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8일 / 흐림 뒤 맑음 ・ 8도
체체를렉-동궈이
아름다운 도시 체체를렉을 떠나 휴화산이 있는 호르고를 향해서 떠난다. 편안하고 자유로웠던 체체를렉의 시간이 그리워질 거야.


이동거리
78Km
누적거리
9,440Km
이동시간
7시간 34분
누적시간
655시간

S320소도
X006길
42Km / 2시간 40분
50Km / 4시간 25분
체체를렉
바수이전
동궈이
 
 
1,258Km

・국가정보
몽골, 울란바토르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몽골어, 투그릭(1투그릭=0.4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50G, 25,000원
・전력전압
▪3구22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976-9911-4119

 

5일간 머물렀던 체체를렉을 떠나는 날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조용한 이 도시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몽골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날들이다.

미국식 아침식사는 심플하고 좋지만 배고픈 여행자에겐 뭔가 허전하다.

짐들을 정리하고 친절하게 대해준 몇몇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페어필드를 떠난다. 휴화산이 있는 호르고까지 170k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슈퍼에 들러 물과 빵 그리고 간단한 먹거리들을 사 든다.

"박카스도 한 병 마셔 볼까?"

페어필드의 숙박비를 결제하고 나니 당분간 사용할 현금이 떨어졌다. 다행히 슈퍼의 바로 옆에 ATM 기기가 놓여있어 은행을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던다. 물가에 비해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몽골에서는 현금 지급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칸 뱅크인가?"

자민우드에서 처음 이용했던 은행인데 뭐라고 읽는지 모르겠다. 느낌상 칸 뱅크인 것 같은데, 어쨌든 영어 서비스가 되는 ATM 기기라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체체를렉의 서쪽 마을을 돌아 고개를 넘어가는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틀 동안 조금의 눈이 내리며 쌀쌀해졌지만 라이딩을 하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다. 산등성이를 타고 알록달록 양철지붕의 집들이 모여있는 도시의 모습이 이색적이고 마음에 든다.

"안녕. 체체를렉!"

체체를렉을 둘러싸고 있는 돌산 불간울(Bulgan Uul, Булган Уул ДГ)을 넘기 전 작은 톨게이트가 나오고, 그 너머로 흙길로 된 산 길이 이어진다.

"시작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도네."

페어필드에서 만난 한국인 교사에게 호르고까지의 도로 상태가 좋다고 들었는데 시작부터 흙바닥의 산 길이다. 몽골의 표현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산을 따라 듬성듬성 자라고 있지만 체체를렉의 경계를 넘어서며 몽골에서 나무를 볼 수 있다.

"나무가 자라는 것이 신기하다니. 별스럽다."

흙길에 미끄러지는 바퀴를 어렵사리 밟아가는데 저 멀리 높은 경사도의 오르막이 보인다.

그리고 따듯하게 등을 달구던 날씨가 갑자기 변하면서 세찬 바람과 함께 빗방울이 떨어진다.

"진짜, 갑자기 왜? 왜 이러는 거야."

정상에서부터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자전거에서 내려 흙길을 끌고 간다.

그렇게 20여 분동안 자전거를 끌고 볼간울을 넘는 고개의 정상에 도착한다. 해발 1,970미터의 체체를렉을 넘는 볼간울의 고갯길.

고개의 정상에 돌을 쌓아놓은 어붜 대신하여 큰 바위들의 주변에 기도의 흔적들이 놓여있다.

멀리 체체를렉의 하늘에는 검은 비구름과 함께 비가 내리고 있고, 하늘에선 커다란 천둥소리가 요란해진다.

체체를렉에서 쉬는 동안 하루에도 몇 차례씩 날씨가 변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급변하는 몽골 고산의 기후가 생소하고 낯설다.

검은 구름에 휩싸여 있는 체체를렉과는 달리 반대편의 하늘은 고요하고 맑다.

흙길에 미끄러지는 자전거를 브레이킹하며 털털거리는 자전거를 어렵게 제어한다.

"젠장, 어렵게 끌고 올라왔는데 내리막의 보상도 없네."

볼간울 너머 체체를렉의 건너편은 몇 분 전의 궂은 날씨가 이상하리만큼 평화롭고 바람마저 없다.

내리막의 끝에서 포장도로는 다시 이어진다. 오늘 어쩌면 이런 도로의 상황을 수차례 만날지도 모르겠다.

나무들이 자라는 숲이 있어서인지 이곳에는 햄스터보다 큰 다람쥐 같은 것이 도로변을 돌아다닌다. 동남부의 햄스터들처럼 재빠르게 몸을 숨겨버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바람이 사라진 평온한 도로에는 멋진 구름들만이 둥실둥실 하늘을 채우고 있고.

평평한 도로는 끝이 없이 구부러지며 이어진다. 체체를렉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GPS를 켜보니 산들샘 GPS가 먹통이다. 다시 재부팅을 하고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는지를 확인한 후 길을 이어간다.

넓은 초원 한가운데 생뚱맞게 놓여있는 비석과 대리석 테이블이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무덤의 비석인지 기도를 하기 위한 공간인지는 모르겠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란 꽃들이 초원을 뒤덮을 준비를 하고 있고.

무엇보다 몽골의 초원, 부드러운 산의 능선들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하늘과 구름의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잠시 고개를 돌리면 순식간에 변해있는 구름의 모양들이 신기하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도로에서 한가로운 페달링으로 풍경들을 감상하며 게으르게 길을 이어간다. Zaankhushuu(Заанхошуу)가 시작되는 마을의 초입을 지나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간다.

지루한 업힐이 계속 이어지고 거대한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버린다. 해를 가리고 있는 검은 구름을 지나면 언제나 그렇듯 바람이 불어온다.

산 길이 이어지며 핸드폰의 네트워크마저 완전히 끊겨버린다.

새끼 양을 데리고 다니는 녀석들은 자동차가 지나가도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앞서 지나가던 자동차가 갑자기 뛰어든 새끼 양을 피하느라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휘청거린다.

빠른 자동차가 지나가도 꿈적하지 않던 녀석들은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빠르게 도망가 버린다. 이상한 녀석들이다.

체체를렉을 지나며 차량의 통행마저 뜸해진 겹겹의 산들을 오르고 또 오른다.

멀리 고산의 초원에 얼어있는 얼음은 녹지 않고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고.

도로변의 남쪽의 산(북향)에만 나무가 자라는 고산의 초원이다.

"몽골의 숲은 북향이나 음지에만 형성이 되어 있어서, 예전에는 그것을 보고 방향을 잡았다고 하네요."

김병남 선교사의 말처럼 따듯한 남향의 양지에는 초원의 풀들이 자라고, 북향의 산등성이에는 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나저나 저 구부러지는 고갯길은 어떻게 할 거야!"

지나온 길 위로 비를 뿌리듯 흐릿하게 하늘로 올라가는 구름들이 보인다. 처음 중국의 고산 초원과 몽골에 왔을 때, 카메라에 찍힌 구름들의 사진이 솜뭉치로 문지른 듯 흐릿하게 뭉개진 것이 카메라의 렌즈에 이물질이 묻어 그런 줄 알았다.

카메라 렌즈를 닦고 사진을 찍어도 똑같은 모양의 구름들, 바람에 흩날리며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며 구름을 만드는 모양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글을 쓰고 하늘을 보면 지면에서 올라가는 구름의 모양들이 신비롭게 보인다.

"몰라. 밥이나 먹고 가자."

슈퍼에서 사온 빵과 음료수로 점심을 먹는 동안 수없이 모양을 바꾸며 움직이는 구름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의 푹신해 보이는 구름이 너무나 좋다.

느릿느릿 산 길을 오르고.

언제나 몽골 초원의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어붜가 쌓여있다.

나무가 자라는 곳이라 어붜도 나무를 쌓아 세워놓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사고가 많이 나는지 언제나 어붜에는 목발들이 많이 놓여있다.

길은 다시 오르막의 산길로 구부러지며 이어지고.

끝날 것 같지 않던 산길은 해발 1,997미터의 정상을 찍고 내려간다.

저녁이 가까워지며 조금씩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내리막길을 달려 만난 도로변의 작은 식당과 몇 채의 집 앞에서 잠시 고민에 빠진다.

"오늘 여기까지만 탈까? 식당에서 밥을 먹고 게르 주변에 텐트를 치면 좋을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5시가 가까워져 간다. 라이딩을 마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고 통신조차 되지 않아 조금만 더 길을 가보기로 결정한다.

"꼭 중국의 변발처럼, 누가 깎아놓은 것처럼 나무들이 자라네."

초원에서 말을 타며 휘파람을 부는 목동들과 손인사를 하며 평탄한 초원의 길을 달린다. 6시까지만 달리겠다는 생각으로 시계를 확인하니 이미 6시가 넘어 7시를 향해 분침이 움직이고 있다. 내리막이 시작되던 작은 식당의 앞에서 6시의 시간을 5시로 잘 못 본 것이다.

"어쩐지, 적당한 장소가 나오면 거기까지만 움직이자."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해가 저물기 시작하며 조금씩 마음이 조급해진다. 평평한 길을 달리던 중 초원에서 움직이는 검은 가축과 눈이 마주쳤다. 족히 4~50미터는 떨어져 있을 것 같은 곳에서 그 눔이 나를 향해 뛰어오기 시작한다.

"아. 오지 마. 개**********!"

쓰레기들이 놓여있는 웅덩이 같은 곳을 배회하던 검은 개가 이빨을 드러내며 빠르게 자전거를 향해 달려든다. 또다시 개와의 단거리 경주를 하듯 미친 듯이 페달을 밟고 남아있던 체력도 완전히 바닥이 난다.

"아오. 짝대기를 하나 장만하던지, 짱돌을 들고 다니든지 해야지."

조금씩 해가 저무는 동안 멀리 작은 벽돌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빠져나와 몇몇 사람들이 차에서 짐들을 옮기고 있는 작은 식당으로 갔지만 문이 닫혀있는 집은 사람의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집 주변에 텐트를 칠만한 좋은 공간이 있지만 썩 마음이 내키질 않고.

짧은 고갯길을 돌아 나오니 저 멀리 석양빛을 반사시키는 양철지붕 같은 것이 보인다.

"집 같은데, 3~4채 정도. 5~6km만 가면 되겠는데."

몇 채의 집이 모여있는 것 같은 곳을 향해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려간다. 5~6km 정도 될 것 같았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고 30분이 넘게 흐릿한 집들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달려간다.

무려 10km 정도의 거리를 달려 도착한 동궈이 마을.

"몽골에 가면 눈이 좋아진다고 하더니, 어떻게 10km 떨어진 작은 집이 눈에 보였던 거야?"

멀리서 보였던 양철 지붕의 집은 생각했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집을 지나 도로변으로 작은 주유소와 몇 채의 집들이 들어서 있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어떻게 저렇게 먼 곳에서 이곳이 보였지?"

식당이 있는지 찾기 위해 도로를 따라가다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탄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샌 배노!"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오토바이의 남자가 언덕 위에 있는 집을 가리킨다.

"저기에 가라고?"

어리둥절하게 서 있으니 언덕을 오르던 오토바이가 멈춰 서더니 다시 나를 향해 작은 간판이 붙어있는 집을 가리킨다.

"몰라. 일단 가 보자!"

언덕을 올라가 보니 그곳은 식당이 아니고 작은 슈퍼다.

슈퍼에 들어가 주변에 식당이 있는지 물어보려 해도 핸드폰에 네트워크가 잡히질 않는다. 난감해하며 한숨을 돌리고 있으니 중년의 아주머니가 가게를 닫아야 한다며 나가라고 한다.

"아니, 왜 문을 닫아. 음료수라도 하나 살게."

슈퍼 아주머니에게 겨우 오렌지 음료수 하나를 사들고 가게를 나오니 다른 남자와 얘기를 나누던 오토바이의 남자가 나에게 다가온다. 툴가가 적어준 텐트를 치고 잘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메시지를 보여주니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시큰둥하게 반응을 하는 남자의 표정을 이해하기 어려워 정확한 의사 전달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김병남 선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해보려 했지만 전화기마저 먹통이다.

"내 핸드폰이 안돼! 너, 취 핸드폰 있어?"

온갖 제스처로 표현을 해도 시큰둥하게 주유소가 있는 길 건너편 방향의 게르를 가리키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기가 네 집이야? 저기로 가자고?"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의 남자를 따라 게르가 있는 곳으로 간다.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주저주저하고 있으니 빨리 오라며 손짓을 하는 남자.

남자를 따라 들어간 게르에는 어린아이 둘과 남자의 아내로 보이는 여자와 서너 명의 남자들이 앉아 있다. 고글과 헬멧을 벗고 인사를 하니 침대에 앉으라며 안내를 하고 우유차를 내어준다.

그리고 부셔놓은 과자 가루 같은 것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와 나에게 먹으라고 한다. 무엇인지 몰라 약간을 집어먹으니 남자는 바구니를 처음 놓여있던 곳에 놓아둔다.

"몽골 집에 방문하면 의식적으로 먹는 그런 건가?"

게르의 기둥에 걸어놓은 2G 폰을 보여주며 사용하라 제스처를 해서, 남자의 전화기로 김병남 선교사와 통화를 한다.

"여기 호르고 가는 도중에 게르에 들어왔는데 하룻밤 신세를 지겠다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김병남 선교사와 통화를 한 남자는 여전히 시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에 앉아 맥주를 따라 살짝 입을 갖다 댄다. 그리고 사람들과 무언가 대화를 하던 남자는 맥주잔을 채우고 상대에게 건네주고, 잔을 받은 남자는 살짝 입을 갖다 대듯 한 모금만 마시고 다시 남자에게 건네준다.

이번에는 집을 들어서는 남자에게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마지막으로 그의 아내에게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무엇을 하는 거지? 느낌상 마지막 차례는 난데?"

게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다시 맥주잔을 채워 나에게 준다.

"이걸 어떻게? 어떻게 하는 거야? 마셔? 전부? 내가 전부 마시라고?"

나의 제스처를 보며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우유차와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을 내어주고, 잔을 돌려 마신 술을 주는 것이 몽골의 손님을 맞이하는 풍습인가 생각한다.

쇼바가 높은 오토바이를 타는 몽골의 유목민들.

항상 작은 가죽 가방을 옆에 차고 있고.

가방 안에는 망원경이 들어있다.

다섯살짜리 꼬마 바른자야의 집에서 하룻밤을 신세진다.

바른자야에게는 어린 젖먹이 여동생이 하나 있고.

숲이 있는 곳이라 겨울철에는 늑대 사냥을 했던 모양이다.

맛있는 요거트까지 얻어먹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양 떼들의 사이에.

텐트를 친다. 텐트를 보고 손을 잡고 끌고 들어가 게르의 침대에서 잠을 자라는 남자의 권유에 정중히 감사의 인사만을 하고 텐트로 돌아온다. 김병남 선교사님의 말에 따르면 몽골 사람들은 의사표현이 직설적이고 확실하다고 한다.

텐트에서 자겠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고 그 후로 의견을 물어보거나 권유하지 않는다.

바른자야에게 남은 초콜릿을 건네주기 위해 게르로 들어간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바른자야의 젊은 엄마는 나에게 양고기 볶음밥을 한 그릇 건네준다. 양고기 향이 퍼지는 볶음밥은 꽤나 괜찮은 맛이다.

텐트에서 잠을 자는 동안 늦은 시간까지 오토바이들이 게르를 들렀다 간다. 몽골 사람들은 조금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체체를렉에서도 새벽까지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 같은 곳에서 시끄럽게 울려대는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밤하늘의 별을 조금 쳐다보고 싶지만 너무 춥다. 바람과 산길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초원의 라이딩이 그리 쉽지만은 않지만 조금씩 몽골의 사람들에게 익숙해져 간다.

완전히 통신이 끊겨버린 밤, 그냥 자는 것이 최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89일 / 흐림 ・ 10도
울란바토르
울란바토르의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보그드 칸 울루(Bogd Khan Uul)에 데려다 주겠다는 툴가를 기다리며 하루를 보낼 생각이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8,877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626시간

기념풍가게
때밀기
0Km / 00분
0Km / 00분
숙소
우체국
숙소
 
 
695Km

・국가정보
몽골, 울란바토르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몽골어, 투그릭(1투그릭=0.4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50G, 25,000원
・전력전압
▪3구22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976-9911-4119

 

딱히 울란바토르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도시지만 한국의 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울란바토르다.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다 칭기스칸 광장의 옆에 있는 국립 역사 박물관을 구경하기 위해 숙소를 나온다.

찌뿌둥한 하늘이 어두워지는 울란바토르.

칭기스칸 광장을 지나 광장의 측면에 있는 박물관으로 걸어간다.

한두 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잉, 닫혔네."

일요일이라 개관을 하지 않고 겨울 시즌인 5월까지는 월요일에도 휴무라고 쓰여있다.

"5월 14일이 겨울 시즌이야?"

잠시 시내를 걸어 다니며 구경을 하고 근처에 있는 마리앤마타의 기념품 가게로 간다.

찾고 있던 몽골의 엽서들이 보이고.

지갑이나 가방, 악세사리 같은 다양한 수제품들도 많다.

엽서와 작은 냉장고 자석을 산다.

구름의 모양이 심상치가 않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툴가가 알려주었던 우체국이 보인다.

"호텔 옆이라고 했는데 두 블록은 넘겠다야."

우체국의 안쪽에 우편을 보내는 공간이 있고.

전시되어 있는 엽서들과 우표들을 구경하고.

문이 열려있는 Post Shop에 들어가 엽서를 보낼 수 있는지 물어본다.

"Can I sand post card to korea here?"

시큰둥하게 아무 답변도 없이 여직원은 밖으로 나가버린다.

"뭐야? 나한테 똥이라도 묻었어?"

잠시 후 돌아온 여직원은 1,000투그릭의 우표를 보여주며 계산기에 1,100을 찍어서 보여준다.

"응, 말보다 이게 편하다고!"

엽서를 보내는 방법을 확인하고 호텔로 돌아간다.

순식간에 검붉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버리고.

공원에서는 어르신들이 체스를 두고 있다.

옷을 입은 모습도 다르지만 문화도 중국과 차이가 난다.

툴가는 어머니의 일을 도와야 한다며 보그드 칸 울루에 갈 수 없다며 미안해한다.

검붉은 구름의 이상한 구름과 하늘.

"5성급 호텔에서 이 무슨 복에 겨운 호강이야."

백 년 만에 펜 글씨를 써본다. 삐뚤삐뚤 이상해진 필체가 돼버렸다.

"안되네. 어릴 땐 나름 개성 있고 괜찮았는데."

SNS나 전화가 있으니 엽서라는 것이 생각보다 큰 재미가 없다. 별 내용이 없어도 나라들을 여행하다 보면 하나둘씩 보내진 엽서가 좋은 추억이겠지 싶다.

엽서를 보내기 위해 다시 우체국으로 가려니 비가 내리고 있다.

추적추적 오는 듯 마는 듯 떨어지는 비지만 영어도 써볼 겸 호텔의 우산을 빌려봤다. 고작 필요한 말은 '두유 햅 엄브렐라'가 전부지만.

"무려 60년대의 5성급 호텔인데, 재밌잖아."

징기스칸 광장을 지나 우체국에서 엽서를 보내고 돌아오는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산을 쓰지 않고 다닌다.

우산을 쓰고 있는 내가 이상한 것처럼 느껴질 만큼 그냥 비를 맞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일 년 강수량이 적어 그냥 맞고 다니는 것이 편한가?"

호텔에 도착하여 우산을 접는데 잠깐 동안 눈을 의심한다.

"이건 뭐야?"

접은 우산의 표면에 검은 얼룩들이 가득하다. 깨끗한 호텔의 우산이었기에 검은 얼룩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빗물임이 틀림없다.

툴가의 말처럼 울란바토르의 공기가 꽤나 안 좋은 것 같다.

"얘들아, 너네 우산 쓰고 다녀라!"

배가 출출한데 딱히 밥을 먹을 식당을 찾기가 귀찮다. 호텔의 카페에 들어가 커피와 팬케잌 한 조각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한다.

몽골과 중국 여행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먹거리인 것 같다.

음식점이나 길거리 음식이 너무 흔한 중국에 비해 몽골은 그리 다양하지가 않다.

방으로 돌아와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한다. 한국에서 이태리 타월을 세 장 가지고 왔는데, 긴 것도 가져올 걸 그랬나 싶다. 손이 닿지 않는 등 부분이 너무나 아쉽다.

혹시나 욕조의 수챗구멍이 막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쪼르륵 거리며 잘 빠져내려간다.


조금 더 울란바토르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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