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13일 / 맑음 
바르샤바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한 달 정도 폴란드를 여행하며 국경이 열리기를 기다릴 생각이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83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83시간

 
여행계획
 
산책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르샤바
 
바르샤바
 
바르샤바
 
 
490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마법에 걸린 백설공주도 아닌데, 자고 또 잔다.

프랑스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모양이다. 경각심이 없는 국민들에게 '바보 같은 프랑스인'이라고 말하던 마크롱이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한 모양이다.

"그 정도로 되겠어?"

레오니는 뒹케르크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있다고 한다. 바다가 있는 시골이니 좋은 결정을 한 것 같다.

며칠째 8인실 룸에는 아무도 들어오질 않는다. 너무 편하고 좋다.

"이 상태면 한 달 동안 호스텔에 머물러도 좋겠는데."

대사관 페이스북과 유럽여행 카페에서 정보들을 확인하며 시간을 보낸다. 바르샤바에 있다는 여행자에게 숙소비를 물어보니 1박에 30,000원이라고 한다.

"헐."

같은 숙소로 옮겨볼까 생각하다 숙박비에 놀라 채팅창을 닫는다.

"9,000원도 비싼데."

숙소에 머물러도 좋고, 폴란드를 여행해도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쉬자. 숙소도 저렴하고 편하니."

알렉스와 라이언이 추천해준 장소들을 살펴보며 경로를 계획한다.

먼저 바다가 있는 그다인스크로 가서 시간을 보낸 후 알렉스의 집으로 갈 생각이다. 그리고 바르샤바로 돌아와 국경이나 공항이 폐쇄 중이면 남부 크라쿠프, 자코파네의 산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벨라루스에 가 볼까?"

사전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벨라루스의 대사관 위치를 확인하고, 민스크 공항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도착비자의 내용도 확인한다.

비자 절차 때문에 포기했던 벨라루스 여행인데, 우크라이나의 국경 폐쇄가 길어지면 벨라루스를 여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

"벨라루스는 세 번째 옵션이다."

쉥겐 기간이 지난 독일에서 출국을 할 수 있는지 대사관에 문의하고, 아프리카로 가는 경로와 입국현황 등을 확인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방법까지 생각해 놓는다.

남아공과 수단의 입국이 금지되어 아프리카로 넘어갈 수도 없고, 상황이 불확실한 아프리카는 당분간 보류다.

슈퍼마켓에 식료품을 사러 나간다. 식당들도 대부분 문이 닫혀있고,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포장판매나 배달만을 하고 있다.

슈퍼에 들러 빵과 음료수, 계란 등을 사고.

공원에 앉아 햇볕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좋은데, 한가롭고 좋다."

프랑스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체류기간을 3개월 연장시켜 준다고 한다. 체류기간의 여유가 많지만 추후에 이용해야겠다.

"뭔 체류연장 수수료가 10만원이 넘어."

밀린 자료들도 정리하고, 침대에 누워 쉰다.

식당에서 떠드는 젊은 남녀들, 호기심이 폭발하는 청춘이라지만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은 정말 이해하고 싶지 않다.

"대화 수준이라도 높으면 모르겠지만 고작.."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12일 / 흐림 
바르샤바
며칠 사이에 유럽의 모든 국경이 폐쇄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83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83시간

 
뒹굴
 
뒹굴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르샤바
 
바르샤바
 
바르샤바
 
 
490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대부분의 시간을 숙소에서 보내는데도, 뭔가 피곤하고 졸립다.

지난해 6월 몽골의 헙드에서 한 달여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쉼 없이 달려온 피곤함이 때마침 폴란드의 상황에 맞춰 쏟아지는가 보다.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지지만 마음만은 편안한 날들이다.

"쉬어갈 때가 됐지 뭐."

독일의 국경이 폐쇄된다는 정보가 들려온다. 개인주의가 강한 유럽 사람들의 성향은 어쩔 수 없다지만 국가의 시스템이 한순간에 정지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중국과 한국의 상황을 보며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 모르겠다.

"설마 일본의 데이터를 믿은 거야?"

우크라이나의 국경 폐쇄를 시작으로 폴란드,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독일, 러시아까지 폴란드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모든 국가의 국경이 막혔다.

파박은 뮌헨에서 서울로 사는 항공권을 예매하고 주말에 귀국할 생각이고, 월터는 루마니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

"어제 왔으면 14일간 격리조치당할 뻔했어."

"운 좋네. 14일 동안 부모님한테는 가지 마!"

"알아."

미루고 있던 여행자보험을 가입하고, 잠시 산책을 한 후 숙소로 돌아온다. 주말 내 흐리고 쌀쌀했던 날씨가 제법 따듯하게 변해간다.

"폴란드 어디로 가 볼까?"

"몰라, 일단 좀 쉬자."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6일 / 비
윈체스터-포츠머스
여행을 떠난 지 1년, 떠나는 마지막 날의 기억이 아련하게 기억된다. 영국 여행의 마지막 도시 포츠머스로 향한다.


이동거리
53Km
누적거리
21,995Km
이동시간
5시간 39분
누적시간
1,668시간

 
영국놈
 
중식뷔페
 
 
 
 
 
 
 
35Km / 3시간 00분
 
18Km / 2시간 39분
 
윈체스터
 
페어햄
 
포츠머스
 
 
539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모멘텀 :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

그저 의미 없는 온라인 서핑에서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는 20대 중반 여자아이의 홈페이지로 흘러들어 갔다. 검색했던 키워드가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멍한 손길로 링크와 링크를 타고 이어지던 무미한 일상의 킬링타임이었다.

여자아이의 바람들과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보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하루, 또 하루를 보냈다. 나는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


고대하다 : 몹시 기다리다.

겹겹이 둘러싸인 산들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호기심 가득 바라보았던 미래에 대한 막연함은 그 산들 넘어의 무엇이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그 산들을 오르며 어른이 되었음을 자랑삼는 동안, 단 한 번도 그 산들을 오르거나 넘기를 시도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에 대한 싱거움 또는 소멸돼버릴 상상의 부재가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그 산들을 오르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유지되는 막연함은 때론 상상의 즐거움이었다.

언젠가 그 산들을 넘을 것이다 바람하였다.


여행 : 떠나다.

이제부터 나는 내 삶을 향해 홀로 걸어가야 한다.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돌아와야 할 이유 같은 것이 있을까. 두렵고 슬프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라면 해야 하고,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떠난다, 두렵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삶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2019.01.30

 

안개비가 조용하게 내려앉는 아침이다. 일 년 전 오늘의 마음이 아리게 느껴진다.

 

여행 중 : 내 안을 들여다보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것들, 사람과 사물, 공간, 시간, 감정에 대한 인식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간, 나는 나를 바라본다.

 

리즈훼이의 반려견 콜라는 땅콩을 받아 알맹이를 쏙 빼먹는다. 개가 땅콩을 먹다니 신기한 일이다.

"리, 콜라는 채식주의 강아지야?"

호박씨와 배춧잎을 간식으로 먹는다는 콜라, 나에게도 콜라가 있다.

출발을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는 동안 점잖은 할아버지께서 다가와 이곳에 캠핑을 하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한다.

공원 외곽의 강변에 캠핑을 해도 괜찮다고 알려주시고 자리를 옮기라고 말하신다.

짐들을 정리하고 윈체스터의 구시가지로 이동한다. 조금씩 굵어지는 이슬비를 피하고 아침도 해결할 겸 맥도널드로 간다.

배터리들을 충전하며 어린아이들의 간식 같은 모닝세트로 출출함을 달래고 와이파이로 자료들을 정리한다.

"비 맞기 싫은데."

레인팬츠를 갈아입고, 슈퍼에 들러 비상식으로 먹을 빵들을 챙긴다.

"어라, 이거 좋은데!"

두툼한 고무 재질의 장갑이 사이즈도 넉넉하고 좋다. 뻣뻣한 작업용 장갑에 비해 부드럽고 탄력성도 좋아 비 오는 날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유니크템 장착!"

계산을 기다리는 동안 엄청나게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목발을 짚고 있는 할아버지가 너무나 느리게, 느리게 계산을 하고 잔돈과 물건을 챙긴다. 숨을 참아가며 계산을 돕던 직원의 표정이 너무 귀엽다.

"Great thanks."

비에 젖은 긴 백발과 양편의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왠지 측은하게 느껴진다. 가까스로 숨을 참아가며 계산을 한 직원이 빙긋이 웃는다. 친절한 사람이다.

빵과 장갑을 사들고 나오니 하염없이 이어질 것 같던 이슬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뭐냐? 눈치챘냐!"

내부 구경을 포기한 대성당을 돌아 야영을 했던 공원으로 다시 돌아간다. 어젯밤부터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찾지를 못하겠다. 잠시 길을 헤매다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지도를 확인하며 도로를 따라간다.

포장이 잘 된 깔끔한 공원길을 따라가고, 포츠머스로 이어지는 메인도로를 마주한다.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던 도로도 포츠머스가 가까워지며 조금씩 내려가는 길들이 많아진다.

힘들었던 몸도 조금씩 풀려가며 페달링이 편해지기 시작한다. 쉬는 동안 계속해서 자전거의 피팅을 맞춰간다.

 

포츠머스의 외곽에 들어서자 도시는 짙은 안개비로 감싸여 있다.

"정말 영국의 안개는 대단하다."

대형 슈퍼마켓에 들러 치킨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만 식품코너가 없다. 다른 슈퍼에도 들러 보지만 마찬가지다.

"햄버거는 먹기 싫다."

포츠머스 시내의 뷔페식당을 검색하니 저렴한 중식뷔페가 있다. 7.99파운드.

"오, 대박. 일단 고!"

시내로 접어들자 자전거 도로가 그런대로 갖춰져 있어 편하기는 하다. 방파제 주변으로 이어지는 공원을 가로질러 포츠머스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자전거 도로가 있으니까 얼마나 좋냐!"

식당이 있는 중심지에 중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들이 많이 보인다. 여행객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식당을 찾는 동안 짓궂은 남자아이들이 뒤를 따라오며 장난을 친다. 아이들에게 욕은 할 수 없고 그냥 웃고 만다.

"애들이 누굴 보고 배웠겠어. 딱하다 영국!"

식당에 도착하여 외관과 내부를 살펴보니 싸구려 음식점은 아닌 것 같다.

"저렴하고 착한 가게네."

가게에 들어서자 치파오를 입은 여자와 주방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조금 당황하더니 이내 자전거를 보고는 관심을 접는 눈치다.

나 또한 영어를 해야 할지 중국어를 해야할지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뷔페 7.99파운드 맞지?"

7.99파운드가 맞는지 확실하게 물어보고 접시를 집어 든다. 볶음밥과 고기볶음, 계란탕까지 곁들여 푸짐하고 든든하게 저녁을 해결한다.

배터리들도 충전을 하며 야영지를 검색하고, 천천히 두 접시를 비운다.

"내일 또 와야지."

계산을 하며 '하오츠'라고 인사를 하니 잠시 주춤하던 여자는 중국식 영어 발음으로 7.99라고 심드렁하게 답변을 한다.

"웃어라. 영국에서 쓸데없는 것을 배웠다니?"

어두워진 시내를 자전거를 끌고 바닷가 공원으로 이동한다. 바람이 부는 날이라 백사장보다는 수풀이 있는 해안 언덕이 좋을 것 같다.

조용한 마을을 지나 컴컴한 공원을 방향감만으로 가로질러 해안가에 도착한다. 바람을 피해 수풀이 자란 아늑한 공간에 텐트를 펼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런대로 괜찮은 일 년이었어!"

쉥겐기간을 아끼기 위해 내일 저녁 11시 배를 타고 프랑스의 르아브르로 떠날 생각이다. 천천히 포츠머스를 둘러볼 시간의 여유가 있고, 마음에 들면 하루 정도 더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다.

"어쨌든, 영국 도로는 최악이었어!"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0일 / 흐림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이 있는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오늘도 런던를 걷는다.


이동거리
6Km
누적거리
21,789Km
이동시간
1시간 38분
누적시간
1,643시간

 
런던아이
 
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33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긴장감이 사라진 자리에는 여지없이 불면의 뒤척임이 찾아든다. 하지만 큰 상관은 없다.

10시, 눈커플이 무겁다. 숙소에서 나와 거리를 걷는다.

"이글이 빅벤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웨스터민스터 브릿지에 도착하여 이글과 통화를 한다.

 

"이글, 빅벤이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런던아이가 있는 템즈강변을 걷고,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는 않다.

점심을 먹기 위해 트라팔가 광장의 차이나타운으로 간다. 템즈강을 넘는 런던의 모든 다리들은 모두 인도교인지 궁금해진다.

엠뱅크망역 주변의 풍경은 조금 허름하지만 이색적이다.

런던 거리는 이정표나 가로등 같은 구조물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

어제와 다른 골목을 따라 중국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찾아간다.

이상한 일이지만 런던의 거리는 꽤 매력이 있는 도시다.

"뮤지컬을 한 편 볼까, 말까."

춘절을 맞아 차이나타운은 분주하다. 중국보다는 한산하지만 중국의 모습도 얼핏 느껴진다. 하지만 중국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는 따라갈 수 없다. 생동감 같은 것이 빠져있는 느낌이다.

"중국 춘절이 재미있는데."

어제와 다른 음식점에 들어간다. 음식의 구성은 비슷하지만 훨씬 깔끔하고 맛이 좋다. 느긋하게 두 접시를 해치운다.

"내일도 올까?"

영화관과 뮤지컬 극장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따라 .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개를 끌어안고 담요를 덮고 앉아있거나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고있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개인의 사정이 있겠지만 젊은 사람이 왜 거리에서 인생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멀쩡한 애들인데."

런던 법원의 건물, 특이 도로의 중앙에 세워진 조각상은 정말 인상적이다. 용으로 보이는 것이 무언가를 잡고있는 모습인데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숙소 부근의 기념품샵에서 런던의 엽서를 산다. 3장에 1파운드, 다른 도시보다 저렴하다.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판, 느낌상 임대를 알리는 내용 같은데 잘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며 스치듯 지나칠 때는 유료 화장실인가 생각했는데, 'To Let'이라고 적혀있다.

"Hi. I'm back!"

숙소에 돌아오니 친절한 여직원 둘과 불친절한 여직원이 모두 프런트에 앉아있다. 불친절한 여직원에게도 방긋 웃어주고, 함께 경찰서까지 갔던 직원의 이름은 필라, 에스파냐인이라고 한다.

패니어와 짐들은 다행이 그대로 잘 있다. 다음에는 돈 생각하지 않고 보관을 해야겠다 싶다. 4파운드를 아끼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이 더 가치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많은 문들을 지나 패니어들을 방으로 옮기고, 휴게실에 앉아 자료들을 업로드 한다. 사진이 올라가지 않던 티스토리의 버그가 수정되었나 보다.

"진짜 티스토리 최악이다."

오류 투성이의 어플을 사용하라고 업데이트를 한 티스토리의 운영 마인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티스토리가 생각하는 기본이 무엇인지 따져 물어보고 싶다.

일주일 동안 쓰지 못했던 블로그를 작성하며 휴식을 취한다.

내일, 휴식을 취하고 런던을 떠날 생각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3일 / 맑음
런던
자전거 도난으로 인한 상실감, 이제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37시간

 
대성당
 
경찰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13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오랜만에 마신 소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 소주 두 병에 숙취가 오는 거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친구들의 많은 걱정과 위로의 메시지들을 받는다. 월터의 도움으로 런던의 도난 자전거 커뮤니티에 도난 정보를 올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도움 요청의 메시지도 보낸다.

한국의 발신번호로 전화가 온다. 카카오톡의 고객센터, 화도 나지않고 덤덤하게 몇 가지의 본인 확인을 하고 임시제한 조치를 풀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이다.

"꼬박 한 달이 걸린 거야."

임시제한 조치를 풀고 비번을 변경하은 것에도 여러 차례의 인증 절차를 거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능력 없는 2위 전략도 감당이 안되나 보다."

오전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바람 좀 쐬고 올까?"

원래대로라면 대영박물관을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멀리 걸어갈 기운이 없다. 숙소 앞에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숙소에서 할인을 받아 티켓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들고 성당으로 걸어간다.

"정말 크다."

계단 입구에서 가방과 소지품들을 점검하고,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 티켓 판매소에서 영수증으로 입장권을 발급받는다.

커다란 성당의 내부는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다. 입구에서 한국어의 오디오북를 대여하고, 입장료가 비싸서 인지 오디오북은 공짜로 대여해 준다.

1층의 내부의 분위기를 스캔하듯 둘러보고 바로 둠의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간다. 좁은 회전 계단은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고 경사가 가파르다.

돔의 하단부의 넓은 전망대를 지나 상단부의 전망대로 올라가고, 철제로 된 회전 계단이 복잡하게 하늘을 향해 이어진다.

성인 남성이 통과하기엔 좁은 통로를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철제 계단을 오르니 전망대의 좁은 문이 나온다.

"아고, 힘드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 런던 시내의 전경이 펼쳐진다. 전망대의 좁은 통로와 80미터 높이의 풍경은 아찔하다.

"시원하다."

화려한 조명들이 켜질 야경의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런던의 전체적인 풍경은 그리 멋있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의 시름을 조금은 날려주는 것 같다.

"괜찮아?"

"괜찮지!"

 

좁은 통로를 거꾸로 돌아내려 온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 계단에 현기증이 일어나는 것 같다. 

"머리 조심!"

 

성당의 돔과 내부를 천천히 둘러본다.

흑백톤으로 그려진 천장의 그림들과 4개의 기둥의 이루어진 하단의 모자이크 그림들, 화려하지만 차분한 느낌이 드는 공간의 구성이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세계에게 두 번째로 큰 대성당, 영국 런던의 전통적 랜드마크지만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조금 지쳤어. 하지만 더 가고 싶어."

"가야 해!"

1층의 예배당과 돔 그리고 지하의 묘지, 세인트 폴 대성당은 크게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어두운 조명의 지하로 내려가니 많은 석관들과 기념비들이 놓여있다.

"여기서 결혼식을 했구나."

둠의 정중앙 지하에는 영국의 해군제독 넬슨의 관이 놓여있고.

그 옆에는 워털루 전투의 영웅 월링턴의 관이 놓여있다.

그 사이의 벽에는 백의의 천사라는 나이팅게일의 기념비가 있다.

전쟁의 시대, 전쟁의 삶들.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은 슬픔 속에 의미 없이 사라져 갔다. 러시아의 마을마다 들어서 있는 전쟁 공원에서는 존경의 의미보다 더 큰 슬픔의 무게가 느껴졌다.

넬슨, 월링턴, 나이팅게일, 처칠.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이지만 커다란 감흥은 없다.

"어쨌든 역사가 남겨지는 것은 부럽네."

3시간 남짓 성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온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영국의 모든 것을 간직한 역사의 상징물처럼 느껴진다. 캔터베리 대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고딕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차이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비, 어떻게 됐어?"

오늘 하루 월터가 가장 많이 보낸 메세지다.

"이제 어떤 것부터 시작할까?"

"내가 보내준 한나에게 메세지를 보내 봐. 그녀가 스폰서를 구해줄 수도 있어."

월터가 보내준 페이스북이나 소셜네트워크로 쉐어링을 하는 한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보라고 한다. 그녀가 내 이야기를 공유하면 기업이나 사람들이 도와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 해 볼게."

한나에게 메세지를 작성하여 보내고, 어제 도움을 줬던 호스텔의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어제 경찰서에 가서 CCTV에 대해 말했어?"

"아니, 영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직원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10분 후에 자신과 함께 길 건너편의 호텔로 CCTV를 확인하러 가자고 한다.

건너편 호텔의 CCTV에서는 범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여직원은 자신이 설명을 하겠다며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한다.

함께 경찰서로 걸어가며 한나에게 보낸 메시지의 문법이 맞는지 물어보고, 런던에서 가야 할 5곳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음, 샤드빌딩, 런던타워, 타워브리지.. 그리고 뮤지컬을 꼭 봐."

"뮤지컬?"

"응, 런던에는 다양한 뮤지컬들이 있어. 꼭 봐."

"뮤지컬이라.. 알았어."

경찰서에 가서 어제의 할머니 경찰과 대화를 하고, 101에 전화를 하며 번역기로 설명을 해준다.

"메일 보냈다고 하는데."

"안 왔는데."

"스팸함을 열어봐."

그녀의 말처럼 경찰서에서 보낸 메일은 스팸함에 수신되어 있다. 경찰의 리포트를 읽으며 다시 설명을 해준다.

"경찰들은 2시간 동안의 CCTV만을 확인했데, 더 조사를 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네."

운이 좋다면 자전거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

퇴근을 하는 그녀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온다. 하루 종일 핸드폰의 알람을 울리게 했던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저 늪은 건널 수 없다고 내게 말한다면, 나는 내가 건너려 하면 건널 수 있다고 말해 주겠습니다." - 매리앤느 무어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 한다.' 

"If you will tell me why the fen appears impassable, I then will tell you why I think that I can get across it if I try." -Marianne Moore 'I May, I Might, I Must.'


I'm Xavi, a Korean bicycle traveler. I left South Korea in January 2019 and came to Britain after Mongolia, Russia and Northern Europe. There were many difficulties during my journey over 20,000km, but it was a great happiness for me to see the stories of people I met on the road, the many cities and natural scenery. I have been comforted by people and hoped my trip will be a little comfort to them. But when I arrived in London, my bicycle was stolen. I can't travel any more. The reason why I traveled is because of my father's death. Born in a small country in South Korea, he had a hard life but has never left his small town. I wanted to see him and the world through my eyes instead of him who has lived so hard all his life. The trip, which began with my little wish, contains the wishes of the people I met during the trip. Dreams of 300 young Korean students who died in 2014 in the sinking of the ship, Li Zhui of China and Ochor of Mongolia who want to see the world, Isabel of Russia who watches my trip in order not to give up her dreams, Leoni's family of France who gave me Piero made by Marie hoping for Marie's health and... Many friends wishes are traveling with me. So I don't want to stop this trip. Can never stop. I'll go... As long as I can go!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1일 / 비, 맑음
메이드스톤-런던
영국의 날씨는 정말 괴팍하고 축축하다. 캔터베리를 출발하여 단 하루만에 모든 것들이 엉망으로 젖어있다. "런던으로 가자!"


이동거리
61Km
누적거리
21,753Km
이동시간
5시간 53분
누적시간
1,633시간

 
A20도로
 
그리니치공원
 
 
 
 
 
 
 
38Km / 3시간 10분
 
23Km / 2시간 43분
 
메드스톤
 
시드컵
 
런던
 
 
29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싸늘한 기운에 잠이 깬 아침,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축축하고 춥고. 참 싫다."

눅눅한 침낭이지만 벗어나기가 싫고, 비를 맞으며 달려온 피곤함은 가시지 않고 남아있다.

카카오톡의 답변은 계속해서 통화연결이 안 된다는 답변이다. 통화가능 시간을 적어 다시 상담문의 글을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통화가 필요하면 왜 서류는 받은 거야. 끝까지 가 보자!"

스위스 은행 계좌를 열어보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 같은 대단한 카카오톡이다.

런던까지 60km의 거리, 영국의 라이딩 환경을 생각하니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냥 도버로 돌아갈까 보다!"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 바람, 갓길도 없는 좁은 도로, 거친 운전자 그리고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좌측의 진행방향, 모두 어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다.

영국의 지형은 평탄하지 않고 오르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작은 타운이나 소도시에 들어서면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끊기고 사라지는 도로들이다.

 
"정말 최악이야!"

신발도, 장갑도 축축하게 젖어들고 냉냉하게 찾아드는 한기는 정말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불편한 느낌이다.

"밥이나 먹자. 힘들다."

어젯밤 메이드스톤에서 사놓은 햄버거를 꺼내 먹는다.

"현실적인 햄버거의 모양이네."

"32마일이나 남았네. 젠장 10km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다."

도로가 위험하여 도로변의 인도를 따라가 보지만 비바람에 부러진 굵은 나뭇가지들이 떨어져 있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로쓰햄을 지나며 산을 넘어가는 긴 오르막이 이어지고, 차량들을 신경 쓰며 페달을 밟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기만 하다.

다행히 오후들어 하늘이 맑아진다. 내리막의 도로가 이어지지만 위험한 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릴 수도 없다.

작은 타운 스완리에 도착하여 잠시 쉬며 런던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결정한다.

"그리니치 천문대, 런던타워, 런던교로 해서 숙소로 가자."

세인트 폴 대성당 근처에 있는 숙소로 가기 전 근처의 관광지들을 구경하고 갈 생각이다.

"에쉬, 오늘도 엉망이네."

출출함이 느껴져 도로변의 맥도널드에서 허기를 달래고 그리니치 천문대로 향한다.

런던의 외곽이지만 시내로 들어갈수록 밀려있는 차량들이 길을 막고.

"그래, 내가 졌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이상한 거야!"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진 국가들을 여행하다 영국으로 들어오니 도로를 따라가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 자전거 도로가 가장 좋지 않았던 독일도 영국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다.

"왜 계속 올라가는 거야? 런던이 산동네인가?"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그리니치 공원에 도착하고, 넓고 깨끗한 공원에서 길을 헤맨다.

공원의 언덕 위에 들어선 그리니치 천문대에 도착하자 템즈강변을 따라 들어선 도시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런던이냐?"

작은 그리니치 천문대보다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 전망대가 더 인상적이다.

 

"당신은 뉘신지?"

"근데 어떤게 천문대야?"

"별 것 없네!"

복잡하고 혼잡한 런던의 시내를 가로질러 런던타워로 향한다. 서울 시내에서의 라이딩이 익숙하여 차라리 차량들로 혼잡한 시내의 도로가 갓길이 없는 일반 도로보다 더 편하게 느껴진다.

"유럽에 살면 자전거 딜리버리 정도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로와 인도를 넘나들며 능숙하게 도심의 도로를 지나치고 타워브리지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되게 못생겼네."

 

브릿지타워는 생각했던 모습보다 육중하고 거대한 건축물로 보인다.

 

"대단하긴 하네."

 

"롯데타워를 누가 옮겨놨어?"

 

런던탑의 모습을 잠시 구경하고.

 

런던교로 향한다.

 

런던교의 사고이후 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의 인도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커다란 경계봉과 경계석들이 세워져 있다.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간다. 모던한 빌딩 숲과 조화롭게 들어선 석조건물들 그리고 붉은색의 2층 버스를 지나치며 달리니 런던에 도착했음이 실감이 난다.

 

내가 생각했던 런던은 타워브릿지나 런던탑과 같은 관광의 상징물이 아닌 도시의 색과 분위기 같은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도시라는 공간의 이미지는 뉴욕의 맨하튼보다 런던이라는 도시,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회색빛 거대하고 반듯한 세인트 폴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건너편 호스텔을 찾고 체크인을 한다.

 

"호스텔 입구에 자전거를 놓아도 괜찮아요?"

 

호스텔의 여직원은 그렇다는 듯 긍정의 답변을 하며 내일 다른 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안내를 한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도시의 미소는 친절하지만 상냥함이나 정감은 없다.

 

"안전하지?"

 

여직원은 이번에도 상관없다는 듯이 대답을 한다. 

 

호스텔 창문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패니어와 짐들을 2층의 방으로 옮기고 서둘러 비에 젖은 몸을 씻어낸다. 

 

주변의 저렴한 음식점들과 한국 음식점들을 검색하여 찾았지만 멀리 걸어가기엔 피곤한 몸이 귀찮다.

 

"맛있는 것은 내일 먹자!"

 

여행자 식당에서 간단하게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런던의 중심에 위치한 세인트 폴 대성당 주변은 쾌적하고 조용하다.

 

"런던도 생각보다 나름 괜찮네."

 

지도를 확인하며 런던의 관광지들을 검색하며 내일의 경로를 생각하다 일찍 잠이 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0일 / 비
캔터베리-차링-메이드스톤
런던을 향해 출발한다. "왜, 자전거만 타면 비가 오는 것일까!"


이동거리
50Km
누적거리
21,692Km
이동시간
5시간 22분
누적시간
1,627시간

 
켄트다운즈
 
A20도로
 
 
 
 
 
 
 
25Km / 2시간 30분
 
25Km / 1시간 52분
 
캔터베리
 
차링
 
메드스톤
 
 
236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잠에서 깨자마자 메일을 확인한다.

"전화 연락이 필요합니다."

어이가 없는 카카오톡의 성의 없는 답변이다. 카카오톡의 고객상담 업무시스템은 모르겠지만 정말 형편없다.

독일의 번호로 계정을 만들고 카카오톡 상담을 해도 답변이 없다. 

"화 내봐야 나만 손해지."

상담문의를 다시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일기예보와 달리 이슬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비는 정말 싫은데."

런던까지 100km 정도의 거리, 비 내리는 하루에 이동하기 힘든 거리다.

"가는데 까지만."

캔터베리의 구시가지로 내려가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며칠째 햄버거만 먹어서인지 아침부터 허기가 심하게 밀려온다.

햄버거 세트 중에 들어있는 볶음밥 메뉴가 마음에 든다.

"캔터베리, 잘 쉬고 간다."

영국의 도로는 정말 최악이다. 우리와 진행방향이 반대인 도로는 폭이 좁고, 갓길도 없고, 자전거 도로도 없다.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거칠게 자전거를 지나쳐 간다.

"신사의 나라에 신사가 없다는 것은 진리다."

영국인들의 첫인상은 별로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다. 시니컬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정감이 있는 러시아인들의 매력에 비하면 정말 무색무취하고 유머가 부족한 사람들 같다.

"너네는 러시아의 썰렁한 유머 감각이라도 배워야겠어."

 
정말 지독하게 축축한 안개비와 바람 그리고 최악의 도로와 운전자들이다.

비에 완전히 젖어버린 바지를 벗고 레인 팬츠로 갈아입는다. 신발은 이미 축축하게 첨벙거리는 소리가 난다.

"괜히 영국에 왔나?"

악명이 높은 영국의 겨울 날씨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지만 정말 괴팍한 날씨다. 쉥겐 기간의 압박과 런던만을 구경하기 위해 계획에 없던 영국으로 넘어왔지만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다.

캔터베리로 가기 위해 넘었던 켄트 다운즈를 다시 되돌아 넘어 찰링에 들어선다. 버스 정류장조차 없어 비를 피하며 쉴 수가 없었던 도로변의 작은 주유소로 들어간다.

콜라와 샌드위치를 사서 주유소의 카운터 데스크에서 허기를 달랜다. 영국 왕실 해리왕자의 독립 문제가 큰 이슈인가 보다.

"왕실 문제보다 블렉시트가 더 큰 문제 아니니?"

왕실의 존재는 넓게 봐서 국가의 문화유산이라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아니지만 일반 국민의 삶과 직결된 블렉시트보다 왕실의 가십거리가 더 중요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영국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나?"

영국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쩌면 영국에 대한 호감이 없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스코틀랜드는 좋아하는데. 브레이브 하트!"

2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 메이드스톤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마쳐야겠다.

"월터, 영국의 날씨와 도로는 정말 최악이야!"

"맞아. 영국은 지금이 가장 나쁜 계절이야."

"스코틀랜드에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지금은 그래. 5월에 좋아."

돌풍처럼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자전거를 도로 쪽으로 밀어내고, 거칠게 지나가는 차량들은 위험하게 느껴진다.

핸들을 쥐고 있는 팔은 저려오고 차갑게 얼어가는 손등은 시려온다.

"런던만 보고 파리로 돌아가자."

영국은 시차 때문에 조금 일찍 날이 밝고, 4시가 되면 어둠이 시작된다. 다행히 어둠이 시작될 때쯤 메이드스톤에 들어선다.

맥도널드에 들러 햄버거 세트를 포장하고, 주변에 저렴한 숙소가 있는지 검색하지만 작은 소도시에는 호스텔이 없다.

메이드스톤의 작은 메이드웨이 강 주변 공원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길을 찾아간다. 변변한 자전거 도로가 없으니 길을 찾기도 힘들다.

강변 공원에 텐트를 펼치고, 런던에서 머물 숙소를 예약한다. 일주일 정도 런던에서 시간을 보낸 후 포츠머스로 가서 페리를 타고 프랑스로 돌아갈 생각이다.

"바람 소리가 정말 무섭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49일 / 맑음 뒤 흐림
캔터베리
런던으로 떠나기 위해 유격이 발생하여 흔들리는 자전거의 허브를 정비한다.


이동거리
5Km
누적거리
21,642Km
이동시간
1시간 30분
누적시간
1,622시간

 
허브정비
 
휴식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캔터베리
 
캔터베리
 
캔터베리
 
 
186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불현듯 찾아든 잡념들은 늘 불면의 뒤척임으로 찾아든다.

"언제쯤 내 안의 모든 것들이 피아의 구분 없이 그 자체로 전부가 되는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까?"

"웬일로 날이 맑네."

월요일 업무의 시작으로 답변이 올 것이라 생각했던 카카오톡에서는 아무런 메시지가 없다.

"정말 어렵게 만드네."

런던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다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숙소에서 문제들을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좋겠다 싶다.

"하루 더 머물자. 흔들리는 허브도 정비하고."

숙소를 연장하고 어제 발견한 자전거샵에서 허브 정비의 요금을 물으니 20파운드라고 한다.

적당한 가격이지만 여행자에게는 비싼 요금이라 지도를 검색하고 다른 샵으로 찾아간다.

"허브 정비 하는데 얼마죠?"

영국 사람들의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가 어렵다. 말도 빠르지만, 일단 말들이 정말 많다. 첫 번째 샵의 가격과 같은 20파운드를 안내한다.

허브 정비용 스패너를 챙겨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두 곳의 정비료가 같으니 이 동네의 표준 정비요금이라 생각하고 정비를 맡긴다.

"한 시간 후에 오세요."

정비 시간을 기다리며 구시가지에 있는 박물관으로 들어갔지만 월요일은 휴무다.

"꼭 이렇더라."

맥도널드에 가서 점심을 해결하고, 자전거를 찾아 숙소로 돌아온다. 오후에 비예보가 있는 날씨는 바람과 함께 흐려지기 시작한다.

"내일은 떠나자."

캔터베리에서 보낸 시간으로 그동안 여행으로 쌓인 여행의 피로가 사라졌다.

"런던으로."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