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9일 / 장대비 ・ 4도

장수시

갈수록 비가 많이 내린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 준비를 하고 비 내리는 하늘을 쳐다보며 세차례나 출발을 하려했으나 잠시 멈췄던 비는 그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강한 빗줄기로 변한다. "하아, 하루 더 쉬어야 하나."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104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88시간 49분


자전거정비잠
0Km /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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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O
OYO
OYO
 
 
1,104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숙박정보


・위치
중국 장수시
・상호
OYO호텔

・전화
+86 0795 7032888・가격
1박 108위안

 

비가 멈출 줄 모르는 날씨의 연속이다. 8시가 되기 전 피곤한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어보니 에어컨의 실외기를 때리는 빗소리가 우렁차다. 어제 한국 식당에 다녀온 뒤로 목이 칼칼하더니 콧물이 훌쩍거릴 만큼 컨디션도 좋지 않다.


"일단 아침 조식을 먹고 잠시 기다려 보자."



9시가 넘어 빗줄기는 조금 가늘어진다. 출발을 위해 브레이크가 전혀 들지 않던 앞, 뒤 캘리퍼를 분해하여 브레이크 패드의 상태를 점검한다.




예상했던 대로 브레이크 패드가 다 닳아 겨우 패드핀이 걸쳐있을 만큼만 남아 있다. 자전거를 구매하고 전국일주 2,700Km를 달린 후 중국여행을 시작한지 15일 정도 지났는데 벌써 패드가 이 모양이라니.



무거운 자전거의 무게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빨리 소모된 것 같은 느낌이다. 계속되는 우중 라이딩에 이물질이 들어가며 더 많이 갈려나간 듯싶다.



여행 전 구형 데오레 브레이크 패드를 6개를 준비해 두었다. 6개의 브레이크 패드 무게도 만만치 않다.



교체된 브레이크 패드는 비상용으로 패니어에 넣어 둔다. 


"널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일단 킵!"


정비는 하는 동안 방 청소를 하겠다며 직원이 문을 두드린다. 곧 출발할 것이니 필요 없다고 말하고 창문을 열어 하늘을 보니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좀 더 기다려보자."



저렴한 가격에 가벼워 여행 며칠 전 사두었던 레인 팬츠를 꺼낸다. 


"동남아시아에서나 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널 꺼낼 줄이야."



신발이 젖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빗물에 젖어가는 양말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비상책으로 비닐봉지를 이용해 본다. 


"물이 안 들어 올려나?"



10시 30분, 복장을 모두 갖추고 패니어들을 장착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자전거를 끌고 나가려는데 실외기와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댄다. 


"아, 젠장할!"



자전거를 놓고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시커먼 하늘에서 끊임없이 굵은 빗줄기가 내린다. 조용히 프런트로 다가가니 첫날의 친절했던 직원이 나와있다.


"1 more day."


룸키와 108위안을 여직원에게 내민다.


"여기는 매일 이렇게 비만 내리는 거야? 


"그렇다. 많이 내린다. 겨울에 중국 북방은 맑지만 남방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


"비 때문에 계속 머무르는 거야?" 


"응."


"음, 그러면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머물러야 할 거야!"


친절한 미소의 여자는 농담을 하며 다시 웃는다.


"안돼! 내일은 반드시 여기를 떠날 거야!"



출발을 위해 어제의 조식 때 보다 많이 먹어 두었는데 오후가 되니 출출한 허기가 밀려온다. 


"역시 미음 같은 죽으로는 어림도 없어."



길 건너편 공공화장실, 중국의 공공 화장실은 구조도 참 다양하지만 시설은 공통되게 안 좋다. 


"공공시설물에 투자 좀 해라. 대륙아!"



첫날 식사를 했던 식당을 찾아갔지만 영업 전이라 다른 가게를 가야한다.



중국 사람들은 카드놀이를 정말 좋아하나 보다. 단순한 원카드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은데 표정들이 어찌나 진지한지 사진을 찍어도 관심이 없다.



바로 옆에 있던 가게가 열려있어 들어간다. 보통의 중식 음식점들과는 조금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메뉴들을 살펴본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남녀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니 먹는 양이 적은 젊은 남녀는 3가지의 요리를 시켜서 식사를 하고 있고, 새로 들어온 남자들도 몇 개의 요리를 선택하여 주문을 한다.


아무래도 중국인들은 두세 가지의 메뉴를 선택해서 식사를 하는 모양이다.



각자의 핸드폰을 쳐다보며 밥을 먹는 남녀의 테이블에 놓인 돼지고기 요리를 가리키켜 같은 것을 달라고 주문을 한다.



주점들의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대부분 '12345678'이거나 '88888888'이듯 여기도 비밀번호는 88888888. 아마도 중국에서 와이파이가 탐색되면 둘 중에 하나를 치면 80%는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은 음식, 혹시나 전 손님의 먹던 세 개의 메뉴를 전부 주는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스러움이 밀려온다. 중국에 와서 '일반적 상식'이라는 것을 포기한지 오래다. 그것이 중국이다.


유리창 넘어 오픈되어 있는 주방에서는 커다란 웍을 들고 불을 붙여 분주하게 조리를 하고 있고, 그 옆에 남자는 담배를 물고 뭔가를 자르고 있다. 중국의 담배 문화는 조리실에서도 예외가 없는 모양이다.



조금 후에 조리되어 나온 오늘의 점심 메뉴. 돼지고기에 고추와 마늘이 들어가 약간 매콤하니 괜찮은 맛이 난다.



밥을 달라고 하자 여기도 작은 맥주통 같은 곳에 담겨서 나온다. 작은 중국 밥그릇으로 4~5그릇 정도 나오는 양이다.



물론 주는 밥은 남김없이 잘 먹는다. 더욱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더 열심히 먹는다.


"밥하고 고기만 먹으면 다 나아!"


밥과 요리를 모두 먹고 가격을 물으니 주방에서 나온 남자가 38원을 달라고 한다. 조금 비싸네 생각하고 있는데 카운터에 앉아 있었던 여자가 오더니 내 테이블을 가리키며 뭐라고 하자 42원을 달라며 담배를 물고 카운터 위에 돈들을 던지듯 올려놓는다.


"정말 중국은 서비스 정신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


가끔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도 거스름돈을 던지듯 계산대 위로 올려놓는 사람들을 봤기에 낯선 모습은 아니지만 뭔가 기분이 좋지 않은 이상한 중국의 모습이다.


"예의가 없어. 예의가! 공자의 나라에서 말이야."



컨디션 탓에 말을 붙이고 싶지 않아 잔돈을 들고 나온다.


숙소로 돌아와 자료를 정리하다 식후 졸음인지, 컨디션 탓인지 아니면 그동안의 피로인지 졸음이 밀려온다. 꾸벅거리며 노트북을 두르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노트북을 덮고 이불을 끌어당겨 그대로 잠이 든다.


"이른 새벽에만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일에는 꼭 출발해야지!"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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