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25일 / 눈
그다인스크
유럽의 썸머타임이 시작된 날, 찬바람에 눈과 비가 섞여 흩날리는 날이다. "춥다! 쉬자."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18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2시간

 
산책포기
 
도깨비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그단스크
 
그단스크
 
그단스크
 
 
848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독립된 공간의 호스텔은 조용하고 편안하다.

썸머타임이 적용되는 날이라 한 시간이 사라진 날,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지만 시계는 9시가 넘어가 있다.

"날이 흐리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주방이 있는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강한 찬바람과 함께 눈비가 내리는 날이다.

"와, 춥다!"

조식이 제공되는 호스텔이라 간단하게 씨리얼 만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잠시 주변을 산책하려다 거친 찬바람에 포기를 하고.

"이틀 정도 더 쉬어갈까?"

숙소로 돌아가 부킹닷컴 메시지로 숙소의 연장문을 해도 답은 없고, 저렴한 도미토리는 여전히 찝찝하다. 부킹닷컴에는 싱글룸의 정보가 검색되지 않아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숙소를 이틀 연장한다. 사용하는 싱글룸은 예약이 되어있어 내일 체크아웃 후 방을 옮겨야 한다고 안내한다.

"푹 쉬자!"

방으로 돌아와 밀린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트북으로 정리해야 할 자료들이 너무나 많다.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

해가 떨어지기 전 편의점에 들린다.

맥주와 식료품을 사고.

중간에 끊긴 도깨비를 새벽까지 정주행한다.

"내일은 날이 맑았으면 좋겠다."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일 / 맑음 ・ 0도
이와바-말보르크
그다인스크로 가기 전 말보르크 성이 있는 발보르크로 향한다.


이동거리
78Km
누적거리
25,136Km
이동시간
5시간 32분
누적시간
1,908시간

 
515도로
 
515도로
 
 
 
 
 
 
 
42Km / 2시간 20분
 
36Km / 3시간 12분
 
이와바
 
지에즈건
 
말보르크
 
 
795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좋은 날씨, 좋은 아침이다. 70km 정도 떨어진 말보르크, 그다인스크에서 보낼 장소들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낸다.

발트해로 가기 전 그다인스크에서 배터리 등을 충전하기 위해 호스텔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호스텔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다인실의 호스텔은 당분간 피하고 싶은데, 단독룸이나 아파트형 호스텔은 가격의 부담이 있다.

"저렴힌 야외 캠핑장이 있으면 좋겠는데."

알렉스, 리즈훼이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알렉스는 혹시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인종차별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고, 외출 통제가 풀린 리즈훼이는 마스크를 보내주겠다고 한다.

"국경이 폐쇄되어 받을 수가 없어."

한국의 가족들에게 마스크를 보내주겠다는 리즈훼이, 한국에도 마스크가 많다고 해도 선물하고 싶다고 한다.

"중국에서 한국 뉴스가 어떻게 나가는 거야?"

마음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한국의 주소를 알려주니 마스크를 구해서 보내보겠다고 한다.

말보르크로 향하는 경로를 결정한다. 40km 정도 거리의 작은 타운에 있는 테스코에서 식료품을 구한 뒤 말보르크로 갈 생각이다.

11시 반, 말보르크로 향한다.

"늦었네. 가다가 중간에서 야영을 해도 좋고."

이내 땀이 차올라 겨울 져지와 장갑을 벗는다.

한적한 시골의 도로, 낮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도로의 라이딩이 즐겁다.

잠시 쉬는 동안 급격하게 사망자가 늘고있는 프랑스의 레오니에게 안부의 메시지를 보내고.

다행히 뒹케르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레오니의 가족들은 건강하다고 한다.

작은 시골 마을들과.

푸른 평야를 지나치며 라이딩을 즐기는 사이.

2시, 첫 번째 목적지였던 작은 타운의 테스코에 도착한다.

"너무 빨리 왔는데."

테스코에서 식료품를 구매하고 말보르크로 향하다 적당한 곳에서 야영을 할 생각이었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고 말보르크까지 30km 정도만이 남아있다.

"그냥 고!"

30km 정도의 거리 말보르크, 해가 떨어지기 전 말보르크 성을 둘러보고 외곽으로 빠져나갈 시간이 충분할 것 같다.

 

3시 40분, 말보르크의 경계에 도착한다.

먼저 초입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리고.

코로나 때문에 빵들도 미리 종이팩에 담이 팔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인데 폴란드어를 모르는 나에게는 빵의 모양을 볼 수 없으니 어떤 빵인지 알 수가 없는 난감함이 있다.

Lidl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보충하고, 근처에 있는 무당벌레 슈퍼마켓으로 치킨팩을 사러 간다. 이곳은 사람들의 숫자를 제한하기 때문에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폴란드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고, 조금씩 거리를 두며 움직이는 사람도 있지만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불편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말보르크 성의 주변에 있는 맥도날드가 유혹의 손길을 던지지만 오늘은 햄버거 생각이 없고, 무엇보다 충전을 할 수 없으니 의미도 없다.

말보르크를 관통하는 작은 강을 따라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말보르크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꽤나 웅장한 높이와 크기의 외곽성벽, 2차 세계대전 중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된 것을 다시 복원해 놓은 것이다.

성벽의 안으로 들어가니 큰 규모의 내성이 나온다.

 알렉스의 말처럼 꽤나 규모가 큰 성이다.

말보르크 성을 둘러보는 사이 일몰이 시작된다.

그다인스크까지 넓은 평야만이 펼쳐지는 구간, 야영을 할 장소를 찾아야 한다.

차량들의 통행 속도가 빠른 도로를 따라 잡목이 자라 있는 평야의 경계지를 찾는다.

"위성지도랑 모습이 다른데."

풍성하디는 않더라도 도로변의 시야를 가려줄 것이라 생각했던 잡목 숲은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앞으로 한참 동안 이어지는 도로변의 풍경이 이와 다를 것 같지 않다.

잡목이 자란 평야의 안쪽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오늘 노을빛이 왜 이렇게 좋아?"

아쉬운대로 잡목 숲에 텐트를 펼친다.

 

호스텔을 검색하다 포기한다. 생각 같아서는 하루 더 캠핑을 해도 상관없지만 배터리도 없고, 더욱이 일요일이 끼어있어 식료품을 구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내일 그다인스크로 가자."

 

Trak 정보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22일 / 맑음 ・ 6도
이와바
이와바에서 하루를 쉬어간다. 바람이 좋은 날, 언덕 위의 캠핑이 좋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058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02시간

 
도로
 
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이와바
 
이와바
 
이와바
 
 
717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아침 햇살이 구름 사이로 숨어있다.

어떤 소음도 들려오지 않는 조용한 세상에 새들의 간지러운 지저귐만이 들려온다.

"딱히 할 것이 없네."

이제 남은 배터리는 파박의 솔라 페이퍼 보조배터리뿐이다.

이내 햇볕이 구름에 가리며 의미도 없고.

"산책이나 할까?"

따듯한 햇볕이 드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든다. 노트북을 꺼내 영화를 보려다 도깨비를 틀어놓고 노트북으로 핸드폰도 충전한다.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한 편, 한 편이 지나가고 은탁이 검을 잡을 수 있게 되면서 노트북의 전원이 꺼진다.

"핸드폰 완충!"

오후 늦게 주폴란드대사관의 페이스북에 공지사항이 올라온다.

국제선 운항이 중지됐던 LOT항공편으로 바르샤바-인천간 특별기가 3월 31일에 운행된다고 한다.

우리의 코로나 사태의 대책들이 외신에서 호평을 받고, 의료품과 대처법들에 대한 각국의 요청들이 늘어나더니 체코에서는 차단되었던 한국의 입출국이 풀렸다.

"오호, 좀 멋진데!"

26일 22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다는 공지에 '왜 미리 공지를 하냐'며 대사관의 조치에 사과를 요구하는 젊은 여자의 댓글이 보인다.

내용을 보니 폴란드 정부의 공문을 받고 대사관이 공지를 올리자 사람들이 서둘러 항공사에 항공권 문의를 했고, 정보공지가 부족했던 항공사의 직원들의 답변은 일괄적이지 않았나 보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안내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안내를 받은 사람이 생겨난 것이다.

"참 대단한 프로 불편러네."

폴란드 항공사의 업무 혼선에 대해 정부에게 사과를 하라니 어이가 없고, 공지를 22시 예약 가능으로 올렸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전에 항공권을 구매했다며 '왜 사전에 공지를 올렸냐'며 따지는 모습에 묵직한 욕지거리가 목에 걸린다.

아마도 그동안 취소되고 연기된 항공권의 소지자에게 우선권을 주다 보니 몇몇 사람들은 정확한 안내를 항공사로부터 받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공지사항을 미리 공지했다고 따지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니? 사전에 미리 올리는 것이 공지야!"

문제의 상황이나 결정의 순간이 오면 그 사람의 의식은 행동으로 표출된다. 해외여행자나 유학생들의 입국을 막자는 사람들도, 내가 먼저 입국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각자의 생각이나 입장들은 있겠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자신들의 생각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이기적인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국경 폐쇄된 상태에서 자국민들도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염 외국인들이 몰려든다며 해외입국을 막자는 생각은 너무나 엉뚱한 상상이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유학생이나 여행자들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겠지만 그 숫자가 무한정이지 않을 테니 곧 줄어들 것이다. 몇몇 해외 입국자들의 무지한 행동들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런 부류들일뿐이다.

잘못을 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질타하면 그만, 배타심만으로 전체를 낙인찍는 행위는 인종차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예측 가능하고, 지속성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관리를 할 것인지 해결책을 찾으면 최선인 것이고, 신천지나 몰지각한 사람들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발생 변수들에 대해 법만으로 부족하다면 사회적 규범 내에서 강제나 질타를 하면 된다.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21일 / 맑음 
리즈바르크-이와바
폴란드의 이동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그다인스크로 가던 여유러운 라이딩이 바쁜 걸음으로 바뀌었다. 호스텔이 있는 그다인스크로 서둘러 이동을 한다.


이동거리
53Km
누적거리
25,058Km
이동시간
4시간 14분
누적시간
1,902시간

 
541도로
 
536도로
 
 
 
 
 
 
 
28Km / 1시간 50분
 
25Km / 2시간 24분
 
리즈바롭
 
루바바
 
이와바
 
 
717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좋은 날이다. 하루 더 머무르고 싶지만 목적지였던 이와바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긴급상황이 발생한다면 숙소를 잡거나 웜샤워를 찾을 수 있는 도시의 근처가 대책을 마련하기에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빠르게 확진자가 늘어나다 보니 되도록이면 확산발생 정점 이후까지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싶다.

"이동제한만 없으면 캠핑이 가장 안전한데."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11시 반, 이와바를 향해서 출발한다.

한산한 도로는 평상시처럼 차량들이 다니지만 승용차의 숫자가 확실히 줄어든 느낌이다.

폴란드 시골의 분위기는 한적하고 한가롭다. 작은 시골의 마을에는 가끔씩 산책을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만이 보인다.

몇몇 대의 경찰 순찰차들을 마주했지만 특별한 것 없이 지나쳐간다.

"나 지금 전국일주를 하는 거야?"

폴란드의 풍경은 정말 한국의 시골 풍경과 너무나 비슷하다.

자전거 도로가 시작되는 곳에서 잠시 쉬어가고, 햇볕이 좋은 날이다.

그동안 길의 이정표였던 작은 타운 Lubawa의 초입에 도착하고, 타운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변경하여 외곽으로 바로 빠져나간다.

폴란드의 자전거 도로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구간에 잘 마련되어 있다.

도로를 따라가다 잠시 쉬어가고, 편안한 라이딩이다.

이와비의 경계에 들어서며 다시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이와바는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타운이다. 야영을 하기 위해 먼저 비상식을 살 슈퍼마켓을 검색하고.

유럽의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LiDL을 찾아간다.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빵을 고르고 있으니 중년의 부부가 주변으로 가다와 물건들을 고른다. 대화를 하며 물건을 고르던 남자가 가벼운 기침을 반복적으로 해댄다.

"에... 뭐야?"

버프를 뒤집어쓰고 멀리 도망간다. 대화를 하며 장을 보는 사람들을 지나칠 때마다 숨을 참고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상책이고, 계산 직원과도 대화 없이 카드만을 결제기에 꼽고, 매장을 나선 후에야 빵을 고를 때 사용하는 비닐장갑을 벗는다.

"뭐 알아서 피해 다녀야지."

간편 조리 치킨팩이 없어서 이와바 중심에 있는 쇼핑몰의 슈퍼마켓에 들러 바게트빵과 치킨팩을 사서 나온다. 슈퍼마켓을 제외한 쇼핑몰의 상가들은 모두 문이 닫혀있다.

물건들을 패니어에 정리하는 동안 허름한 옷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뭔가 말을 건넨다. 한 손에 작은 통조림을 들고 있는 남자는 느낌상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건네는 것이 왠지 부담스럽다.

폴란드 말을 못 한다 말하고 서둘러 자전거를 끌고 호수공원의 벤치로 나간다.

크고 작은 호수들로 둘러싸인 이와바는 평화로운 분위기가 참 좋다.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묵직해진 자전거를 타고 다음 목적지 말보르크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이와바를 빠져나간다.

호수나 숲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적당한 야영지를 찾으며 길을 따라간다. 이와바 근처의 숲은 산책로들이 마련되어 있어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차들이 제법 정차되어 있어 그냥 지나친다.

"오늘은 언덕?"

햇볕이 좋은 날들이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텐트를 치고 싶다.

도로변에서 완전히 벗어난 언덕의 자작나무 밑에 텐트를 펼친다.

"자물쇠 어디 갔지?"

텐트를 설치하고 나무에 자전거를 묶어두려 하니 번호키 자물쇠가 없다. 슈퍼마켓 앞에서 음식을 달라며 다가오는 남자 때문에 서둘러 움직이며 자물쇠를 빠뜨린 모양이다.

"번호키 자물쇠를 구해야겠네."

따듯한 오후의 햇살도 사그라들고.

어둠이 내려앉은 밤, 밝은 별들이 하늘 가득 빛나는 밤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20일 / 맑음 
리즈바르크
리즈바르크의 소나무 숲에서 하루를 쉬어간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005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98시간

 
딱따구리
 
솔라페이퍼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리즈바릅
 
리즈바릅
 
리즈바릅
 
 
664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따닥따닥 거리는 딱다리구리들의 소리에 잠에서 깬다.

"부지런한 녀석들이군."

3일 정도 쌀쌀했던 날씨는 여느 봄날처럼 좋은 날씨로 바뀌었다.

쓸데없이 숲길도 걸어보고.

"이것을 좀 써 볼까?"

여행을 준비하며 고민이 되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핸드폰을 비롯하여 전자기기들의 배터리였다. 특히나 아프리카나 오지를 여행할 때 핸드폰만을 충전시키기 위해 준비했던 솔라 페이퍼를 처음으로 꺼내본다.

여행 전 제작업체에 후원문의를 했지만 의미가 없었고, 털보네 가게에서 2장을 구매했다.

"뭔가 숫자가 뜨는데 충전이 되려나?"

파박이 선물한 쏠라페이퍼 보조배터리까지 햇볕에 놓아두고, 침낭 속으로 들어가 뒹굴거린다.

주폴란드 대사관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온다.

10전 공항과 국경을 폐쇄하고, 공공시설들과 식당들의 영업을 중지한 조치를 4월 11일까지 연장하고, 집회와 모임의 금지를 포함해서 이동제한 명령과 함께 위반 시 5,000즈워티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다.

"이동제한?"

알렉스에게 자세한 내용이 무엇인지 메세지를 보내니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한다.

"맞아. 출퇴근이나 식료품 구매, 가족에 관한 사항 등이 있을 때만 움직일 수 있네."

"..."

"근데, 가벼운 산책이나 레크레이션은 개별적으로 가능하데. 너는 괜찮을 것 같은데?"

"고뤠?"

알렉스는 코로나에 대한 폴란드 정부의 지침이 올려진 정부의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준다.

[폴란드 코로나19 관련 추가 제한조치]
기간 : 3.25(수)자정-4.11(토)

1. 3명이상 모든 종류의 모임 전면 금지 (모임, 회의, 동호회, 집회, 파티 등. 단, 가족 모임 예외)
2. 외출 전면 금지(출근, 약국과 상점 방문, 개 산책 제외)

외출 허용 경우는 3인 이상 도보, 차량 이동은 금지하며, 예외 사항은 아래와 같다.

1. 근로자, 사업주, 농업 종사자의 출퇴근 및 영업용 물품 구매 목적.
2. 자원봉사자의 코로나 방역 관련 지원 활동 및 자가 격리자 대상 물품 전달 목적.
3. 생필품과 의약품 구입 및 병원 방문, 양육과 요양이 필요한 가족 방문, 개 동반 외출 목적으로 한정.
4. 대중교통은 운행하나, 좌석 갯수 초과 탑승금지.
5. 기존 백화점, 식당 영업 금지 조치는 지속 시행
6. 종교활동, 장례식은 최대 5명 참석 허용.
7. 고수부지, 공원, 놀이터 이용 금지.
8. 3명 이상 단체 도보, 차량 이동 금지(가족 제외).
9. 2인이하 산책 및 스포츠 활동 허용.

상기 사항 위반시 최대 5천즈워티 벌금 부과 가능.

뭔가 어설프지만 예외조항 맨 끝에 개별 스포츠 활동 가능이라는 조항이 있다.

"고마워, 알렉스. 머무를 장소를 못 찾으면 너한테 갈게."

"응."

이동을 할 수 있지만 상황이 불확실하니 당분간 머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것 같다.

웜샤워 어플을 켜고 주변을 검색하니 다음 목적지인 이와바에 한 명이 검색된다. 호스트 Ada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다인스크의 호스텔을 검색한다.

며칠 전 100여 명 정도의 확진자가 900여 명 가까이 늘어난 폴란드다.

"얘네가 코로나 전파가 느린 게 아니고, 검사가 안 되었던 거 아냐?"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호스텔의 생활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데, 혼자 지낼 수 있는 룸이나 아파트들은 임대료가 비싸다. 이동제한, 숙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겠다.

"아이제나흐 코리나의 독일식 텃밭 가든이 있으면 좋겠는데."

시간을 보내는데 필요한 것은 텐트를 펼칠 장소만 있으면 되고, 가끔씩 식료품과 배터리들만 충전할 수 있으면 된다.

"어쨌든 그다인스크로 가자."

변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편한 그다인스크 가까이 가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싶다.

솔라 페이퍼들을 햇볕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놓으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따듯한 햇살도 조금씩 사그라든다.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저녁을 해결하고.

밤늦게 웜샤워로 보낸 메시지의 답장이 온다. Ada의 가족은 최근에 해외에서 입국을 하여 자가격리 중이라고 한다. 손님을 초대할 수 없다며 위반 시 벌금액수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호스트다.

"건강하게 자가격리를 마쳐라."

Quarantine, 우리는 Isol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월터나 외국인들은 발음하기도 어려운 Quarantin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대충 Isolation은 환자를 격리할 때 느낌이고, Quarantine은 질병 예방의 느낌인가 보다.

"코로나 때문에 별 영어를 다 배우네."

하루 종일 딱따구리들만 바쁜 하루다.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일 / 맑음 
크라이코보-니즈바르크
폐쇄된 국경이 다시 열리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폴란드를 일주하기 위해 천천히 시간의 여유를 부린다.


이동거리
69Km
누적거리
25,005Km
이동시간
5시간 08분
누적시간
1,898시간

 
도로
 
도로
 
 
 
 
 
 
 
40Km / 2시간 50분
 
29Km / 2시간 17분
 
크라이콥
 
주로민
 
느즈바롭
 
 
664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하루 사이 눈은 다 녹았지만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다.

비상식이 떨어진 상태이고 네트워크도 불안정한 곳이라 어디론가 이동을 해야 한다.

일단 남아있는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어디로 향할지 검색을 한다.

"대형 슈퍼마켓이 어디에 있나?"

시골의 평야지대로 들어선 탓에 그다인스크로 향하는 도중 45km 정도 거리에 작은 타운이 있다.

12시가 되어 출발을 한다.

"오늘도 60km 정도만."

숲을 나와 햇볕을 받으니 쌀쌀함은 덜하다.

농로와 같은 시골길을 달리고, 사나운 개들과 눈싸움 한판을 벌인다.

서유럽과 달리 폴란드의 개들은 사납게 짖어댄다. 마당의 울타리가 있어 달려들지는 않았지만 시골에 오니 가끔씩 대문이 열려있는 집들에서 개들이 뛰쳐나온다.

잠시 앞을 가로막고 짖어대는 개와 눈싸움을 하고 있으니 젊은 농부가 나와 개의 목덜미를 잡아준다.

한가롭게 이어지던 시골길은 갈수록 수상한 길로 이어지더니.

이내 산으로 간다.

평야의 숲은 지면이 딱딱하지 않고 너무 소프트하다.

부드러운 흙바닥에 바퀴가 미끄러지며 자전거를 탈 수가 없어 끌고 가기를 반복한다.

"오늘 이런 느낌 아닌데."

폴란드의 잡목 숲이나 마을 주변의 숲에는 생활 쓰레기가 가득하다. 적당한 숲의 야영지를 찾기 쉽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다.

숲길은 생각보다 길지 않아 다행이다. 포장된 시골길로 들어서며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자동차 경로로 변경하여 재설정한다.

"쉬자."

적막한 시골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고.

느긋한 페달링은 더 느려진다.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 Lidzbark가 가까워지며 평야는 소나무 숲의 언덕으로 변한다.

폴란드의 평야는 대부분 숲을 개간하여 만든 평야들이다.

작은 오르내리막의 숲길을 달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숲길은 자전거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진다.

"야영지 걱정은 없겠네."

5시가 조금 넘어 목적지였던 Lidzbark의 초입에 이른다. 천천히 달려온 한가로운 라이딩이라 피로감이 전혀 없다.

무당벌레 슈퍼마켓에는 그런대로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무래도 시골이다 보니 코로나에 대해 도시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모양이다.

빵과 식료품을 평소보다 2배 정도 더 구매를 한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고, 주변에서 이틀 정도 야영을 할 생각이다.

아주 무거워진 자전거를 끌고 타운을 벗어난다.

마을을 바로 벗어나는 도로는 하천을 따라 숲이 이어진다.

"네트워크도 잡히고, 오늘은 여기서."

임도를 따라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숲의 새소리들만이 들려오는 밤, 편안하고 좋은 날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18일 / 맑음 
크라이코보
텐트 위로 하얗게 눈이 내려앉아 있다. "그럼, 쉬어야지!"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936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93시간

 
눈왔다
 
뒹굴뒹굴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크라이콥
 
크라이콥
 
크라이콥
 
 
595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바스락바스락 텐트를 때리는 작은 소리에 비가 내리나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눈이 내린 모양이다.

생각보다 냉한 기운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니 텐트의 천장이 거뭇거뭇 뭔가가 내려앉아 있다.

"겨울이야. 겨울!"

이제의 찬바람이 수상하더니 이쁘게도 내려앉은 눈이다. 벗어놓은 이너웨어들을 꺼내 입고 따듯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라디오를 켜도 네트워크가 불안정하여 끊기고, 느리게 연결되기는 하지만 인터넷도 접속이 어렵다.

"몰라, 쉴 거야!"

월터와 잠시 메시지를 교환한다. 월터는 찰리와 함께 숲이 있는 곳에서 쉬고 있는 모양이다.

"나도 치킨과 맥주가 있다!"

다시 잠이 들고, 깨어나고, 잠이 든다.

 

후원 : KEB 하나은행 / 변차섭 / 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17일 / 맑음 
크로체보-프원스크-크라이코보
바람이 불어오는 날, 프원스크를 지나 그다인스크로 천천히 향한다.


이동거리
57Km
누적거리
24,936Km
이동시간
5시간 57분
누적시간
1,893시간

 
E77도로
 
농로길
 
 
 
 
 
 
 
27Km / 2시간 30분
 
30Km / 2시간 27분
 
크로체보
 
프원스크
 
크라이
 
 
595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난데없이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다.

"하늘은 좋은데, 역풍인가?"

밤새 몇 개의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리즈훼이, 유나 선생님, 라이언과 올리버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한다.

중국의 후베이성은 곧 이동제한이 풀리려는 모양이다.

게으름을 피우다 천천히 짐들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역풍이다.

"왜 300km지?"

200km 정도 생각했던 그다인스크의 거리가 이상하다.

2차선 고속주행의 도로를 벗어나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간다. 도로의 넓은 갓길이 있지만 딱히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고, 맞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날이라 신경 쓰는 것 없이 편히 가고 싶다.

"야, 의자 어디 갔어?"

첫 번째 목적지는 KFC와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 30km 정도 떨어진 프원스크다.

느릿느릿한 페달링이 이어지고, 바람을 맞는 얼굴에서 콧물이 쭉 흘러내린다. 하지만 건조한 호스텔의 생활보다 가벼워진 몸상태다.

"왜 아직도 8km냐? 3이 아니고."

1시 반, 100km 정도로 느껴지던 거리가 끝나고 소도시 프원스크에 도착한다. 우리나라의 읍내 정도 크기의 소도시는 폴란드의 코로나 조치 이후 더욱 한적해진 풍경이다.

KFC 드라이브 쓰루 코너에는 평상시보다 많은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매장이 닫혔을까? 차량들 사이에 줄 서야 하는가?"

자전거를 세우고 조명이 꺼진 매장으로 들어가니 문이 열린다. 자동 주문기로 치킨세트와 햄버거 하나를 포장하고 용무도 해결한다.

햄버거를 들고 나오니 중년의 남자가 매장이 오픈되어 있는지 묻는다.

"Yeah. Only take out!"

바로 옆에 있는 테스코 매장으로 간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고, 조명이 어두워 영업을 하는지 살펴보니 몇몇의 사람들이 보인다.

평소보다 너무나 한적한 모습이지만 물품들이 텅 비었거나 하는 모습은 없고, 화장지도 많다. 다른 국가에서 왜 화장지를 사재기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먹을 수도 없는 것을 말이다.

빵, 바나나, 물과 콜라, 요거트, 맥주, 커피 등등을 평소보다 넉넉하게 챙기고 결제를 하려니 무인결제 창구만이 열려있다. 대면 결제 창구는 모두 닫고 무인결제만을 하는가 싶다. 어쨌든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되니 좋다.

스웨덴에서 사용해본 적이 있어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빵과 바나나가 문제다.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니 몇 개의 버튼을 눌러 정리를 해준다.

"이틀은 문제가 없겠네."

작은 프원스크를 빠져나간다. 작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제외하고 모든 가게들은 문이 닫혀있고, 거리는 적막할 정도로 한산하다.

프원스크를 지나 그단인스크의 근처 말보르크까지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소도로를 이용해서 갈 생각이다.

E77번 국도는 편하지만 너무 돌아가는 경로이고, 도로를 따라가는 지루함이 있다. 프원스크를 벗어나 포장해 온 징거버거로 출출함을 달랜다. 폴란드의 음식이 전반적으로 짠 것인지 햄버거도 짜다.

"폴란드의 햄버거는 맛이 없군."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골의 마을길을 따라간다. 평야의 거름냄새와 축사의 분료 냄새들, 폴란드를 여행하며 계속 느끼지만 폴란드의 시골 풍경은 이상할 정도로 우리와 비슷하다.

길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바람은 앞에서, 옆에서 불어온다.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벗어놓은 이너웨어가 아쉽다.

5시가 조금 넘어 평야와 마을이 끝나고 야영지로 생각했던 도로변 작은 숲이 보인다.

"오, 생각보다 좋은데."

어지러운 잡목 숲이 아닌 소나무 숲이다. 관리를 해놓아 공간도 넓고 풍성한 이끼류가 푹신한 숲이다.

도로에서 떨어진 곳까지 안쪽으로 들어가 텐트를 펼치고.

"아, 좋다."

맥주 한 캔과 치킨을 먹고 잠시 잠이 든다.

"다 좋은데, 네트워크 불안정이네."

핸드폰을 내던지고 다시 잔다.

 

Trak 정보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16일 / 맑음 
바르샤바-노부 드보르 마조비에스키-크로체보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것들이 엉망이다. 바르샤바를 떠나 폴란드 북부의 그다인스크로 향한다. "답답한데 바다나 보러 가자!"


이동거리
48Km
누적거리
24,879Km
이동시간
4시간 06분
누적시간
1,887시간

 
도로
 
도로
 
 
 
 
 
 
 
20Km / 1시간 45분
 
28Km / 2시간 21분
 
바르샤바
 
야붜느냐
 
크로체보
 
 
538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5~6명의 호스텔 게스트들은 밤새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며 떠들어댄다.

"한국이었으면 너네 신천지 소리 듣는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코로나의 심각성에 대한 정보가 공유돼도 어쩔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자유는 모두 존중받아야 하지만 재난과 같은 사회적, 공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규범이 작동하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다.

고작 별 내용도 없는 대화를 하며 쉼없이 떠드는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허기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야, 너희들 보다는 깨알 자랑질의 월터가 성인군자다."

식료품점들을 제외한 가게들의 영업을 중지하다 보니 포장판매를 하던 작은 식당들도 모두 문을 닫고, 호스텔도 문을 닫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가니 분리수거함과 싱크대 등이 모두 엉망진창이다.

요거트와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체크아웃 시간 11시를 기다린다.

짐들을 정리하고 나니 묵직한 피곤함이 밀려온다.

"다른 호스텔로 갈까?"

11시가 넘어서야 호스텔을 운영하는 중년의 여자가 나와 엉망이 된 식당을 정리한다.

"오늘 어때? 숙소는 구했어?"

"아니. 자전거 여행 중이라 그다인스크로 갈려고."

"멋진 곳이지. 여행한지 얼마나 됐어?"

"400일 정도, 작년 1월에 시작했어."

"와우."

열쇠키 보증금 5유로를 환불받고, 체크아웃을 한다.

"잘 쉬었어. 2주 후에 다시 올게."

"굿럭!"

"어떻게 할까?"

조금 흐린 날씨지만 비는 내릴 것 같지 않다. 한식당에 들러 음식을 포장하고 그다인스크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천천히 30km만 가 볼까."

 "어, 여기 있었구나."

올드타운의 골목으로만 걷다보니 성벽 외곽에 있는 소년상을 처음 본다.

러시아의 마을마다 들어선 전쟁공원과 기념물들을 보면 숙연한 느낌이 들었는데, 폴란드의 전쟁 관련 기념물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애잔하고 짠하기까지 하다.

힘없던 민족과 국가의 아픈 역사가 비슷해서 그런가 싶다.

바르샤바 궁전 광장은 여전히 한적하고.

음식을 포장해 가기 위해 한식당에 들린다. 사장님은 손소독제들을 매장 입구에 비치해 놓고, 손님이 끊긴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 시간을 보내는 모양이다.

정성이 느껴지는 식당의 인테리어와 구성이다. 사장님께 제육볶음을 패니어에 담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포장해 달라 부탁을 드리고, 사장님은 기다리는 동안 차를 내어준다.

잠시 대화를 하는 동안 넉넉하게 포장이 된 음식이나오고, 사장님은 돈이 있냐며 걱정을 하더니 그냥 가져가라고 한다.

"아뇨. 밥값은 내야지요."

2주 후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그다인스크로 향한다. 편의점에 들러 물을 보충하고 출발한다. 빵과 요거트, 콜라를 사려고 하니 무게도 많지만 패니어에 들어갈 공간이 없다.

비스와 강변을 따라 바르샤바 시내를 벗어날 생각이다. 며칠 동안 산책과 휴식의 자리었던 강변 언덕의 자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돌아갈 수 있다면, 걷고,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투박하지만 나름 매력이 있는 비스와 강변의 산책로를 따라간다. 일주일만의 라이딩, 피곤함 아침의 무게가 페달링과 함께 사라져 간다.

이내 바르샤바의 경계를 벗어난다. 붉은 벽돌의 성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 비스와 강변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성곽의 형태는 바르샤바 전체가 성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봄이 왔네. 봄이."

비스와강을 건너고.

시 외곽의 대형 슈퍼마켓의 입구에는 줄을 서서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대형 슈퍼마켓들은 5명 정도의 규모로 일정 간격을 두고 입장을 하는 모양이다.

동유럽의 국가인 폴란드의 분위기는 사뭇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자유분방한 서유럽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강변의 뚝방길을 따라간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정말 보잘것없는 뚝방길이지만 이런 편안함이 좋다.

갈수록 좁아지는 뚝방길에 앉아 도시락에 포함된 미소 된장국으로 허기를 달래며 쉬어가고.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어색하게, 멋진 자전거 도로는 뭐야?"

오늘의 목적지인 노부 드보르 마조비에스키의 초입에 들어서며 멋진 자전거 도로는 사라진다.

"어디까지 가지?"

야영을 할 장소를 검색한다. 비스와강변과 공항 옆 숲을 야영지로 생각하고, 시 초입의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포장해서 갈 생각이다.

시내 초입의 교차로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은 드라이브 코너만이 운영되고 있고, 대기하고 있는 차량들이 많아 그냥 지나친다.

시의 외곽을 따라 길을 이어가고, 오래된 성과 폐허로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이어지는 도시 외곽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전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폴란드의 풍경, 짠하다.

모들린 공항을 지나간다. 야영지로 생각했던 숲은 공항의 경계철책이 세워져 있고, 숲이라기보다는 온갖 쓰레기들이 버려진 공간이다.

고속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세 번째로 생각했던 야영지를 찾아간다.

"아, 여기도 아닌가 봐."

"저기가 더 좋네."

숲의 건너편 목초지의 농로가 좋을 것 같다. 농로 주변의 수풀 속으로 들어갔지만 땅이 고르지 않아 텐트를 펼치기에 적당하지 않다.

농로로 나와 좀 더 도로변에서 멀리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적당한 곳에 텐트를 펼치고.

한식당에서 포장해 온 도시락으로 저녁을 한다. 제육볶음과 밥을 넉넉하게 담아준 도시락, 밑반찬의 맛도 꽤 좋다.

"한국 주방장이 따로 계신가?"

모든 음식이 깔끔하고 맛이 좋다. 역시나 3개는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잠이 부족했던 탓에 졸음이 쏟아져 잠시 잠에 빠져든다.

 

Trak 정보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15일 / 맑음 
바르샤바
코로나로 인해 호스텔의 영업을 잠시 중지한다고 한다. "헐! 어떻게 하지?"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83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83시간

 
헐!
 
첨밀밀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르샤바
 
바르샤바
 
바르샤바
 
 
490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11시까지 늦잠을 자다 알렉스의 메시지에 잠에서 깬다. 언제쯤 자신의 동네로 오는지 일정을 묻는 알렉스다.

올리버와 알렉스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다시 침대에 누워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는 정보들을 검색한다.

호스텔의 매니저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 들어와 뭔가 불편한 듯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내일부터 호스텔을 닫아야 해서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해. 결제한 금액은 리셉션에서 환불을 해줄 거야."

호스텔을 닫는다는 말에 임시로 하루 정도 휴무인가 생각했더니 당분간 호스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크게 별 다른 반응없이 알겠다고 하니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보인다.

호스텔에 손님이 별로 없기도 했고, 혼자서 8인실을 혼자 사용하는 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주일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상태라 크게 아쉽지는 않다.

결제한 숙박비를 환불받고, 다른 호스텔을 검색하다 귀찮아진다.

"내일 생각하자."

며칠을 더 쉬어도 좋고 아니면 그다인스크로 떠나도 좋다. 그다인스크가 있는 지역은 300명이 넘어간 폴란드의 코로나 확진자 수에도 8명의 확진자로 코로나 확산이 가장 적은 지역이다.

빌라누프 궁전을 구경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 주변을 잠시 산책하고.

남은 계란으로 스크램블을 만들어 점심을 해결하고, 배터리들을 꺼내어 충전을 한다.

"오늘은 첨밀밀."

몇몇 사람들이 호스텔을 빠져나가고 호스텔은 일찍부터 문을 닫았다.

짐들을 꺼내놓고 출발 준비를 하다 다시 귀찮다.

"아침에 하자."

내일 아침에 일어나 날씨와 컨디션을 보고 일정을 결정할 생각이다.

"어쨌든 잘 쉬었다."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