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7일 / 흐림・ 2도
바가니-라봇키
밤새 배앓이를 한 피곤한 날의 아침, 쌀쌀한 날씨는 계속된다. "이제 겨우 9월인데."


이동거리
61Km
누적거리
15,884Km
이동시간
5시간 26분
누적시간
1,147시간

 
M7도로
 
M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가니
 
리스코보
 
라봇키
 
 
2,902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영상 2도, 비는 멈췄지만 강한 바람이 자작나무의 가지를 흔들어 댄다.

"춥다."

어젯밤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설사가 시작되어 여러 번 고생을 했다.

"샤슬릭이 이상했나?"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햇볕과 이슬비가 번갈아 가며 변하는 날씨다.

"쉬고 싶네."

속을 따듯하게 만들기 위해 물을 끓이고.

따듯한 커피와 함께 오트밀로 부글거리는 뱃속을 달래본다.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11시가 훌쩍 넘어간다. 해가 짧아지며 라이딩 시간이 줄었는데, 궂은 날씨에 강한 맞바람마저 불어오니 오늘은 큰 욕심 없이 가는 데까지 가봐야겠다.

니즈니 노브고로드 100km, 욕심을 내면 하루면 충분한 거리지만 밤새 배앓이를 한 탓에 힘도 없고, 욱신거리는 안장통과 뭉쳐진 허벅지의 근육이 무겁기만 하다.

"이틀 동안 나눠서 가지 뭐."

차가운 기온에 겨울용 장갑을 꺼내들고.

천천히 고개들을 넘어간다.

"너 발각됐어. 빨리 도망가."

잠시 좋았던 햇살도 이내 짙은 회색 구름으로 뒤덮여 세상이 어두워진다.

순식간에 강한 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빗줄기가 시야를 흐리게 만든다.

잠시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며 우의와 레인팬츠를 착용하고.

"배고픈데, 식당이 있으면 좋으련만."

오토바이를 탄 한 남자가 도로를 가로질러 버스 정류장으로 들어온다.

추위와 바람으로 정신이 없는데, 남자는 나를 보더니 러시아말로 무언가 질문을 한다. 이제는 익숙해진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와 같은 질문이 아니라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말끝마다 '엉?'이라는 추임새로 뭔가를 묻는 듯 보이지만 러시아말을 못 한다는 제스처를 해도 계속해서 엉엉 거리며 떠들어 댄다.

"러시아어 못해요."

"...엉?, 엉?"

"모른다고요. 엉!"

우의와 레인팬츠를 입으면 비를 막을 수는 있지만 땀이 차고 답답해진다. 매일처럼 비가 내리던 중국에서는 숙소의 난방기에 옷과 신발을 말릴 수 있었지만 캠핑을 하면서 옷을 말리기란 불가능하다.

비가 멈춘다면 장작불을 피워 젖은 옷과 신발을 말릴 수도 있을 테지만 비는 멈추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잠시 쉴 수도 없게 엉엉 거리는 러시아 남자 때문에 바로 출발을 하려고 한다. 마침 순식간에 어두워졌던 하늘도 순식간에 밝아진다.

"이제 겨우 1시인데, 하루 종일 이런 날씨겠지."

밝은 햇살도 잠시, 멀리 거대한 회색 구름들이 내려앉아 있다. 마치 외계 생물체가 촉수를 뻗어 지상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듯한 풍경이다.

바람을 맞으며 다시 빗속으로 달려 들어간다.

"그만해. 춥다고!"

30여 분을 달리고 작은 마을 지나친다. 적당한 카페가 없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대형 슈퍼마켓을 발견한다.

"물과 빵을 사야 해."

물과 빵을 사기 위해 들어간 슈퍼의 식품코너 앞에서 다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진열된 치킨과 조리된 음식들을 보며 허기진 배는 꿀렁거리며 요동을 치고, 침샘은 폭발하고 만다.

작은 넓적다리 닭고기를 사려다 반 쪽으로 나누어 놓은 반 마리에 손이 가고, 커다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한 팩에 시선이 박힌다.

"안 돼. 정신 차렷!"

치킨 반 마리를 사 들고, 닭고기에 당근을 넣어 만든 조리 식품을 하나 사 든다.

슈퍼를 나와 입구의 벤치에 앉아 조리된 닭고기로 아침 겸 점심을 한다. 전자렌지에 데워 먹어야 하지만 그냥 먹어도 제법 맛이 좋다.

"햄버거보다 괜찮네."

좁아진 갓길을 따라 화물차들이 일으키는 소용돌이에 자전거가 빨려 들어가며 신경이 예민해진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오는 날, 나를 지나치거나 마주 오는 화물차가 일으키는 소용돌이는 정말 위험하다. 마주 오는 차량의 바람은 강풍으로 정면을 때리며 자전거를 순간 휘청이게 만들고, 지나치는 차량은 순간적으로 바람의 방향을 바꾸며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자전거를 피해 멀리 돌아가 주면 좋겠지만 러시아의 도로는 이상하게 폭이 좁고 갓길이 없다. 천천히 감속을 하며 지나쳐 주기를 바라지만 바쁜 화물차 운전자의 마음이 나와 같을까 싶다.

다행히 모든 운전자가 그렇지 않고, 감속을 하거나 멀리 돌아가 주는 운전자가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누나에게서 전화가 온다. 한 달이 넘게 계속되고 반복되는 어머니의 병환에 의한 피로와 걱정, 짜증들이 묻어있는 말들이다.

여행을 하고 있는 지금,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재의 나에게 매일처럼 같은 어려움을 토로하면 어쩌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 달 동안 무겁게 가라앉은 심란함, 이제는 전화벨 소리에 피가 말리는 기분이 든다.

오죽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에게라도 전화를 걸까 하는,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

"세계 여행을 해야겠어. 이렇게 더 살 수가 없다."

"언제 올 건데?"

"3년 아니면 5년. 내가 없는 동안 엄마가 아플 수도 있고 돌아가실 수도 있어."

"그래."

"혹여 여행 기간 중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나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혼자서 괜찮겠어?"

"니가 없으면 힘들지."

"혼자서 못할 것 같으면 안 갈게. 어때?"

"갔다 와. 어떻게든 해 볼게."

미안함, 미안함 그리고 미안함.

이 여행에서 돌아갈 수 있을지,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지 알 수는 없다.

거칠게 지나치는 차량을 향해 손아귀의 힘을 풀어도 그만인 것이 지금의 나에 삶이지만 이 여행을 여기서 끝낼 생각은 없다.

"선택했고 결정했다. 모든 과정과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선택에도 두려움은 없다. 나의 바람대로 이 여행을 끝마치고 싶다."

심란한 날씨처럼 깊게 내려앉은 마음의 무게다.

다시 거친 빗방울이 떨어지고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한다.

"이곳에서 캠핑을 할까?"

4시 반, 어떻게 페달을 밟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겨우 50km만을 이동했고 비는 계속될 것이다.

"조금만 더 가 보자."

크게 기역자를 그리며 휘어지는 고개를 넘고 다음 고개를 마주하고 라이딩을 정리한다.

"더 가기도 싫고 힘도 없다."

도로를 벗어나 나무숲 가운데 자리를 잡고.

몸도, 마음도, 하늘도, 땅도, 모든 것이 젖어버린 하루다.

패니어에 넣어둔 치킨과 음식들을 치워두고 침낭만을 끌어당기며 얼어버린 몸을 녹인다.

"어쨌든 젖은 옷은 하룻밤이면 마르겠지만 내 마음은 언제쯤 마를 수 있을까."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김재진 '토닥토닥'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35일 / 흐림
슈토너보시-사르미스카시
카잔을 떠나 니즈니노브고로드를 향하는 여정, 다시 시작된 라이딩으로 뻐근함이 느껴지는 날이다.  


이동거리
96Km
누적거리
15,744Km
이동시간
6시간 56분
누적시간
1,136시간

 
M7도로
 
M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슈터너보
 
체복사리
 
사르미스
 
 
2,762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밝은 아침 햇살이 텐트를 환하게 만든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려나?"

오랜만에 자전거를 탄 탓에 온몸이 무겁고 뻐근하다.

"이삼일 고생 좀 하겠네."

공기는 차갑지만 햇볕이 들어 상쾌하다.

다시 시작된 라이딩의 굿모닝을 알리고.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린다.

아침으로 이글이 챙겨놓은 고기가 들어간 빵으로 해결한다. 하나하나 호일을 감싸놓은 이글의 꼼꼼함이 느껴진다.

10시, 오늘의 라이딩을 시작한다.

누나의 전화를 받고 심란해진 정신, 프런트 패니에를 묶던 자물쇠가 바퀴에 엉키며 자물쇠와 패니어의 연결고리가 뜯어져 버렸다.

"젠장."

너무나 게으르지만 어떤 일과 생각에 몰두하면 예민해지는 성격 탓에 평상시라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들이 발생하곤 한다.

모스크바까지 700km,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다.

두 시간을 달려 작은 마을을 지나친다. 무릎과 허벅지, 종아리가 뻐근하고 쉬는 동안 말랑말랑 변해버린 엉덩이가 아파온다.

평속 10km가 겨우 넘는 속도지만 무리를 할 생각은 없다. 자전거와 라이딩에 적응할 때까지 조심스레 페달링을 하여야 한다.

추운 날씨 속에서 관절이나 인대에 무리가 간다면 그것보다 난감한 일은 없을 것이다.

마을의 회전 교차로를 지나고.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의 도로변에 슈퍼와 식당들이 있지만 그냥 지나친다. 아침으로 빵을 먹었고, 패니어에 이글과 포가 챙겨준 음식들이 가득 들어있다.

고개와 언덕들을 넘는 사이 하늘을 뒤덮는 구름의 모양이 심상치가 않다.

거대한 양탄자처럼 하늘을 뒤덮고.

때로는 우주의 성운처럼 수직으로 용솟음치며 울라 가기도 한다.

어제와 같은 회색빛의 세상으로 변해간다.

체복사리를 앞두고 작은 박물관처럼 생긴 곳의 안내판에 눈길이 간다.

"웬 한자?"

사람의 사진 밑에 한자가 적혀있어 중국인의 이름인가 생각하며 호기심에 자전거를 세웠지만 자세히 보니 환영(歡迎)이라는 인사말이다.

"제대로 낚었어."

" 쉬어 가자."

쉬는 동안 카잔을 벗어나서 경계를 넘었던 추바시 공화국에 대해 검색해 본다.

50만명 정도의 작은 공화국이고 수도는 이제 곧 지나치게 될 체복사리다.

"체복사리가 수도구나. 그나저나 근처에 식당이 없나?"

카페를 검색하려다 귀찮아진다. 아무리 작아도 공화국의 수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식당 하나쯤은 있겠지 싶다.

멀지 않은 곳에 카페가 나타나고.

3시, 플롭과 닭고기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배도 채웠고, 이제 조금 신나게 달려 볼까."

6시 정도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남은 2시간은 속도를 내어 달려볼 생각이다.

추바시 공화국의 수도 체복사리의 진입을 알리는 구조물을 지나치고.

"공화국 깃발이 노란색이네."

체복사리의 외곽을 지나는 도로지만 체복사리로 들어가는 교차로들과 신호등들을 지나치느라 시간이 소요되고, 도로도 혼잡하다.

체복사리의 외곽을 완전히 벗어나자 검은 비구름과 함께 검은 빗줄기가 내리는 모습이 전방에 펼쳐진다.

한편에서는 검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고, 한편에서는 환한 태양빛이 구름을 뚫고 반짝거린다.

내가 가야 할 곳은 검은 비구름에 덮여있는 길이다.

크게 한숨을 쉬어보고.

빗속을 향해서 달려 들어간다.

천천히 옷과 신발이 젖어든다.

40여 분, 빗속을 달리고 서야 비구름의 지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회색 구름 너머로 주황빛 찬란한 햇살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다른 한편의 하늘에서는 여전히 검은 빗줄기가 흩날리고 있고.

붉은 태양빛이 선명해지는 하늘을 향해 페달을 밟는다.

"눈에 담고 싶은 하늘이다."

해가 지기 전, 다시 어두운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석양빛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쉼 없이 달려간다.

연이어 나타나는 오르막길이 발길을 느리게 만들지만.

"이 관경을 놓치고 싶지 않다."

매일처럼 해가 뜨고 해가 지지만 자연의 풍경은 매일이 새롭고 경이롭다.

고개와 언덕을 넘는 사이 태양의 붉은빛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마지막 언덕을 오르고 자전거를 세운다.

지평선으로 떨어진 태양의 붉은빛이 하늘의 뒤덮은 구름을 물들이기 시작한다.

붉게.

붉게.

더 붉게.

"정말 멋진 하늘이야."

힘든 하루의 끝에 맞이한 황홀한 선물이다.

여행의 삶은 오직 오늘의 하루를 위해, 한순간 지나쳐버리는 시간에 대해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내 삶의 마지막 오늘을 보내듯이 바라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애틋함으로 다가온다.

야영을 위해 석양빛을 바라보던 자리의 측면에 있는 나무숲으로 들어간다.

좋은 자리를 찾아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니 둘레가 넓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나타난다.

"와, 멋진 나무다."

커다란 고목 아래 텐트를 치고.

립킨이 선물해 준 통조림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고기 통조림과 콩 통조림을 섞어서.

맛있게 끓여먹고.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비에 젖은 발은.

이글의 수면 양말로 따듯하게.

아주 조용한 밤이다.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붉은 노을과 석양빛이 그저 좋았다.

"충분한 하루였어."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9일 / 맑음
아스타나-아크콜
아스나타를 떠나 콕세타우를 향해서 길을 떠난다. 10일 정도 남은 카자흐스탄의 체류기간 동안 러시아의 국경을 넘어가야 한다.


이동거리
123Km
누적거리
13,382Km
이동시간
7시간 46분
누적시간
970시간

 
A1도로
 
A1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아스타나
 
쇼르탄디
 
아크몰
 
 
1,206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재정리된 패니어들을 하나씩 옮기고, 바람이 빠진 타이어에 바람을 넣었다. 스티커형 펑크 패치를 붙여 논 곳에서 조금씩 바람이 새는 모양이다.

"하루 정도는 충분히 가겠네."

호스텔의 식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길을 나선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한국의 가을과 같은 느낌이 난다. 머지않아 추위가 시작될 것 같다.

콕셰타우로 향하는 길, 300km 정도의 거리이니 3일이면 충분할 것 같다. 아스타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터라 이제부터는 조금 서둘러 국경으로 가야 한다. 남은 체류 기간은 13일, 1,000km의 거리를 달려 러시아의 국경으로 갈 것이다.

아침을 먹을 카페와 은행, 슈퍼를 찾으며 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길을 따라간다.

"오, 버거킹!"

아침은 햄버거로 간단히 해결하고, 옆에 있는 슈퍼에서 물과 음료수 그리고 두루마리 휴지만을 사든다.

"가다 보면 카페 하나둘 정도는 있겠지."

구글맵으로 ATM을 검색하고 주변을 맴돌았지만 보이질 않아 포기하고, 다른 곳을 가기 위해 길을 잡으려는 순간 사거리 모퉁이 엉뚱한 곳에 은행이 숨어있다.

"구글맵, 너 정말!"

비상금을 찾고, 아스타나의 시내를 완전히 벗어나 콕셰타우로 가는 A1 메인도로 방향으로 길을 이어간다.

A1 도로로 이어지는 외곽의 좁은 도로의 끝에서 첫 번째 휴식을 취한다.

수박과 멜론을 팔고 있는 트럭 주변에 앉아 있으니 한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하고, 몇 가지를 묻더니 차에 자전거를 싣고 가자고 한다.

"5,000."

땅에 5,000의 숫자를 적으며 계속 숫자를 말하는 남자.

"나 카자흐스탄 돈 없어."

돈이 없다고 하니 웃더니 더는 귀찮게 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한국 사람이라며 알려준다.

"수박 한 덩이 시원하게 먹었으면 좋겠네."

수박 한 통은 싼 가격이지만 저 큰 것을 자전거에 싣고 갈 수도 없거니와 시원하게 먹을 방법도 없다.

"누구라도 한 명만 더 있으면 쪼개서 먹을 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콕셰타우로 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1시 반, 아스타나를 빠져나오고, 동그랗게 회전을 하는 외곽도로를 따라오느라 많은 시간이 지나버린다.

"100km 정도는 가야 하는데. 몰라, 가는 데까지 가자."

톨게이트를 지나고, 팀의 말처럼 콕셰타우로 가는 도로는 마치 고속도로처럼 길이 좋고, 갓길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다.

약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고, 비 예보와 달리 날씨도 제법 괜찮다.

30여 분을 달리고 첫 번째로 보이는 휴게소로 들어간다. 약간의 출출함이 느껴진다.

휴게소 입구에 도로 주변의 휴게소와 주유소의 정보판이 세워져있다.

"오, 최소한 이 도로에서는 굶어 죽지는 않겠어."

화장실인줄 알았던 곳은 휴게소 매점이다.

"좋은데."

작은 매점에는 기본적인 식료품과 빵들을 판매하고 있어, 세 개의 빵과 콜라를 사든다.

"카자흐스탄 빵은 제법 맛있단 말이야."

휴게소를 떠나 1시간 반 정도를 달렸을 때 뒤쪽 바퀴가 물컹거린다.

"올 것이 왔구나."

어제 정비해 놓은 예비 튜브로 교체했지만 역시나 펑크 패치가 제대로 붙지 않아 새로 산 38C 튜브로 교체한다.

오는 동안 도로의 좌우편으로 내리던 빗줄기가 정면에서 흩날리고 있다. 몽골에서 이미 여러 차례 보았지만 구름 아래로 비가 내리는 모양은 정말 신비롭다.

"빗속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맑은 하늘에 소나기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비가 내릴까?"

빗물에 젖은 도로를 달리는 동안 눈앞에 있던 비구름은 계속 이동을 하여 다행히 비를 맞지는 않는다.

"초원의 하늘은 다 똑같은 건가. 멋진 하늘의 변화다."

도로 위의 비구름에서는 비가 멈추고.

멀리 도로 측면의 구름에서는 여전히 쏟아지듯 비가 내리고 있다.

"정말 표현할 방법이 없다."

검은 비구름이 머리 위를 뒤덮고 있고, 한두 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어온다.

"벗어나야 해."

비구름을 빠져나가려고 속도를 내어 달려보지만.

새로 교체한 뒷바퀴가 힘없이 주저앉는다.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참 부지런히도 야무지게 박힌다."

무슨 일인지 새 튜브를 교체하면 바로 펑크가 난다. 다행히 38C 튜브라 펑크 패치가 잘 붙었지만 이래저래 30분이 넘게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

바로 앞에 있던 휴게소에 들렀지만 이곳 휴게소는 영업을 하지 않고, 가야 할 거리가 50km나 남아있어 식사를 할 시간도 없다.

"아, 벌써 6시네. 빨리 달려야겠다."

언더바를 잡고 빠른 속도로 질주를 한다. 그림 같은 몽환적 구름의 변화는 계속되고.

한편에서는 검은 비구름이 저물어 가는 태양을 숨기며 비를 쏟아내고 있다.

"구름과 하늘, 참 예쁘다."

7시, 30km 정도가 남았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주었던 쿠키를 먹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한달음에 목적지까지 갈 생각이다.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겠네."

8시가 되면서 붉은 석양빛이 퍼지기 시작하고.

하늘과 구름의 분위기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언더바를 잡고 신나게 달려간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며 도로변 멀리 오늘의 목적지 아크쿨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계속 비가 올까? 마을로 들어가야 하나?"

도로변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마을에 들어가는 것이 귀찮다. 구글맵에는 전방의 도로변에 아무것도 없고, 조금 멀리 카페 하나가 검색이 된다.

"에이, 못 먹어도 고! 캠핑을 하자."

마을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를 지나 적당한 캠핑 자리를 찾으며 도로를 따라간다.

"8시 반인데 해가 지는 거야? 해가 짧아졌나?"

밀을 수확하고 텅 빈 초원과 우거진 밀밭 주변의 나무숲이 캠핑을 하기에 적당했지만 도로변에 설치된 가드레일이 끊어지질 않는다.

자전거를 들어 옮길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정성이나 부지런함은 나에게 없다. 도로를 따라 계속 길을 이어가고 9시가 되었을 때 멀리 작은 마을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식당? 설마 여기까지 와버린 거야?"

아크쿨에서 구글맵을 보며 내일 아침을 해결하려 했던 식당까지 와버렸다.

"뭐라고 읽는 거야? 바라프? 어쨌든 잘 됐네."

지도에도 안 잡히던 작은 마을이 보이고, 도로 위를 어슬렁거리는 말들 사이로 카페의 레온 사인이 보인다.

그리고 휴게소 방향에도 작은 매점이 보여, 일단 휴게소로 들어갔다. 작은 매점에는 음료수 같은 것들만 보일뿐 음식 메뉴는 없는 것 같다.

매점 옆 빈 공간의 텐트 자리를 확인하고 건너편 카페로 이동한다.

카페 주변은 넓은 공터지만 가축들의 분뇨 냄새가 나서 캠핑을 하기엔 부적절하다. 일단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가 그림 메뉴판을 보고 쉽게 주문을 한다.

감자, 토마토 수프와 양고기 만두로 저녁을 먹고.

다시 매점으로 돌아와 캠핑을 허락받았지만 텐트를 펼치는 순간 안개비처럼 약간의 빗방울이 흩날린다.

"비가 오겠는데."

큰 비는 아니겠지만 내일 아침 텐트를 말리는 것이 귀찮다. 주변을 둘러보고 주차장에 설치된 휴게실에는 탁자가 놓여있어 텐트를 칠 수 없다.

매점에서 20미터쯤 털어진 곳에 커다란 지붕의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정류장 내부를 확인하니 꽤 너비가 넓은 공간이다.

"뭐 하는 곳이야? 뭐, 알 건 없고 딱 좋네."

어둠 속에서 익숙한 동작으로 텐트를 설치하고 잠자리를 마련한다.

"제발 조용했으면 좋겠다."

아스타나를 가던 중 버스 정류장 뒤편에 캠핑을 하며 사람들의 인기척 소히에 새벽에 잠이 깨어 시간을 착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몇몇의 자동차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정류장 근처로 들어온다.

"에쒸, 그럼 버스만이라도 들어오지 말아 줘."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7일, 198일 / 맑음
아스타나
편안한 아스타나의 시간 하지만 이유 모르게 기운이 다운되어 있는 상태다. 아스타나의 야경을 둘러보며 기분을 전환할 생각이다.


이동거리
32Km
누적거리
13,259Km
이동시간
3시간 57분
누적시간
962시간

 
야경
 
핸드폰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아스타나
 
아스타나
 
아스타나
 
 
1,083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게으름을 피운다. 아스타나의 생활이 편안하다 보니 동안 가라앉아 있던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어진다.

"기분이 다운이다. 의욕상실."

점심때가 되어 근처에 있은 한국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며 모스크를 들어가기 위해 긴바지와 양말을 신고 밖으로 나온다.

검색을 해보니 하즈랏 술탄 모스크 건너편에 평가가 좋은 한국 식당이 있다.

"카카오닭?"

1층은 한국 화장품과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있고, 2층의 식당에는 젊은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제법 들어앉아 있다.

"맛집인가?"

비빔밥과 김치찌개를 주문하고.

맛있게 두 그릇을 비워낸다.

한국 제품들을 파는 가게는 조금 가격이 비싼 편이고.

김치도 따로 팔고 있다.

레쓰비와 진라면을 하나씩 산다. 작은 레쓰비가 300텡게 정도로 너무 비싸다.

돌아오는 길에 하즈랏 술탄으로 간다.

입구에 여성들을 위한 망토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고, 신발을 벗고 모스크의 내부로 들어간다. 약간의 설렘이 일어난다.

외부의 규모만큼이나 넓은 모스크의 내부, 몇몇의 사람들이 기둥이나 벽을 향해 간절히 기도를 올리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모스크의 내부를 구경하고 있다.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누워있거나 기둥이나 벽에 기대어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은 평온해 보인다.

높은 돔의 천장에 걸려있는 샹들리에가 너무나 찬란하고 아름답다.

한가운데의 기둥에 기대어 앉아 시간을 보낸다.

"이런 분위기와 조용함, 편안함이 좋다."

러시아의 정교회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모스크에서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평온해서 좋다. 이런 종교시설이 주변에 있다면 언제든 찾아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형제, 자매를 찾는 귀찮은 방해자도 없고 뭔가 강요받는 듯한 참회의 요구도 없으며 역겨운 타인의 시선도 없다.

신을 믿지는 않지만 광신도 집단 같은 한국의 개신교와 조폭의 무리가 돼버린 조계종을 바라보며 믿음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많은 지금,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여행하며 신앙에 대한 고결함과 진실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믿음, 어떤 무엇을 믿든지 절대적 존재를 통해 선을 찾으려는 행위는 숭고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선? 옳음에 대한 기준의 문제일까, 행위의 문제일까, 아니면 목사나 중들의 문제인가?"

모스크에서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다.

"슈퍼에 생수를 담아 갈 수 있는 자판기가 있구나."

오후 내내 빌어먹을 네이버와 씨름을 하고, 9시 30분이 되어 아스나타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백색의 찬란한 하즈랏 술탄을 시작으로.

문화 광장을 지나 이심강을 건넌다.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공원을 따라 쇼핑몰까지 산책을 한다.

"배가 고프네. KFC에 갈까."

야경에 취해 한 시간 반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출출함이 느껴진다.

쇼핑몰 옆에 있는 아시아 파크몰의 KFC에 들러 햄버거를 포장해 갈 생각이다.

3층에 있는 KFC를 찾는 동안 11시가 넘어가고 겨우 도착한 KFC는 영업이 종료된 상태다.

옆에 있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치킨을 주문한다.

주문한 메뉴는 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밖에 묶어둔 자전거가 자꾸 신경이 쓰인다.

"구조물에 묶어둘걸."

햄버거를 받아들고 밖으로 나와 빠르게 숙소로 돌아간다.

10여 분을 달려 이심강을 건너기 전 야경을 찍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려니 핸드폰이 없다.

핸들 패니어에도, 휴대폰 백에도, 주머니에도 핸드폰이 보이질 않고 어느 곳에서 빠뜨린 것인지도 전혀 모르겠다.

"에쉬, 큰일났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핸드폰이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하고 햄버거 가게로 다시 찾아간다.

"I lost my phone. Is there my phone here?"

어리둥절 쳐다보는 직원과 대화가 어렵고 직원에게 핫스팟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하고, 블로그를 열어 카자흐스탄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달라 부탁한다.

"Can you call this number?"

직원의 전화기로 연속해서 세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송신음만 들릴 뿐 받지를 않는다.

"아, 제발 받아라."

햄버거 가게의 직원은 전화번호는 250텡게면 다시 살 수 있다는 황당한 설명만을 한다.

다시 한번 직원에게 전화를 부탁하고 명함을 주며 직원의 인스타그램을 등록한다.

"If you have a phone call, send me message. Ok?"

멘붕이 밀려온다. 어쨌든 방법을 찾아봐야 하겠지만 핸드폰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직원에게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내달라며 두어 번 더 부탁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로 돌아와 마음을 추스르고 직원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이 오면 메시지를 보내달라 재차 부탁을 한다.

그러자 핸드폰을 주은 사람과 연락이 됐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 사람은 쉽게 핸드폰을 돌려주지 않을 거야. 돈을 요구할 것이다."

"자전거 여행자라 돈이 없지만 필요하면 주겠다."

"얼마나 줄 수 있어?"

직원은 사례금에 대한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얼마를 달라는지에 대한 물음에 얼마를 줄 수 있는지를 계속 물어본다.

이유 모를 짜증이 밀려온다. 현금이 1,000텡게밖에 없다고 말하자 돈을 정말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럼, 내일 5시에 가게로 와서 남자에게 10,000텡게를 주고 핸드폰을 받아라."

"알았다."

어찌 됐든 핸드폰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짧은 시간 쌓인 스트레스 탓인지 기분이 말이 아니다.

애꿎은 햄버거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다 쓰레기통에 버려버린다.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신경이 예민해져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든다.





11시가 넘어 피곤하게 잠에서 깨고 패니어들을 재정리하며 앉아있으니 숙소의 남자가 오늘 떠날 것인지 묻는다.

"하루 더 있어야 해. 어제 핸드폰을 잃어버렸어. 오늘 핸드폰을 찾아야 해."

남자는 놀라며 자초지종을 묻고는 그 사람의 말을 믿지 말라고 한다.

"돈은 필요 없어. 5시에 나랑 함께 가자. 내가 이야기하겠다."

30,000원 정도의 금액이라 핸드폰을 찾을 수 있으면 그만이다 생각했는데 주인 남자가 도와주겠다니 좀 더 마음이 놓인다.

자료를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주인 여자가 핸드폰 이야기를 듣고서 말을 건넨다.

"10,000텡게는 너무 많아. 여기에서는 2,000텡게만 줘도 괜찮아."

아스타나에서는 핸드폰을 주은 사람에게 2,000텡게 정도를 사례하는 모양이다.

"고마워. 오후에 남편이 같이 가기로 했어."

"그래 잘 됐네. 그가 이야기 잘 해줄 거야."

4시 40분이 되자 주인 남자는 핸드폰을 찾으러 가자고 한다.

그의 차를 타고 아시아몰로 이동한다.

햄버거 가게에 도착하자 주인 남자는 직원과 대화를 하고, 5분 정도 후에 한 젊은 남자가 핸드폰을 들고 찾아온다.

주인 남자는 그와 악수를 하고 짧게 대화가 오가더니 나에게 2,000텡게를 주라고 한다.

남자는 2,000텡게를 받고 이내 사라지고, 햄버거 가게의 직원에게 감사의 말과 악수를 전하고 핸드폰을 찾아서 나온다.

"쇼핑몰에 떨어진 것을 주웠다는데, 2,000텡게면 괜찮지?"

"그럼. 고마워!"

비 예보가 된 날씨, 하늘에 두꺼운 솜이불을 덮어놓은 것처럼 넓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정말 신기한 하늘이다."

숙소로 돌아와 카카오닭에서 저녁을 먹는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라 치킨 한 마리를 먹고, 김치찌개를 시켜 깨끗하게 비우고 나온다.

다사다난한 이틀이었다. 핸드폰을 찾았으니 내일 아스타나를 떠나야겠다.

"뭔가 기분 전환이 필요한 요즘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6일 / 맑음 ・ 27도
아스타나
아스타나에서 휴식을 취한다. "오늘은 그냥 쉬고 싶다."


이동거리
15Km
누적거리
13,227Km
이동시간
3시간 02분
누적시간
959시간

유라시아쇼핑몰
뒹굴뒹굴
15Km / 3시간 02분
0Km / 0시간 00분
아스타나
숙소
아스타나
 
 
1,051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3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10시까지 늦잠을 자고.

1시가 되어 엽서를 구매하기 위해 팀이 알려준 유라시아 쇼핑몰을 찾아간다.

카자흐스탄의 수동형 건널목.

쓸데없이 한국 대사관도 지나가 보고.

커다란 유라시아 쇼핑몰에 도착한다.

작은 선물 가게에서 냉장고 자석과 점토 읺형을 샀지만 우편엽서은 찾을 수가 없다.

쇼핑몰을 나와 문방구에도 들러봤지만 엽서는 없다.

"다음에 사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식당으로 들어간다.

어렵게 맥주와 꼬치구이를 주문하고.

시원하고 맛있게 점심을 한다.

"혼자만 좋네. 젠장."

카자흐스탄의 식당에는 우리나라처럼 좌식 테이블이 놓여있는 공간이 있다.

팀이 알려준 유라시아 쇼핑몰에 다시 돌아갔지만.

이전에 보았던 그림 카드다.

숙소로 돌아오며 헙드에 도착한 위너님이 쉴 수 있도록 유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체기의 아파트를 소개시켜 준다.

편히 쉬고 몰골의 여행을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아스타나의 야경을 보고 싶었지만 귀찮은 게으름이 시작된다.

"하루를 더 쉴까. 모든 것이 귀찮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5일 / 맑음 ・ 32도
아스타나
카자흐스탄의 수도, 매력적인 아스타나를 둘러볼 생각이다.


이동거리
32Km
누적거리
13,180Km
이동시간
4시간 45분
누적시간
951시간

광장구경
엽서를찾아서
13Km / 1시간 54분
19Km / 2시간 51분
아스타나
러브광장
모스크
 
 
1,051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3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햇볕이 따가운 아스타나의 아침이다. 팀의 좋은 집에서 편하게 보낸 하룻밤이었다.

"도시 참 작고 예쁘네."

평지의 아스타나는 건물들의 스카이 라인이 높지 않아 19층의 팀의 집에서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팀 역시도 여행을 즐긴다. 두 명의 아이를 갖은 팀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다.

팀의 사진 앨범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시리얼과 빵으로 아침을 먹는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결혼 축하연을 신랑쪽과 신부쪽에서 이틀 동안 한다고 한다.

"결혼하기 참 힘든 나라네."

차분한 성격의 팀은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고.

하루 더 머물라는 팀의 제안을 정중하게 사양하고 짐들을 정리해 아스타나 구경을 나선다.

팀의 집은 너무나 편하지만 자료들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기엔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든다.

"이거 가져갈 거야?"

팀이 바구니에 가득 담긴 계란과 꿀병을 들고 웃는다.

"아니, 너무 무겁고 먹지도 못할 거야."

사람들에게 받은 음식들을 팀에게 모두 주고.

팀, 프랭키 커플과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온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엽서와 자석을 사고, 어제 만든 경로대로 구경을 하고, 숙소를 잡거나 집으로 초대를 한 쟈니벡의 집으로 가거나."

"건물들을 참 예쁘게도 짓는다."

첫 번째로 타이어를 교환하기 위해 자전거 샵으로 이동한다.

조금 혼잡한 도로이지만 사람들의 인사는 끊이질 않고.

커다란 회전 교차로의 중앙에 대리석으로 만든 커다란 문이 세워져있다.

1997년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긴 뒤 누르술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한다.

신도시의 아스타나는 초원의 평지 위에 잘 설계된 도시처럼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다. 오래된 도시의 트램도 보이질 않고, 시내의 건물들은 일정한 리듬처럼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어 보인다.

조금 아쉽다면 교통량에 비해 도로의 구조나 설계가 조금 부족해 보이고, 인도의 폭과 시설이 완벽하지 않다.

아스타나 동쪽에 위치한 누르 아스타나 모스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모스크를 구경하는 사이 차량 한 대가 정차를 하더니 작은 생수 두 병과 사과를 건네주며 응원의 말을 전하고, 길을 지나가던 할머니가 갑자기 1,000텡게를 쥐여주며 어깨를 토닥이고 지나간다.

"방심했다."

검색했던 자전거 샵을 찾았지만 월요일 1시의 시간에 문이 잠겨있다.

"왜, 항상 이런 것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이럴까?"

주변을 서성이다 되돌아가려는데 중년의 남성이 다가와 막 주차장에 정차를 한 자동차를 가리키며 무언가를 말한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자전거를 보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잠시 후 영어를 하는 젊은 남자가 나타난다.

"오늘이 휴일인데 너 때문에 잠시 문을 연 거야. 자전거에 문제가 있어?"

"아니, 타이어를 교체하려고. 슈발베 마라톤 있나요?"

"컨티넨탈 타이어밖에 없어요."

"그럼, 튜브는?"

지하에 있는 매장은 정비실과 매장이 구분되어 있다. 샵의 주인은 컨티넨탈 타이어를 찾아 보여주지만 여행용이 아니라 사용할 의미가 없다.

이것저것 튜브를 찾던 중, 38C 튜브를 찾아내 3,000텡게로 두 개를 구매했다.

"배고픈데, 밥부터 먹을까?"

자전거 샵을 나와 KFC 앞에서 잠시 고민을 하다 한국 식당을 검색해 본다.

"오, 있다!"

러브파크에서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이어지며 아스타나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공원을 그냥 지나치고 한식당으로 향한다.

여러 나라의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도로변에 기와지붕의 코리안 하우스.

"야, 간만에 김치찌개에 쌀밥 좀 먹어보자."

왠지 비싸 보이지만 오늘만은 과소비를 할 터이다.

시원하고 깨끗한 레스토랑의 내부, 약간의 한국어를 하는 직원에게 김치전골을 달라고 하니 양이 많다며 김치찌개를 추천해 준다.

"배고픈데."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주문한다.

찬물을 달라고 하니 얼음과 생수를 내어준다.

고수가 올려진 묘한 제육볶음이 나오고, 중국을 여행하며 고수의 향과 맛에 완전히 적응을 했나 보다. 고수가 너무 좋다.

김치찌개에 두 공기의 밥과 국물까지 싹싹 비워낸다.

7,700텡게.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했지만 먹는 것에는 아낌없이 쓰는 것이 하룻밤 편안한 호텔보다 낫다.

"충격받았다고. 겨우 60kg!"

"잘 먹었다. 그럼 아스타나를 돌아볼까."

러브파크로 되돌아가 대통령 집무실까지 공원을 따라 이동한다.

공원의 건너편으로 카자흐스탄의 전통 모자처럼 생긴 쇼핑몰이 이색적이다.

러브파크를 시작으로 길게 공원이 이어진다.

러브파크를 지나갈 때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나를 향해 손짓을 한다. 영어를 하는 아주머니가 환하게 웃으며 여행에 대해 묻고는 사람들에게 통역을 하며 설명을 하자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한다.

"오늘은 우리의 중요한 기념일이야. 여기 와서 같이 음식을 먹자."

"방금 점심을 많이 먹었어요."

물과 음식 등을 권하더니 여러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며 달려든다. 그리고 한 남자가 무언가를 읊조리듯 기도를 올리자 모든 사람들이 머리를 숙이고 조용해진다.

남자가 기도를 드리는 동안 사람들은 손을 모아 무언가를 받는 듯 기도를 올리고 세안을 하듯 얼굴을 감싸며 기도가 끝난다.

다시 시끌벅적해진 사람들은 돌라가며 사진을 찍고 음식을 담아 건네준다.

"아이고, 팀의 집에 겨우 음식들을 놓고 왔는데 또 쌓이네."

영어를 하는 아주머니는 마지막으로 덕담을 해주며 인사를 한다.

"네가 여행을 하며 이곳에 왔고, 우리는 기념일에 이곳에 모여 너를 만났으니 이것은 신은 축복이다. 카자흐스탄은 너를 좋아한다. 행운을 빈다."

"정말 카자흐스탄의 사람들은 축복과도 같다."

공원의 좌우로 현대식 빌딩들이 각자의 모양과 색으로 멋을 내고.

높은 바이테렉 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타워에 오를 수 있는 모양이지만 자전거 보관 때문에 포기한다.

바이테렉 타워를 지나 황금빛의 빌딩 사이로 대통령의 집무실이 보인다.

아무도 아스타나의 도시를 설계하며 이곳을 중심으로 도시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의 광화문처럼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러브광장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며 도시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듯하다.

대통령의 집무실까지 둘러보고 엽서를 사기 위해 우체국으로 이동한다.

우체국 앞의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할머니 한 분이 어깨를 두드린다.

"투어리스트냐?"

"네. 한국에서 왔어요."

무언가 러시아어로 간곡하게 말씀하시며 1,000텡게를 손에 쥐어주신다.

말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어깨를 쓰다듬으며 하시는 말씀의 의미는 충분히 알 것 같다.

"쓰바시바. 건강하게 잘 다니겠습니다."

우체국에 들어가 엽서를 파는지 물었지만 팔지 않는다고 한다.

"엽서를 어디서 사지?"

구글을 검색하고 바이테렉 타워 근처의 서점에 들렀지만 엽서를 구할 수는 없다.

"내일 다시 찾아보자."

숙소를 검색하고 이동하며 누르 아스타나 매스트를 구경한다.

모스크의 광장에 설치된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장난을 하느라 바쁘다.

도착한 게스트하우스에는 빈 방이 없어 이심강을 넘어 하즈랏 술탄 모스크 방향으로 이동한다.

광장과 문화센터를 지나.

다시 마주한 하즈랏 술탄 모스크.

다시 봐도 웅장하고 아름답다.

몇몇의 사람들이 인사를 하며 사진을 찍었지만 어제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지는 않는다.

대한민국 대사관 부근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체크인을 한다. 히잡을 쓰고 있는 부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깨끗하고 괜찮은 숙소다.

팀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팀은 엽서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아스타나,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아도 즐거움이 가득한 매력적인 도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1일 / 맑음 ・ 28도
파블로다르-에키바스투즈
파블로다르를 떠나 아스타나로 향한다. 450km의 여정, 카자흐스탄의 수도가 궁금하다.

이동거리
136Km
누적거리
12,858Km
이동시간
9시간 00분
누적시간
926시간

A17
A17
72Km / 4시간 30분
64Km / 4시간 30분
파블로다
도르투크
에키바스
 
 
682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3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1시간의 시차가 생기며 딱히 달라진 것은 없지만 괜한 게으름이 시작된다.

"딱 한 시간 만큼의 게으름."

밖에 나가 날씨를 확인하고, 어젯밤 마른 하늘에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더니 선선한 자람이 불며 날씨가 좋다.

출발을 준비해야 하는데, 무심결에 틀어놓은 유시민 작가의 유튜브 강연에 빠져 한 시간을 시청했다.

패니어를 정리하고, 어제 냉동실에 얼려놓은 물을 꺼내려고 하니 냉동실에 있어야 할 물병이 사라졌다.

"에잇, 방심했네."

숙소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 신경을 덜 썼더니 누군가가 들고 간 모양이다. 기분이 조금 상한다.

500원 정도의 1.5리터 생수의 가격은 차치하고, 더위를 식히기 위한 회심의 아이템이었는데 말이다.

새로 바뀐 숙소의 여자에게 물어보기도 귀찮고 바로 숙소를 나온다.

얼음물 때문에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에게도 별 흥이 안 나고.

파블로다르를 벗어나기 전, 근처에 있는 정교회를 구경하기 위해 길을 돌아간다.

오늘의 목적지 에키바스투즈까지 는 145km 정도의 거리라 부담스럽지만 큰 상관은 없다.

얼음물 때문에 빈정이 상해 있는 터라 오늘 하루는 아무렇게나 삐뚤어질 것이다.

"삐뚤어질 테야!"

"뉘신지? 1,700년대 사람이라니."

파블로다르의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교회의 전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안을 들어갈까, 말까?"

조용하게 교회로 들어가 신부님이 보는 앞에서 과감하게 사진을 찍는다.

"삐뚤어질 거야."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정교회는 정숙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고.

벽에 걸려있는 많은 액자와 장식물 등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행동,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믿음에 대한 간절함 같은 것.

정말 정성스럽고 바람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진다.

맹목적으로 아멘만을 외쳐대는 한국의 개신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대머리 큰목사, 빤스목사 따위에게 아멘이라니."

교회를 나와 아르티시 강변의 산책로를 따라가고.

어제부터 궁금했던 아르티시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보기 위해 찾아간다.

"정말 구닥다리 철교네."

철교의 근처는 버스들의 종점처럼 보인다. 슈퍼에 들어가 물과 미니 피자처럼 생긴 빵만을 사 든다.

"밥은 가다가 식당에서 해결하지 뭐."

파블로다르를 빠져나오며 도로변에 있는 식당처럼 보리는 곳에 들어갔지만 SM그룹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체인이다.

"도로변에 식당 하나쯤 더 있겠지."

인터체인지를 돌아 아스타나로 향하는 도로에는 아무것도 없다. 왕복 4차선으로 만들어진 도로에는 속도를 내어 달리는 승용차와 화물차만이 바쁘게 지나칠 뿐 아무것도 없다.

도로변에 마련된 공동묘지는 마치 모스크를 줄여놓은 미니어처들처럼 보인다.

정교회를 믿는 사람들의 공간도 함께 있는데, 무슬림의 화려한 무덤에 비해 작은 공간에 소박한 묘비만이 놓여있는 것이 다르다.

한 시간을 달려 도로변의 식당을 발견했지만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다.

매끈하던 아스팔트 도로는 시멘트 도로로 바뀌며 도로면이 좋지는 않고, 서서히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한다.

"글렀어."

슈퍼에서 산 피자 모양의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어떠한 풍경의 변화도 없이 똑같은 도로를 소처럼 달려간다.

두 번째 휴식, 45km를 달렸다. 남은 거리는 100km, 날씨마저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한다.

화물차의 통행이 많고 갓길이 거의 없는 도로여서 너무 시끄럽다.

끝없는 직선 도로가 사방을 둘러봐도 똑같은 초원 위로 길게 이어지고.

가도가도 똑같은 풍경이다.

"에쒸, 물도 떨어져 가네."

몸을 씻고 취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숙소에서 수돗물을 1.5리터 정도 받아왔지만, 식수용 생수는 슈퍼에서 딱 한 통만을 사 왔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의 도로에 드문드문 마을이 있었기 때문에 식당이나 슈퍼 정도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탓이다.

20분 정도를 달려 도로변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이 보였지만 들어가기가 귀찮다.

"그냥 가자, 주유소라도 하나쯤 나오겠지."

하지만 주유소 같은 헛된 바람은 일찍 버렸어야 했다.

도로는 자꾸만 공사를 하는 느낌으로 변해가고.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멀리 인터체인지를 만드는 공사 구간에서 작업자들이 차량들을 흙길로 우회시키는 모습이 보인다.

"에잇, 정말! 어라, 식당?"

공사장 근처의 도로 건너편으로 작은 식당이 보인다.

작은 식당의 카운터에는 보란 듯이 닭고기 바베큐가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거, 이거!"

번역기를 사용할 정신도 없고, 손가락질을 하며 고기와 계산기를 번갈아 가며 가리킨다.

"1,000."

300, 500 단위의 도로변 식당의 음식을 먹어온 터라 닭꼬치의 가격에 살짝 당황했지만 비장한 합리화로 정신승리를 한다.

"좋은 고기니까 조금 더 비싼 거겠지."

빵이 얼마나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두 팔을 들어 엑스자를 만드니 여직원이 이상한 듯 빤히 쳐다본다.

"왜? 난 고기 먹을 때 빵 같은 건 안 먹어."

잠시 후, 아주 성의 있게 접시에 담은 고기를 성의 없이 던져주듯 테이블에 올려놓은 여직원에게 포크를 달라며 귀찮게 하고.

3,000원짜리 닭고기 4조각을 해치운다. 당연히 아쉽고 부족하다.

식당을 나서며 물과 함께 닭고기를 포장한다. 자세히 보니 빵 두 조각을 함께 놓어준다.

아무래도 닭고기 바베큐에 빵이 세트로 나오는가 싶다.

"진작에 빵은 공짜라고 말을 했어야지."

인터체인지 공사를 하는 짧은 우회로를 돌아 도로는 다시 이어진다.

지금까지와 달리 이번에는 가는 방향의 차로를 막고 건너편 차로를 임시 도로로 열어놓아 혼자서 도로를 독차지하고 편안하게 달린다.

마치 중국의 넓은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다. 다시 생각해도 중국의 자전거 도로는 정말 환상적이다.

"심심할 때는 쓸데없는 셀카짓."

도로의 시멘트면을 일정한 간격으로 잘라내어 틈을 만드는 작업과 도로의 주변에 철조망을 쳐서 초원과 분리를 하는 작업으로 사람들이 바쁘지만.

공사 구간으로 막아놓은 도로를 라이딩 한다고 제재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손을 흔들거나 작업을 멈추고 달려와 사진을 찍자며 반가워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 사람인지를 묻는다.

한국보다 일본에 대한 인식이 더 높은 것 같다. 일본말로 인사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한국인이라고 하면 잘 알아듣는 것이 우리에 대한 인식도 그리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

아주 멀리에서부터 보이던 공장의 굴뚝과 연기가 조금씩 가까워진다.

"아무래도 저기가 에키바스투즈 근처인가 본데."

에키바스투즈로 들어가는 교차로는 15km 정도의 거리가 남아있고, 에키바스투즈는 교차로에서 10km 정도를 더 들어가야 한다.

중국의 모든 도로는 도시와 연결되지만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도로는 도시들과 5~10km 정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평평한 초원에서 도로를 도시와 연결하지 않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교통의 흐름 때문이라면 도시의 외곽으로 이어놓아도 충분할 것 같은데 말이다.

에키바스투즈로 들어가는 교차로 근처에 식당 하나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목적지를 잡는다.

저녁을 해결하고 식료품들을 보충한 후 적당한 야영지를 찾아봐야겠다.

페달링의 속도가 많이 떨어지면서 도착 시간이 많이 늦어진다.

8시가 넘어가며 붉은 태양은 초원의 지평선을 향해 천천히 내려앉는다.

"멋지네."

여행 전 초원의 라이딩을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라이딩의 모습, 지평선으로 붉게 떨어지는 석양의 풍경 속을 달린다.

중국의 내몽골, 몽골의 초원에서 쉽게 할 수 없었던 늦은 시간의 라이딩이다.

"하루 종일 볼거리가 전혀 없더니, 이거면 충분하네."

8시 40분, 도로변의 식당에 도착했지만 야영지를 찾아 갓길이 없는 도로를 더 달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식당 주변에 텐트를 쳐야겠다."

깔끔하게 정리된 식당의 내부.

여전히 난감한 메뉴판.

젊은 여자의 추천으로 카자흐스탄 음식이라는 메뉴를 주문하고, 주변에 텐트를 칠 수 있는지 물으니 흔쾌하게 수락을 한다.

잠시 후 식당의 뒤편에 있는 숙소에서 자라며 1,500 텡게라고 알려준다.

"1,500? 4,500원? 왠지 끌린다."

밥을 먹고 식당의 숙소에 짐을 푼다. 그리고 식당의 아주머니에게 물을 얼려줄 수 있는지 물으니 이미 얼어있는 생수병을 보여준다.

"오, 대박!"

자료를 정리하다 출출해져 포장해온 닭고기를 야식으로 먹는다.

오늘 먹기는 아깝지만 날씨가 더우니 빨리 해치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언제부터 생양파가 나왔지? 비스크?"

바베큐나 고기에 함께 나오는 양파의 식감과 매운맛이 좋다. 보통 소스를 뿌려 먹는 것 같은데, 생양파를 그대로 주는 식당도 많다.

"그래도 양파는 쌈장이지."

아스타나까지 300km 정도가 남았고, 길은 오늘과 같은 초원이 계속될 것 같다.

왜 사람들이 카자흐스탄 여행에서 알마티 지역으로 경로를 잡는지 알 것 같다.

"난 러시아로 가야 해."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190일 / 맑음 ・ 32도
파블로다르
바람이 불어오는 날, 파블로다르에서 하루를 머물기로 한다.


이동거리
15Km
누적거리
12,722Km
이동시간
3시간 12분
누적시간
917시간

아르티시강
뒹굴뒹굴
15Km / 3시간 12분
0Km / 0시간 00분
숙소
산책
숙소
 
 
546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3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바람이 많이 불어오는 날이다. 어제 마셨던 약간의 보드카는 피곤한 몸을 완전히 넉다운 시켜버렸다.

9시에 잠이 깨고 바로 숙소를 연장한다.

"산책이나 가 볼까?"

구글맵으로 확인한 파블로다르에는 특별한 관광지가 없다. 작은 박물관과 정교회, 모스크, 도시 곳곳에 있는 작은 공원들 그리고 아르티시 강변 등이 전부다.

자전거를 챙기고 나가려고 하니 6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차와 커피를 마시고 가라고 한다.

어제 숙소에 있던 아주머니 보다 훨씬 친절해 보이는 아주머니는 젊었을 때 예쁘다는 소리를 제법 들었을법하다.

"야속한 세월이네. 뭐, 지금도 많이 예뻐요."

32도의 기온과 24km/h의 바람이 예보된 하루, 강한 바람에 자작나무들의 흔들림이 요란하다.

차량의 통행은 많지만 경적을 울리거나 크게 불편함을 주는 운전자들은 아니다.

작은 도시인데 곳곳에 공원들과 산책로가 정말 많다.

이곳의 조각상들은 왠지 감성적이다. 강렬한 느낌의 중국, 강인한 느낌의 몽골, 러시아의 상징적 조각들과는 달리 서정적이고 애잔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도로변의 인도들은 울창한 가로수에 싸여 아늑하고 시원하다.

곳곳에 예쁜 카페들도 보이고.

현대식 건물들조차 높고 웅장하기보다는 작은 도시의 한 부분처럼 어울림이 좋다.

어디를 가든 길은 작은 공원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곳에는 작은 나무 벤치들이 놓여있다.

"영원한 기억."

큰 기대없이 도착한 아르티시 강변은 생소한 풍경이다. 잘 정비된 산책로와 자전거길 그리고 작은 모래사장에는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거나 수영을 하고 있다.

야외 수업을 하는 듯 한 무리의 학생들이 백사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고.

백사장에는 나무로 만든 파라솔이 설치되어 있고.

마치 동해안의 작은 해변처럼 느껴진다.

신발을 벗고 백사장을 거닐며 잠시 강물에 발을 담근다.

작은 물고기들이 발을 간지럽히고.

강가의 돌 위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수영복이 하나쯤 필요하겠어."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강변의 공원에서.

냉커피 한 잔으로 속을 달랜다.

러시아의 광장도 마찬가지였지만 공원에 울려퍼지는 클래식 연주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

파블로다르의 지도를 검색하다 공원 주변에 있는 버거킹을 발견하고.

"카자흐스탄의 햄버거도 먹어봐야지."

시원한 매장은 한가롭고, 메뉴판에서 간단한 버거세트를 주문한다.

직원은 이름을 묻더니 영수증에 이름을 적어놓는다.

"오호, 이런 시스템."

가끔씩 방송으로 고객의 이름을 부르는 안내 멘트가 나오고, 싸비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1,700텡게면 우리 돈으로 얼마지?"

시원하고 한적한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노트북을 가져왔다면 좋았겠다 싶다.

다른 곳을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30도를 알려주는 커다란 온도계를 지나.

예쁜 목조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897이라는 숫자가 지붕 위에 세워진 박물관처럼 보이는 목조 건물이다.

자주빛 짙은 색에 하얀 창틀과 문양이 조각된 목조 건물이 정말 예쁘다.

"정말 걷고 싶게 만드는 골목들이네."

작은 골목길들을 따라가며 시내를 구경하고.

은행에서 비상금도 조금 보충하고.

현대식 건물들도 참 예쁘게 짓는다.

대리석의 탑이 세워진 곳은 2차 세계대전의 추모공원이다.

탑 아래로 횃불이 타오르고 공원에는 참전 군인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인도와 산책로, 골목과 도로가 울창한 가로수 사이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도시 전체가 공원처럼 느껴지네."

골목과 작은 이면 도로를 따라오다 보니 숙소 근처로 되돌아온다.

"모스크를 구경하러 가 볼까."

예쁜 상점들도 많고.

골목길을 따라가며 호기심 가득한 즐거움이 느껴진다.

이리저리 모스크의 방향으로 길들을 따라간다.

"숙소 근처의 맛집인가 보다."

햄버거를 파는 노점에 젊은이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24시 오픈이면, 저녁에 와 볼까."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아파트 단지의 골목길을 따라가고.

어제 보았던 모스크에 도착한다.

"어, 반바지 출입금지네."

이슬람의 모스크 내부를 본 적이 없어 그 모습이 궁금한데 복장이 문제다.

"들어가 보자. 안되면 나오고."

모스크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니 입구의 안내 데스크처럼 보이는 곳에서 인상 좋은 아저씨가 잠시 당황을 한다.

"신발을 벗어야 해."

신발을 벗자 아저씨와 한 중년의 여자가 맨발을 보더니 난감한 듯 양말를 신어야 한다며 제스처를 한다.

아주머니가 자신의 부츠를 벗어 양말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자신도 맨발이다.

아저씨는 미소를 짓더니 잠깐 구경을 하라며 예배당의 방향을 알려준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넓은 예배당에는 서너 사람이 벽을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고, 예배당의 천장과 벽은 화려하진 않지만 공간의 웅장함이 느껴진다.

잠시 구경을 하고 안내 데스크로 나오니 아저씨는 어디서 왔는지를 묻고서, 긴바지와 양말를 신고, 모자를 써야한다고 알려준다.

"아쉽지만 다음에 복장을 갖춰 모스크 내부를 자세히 구경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 골목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온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 내에 놀이터를 지나고.

작은 학교도 지나고.

재미있는 사진의 생맥주 가게도 지나며 구불구불 연결되어 있는 골목길들이 재미를 준다.

슈퍼에서 음료수와 물, 요거트를 사 들고 숙소로 돌아오니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분이 숙소를 지키고 있다.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어요?"

"500텡게."

"오우, 500?"

세탁기를 사용하는 비용에 놀라니 지긋이 웃더니 '너는 공짜야'라고 하신다.

세탁물을 세탁기에 올려놓고 샤워를 하고 방에 들어가 쉰다. 몇 시간 후에 세탁기를 돌리려고 나가니 아주머니가 이미 세탁을 하여 건조대에 옷들을 널어놓았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했더니 나이를 묻고는 '너보다 24살이 많아. 괜찮아'라고 하신다.

속옷까지 세탁을 한 것을 괜찮다고 하신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더 인사를 드린다.

카자흐스탄은 다민족 국가이다 보니 동양인처럼 보이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워낙 친절한 사람들이라 불편한 것도 없지만 외모상으로 특별히 두드러져 보이지도 않아 아주 편안하다.

물론, 말 한 마디만 하면 바로 티나지만..

저녁 6시가 넘어도 햇볕이 강렬하다. 카자흐스탄의 여름은 우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숙소 건너편의 식당에 꼬치구이 현수막에 정신이 팔리고.

식당으로 들어가 사진을 보여주며 주문을 했지만 돼지나 소가 아닌 닭이 나온다.

"이건 사실관계가 다른데."

어쨌든 고기니까, 6,500원 정도로 시원한 맥주 한 잔까지 할 수 있으니 그만이다.

9시 45분, 열시가 되어가는데 밖이 너무나 환하다.

"이상한데."

숙소 전광판의 시계는 한 시간이 느리다.

"언제 변한 거지?"

숙소의 아주머니에게 한 번 더 확인하니 1시간 느린 것이 맞다고 한다.

"얼떨결에 한 시간이 생겨버렸네."

"어쩐지 요즘 피곤하더라. 시차때문이었어."

내일 가야 할 에스크바스투즈는 145km 정도의 거리, 라이딩을 하며 목적지를 결정해야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