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6일 / 맑음
캔터베리
캔터베리의 시내를 둘러본다. 아주 오래된 성 안에 자리잡은 작은 도시지만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달콤하게 잠들었다.
젖어있던 물건들을 꺼내어 정리를 하고, 카카오톡을 확인했지만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기계적 답변만이 와있다.
"정말 싫다. 카카오톡!"
그와 달리 하나카드에서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카카오톡으로 상담 연결을 부탁하며 안내한다.
"빌어먹을 카카오톡!"
숙소에서는 직원들이 청소를 하느라 바쁘다. 직원들에게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하루 더 있을게요. 돌아와서 결제할게요."
"알았어요. 좋은 하루 보내요."
5분 정도 걸어가니 캔터베리의 구시가지가 나온다. 오래된 성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이색적이다.
구시가지의 거리에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밥부터 먹을까."
맥도날드로 들어가 주문을 하고 거리를 모습을 구경한다.
"역시 작은 도시들이 좋아."
화려하지만 마음을 급하게 만들고, 불편한 도시보다 편안한 소도시의 분위기가 좋다.
영국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길쭉하다. 맛은 괜찮은 편이지만 양이 조금 작다.
구시가지의 골목들은 작은 쇼핑몰들과 상점들이 이어진다. 아기자기한 거리의 풍경은 꽤 매력적이다.
핸드폰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본다. 모토로라의 하드케이스와 보호필름이 있을까 싶어 기대 없이 매장으로 들어갔는데 모두 있다.
"빙고!"
현금을 찾아와 하드케이스와 보호필름을 구매하고.
"이제 맘편하게 가지고 다니겠다."
거리를 구경하며 걷던 중 작은 골목으로 캔터베리 대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대성당의 입구는 정말 독특한 건물이다.
"와!"
건물 중앙의 청동조각상과 함께 상징 문장들이 새겨져 있는 석조건물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입구 건물 안쪽의 웅장한 대성당의 모습이 보이지만 공사중이지 성당의 대부분이 철제빔들로 가려져있다.
"아쉽네."
12.5파운드의 입장료를 확인하고 잠시 고민을 하다 되돌아선다.
"너무 비싼데. 하루만 더 고민!"
카페들과 작은 상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는 소박하면서도 클래식한 멋이 있다.
"정말 아쉽네. 왜 하필 공사 중이야."
상점들을 구경하며 걷는다. 묘한 한국식 치킨집도 보이고.
"이건 어떻게 지은 거야. 층별로 각기 기울어진 거야."
거리에는 미용실과 이용실 그리고 네일케어샵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
"기분 전환이 좀 필요한데."
"잉글랜드 스타일로 해주세요."
"쑛?"
"쑛!"
러시아의 첼니에서 이글과 함께 미장원에 들린 후 정말 오랜만이다.
"좋았어."
구시가지를 걷기 위해 되돌아간다.
"안경가게."
스크래치가 난 안경의 렌즈를 교환하고 싶은데, 안경을 가지고 나오질 않았다.
"내일 도전!"
천천히 구시가지를 걷는다.
"건물들이 사랑스럽네."
구시가지의 끝 성문이 나오고, 성문 밖의 거리는 비슷한 느낌의 다른 풍경의 거리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되돌아간다.
"1,500년대 건물이라."
500년 전 거리의 모습이 가늠조차 어렵다.
캔터베리 대성당의 입구에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간다.
"슈퍼가 어디에 있지?"
대성당 가까이 아주 오래된 교회가 보인다.
작은 교회의 내부는 특별함은 없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잠시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슈퍼마켓을 찾아 구시가지의 성벽을 빠져나온다.
대형 슈퍼마켓에 들러 저녁으로 먹을 음식들과 면도기를 구매한다.
"계란 너무 비싸다."
영국의 슈퍼마켓에는 비닐봉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슈퍼에서 산 물건들을 두 손에 들고 숙소로 돌아온다.
"주차비가 비싸네."
작은 도시 외곽의 골목조차 주차비를 내야 하는 모양이다.
"내일은 널 고쳐줄게."
숙소에 돌아와 연장 결제를 하고, 텐트를 말릴 수 있는 장소를 물어보고, 뒷마당의 정원에 텐트를 말린다.
비에 젖은 것들을 세탁하고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슈퍼에서 사 온 피자를 먹을 생각이다.
"조리된 것이 아니네."
숙소의 직원에게 오븐 사용법을 배운다.
"먼저 5분 정도 온도를 올리고, 피자를 넣고 10분 정도 오븐에 구우면 돼."
"쉽네."
"잊지 말고 계속 지켜봐야 해."
"제법 괜찮은데 양이 적다. 3개는 더 필요하겠어."
영국에 도착하여 슈퍼마켓에서 훈제된 소시지를 여러 차례 찾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 없다. 대신 생고기로 만든 물컹거리는 소시지만이 보인다.
프라이팬에 소시지를 넣고 구워본다.
실패다. 생고기의 소시지는 조금 오랫동안 구워야 하는 모양이다.
"역시 소세지는 독일!"
아주 오래된 시계를 바라본다.
"얼마나 많은 삶의 시간을 지켜보았을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 시계를 바라보며 나와 같은 잡념에 빠져들 사람의 시간을 생각하니 아득하다.
"어디로 떠날까?"
여전히 여행의 경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오늘은 편안한 날이었어!"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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