진 도로변 숲을 야영지로 정하고 출발한다.

"뭐야?"

도로를 찾아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6시, 일몰이 끝나고 어둠이 찾아들 무렵 숲이 시작되는 곳에 도착한다.

"아, 다행이다."

야영을 할 곳을 찾아 천천히 이동을 하고 있으니 주차장 쉼터 같은 곳에서 한 남자가 기다리며 손짓을 한다.

천천히 다가가자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후미등과 휴대용 라이트를 건네주며 도로가 위험하다며 선물을 한다.

"고마워요!"

남자는 자전거를 차에 싣고 싶으면 도와주겠다고 말하고, 웃으며 거절하자 남자는 '치팅'이라며 함께 웃는다. 서유럽의 사람들에게 비해 순박한 느낌의 폴란드 사람들이다. "러시아인보다 잘 웃고, 서유럽 사람들보다 친근한 느낌이랄까."

손을 흔들며 남자는 사라지고, 숲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을 찾은 후 소나무 숲에 텐트를 펼친다.

도로의 차소리는 들리지만 아늑하다.

폴란드 여행은 독일의 편안함과는 다른 편안함이 있다.

숲으로 들어오며 네트워크가 불안정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 잠이 든다.

 

Trak 정보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02일 / 비 그리고 흐림 ・ 도
크도바즈도로이-크워츠코
폴란드의 첫 하루, 반갑지 않은 비 예보가 있다. 비를 피하는 게으름으로 폴란드의 여행이 시작된다.


이동거리
45Km
누적거리
24,386Km
이동시간
4시간 02분
누적시간
1,854시간

 
8번도로
 
8번도로
 
 
 
 
 
 
 
20Km / 1시간 55분
 
25Km / 2시간 07분
 
크도바
 
스체츠나
 
크워츠코
 
 
45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어젯밤부터 상심치 않던 바람,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화창하게 하루를 안 가요. 하루를!"

"비 맞기 싫다고."

일기예보를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보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프랑스에서 산 프리 유심의 기간이 끝났나 보다.

"딱 맞게 끝나긴 했는데. 하필 오늘이냐!"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가 게으름을 피운다.

한참 후, 독일의 보다폰에 남은 잔액 1유로를 사용할 방법이 없는지 확인하다 네트워크에 와이파이 하나가 검색된다.

"오호."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수풀 건너편 100미터는 더 떨어진 공장 건물이 보이는데 와이파이가 잡히는 것이 신기하다.

패스워드도 없이 연결이 되는 와이파이는 느리지만 쓸만하다. 먼저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11시 이후에 비가 멈추는 것으로 나온다.

"기다렸다 가자."

라디오와 뉴스를 보다 보니 괜한 걱정이 찾아든다. 서유럽을 벗어나 동유럽에 들어섰고, 나라의 수도가 아니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일이 드물고 특히나 아직은 건강한 나이니 내게는 큰 문제가 안되지만 한국에 있는 고령의 부모님들이 걱정이다.

시골의 어머니는 집에만 계시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인데, 서울에서 생활하는 분들은 위험하겠다 싶다.

"심심하셔도 집에만 계셨으면 좋겠는데."

예보대로 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12시가 되어 출발을 준비하고.

유심카드를 구하기 위해 대형슈퍼마켓에 들러본다. 북유럽과 달리 대형마트에서는 유심카드를 팔지 않는 모양이다.

2리터 콜라와 빵만을 사서 나온다.

근처의 주유소에 들러 유심카드가 있는지 물으니 유심카드가 있는 코너를 알려준다.

"찾았다. 오렌지."

폴란드의 유심카드 오렌지와 플레이, 두 개의 유심을 들고 어떤 것이 괜찮은지 물으니 플레이를 추천한다.

오렌지는 기본 6기가, 플레이는 30기가를 7일간 서비스하고 기간과 데이터 용량을 선택하여 재충전하는 상품이다.

5~6천원 정도의 가격이라 데이터 용량이 많은 플레이를 선택한다. 19즈워티에 7일간 30기가의 데이터와 전화, 문자가 된다. 폴란드의 데이터는 정말 저렴하다.

유심을 교체하고 핸드폰를 재부팅해도 네트워크가 잡히질 않는다. 폴란드어로 된 안내문도 읽을 수가 없고,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주유소의 직원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

"이상하네. 설마 등록을 하는 건가?"

주유소의 느린 와이파이로 검색을 하니 폴란드의 유심카드는 별도의 가입 등록을 해야 하나 보다. 판매 편의점에서 등록을 해주는 곳도 있다는데, 이 주유소는 판매만 하는가 보다.

"에쉬, 똥!"

구글맵으로 Play Salon을 검색하니 마을 안쪽에 바로 매장이 있다.

"오, 이런 시골에. 플레이가 좋은 통신사군."

유심카드를 들고 아주 작은 매장으로 들어간다. 친근한 인상의 젊은 남자는 여권을 요구하고 친절하게 가입을 해준다.

가입서류에 서명을 하고, 한 장의 서류는 나에게 준다.

"끝이야?"

"응."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니 재부팅을 하라고 알려준다. 핸드폰 재부팅 후 네트워크가 잡히고 인터넷이 연결된다. 재충전하는 방법을 물으니 포스트잇에 방법을 적어주는 남자, 폴란드의 첫인상이 좋다.

산골이라 신호가 약해서 조금 느린감이 있지만 쓸만하다. 마침 월터에게 메시지가 온다.

"방금 유심 샀어. 데이터 부자가 됐는데 네트워크는 좋지가 않아. 그래도 몽골보다는 좋네."

"축하해. 몽골, 최악은 타자키스탄이지."

폴란드의 첫 번째 목적지는 140km 떨어진 도시 브로츠와프로 정한다. 바르샤바를 향해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폴란드 지방도시의 모습이 궁금하다.

"일단, 오늘은 산들을 넘어 산악지대를 벗어나자."

파박의 말에 의하면 4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고 했는데 산의 높이는 잘 모르겠다.

"오늘은 저기 맥도널드까지."

1시 40분, 맥도널드가 있는 소도시 크워츠코를 향해서 출발한다.

국경 마을을 벗어나자 오르막은 바로 시작된다.

"몰라, 소처럼 그냥 가."

50분 정도 산을 향해 올라간다. 독일 국경의 산악지대보다는 경사도가 낮은 편이지만 힘들기는 마찬가지.

잠시 쉬며 슈퍼에서 산 빵과 콜라로 허기를 달랜다.

"콜라를 괜히 샀네. 2리터나 되는 것을."

마저 산을 오르고 첫 번째 산의 정상에 이른다. 아마도 4개의 산 중에 가장 높은 산을 넘은 것이 아닐까 싶다.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은 시원하게 이어지고.

작은 마을을 지나서 나지막이 이어지는 내리막이 계속된다.

"그래, 한 10km만 이렇게."

차량들이 정체되어 있는 도로의 갓길을 유유자적 지나쳐 가고.

공사 때문에 차량들이 밀려있나 생각했는데, 작은 마을의 사거리 신호등 때문에 정체가 된 것이다.

"폴란드 여행도 즐겁고 건강하게 부탁드려요."

마을을 끝으로 내리막은 끝나고, 두 번째 산을 향해 올라간다.

생각보다 싱겁게 오르막이 끝나고, 풍성한 침엽수 숲의 내리막을 달려 내려간다.

"2개 클리어!"

작은 마을의 언덕을 오르고, 맥도날드 8km의 광고판이 나타난다.

"벌써? 좀 싱거운데!"

멀리 크워츠코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오고, 인터체인지를 지나기 위해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작은 소도시의 외곽을 돌아 맥도날드가 위치한 곳은 대형 쇼핑몰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아, 오늘은 할배네 치킨 느낌이다."

햄버거보다는 치킨이 당겨 맥도날드 건너편 KFC로 들어간다. 기본 치킨박스가 10,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감자튀김을 먹으며 라이딩을 마무리할 장소를 선택한다.

"바로 산을 넘어야 하네."

지도상 산으로 보이는 곳의 거리는 10km, 조금 더 벗어나 평야 주변의 나무숲은 20km 정도의 거리다.

"산 정상에서 끝내자."

시간의 여유가 있어 천천히 휴식을 취하고, 출발을 하려니 뒷바퀴가 주저앉아 있다.

"좋은 시절은 간 거야?"

런던을 출발해서 펑크가 없었던 타이어인데, 오랜만에 펌프질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스웨덴에서 구매한 펑크패치의 본드는 성능이 꽤 만족스럽다. 접착력이 좋아 한번에 펑크수리를 끝내고 부지런히 펌프질을 해댄다.

5시 20분, KFC에서 나와 4번째 산을 향해 올라간다.

"짧고 굵게 끝내자."

"에쉬, 힘들어."

20여 분 고개를 오르고 도로는 산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오래된 집들이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지고,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내리막이 시작된다.

"4개 끝! 여기까지."

주변의 목초지들을 살펴보다 적당한 곳을 찾아 텐트를 펼친다.

포장해 온 치킨과 맥주로 저녁을 하고 나니 모든 것이 편하고 좋다.

"시골 고향에 온 느낌은 뭐지?"

아직 폴란드의 느낌은 모르겠지만 각박한 도시에서 탈출한 아늑한 느낌이 있다.

"쉥겐 기간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그런가?"

네트워크도 좋아졌고, 데이터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만나야 할 약속도 없고, 시끄럽지도 않고, 도둑 걱정도 없고, 감기도 좋아졌고, 모든 것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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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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