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91일 / 흐림
베를린
흐리지만 비가 멈춘 베를린, 자전거를 타고 베를린 시내를 둘러본다. 


이동거리
22Km
누적거리
23,736Km
이동시간
4시간 55분
누적시간
1,803시간

 
베를린돔
 
뷔페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1,26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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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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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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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멈춘 하루, 푹 잠들어 깨어난다.

"자전거를 타 볼까?"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베를린, 어디로 갈까?"

베를린 장벽 공원으로 가기 전, 애용하는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독일은 다른 유럽에 비해 식료품 가격이 저렴한 탓인지 맥도널드에 비싸다는 가격표의 등급이 표시된다.

"저렴하면 뭐하나, 아침 일찍 열린 식당이 없는데."

그라피티 낙서의 벽들과 빌딩들, 독일의 도시와 베를린의 상징적인 모습들이다.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을 지나 베를린돔으로 간다.

"어, 이런 도시구조!"

베를린에 처음 들어섰던 전승기념탑에서부터 브란덴부르크 문과 텔레비전 타워의 광장까지 직선상의 하나 도로로 이어진 구조다.

베를린 돔의 주변에 야바위꾼 아저씨가 매우 바쁜 손놀림으로 주사위를 감추며 배팅을 유도한다. 내 눈에는 주사위가 든 컵이 너무나 잘 보이는데 한 중년의 여자는 계속 빈 컵을 선택하며 돈을 잃고 있다.

재미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나에게 주사위를 찾으라며 흥정을 한다. 주사위가 든 컵을 지목하고 컵을 뒤집으려 하니 배팅을 하라고 한다.

"돈 없어!"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남자가 돈을 걸고 내가 지목한 컵을 뒤집는다. 그리고 50유로를 받는다.

집중력만 있으면 되는 너무나 쉬운 야바위꾼의 손놀림인데 약간 수상하다.

"50유로가 가짜일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을까?"

잠시 후 길을 지나가던 젊은 남자가 50유로를 잃고, 그 전부터 있던 남자가 50유로를 획득한다. 싱거운 게임이다.

멋진 베를린돔의 모습이지만 한쪽의 돔이 공사 중이라 너무나 아쉽다.

 

"눈에 걸리네."

"요렇게."

비수기인 겨울철이라 공사 중인 건물들이 많다.

박물관처럼 보이는 검은빛의 대리석 건물.

양편에 세워진 청동상이 인상적이다.

"한꺼번에 잡을 방법이."

"아쉽지만 이렇게."

베를린 돔의 주변을 둘러보고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으로 간다.

"자전거 샷!"

알렉산더 광장을 지나.

 

텐트 폴대를 사기 위해 아웃도어 매장으로 간다.

"제발!?"

등산, 트래킹, 클라이밍 등의 많은 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지만.

폴대는 고작, 너무나 큰 대형 텐트의 폴대들 뿐이다.

아쉬운 마음에 매장을 돌다 낡고 찢어진 은박매트를 대신할 고급형 매트를 구매한다.

"너무 고급진가?"

첫날 아희와 둘러본 매장으로 가서.

폴대를 사고.

"너무 추운데."

비가 내리지 않아 이너웨어들을 챙겨입지 않았더니 바람이 꽤 차갑다.

"감기 걸리겠는데."

숙소로 돌아간다. 찬바람을 맞은 탓에 컨디션이 수상하다.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고기가 필요하다!"

주변을 검색하고 중식뷔페 식당으로 간다.

5시 반부터 시작하는 식당의 영업시간을 기다리고.

따듯한 식당으로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주문한다. 주문을 받던 여직원은 뷔페 준비가 끝났다며 식사를 하라며 웃는다.

"괜찮은데."

"감기야 물러가라!"

느긋하게 앉아 접시들을 비우고 맥주로 마무리를 한다. 배부른 피로감이 밀려온다.

너무 많이 먹은 것인지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힘들다.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천천히 속을 달래며 걷는다.

"너무 비이성적인가?"

여전히 숙소는 텅 비어있다. 감기 기운에 이른 저녁부터 침대시트를 끌어안고 잠이 든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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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0일 / 비
베를린
베를린의 둘째 날, 아쉽게도 아침부터 차가운 비가 내린다. "쉴까, 나갈까?"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3,714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798시간

 
사랑의불시착
 
베를린데이트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1,23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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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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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부터 시작된 비바람은 아침까지 계속된다.

"얄궂은 날씨다."

아희는 아침 예배와 모임이 있고, 중국의 리즈훼이는 한국의 코로나19 환자들의 소식을 알려준다.

"신천지를 어떻게 설명하지?"

한 달 가까이 집에서만 머물고 있는 리즈훼이에게 한국 드라마를 추천해 준다.

"최신 드라마래!"

사물함의 열쇠를 보증금을 주고 받는다.

그동안 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밀려있던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독일, 베를린은 여행지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느낌이다. 그 편안함이 좋다.

"배 고픈데."

12시가 지나고 밖으로 나간다. 자전거는 안녕하고.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자연사 박물관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2km가 안 되는 중앙역까지 걷는 동안 비에 젖는다.

"유럽 스타일은 조금 춥네."

출출해서 햄버거 하나를 먹고, 고장 난 1파운드 이어폰을 대신할 새 이어폰을 찾는 사이 아희가 한 송이 꽃을 들고 도착한다. 

 

"뭐 하세요?"

 

"응. 싸구려 이어폰을 찾고 있어."

 

"저한테 안 쓰는 이어폰이 있어요. 줄게요!"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고 비가 내리는 베를린 시내로 걸어간다. 국회 의사당과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유대인의 기념물이 세워진 공원으로 간다.

 

울퉁불퉁한 사각 대리석들의 숲이다. 사방으로 이어진 좁은 길 사이로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미로와 같은 아득함,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타나고 사라진다. 시간과 공간의 숲, 아주 어린 그와 불온한 그와 슬픔에 빠진 그가 숲 사이로 스쳐가는 것처럼 안타깝다. 고개를 돌려 그의 모습을 찾는다.

 

나타났다 사라진고 나타난다.

 

할 수 있다면 그를 붙잡아 말해주고 싶다.

 

"그토록 슬프게 삶을 느끼지 않아도, 힘겹게 삶을 이끌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그는 언젠가 그와 나를 찾아낼 것이다.

"오늘은 삼겹살의 기름 맛과 소주!"

버스를 타고 동베를린의 식당으로 간다.

베를린 장벽이 남아있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내려 걸어간다.

허물어진 장벽으로 무수한 그라피티가 낙서된 모습이다.

자메이카 레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철사를 꼬아 자전거 모형을 만들고 있는 노숙인의 모습이 보인다.

"하나 선물할게요!"

"패니어에 달아야 하나?"

2유로의 가격인데, 깔끔하게 잔돈을 지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베를린 장벽을 따라 걷는다.

삼겹살을 파는 한식당에 도착하고.

삼겹살과 된장찌개, 그리고 소주 한 병을 주문한다.

알싸한 소주와 삼겹살의 기름 맛, 좋다.

 

"비 내리는 베를린. 소주도 있고, 고기도 있고, 예쁜 사람도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네!"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의 방은 텅 비어있다. 불편한 적막감이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푹 자자."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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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9일 / 맑음
부란데부르크-포츠담-베를린
독일의 두 번째 여행, 목적지인 베를린으로 들어간다. "베를린 멋진 모습을 보여줘. 뮌헨을 포기하고 왔단 말이야!"


이동거리
69Km
누적거리
23,714Km
이동시간
5시간 15분
누적시간
1,798시간

 
2도로
 
자전거길
 
 
 
 
 
 
 
34Km / 2시간 15분
 
35Km / 3시간 00분
 
부란데
 
포츠담
 
베를린
 
 
1,23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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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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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바로 잠든 탓에 첫 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깬다.

"날씨 좋다!!"

베를린까지 60km 정도의 거리, 피곤함이 없이 깨인 이른 아침과 좋은 날씨, 모든 것이 완벽하다.

8시가 되기 전, 포츠담으로 향한다.

아침 일출이 시작되고.

환하게 밝아온다.

"상쾌해!"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점점 가까워지는 포츠담.

30km의 거리가 빠르게 삭제된다.

"체크인이 3시인데, 너무 이른데!"

상수시 궁전이라는 낯익은 이름의 궁전이 포츠담 중심에 있지만 들어가기가 싫다.

포츠담 외곽의 맥도널드로 찾아가 베를린 시내를 검색한다.

"어디로 갈까?"

포츠담을 지나며 독일 도시의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그리고 오늘도 무난한 길을 거부하는 구글 내비게이션이다.

베를린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아주 심플하다. 고속도로변으로 이어지는 공원길을 따라 직진.

주말이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베를린 시내로 향한다.

"한강이 참 좋은 곳이야!"

서베를린 시내가 시작된다.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달리 넓은 도로, 높지 않은 건물들이 이어지는 도시의 풍경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합기도!"

베를린 시내의 모습은 건물의 구조와 사람들의 모습이 다를 뿐, 전체적으로 한국 도시의 느낌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첫 번째 목적지 베를린 전승 기념탑이 회전 교차로의 중앙에 세워져 있다.

 

"왔다, 베를린!"

아희에게 도착 메시지를 보내니 한 시간 후 호스텔에서 만나자고 한다. 1시간의 여유가 있어 잠시 길을 돌아 숙소로 갈 생각이다.

포츠다머 플라츠, 무너진 베를린 장벽이 남아있다는 광장으로 갔지만 장벽의 흔적만이 기념물로 세워진 모양이다.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려던 계획은 엉뚱한 방향을 따라 가느라 방향감을 잃고 헤맨다. 일직선으로 심플하게 연결된 베를린의 도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기술이다.

도착한 브란덴부르크 광장에는 집회가 있는지 요란하다.

 

"환영 인파인 줄!"

바로 옆에 있는 국회 의사당의 모습을 살펴보고.

"상하이의 못생긴 탑이 저걸 따라 했군!"

중앙역 부근의 숙소로 향한다.

모든 관심은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가 있는지 하는 것이다.

"일단 마당 같은 곳은 있고."

묘한 술집들이 호스텔 1층에 있다.

"이래서 조금 시끄러울 거라고 했구나."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묻자 고민하던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로 도로변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두라고 한다.

"싫어!"

하나씩 짐들을 옮기는 사이 아희가 숙소로 찾아온다.

"여기가 좋겠어!"

핀란드에서 만난 아희와 반갑게 재회를 하고, 아희가 직원들에게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다시 물어도 내부에는 보관할 수 없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모든 열쇠로 자전거를 묶어두고.

아희와 함께 시내로 나간다.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일단, 시원한 맥주와 족발!"

S반이라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표를 끊고.

개찰구가 별도로 없는 독일의 정류장, 표를 찍는 작은 기기에 표를 넣고 승차 정보를 찍는다.

"심플한데 뭔가 이상한 시스템이다."

한 방향으로 이동을 하면 문제가 없다는 탑승 방법이고, 가끔씩 검표를 하는 직원이 있는 모양이다.

"무임승차하면?"

"60유로!"

"잘못 타서 거꾸로 가면?"

"안 돼요!"

도착한 곳은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이다.

 

베를린 곰, 도시 곳곳에 세워져 있는 형형색색의 곰 모형은 베를린시의 상징인가 보다.

"전 이 타워가 정말 좋아요. 제가 베를린에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거든요."

광장의 주변으로 교회와 분수대 그리고 붉은색의 시청 건물이 들어서 있다.

"멋진 분수대네. 포세이돈?"

"저기 서 보세요!"

"어색 어색."

"타워, 분수대, 교회 세 곳이 모두 나와야 해요."

광장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오래되보이는 레스토랑에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남자들이 예의를 갖춰 서빙을 한다.

"오, 독일 레스토랑."

아희가 메뉴를 고르는 사이 보고만 있어도 시원할 것 같은 맥주 한 잔이 나오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

잠시 후 독일의 족발 학센과 송아지 고기로 만든 독일 돈가스가 나온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행복함.

"이게 독일 족발이라는 말이지."

"어떻게 먹는 거야?"

바싹하게 겉이 튀겨진 학센의 속살은 육즙이 흘러내릴 만큼 부드럽다.

베를린의 입성을 축하하며 아희가 사준 맛있는 독일식 족발과 돈가스 그리고 전통 레스토랑에서의 즐거운 시간이다.

 

스포츠 매장에 들러 텐트 폴대를 살펴보고.

저녁이 되며 시작된 비바람 때문에 시내를 산책할 수가 없다.

아희가 좋아하는 서점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책 냄새."

깔끔한 매장, 조도가 조금 낮은 서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숙소까지 안내를 해준 아희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오니 내 침대에 작은 동양인 여자아이가 누워있다.

다른 침대에 자리를 잡고, 자료들을 정리한다. 오후부터 침대에 누워있던 중국인 여자는 10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삼선 슬리퍼를 사용하는 한국 여자아이는 무뚝뚝한 표정이다.

피곤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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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일 / 맑음
할레잘레-비텐버르그-브란덴부르크
베를린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지만 순풍이다. "오늘도 달려!"


이동거리
111Km
누적거리
23,645Km
이동시간
7시간 14분
누적시간
1,793시간

 
달려!
 
2도로
 
 
 
 
 
 
 
73Km / 4시간 40분
 
38Km / 3시간 14분
 
할레잘레
 
비텐버룩
 
브라덴
 
 
1,16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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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시작된 비바람,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차고 강하게 불어온다.

"어디로 부는 거야? 대충 빙고!!"

아침으로 먹을 케밥을 그대로 패니어에 넣고 바로 출발 준비를 한다. 쌀쌀한 날씨라 한 시간 정도 라이딩을 한 후 아침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라이딩은 공복이지!!"

텐트를 정리하는 손등이 시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괜찮다.

"뒷바람이잖아. 각도가 조금 아쉽지만!"

한 시간을 달린 후 버스 정류장에서 쉬어가며 케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어제의 케밥은 김밥처럼 길쭉한 모양이라 먹기가 편하다.

"나쁘지 않은 날씨다."

지도상 녹색 지대로 보이는 비텐버르그과 포츠담의 지형은 산인지, 숲인지, 목초지인지 잘 모르겠다.

오르내리막의 경사보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기만을 바라며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간다.

언덕을 오르고 작은 마을의 골목을 구불구불 따라가던 중, 도로변에 정차를 하고 서 있던 작업복의 남자가 나를 향해 무언가 말을 건넨다.

인사를 전하는 느낌이 아닌 것 같아 자전거를 세우니 천천히 내게 다가와 독일어로 앞쪽의 방향을 가리키며 계속 독일어로 설명을 한다.

"비텐버르그로 가는 거야?"

"비텐버르그."

계속되는 남자의 독일어와 제스처는 앞쪽에 다리가 끊겨있다는 뜻인 것 같다. 지도를 보여주니 강을 건너는 다리가 끊겨있다며 다른 곳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구글맵으로는 자신이 말하는 경로를 찾을 수 없는지 한참을 살피더니 핸드폰을 내게 건네준다. 그리고 자신이 길을 알려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자동차 경로로 재검색을 하니 멀리 돌아가는 경로가 잡힌다.

남자가 차량을 몰고 앞장을 서는 동안 바람을 이기며 농로길들을 따라간다.

작은 다리를 앞에 두고 차량은 정차를 한다. 남자는 종이 위에 다음 경로를 그리며 가야 할 길을 설명하고, 고마움의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하자 차량에서 남색 캡모자를 꺼내어 선물을 한다.

"한국에서 온 거야?"

"응. 한국!"

사진 한 장을 함께 찍자는 말을 하기도 전에 정답게 웃으며 쿨하게 떠나버린다.

남자의 안내로 강의 지류를 넘는 작은 하천을 넘고, 큰 강의 다리를 넘어 비텐버르그로 향한다. 오랜만에 보는 소나무 숲이 도로변으로 시작된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강변을 따라 달리고.

농로길을 따라가고.

기찻길과.

소나무 숲을 지나.

평야를 달리고.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난다.

기찻길을 따라 비텐버르그로 들어간다.

비텐버르그 초입에 위치한 루터의 집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니 외부만을 구경하고.

"금수저인가? 대저택이네."

비텐버르그의 구시가지로 걸어 들어간다.

"어.."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케밥을 포장하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다. 지도를 확인하고 이후의 경로를 보니 딱히 음식점 같은 것이 없는 일직선의 도로다.

케밥집에서 4유로의 큰 케밥을 포장한다. 주인아저씨는 듬뿍 담아준 케밥을 들고 '이 정도면 괜찮냐'는 듯 웃는다.

 

구시가지의 광장으로 간다.

광장에는 두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시청 앞 중앙에 세워진 동상이 루터다.

"이상하게 루터의 자취를 따라가는 성지순례 여행 같네."

구시가지의 끝에 묘한 원형의 첨탑이 보인다.

비텐버르그 성과 함께 연결된 성교회다.

"이건 교회 건물."

비텐버르그 성의 일부가 교회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슈퍼마켓에 들러 빈병들을 환불받고 물과 음료를 사 들고 포츠담으로 향한다. 70km 정도 거리의 포츠담으로 가는 길은 2번 도로를 따라가는 심플한 경로다.

비텐버르그을 빠져나오고.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멋진 2번 도로다.

"바람개비떼다!"

독일 여행을 하는 동안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네덜란드의 평야에서만큼 본 것 같다.

포츠담으로 가까이 갈수록 숲길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편안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소나무 향기, 오랜만이네!"

비텐버르그를 출발하여 40km 정도를 편하게 숲길을 달리고 텐트를 펼친다. 푹신한 이끼류가 덮인 솔밭의 느낌이 좋다.

"내일은 베를린으로."

파리를 떠나 베를린으로 향한 2주간의 여행이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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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7일 / 맑음
에르푸르트-할레 잘레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다. "혹시 뒷바람인가? 이런 벼락같은 축복이 있나. 달려!"


이동거리
104Km
누적거리
23,534Km
이동시간
7시간 15분
누적시간
1,786시간

 
산길
 
잘레강
 
 
 
 
 
 
 
53Km / 3시간 25분
 
51Km / 3시간 50분
 
에르푸르
 
스테그라
 
할레잘레
 
 
1,05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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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아침의 가벼움은 너무나 좋다.

왠지 모르게 서둘러 길을 떠나고픈 날이다.

"어디까지 가야 하지?"

게으름을 피운 어제의 라이딩을 만회하기 위해 경로를 잡고 길을 나선다.

바람이 불어 좋은 날, 서핑을 하듯 바람을 타며 경쾌한 페달링을 이어간다.

앞을 가로막던 산과 언덕의 모습들도 사라진 평야의 풍경을 바라보며 달린다.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주황빛 독일의 작은 시골 마을들.

"환불 받아야지."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들을 보충하고, 맛있는 빵도 2+1으로 구매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가며 달콤한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3km, 7도의 경사를 갖은 언덕을 오르고.

나지막이 이어지는 내리막 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이런 길이 최고야!"

작은 마을, 산 위로 오래된 저택이 들어선 마을의 좁은 골목을 올라가고.

다시 길게 이어지는 내리막 길이다. 바람도, 하늘도 모든 것이 편하고 좋은 날이다.

푸른 평야를 따라 달리고.

직선으로 뻗은 철로를 따라 달리고.

작은 마을을 관통하며 산책로를 따라 달려간다.

순식간에 삭제된 거리들, 어느새 할레 잘레의 초입에 들어선다.

"벌써 70km가 사라졌어. 근데 지명이 참 재미있네."

 

"너 자꾸 울면 그냥 확 데리고 산다!  밥먹자. 머라도 좀 먹자"

"차 세워줘요..."

"밥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차 세워 빨리!!"

"밥먹을래 나랑잘래."

"창문 열고 뛰어내린다!"

"밥먹을래 나랑 살래!

밥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미안하다 사랑한다 중에서

 

천천히 시내의 모습을 구경하며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뾰족하게 세워진 쌍둥이 첨탑의 교회 건물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의 광장이 나온다.

"시내에 뭐가 있나?"

광장에 앉아 주변 관광지를 검색하니 특별히 호기심이 가는 것이 없다.

식당들과 슈퍼마켓을 검색하다 포기를 하고, 오전에 사놓은 비상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출발과 함께 광장의 모서리에 위치한 케밥집을 발견하고 바로 자전거를 세운다.

"얄팍한 마음이라니."

케밥 2개를 포장한다. 저녁과 내일 아침으로 하나씩 먹을 생각이다.

"세상 부러울 것이 이제 없네."

교회의 뒤편으로 보이던 첨탑은 교회의 일부분이 아닌 독립된 건물이다. 슬쩍 방향을 틀어 하늘 위로 올려다 보고.

할레 잘레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도로변 곳곳에 세워진 작은 조각상들이 앙증맞은 도시다.

평범하고 조용한 할레 잘레의 시내를 벗어나.

평야의 농로길과.

산책로를 달려간다.

해가 지기 전까지 목적지 없이 달리다 적당한 밀밭에서 야영을 할 생각이다.

뒷바람에 밀려 힘들이지 않고 도로를 따라가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각, 자전거를 세운다.

"여기까지!"

바람을 피해 잡목이 자란 곳에 텐트를 펼친다. 밀밭의 안쪽이라 차량들의 소음도 적고 조용하다. 문제는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뿐.

베를린의 아희와 메시지를 교환한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거리의 중앙역 근처 숙소를 추천받는다.

 

케밥과 맥주로 저녁을 해결하고, 바로 쓰러진다.

"내일도 딱 오늘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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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6일 / 맑음
아이제나흐-에르푸르트
코리나의 작은 가든에서 보낸 편안한 밤, 새벽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언제쯤 맑고 상쾌한 봄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23,430Km
이동시간
5시간 50분
누적시간
1,779시간

 
L1027도로
 
도로
 
 
 
 
 
 
 
35Km / 2시간 50분
 
40Km / 3시간 00분
 
아이제나
 
고타
 
에르푸르
 
 
95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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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들려오는 빗소리, 일어나기가 싫다. 세 번째 알람에 잠에서 깨었지만 뒤척임의 게으름만을 피운다.

"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의 쌀쌀함이 싫다.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산책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커피를 끓인다.

코리나에게 감사의 메모를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투박한 독일의 정원, 정말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하루의 이동경로를 잡기가 힘든 도로의 구조, 20km 정도 떨어진 마을 고타로 경로를 잡는다.

주택의 규모가 꽤 크다. 수많은 방들과 내부 구조가 궁금하다.

"바르트부르크, 너와는 인연이 없나 보다."

비가 내리는 아이제나흐의 시내를 벗어난다.

하천과 기찻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네비게이션은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흙길로 길을 안내하고.

도로로 다시 돌아오나 싶더니 기어히 산길로 안내를 한다.

"오늘 넌 여기까지."

아침을 먹지않은 탓인지 페달링에 힘이 떨어져 간다. 12시가 다 되어 검색해 두었던 맥도날드에 도착한다.

와이파이 속도가 빠른 매장이다. 쉬어갈 겸 지난 사진들을 업로드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비가 멈추고 포근한 햇살에 매장 안이 너무나 따듯하고 좋다.

"빌어먹을 티스토리!"

오류 투성이 어플 때문에 한 시간 동안 겨우 1일의 사진만을 업로드한다.

따듯한 매장과 달리 바람이 불어오는 외부는 쌀쌀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멀리 가기 틀렸네."

비로인해 출발이 늦어지고,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낸 탓에 이동거리가 짧아질 것 같다.

뒷바람을 맞으며 경쾌하게 내달리던 페달링은 네비게이션의 엉뚱한 안내로 멈추고 만다.

"이게 길이냐?"

네비게이션의 설정을 차량경로로 변경을 한다. 엉뚱한 길로 들어선 탓에 도로를 다시 만나기 위해 비포장의 작은 산을 넘어간다.

산을 넘느라 힘이 쭉 빠지고, 다시 마주한 도로는 언덕을 향해 길게 뻗어있다. 갑자기 우박이 쏟아져 내리는 도로를 따라 업다운을 반복한다.

우박이 비로 바뀌는 사이, 첫 번째 목적지 고타에 도착한다. 마을의 광장을 지나쳐가기 위해 잠시 도로를 벗어난다.

오래된 교회가 들어서있는 고타의 광장, 독일의 광장 공간은 정말 마음에 드는 장소다.

네비게이션의 경로를 다시 잡는다. 차량과 자전거의 경로를 비교하고, 도로의 상태를 위성으로 확인한 후 3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를 목적지로 결정한다.

고타를 벗어나고 작은 언덕을 넘은 후 도로변의 풍경은 넓은 평야로 바뀐다. 아이제나흐를 지나며 산들의 높이가 낮아지고, 고타를 지나며 높은 산의 모습이 사라진다.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과 평탄한 지형에 가벼운 페달링으로 경쾌한 질주를 이어간다.

멀리 시내의 풍경이 들어온다. 독일 마을들의 주황빛 색감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시내에서 둘러볼 3군데 성과 성당 그리고 마틴루터 교회 옆 다리 집으로 경로를 잡고 이동을 할 생각이다.

첫 번째, 성으로 간다.

"멋진데!"

성의 모습보다 언덕 아래로 펼쳐진 시내의 풍경이 마음에 든다.

"성당이 인상적이네."

성곽을 따라 성당으로 내려간다.

성당의 외부를 돌아가자 넓은 광장이 나온다.

"외부가 독특하네!"

광장의 주변, 성당과 성의 모습도 이색적이지만 도로변의 건물들과 트램이 지나가는 도로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예쁘다!"

작은 소도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어울어지는 소도시의 분위기는 대도시나 관광지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 도시, 정말 최고다!"

트램과 자전거, 목조건물, 교회와 성당, 작은 수로와 강. 모든 것들이 잘 어울어진 거리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예쁘신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 친절한 인사를 건넨다.

"시간을 내어 걷고 싶은 도시네."

독일의 소도시, 지나쳐가는 도시들의 수만큼 갈수록 독일 소도시의 매력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다양한 스토리와 풍경을 담고 있는 멋진 공간들이다.

"독일, 멋지네!"

마틴루터 교회 옆 다리집, 지명부터 독특한 건물에 도착한다.

"이거구나!"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하천의 다리 위로 목조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이건 뭐, 유니크하네!"

구시가지의 어느 곳에 시선을 놓아두어도 멋진 구도가 나오는 골목과 건물들이다. 마치 암스테르담처럼 모든 건물과 골목들이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여행자는 배고프다!"

시내의 음식점을 검색하고, 뷔페를 검색하고, 중식당을 검색하고, 한식당도 검색하느라 시간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사이 핸드폰이 다운된다.

"그냥 가라는 거지?"

핸드폰이 재부팅하는 사이 길을 출발한다. 어두워지기 전 도시를 벗어나 야영지를 찾아야 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케밥집!"

도로변 케밥집에서 케밥 2개를 포장한다. 하나에 4유로의 가격은 케밥의 양에 비하면 저렴하고 좋다.

"이상하게 독일 케밥이 맛있어!"

15km 정도 떨어진 마을의 숲을 향해 시내를 빠져나간다.

5시가 넘은 시간이라 적당한 장소가 보이면 야영을 할 생각이다.

목적지를 4km 정도 남기고 길은 오르막이 시작된다. 곧 6시가 되는 시각, 어두워지기 전에 밀밭에 텐트를 펼친다.

이곳은 비가 내리지 않았는지 밀밭은 젖어있지않아 좋다. 케밥과 함께 어제 사놓은 맥주 한 캔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케밥 2개를 먹으니 뷔페 3접시를 비운 것처럼 배가 부르다.

"독일은 소세지와 케밥으로 정리!"

조금 게으름을 피운 하루, 내일은 조금 멀리 가야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5일 / 맑음
허브스테인-바트 헤르 스펠트-아이제아흐
루터가 머물며 신양성서를 번역했다는 바르트부르크 성과 바흐의 생가가 있는 아이제아흐로 간다.


이동거리
140Km
누적거리
23,355Km
이동시간
7시간 51분
누적시간
1,773시간

 
점프점프
 
베라강
 
 
 
 
 
 
 
70Km / 2시간 20분
 
69Km / 5시간 33분
 
헙스테인
 
바트헤르
 
아이제나
 
 
87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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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은 학교로, 사모님은 수업으로 모두가 아침 일찍 나가야 한다. 독일의 아침은 일찍 시작되는 모양이다. 7시 반에 수련원에서 출발하기로 한 아침, 묵직한 피곤함이 느껴진다.

어젯밤 일찍 피곤함에 잠들었지만 피곤은 가시지 않은 것 같다. 6시 반부터 시작된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 '10분만 더'의 게으름에 빠져든다.

7시 10분, 방문을 두드리는 목소리는 이혁 목사님의 음성이다. 세미나가 있어 바트 헤르스펠트에 갔던 목사님은 필요한 물품이 있었는지 밤늦게 되돌아온 모양이다.

간단히 당근주스로 아침을 대신하는 부부는 작은 샌드위치와 삶은 계란을 담아주신다.

"바트 헤르스펠트가 대략 50km 정도인데, 차로 같이 갈까요?"

잠시 고민을 하다 목사님과 바트 헤르스펠트까지 함께 이동하기로 한다. 어제 잠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던 터라 짧은 거리지만 함께하며 대화를 하고 싶다.

목사님의 승합차에 자전거를 싣고 바트 헤르스펠트로 향한다. 무겁지 않은 대화, 편안한 대화가 이어지고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니 어느새 바트 헤르스펠트의 경계에 도착한다.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하는 목사님은 시의 외곽에서 짐들을 내려주고 인사를 건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인연인 것 같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일 것 같기도 하고 알 수 없는 하늘이다. 다행히 바람의 방향은 서풍이다.

맥도널드로 들어가서 아침을 해결한다. 아침 일찍 시작된 하루라 시간의 여유가 많다.

오늘의 경로를 결정한다. 이혁 목사님이 알려준 아이제나흐, 바흐의 고향이자 마틴 루터가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장소이며 마틴 루터의 신약성서는 현재의 독일어 체계을 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들은 아니지만 바흐와 루터라는 시대의 인물들과 관련된 마을이라니 지나가는 길에 들러 보기로 한다.

"바흐와 루터는 무시하기엔 좀 세네!"

아이제나흐까지 90km 정도의 거리, 산악지형임을 감안하면 부지런히 달려야 할 것 같다.

"일단, 시작부터 바람개비들이네."

한 시간여를 달려 바트 헤르스펠트의 경계에 들어선다. 바쁜 걸음이라 시의 외곽을 돌아 빠르게 시내를 빠져나간다.

독일의 지형은 남고북저의 형태라고 한다. 이곳 남부의 지형들은 숲과 언덕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산을 넘어가는 도로들을 피해 작은 소도로를 따라가는 경로를 택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은 피할 수가 없다.

산골의 작은 마을들과 능선들을 넘어간다. 이제 독일의 목조주택들도 제법 익숙해진다.

"오늘 하늘이 정말 좋네."

비가 내릴 것 같던 아침의 하늘과 달리 새하얀 구름들이 빠르게 흘러가는 멋진 하늘이다.

잠시 쉬는 사이 베를린의 아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오늘 핀란드의 대학원에 면접 인터뷰가 있는 모양이다.

마을과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아이제나흐가 가까워지고, 산 위에 위치한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올라갈 것인지, 산을 피해 멀리 돌아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오늘은 바람 덕에 쉽게 왔으니 산으로 고!"

산을 오르는 경로로 변경하고 길을 찾아가지만 점점 좁아지던 도로의 끝은 난데없이 길도 없는 언덕을 향해 이어진다.

"이럴 수는 없지. 힘들다!"

다시 이전의 경로를 따라 강변의 도로로 이동한다. 조금 멀게 돌아가는 길이지만 산을 넘는 것보다 편하고 좋다.

아이제나흐를 15km 정도 남기고 산 위로 오래된 성의 모습이 보인다.

"벌써 모습이 보일 리가 없는데."

천변의 작은 도로를 따라 오르내리막이 반복되고 시골의 마을들도 계속 이어진다. 아이제나흐로 가는 마지막 숲길을 지나고 시의 외곽에 도착한다.

"조용하니 좋네."

바르트부르크 성의로 가는 오르막길, 잠시 고민을 하다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믿어 보기로 한다. 도로를 타고 돌아가는 길보다 3km 정도 가까운 경로다.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더니, 이내 산으로 오르는 오솔길로 바뀐다.

"널 믿은 내가 바보!"

길을 되돌아 나와 아이제나흐의 광장을 찾아간다. 독일의 마을은 작은 마을에도 중심에는 항상 광장이 있고, 광장을 중심으로 구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다.

4시 반, 광장에 앉아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한다. 바흐의 생가 기념관과 바르트부르크 성의 경로는 같은 동선이다.

"배고프다!"

구시가지의 중식당을 검색하고 천천히 구경을 하며 길을 걷는다. 트리어처럼 작은 마을들의 분위기가 참 편하고 좋다.

중식당은 5시에 오픈을 한다. 자전거를 외부에 놓을 장소도 애매하여 포기하고 슈퍼마켓으로 간다.

슈퍼로 가는 길에 케밥집을 발견하고, 일단 슈퍼에 들러 캔맥주 두 개만을 사 들었다. 맥주캔을 보니 캔에도 재활 마크가 붙어있다. 독일의 재활용 수거기기는 재질과 상관없이 재활 마크가 붙어있는 제품을 수거하는 모양이다.

재활비용 25센트를 포함해서 50센트에 캔맥주가 하나니 정말 독일은 맥주가 싸다. 물론 맛도 좋다.

케밥집에 들러 4유로의 케밥을 포장한다. 양도 많고 맛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야영지를 찾아서."

골목을 따라 바흐의 기념관을 구경하고,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오르는 주변 숲에서 캠핑을 하면 될 것 같다.

아이제나흐의 골목들, 목조주택들의 분위기가 좋다. 마음에 드는 마을이다. 프랑크푸르트의 뢰머광장의 풍경이 골목들마다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바흐의 생가, 기념 동상이 세워진 노란 집이다.

"G선상의 아리아, 음악의 아버지 바흐."

날이 어두워지기 전 야영지를 찾아간다.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오르는 도로변의 산책로로 들어가 작은 우물가에 텐트를 펼친다. 오늘은 숲으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다.

폴대를 조립하고 펜트를 펼치려 하자 중년의 여성이 전기톱과 공구들을 들고 지나간다.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건네니 잠시 후 독일어로 말을 걸어온다.

독일어를 모른다고 답하니 영어로 다시 말을 한다.

"오늘 여기서 자려고요?"

"여기서 캠핑하려고요!"

여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더 좋은 장소를 보여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작은 우물가를 돌아 보이는 텃밭과 작은 나무집이 있는 공간이다. 독일의 작은 도시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던 텃밭이나 주말농장 같은 공간이다.

"여기가 오늘 밤 잠자기에 더 좋을 것 같은데, 결정은 네가 해."

"정말? 너무 고맙지!"

작은 나무집에는 화로와 함께 침대와 의자가 놓여있다.

"이게 뭐야? 농장?"

"가든, 독일 스타일이야!"

펼쳐놓은 텐트를 접고 자전거를 그녀의 가든으로 끌고 온다. 그 사이 그녀는 화로에 불을 붙여놓고, 촛불을 켜놓았다.

화로의 사용법과 내일 문을 잠가달라는 설명을 하고 그녀는 돌아간다.

코리나, 서로의 이름만을 알려주고 짧은 대화를 나눈 사이지만 스스럼없이 그녀의 소중한 공간을 내어주었다.

"편하게 쉬고 좋은 여행 해. 그리고 여기 맥주 있어. 마셔도 돼!"

그녀의 정원, 농장, 별장. 어떻게 부르던 상관없이 코리나에게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마치 이글의 시골집 반야와 같은 느낌이다.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북유럽의 집과 독일식 텃밭을 짓고 싶다는 바람이다.

"러시아 반야도 만들까?"

좋은 맥주와 맛있는 케밥, 따듯한 화로와 촛불이 켜진 아늑한 공간 그리고 라디오의 조용한 음악만이 흐르는 시간이다.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데!"

프랑스가 애달픈 첫사랑의 느낌이라면 독일은 마치 집과 같은 느낌이다. 특별하지 않고 낯설지 않은 평범함, 지극히 평범한 그 느낌이 너무나 좋고 또한 그립다.

아주 오랫동안 알 수 없던 목마른 갈증, 결여와 결핍의 허기짐은 어쩌면 돌아가고 싶은 곳, 보듬여 안길 따듯함에 대한 갈망이었나 보다. 팔을 뻗어 스스로를 안아줄 수 없다는 것이, 토닥여줄 수 없다는 것이 애잔하다.

"언젠가 나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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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4일 / 맑음
프랑크푸르트-허브스테인
하루의 달콤한 휴식을 하고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베를린으로 향한다. "이제 산은 없겠지?"


이동거리
91Km
누적거리
23,215Km
이동시간
7시간 07분
누적시간
1,765시간

 
521도로
 
275도로
 
 
 
 
 
 
 
45Km / 3시간 30분
 
46Km / 3시간 37분
 
프랑크
 
오텐베르
 
헙스테인
 
 
73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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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날씨가 흐리다. 조식 타임과 체크아웃 시간이 빠른 호스텔이라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8시, 어렵게 잠에서 깨어 식당으로 내려간다. 생각보다 호스텔의 조식은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자율배식이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좋다. 소시지와 스크럼블, 시리얼과 커피로 두 접시를 비운다.

9시, 낑낑거리며 패니어들을 옮기고 출발 준비를 한다.

구글맵을 확인하니 프랑크푸르트를 벗어나는 것은 아주 심플한 경로다. 521번 도로를 따라가다 Gedern이라는 마을에서 275번 도로로 이어가면 될 것 같다. 100km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 일정, Gedern 근처의 지형과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경로의 모양이 수상하다.

"산악지형들인가? 일단 Gedern까지 고!"

뤼머광장으로 가서 관광객들이 없이 목조건물들을 한번 더 둘러본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역의 목조주택이 더 소박하고 예쁜 것 같다. 독일의 목조주택들은 색과 무늬가 더 강렬한 느낌이다.

"뉘신지?"

프랑크푸르트의 성당의 붉은 벽돌, 이후 프랑크푸르트를 떠올린다면 적벽돌의 붉은 느낌이 생각날 것 같다. 수많은 낙서들과 함께.

프랑크푸르트를 벗어난다.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내의 외곽에 있는 마트에 들러 비상식을 보충한다. 큰 마을이나 도시를 거치지 않는 오늘의 경로라 슈퍼마켓을 찾는 것이 쉬울 것 같지 않다.

"환불받아야지."

페트병을 수거기기에 넣으니 별 반응이 없다. 다른 것을 넣어봐도 똑같다. 모양이 찌그러져서 인식을 못하는 것인가 싶어 바람을 넣어봐도 역시나 인식이 안된다.

다른 수거함을 점검하고 있던 직원이 독일어로 무뚝뚝하게 뭔가를 말하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다.

마지막 콜라 페트병을 넣으니 기기가 수거를 한다.

"뭐야? 뭐가 다른 거야?"

잠시 차이가 뭔지 생각을 해보니 바코드가 박힌 비닐포장지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두 개의 페트병은 물통 케이지에 쓸리면서 비닐포장지가 뜯긴 상태다.

"에쉬, 내 50센트!"

빵, 바나나, 커피, 콜라 등을 사고, 콜라병을 확인하니 바코드 위에 환불 마크가 붙어있다. 환불마크가 있는 페트병만을 수거하는 모양이다.

"이거로군!"

오늘따라 자전거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산을 지나오며 쌓인 근육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감기 기운은 밖으로 나오니 조금 덜하고 콧물을 닦느라 바쁘지만 곧 괜찮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조금씩 강해지는 빗줄기에 레인 팬츠와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521번 도로를 따라간다. 오늘도 내비게이션과의 신경전이 시작된다.

"베를린까지 시간 없어. 도로 타고 갈 거야!"

빗속에서 한참을 내달린 후 버스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간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탓인지 허기짐은 없다.

"곧 맑아지려나?"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것 같던 하늘이 천천히 밝아오기 시작하지만 왠지 모르게 도로는 산을 향해 다가가는 느낌이다.

"너의 의미는 무엇이냐?"

275번 도로에 접어들며 긴 오르막이 시작되고, 가슴으로 땀들이 흘러내리며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전해진다.

"비에 젖고, 땀에 젖고. 남은 건 눈물인가?"

문제의 Gedern에 도착한다. 시야에 산이나 언덕의 풍경은 들어오지 않는 평범한 작은 마을이다.

잠시 내비게이션의 경로가 엇갈리는 갈림길에서 지도를 확인한다. 중년의 여성이 다가와 뭔가를 말하며 뒤로 되돌아 가라는 제스처를 한다. 여자는 도로를 따라가면 높이 올라가야 한다며 옆으로 돌아가는 작은 도로의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지도를 보니 9km 정도의 거리에서 두 길은 다시 만난다.

"그럼, 알려준 도로를 따라서."

여자가 알려주는 도로는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멀리 왼쪽으로 275번 도로가 지나가는 숲길이 눈에 들어오지만 산의 높이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오르막과 내리막, 다시 오르막이 반복되는 사이 페달링의 힘이 떨어져 간다.

산 위의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산의 정상에는 어김없이 바람개비들이 신나게 돌아가고 있다.

"저 산과 다른 것이 무엇이었을까?"

한 시간이 지나 어렵게 275번 도로를 다시 마주한다.

"루터바흐? 여기까지 가야겠네."

4시, 일몰까지 두 시간의 여유가 있어 30km 떨어진 루터바흐까지 달려 보기로 한다.

나지막이 떨어지는 도로를 따라 한 시간 업힐의 보상을 대신하며 신나게 질주를 한다.

"좋아! 딱 20km만 이렇게."

10km 정도 이어지던 내리막은 끝나고, S자로 휘어지는 도로를 따라 바람의 방향도 맞바람으로 바뀐다.

바람을 이겨가며 느릿하게 페달을 밟는 사이 맑은 하늘빛이 얼굴을 내민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며 루터바흐가 가까워진다.

"동네, 참 예쁘네."

언덕 위의 집들을 사진 찍고 출발을 하려니 바로 앞에 한 남자가 서서 인사를 한다.

"한국분이세요?"

밝게 웃는 남자는 어디를 가는지 물으며 의아해한다.

"캠핑을 한다고요?"

어딘가 약속이 있어 가는 도중 나를 보고 차를 멈췄다는 남자는 오늘 밤 어디서 숙박을 하는지 묻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한다.

"추운데 어떻게 밖에서 자요?"

"이 정도면 따듯한 거예요. 노르웨이에서도 캠핑을 했는데요 뭘."

잠시 고민을 하던 남자는 내가 사진을 찍던 방향을 가리키며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보내고 가라고 한다.

허브스테인, 루터바흐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이혁 목사님이다.

목사님을 따라 예쁜 집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이 예쁜 집이 목사님 댁인가요?"

"아니오. 시청입니다."

"시청요?"

2,0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허브스테인은 과거 천주교 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작은 마을이지만 시의 행정지였던 모양이다.

목사님의 교회에 들어가 사모님과 10대 후반의 원석과 인사를 한다.

수련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회는 규모가 꽤 큰 건물이다. 세미나 약속이 있어 바로 떠나야 하는 목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수련원의 숙소에 짐을 푼다. 따듯하게 샤워를 한 후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는다.

"한국식 집밥이다!"

사모님, 원석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한다. 편하고 좋은 느낌이다.

우박이 창문을 두드리는 밤, 하루의 피로가 밀려온다. 이내 이불을 끌어안고 잠이 든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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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3일 / 흐림
빙겐-마인츠-프랑크푸르트
독일의 베를린을 향해가는 여정, 라인강과 마인강을 따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


이동거리
71Km
누적거리
23,124Km
이동시간
5시간 58분
누적시간
1,758시간

 
라인강
 
마인강
 
 
 
 
 
 
 
25Km / 1시간 50분
 
46Km / 4시간 08분
 
빙겐
 
마인츠
 
프랑크
 
 
64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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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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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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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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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73-407-6943

 

비가 내릴 듯 흐린 하늘이다. 60km 정도 남은 프랑크푸르트, 오늘도 다리 근육들이 뻐근하다.

"오늘은 쉽게 가겠지."

짐들을 정리하고 근처에 있는 맥도널드로 간다.

어제의 작은 마을을 지나고.

아침메뉴로 아침을 해결하며 프랑크푸르트까지의 경로를 확인한다. 라인강을 따라 마인츠를 거쳐 마인강을 따라 프랑크푸르트로 가면 된다.

"오늘은 편하겠다."

기차역 주변의 실내 자전거 보관소는 정말 부럽다.

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이동하는 사이 오늘도 난데없이 길의 방향을 변경하는 내비게이션.

"수상하다!"

길을 돌아 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는 것 같던 길은 철도 건널목에서 가로막힌다. 기차가 지나간 후에도 차단기는 올라가지 않고 난감하다.

다시 도로로 되돌아 가기에는 내려온 길이 멀다. 숲의 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찾아 따라간다.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숲을 벗어나고.

독일의 있는 듯 없는 듯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독일의 느낌은 자전거 도로와도 비슷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는 변하지 않고 유지가 된다.

"오늘은 날씨가 좋겠어!"

마인츠의 경계에 들어선다.

"얄밉게 예쁘네."

마인츠의 외곽을 지나.

시내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인도를 따라 울퉁불퉁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 마인츠는 공업 도시의 오래된 느낌이 난다.

라인강을 넘어가기 위해 강변의 공원을 따라간다. 시간의 여유가 느껴지는 유럽의 공원 풍경은 언제나 좋은 느낌이다.

"우리랑 뭐가 다른 걸까?"

"내가 달라진 거겠지."

왜 더 많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지 못했을까 싶다.

다리를 건너기 위해 길을 출발한다.

아주 오래된 철로의 다리로 강을 건널 수 있나 보다.

다리를 따라 산책과 런링,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라인강의 풍경과.

오래된 다리의 모습을 구경하는 동안 뒤에서 오던 사람들이 조용하게 기다려주며 미소를 건네준다.

라인강의 지류인 작은 마인강을 따라 프랑크푸르트로 간다.

다리 위에서 미소를 건네며 기다려 주었던 중년의 여성과 다시 미소를 주고받는다. 공원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인사를 하던 남자는 펑크 수리를 하는지 오랫동안 타이어를 살핀다. 강풍으로 거꾸로 세워둔 남자의 자전거가 넘어지고 남자는 안절부절이다.

이번에는 자전거를 들고 한참을 살펴보는 남자에게 다가간다.

"도와줄까?"

"드레일러가 망가진 것 같아!"

자전거 뒷드레일러에 약간의 스크레치가 나 있다.

"이틀 전에 산 자전거야. 겨우 이틀밖에 안 됐다고."

울상이 된 남자의 표정이 재미있다. 펑크 수리를 하느라 뒷바퀴를 탈착 한 자전거의 체인과 드레일러가 뒤틀려 보이지만 바퀴를 탈착 하면 원래 그렇게 보인다.

자전거를 살펴보려고 하니 남자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자전거를 잔디밭에 놓아둔다.

"아내에게 전화를 할 거야!"

"어."

덩치가 큰 남자, 새 유니폼과 슈즈 등을 갖춰 입은 남자의 성격이 어림짐작이 된다.

"소심쟁이 아저씨, 자전거는 그렇게 쉽게 망가지지 않아요!"

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마을들을 지나치고.

인터체인지 교차로를 지나는 묘한 굴다리들을 지나치고.

프랑크푸르트의 시내로 들어간다.

허기가 찾아와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사 먹고.

"오늘 투 맥이네."

조금씩 빌딩의 모습과 자전거 도로의 모습이 세련되게 변해간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고층 빌딩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말 오후의 도심은 인적이 드물 정도로 한산하고 도로변의 모습은 세련된 고층 빌딩들의 모습과 대비될 정도로 조금 어수선하다.

여기저기 낙서와 같은 그라피티들이 빼곡하게 그려진 거리 위로 하늘 높이 치솟은 빌딩 숲, 뭔가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도시의 풍경이다.

"이 알쏭달쏭한 도시는 뭐라지?"

프랑크푸르트의 랜드마크인 빌딩을 찾으려다 별 특색이 없는 고층 빌딩일 것 같아 포기하고 오페라 극장이 있는 광장으로 간다.

고층 빌딩과 오래된 석조건물, 유럽에서 처음 보는 풍경이다.

"프랑크푸르트, 묘한 도시다."

뢰머 광장으로 간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한 골목을 따라.

플라타너스 나무들을 고문하듯 뒤틀어 놓은 광장이 나온다.

"뭔가 부족한데."

사람들이 모여있는 노천카페를 지나자 붉은 목조 건물들이 나란히 들어선 뢰머 광장이 나온다.

붉은색의 강렬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목조 주택에 비해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바람이 춤을 추는구나."

"예쁜데 뭔가가 아쉽다."

숙소를 찾아간다.

도로변 높이 솟은 붉은 벽돌의 프랑크푸르트 성당을 한번 올려다 보고.

작은 마인강을 넘는다.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저녁이다.

"프랑크푸르트 모르겠다. 몰라, 차붐!"

숙소는 마인강을 넘어 바로 강변에 위치해 있는 유스호스텔이다. 체크인을 하자 멤버십이 있는지 묻더니 가입서류를 주며 3.5유로를 가입비로 달라고 한다.

"세계에서 다 쓰는 거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문의하고, 뒷마당의 열쇠를 받아 자전거를 보관한다. 철문으로 닫힌 장소이지만 더는 유럽을 믿지 않는다.

유락과 두꺼운 와이어로 기둥에 묶어놓고.

번호키와 자물쇠로 잠그고.

잘려나간 번호키도 재활용하고.

"이래도 훔쳐가면 뭐."

패니어들을 옮겨야 한다. 3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으나 배정받은 방은 복도의 끝방, 진이 빠진다.

조식이 제공되는 유스호스텔이라 선택을 했는데 무엇보다 답답하지 않은 공간이 좋다.

강도 보이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거리로 나간다. 기온이 많이 올라간 날인지 바람이 좋다.

몇 군데의 식당을 찾아갔지만 주말이라 모두 닫혀있고,결국은 여행자의 전문식당으로 찾아간다.

 

"독일의 햄버거는 정말 크다."

어둠이 내려앉은 프랑크푸르트의 느낌은 세련된 높은 빌등 숲의 야경과 달리 어둡고 음산하며 차갑다. 

 

"뭔가 이상한 동네야."

 

괜찮아질 것 같던 감기 기운이 따듯한 숙소에 들어오니 다시 찾아든다.

"안 돼!!"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2일 / 맑음
모르바흐-빙겐 암 라인
독일 서부의 산악지대가 계속 이어진다. "라인강은 어디에 있는 거야?"


이동거리
85Km
누적거리
23,053Km
이동시간
7시간 `3분
누적시간
1,752시간

 
도로
 
산길
 
 
 
 
 
 
 
42Km / 3시간 20분
 
43Km / 3시간 53분
 
모르바흐
 
츠만
 
빙겐
 
 
577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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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하늘빛이 좋은 날이다. 산을 넘어온 어제의 여파가 느껴지는 피곤함이다.

"오늘도 산인가?"

지도를 보며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경로를 잡는다. 계속되는 산들을 넘어 마인츠가 있는 라인강까지 가야 할 것 같다.

"가자, 날씨도 좋은데."

처음부터 시작되는 오르막 길을 따라 한 시간을 달리고 잠시 쉬어간다.

한적한 도로와 시골 마을들을 지나는 동안 쉽게 체력이 떨어져 간다.

"힘들어!"

작은 마을을 지나며 도로변 식당을 찾지만 모두 문이 닫혀있고, 다시 이어지는 언덕으로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안 내려갈 거니?"

허기가 찾아와 더욱 쳐지는 페달링이다.

무심하게도 길은 계속해서 산으로 향한다.

산 위의 작은 마을을 지나친다.

지도를 확인하고 앉아있으니 할아버지 한 분이 도움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배고픈데!"

마을에 중식당이 하나 있지만 영업 전이다.

점심을 포기하고 좁은 골목을 따라가던 중 케밥을 파는 피자집을 발견한다.

"들어가자!"

알 수 없는 메뉴판을 쳐다보고 있으니 그 모습이 이상했는지 주인남자는 작은 메뉴 팜플렛을 건네준다.

팜플렛을 번역기로 스캔을 하고, 큰 접시의 케밥을 주문한다.

"오! 맛있겠다."

아희의 말처럼 이상하게 독일의 케밥이 맛있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출발한다.

마을과 마을로 이어지는 업다운의 도로는 계속된다.

자꾸만 틀어지는 것 같은 고글의 각도, 고글을 확인하니 콧대의 한쪽 실리콘이 떨어져 길이가 맞지 않는다. 다른 편의 실리콘을 잘라내어 길이를 맞춘다.

"이것도 구해야겠네."

여행이 길어질수록 자잘한 소모품들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길들은 힘이들지만 시골 마을들의 풍경들은 큰 즐거움을 준다.

다시 오르고.

쉬어가기를 반복한다.

"징그럽다. 바람개비들!"

계속되는 업다운, 지친 페달링과 함께 어깨마저 쓰시는 것 같다.

"라인강까지 얼마나 남았지?"

15km 정도 남은 거리, 하지만 지도상에 또 다른 녹색의 지대가 보인다.

"고만해!"

마지막 산을 남기고 마을을 향해 내려간다. 이내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굳이 내려가는지 야속하기만 하다.

마을을 지나 마지막 산으로 향한다. 비포장길의 산책로가 의심스럽지만 되돌아갈 다른 길이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제발 길만 계속 이어져라."

"어디가 끝이야?"

마지막 바람개비들이 서 있는 산을 향해서 지친 페달링을 이어간다.

그리고 숲길로 이어지는 내리막, 지난 이틀 동안 올라온 높이를 한꺼번에 내려가는 것처럼 구불구불한 산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상태가 좋지 않은 시멘트길이라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이 조금 억울하지만.

"끝이다!!!"

내리막에서 만난 산골 마을은 매우 독특하다. 골목을 따라 형형색색의 천조각들을 매달아 놓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집들과 마을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예쁘다.

"아, 뭐지?"

천조각을 매달아 놓은 이유를 알고 싶지만 궁금증을 풀 방법이 없다.

마을의 끝, 라인강을 만나는 언덕 위로 오래된 작은 성이 들어선 마을은 즐거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독특한 분위기의 예쁜 마을이다."

평탄한 라인강을 만나 투박한 자전거 도로를 따라 40km가 남은 마인츠로 향한다. 산과 언덕을 넘어온 페달링은 지칠대로 지쳐있다.

"이 동네는 무슨 성이 이렇게 많아?"

강변의 언덕 위로 촘촘하게 쌓아올린 성벽과 오래된 성의 모습은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폐쇄적으로 보인다.

다시 강변을 달리다 또 다른 성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의 고관대작들은 할 일이 없었나 보다. 쓸데없는 성들을 이렇게 많이."

강의 건너편 포도농장의 모습과 성의 모습에서 서로 다른 삶의 모습들이 그려진다.

이제는 낡고 낡은 고관대작들의 오래된 성들보다 강 건너편 치열한 삶을 살았을 농민들의 터전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라인강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사이 첫 번째 소도시 Bingen에 들어선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공원의 풍경과 사람들의 여유가 느껴진다.

"아, 좋다!"

네비게이션은 이곳에서 페리를 타고 강을 건너라고 안내한다. 자세히 강변을 살펴보니 번호판이 붙어있는 선착창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어떻게 가라는 거야?"

페리의 안내판을 보고 4번 선착장으로 갔지만 매표소는 닫혀있다. 자전거 그림이 그려진 메모에 1km 전방에 뭔가가 있다는 것 같지만 귀찮고 피곤하다.

"몰라, 풍경이나 구경하자."

공원에 앉아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강변의 풍경과 시간의 여유를 즐긴다.

해가 지기 전 소도시의 경계를 벗어나 강변의 산책로에 텐트를 펼친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새소리만이 들려오는 밤이다. 어제 슈퍼에서 사놓은 훈제고기로 저녁을 해결한다.

몇 번을 확인해도 알 수 없었던 고기는 양고기인 것 같다. 3유로가 안 되는 가격이라 두 개를 사 왔는데 부드럽고 두툼한 고기가 정말 괜찮다.

내일이면 프랑크푸르트에 도착을 한다. 숙소를 예약하고 바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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