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2. 08:00 / 맑음・24도
행신역-교동도-행신역

캐논표 피크닉 라이딩 강화 교동도 스테이크 라이딩. 파란 하늘과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들녘길, 시원하게 감겨오는 바닷바람의 한가로움.

이동거리 35Km 이동시간 1시간 50분

인사리
교동읍성
18.2Km/51분
16.8Km/59분
교동대교
난정저수지
교동대교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저기 보이는게 다 북한땅이야!"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은 북한이라는 단어 속 단절의 안타까움 같은 것일까. 

시간의 단절, 감정의 단절.. 함께였던 것으로부터의 단절, 언제든 다시 돌아올 것 같지만 불가능한 것에 대한 먹먹한 현재 인식 같은 것.



한시간여를 달려 강화도를 지나 교동도의 민통선 지역으로 들어갔다. 교동도에 들어가기 위해서 연이은 두개의 검문소를 통과하여야 했다.

첫번째 검문소에서 민통선 출입 신청서를 받았다.


"신청서를 작성하시여 두번째 검문소에서 제출해주십시오"


두번째 검문소에서 대표자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작성된 신청서를 제출, 임시출입증를 받아 차량의 대쉬보드 위에 올려놓는다.


"나가실 때 다시 출입증을 반납하여 주십시오"


애띤 병사의 얼굴을 보며 수고스런 그들의 노고에 짠한 마음이 드는 것은 선경험자로서 지난 시간 기억의 스침일테이고, 한편 마음속 짧은 빙긋한 미소지음은 나이 들어가는 사람의 시간에 대한 부러움일 것이다.


사진 한장 찍고 싶었지만, 그들의 고된 시간을 나의 한가한 짓으로 무례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교동도에 라이딩을 간다고하여 방송으로 보았던 이발소, 사진관, 다방과 같은 옛시골 마을의 풍경 속을 거닐며 지난 시절 타임여행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였다.


 

한없이 맑고 높아진 하늘. 아시안 게임의 축구 응원에 늦은시간까지 마셨던 전날의 숙취가 조금은 내려앉는 듯 했다.


 

멀리서 바라본 교동대교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라인을 갖추고 있었다. 순간 아라뱃길의 그 모양들이 떠올라 그 모습에 더욱 매료되었다.


"단지, 바다와 하늘과 확트인 풍경의 차이인가?"


 

길게 뻗은 시멘트 포장의 농로길을 따라 파란색 라인으로 교동도 자전거 일주의 안내표시가 되어 있었다.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정비해 놓았다면 정말 실망했을거야"


가을이 찾아오는 가을 들녘과 농수로와 천변의 자연스런 수풀들과 간간히 수수나무로 멋을 낸 도로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바다를 막아 만들어 놓은 듯한 저수지들과 정내가 물씬 풍기는 소박한 시골의 굽이진 마을길 달리며 ABBA의 경쾌하면서도 마음편한 음악들이 생각났다.


"추억돋네!"


시골의 냄새. 어릴적 자란 전라도 장흥의 시골 냄새가 생각났다. 이와 같은 풍경의 논과 밭, 저수지와 개울길들을 수없이 내달리며 즐거워했을 것이고, 산너머 미지의 것에 대해 가슴뛰는 궁금함으로 많은 바람들을 그렸을 것이다.


다행이다 싶어졌다. 교동의 옛읍내 모습을 바라보며 현재의 상업적 필요에 의해 소환되어 이미 옛것이 아닌 것들에서 추억할 것은 없을 것 같았다.



교동도 일주 30Km. 짧은 교동읍내의 관광정도 가벼운 라이딩으로 생각하여 노란 풀샥을 공기압도 채우지 않고 출발하였다. 생각보다 큰 섬이였다.


5Km정도를 남기고 체력이 바닥났다. 앞서가던 렉스와 빨간구두가 갑작스레 속도를 내어 저멀리 멀어져갔다. 으아한 순간, 지친 빨간구두를 렉스가 한손으로 밀어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순간에도 매력을 터트리는구나. 몹쓸 놈! 나는..^^"


월선포의 해안길을 돌아 교동대교가 눈에 들어오고 조금 안도하였다. 잠시 액션캠의 배터리를 교체하느라 본대와 한참 뒤쳐진 나를 렉스가 간격을 두고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야! 밀어달라구.."


 

도착하여 잠시 쉬는 사이. 문제의 위로부터 경련이 시작되었다. 10여분 짧은 시간동안 손과 발에서 전기가 일듯 경련이 시작되고 뻣뻣하게 근육이 굳는 듯한 느낌과 함께 뒷목으로부터 서늘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급하게 허리밸트를 풀고, 신발을 벗고 천천히 쉼호흡을 하며 미친듯이 뛰어대는 양팔의 떨림을 느끼며 손바닥을 쥐락펴락. "안돼겠는데... 나 팔 좀 주물줘. 엘자야!" 


그렇게 5여분을 엘사와 마차님의 사이에서 정성스런 마사지를 받고서야 경련이 잦아들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일단 전날 축구응원을 하며 늦게까지 마셨던 술과 부족한 수면, 숙취, 빈 속에 시작되었던 라이딩의 컨디션. 무엇보다 생각보다 빠르고 길게 이어졌던 라이딩에서 무리가 온 것 같았다. 


실망스러웠다. 갑작스런 경련의 당황스러움보다 이런 체력으로 어떻게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정도로는 중국도 못 넘을거야..안돼!"


실망스러움과 함께 지난 2-3년전의 체력에 대해 경외심이 들었다. "넌 대체 그때 뭐였다니? 내 안에서 뭐가 빠져나가 버린거야?"



 

한참을 시원한 냉수로 몸을 달래고서야 천천히 되살아 났다. 그 사이 양갈비를 시작으로 오늘의 주요 메뉴들이 장비사랑님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양갈비로 입맛을 돋은 후 미듐, 미듐레어, 레어로 각기 익혀져 나오는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들.


 

 

정체불명의 조리에 대해 의문하는 사이, 고소한 볶음밥으로 변신하였다.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기위해 마늘님들 투하.


 

그사이 짱돌형은 스파게티의 면을 삶고, 아직은 볕이 강한데 그 안에서 김치찌개, 라면, 스파게티 면을 삶느라 수고였던 짱돌형.


 

 

마늘기름으로 향을 낸 후라이팬에 골뱅이를 썰어 넣었다.


 

 

면 투하. 요리가 바뀔 때마다 반복되던 소녀떼들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


 

 

요리와 요리사이 빨간음료를 마시며 수다로 그 시간을 채워넣는다.



 

돌아오는 길. 짧은 꿈과 함께 달콤한 단잠에 빠졌다. 잠들기 전 정체되던 강화의 길들은 익숙한 고양시의 풍경들로 바뀌어 있었다.

집에 돌아와 샤워만을 하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오랜만에 시체놀이를 했다. 빡빡하게 밀려오는 종아리의 땡김을 느끼면서..  


"하루가 즐거웠지? 그럼 됐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