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5일 / 비
포크스톤-캔터베리
영국의 괴팍한 날씨, 비바람을 피해 켐트 다운즈를 넘어 캔터베리로 향한다. "정말 지독한 날씨다!"


이동거리
26Km
누적거리
21,613Km
이동시간
3시간 0분
누적시간
1,612시간

 
산길
 
만신창
 
 
 
 
 
 
 
12Km / 1시간 30분
 
14Km / 1시간 30분
 
포크스톤
 
스텔링
 
캔터베리
 
 
15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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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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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안개와 강한 비바람은 아침까지 계속된다. 요란하게 요동치는 텐트의 흔들림에 밤잠을 설친다.

"오늘은 날아가는 건가?"

서류들을 발급받기 위해 대리점으로 간다는 누이의 연락을 기다리며 선잠 속에서 뒤척이고, 언덕 위로 밀려오는 바람에 요동치는 텐트를 점검한다.

8시, 핸드폰 대리점의 직원과 인스타그램의 영상통화로 본인 확인을 하고 핸드폰의 이용계약서를 발급받는다.

"통화내역을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고, 고작 이용계약 확인서를 발급받는데."

필요 서류를 발급받기 위한 대리인의 위임장과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들, 그리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인감 관련 서류까지 구비를 했음에도 본인과의 통화가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시대의 시스템은 빠르게 변해가는데 업무 시스템이나 담당자의 사고방식은 너무나 느리게 변하는 것 같다. 옛 핸드폰 번호만 있으면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며 광고를 하는 심부름센터의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허술한 시스템일 텐데 말이다.

"빌어먹을 카카오톡, 이젠 해결할 수 있겠지?"

강한 바람 때문에 켄트다운즈의 언덕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없다. 미친 듯이 흔들거리는 텐트의 폴대가 부러지거나 외피가 찢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일 지경이다.

100km 정도 떨어진 런던으로 향하기엔 비에 젖은 모든 것들이 엉망이다. 큰 기대 없이 주변의 저렴한 숙소를 검색하니 30km 거리의 캔터베리에 숙소가 검색된다.

"일단 캔터베리로 가자."

브뤼셀을 떠나 일주일간 야영을 하느라 배터리들도 모두 소진되고, 무엇보다 따듯한 공간이 간절하다.

"정말 영국의 안개는 상상 초월이구나."

바람과 함께 비에 젖어 미끌거리는 언덕 위에서 텐트와 짐들을 정리하느라 고생을 하고 캔터베리로 향한다.

캔터베리로 가기 위해서는 켄트다운즈를 가로로 가로질러 넘어야 한다. 200미터 높이의 켄트다운즈는 대부분 목초지처럼 보인다.

오르내리는 길들이 계속 이어지고, 비는 계속된다.

좌회전, 우회전을 반복하며 오래된 길들을 따라가는 동안 축축하게 젖어드는 옷들과 엉망으로 변해가는 자전거다.

"푸시식."

언덕을 오르던 중 뒷바퀴이 잡음소리에 자전거를 세우고 확인하니 빠르게 바람이 빠지고 있다.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오르고 적당한 곳에서 자전거를 눕힌다.

"안 그래도 지치는데, 꼭 이런 날."

암스테르담 미첼의 집에서 정비를 해 두었던 튜브로 교체를 하고 라이딩을 할 만큼만의 바람만을 넣고 출발한다.

"배고프다."

캔터베리까지 7km 정도의 거리가 남아있다. 작은 버스 정류장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어제 맥도널드에서 먹지 않고 넣어둔 햄버거로 허기를 달랜다.

캔터베리에 있는 호스텔을 예약하며 사용정지가 된 카드로 부킹닷컴을 예약하니 예약은 가능하다.

불편한 영국의 도로와 흙길의 산책로를 따라 캔터베리에 도착한다.

 

영국을 일주하고 싶더라도 불편한 도로와 부실한 자전거 도로는 꽤나 거슬리는 문제일 것 같다. 차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북유럽의 운전자들과 달리 영국의 운전자들은 조금 거친 느낌이다.

"엉망이네."

자전거, 패니어, 옷과 신발이 모두 엉망이다.

"하루 더 있을게요."

체크인을 하며 숙소를 연장하고, 패니어들은 샤워를 하며 씻어낸다. 양탄자가 깔린 실내를 더럽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조그맣네. 내일 산책해 볼까."

따듯한 숙소에 들어오니 피곤함이 밀려온다.

카카오톡에 상담문의를 남기고, 한 달의 사용기간이 지난 보다폰의 데이터를 충전한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5기가의 데이터가 소진된 후 로밍으로 한 달 가까이 조금 느리지만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5기가 고속 데이터 후 저속 데이터는 무제한 인가?"

우리나라의 3G 속도 정도의 연결은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보다폰의 어플로 9.99유로의 상품으로 변경하고 결제액을 충전해 둔다. 결제액은 내일 충전금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

하나카드에 접속하여 복제된 카드로 사용된 내역들을 확인하고 메일과 함께 해외결제 이의신청을 건별로 접수해 둔다.

하나카드의 문의 답변이나 안내는 굉장히 신속하다. 결제된 카드내역을 엑셀로 보내주어 한눈에 파악하기가 쉽고, 메일의 답변도 빠르게 리턴이 된다.

"잘 해결되었으면."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간다. 유럽의 일반적인 집들처럼 호스텔의 내부는 복잡하고 좁지만 공간을 꾸며놓은 정성이 느껴진다.

어제 먹다 남은 치킨과 함께 숙소에서 맥주 한 캔을 사서 저녁을 한다.

비슷한 구조의 숙소지만 작은 도시의 숙소들은 참 편하고 좋다.

"캔터베리에서 시간을 보낼까?"

쉥겐기간의 압박을 피해 여유롭게 여행하기 위해 영국으로 왔는데, 이상하게 더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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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44일 / 흐림
포크스톤
어제부터 시작된 지독한 안개와 바람은 영국 날씨의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동거리
17Km
누적거리
21,587Km
이동시간
3시간 35분
누적시간
1,609시간

 
사운드미러
 
화이트홀스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포크스톤
 
포크스톤
 
포크스톤
 
 
13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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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지독한 안개와 바람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도로시처럼 멀리멀리 날아가도 좋았을 텐데."

쉼 없이 달려온 북유럽의 겨울과 쉥겐 기간의 압박에서 벗어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모든 것이 나른하고 느슨해진 느낌이다.

비상식도, 물도 모두 떨어져 이동을 해야하지만 귀찮은 생각이 앞선다.

"대단한 안개네."

느리게, 더 느리게 짐들을 정리하고 근처의 소도시 포크스톤으로 내려간다.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불편한 도로를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포크스톤 시내의 대형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들을 채우고, 오랜만에 보는 매운 봉지라면도 챙겨 든다.

"오늘도 가까운 곳에서 쉬자."

맥도널드에 들러 배터리들을 충전한다. 영국에 오니 콘센트 모양도 다르고, 구글양의 거리를 안내하는 단위도 마일로 바뀐다.

"뭔가 어색하고 불편해."

어젯밤 월터는 스코틀랜드에 가면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잠시 런던만을 구경하고 빠져나가려던 영국의 여행 일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로 해서 영국을 일주해 볼까?"

6개월의 넉넉한 체류기간, 조금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피로를 풀고 싶어 진다.

 한 시간 정도 배터리를 충전하고,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밖으로 나온다.

"저길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복잡한 교차로들을 지나.

켄트다운즈로 오르는 산책로의 입구에 도착.

긴 언덕길을 힘들게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지형이 참 이상한 곳이야."

켄트다운즈의 능선을 따라 야영지를 찾으며 길을 오르고, 도시의 불빛과 산업단지의 불빛이 화려하게 뒤섞인 전망이 펼쳐진다.

 

"좋네. 오늘은 여기서 쉬자."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런던이지만 복잡한 도시의 번잡스러움이 자꾸만 발길을 느리게 만든다.

"길을 잃어버린 느낌 같네."

천천히 천천히, 아주 느리게, 더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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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3일 / 안개
포크스톤
도버해의 해안가 절벽에서 하루를 쉬며 핸드폰 분실과 함께 임시보호조치가 된 카카오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락을 기다린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570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05시간

 
카카오톡
 
안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포크스톤
 
포크스톤
 
포크스톤
 
 
1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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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을 해결하기 위해 새벽부터 누나의 연락을 기다리지만 소식이 없다.

흐린 날의 아침, 잠들지 못한 피곤함이 밀려온다.

바람이 사그라든다.

뜬 눈으로 새벽부터 누나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누나는 비가 많이 내려서 핸드폰 대리점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비가 내리는 것과 핸드폰 대리점을 가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

 

"잠이나 자자."

해안가를 산책하고 낮잠도 잔다.

해가 지고 다시 바람이 시작된다. 그리고 짙은 안개가 해안가에 내려앉아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린다.

"지독한 안개, 영국의 안개네."

바람에 텐트가 요동을 친다.

"날아가지만 말아줘."

한편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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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2일 / 맑음
도버-포크스톤
유럽 쉥겐기간의 압박에서 벗어난 시간, 편하게 쉬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이동거리
12Km
누적거리
21,570Km
이동시간
2시간 23분
누적시간
1,605시간

 
파운드
 
사파이어로드
 
 
 
 
 
 
 
9Km / 1시간 30분
 
3Km / 0시간 53분
 
도버
 
에이클맆
 
포크스톤
 
 
1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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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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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계속되던 바람과 삐딱하게 기울어진 텐트의 불편함에도 어느 때 보다 달콤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마음껏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이런 시간의 여유가 좋다."

어젯밤 어둠 속에서 찾지 못했던 도로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내고, 떠오르는 일출을 보려고 산책로를 따라갔지만 길은 사유지로 보이는 집의 주차장에서 끊겨있다.

"오늘은 도버 근처의 야영지를 찾아서 캠핑을 하자."

런던으로 향하는 길을 멈추고 휴식을 취할 장소를 찾아 떠난다.

건너편 산등성이로 보이던 도버 캐슬을 지나간다.

"자전거를 끌고 얼마나 올라온 거야?"

어둠 속에서 산을 올라온 높이가 새삼 놀랍다. 비상식을 채우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가는 길, 자전거 도로가 좋지 않은 도로의 환경보다 영국의 도로는 차들의 진행방향이 우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좌측 진행. 역주행하고 있는 느낌이잖아."

좌측 차선이 진행도 로라 어색하고, 코너를 회전할 때면 차선으로 차량이 마주 오진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도버 시가지의 슈퍼마켓에 들러 빵과 비상식들을 챙긴다.

"치킨!""

오랜만에 보는 치킨에 가슴이 뛰지만 가격이 너무 도도하여 두 조각만을 사 든다. 계산대로 가서 결제를 하려니 10유로를 살펴보던 할머니 계산원이 유로화는 받질 않는다고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당연히 유로화와 파운드를 모두 사용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다. 카드결제 통장의 잔액들을 모두 안전한 은행으로 이체시켜 놓은 상태라 카드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죄송해요. 현금을 찾아올게요."

자리에 앉아 영국에서 사용할 금액만을 이체하고, 비상식을 다시 챙겨서 카드로 결제를 한다.

"현금을 찾아야겠다."

10만원 정도의 현금을 찾는다. 이제는 모든 은행의 ATM 기기와 카드 결제기들이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도버의 구시가에 있는 KFC로 가서 점심을 해결한다.

햄버거와 감자튀김, 콜라의 크기를 보니 영국의 물가도 만만치 않다.

"요게 2파운드, 요게 10센트."

영국의 동전에는 숫자가 안 보이고, 뒷면에 조그맣게 글자로 돈의 단위가 새겨져 있다.

점심을 먹으며 120km 정도 떨어진 런던으로 향하는 경로를 결정하고, 경로를 따라 이동을 하다 좋은 곳이 나오면 바로 캠핑을 하고 쉴 생각이다.

배터리의 여유가 없어 신경이 쓰이지만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도버항으로 내려와 해안가의 풍경을 바라본다. 거대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지형의 모습이 신기하다.

새벽부터 불어오던 바람이 계속해서 거세게 이어지는 하루다.

어색하고 불편한 영국의 도로를 따라 절벽 위의 산등성이를 향해 페달을 밟는다.

"아무래도 도버를 벗어나려면 저 산들을 넘어야 하는가 보다."

도버 외곽의 마을 길을 따라 이어지던 도로는 절벽의 언덕을 오른 뒤 고속도로를 따라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몽골의 바람처럼 불어오네."

자전거를 타다 끌기를 반복하며 언덕의 정상을 향해 오른다. 가시나무에 피어오른 노란 꽃들이 너무나 예쁘다.

"이 나무에 꽃이 있었나?"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나무 같은데, 노란 꽃이 핀 모습이 생경하다.

거센 바람을 맞으며 언덕을 오르고 오른다.

"몽골처럼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네."

"마치 후리지아꽃처럼 이쁘네."

완만한 능선로가 이어지나 싶더니 도로가 막혀있다. 다행히 작은 문은 사람이 열 수 있는 고리로 되어있어 문을 열고 도로를 따라간다.

사유지의 목장처럼 철조망으로 경계가 나뉜 구간이 끝나고 해안 절벽의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아, 좋다."

멀리 포크스톤 시내의 모습도 보이고.

"여기가 좋겠다!"

해안의 절벽 위에 텐트를 펼친다.

부러진 텐트의 폴대를 임시조치하고.

강한 바람이 불지만 조용한 해안가의 밤이다.

"하루 더 푹 쉬자."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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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1일 / 맑음
벨기에 콕세이더-프랑스 뒹케르크-영국 도버
유럽 쉥겐기간의 압박과 피로감을 피해 잠시 영국을 여행할 생각이다. 프랑스의 뒹케르크에서 페리를 타고 영국의 도버로 간다.


이동거리
102Km
누적거리
21,558Km
이동시간
8시간 13분
누적시간
1,603시간

 
프랑스국경
 
페리
 
 
 
 
 
 
 
38Km / 4시간13분
 
64Km / 4시간 00분
 
콕세이더
 
뒹케르크
 
도버
 
 
10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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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아침, 따듯한 침낭 속이 너무나 좋다. 사납게 불어오던 어제의 바람은 사라지고 고요한 파도 소리만이 들려온다.

"매일 이런 아침이라면 좋을 텐데."

누이에게 문제들을 해결할 도움들을 부탁하고 짐들을 정리한다.

프랑스 국경을 살짝 넘어 됭케르크에서 페리를 타고 영국의 도버로 갈 것이다. 됭케르크 항구까지 30km 정도의 거리, 시간의 여유가 있어 게으름을 피운다.

구글맵으로 경로를 검색하니 해안가의 모래사장으로 경로가 잡힌다.

"해안가에 자전거 도로가 있나?"

모래바닥의 산책로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니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 도로가 보인다.

"정말 넓네!"

바다의 백사장과 해안의 산책로에는 아침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걷고 싶은 풍경이네."

벤치에 앉아 연한 파스텔톤의 바다를 바라보며, 어지러웠던 며칠간의 마음을 달래 본다.

"여행을 떠나려 했던 지난 마음들과 발걸음이 고맙다."

 

"그럼, 프랑스와 영국으로 가 볼까!"

해안의 언덕으로 이어지던 도로가 사라져 자전거를 끌고 모래사장으로 내려간다. 해안가 쪽의 땅바닥은 조금 딱딱한 편이지만 패니어를 단 자전거의 무게로는 자전거를 타고 갈 수가 없다.

해안가를 걷는 사람들과 함께 엠티비를 타고 바닷가 근처를 질주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이겠네."

모래사장을 벗어나기 위해 구글맵이 가리키는 산책로로 빠져나가야 하지만 부드러운 모래가 두껍게 쌓여있어 산책로로 빠져나가는 것도 힘이 든다.

"구글맵을 믿은 내가 바보지."

해안가의 산책로를 벗어나면 이내 도로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길은 푹신푹신 모래가 덮인 오솔길로 이어진다.

몇 걸음을 옮기고 쉬기를 반복하지만 지도로 보이는 산책로의 거리가 끔찍할 만큼 길다.

"설마, 계속 이런 길?"

설마 그런 길은 계속되고,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뜨겁게 열기가 올라오는 몸과 가쁜 숨소리 그리고 힘이 빠지며 갈지자로 풀려가는 다리, 3km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한 시간이 넘도록 모래밭 끌바를 하고 있다.

"구글, 너 죽어!"

한 시간 만에 하루의 기운이 모두 소진된 느낌이다. 산책길의 입구까지 계속되던 스펀지처럼 푹신한 길이 끝을 보인다.

 

자전거를 끌고 왔던 산책로는 벨기에와 프랑스의 국경 라인이다. 과거의 국경 검문였을 건물은 작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아침부터 생고생이네."

14번째 나라 프랑스에 들어선다. 거리의 이정표와 상점들의 간판들도 국경을 지나며 프랑스어로 모두 바뀐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바나나로 허기를 채운다. 프랑스의 자전거 도로는 벨기에 보다 좋지 않고, 이마저도 가끔씩 사라진다.

차도를 따라 조심스럽게 길을 이어가던 중 작은 마을 사거리의 정지 신호등에 속도를 줄인다. 정차된 차량의 옆으로 동양인 외모의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종종걸음으로 다가온다.

"한국분이세요? 저는 프랑스의 한국인이에요."

서툰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2km 정도의 거리에 살고 있다며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며 집으로 초대를 한다.

웃는 얼굴을 갖은 사람, 핀란드에서 만난 아희처럼 미소가 예쁜 사람이다.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니 여자와 그녀의 동생이 도로변에서 기다리고 있다. 도로에서 가까운 집으로 걸어가니 그녀의 어머니는 전기밥솥을 들고 짧은 한국어로 밝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밥 먹어!"

유쾌하고 편안한 제스처가 따듯한 느낌이다. 그녀의 할아버지와 인사를 하고 차고에 자전거를 넣어둔다.

얼굴이 고운 할머니, 사촌 남자와 인사를 하고 여행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하는 동안 부드러운 발음의 프랑스어가 가족들 사이로 오간다.

"왜 여행을 해요?"

"프랑스에 에펠탑이 정말 있는지 보려고 왔어요."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만나게 된 레오니의 가족이다. 건축을 공부하는 레오니는 교환학생으로 서울대에서 공부를 하고, 한국어를 배운 지 3년이 되었다고 한다.

여행을 하며 바라보고 있는 것들 중에 하나는 집과 건물 그리고 공간의 구조들이고, 한국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공부하고 싶은 것이 도시재생이나 공동체의 구성 같은 것이다.

레오니의 가족과 함께 할머니께서 준비하신 식사를 한다.

"오, 프랑스 가정식!"

접시들과 나이프, 포크들이 놓여있고 빵과 음식들이 식탁 위에 올려진다.

"어떻게 먹는 거지?"

"한국은 한꺼번에 먹는데, 여기는 야채를 먼저 먹어요."

첫 번째 접시에 당근채을 담아 먹는다. 당근만 따로 먹는다는 것이 재미있다. 러시아 사람들이 샐러드를 먼저 먹는 것처럼 식욕을 북돋아주고 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할머니께서 요리한 고기를 접시에 담아준다.

"오, 고기!"

"불고기, 한국의 불기기야!"

빵과 고기, 감자, 콩 그리고 치즈가 접시 위에 담긴다.

레오니의 통역으로 가족들과 대화를 하며 즐거운 식사를 한다.

"고기. 프랑스 식단이 좋아!"

할아버지 부부, 어머니, 레오니의 자매를 만난 것은 커다란 행운 같다. 따듯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내 안으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레오니 가족을 만나려고, 모래밭에서 고생을 했나 보다."

가족들은 사촌의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고, 여러 가지 선물을 전해준다.

"저녁에 밥 먹어!"

어머니께서는 저녁에 먹으라며 밥과 김치 그리고 조각김을 담아준다.

"피에로예요."

레오니 자매는 피에로의 인형과 과자를 건네주고, 할머니께서는 여행을 잘 하라며 프랑스의 비쥬를 해주며 프랑스어를 가르쳐준다.

"Merci!"

"메시!"

가족들의 환대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즐겁게 사진을 찍는다.

"레오니, 이름이 어려워. 안나는 쉬운데."

"레오니는 사자야. 라이언! 레오니가 케냐에서 태어나서."

"아, 쉽네. 레오니!"

La vie est le meme que le choix entre la naissance et la mort.

"삶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선택의 과정이다."

레오니에게 명함을 한 장 더 건네주고, 명함의 뒷 면에 적어놓은 샤르트르의 말을 알려준다.

"실은, 프랑스에 쟝 폴 샤르트르를 만나러 왔어!"

구글맵에 저장된 파리에 있는 샤르트르의 묘역을 가리키며 프랑스에 여행을 온 이유를 알려준다.

"샤르트르와 보브아르를 정말 좋아합니다."

차를 타고 떠나는 가족들과 손인사를 하고, 출발을 하려던 안나가 다시 달려와 작은 천고리를 건네준다.

"물고기예요."

"고마워. 패니어에 달아야겠다."

할 수 있다면 레오니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쉥겐 기간이 너무 남아있질 않다. 아쉽다.

"또 만날 날이 있겠지."

1시 반, 아쉬운 발걸음으로 됭케르크로 향한다.

그동안 어지러웠던 마음이 레오니 가족들의 미소와 함께 사그라든다.

"정말 행운이었어!"

벨기에의 자전거 도로보다 더 나쁜 자전거 도로지만 집과 거리의 풍경은 벨기에보다 매력적이다.

"만약, 십 년 전 프랑스에 왔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09년 5월, 허망하게 바라봐야 했던 뉴스 속보의 충격과 슬픔은 지루했던 삶의 방향성을 바꿔놓았다. 사표를 내던지고 오랜 시간 동안 바라 왔던 프랑스로 떠나고 싶었었다.

"글쎄, 그때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지금처럼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내 안의 바람들을 미루었던 시간의 주저함은 예상하지 못한 뼈아픈 시간의 늪으로 끌어당겼다. 10년, 고통스러웠던 그 시간은 아이러니하지만 현재의 나를 이곳으로 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때처럼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갈증도 사라지고 잃어버렸지만 상관이 없다.

"달라졌을까?"

삶이 달라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의미 없는 가정일 뿐이다.

"대신 너와의 시간이 없었겠지."

"웃는 얼굴, 그 웃음을 마주했음에 후회는 없다."

됭케르크의 외곽에 있는 항구에 도착한다.

익숙한 시스템이라 쉽게 길을 찾아가고.

첫 번째 게이트에서 페리의 승선권을 구매하고, 두 번째 게이트에서 출국 스탬프를 받는다.

특별한 질문이나 절차는 없었고, 여권을 건네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의 서툰 한국어를 하면서 유쾌하게 스템프를 찍어준다.

게이트가 다시 나온다.

"영국 보더 게이트네."

영국을 무사증으로 입국하기 위해서는 호텔의 바우처나 은행 잔고 확인서 등이 필요하지만 준비를 하지 않고 그냥 왔다.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이는 심사관은 여행에 대해서 물어본다.

"조금만 천천히 말해주세요."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 거야?"

"글쎄요. 1년 후에 자전거 타고 돌아갈 거예요."

"뭐?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

"자전거 타고 왔어요?"

"뭐? 비행기 안 타고?"

"네. 1년 동안 자전거 타고 왔어요."

"왜? 너 미쳤어?"

"그냥 세상이 보고 싶었어요."

심사관은 가족과 직업, 돈이 있는지 물어본다. 가족과 직업은 없고 돈은 충분히 있다고 말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어디서 머무를 건데?"

"런던에 가서 호스텔에서 머무를 거예요."

"오늘은?"

"도버요."

"넌 미친 것 같아. 영국에서 6개월 동안만 머무를 수 있어. 좋은 여행 해!"

"안 미쳤다니까! 땡큐!"

넓은 승선장에는 대기줄 별로 많은 차량들이 정차하고 있다.

"두 시간이나 남았네."

2시간 텀으로 운영되는 됭케르크-도버 간의 여객선은 도버까지 2시간이 소요되지만 프랑스와 시차가 1시간이 나기 때문에 6시에 출발하는 페리는 7시에 도버에 도착한다.

다행히 여객선의 터미널이 있어서 실내로 들어가 몸을 녹일 수 있다.

"네 자리는 여기."

안나가 준 천고리를 패니어에 달고, 대기줄에 서 있으니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도요타 짚으로 몽골까지 여행을 했다는 남자와 짧은 대화를 하는 사이 안내 직원이 다가와 표를 확인하고 앞으로 가라고 안내한다.

승선을 위해 첫 번째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하선하는 차량들이 빠져나간 후 첫 번째로 승선을 한 후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객실로 올라간다.

내부 객실은 카페와 오락실 등이 들어서 있다.

"아무데나 앉아도 돼요?"

카페의 테이블처럼 보이는 공간에 앉아도 되는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딱히 지정좌석이나 룸이 없는 여객선이라 승객들의 휴식 장소가 카페의 공간인 모양이다.

바쁘게 오느라 메시지를 보내지 못한 레오니에게 감사의 메세지를 보낸다.

레오니가 준 피에로는 투병 중인 숙모 마리가 직접 만든 인형이라며 나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이 그녀에게 큰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연이 있는 있는 녀석이 나에게 왔네."

"피에로는 이탈리아 코메디아 델아트의 캐릭터이다. 그는 시인이고, 인위적이고 피상적인 관계와는 거리가 먼,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하는 몽상가이다."

"피에로와 함께 여행할게요. 피에로를 만든 마리의 정성처럼 그녀 건강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것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어요. 감사합니다."

웃는 얼굴의 우는 남자 피에로가 나에게 왔다.

"두 눈가에 핏물이 흘러와 웃음을 짓고 나 춤추네. 내 맘 안에 나도 몰래 새겼던 상처가 이렇게 번져가며 나 애타게 너를 찾는데."

웃는 얼굴의 우는 남자 피에로 그리고 웃는 얼굴의 레오니.

 

"피에로, 지금부터 나와 함께 여행하자."

8시, 배는 도버항에 가까이 다가선다.

"시간을 다시 맞춰야겠네."

페리가 항구로 들어서는 것을 기다리는 사이 한 남자가 테이블로 다가온다. 승선 전 주차장에서 만났던 남자다.

올리버는 런던에서 머무를 곳이 있는지 묻더니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다. 올리버의 주소를 받고 왓츠앱을 연결한 후 런던에서 보자며 인사를 나눈다.

7시 반, 도버항에 입항한 페리의 하선을 기다리고 마지막으로 배에서 내린다.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레드라인으로 그려진 자전거 도로를 따라 항구를 벗어난다.

"왔다. 유나이티드 킹덤!"

어둠이 내려앉은 도버항의 풍경은 거대한 절벽이다.

"거대한 천혜의 요새 같네."

야영지로 생각했던 항구 주변의 절벽길은 난데없이 계단으로 이어진다.

"구글, 너 오늘 왜 이런다니?"

패니어를 분리하고 계단을 올랐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을 포기하고 어두운 오솔길을 따라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고, 끝없는 언덕의 풀숲을 헤쳐가며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길을 잃어버렸네."

아침 모래밭은 끌바로 시작하여 저녁 산속 풀숲의 끌바로 마무리한 하루다.

숨이 가슴까지 차오르고 산의 정상 부근에서 해안가로 가는 것을 포기한다.

"바람도 세차고, 더는 못 간다."

경사가 진 언덕 위에 텐트를 펼치는데 또다시 폴대가 부러진다. 지난번 부러진 폴대의 다른 편 폴대다.

"뭐, 이미 경험한 것들은 놀랍지도 않다."

임시조치의 방법을 터득한 터라 그냥 텐트를 치고, 레오니의 어머니가 싸준 밥으로 허기를 달랜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밥과 김치가 정말 맛있다.

반대편 산등성이에 도버성이 밝게 빛난다.

15번째 나라, 영국에 도착했다. 6개월의 체류기간이 있어 조금 천천히 이동하며 피로를 풀어갈 생각이다.

그동안 쉥겐 기간의 압박에 쫓기며 보냈던 피로가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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