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9. 08:00 / 맑음・26도
연천 내산 도내로-상승역-신탄리역

연천군에 위치한 내산 라이딩. 고양시를 벗어나 연천의 내산 임도를 달렸다. 적당히 덥고 좋은 날씨속에서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이동거리

16.77Km

이동시간 2시간 03분

93,94 내산
98 내산
10.3Km/1시간 34분
6.5Km/29분
도내로
상승역
신탄리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에릭스형의 부재로 한가해져버린 주말. 캐논형이 대신하여 연천군에 있는 내산 임도라이딩을 진행해주었다.

산악자전거를 타기시작했던 7-8년전에 한번 가봤던 곳인데, 산들의 임도는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하다. 업다운이 반복되는 임도는 임도만의 독특한 재미가 있다.


하루전 카메라와 액션캠을 미리 배낭에 챙겨놓고, 그들의 배터리를 여분까지 완충해 두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라 깨어남이 부담스러워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내 깨어나고 말았다.


새벽 2시 30분. 일러도 너무 이르게 깨어버렸다. 뭐 그래도 시간은 가니까.. 영어 강의를 듣고, 영작연습을 하다보니 7시 30분이 가까워졌다. 

빼놓은 장비가 없는지 한번 더 확인하고 행신역으로 향하였다. 


꼭 뭔가를 빠뜨리고 가는 기분, 에어컨이나 선풍기, 전등을 꺼놓지 않은 것 같은 기분, 현관문 락은 잘 걸려졌나 하는 기분. 요즘에 집을 나설 때 드는 기분이다. 몹쓸 새로운 버릇이 생긴 것 같다.



10여명이 함께하는 점프 라이딩. 사람들의 집 주변까지 가서 픽업해 주는 캐논형. 사람에 대한 이런 정성과 부지런함을 배워야 한다. 


 

11대의 자전거가 안전하게 트레일러에 고정되었다. 문산에서 연금술사님의 픽업을 마지막으로 연천으로 이동하였고, 10시를 몇분 앞두고 내산 임도의 입구에 도착하였다.



사람들이 출발을 준비하는 동안, 핸드폰의 산길샘 GPS 앱을 실행시키고, 카메라를 꺼내 둘러매고, 액션캠의 녹화를 준비한다. 그냥 쉬 페달만을 밟아 출발 하던 때가 좋았었을까. 


전자기기의 배터리를 아껴야 하니, 그때 그때 필요가 없을 때 기기들을 오프해두는 버릇을 만드는 중이다. 언제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그럼, Let's Go!"



아직은 더운 날씨. 라이딩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내산의 중간에서부터 라이딩하였다. 좋은 선택이였다.


페달을 밟고 출발을 하는 순간, 넓은 임도길의 무성한 잡초들과 불규칙한 돌멩이들이 힘없는 나의 페달링에 저항하였다. 요며칠 계속된 라이딩 탓인지 종아리가 땡기듯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5분만 참자. 좋아지겠지.."


내산은 경사가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조금 굵어보이는 돌멩이들이 많았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핸들바의 요동이 매력적이였다. 적당한 오르막과 짧은 내리막이 반복되며 이어지는 임도길. 


하드테일이나 XC풀샥 그리고 조금 좋은 체력만 있다면 시원하게 달려볼 수 있는 임도길이였다.




2년만에 다시 본 구름가듯님. 지난 목요일 오송산 라이딩을 하며 놀라보게 달라진 그의 모습이 좋았다. 자전거가 몸에 달라 붙어있듯 실력이 좋아지셨다. 무엇보다 건강해보여서 좋았다.


 

 








한시간정도 달렸을 때, 가파른 시멘트 길의 갈림길이 나왔다.




어느 코스를 갈 것인지 상의하였다. 언제나 길은 많으니까.. 여러 의견을 나누고 98 내산을 다운하여 신탄리역으로 가는 방향을 선택하였다.



이정표의 코너를 돌자 조그마한 건물 하나가 나왔다. 상승역.


"산속 한가운데 무슨 역?"


알프스 산맥이나 티벳을 넘는 기차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 있는데, 태백도 아닌데 이런 산속 한가운데 무슨 역이 있나 하였다. 기차가 정차하기엔 너무나 작은데 생각하였다. 생뚱맞은 상승역이라니..


그때, 산을 올라오며 렉스가 하던 말이 스쳐갔다. 임도를 오르면서 군대 얘기같은 것을 하였다. 대략 산이 너무 가파라서 겨울철에 물자보급이 안되어 레일을 깔고 역을 만들었다는 것이였다. 그저 군생활의 후일담을 말하는 것쯤으로 생각하였는데.


"설마, 이걸 말하는 것일 줄이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산속으로 모노레일이 깔려있었다.




상승역을 지나자 경사가 제법되는 시멘트길이 나왔다. 시멘트길을 따라 10여분정도 오르면 임도의 정상에 다다른다. 



이유모를 낙오자를 위해 자전거를 대신 끌어주는 해바라기님, 허리가 아파 자전거가 힘든 짱돌님.



정상에서 한숨을 쉬고 임도길의 하이라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낮은 경사로 쭉 이어진 내산 임도길에는 굵은 돌맹이와 사토들이 많았다. 뒷바퀴의 슬립도중 돌멩이에 펑크가 난 캐논형.



뽀득뽀득 사포질하여 펑치패치를 접착하였다. 튜브를 끼우고 바람을 넣던 중 시원한 바람이 종아리쪽으로 살살 느껴졌다.


"어.. 이상한데요. 공기가 새는 것 같은데요."


스네이크 펑크. 타이어가 눌리면서 튜브의 양쪽이 씹히면서 나는 펑크였다. 다시 튜브를 탈착하고 바로 옆자리에 이쁜 펑크패치를 하나 더 부착하였다.



임도의 정상에서 마지막까지 대략 20여분정도의 다운길이였다. 돌멩이들과 사토들, 그리고 어린이 키만큼 자란 수풀들이 계속되었다.

가끔씩 자전거 프레임의 아래쪽과 휠셋을 때리는 돌 조각의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나는 알루미늄 프레임이니까. 괜찮아."


카본 프레임을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돌 조각은 조심하여야 한다. 콕! 찍히면 마음 아프니까.


지난 목요일 오송산 야간라이딩 때 타이어의 공기압이 부족하여 도로에서 너무 힘들었다. 출발전 공기압을 40PSI정도 빵빵하게 넣어놨더니 너무 튀어다닌다. 


긴 수풀과 팡팡 튀는 자전거, 목에 걸리적 거리는 카메라 탓에 마음껏 달릴 수는 없었으나 충분히 즐길만한 거리의 다운길이였다.



내산을 내려와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오니 신탄리역이 보였다.



팔을 다쳐 자전거를 타지못한 뜨락누나가 트레일러를 신탄리역으로 운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을 먹기전 자전거들을 트레일러에 실었다.





출출해진 배를 달래주기 위해 찾은 식당. 이 부근은 오리주물럭이 유명한가 보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손두부와 오리주물럭 전문이였다.

"소고기는 먹지말고 돼지고기는 있으면 먹고 오리고기는 남이 먹는걸 뺏어서라도 먹어라"라던 오리고기라는 거지.


신탄리 오리고기 맛집으로 유명한 곳은 스테이가 걸려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고대산 통나무집.



일단은 세상에서 젤 맛있는 녀석을.. 한 잔!


음식점에는 우리는 제외하고 손님이 없었다. "옆집은 손님이 많아서 기다리는데...?" 하였다.

"어디요? 우리집도 맛있어요!"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내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유명한 맛집들은 그 이유가 분명있겠지만, 맛집의 부근 동일 종류의 음식을 파는 곳들은 유명한 곳의 음식맛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경험상으로 보면 평균적으로, 그저 홍보의 수단이나 서비스 정도의 차이에 불과한 것 같다.






잘 달궈진 돌불판에 더덕, 쭈꾸미 한마리, 가래떡, 감자, 버섯등과 함께 붉은 양념으로 버무려진 오리고기 주물럭을 올려놓고 사장님이 직접담은 배추김치를 오리고기의 기름에 볶았다.


오리고기가 다 익었을때쯤 부추, 치커리 무침을 올려주셨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고 기름에 볶아진 김치가 맛이 좋았다. 부추와 치커리의 무침은 느끼함을 잡아주는 최고의 조합이였다. 



당연히 마무리는 볶음밥이였고, 사장님께서 직접담근 오디주를 주셨다. 사장님 말씀처럼 고기맛도 좋았다.





화창한 날씨만큼 좋았던 하루였다. 너무나 유쾌한 사람들과 함께하여 좋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긴 하루에 지쳐있었고 불필요한 감정의 소진으로 쉬고만 싶었다. 

늘 즐겁고 행복할 때 엄습해 오는 불온한 마음의 병같은 몹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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