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60일 / 흐림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이 있는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오늘도 런던를 걷는다.


이동거리
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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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89Km
이동시간
1시간 38분
누적시간
1,643시간

 
런던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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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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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사라진 자리에는 여지없이 불면의 뒤척임이 찾아든다. 하지만 큰 상관은 없다.

10시, 눈커플이 무겁다. 숙소에서 나와 거리를 걷는다.

"이글이 빅벤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웨스터민스터 브릿지에 도착하여 이글과 통화를 한다.

 

"이글, 빅벤이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런던아이가 있는 템즈강변을 걷고,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는 않다.

점심을 먹기 위해 트라팔가 광장의 차이나타운으로 간다. 템즈강을 넘는 런던의 모든 다리들은 모두 인도교인지 궁금해진다.

엠뱅크망역 주변의 풍경은 조금 허름하지만 이색적이다.

런던 거리는 이정표나 가로등 같은 구조물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

어제와 다른 골목을 따라 중국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찾아간다.

이상한 일이지만 런던의 거리는 꽤 매력이 있는 도시다.

"뮤지컬을 한 편 볼까, 말까."

춘절을 맞아 차이나타운은 분주하다. 중국보다는 한산하지만 중국의 모습도 얼핏 느껴진다. 하지만 중국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는 따라갈 수 없다. 생동감 같은 것이 빠져있는 느낌이다.

"중국 춘절이 재미있는데."

어제와 다른 음식점에 들어간다. 음식의 구성은 비슷하지만 훨씬 깔끔하고 맛이 좋다. 느긋하게 두 접시를 해치운다.

"내일도 올까?"

영화관과 뮤지컬 극장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따라 .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개를 끌어안고 담요를 덮고 앉아있거나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고있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개인의 사정이 있겠지만 젊은 사람이 왜 거리에서 인생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멀쩡한 애들인데."

런던 법원의 건물, 특이 도로의 중앙에 세워진 조각상은 정말 인상적이다. 용으로 보이는 것이 무언가를 잡고있는 모습인데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숙소 부근의 기념품샵에서 런던의 엽서를 산다. 3장에 1파운드, 다른 도시보다 저렴하다.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판, 느낌상 임대를 알리는 내용 같은데 잘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며 스치듯 지나칠 때는 유료 화장실인가 생각했는데, 'To Let'이라고 적혀있다.

"Hi. I'm back!"

숙소에 돌아오니 친절한 여직원 둘과 불친절한 여직원이 모두 프런트에 앉아있다. 불친절한 여직원에게도 방긋 웃어주고, 함께 경찰서까지 갔던 직원의 이름은 필라, 에스파냐인이라고 한다.

패니어와 짐들은 다행이 그대로 잘 있다. 다음에는 돈 생각하지 않고 보관을 해야겠다 싶다. 4파운드를 아끼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이 더 가치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많은 문들을 지나 패니어들을 방으로 옮기고, 휴게실에 앉아 자료들을 업로드 한다. 사진이 올라가지 않던 티스토리의 버그가 수정되었나 보다.

"진짜 티스토리 최악이다."

오류 투성이의 어플을 사용하라고 업데이트를 한 티스토리의 운영 마인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티스토리가 생각하는 기본이 무엇인지 따져 물어보고 싶다.

일주일 동안 쓰지 못했던 블로그를 작성하며 휴식을 취한다.

내일, 휴식을 취하고 런던을 떠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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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9일 / 흐림
런던
도난 자전거의 문제로 둘러보지 못했던 런던의 시내를 둘러본다. "이제 런던의 모습을 보여줘."


이동거리
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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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8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42시간

 
트라팔가
 
웨스터민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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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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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흐린 날씨의 런던이다. 10시, 방에서 헤어 드라이를 사용하는 동양인 젊은 남자의 어수선함에 잠이 깬다.

"넌 국적이 어디냐?"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래층의 샤워실에 내려가면 거울과 콘센트가 있을 텐데, 시끄러운 헤어드라이기를 8명이 생활하는 방에서 사용하는 뻔뻔함은 무엇일까 싶다.

"형이 요즘에 힘이 없어서 참는다."

짐들을 보관함에 차곡차곡 집어넣고 열쇠를 잠근 후 체크아웃을 한다.

"혹시, 빈 방이 없나요?"

첫날, 밖에 자전거를 두어도 안전하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했던 여직원은 내 질문의 뜻을 모르겠다는 듯 불쾌하게 행동을 한다.

"아오, 정말!"

호스텔에서 일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대면했을 것인데, 마인드가 정말 부족해 보이는 여자에게 측은한 생각이 느껴질 정도다.

"내가 웃고 만다. 웃어주자! 불쌍한 아이잖아."

자신은 모르겠다며 옆에 앉아있는 남자직원에게 물어보라는 제스처를 하는 여자에게 한번 웃어주고, 남자에게 다시 문의를 하니 오늘은 방이 없다고 한다.

"알았어. 내일 올게."

남자는 짐을 지하에 있는 창고에 넣으라며 열쇠를 건네준다.

"방에 있는 라커에 두면 안 돼?"

"안 돼."

이것이 룰이라면 더 바랄 필요도 없고, 요구하고 싶지도 않지만,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눈꼼만틈도 없는 녀석들이다. 한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가장 많이 도와줄 사람들은 숙소의 직원들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를 도와주고 걱정해준 친구들과 이 녀석들은 절대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이냐?"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몽골과 러시아에 비하면 100분 토론을 하는 것과 같은 수준인데, 역시 사람의 문제이다. 대도시 사람들은 잘 웃지만 저렴한 서비스에 불과한 것이다.

패니어들을 꺼내어 지하에 있는 짐보관 창고로 옮기느라 진이 빠진다. 짐보관 창고의 캐비닛은 유료인 모양이다. 작은 1파운드 사물함부터 큰 3파운드 사물함까지 있는데, 2파운드 사물함에 패니어들을 요령껏 집어넣고 사용법을 보니 24시간 제한이다.

"젠장할, 그럼 4파운드야?"

잠시 고민을 하다 사물함의 열쇠를 잠그지 않고 그냥 나왔다. 프런트에서 열쇠를 관리하는 창고인데 괜찮지 않을까 싶다.

불친절한 여직원의 행동에 기분이 조금 상하고, 사물함의 보관비 4파운드를 괜히 아꼈나 싶은 생각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정말, 도난당하는 것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아."

"에쉬, 열쇠 잠그고 나올걸."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걷는 사이 오래된 큰 건물과 도로 중앙에 세워진 인상적인 조각상에 발걸음을 멈춘다.

"법원이구나."

트라팔가 광장으로 걸어가는 길의 도로변 풍경은 런던 타워 방향의 거리와는 조금 다른 느낌, 조금 더 오래된 거리의 모습이다.

트라팔가 광장은 그저 그렇다.

특별히 크지도 않고,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으며 특별한 공간감도 없다.

"그냥 사진 찍기 공간이네."

여기저기 버스킹을 하거나 행위예술을 하거나 바닥에 낙서를 하거나 인형탈을 쓴 사람들이 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나라면 중국 국기를 제일 크게 그리겠다."

중국 뷔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니 차이나타운처럼 느껴진다.

"오, 중국 느낌 난다."

춘절이 다가와서 거리에는 많은 홍등이 걸려있지만 뭔가가 부족하다.

"색은 비슷한데, 냄새와 분위기가 다르다."

차이나타운의 거리에는 많은 뷔페 음식점들이 있다. 10.5파운드의 요금인데 현금만 받는다.

"그래, 현금 박치기가 최고지."

난데없이 서비스 요금이 붙어 나오는 식당보다 현금을 받는 이런 확실한 식당이 좋다.

주변 은행에 들러 현금을 찾은 후 식당에 들어간다.

"역시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중식뷔페가 최고야!"

고기와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중식이 가장 저렴하고 좋다. 중국을 여행하며 중국 음식의 향과 맛에 적응이 된 터라 아무런 부담도 없다.

"이 집은 음식을 못하네."

오랜만에 고기로 배를 채우니 세상이 좋다.

"역시, 우울할 땐 고기야!"

버킹엄궁전으로 걸어가다 작은 교차로 광장에 들어선다.

트라팔가 광장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좋다.

선물가게들을 구경하다 2파운드 정도의 자석들을 포기하고 길거리에서 파는 1파운드 자석을 하나 산다.

"특색이 없어. 런던은 1파운드면 돼."

그린공원을 가로질러 버킹엄궁전으로 걷는다.

푸른 잔디가 있어서인지 브뤼셀의 중앙공원보다 산뜻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문장의 철문과 함께 버킹엄궁전의 모습이 나타난다.

너무나 편안한 노르웨이의 궁전보다 가깝지 않지만 벨기에의 궁전보다는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꽤나 삼엄한 경계가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의 모습이다.

평범한 모습의 궁전보다 궁전 입구의 철문과 기둥에 새겨진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요란하지 않고."

"사자와 유니콘?"

궁전의 건너편에는 대리석의 빅토리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의외로 소박하네."

낮을 들고 있는 여인과 사자상.

망치를 들고 있는 남자와 사자상.

그리고 중앙에 세워진 빅토리아 기념비.

"위엄 있네."

천천히 기념비의 네 면을 살펴본다.

"뜻밖이야. 사치스러울 줄 알았는데."

특별히 다른 무엇이 없지만.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집 나간 해리는 어떻게 됐어?"

궁전의 광장을 돌아 웨스터민스터 사원이 있는 템즈강변으로 걸어간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는 정말 다양한 조류들이 호수와 잔디밭을 돌아다닌다.

먹이를 주는 사람들에 길들여졌는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먹을 것을 조르는 아이처럼 사람들의 주변을 따라다닌다.

"이 공원 마음에 드네."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들과 호수, 패리컨과 다양한 새들 그리고 다람쥐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공원의 분위기가 정말 편하고 좋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건너편 작은 공원에는 간디, 만델라와 같은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위인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오, 포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모습은 캔터베리 대성당의 모습과 비슷하고.

영국 대성당들의 조각들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모습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사원의 측면에 들어선 노란빛이 감도는 석조건물이다.

"뭘까?"

"매력적인 색과 구조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내부 관람은 포기하고 빅벤과 런던아이가 있는 강변으로 걸어간다.

웨스트민스터궁은 일부가 공사 중이라 철제빔으로 가려져 있고, 템즈강변의 런던아이는 생각보다 작게 느껴진다.

"별게 없네."

1박을 예약한 숙소로 걸어간다.

웨스트민스터 브리지 근처의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다. 너무나 밝고 경쾌한 여직원의 미소와 제스처가 마음에 든다.

"차음부터 여기로 왔어야 했는데."

난데없이 기도를 올리는 무슬림 친구들과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밀린 여행자료들을 정리하고.

도로변 선물가게로 바람을 쐬러 나간다.

"왜, 반말이냐!"

"이게 왜 영국에서 팔리지?"

"잠깐만, 빅벤을 못 봤잖아?"

웨스트민스터궁을 디나며 빅벤의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공사용 철제빔들로 둘러싸인 건물이 빅벤이었던 것 같다.

"이글이 보고 싶다고 했는데, 하필 공사 중이네."

숙소에 돌아와 자료들을 정리하고, 저녁 무렵 밀려들던 졸음을 지나 보내니 새벽까지 잠들기가 힘들다.

"뭐, 이틀만 더 쉬고 떠나자."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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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8일 / 맑음
런던
올리버와 카시아의 초대로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 하르네힐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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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Km
누적거리
21,78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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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간 0분
누적시간
1,642시간

 
자물쇠사기
 
하르네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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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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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하게 느껴지는 피곤함이다. 10시에 일어나 숙소에 빈 방이 생겼는지 물어보지만 목요일은 여전히 방이 없다고 한다.

"영국에서 아무것도 보지를 못했어. 매일 세인트 폴 대성당만 보고 있었다고."

방긋 웃는 여직원은 호스텔의 친절한 직원이다.

여직원에게 빈 방이 생기면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자전거의 자물쇠를 사기 위해 근처의 자전거샵으로 간다.

 

"자물쇠의 포스가 남다르군."

"근데, 무슨 자물쇠 가격이 금값이냐!"

굵은 와이아와 작은 번호 자물쇠를 20파운드에 구매하고, 매장을 둘러보니 매장 안에 전시된 자전거들도 자물쇠로 모두 잠가놨다.

판매용 열쇠로 보았던 제품은 자세히 보니 액세서리 제품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잠가놓은 도난 방지용 열쇠다.

"대체, 이 놈의 나라는."

숙소로 돌아와 경찰서에 함께 간 여직원에게 테라스의 문을 열어달라 부탁하고 와이어와 U락으로 튼튼하게 잠가놓는다.

"됐다."

여직원이 웃으며 테라스의 열쇠를 잠근다.

한식당으로 걸어가 김치찌개로 점심을 하고, 가게에 앉아 올리버의 집으로 가는 경로를 재확인한다.

"지하철 어떻게 타요?"

한식당의 사장님은 오이스터 카드를 사서 우리나라처럼 지하철을 타면 된다고 한다.

숙소로 돌아와 5시까지 휴식을 취한다. 중국의 리즈훼이에게 메시지가 오고,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해 중국은 매우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꼭 마스크를 쓰세요."

"나보다 중국이 위험하지. 마스크 꼭 쓰고, 조심해."

"마스크도 모두 품절이다. 집 밖으로 안 나가고 있어요."

"그래, 집에만 있어!"

어떤 면에서 보면 정보가 투명하지 않은 중국에서 산다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지 싶다. 어쨌든 무사히 바이러스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5시가 되어 올리버의 집으로 가기 위해 숙소 근처의 템드링크역으로 걸어간다.

"오이스터 카드를 사야 하는데."

자동판매기가 보이질 않아 역의 매표소에 문의를 하니 매표소에서 판다고 한다.

"얼마를 충전하세요?"

"20파운드 해주세요."

"카드 보증료 5파운드 포함해서 25파운드요."

올리버가 사는 헤르네힐은 7km 정도 떨어져 있다. 역의 직원들에게 헤르네힐로 가는 승차장을 묻고 지하 승차장으로 내려간다.

"라인이 하나가 아닌데?"

사람들에게 하르네힐로 가는 기차가 몇 번째 도착할 기차인지를 묻고 안내판을 주시하며 기차를 기다린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에 사람들도 많고, 기차도 연착이 되는 것 같다.

만원 지하철이지만 불편함 없이 4 정거장 떨어진 하르네힐역에 도착한다. 작은 하르네힐역을 나오자 작은 꽃집이 눈에 들어온다.

올리버에게 줄 다육이 작은 화분과 카시아에게 줄 꽃을 10파운드로 구매하고 구글맵을 켜고 올리버의 집으로 걸어간다.

시내에서 겨우 7km 정도의 거리인데, 하르네힐의 분위기는 복잡한 도시의 느낌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조용한 동네네. 좋다."

올리버와 카시아는 따듯하고 환하게 반겨준다. 거실에 앉아 올리버 부부와 맥주를 마시며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정말 편하고 좋은 시간, 즐거운 대화가 이어진다. 2시간 정도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하르네힐역으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템즈링크로 가는 기차를 확인하고.

텅빈 기차를 독차지하고.

카시아가 쓴 The secret lives of colour은 다양한 컬러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컬러의 말, 카시아의 싸인도 받고. 많은 책들을 구매했지만 작가의 친필 싸인은 처음인 것 같다.

"영광이네!"

여행 중 무거운 책을 가지고 다닐 수는 없으니 빨리 읽고, 건축을 공부하는 레오니에게 선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템즈링크로 돌아온다.

"I arrived in hostel. Thanks for good time, good beer, good princess. Thank you."

"We are very happy to have been a small part of your big adventure. Wishing you safe travels and nice people!"

 

숙소에 돌아와 빈 방이 생겼는지 확인을 했지만 역시나 없다. 금요일과 토요일의 예약을 하고, 짐들을 하루 동안 보관해 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한다.

"나 짐이 너무 많아."

친절한 여직원은 웃으며 번역기에 무언가를 적어 보여준다.

"하루 이상 짐을 보관하지 않지만 자전거 문제도 있었고 하니 특별히 예외로 해줄게."

"고마워. 그리고 오늘 이 작가를 만났어.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와, 대단한데."

친절한 여직원은 예쁘게 웃을 줄 아는 사람이다.

토트넘의 경기를 확인하니 조금 전 손흥민이 골을 넣어 2-1로 리드를 하고 있다.

아쉽지만 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시간을 보냈으니 상관없다.

 

"빛은 색을 통해 우리의 눈으로 인식되고, 색은 고유의 영역 안에서 밝기도 하고, 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왜곡되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색으로 볼 수 있는 빛은 빛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에게 색이란 사람의 마음이 투영된 얼굴, 전부를 전할 수 없지만 작은 미소로 제 마음을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올리비에, 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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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7일 / 맑음
런던
트렉 영국으로부터 새 자전거를 후원받기로 하며 다사다난했던 자전거 도난사건은 끝이 났다.


이동거리
6Km
누적거리
21,783Km
이동시간
1시간 54분
누적시간
1,642시간

 
도로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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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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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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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깊이 잠들었다. 마음 고생을 한 며칠 동안의 피로는 여전하지만 마음만은 편안해진 아침이다.

"사비, 자전거를 언제 받아?"

"잘 모르겠어. 주말 전에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월터, 올리버와 자전거에 대해 메세지를 주고받는다.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세 번째 조식을 먹으니 조금씩 접시에 담아주는 양이 달라진다.

"3접시는 먹을 수 있는데."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노리치와의 경기를 검색한다.

"너무 비싼데. 70파운드."

올리버에게 경기에 대해 물어보니 토트넘은 조금 위험하고, 티켓이 너무 비싸다며 온라인 티켓 사이트의 주소를 보내준다.

"그냥, 런던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서 보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관람 좌석을 검색하며 망설이는 동안 올리버에게 다시 메세지가 온다.

"사비, 자전거샵에서 연락이 왔어. 오늘 자전거를 받을 수 있데."

"정말?"

"응. 6시 15분 전에 가게로 가면 돼."

자전거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망설이던 토트넘 경기는 바로 포기를 하고 올리버에게 자전거샵의 주소를 받는다.

"올리버, 패니어백의 마운트가 필요한데?"

올리버는 패니어 마운트를 판매하는 자전거샵을 검색해서 알려준다. 세수을 하고 바로 밖으로 나간다.

숙소 근처의 자전거샵은 마운트를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가격만을 알아보고 올리버가 알려준 자전거샵으로 걸어간다.

"월터, 오늘 자전거를 받을 수 있데."

"앗싸!"

"고마워 월터. I'm glad to you are."

며칠 동안 함께 고민해 준 월터가 있어서 참 고맙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메세지를 보내니 한참 후 월터는 번역이 이상하다며 말의 뜻을 묻는다.

"뭐가 이상해. I'm so happy that you are."

"You are happy that i am?"

"대충 알아들어! 이 정도는 번역기 안 써!"

확실히 영어는 제스처나 표정을 함께 말해야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언어인가 보다.

"이건 어때? I'm so good because of you."

'니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라는 감정을 표현하기엔 영어는 한국어에 비해 참 허접한 언어인 것 같다.

 

독일의 아희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를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해요?"

"I'm happy that you are here 아니면 I am thankful that you are here! 이러면 될것 같은데요."

"비슷한데. I'm so happy that you are 했더니 홀랜드 남자가 이상하데."

아무래도 자유분방한 네덜란드의 남자에게는 감정표현을 하지 말아야겠다.

"설마? 월터, 나 남자는 싫어! 알지?"

올리버가 알려준 자전거샵은 이틀 동안 자전거를 검색하며 알고 있던 수제 자전거 브랜드샵이다.

매장에 들어가 패니어의 마운트를 구매하고, 6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두 시간이나 남았네. 어떻게 하지?"

6시 15분에 올리버와 만나기로 한 자전거샵으로 걸어간다. 4시 20분, 가까운 거리의 East Central Cycles에 도착한다.

약간의 출출함이 있지만 주변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그냥 매장으로 들어간다.

매장에 들어가 이름을 말하니 직원 남자들은 반갑게 맞아주며 자전거를 받아갈 것인지를 묻는다.

"아니, 6시에 친구를 여기에서 만나기로 했어. 여기서 기다릴게요."

지하의 미케닉실에 내려가니 붉은색 트렉520이 작업대에 걸려있다.

"아.."

새자전거를 보니 낡은 내 자전거가 생각나 뭉클한 감정이 느껴진다.

"여기까지 함께 달려왔는데.."

패니어 마운트 설치를 부탁하고, 페달을 설치한다.

"시운전 해봐!"

"아냐. 나중에 할게."

프레임 번호를 찍어놓고, 패니어를 묶을 밧줄을 물어보니 짧은 종류만 있다.

근처의 철물점에서 적당한 길이의 밧줄을 구매하고.

"우리나라 자전거 밧줄이 최곤데."

 

매장에 있는 물통케이지를 장착하고, 스페어 튜브도 하나 사놓는다.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함께 사라진 것들도 많네."

"세월호 리본, 밧줄, 싯포스트 작은 가방, 유나 선생님의 이름 주머니, 스웨덴에서 받은 물통케이지.. 겨울과 아프리카 여행을 대비해 교환한 슈발베 타이어..”

 "더 멀리까지 나를 데려다 줘. 부탁한다."

6시가 되자 패니어를 단 자전거를 타고, 미소가 밝은 올리버가 자전거샵으로 들어온다.

"오, 올리버 고마워."

올리버와 포옹을 하고 반가움의 대화를 한다. 정말 웃는 얼굴이 편안한 남자이다.

올리버는 자전거를 받은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트렉 영국과 이스트 센트럴 싸이클스에 감사를 표시한다.

"전에 자전거 이름이 뭐였어?"

"없었어. 하지만 이 새자전거 이름은 올리버야!"

올리버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 전해준다.

"이게 뭐야?"

"내 와이프 카시아가 쓴 책이야!"

한글로 번역된 책 The secret lives of colour는 올리버의 아내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가 쓴 색에 관한 책이다.

"색이라.. 레오니가 읽으면 좋겠네."

"라이트 있어?"

"아니, 호스텔에 있어."

"위험하니까 천천히 끌고 가."

올리버는 자전거를 타고 쿨하게 집으로 떠난다.

자전거를 끌고 숙소로 걸어간다. 낮에는 볼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런던의 도로를 자전거로 움직인다.

기쁨과 허탈함 같은 감정이 뒤섞이며 나른함이 느껴진다.

숙소에 돌아와 친절한 여직원에게 테라스를 열어달라 부탁하고 숙소의 내부에 자전거를 묶어둔다.

"자전거가 생겼어. 이제 떠날 수 있어."

"축하해. 내일 떠날 거니?"

"아니, 며칠 더 있을거야. 런던에 와서 아무것도 보지를 못했어."

올리버의 아내 카시아에게 감사의 메세지를 보내자 그녀는 내일 저녁에 함께 차를 마시자며 집으로 초대를 한다. 너무 감사하고, 즐거운 만남이 될 것 같다.

트렉 영국과 이스트 센트럴 바이시클, 그리고 올리버에게 감사의 글을 남기고 바로 잠이 든다.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힘든 일주일이었지만 많은 걱정과 응원을 해준 친구들에게, 새로운 자전거를 후원해준 Trek bikes UK와 East Central Cycles 그리고 며칠 동안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 준 월터와 올리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더 많은 세상을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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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은 찾았지만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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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언비리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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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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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새로 장만할 때까지 숙소를 연장해야 하지만 빈 방이 없다고 한다.

"꼬일 대로 꼬이네."

짐을 호스텔에 맡기고, 내일 다른 숙소에서 보낸 후 모레 숙소로 다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월터, 정말 판타스틱한 영국 여행이야. 마치 터미널의 톰 행크스 같아. 하지만 캐서린 같은 여자는 없어."

월터는 친구들과 검색을 하여 찾은 자전거의 리스트들을 보내준다.

"나도 이걸 찾았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못 구하면 브리스톨에 가려고 해."

수요일에 만나기로 한 올리버에게 자전거를 구할 때까지 집에 머물 수 있는지 물어보니 어머니가 와서 주말까지 올리버의 집에서 머문다고 한다.

"그럼, 짐은 맡아줄 수 있지?"

브리스톨에서 판매하는 트렉520의 정보를 보내주니 올리버는 브리스톨까지 픽업을 해주겠다고 한다.

카카오뱅크에 연락을 하니 본인 명의의 국내 휴대폰이 없으면 계정에 연결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비대면 통장 개설의 편리함이 해외에서는 최악의 시스템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카드 한 장이 허무하게 날아가네."

카드복제의 이의제기 진행사항을 문의하고, 하나은행 런던지점을 찾아간다. 복제되어 사용할 수 없는 카드를 교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런던 타워 근처의 하나은행 런던지점으로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지만 카드 발급이나 신규 통장 개설은 할 수 없다.

"진짜 의미 없네. 배고프다."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소주로 마음을 달랬던 한국식당으로 걸어간다.

"오늘의 메뉴 순두부찌개."

첫날 서빙을 하던 어린 여직원은 능숙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안다.

"많이 주세요. 많이!"

 

쿨한 성격의 사장님은 곱빼기라며 순두부찌개를 내어주고 연어장을 서비스로 주신다. 고추와 마늘, 간장으로 졸인 연어의 맛이 좋다.

"밥 두 그릇 더 주세요."

비싼 고기는 먹을 수 없지만 밥이라도 많이 먹어야 기운이 나지 싶다. 식사를 하는 동안 메시지를 주고받던 올리버가 전화를 한다.

"올리버, 메시지로 보내줘."

영국인들의 발음이 안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듣고 말하는 것보다 쓰고 읽는 것이 편하고 쉽다.

"사비, 트렉 영국 지점과 통화를 했는데, 자전거를 산 영수증 같은 것이 있어?"

올리버는 좋은 방법을 찾았다며 트렉 자전거와 내 정보들을 묻는다. 이름과 SNS 계정들의 주소, 이메일과 블로그를 알려주고, 한국에서 자전거를 산 매장의 주소를 링크해 보내준다.

"잠시만 기다려."

잠시 후 올리버는 트렉 영국 지점에 나에 관한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고, 고객지원 담당자의 답변 메일을 전달해 준다.

"이게 가능할까?"

담당자는 담당부서에 내용을 전달하고 바로 답변을 주겠다는 긍정적인 메일을 보내왔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회사를 다니며 마케팅이나 브랜딩 관련 업무를 하며 판매촉진을 위한 홍보나 시스템보다 스토리를 쌓아가는 브랜딩을 하고 싶었고, 여행 전 여러 회사와 연계하여 도네이션을 해보려 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마케팅 방향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브랜딩에 관심이 없다.

브랜딩보다 손쉬운 할인이나 포인트의 적립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이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고객의 니즈라는 값싼 합리화의 핑계일 뿐이다.

협박과 공포의 마케팅, 한국 마케팅의 변하지 않는 기본이다.

"유럽의 시스템은 어떨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소식에 한국의 친구들과 외국의 친구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한국의 친구들은 '잊어버려', '새로 사'라고 말하고, 외국의 친구들은 '솔루션을 찾아보자'라고 말한다.

한국의 사람들은 분실의 책임, 자기 잘못의 책임으로 간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면 해외의 친구들은 사건의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부정의 교육, '하지 마', '하면 안 돼'의 교육은 사소하지만 이런 게 다른 사고의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오지랖, 타인에 대한 강요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에 의한 강박 속에서 모든 것을 홀로 견뎌야 하는 한국의 사람들이다.

올리버의 메일은 간단했다. 한국의 여행자가 트렉 자전거를 타고 영국까지 와서, 자전거를 도난당하여 더 여행을 할 수 없으니 그를 여행의 길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짧은 메시지다.

"전화를 기다려 보자."

20분 후, 올리버가 춤을 추는 이모티콘을 보낸다.

"사비, 트렉 영국에서 새자전거를 무상으로 후원하겠데."

"정말!"

트렉 영국 지점에서 온 메일은 정말 짧았다. 소식을 들었고 새자전거를 후원하겠으니 SNS를 통해 짧은 공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믿을 수 없어!"

"나도 이렇게 빨리 답변이 올 줄 몰랐어."

기쁨과 허무함, 그동안의 피곤함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네가 영국에서의 나쁜 기억이 없기를 바라."

"고마워.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 태양 아래서 맥주를 마실 수 있어!"

"고마워. 올리버!"

피곤함이 밀려와 숙소로 돌아간다.

"월터, 트렉에서 새자전거를 후원해 준데."

며칠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준 월터와 기쁨을 나눈다.

"이번엔 아주 큰 열쇠를 사. 튼튼한 것으로."

"응. 아주 큰 것으로!"

"이제 기운을 차려. 소식을 우리 가족들에게 전해줘야겠다."

"응. 친구들에도 고맙다고 전해줘."

숙소로 돌아와 오니 함께 경찰서에 갔던 여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나 자전거 생겼어!"

"정말? 축하해."

여자는 자전거를 숙소의 안쪽 테라스에 넣으라며 알려주고, 빈 방이 생겼다며 숙소를 연장하라고 한다.

싱거운 농담처럼 배배 꼬여있던 일들이 한꺼번에 해결된다.

"잔인하게 싱겁네."

오후 3시, 침대에 누워 바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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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5일 / 맑음
런던
새 자전거를 찾아야 한다. "대영 박물관이나 구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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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날들이 계속된다.

"어쨌든 자전거를 구해야 해."

호스텔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온다. 기분도 전환할 겸 대영박물관을 구경할 생각이다.

2km 정도의 거리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몇몇 중국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지나 대영박물관에 도착한다. 박물관의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특별하지는 않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전 간단히 소지품을 검색하고 입장을 한다. 박물관의 내부로 들어가 박물관의 안내 팜플렛을 집어 들고 바로 전시실로 들어간다.

이집트의 유물들이 전시된 방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관람을 한다.

"정말 많이도 약탈해 왔네."

이집트의 석조물들과 석관들, 곳곳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이 신기하고 흥미롭지만 이런 유물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불편한 생각이 든다.

복잡한 구조의 넓은 박물관, 그리스 로마의 전시관을 지나자 피곤함이 밀려든다.

"눈에 들어오지를 않네."

마음이 불편하니 몸도 쉽게 피곤해지고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여러 차례 의자에 앉아 쉬어가지만 힘들다.

박물관의 구석 어딘가에 있는 한국관을 찾아서 무엇을 훔쳐왔는지 확인하려다 귀찮아서 포기한다.

 

"그냥 가자. 더는 봐도 의미가 없다."

2층의 전시관을 반쯤 돌아보고 박물관을 나온다. 훔쳐간 내 자전거도 대영박물관 어딘가에 전시되어 있지않을까 싶다.

 

템즈강변을 따라 숙소로 돌아간다. 시원한 강바람이 왠지 더 차갑게 느껴진다.

슈퍼마켓에서 자동계산기의 사용법을 배우고, 콜라 하나를 사들고 숙소에 들어와 바로 침대에 누워 쓰라진다.

"피곤하다."

잠시 잠이 들고, 8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현지의 사람이 필요해! 런던 사람!"

도버를 건널 때 됭케르크에서 만난 올리버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런던을 구경하고 올리버의 집에 들렀을 시간이다.

"올리버, 나 런던에 왔어. 근데 자전거를 도난당해서 네 집에 갈 수가 없었어."

30분 정도가 지나고 올리버에서 답변이 온다.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묻는 올리버에게 새 자전거를 구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여기 가게에 트렉과 설리를 판매한다."

자전거를 구할 수 있는 샵을 확인했으니 최소한 새자전거는 언제든 살 수 있다.

"수요일에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하고, 빈 방에서 잘 수 있어."

"고마워. 화요일까지 숙소가 예약되어 있어."

해결된 문제는 없지만 런던에서 도움을 줄 올리버와 연결이 되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다시 온라인으로 중고자전거를 검색하고 새벽이 되어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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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4일 / 흐림
런던
잃어버린 자전거는 어쩔 수 없고, 영국의 경찰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전거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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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메시지가 없고, 자전거는 새로 구해야 할 것 같다.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햄버거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음식을 배식하는 여직원이 자꾸만 나를 쳐다보며 머뭇거린다.

"많이 주세요. 많이!"

유럽 사람들의 '많이'는 조금 다른가 보다.

아침을 먹고 함께 방을 쓰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국에서 EPL 경기가 보고 싶은데, 어떤 자리가 좋은지 모르겠다."

토트넘과 노리치의 경기가 화요일 런던의 노리치 홈구장에서 있어 티켓 구매를 도와달라 부탁하니 온라인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한다.

"난 돈이 없어. 싸고 좋은 자리면 돼."

노리치와의 경기는 다른 경기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가장 싼 티켓이 10만원 정도다. 경기장의 여러 좌석을 검색하더니 사이드라인에 위치한 빈자리를 추천해준다. 70파운드.

 

밖으로 나가 기분전환을 해야 하지만 몸이 피곤하다. 침대로 돌아와 중고자전거와 새자전거를 검색한다.

영국의 물가가 한국보다 비싼탓에 자전거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120만원 정도의 Trek520이 1,200파운드다. 무려 180만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트렉 취급점에 문의를 하니 액면가 그대로 달라고 한다.

영국의 중고사이트 Gumtree에서 중고 자전거를 검색해 보지만 필요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찾기도 쉽지않고, 적당한 자전거도 없다. 중고 자전거의 가격은 600파운드 정도다.

월터는 보험이 있는지 물어본다.

"없어. 한국은 아직 공공서비스나 여행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시스템들이 북유럽에 비해 부족해. 의료시스템은 좋지만 그것은 일하다가 병들면 빨리 고치고 다시 일하라는 뜻일 거야. 여행 같은 건 가지 말고, 특히나 자전거로는."

"나는 있어. 무료는 아니야."

"뭐지? 이 뜬금없는 자랑질은?"

여행자 보험, 특히나 장기여행 보험 상품조차 별로 없는 한국에서 자전거에 대한 대물보험이 있을리 만무하다. 이대로 질 수는 없다.

 

"월터, 한국에서는 낡은 자전거는 길에 놔둬도 안 가져가. 가져가면 처리해야 할 쓰레기라서."

 

"그래, 맞아!"

 

호스텔에서 사용할 작은 자물쇠를 암스테르담에서 비싸게 구매했는데 자전거 도둑이 끊어놓고 간 번호키가 어이없지만 쓸만하다.

 

"그나저나 여행자 보험이나 들어놓을까?"

한국을 떠나며 바쁜 마음에 보험 가입을 잊어버리고 출국를 한탓에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지 못했다.

"나쁜 것은 다 겪었는데, 이제 남은 건 다치는 것밖에 없어."

파박이 알려준 새마을금고 보험을 검색하고, 보험료를 산출하니 파박보다 무려 20만원이 비싸다.

"에쉬, 연식의 서러움이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 어떤 것도 쉽게 정리를 할 수가 없다. 다시 자전거를 찾아 구글링을 한다.

영국 이베이에서 트렉520 모델의 미사용 제품을 찾았다. 900파운드, 170km 떨어진 브리스톨에서 직접 픽업을 해야 하는 매물이다.

"일단 Keep."

최선의 방법은 런던의 자전거샵에서 중고 자전거를 500파운드 정도에 구매를 하는 것이고, 차선의 방법은 브리스톨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트렉520을 사오는 것, 그리고 마지막 방법은 자전거샵에서 새자전거를 구매하는 것이다.

자전거 도난 커뮤니티와 중고장터, 온라인 마켓들과 런던시내의 자전거샵들의 매물들을 검색하는 동안 하루가 지나버린다. 자전거 도난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들만 해도 너무나 많다.

"미처 몰랐다. 런던이 자전거 도둑들의 천국이라는 것을. 선진국은 개뿔!"

 

10시가 넘어 출출함이 밀려와 맥도널드로 간다. 햄버거가 입에 물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한국의 24시간 밥집들이 그립네."

불편한 마음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새벽까지 온라인 검색을 하다 기절한다.

"빌어먹을, 도둑놈!"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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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3일 / 맑음
런던
자전거 도난으로 인한 상실감, 이제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37시간

 
대성당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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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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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3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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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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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8-7650-6895

 

오랜만에 마신 소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 소주 두 병에 숙취가 오는 거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친구들의 많은 걱정과 위로의 메시지들을 받는다. 월터의 도움으로 런던의 도난 자전거 커뮤니티에 도난 정보를 올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도움 요청의 메시지도 보낸다.

한국의 발신번호로 전화가 온다. 카카오톡의 고객센터, 화도 나지않고 덤덤하게 몇 가지의 본인 확인을 하고 임시제한 조치를 풀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이다.

"꼬박 한 달이 걸린 거야."

임시제한 조치를 풀고 비번을 변경하은 것에도 여러 차례의 인증 절차를 거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능력 없는 2위 전략도 감당이 안되나 보다."

오전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바람 좀 쐬고 올까?"

원래대로라면 대영박물관을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멀리 걸어갈 기운이 없다. 숙소 앞에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숙소에서 할인을 받아 티켓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들고 성당으로 걸어간다.

"정말 크다."

계단 입구에서 가방과 소지품들을 점검하고,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 티켓 판매소에서 영수증으로 입장권을 발급받는다.

커다란 성당의 내부는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다. 입구에서 한국어의 오디오북를 대여하고, 입장료가 비싸서 인지 오디오북은 공짜로 대여해 준다.

1층의 내부의 분위기를 스캔하듯 둘러보고 바로 둠의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간다. 좁은 회전 계단은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고 경사가 가파르다.

돔의 하단부의 넓은 전망대를 지나 상단부의 전망대로 올라가고, 철제로 된 회전 계단이 복잡하게 하늘을 향해 이어진다.

성인 남성이 통과하기엔 좁은 통로를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철제 계단을 오르니 전망대의 좁은 문이 나온다.

"아고, 힘드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 런던 시내의 전경이 펼쳐진다. 전망대의 좁은 통로와 80미터 높이의 풍경은 아찔하다.

"시원하다."

화려한 조명들이 켜질 야경의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런던의 전체적인 풍경은 그리 멋있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의 시름을 조금은 날려주는 것 같다.

"괜찮아?"

"괜찮지!"

 

좁은 통로를 거꾸로 돌아내려 온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 계단에 현기증이 일어나는 것 같다. 

"머리 조심!"

 

성당의 돔과 내부를 천천히 둘러본다.

흑백톤으로 그려진 천장의 그림들과 4개의 기둥의 이루어진 하단의 모자이크 그림들, 화려하지만 차분한 느낌이 드는 공간의 구성이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세계에게 두 번째로 큰 대성당, 영국 런던의 전통적 랜드마크지만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조금 지쳤어. 하지만 더 가고 싶어."

"가야 해!"

1층의 예배당과 돔 그리고 지하의 묘지, 세인트 폴 대성당은 크게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어두운 조명의 지하로 내려가니 많은 석관들과 기념비들이 놓여있다.

"여기서 결혼식을 했구나."

둠의 정중앙 지하에는 영국의 해군제독 넬슨의 관이 놓여있고.

그 옆에는 워털루 전투의 영웅 월링턴의 관이 놓여있다.

그 사이의 벽에는 백의의 천사라는 나이팅게일의 기념비가 있다.

전쟁의 시대, 전쟁의 삶들.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은 슬픔 속에 의미 없이 사라져 갔다. 러시아의 마을마다 들어서 있는 전쟁 공원에서는 존경의 의미보다 더 큰 슬픔의 무게가 느껴졌다.

넬슨, 월링턴, 나이팅게일, 처칠.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이지만 커다란 감흥은 없다.

"어쨌든 역사가 남겨지는 것은 부럽네."

3시간 남짓 성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온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영국의 모든 것을 간직한 역사의 상징물처럼 느껴진다. 캔터베리 대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고딕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차이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비, 어떻게 됐어?"

오늘 하루 월터가 가장 많이 보낸 메세지다.

"이제 어떤 것부터 시작할까?"

"내가 보내준 한나에게 메세지를 보내 봐. 그녀가 스폰서를 구해줄 수도 있어."

월터가 보내준 페이스북이나 소셜네트워크로 쉐어링을 하는 한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보라고 한다. 그녀가 내 이야기를 공유하면 기업이나 사람들이 도와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 해 볼게."

한나에게 메세지를 작성하여 보내고, 어제 도움을 줬던 호스텔의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어제 경찰서에 가서 CCTV에 대해 말했어?"

"아니, 영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직원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10분 후에 자신과 함께 길 건너편의 호텔로 CCTV를 확인하러 가자고 한다.

건너편 호텔의 CCTV에서는 범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여직원은 자신이 설명을 하겠다며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한다.

함께 경찰서로 걸어가며 한나에게 보낸 메시지의 문법이 맞는지 물어보고, 런던에서 가야 할 5곳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음, 샤드빌딩, 런던타워, 타워브리지.. 그리고 뮤지컬을 꼭 봐."

"뮤지컬?"

"응, 런던에는 다양한 뮤지컬들이 있어. 꼭 봐."

"뮤지컬이라.. 알았어."

경찰서에 가서 어제의 할머니 경찰과 대화를 하고, 101에 전화를 하며 번역기로 설명을 해준다.

"메일 보냈다고 하는데."

"안 왔는데."

"스팸함을 열어봐."

그녀의 말처럼 경찰서에서 보낸 메일은 스팸함에 수신되어 있다. 경찰의 리포트를 읽으며 다시 설명을 해준다.

"경찰들은 2시간 동안의 CCTV만을 확인했데, 더 조사를 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네."

운이 좋다면 자전거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

퇴근을 하는 그녀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온다. 하루 종일 핸드폰의 알람을 울리게 했던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저 늪은 건널 수 없다고 내게 말한다면, 나는 내가 건너려 하면 건널 수 있다고 말해 주겠습니다." - 매리앤느 무어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 한다.' 

"If you will tell me why the fen appears impassable, I then will tell you why I think that I can get across it if I try." -Marianne Moore 'I May, I Might, I Must.'


I'm Xavi, a Korean bicycle traveler. I left South Korea in January 2019 and came to Britain after Mongolia, Russia and Northern Europe. There were many difficulties during my journey over 20,000km, but it was a great happiness for me to see the stories of people I met on the road, the many cities and natural scenery. I have been comforted by people and hoped my trip will be a little comfort to them. But when I arrived in London, my bicycle was stolen. I can't travel any more. The reason why I traveled is because of my father's death. Born in a small country in South Korea, he had a hard life but has never left his small town. I wanted to see him and the world through my eyes instead of him who has lived so hard all his life. The trip, which began with my little wish, contains the wishes of the people I met during the trip. Dreams of 300 young Korean students who died in 2014 in the sinking of the ship, Li Zhui of China and Ochor of Mongolia who want to see the world, Isabel of Russia who watches my trip in order not to give up her dreams, Leoni's family of France who gave me Piero made by Marie hoping for Marie's health and... Many friends wishes are traveling with me. So I don't want to stop this trip. Can never stop. I'll go... As long as I can go!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2일 / 맑음
런던
화창한 날씨의 런던, 자전거를 타고 런던을 둘러볼 생각이다. "그냥 산책을 할까?"


이동거리
16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4시간 08분
누적시간
1,637시간

 
타워브리지
 
맙소사!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13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뚱뚱한 아저씨의 대단한 코골음에 몇 차례 잠에서 깨고 잠들기를 반복한다.

"대단하다."

며칠 동안 지독히 힘들게 만들던 안개비가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열린다.

"런던, 어디서부터 시작해 볼까?"

구글맵을 열고 런던 시내의 관광지들을 검색하고, 오늘은 산책을 하며 템즈강변을 돌아 타워브릿지를 다녀올 생각이다.

어제부터 삐걱거리던 자전거의 허브와 체인을 점검한다. 허브의 라쳇이 망가진 것인지 회전의 느낌이 이상한데, 체인의 오일이 건조해지며 일어나는 일시적 트러블이었으면 좋겠다.

체인에 오일링 작업을 하고 다시 자전거를 묶어둔다.

"그냥 오늘은 걸어서 산책을 하자."

방을 옮기느라 아침부터 진이 빠진다. 6개의 문을 지나 숙소의 안쪽에 위치한 방으로 이동을 하고, 한숨을 돌린 후 밖으로 나간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은 큰 돔과 첨탑의 바로크 양식의 건물인데, 성당의 크기가 대단하다.

"20파운드? 와 너무 비싸다."

성당의 외부를 구경하는 것도 목이 아플만큼 높고 크다.

"일단, 오늘은 패쓰."

밀레니엄교를 건너 템즈강으로 간다. 흙탕물빛의 템즈강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한강은 그래도 괜찮은 도시의 강이야."

강변을 따라 타워브리지 방향으로 걸어간다.

오래된 성당의 모습도 보이고, 강변을 따라 작은 카페들이 들어서 있지만 매력적이지는 않고 평범하다.

"누가 롯데타워를 여기다 옮겨놨냐?"

샤드빌딩의 주변을 돌자 템즈강의 타워브릿지가 보인다.

"조금 실망스러운데."

계절의 문제인지, 평범한 템즈강의 풍경때문인지 타워브릿지의 모습은 생각했던 모습에 비해 아쉬움이 느껴진다.

다리를 지나쳐 다른 각도에서도 바라보고.

골목 사이로 공중다리가 설치된 건물들의 이색적인 모습이 더 흥미롭다.

"그래도 참 독특해."

"왜 굳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템즈강의 풍경은 바라볼수록 너무나 아쉽다.

"사진 찍기용?"

왠지 모르겠지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다.

템즈강을 걷는 동안 느껴지는 익숙한 느낌의 도시적 분위기가 낯설지 않은 친숙함이 더 이상하게 생각된다.

"뭐지? 이 낯설지 않은 도시의 분위기는."

런던의 모습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뭔가 답답하고, 시끄럽고, 복잡할 것 같았던 런던은 매료될 만큼의 아름다움은 없지만 불편하지는 않다.

"시내 중심의 관광자들의 코스라 그런가?"

불편한 대도시에 살아야 한다면 런던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궁금하네."

런던타워는 러시아의 성들에 비해 크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비싼 입장료는 부담스러울 정도다.

"근데 여기에 왜 성을 쌓은 거야?"

가벼운 산책의 걸음이 좋다.

고팍한 공간의 KFC 매장도 재미있고.

세련된 현대식 건물들과 과거의 건물들의 어울림도 좋고.

복잡하면서도 시끄럽지 않은 거리의 풍경도 마음에 든다.

"재미있는 도시네. 불편하지 않은 느낌이 뭘까?"

도시의 안정감, 북유럽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시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도시의 풍경도 아니지만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밥값은 불편하군. 정말 쎄다."

"그나저나 빌딩들 이쁘네."

빼곡하게 들어선 서울의 중심과는 달리 공간의 여유가 느껴지는 건물들의 조화가 참 모던하고 좋다.

검색을 해두었던 한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이라 닫혀있다.

"햄버거 그만 먹고 싶은데."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자꾸 눈에 들어오네."

"내일 구경해 볼까."

비싼 입장료가 부담스럽지만 여행카드나 할인권을 사면 조금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것이다.

"정말 너무 비싸다."

구글맵으로 KFC를 찾아 걸어간다. 햄버거보다 치킨세트를 포장해서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KFC에서 치킨세트를 포장하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거리를 걸어 숙소로 돌아간다.

좁은 레스토랑 거리를 지나 숙소에 도착하여 첫 번째로 자전거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숙소의 입구 바로 옆에 묶어둔 자전거가 보이질 않는다.

빠른 걸음으로 자전거를 묶어놨던 자리에 가서 확인하니 땅바닥에 잘린 자물쇠들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아, #_#₩&&##&4&++&&_&+-__-+-&'"

런던의 한복판, 사람들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다.

"훔쳐갈 것이 그렇게 없나?"

"I have a big Problem, my bike is gone."

숙소의 여직원에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말하니 직원들도 당황을 한다.

숙소의 외부 카메라는 쓸데없는 곳을 향해 고정되어 도둑의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중년의 여직원은 숙소의 옆가게에 가서 CVTV를 확인하라 안내한다.

영어 전달이 어렵다고 말하니 여직원은 외투를 챙겨 함께 밖으로 나가자 한다. 식당에는 숙소의 주변을 가리키는 외부 카메라가 없다.

외부 카메라가 있는 숙소 건너편 호텔에 함께 들어가 도움을 요청하고, 여직원은 경찰서에 신고를 하겠다고 한다.

잠시후 여직원은 경찰서에 가서 레포트를 제출하라고 하며 경찰서의 주소를 적어준다.

예테보리에서 핸드폰을 분실했을 때도 그랬지만 자전거는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신원 정보가 있는 핸드폰 도둑도 잡질 못하는데, CCTV에 도둑의 모습이 촬영되었다한들 백주대낮에 자전거를 훔쳐가는 과감한 도둑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월터, 자전거를 잃어버렸어. 여행을 그만 할가봐. 너무 지친다."

놀라기는 월터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구할 수 있다고 위로를 하지만 자전거를 구하는 어려움의 문제가 아니다.

 

정말 지겹고 지친다. 유럽을 여행하며 무엇을 도난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사람들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지겹고, 감정이 소진되어 사람들을 보며 웃을 수조차 없다. 유럽의 도시가 너무 싫고 염증이 난다.

경찰서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힘이 없다.

"뭐가 불만이냐? 거지처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조차 못봐주겠어!"

경찰서의 사건신고는 온라인으로 작성을 한다. 굳이 경찰서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인 것 같다. 많은 질문 항목들을 작성하느라 힘이들고, 도움을 주던 할머니 경찰관도 조금씩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도둑을 잘도 잡아주겠다!"

신고에 대한 사항은 내일 전화로 주겠다고 한다. 전화가 안될 수 있으니 숙소로 전화해달라 부탁해도 듣는둥 마는둥이다.

"스웨덴 경찰은 친절하기라도 하던데. 썅!"

"어떻게 할까. 되돌아갈 곳도 없는데, 그만 돌아갈까."

망연자실 숙소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가니 젊은 한국 남자가 있다.

"영어 잘 해요?"

일산에서 교환학생으로 영국에 왔다는 친구와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지만 위로는 되질않는다.

"내가 지금 웃고 있으면 미친 놈인데, 웃음밖에 안 나오네."

독한 술이 생각난다. 점심에 갔었던 한국식당으로 걸어간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식당에 들어가 무제한 고기부페 메뉴를 주문하니, 한 사람은 안된다고 한다. 한국처럼 밑반찬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2인 이상이어야 주문이 가능한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곱창과 함께 비싼 소주를 주문한다.

"씨&₩&, 졸&_₩& 비싸네."

일 년 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욕설이 내볕어진다.

안주가 나오기 전 쓴 소주 한 잔을 들이킨다.

 

"졸라, 쓰다!"

몇 달만에 마셔보는 소주 한 잔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마시자. 오늘은 나도 모르겠다."

한국 손님이 왔다는 말에 쿨한 웃음의 남자 사장이 다가와 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자전거 타고 왔는데 오늘 자전거를 도난당했네요. 그래서 비싼 소주 먹으러 왔습니다."

쿨한 성격으로 보이는 남자는 잊어버리라며 고추와 마늘을 내어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하라며 명함을 건내준다.

월터는 런던의 도난 자전거와 관련된 정보들을 보내준다.

"월터, 나는 쿨해져야 해. 근데 지금은 조금 힘들다. 꿈이 깨지는 기분이야."

"알아. 나라도 그럴거야. 하지만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 난 취했다. 역시 소주가 좋네. 오늘만 이럴거야! 오늘밤 영국놈들은 나를 조심해야 해."

"아마도 영국 여자들이 조심해야겠네."

"빌어먹을 놈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1일 / 비, 맑음
메이드스톤-런던
영국의 날씨는 정말 괴팍하고 축축하다. 캔터베리를 출발하여 단 하루만에 모든 것들이 엉망으로 젖어있다. "런던으로 가자!"


이동거리
61Km
누적거리
21,753Km
이동시간
5시간 53분
누적시간
1,633시간

 
A20도로
 
그리니치공원
 
 
 
 
 
 
 
38Km / 3시간 10분
 
23Km / 2시간 43분
 
메드스톤
 
시드컵
 
런던
 
 
29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싸늘한 기운에 잠이 깬 아침,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축축하고 춥고. 참 싫다."

눅눅한 침낭이지만 벗어나기가 싫고, 비를 맞으며 달려온 피곤함은 가시지 않고 남아있다.

카카오톡의 답변은 계속해서 통화연결이 안 된다는 답변이다. 통화가능 시간을 적어 다시 상담문의 글을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통화가 필요하면 왜 서류는 받은 거야. 끝까지 가 보자!"

스위스 은행 계좌를 열어보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 같은 대단한 카카오톡이다.

런던까지 60km의 거리, 영국의 라이딩 환경을 생각하니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냥 도버로 돌아갈까 보다!"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 바람, 갓길도 없는 좁은 도로, 거친 운전자 그리고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좌측의 진행방향, 모두 어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다.

영국의 지형은 평탄하지 않고 오르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작은 타운이나 소도시에 들어서면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끊기고 사라지는 도로들이다.

 
"정말 최악이야!"

신발도, 장갑도 축축하게 젖어들고 냉냉하게 찾아드는 한기는 정말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불편한 느낌이다.

"밥이나 먹자. 힘들다."

어젯밤 메이드스톤에서 사놓은 햄버거를 꺼내 먹는다.

"현실적인 햄버거의 모양이네."

"32마일이나 남았네. 젠장 10km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다."

도로가 위험하여 도로변의 인도를 따라가 보지만 비바람에 부러진 굵은 나뭇가지들이 떨어져 있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로쓰햄을 지나며 산을 넘어가는 긴 오르막이 이어지고, 차량들을 신경 쓰며 페달을 밟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기만 하다.

다행히 오후들어 하늘이 맑아진다. 내리막의 도로가 이어지지만 위험한 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릴 수도 없다.

작은 타운 스완리에 도착하여 잠시 쉬며 런던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결정한다.

"그리니치 천문대, 런던타워, 런던교로 해서 숙소로 가자."

세인트 폴 대성당 근처에 있는 숙소로 가기 전 근처의 관광지들을 구경하고 갈 생각이다.

"에쉬, 오늘도 엉망이네."

출출함이 느껴져 도로변의 맥도널드에서 허기를 달래고 그리니치 천문대로 향한다.

런던의 외곽이지만 시내로 들어갈수록 밀려있는 차량들이 길을 막고.

"그래, 내가 졌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이상한 거야!"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진 국가들을 여행하다 영국으로 들어오니 도로를 따라가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 자전거 도로가 가장 좋지 않았던 독일도 영국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다.

"왜 계속 올라가는 거야? 런던이 산동네인가?"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그리니치 공원에 도착하고, 넓고 깨끗한 공원에서 길을 헤맨다.

공원의 언덕 위에 들어선 그리니치 천문대에 도착하자 템즈강변을 따라 들어선 도시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런던이냐?"

작은 그리니치 천문대보다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 전망대가 더 인상적이다.

 

"당신은 뉘신지?"

"근데 어떤게 천문대야?"

"별 것 없네!"

복잡하고 혼잡한 런던의 시내를 가로질러 런던타워로 향한다. 서울 시내에서의 라이딩이 익숙하여 차라리 차량들로 혼잡한 시내의 도로가 갓길이 없는 일반 도로보다 더 편하게 느껴진다.

"유럽에 살면 자전거 딜리버리 정도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로와 인도를 넘나들며 능숙하게 도심의 도로를 지나치고 타워브리지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되게 못생겼네."

 

브릿지타워는 생각했던 모습보다 육중하고 거대한 건축물로 보인다.

 

"대단하긴 하네."

 

"롯데타워를 누가 옮겨놨어?"

 

런던탑의 모습을 잠시 구경하고.

 

런던교로 향한다.

 

런던교의 사고이후 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의 인도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커다란 경계봉과 경계석들이 세워져 있다.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간다. 모던한 빌딩 숲과 조화롭게 들어선 석조건물들 그리고 붉은색의 2층 버스를 지나치며 달리니 런던에 도착했음이 실감이 난다.

 

내가 생각했던 런던은 타워브릿지나 런던탑과 같은 관광의 상징물이 아닌 도시의 색과 분위기 같은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도시라는 공간의 이미지는 뉴욕의 맨하튼보다 런던이라는 도시,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회색빛 거대하고 반듯한 세인트 폴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건너편 호스텔을 찾고 체크인을 한다.

 

"호스텔 입구에 자전거를 놓아도 괜찮아요?"

 

호스텔의 여직원은 그렇다는 듯 긍정의 답변을 하며 내일 다른 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안내를 한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도시의 미소는 친절하지만 상냥함이나 정감은 없다.

 

"안전하지?"

 

여직원은 이번에도 상관없다는 듯이 대답을 한다. 

 

호스텔 창문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패니어와 짐들을 2층의 방으로 옮기고 서둘러 비에 젖은 몸을 씻어낸다. 

 

주변의 저렴한 음식점들과 한국 음식점들을 검색하여 찾았지만 멀리 걸어가기엔 피곤한 몸이 귀찮다.

 

"맛있는 것은 내일 먹자!"

 

여행자 식당에서 간단하게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런던의 중심에 위치한 세인트 폴 대성당 주변은 쾌적하고 조용하다.

 

"런던도 생각보다 나름 괜찮네."

 

지도를 확인하며 런던의 관광지들을 검색하며 내일의 경로를 생각하다 일찍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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