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33일 / 맑음
체르보낙-포즈나뉴
포즈나뉴에 한국 식료품을 사러 외출한다. "이번엔 제대로 재료를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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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햇살이 창문을 비집고 들어온다.

"봄이다. 봄!"

점심 무렵 알렉스가 집으로 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틀 후에 집으로 와. 한국 음식을 만들어 줄게."

"정말?"

알렉스와 함께 자넥을 데리고 산책을 간다.

분홍색 벚꽃이 만발한 봄날이다.

체르보낙과 포즈나뉴를 가로지르는 바르타 강변을 산책한다.

"자넥, 왜 풀을 뜯어먹어. 넌 개야!"

조용한 바르타강변, 나이가 든 자넥은 짧은 거리의 산책에도 피곤한지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소나무 숲의 연못에도, 바르타 강변에도 비버들이 쓰려 뜨려 놓은 나무들이 많다. 마치 도끼로 정교하게 잘라놓은 나무처럼 신기하다.

자넥의 이끌림에 산책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알렉스는 집으로 돌아가고, 프세모와 포즈나뉴에 있는 한국 식료품점을 찾아간다.

폴란드에서 포즈나뉴도 꽤 큰 도시중에 하나다. 이동제한으로 포즈나뉴 구시가지의 모습을 둘러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아깝다!"

 

포즈나뉴 구시가지에 주차를 하고.

한국 식료품점 와우코리아에 도착한다.

 

작은 가게지만 필요한 재료들은 모두 있다. 진간장, 고추장, 참기름을 고르고.

"오, 당면도 있다."

쌀과 김, 냉동만두와 김치 등을 사고, 기관지가 좋지 않은 프세모에게 생강차 한 병을, 알렉스의 아이들에게는 짜파게티를 선물하기 위해 사 둔다.

집으로 돌아간다.

"이번엔 제대로 샀네. 준비 끝!"

카시아가 교대근무를 마치고 휴식하는 내일 잡채와 만두국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기다리며 시청할 영화 기생충을 다운로드하고, 폴란드 자막을 인코딩한다.

"폴란드어 맞지요?"

"응."

"내일은 한국음식 타임.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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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32일 / 맑음
체르보낙
긴 여행의 피로가 조금씩 풀려가는 느낌이다. "심심한데 뭘 해볼까?"


이동거리
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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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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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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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여행의 피로들이 풀리고, 몸이 나른해진다.

"자넥, 산책 가자."

락다운의 이동제한이지만 개와 산책을 하는 것은 제한이 없는 유럽이다. 유럽 사람들의 반려견에 대한 인식도 남다르지만 반려견을 대하는 모습도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반려견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 이입하는 우리의 반려견 문화는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다.

알렉스는 산책을 위해 개를 빌려주며 돈을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자넥을 데리고 숲을 걷는다.

아파트 주변에 펼쳐진 넓은 숲은 세련된 공원은 아니지만 자연 그대로의 숲의 풍경과 공기는 너무나 좋다.

산책 후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낸 후 카시아와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숲의 여러 갈래의 길들을 따라 가던 중, 임도를 지나는 길에 자동차 한 대가 뒤에서 크락션을 울린다.

자전거를 세우고 뒤돌아 보니 경찰차다. 두 명의 경찰관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며 차에서 내린다.

카시아에게 뭔가의 공지사항을 알리는 경찰관의 표정은 쓸데없이 근엄하다. 미소로 대화를 나누던 카시아는 숲으로 자전거를 이끌며 출발을 한다.

따듯한 날씨의 주말 오후, 산책을 나온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순찰을 나온 것인가 보다. 아마도 이동제한에 관련된 사항들을 안내하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제와 달리 멀리까지 가지 못하고 주변의 숲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경찰이 뭐라고 했어? 고 백 홈?"

고개를 끄덕이며 카시아가 웃는다.

작은 나무가지로 아주 작은 솟대를 만들어 화병에 꽂혀있는 꽃나무에 걸어둔다.

카시아는 저녁으로 커다란 피자를 만들어 주고.

"화요일에 쉬지? 한국의 음식을 만들어 줄게요."

포즈나뉴에 아시아 마켓이 있는지 검색하니 한국식품을 파는 가게가 한 곳이 있다. 내일 프세모와 포즈나뉴에 나가 재료들을 사기로 하고 잠자리에 든다.

"이번에는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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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31일 / 맑음
체르보낙
코로나의 팬데믹에서 벗어난 시간처럼 느껴진다. 프세모와 함께 외곽에 있는 가든을 구경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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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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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시간

 
가든산책
 
숲속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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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보낙
 
그즈봅제
 
체르보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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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계절, 그다인스크의 차가운 바람과 눈비를 끝으로 계절은 어느 순간 따듯한 봄으로 바뀌었다.

동그란 빵을 잘라 버터, 햄, 오이, 토마토 등을 넣은 아침식사를 하고.

프세모와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그즈보비제의 가든에 가기로 한다.

외출에 신이 난 자넥과 함께.

차를 타고 포즈난 외곽에 있는 가든으로 간다.

"좋아?"

소나무 숲에 만들어 놓은 가든은 아담하다. 텃밭 같은 것은 없고 작은 창고와 함께 캠핑카가 놓여있다.

"주말에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함께 숲으로 산책을 간다. 폴란드의 내추럴한 풍경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카시아는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한다.

"숲으로?"

카시아와 함께 아파트 뒤편에 있는 숲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평평한 소나무숲과 작은 연못들.

작은 호수들과 산책로를 따라 오랫동안 마을 주변을 라이딩한다.

엠티비가 아니라 조금 덜커덩거리고, 모랫길에서 바퀴가 미끄러지며 조금은 난감하지만 가볍고 즐거운 라이딩이다.

카시아는 마라톤, 수영, 스키, 자전거 등등 스포츠를 좋아하고, 여러 대회에 참가하여 받은 메달들이 집안 가득 걸려있다.

한국에서 산악자전거를 타도 아주 잘 탈 것 같다.

맥주와 함께 저녁을 먹고.

아파트 단지에 커다란 멧돼지들이 내려왔다. 숲에 멧돼지와 여우가 산다는 것을 들었지만 자연스럽게 인가가 있는 아파트 단지까지 내려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자전거를 타고와서 그런지 나른한 피곤함이 기분 좋다.

"심심한데 음식을 만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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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9일 / 맑음 
푸츠크-그드니아-포즈나뉴-체르보낙
폴란드의 코로나 이동제한 조치 강화로 더는 여행을 할 수가 없다. 포느나뉴에 있는 알렉스의 집으로 간다.


이동거리
389Km
누적거리
25,647Km
이동시간
6시간 34분
누적시간
1,926시간

 
기차
 
기차
 
 
 
 
 
 
 
48Km / 1시간 40분
 
341Km / 4시간 54분
 
푸츠크
 
그드니아
 
포즈나뉴
 
 
1,30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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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부터 달콤한 피곤함에 잠들었지만 자정 무렵 가위눌림에 놀라 잠에서 깬다.

텐트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훔치는 도둑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저지를 하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질 않고 소리마저 나오지가 않는다.

"아, 찝찝해."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시간을 보낸다. 일정한 간격으로 밀려드는 파도소리가 너무나 좋은 시긴이다.

날이 밝아오는 6시가 다 되어 잠이 들고, 9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난데없이 찾아든 가위눌림에 피곤해진 아침이다.

"비가 오는가?"

여전히 바람소리가 강하게 들려오는 아침의 하늘은 잔뜩 찌푸린 회색빛이다.

포즈나뉴로 가는 기차편의 정보를 확인한다. 그드니아에서 3시 26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다. 하루에 3편 정도의 기차가 운행되는 것 같다. 3시 반 출발하여 7시 반에 포즈나뉴에 도착하는 기차다.

알렉스에게 기차의 정보를 보여주니 괜찮다고 한다.

"오케이."

포츠크에서 그드니아로 가는 EC의 기차를 확인한다. 그드니아와 헬을 왕복하는 단선 기차는 12시와 2시 반에 야영지 주변에 있는 간이역을 지나쳐 간다. 기차의 운행간격이 꽤나 길다.

"시간이 애매하네."

35km 정도 떨어진 그드니아까지 기차를 타고 갈지, 자전거로 이동할지를 고민한다.

"그드니아에서 3시간을 대기하더라도 일찍 가서 기다리자."

11시 짐들을 정리하고, 포츠크로 가려던 길의 방향을 바꿔 야영지 근처의 간이역 Swarzewo로 이동한다.

"이 멋진 발트해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가네. 아쉽다."

4km 정도 거리의 작은 간이역에 도착한다.

"시간은 넉넉한데."

"설마 폐쇄된 역은 아니지?"

열차시간표를 재차 확인하고.

기차표를 사려는데 오래된 간이역은 창문들까지 폐쇄된 상태다. 주변에 사람들조차 없어 물어볼 수도 없고.

"알렉스, 기차표를 기차 안에서 살 수 있지?"

"응. 역에서 판매하지 않으면 기차의 첫 번째 칸에서 살 수 있어."

현금이 없어 약간 불안하기는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시간에 맞춰 기차가 들어오고.

자전거를 끌고 탑승한다. 승차권을 확인하는 중년의 여직원이 다가와 표를 확인하는데, 여직원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

기차역의 매표소가 열지 않아서 표를 살 수 없었다고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폴란드어로 무언가를 설명한다.

알렉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전화는 연결이 안 되고, 여직원은 자신을 따라오라는 제스처를 한다.

기차의 기장과 뭔가를 상의하던 여자는 카드 단말기를 들고 기차표의 가격을 알려준다.

"카드 단말기 있네."

카드결제를 했지만 통신이 불안정한 것인지, 카드시스템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여자는 뭔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 또 왜?"

두세 번 결제를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똑같다. 여자는 자리로 돌아가 기다리라는 제스처를 한다. 자리로 돌아와 기다리는 동안 알렉스에게 연락이 오고.

"기차표 결제가 안 돼. 기계가 고장인가 봐."

"음, 내가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해서 보내줄게."

"그런 것도 돼?"

알렉스가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하는 동안 기차는 그드니아에 들어선다. 한 정거장을 남기고 알렉스는 기차표의 바코드를 보내주고, 여직원에게 바코드를 보여주자 여직원은 귀찮은 듯이 그냥 가라는 제스처를 한다.

"잉? 어쨌든 나 기차표 샀다!"

그드니아에 무사히 도착한다.

"일단, 첫 번째 미션 성공!"

승강장을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찾아 그드니아 기차역 대합실로 이동한다.

"오, 넓은데."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포즈나뉴행 기차의 대기시간을 어디에서 보낼까 싶었는데 그드니아의 기차역의 대합실은 구색이 잘 갖춰져 있다.

"좋아, 좋아!"

"다음은 포즈나뉴행 기차표를 사는 건데."

자동판매기를 확인하고.

매표소에 대기줄이 없어 매표소로 간다.

포즈나뉴로 가는 기차를 탈 것이다 말히고, 핸드폰에 저장한 시간표를 보여주며 재차 확인을 한다. 자전거 화물 티켓까지 추가로 발급받는다.

"오케이, 미션 완료!"

알렉스에게 기차의 도착시간을 알려주자 알렉스는 포즈나뉴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픽업을 올 것이라며 알려준다.

"오케이."

포즈나뉴에서 머물 곳은 포즈나뉴 외곽에 있는 알렉스의 부모님 집이다. 알렉스의 말에 의하면 그의 아버지도 세계를 여행했던 여행자라고 한다.

2시간 반 정도 남아있는 기차의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자료들을 정리하고, 알렉스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에게 페이스북 친구 요청이 온다.

역시나 기차역의 화장실은 유료다. 모든 유럽이 마찬가지이지만 공공시설의 유료 화장실은 조금 치사한 것 같다.

"내가 똥에 좀 민감하다. 모든 똥은 평등한 것인데."

순식간에 2시간 반이 지나가고, 시간의 여유를 두고 승차장을 찾아간다. 포즈나뉴행 플랫폼을 물어보기 위해 조심스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멀리서 질문을 하려니 소스라치듯 뒷걸음을 친다.

"야! 너네가 더 무섭거든."

열차번호와 시간을 재차 확인하며 승차장을 찾아가고, 열차의 승무원들에게 기차를 확인한다.

승차권에 찍힌 열차칸을 찾아가 좁은 계단으로 자전거를 끌어올리고.

"일단, 기차는 맞네."

"근데, 자전거를 어디다 둬?"

독립된 열차칸의 통로는 너무나 좁다. 뭔가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주춤하고 있으니 남자 승무원이 찾라와 열차의 마지막 칸에 자전거 보관 장소가 있다고 알려준다.

"처음부터 알려주지."

다시 자전거를 끌어내리고 마지막 칸 일반 객실 뒤편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쓰러지지 않게 세워둔다.

"분명히 이등석을 샀는데, 왜 일등석을 줬지?"

자전거를 보관한 마지막 칸의 일반석이 아닌 독립된 열차칸의 넓은 장애인용 특별석을 줬다.

"이게 이등석인가? 너무 좋은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좌석들이 오픈된 일반석도 아니고, 독립된 공간에 6명이 사용하는 열차칸도 아닌 넓은 장애인용 방을 주었다. 바르샤바로의 호스텔처럼 이상한 특별대우를 받은 기분이다.

"나 이런 차별 너무 좋아."

승차장에서 승객들을 안내하는 승무원에게 창문을 두드리고 열차표를 보여주자 승무원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미소를 보여준다.

"오케이. 마지막 미션 완료. 가자, 포즈나뉴로!"

자료를 정리하다, 자전거에서 프런트 패니어를 떼어 방으로 가져오고.

자료를 정리하다, 핸드폰의 알람을 맞춰놓고 피곤함에 잠이 든다.

"기차역을 지나치면 큰 일인데."

불안한 마음과는 상관없이 눈이 감긴다.

불편한 잠자리 탓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2시간 정도를 비몽사몽 뒤척거리다 잠에서 깨어난다.

포즈나뉴에 들어서며 알렉스의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니 승차장에서 기다리신다며 사진을 보내주신다.

승차장에 내리자 멋진 콧수염을 기른 알렉스의 아버지가 손인사를 하신다. 특별한 인사 없이도 자전거 여행자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듯한 미소다.

"이래서 자전거 여행이 참 좋다."

아버지를 따라 기차역을 빠져나오고, 차를 가지러 간 사이 패니어들을 떼어놓고 기다린다.

"잘 왔다!"

색깔도 마음에 드는 노란색 승용차에.

자전거와 패니어들을 싣고 포즈나뉴 외곽에 있는 알렉스 부모님의 집으로 간다.

포즈나뉴 시내에 있는 건물들의 설명을 듣고, 간단한 영어를 사용하시는 아버님이라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다.

"내 와이프는 간호사야. 혹시 코로나에 걸려도 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

"네. 하하하하."

포즈나뉴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조용한 마을 Czerwonak에 도착한다.

집에서 기다리던 알렉스의 어머니 카시아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카시아는 세면도구들을 따로 챙겨주신다.

아버지와 잠시 대화를 하는 동안.

일찍부터 준비를 해놓은 수프를 내어주는 카시아.

자전거 여행, 코로나, 가족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맥주를 좋아하는 아버지는 차가운 기네스 맥주로 환영의 인사를 마무리한다.

코로나, 갑작스레 급변하는 폴란드의 상황으로 여행을 멈추게 된 것은 아쉽지만 이렇게 알렉스의 가족과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이자 즐거움이다.

폴란드의 셧다운, 이동제한이 풀릴 때까지 포즈나뉴에 머물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몽골의 헙드에서처럼, 이곳에서 조금 쉬어가라는 뜻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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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8일 / 흐림 
그다인스크-그드니아-푸츠크
폴란드 모든 숙박업체의 영업중지 조치, 발트해변을 여행한 후 알렉스의 집으로 갈 생각이다.


이동거리
65Km
누적거리
25,258Km
이동시간
6시간 0분
누적시간
1,919시간

 
468도로
 
해안길
 
 
 
 
 
 
 
25Km / 2시간 20분
 
40Km / 3시간 40분
 
그단스크
 
그드니아
 
푸츠크
 
 
9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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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하고 피곤하다. 도시에 들어오면 찾아드는 불면증은 익숙해진 습관처럼 불편하고 이해할 수 없다.

여전히 찬바람의 흐린 날씨, 솜털 같은 작은 눈발이 흩날린다.

"정말 움직이기 싫다."

조식을 먹기 위해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몇몇의 폴란드 게스트들도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딱히 먹을 것이 없어 방으로 되돌아와 요거트와 과자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11시에 맞춰 체크아웃을 한다.

"케밥을 포장하고, 비상식을 보충한 다음 Hel로 가 볼까."

케밥집에 들러 포장을 하고.

그다인스크를 벗어난다. 발트해의 헬까지 70km 정도의 거리, 그드니아를 지나 해변을 따라 이동할 생각이다.

도로를 벗어나 그드니아의 해변으로 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이런 가든은 렌트를 안 하나?"

그드니아 해변이 가까워지자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하지만 해변의 입구는 모두 폐쇄되어 출입이 금지다.

"아니, 왜 해변을 막아버리는 거야."

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넓은 해변만을 폐쇄시킨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발트해로 가도 의미가 없겠는데.

해변의 산책로에서 출입금지 테이핑 작업을 하느라 바쁘다.

작은 공원들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뭔가 분위기가 수상하다."

어제 폴란드 정부의 지침이 발표된 후 조금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많이 착용하고 있다.

해변의 산책로를 벗어나 도로를 따라간다. 출출함에 맥도널드와 버거킹에 들렀지만 모두 드라이브 쓰루 코너만을 운영하고 있다.

"에쉬, 이거 어떻게 이용하는 거야."

차량들이 햄버거를 구매하는 모습을 째려보다 햄버거를 포기하고, 편의점에 들러 샌드위치로 대신한다.

그드니아의 외곽을 빠져나간다.

바다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뭔가 재미가 없는 라이딩이다.

"다리 밑에서 노숙이나 할까 보다."

복잡한 인터체인지를 벗어난 자전거 도로는 난데없이 커다란 공장 앞에서 막히고.

경로를 재설정한 내비게이션은 공장 옆으로 난 샛길로 길을 안내한다.

철로길을 따라 이어지는 흙길을 따라 도로를 찾아가고.

다행히 흙길은 끊기지 않고 도로로 이어진다.

"날씨도 구리고, 재미대 없고."

그드니아를 벗어나고 도로는 낡은 농로를 따라 이어지고.

차량이 없는 풍경 속으로 들어오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속도를 내어 달려보기도 하고.

한가로운 풍경 속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라이딩을 즐긴다.

해안가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작은 소도시 푸츠크로 향한다.

"푸츠크 근처에서 야영을 하자. 지루해서 못 가겠다."

오는 동안 대형슈퍼마켓의 대기줄 때문에 비상식을 보충하지 못했다. 슈퍼마켓의 입장을 2~3명으로 제한하면서 안 그래도 대량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과 느리게 계산하는 계산원의 슈퍼마켓 입구의 풍경은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간격을 두고 대기를 하고 있다.

해안가의 야영지를 검색하고 포츠크를 벗어나던 중 낯익은 치킨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건 할배네 냄새인데."

"할렐루야!"

조심스레 매장으로 들어가니 테이크아웃 주문을 받고 있다.

치킨세트를 포장하고, 건너편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사 들고 신이 나서 야영지로 찾아간다.

해안가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펼친다.

자전거를 타고 계속 움직여도 되는지 관공서에 문의를 했다는 알렉스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아직까지 경찰의 제재가 없었어. 혹시 이동제한 걸리면 기차나 버스를 타고 너의 집으로 갈게."

"경찰들이 영어를 못해서 그럴 수도 있어."

"되도록 빨리 갈게. 4~5일 정도 걸릴 거야."

"상황이 나쁜데 밖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

"최대한 빨리 갈게."

"쓸데없이 의욕적인 경찰을 만나면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어."

"내일 기차타고 갈게."

알렉스와 대화가 길어지며 이상하게 설득되고 있다. 자가격리를 어긴 한국의 폴란드인처럼 폴란드 정부의 제한명령을 어긴 한국인으로 매스컴을 타고 싶지가 않다.

푸츠크에서 포즈나뉴까지의 기차편 정보를 보내주고, 필요하면 온라인으로 티켓을 끊어주겠다고 한다.

"아냐. 직접 해 볼게."

푸츠크에서 EC를 타고 그드니아로 이동한 후 그드니아에서 기차를 타고 포즈나뉴까지 가야 한다. 250km 정도의 거리인데 5시간이나 걸린다.

폐쇄된 공항과 국경의 상황이 변할 때까지 포즈나뉴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폴란드 정부의 제한 조치가 어떻게 급변할지 예상할 수 없고, 해안가와 공원들마저 출입금지되어 라이딩이나 캠핑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자료들이나 정리하면서 푹 쉬자. 잘 쉬는 것도 여행이지 뭐."

맥주와 치킨으로 저녁을 하고, 쉬 저녁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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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7일 / 흐림 
그다인스크
폴란드의 코로나 제한조치로 모든 숙박업소의 영업이 중지된다. "야! 말이 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19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3시간

 
야!
 
야!!!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그단스크
 
그단스크
 
그단스크
 
 
85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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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찬바람, 정말 이상한 날씨다.

아침부터 알렉스는 폴란드 정부의 새로운 지침들을 알려준다. 이전 내용들과 비슷한 정도의 권고사항들인데 특이한 것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슈퍼마켓에 60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뭔가 어설프단 말이지."

2주 정도의 기간 동안 100여 명 정도였던 확진자가 2,000여 명이 넘어간 폴란드다.

 

"There are more details now. So senior's hours in shops are 10-12, these are to be only for people over 60. Gloves will be obligatory when entering shops. All hotels etc. are to be closed."

"잉? 호스텔 클로즏?"

주폴란드 대사관의 페이스북을 확인하니 정말로 모든 숙박업체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숙박 중인 게스트를 4월 2일까지 체크아웃시키라는 내용이다.

"이건 아니지! 공항과 국경을 폐쇄해놓고 숙박시설을 영업정지시키면 어떻게 하냐!"

정말 대책이 없는 덜떨어진 대응책이다. 식료품점의 입구에서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라는 권고사항은 있는데 마스크를 쓰라는 내용은 없다.

"마스크 쓰기가 그렇게도 힘드냐?"

High5 호스텔로 건너가 시리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향후 일정을 고민한다. 호스텔이 영업중지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배터리의 충전뿐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배터리들을 충전할 수 있으면 계속 캠핑을 해도 큰 상관은 없다.

우크라이나의 대사관의 페이스북을 보니 외국인 입국 금지가 4월 24일까지 연장되었다. 4월이나 5월까지는 예상을 한 상태지만 갈수록 태산이다.

"캠핑장들도 영업을 안 하겠지?"

발트해가 있은 레바 주변의 캠핑장들을 검색해 놓고 잠시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간다.

"웜샤워를 해야 하나?"

레바로 가서 캠핑장이나 주유소에서 배터리들을 충전할 수 있으면 조금 여유 있게 발트해 주변을 여행할 수 있고, 그다인스크에 사는 사람들에게 웜샤워를 이용하면 그다인스크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충전만 할 수 있으면 좋은데."

커피를 마시러 호스텔로 돌아오니 여자 직원이 심각한 얼굴로 호스텔을 닫아야 한다고 말한다.

"알고 있어."

케밥을 사러 구시가지로 걸어간다.

"그다인스크, 마음에 드는데."

알렉스와 전기 충전의 방법에 대해 메시지를 교환하고, 월터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달한다.

"월터, 폴란드 호스텔들이 내일부터 모두 닫혀. 나도 다리 밑의 공간이 필요한가 봐."

어제 월터는 한국의 자전거 여행자라며 이탈리아에서 발이 묶인 여행자의 사진을 보내왔다. 2주 동안 다리 밑에서 캠핑을 한다는 자전거 여행자의 상황은 꽤나 열악해 보였다.

"이런, 어떻게 할 거야? 대사관에 연락해야 하지 않을까?"

"글쎄, 그냥 전기 충전만 할 수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솔라 페이퍼 없어?"

"있지. 근데 햇볕이 없지!"

"친구들에게 물어볼게."

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가니 물건들을 정리하던 여직원은 다급하게 뭔가를 말하고 비닐장갑을 건네준다.

월터는 폴란드의 친구들에게서 전해 들은 정보들을 보낸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와 러시아의 렌트 하우스 같은 정보들인데, 내 생각에는 모두 부정확한 정보들이 아닐까 싶다.

한국행 비행기는 한 달 정도의 시간 내에 한두 편이 임시적으로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귀국은 최후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둔 상태고, 저렴한 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는 러시아는 입국 금지로 당분간 국경은 넘어갈 수 없다.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의 국경이 열리면 어느 쪽이든 이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웜샤워를 찾아봐."

"응. 찾고 있어."

웜샤워를 한다 해도 장기간 머문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는 그다인스크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주변의 웜샤워 호스트들을 검색한다.

Zofia라는 호스트, 가든에 텐트를 칠 수 있다는 호스트의 정보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낸다.

Zofia는 부모님의 연세가 많아 초대가 어렵다는 정중한 답장을 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문의를 해보겠다고 한다.

월터와 이런저런 메시지를 교환하고, 포즈나뉴에 있는 알렉스의 집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알렉스, 발트해만 보고 너의 집으로 갈게."

"응. 어머니 때문에 우리 집에서 지낼 수는 없고, 포즈나뉴 외곽의 부모님 집에서 지낼 수 있어."

"당연하지. 이해한다."

"부모님의 집에서 네가 원할 때까지 머물러도 돼."

"오케이!"

Zofia는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해하다 보니 만나서 대화를 하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기가 편하다는 메시지다.

Zofia에게 알렉스의 집으로 갈 계획을 알려주고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폴란드의 발트해 주변을 더 여행하고 싶지만, 알렉스의 집으로 가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주일 정도 야영을 할 수 있으니 천천히 해안가에서 캠핑을 하고 포즈나뉴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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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6일 / 눈
그다인스크
오래된 폴란드의 항구도시 그다인스크를 걷는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거리가 한적한 것이 아쉬울만큼 매력적인 도시다.


이동거리
4Km
누적거리
25,19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3시간

 
롱마켓
 
케밥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그단스크
 
롱마켓
 
그단스크
 
 
84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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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억지스레 10시에 잠에서 깬다. 몽롱한 아침, 창밖의 하늘이 맑다.

체크아웃을 하고 방을 옮기기 위해 짐들을 정리한 후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날씨 좋네."

언제 방을 옮길 수 있는지 물으니 방을 옮길 필요가 없다고 한다. 패니어들을 들고 방을 옮길 필요가 없으니 귀찮은 일이 사라져서 좋다.

여분의 잠을 더 청할까 싶었지만 벌써 시간은 정오를 향해서 간다.

"산책이나 하자."

자전거를 끌고 올드타운을 구경하고, 맥도날드와 슈퍼마켓에 들러 식료품을 사서 들어올까 생각하다 작은 그다인스크의 시내를 그냥 걷기로 한다.

"이쪽은 화창한데."

"이쪽은 하늘이 수상하네."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이내 작은 눈발들이 날리기 시작한다.

"참 괴픽한 날씨다."

가장 오래된 목조 크레인을 지나.

 

수로와 같은 강변을 따라 롱마켓 광장으로 걸어간다.

서유럽의 건축물들과 비슷한 그다인스크의 건물들은 나름의 매력이 느껴진다.

여전히 한적한 롱마켓 거리다.

밋밋하고 단순한 벽면에 실크 프린팅을 해놓은 듯 그려져 있는 외벽의 문양들과 파스텔톤의 색감이 예쁜 건물들이다.

"암스테르담 건물들 같은데, 창문에 문짝이 없네."

롱마켓 거리를 따라 골든게이트로 걸어간다.

그다인스크 올드타운은 각기 다른 이름의 게이트들을 통해 이어진다.

롱마켓 거리의 서쪽에 위치한 골든게이트, 폴란드의 다른 도시들처럼 그다인스크도 2차 세계대전 중 폐허가 되었었나 보다.

"폴란드, 짠해!"

잠시 밝아졌다 다시 눈이 내리기를 반복하는 날씨가 계속된다.

"이건 뭐야?"

마치 감옥처럼 둔탁하게 생긴 건물은 그다인스크의 명물인 호박들이 전시관 박물관인가 보다. 진귀하고 예쁜 호박들이 많다는데 휴관 중이라 구경을 할 수가 없다.

박물관의 뒤로 대리석으로 세운 16세기 그다인스크의 정문인 하이랜드 게이트가 있다.

"가운데는 폴란드 문장이고, 오른쪽은 그다인스크 문장이고, 왼쪽의 유니콘들은 뭐지?"

"이렇게 꽃이 피는 계절에 눈이 웬 말이냐고."

지하보도를 건너 맥도널드로 가니 매장의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있다. 딜리버리 주문만을 받는 모양이다.

갑작스레 거세진 바람과 함께 눈발이 휘몰아친다.

"에쉬, 숙소로 가자."

화려한 무기고 건물을 지나.

슈퍼마켓으로 가던 중 영업을 하고 있는 케밥집이 보인다.

"햄버거 대신 케밥!"

22즈워티의 케밥을 포장해서 나온다. 일단 저렴하고 푸짐해서 좋고, 맛이 좋으면 내일도 먹어야겠다.

폴란드의 소박한 문양의 그릇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멀리 있는 슈퍼마켓을 포기하고 올드타운 내에 있는 무당벌레 슈퍼마켓으로 갔지만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잠시 기다리다 그냥 숙소로 간다.

숙소 근처의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고, 오락가락 제멋대로 변하는 날씨 속에서의 산책을 마친다.

"오호, 역시 케밥이 최고야!"

독일의 케밥에 비하면 조금 만족스럽지 않지만 양도, 맛도 제법 괜찮다.

하루 종일 눈과 비가 반복되는 날씨다. 아쉬운 것들은 아쉬운대로, 부족한 것들은 부족한대로, 좋은 것들은 좋은대로, 아무런 욕심 없이 나쁘지 않은 편안한 그런 날들이다.

"그대는 어떤가요?"

"내일은 자전거를 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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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5일 / 눈
그다인스크
유럽의 썸머타임이 시작된 날, 찬바람에 눈과 비가 섞여 흩날리는 날이다. "춥다! 쉬자."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18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2시간

 
산책포기
 
도깨비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그단스크
 
그단스크
 
그단스크
 
 
848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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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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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공간의 호스텔은 조용하고 편안하다.

썸머타임이 적용되는 날이라 한 시간이 사라진 날,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지만 시계는 9시가 넘어가 있다.

"날이 흐리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주방이 있는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강한 찬바람과 함께 눈비가 내리는 날이다.

"와, 춥다!"

조식이 제공되는 호스텔이라 간단하게 씨리얼 만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잠시 주변을 산책하려다 거친 찬바람에 포기를 하고.

"이틀 정도 더 쉬어갈까?"

숙소로 돌아가 부킹닷컴 메시지로 숙소의 연장문을 해도 답은 없고, 저렴한 도미토리는 여전히 찝찝하다. 부킹닷컴에는 싱글룸의 정보가 검색되지 않아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숙소를 이틀 연장한다. 사용하는 싱글룸은 예약이 되어있어 내일 체크아웃 후 방을 옮겨야 한다고 안내한다.

"푹 쉬자!"

방으로 돌아와 밀린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트북으로 정리해야 할 자료들이 너무나 많다.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

해가 떨어지기 전 편의점에 들린다.

맥주와 식료품을 사고.

중간에 끊긴 도깨비를 새벽까지 정주행한다.

"내일은 날이 맑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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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4일 / 흐림
포크스톤
어제부터 시작된 지독한 안개와 바람은 영국 날씨의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동거리
17Km
누적거리
21,587Km
이동시간
3시간 35분
누적시간
1,609시간

 
사운드미러
 
화이트홀스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포크스톤
 
포크스톤
 
포크스톤
 
 
131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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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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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지독한 안개와 바람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도로시처럼 멀리멀리 날아가도 좋았을 텐데."

쉼 없이 달려온 북유럽의 겨울과 쉥겐 기간의 압박에서 벗어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모든 것이 나른하고 느슨해진 느낌이다.

비상식도, 물도 모두 떨어져 이동을 해야하지만 귀찮은 생각이 앞선다.

"대단한 안개네."

느리게, 더 느리게 짐들을 정리하고 근처의 소도시 포크스톤으로 내려간다.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불편한 도로를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포크스톤 시내의 대형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들을 채우고, 오랜만에 보는 매운 봉지라면도 챙겨 든다.

"오늘도 가까운 곳에서 쉬자."

맥도널드에 들러 배터리들을 충전한다. 영국에 오니 콘센트 모양도 다르고, 구글양의 거리를 안내하는 단위도 마일로 바뀐다.

"뭔가 어색하고 불편해."

어젯밤 월터는 스코틀랜드에 가면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잠시 런던만을 구경하고 빠져나가려던 영국의 여행 일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로 해서 영국을 일주해 볼까?"

6개월의 넉넉한 체류기간, 조금 천천히 시간을 보내며 피로를 풀고 싶어 진다.

 한 시간 정도 배터리를 충전하고,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밖으로 나온다.

"저길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복잡한 교차로들을 지나.

켄트다운즈로 오르는 산책로의 입구에 도착.

긴 언덕길을 힘들게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지형이 참 이상한 곳이야."

켄트다운즈의 능선을 따라 야영지를 찾으며 길을 오르고, 도시의 불빛과 산업단지의 불빛이 화려하게 뒤섞인 전망이 펼쳐진다.

 

"좋네. 오늘은 여기서 쉬자."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런던이지만 복잡한 도시의 번잡스러움이 자꾸만 발길을 느리게 만든다.

"길을 잃어버린 느낌 같네."

천천히 천천히, 아주 느리게, 더 느리게...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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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0일 / 흐림
커호브-이에페르-콕세이더
카드복제로 인한 인출사고의 스트레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잊어야 한다. 잊어야 해!"


이동거리
97Km
누적거리
21,456Km
이동시간
7시간 40분
누적시간
1,595시간

 
N8도로
 
N8도로
 
 
 
 
 
 
 
57Km / 4시간 20분
 
40Km / 3시간 20분
 
커호브
 
이에페르
 
콕세이더
 
 
253Km
 
 

・국가정보 
벨기에, 뷔르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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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평상시와 다른 한기가 느껴져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잠에서 깬다.

"왜 이렇게 춥지?"

비에 젖었던 텐트가 낮아진 기온으로 모두 얼어있다.

카드가 복제되어 결제액 인출이 된 금액들을 확인하니 월터의 한 달치 급여 정도가 빠져나갔다.

"아, 빌어먹을 너무 많이 빠져나갔다."

스웨덴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의 영향이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핸드폰 본인인증이 필요한 금융권의 결제 알람 서비스와 부정 사용이 의심되는 해외 결제를 알려주는 카드사의 카카오톡 알림을 받을 수 없으니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빌어먹을 유럽!"

복제된 카드의 해외결제을 정지하고, 큰 의미는 없겠지만 부정사용 이의제기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틀 동안 누나와 연락이 닿질 않는다.

"모든 것이 귀찮아 진다."

아침도 거르고 침낭 속에서 허망스러운 마음을 추스른다.

"갈 길도 먼데, 힘 빠지네."

억지스럽게 몸을 일으키고 짐들을 정리한다. 싸늘한 날씨에 얼어붙은 장비들을 정리하려니 손가락이 찢어질 듯이 시리다.

"아, 씨@#&₩#@₩₩_###@@!"

어젯밤 목초지로 들어오며 진흙밭에 빠진 앞바퀴에 진흙이 엉겨 붙어 엉망이고, 패니어에도 진흙들이 범벅이다.

얼어붙은 텐트와 엉망이 된 패니어들을 대충 자전거에 장착하고 출발을 한다.

에스꼬강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20km 거리의 코르트레이크로 향한다.

"이럴 땐 고기가 필요해. 고기!"

화를 풀어줄 고기도 없다. 생각해 보면 러시아는 유럽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여행을 하기에 정말 매력적인 나라인 것 같다.

"웃자. 웃어!"

"경험은 대머리가 된 다음에 선물로 받은 빗처럼 때늦은 선물이다." -벨기에 속담 중에서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몰두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저것들은 왜 항상 반대 방향이야. 쌍!"

됭케르크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페달링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이런 날에 뒷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좋으련만 아침부터 차가운 바람이 가난해진 마음을 더 시리게 만든다.

아침을 거른 탓에 허기가 밀려오며 페달링이 힘들다. 바나나를 꺼내어 먹어봐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11시 반, 힘겨운 페달링으로 겨우 맥도널드에 도착하고 자동주문을 하려니 카드 결제만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 카드까지 복제되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유럽에 들어와 두 장의 여행용 카드가 무용지물이 됐다. 남은 한 장의 카드와 비상용 카드만이 남아있어 한 장의 카드마저 정지를 시키면 더 여행을 할 수가 없다.

길거리에 설치된 ATM 기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유럽의 관광도시에서 사용하는 카드들은 어디서 복제가 되는지 피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앞으로 은행에서 현금인출 외엔 카드는 절대 안 쓴다."

떨리는 손으로 카드결제를 하니 결제 용지와 함께 출력되어야 할 오더지가 출력이 되질 않는다.

"에잇, 신발 깔창!"

카운터로 가서 오더지가 안 나왔다고 말하니 주문기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했으면 됐다며 테이블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

안경 렌즈에 스크래치가 났는지 시야가 흐렸는데, 확인해 보니 눈동자 위치의 부분에 스크래치가 나있다.

"아,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거야!"

카드가 없는 통장으로 모든 현금을 이체하려니 핸드폰 본인인증을 하라고 한다.

"아, 쌍!"

수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마르지 않은 신발 속의 양말이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 싫다.

"잊자. 잊어!"

벤치에 앉아 마음을 다스린다.

"아무래도 정신 승리가 필요해.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멋진 풍경들을 보며 건강하게 다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이야. 액땜이다 생각하자!"

뭔가 많이 부족하다.

"큰 출혈의 댓가로 모니카 벨루치나 샤를리즈 테론과 데이트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그리고.

"이 도둑놈들아! 너희들에게 피의 저주가 죽을 때까지.. 가난한 여행자의 한이 서린 저주다!"

 

수로의 길이 끝나고 작은 타운 메넨을 지나간다.

"오늘 됭케르크까지 갈 수는 없고, 어디까지 갈까?"

어제의 비로 인해 이동거리가 짧아지고, 힘이 들어가지 않던 오전의 페달링으로 120km를 오늘 이동하기는 불가능하다.

지도를 검색하고 프랑스 국경 근처의 해수욕장으로 목적지를 변경한다.

"그래도 100km네. 부지런히 가야겠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네."

오후 들어 하늘은 맑아지고, 비가 내리며 떨어졌던 기온도 다시 회복이 된다.

정신승리 후, 조금은 마음이 안정되었지만 가끔씩 불편한 무언가가 머릿속을 한 번씩 뒤집어 놓고.

길은 계속해서 작은 마을들과 타운들을 지나친다.

"오늘따라 사람이 많이 그립네."

"그립다. 잠시 기댈 수 있는 어깨와 따듯한 체온이."

4시, 국경의 마을까지 30km가 남았다.

"일몰까지 길어야 한 시간 반인데, 빠듯하다."

어두워지기 전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속도를 내어보지만 이내 허기가 지며 지쳐가고, 하늘에서는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정말 싫다. 비.."

최대한 거리를 줄이기 위해 페달을 밟는 사이 왼쪽 하늘이 눈부시게 밝아진다.

"뭐냐! 여기는 비 오는데."

낮게 깔린 구름 밑으로 해가 떨어지며 지평선을 사이에 두고 일몰의 붉은빛이 물든다.

마지막 석양빛만이 남은 시각, 해변의 마을까지 5km 정도가 남았다.

작은 타운의 하늘에는 박쥐인지 철새인지 알 수 없는 새들이 요란하게 날아다닌다. 바닷속 작은 물고기 떼들의 움직임처럼 방향성 없이 이리저리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것이 철새들의 움직임은 아닌 것 같다.

라디오를 들으니 올해의 컬러가 클래식 블루라고 한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을 때 볼 수 있는 짙푸른 하늘빛이 클래식 블루이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을 하던 중 목적지 마을을 5미터 정도 남기고 차량 한 대가 황급하게 옆으로 다가온다.

"뭐야?"

조수석에 앉은 남자가 손짓을 하며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

"뭐? 왜? 뭔대?"

건드리면 터져버릴 듯한 눈빛으로 차량을 확인하니 경찰차다.

"왜 그러세요?"

"자전거 라이트 없어?"

암스테르담에서는 라이트가 없으면 벌금을 문다는 월터의 설명이 떠오른다. 최대한 공손하고 어리숙하게 라이트가 없다고 대답하자 라이트가 없으면 도로에서 위험하다며 다그치듯 말을 한다.

"미안해요. 저기까지만 가면 돼."

"조심해서 가고, 좋은 여행 해."

경찰은 회전 신호등 건너는 것을 에스코트해주고 떠나간다.

"쉥겐 기간이 초과될 유럽에서 메뚜기를 할 때는 라이트하고 후미등을 챙겨야겠군."

도착한 해변 마을은 작지만 생각 외로 불빛이 화려하고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넓고 긴 백사장이 있는 해변이라 아마도 여름철 휴양지가 아닌가 싶다.

백사장에도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이 놓인 모습이 신기하다. 슈퍼마켓에서 소시지를 사고 야영지를 찾아 해변을 따라간다.

너무나 깔끔하고 잘 정비된 해변이라 텐트를 칠 공간이 없고, 바닷바람이 거세어 해변에 텐트를 칠 수가 없다.

프랑스 국경 방향으로 이동을 하고, 마을의 외곽에서 텐트를 칠만한 장소를 겨우 찾았다.

너무 허기가 지고 진이 빠진 탓에 음식을 먹지 못하고, 침낭에 누워 몸의 컨디션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심신이 모두 지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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