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0일 / 맑음
레브뢰-베르사유-파리
프랑스 파리로 들어간다. 많은 국가의 도시들을 지나쳐왔지만 파리로 향하는 마음은 남다르다."


이동거리
105Km
누적거리
22,436Km
이동시간
8시간 08분
누적시간
1,695시간

 
D11도로
 
세느강
 
 
 
 
 
 
 
85Km / 5시간 55분
 
20Km / 2시간 13분
 
에브뢰
 
베르사유
 
파리
 
 
423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첫 번째 알람,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가끔씩 오가는 기차소리가 시끄러웠지만 드라이한 잠자리는 나름 쾌적하고 좋았다.

레오니는 아침부터 여러 가지 계획들을 알려준다. 자신의 한국어 선생님도 만나자 하고, 친구들도 만나자며 제안을 하고, 집으로 초대까지 한다.

"뭐든 좋아!"

파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다. 유럽에 들어서 일조시간과 흐린 날씨 때문에 한동안 달리지 못한 100km의 라이딩 거리다.

9시 반, 파리로 향한다.

"오늘은 펑크만 나지 마라!"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무난한 길, 구글맵은 오늘도 평야의 흙길로 길을 안내한다.

"시간 없다."

구글맵을 무시하고 도로를 따라가는 동안 내비게이션은 끝도없이 유턴과 좌회전을 안내한다.

"고만해. 안 갈 거야!"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나며 구글맵은 느닷없이 산을 향해 우회전을 안내한다.

"싫다!"

이리저리 도로를 벗어나는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 때문에 방향감을 잃고, 새로 잡은 경로를 따라가니 평야의 흙길이 나온다.

200미터쯤 자전거를 끌고 가다 길을 되돌아온다.

"지뢰 찾기도 아니고."

지도를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완전히 무시하고 이정표를 따라 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자 하늘이 열린다. 넓은 평야와 하늘, 시야의 밑으로 마을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제 이렇게 높이 올라왔지?"

언덕과 산을 오르내리며 길은 이어진다. 밋밋한 평지의 라이딩보다 무료하지 않지만 쉬운 라이딩은 아니다.

땀이 차오르고, 페달을 밟는 힘이 떨어져 간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마을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형형색색의 집들은 돌과 흙으로 지어진 집들로 변해간다.

오르막과 오르막, 허기가 밀려든다.

"콜라도 떨어지고."

월요일이지만 작은 시골마을들을 지나쳐가는 도로변에는 쉬어갈 곳이나 음식점이 없다.

패니어에 남은 빵과 비스킷으로 허기를 달래고,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차량용 경로로 설정을 한다. 차량 통행이 많지않고, 자전거 도로가 있어 위험하지 않을 것 같고, 쓸데없이 흙길로 안내하는 엉뚱한 짓도 하지않을 것이다.

오르막의 숲길을 넘어간다.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베르사유의 궁전을 지나치는 경로다.

"베르사유 궁전?"

휴무일을 알리는 네비게이션의 안내가 못내 아쉽지만 궁전의 외곽이라도 바라볼 생각을 베르사유로 향한다.

4시, 좀처럼 줄어들 것 같지 않던 100km의 거리도 베르사유의 궁전에 도착하며 파리까지 20km 정도만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 살아있네."

베르사유의 궁전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그 모습도 예사롭지 않을 만큼 화려한 모습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처럼 휴무일인지 드문드문 출입구를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뿐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네."

 

베르사유를 시작으로 거리는 도시의 풍경으로 바뀐다. 차량들의 흐름이 복잡하지만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한 시간 정도의 라이딩, 파리 시내의 좁은 도로는 뭔가 혼란스럽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는 듯하다.

"이런 무질서의 질서가 좋아!"

다시 만난 세느강의 모습은 조금 황량한 느낌이지만 영국의 템즈강에서 경험으로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다.

"어떻게 강변에서 피크닉을 한다는 거지?"

여유롭게 햇볕을 즐기는 사진이나 그림 속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4개월 동안 경함 한 유럽의 날씨를 생각하면 강변에서의 피크닉이 그저 한가로운 시간의 여유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따듯한, 청명한, 부드러운 계절의 햇볕이 귀한 동네다."

세느강을 건넌 후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 에펠탑을 향해간다. 낯선 도시의 풍경 속, 기분 좋은 호기심의 흥분감이 느껴진다.

멋진 조각의 다리들을 하나, 둘 지나치고 멀리 에펠탑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

에펠탑을 향해 페달을 밟는 동안 작은 공원 위로 파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내일 보는 것으로!"

"드디어 왔다!"

10년이나 늦어버렸지만 파리에 도착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흘러버린 10년의 시간이 마음 한구석으로 아리게 전해진다.

"야, 사실은 너무 아픈 시간이었어!"

강변에 앉아 버리지 못했던 지난 시간의 찌꺼기들을 흘려보낸다.

 

삶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어떠한 선택의 과정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전부를 담지 못하는 시간의 무력감과 괴리된 자신과의 거리, 나에게서 분리되어 가는 나를 바라보는 시간은 너무나 참혹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너무 늦어버렸지만, 그때의 열망도 이제는 사라져 버렸지만 괜찮다.

"이렇게 왔잖아, 그럼 된 거야!"

에펠탑은 생각보다 작고 단순하다. 숙소로 향한다.

파리의 느낌은 자유분방하다. 제멋대로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고집을 갖은 자유주의자처럼 보인다.

"마음에 들어. 게으른 나에게 딱이야!"

에펠탑에서 멀지 않은 호스텔을 찾아간다. 어려움 없이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문의한다.

"안 돼. 안쪽에 보관하고 싶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힘들었어."

매니저와 상의를 한 직원은 호스텔의 안쪽에 공간을 만들어준다.

샤워를 하고, 세탁을 할 수 있는지 묻자 호스텔 근처의 빨래방을 알려준다.

"빨래방이라."

저녁을 먹기 위해 맥도널드로 향하다 중국음식을 파는 식당에 들러 밥과 고기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맥도날드 보다 약간 비싸지만 나름 괜찮은 식당이다.

"추운데 왜 밖에서."

숙소에 돌아와 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 맥주 한 잔에 8유로나 한다. 달콤한 호가든의 맛이 좋다.

숙소의 와이파이가 거의 사용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약하다.

"다 좋았는데, 아쉽네."

레오니는 비가 예보된 내일의 산책을 미루고, 저녁에 만나 식사를 하자고 한다. 파리의 모습이 궁금하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9일 / 비
뽕 오드메흐-르 뇌브흑-에브뢰
계속되는 비로 인해 어려움은 이어지지만, 어지럽던 영국 여행의 피로가 조금씩 사라진다.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22,331Km
이동시간
5시간 54분
누적시간
1,686시간

 
D39도로
 
D39도로
 
 
 
 
 
 
 
40Km / 2시간 54분
 
36Km / 3시간 00분
 
뽕오드메
 
르뇌브흑
 
에브뢰
 
 
318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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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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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반, 빗소리에 잠에서 깬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든다. 두 번째 알람에 다시 깨었지만 잠을 떨칠 수가 없다.

어젯밤 배안에서 새우잠을 잔 탓인지, 우중 라이딩의 피로까지 겹쳐 피곤한 모양이다. 오늘 100km 정도를 가려면 서둘러야 하는데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자자."

10시, 잠을 떨칠 수가 없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피곤하다. 비가 멈춘 것을 확인하고 힘들게 몸을 일으킨다.

"오늘 멀리까지 가야 하는데 틀렸네."

짐들을 정리하고 파리로 향한다. 측면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다. 오늘 같은 날은 뒤에서 밀어주면 좋을 텐데 아쉽다.

첫 번째 작은 마을에 도착, 비가 내리지 않으니 쉽게 땀이 차올라 겨울 져지를 벗어낸다.

"이제 하나씩 벗을 계절이구나. 좋다!"

시골 마을의 집과 골목은 여전히 마음을 끌어당긴다.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핀란드, 스웨덴의 집들처럼 프랑스 시골의 집들도 참 마음에 든다.

집을 지으라면 북유럽의 집들처럼, 가게를 꾸미라면 프랑스의 집들처럼 짓고 싶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간다.

"겨우살이가 맞는데!"

솜뭉치처럼 자라는 나뭇가지가 정말 재미있는 모양이다.

작은 마을을 벗어나자 구글맵은 숲으로 향하는 오솔길로 길을 안내한다.

"오늘은 안 속아! 멀리 가야 한다고."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국도를 따라 이동한다. 한적한 도로를 놔두고 자꾸만 좌회전과 유턴을 하라는 구글맵이다.

"싫다!"

다시 마주친 갈림길, 포장이 된 자전거 도로지만 잠시 고민을 하고 이번에도 도로를 따라간다. 자전거 도로가 계속 이어져 있을지 알 수가 없고, 한적한 국도를 따라가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독일에서부터 보이던 굵은 갈대의 정원수는 한 그루 뽑아가서 마당 한켠에 심어놓고 싶다.

언덕과 오르막이 이어지는 도로, 멀리 시작되는 작은 마을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예쁜 집들 사이로 아주 오래된 성처럼 높이 치솟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성인가?"

예쁜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는 작은 골목, 수도원처럼 보이는 곳의 오래된 첨탑이 이색적이다.

"갈 길이 바쁜데, 마구 발길을 붙잡는구나."

 

종탑처럼 보이는 이색적인 건물은 그 용도가 궁금하다. 넓은 수도원을 산책하면 좋을 것 같지만 시간이 아쉽다.

"그림 같은 숲 속의 작은 마을이네."

오르락내리락, 마을과 평야를 지나쳐 간다.

잠시 쉬어가려던 찰나 당나귀와 작은 말이 우리 안에서 풀을 뜯고 있다.

"야, 프랑스 말!"

호기심이 많은지 당나귀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잠시 후 시크했던 말도 천천히 다가온다.

나의 발걸음을 쫒아오는 당나귀, 관심 없는 척 한참 후에 다가오는 시크한 말이다.

 

"야, 넌 성격 바꿔!"

말과 당나귀와 노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오늘 멀리 가기는 틀렸어."

다시 작은 타운을 지나치는 길에 그놈이 나를 유혹한다. 아무래도 나는 유혹에 약한 남자인가 보다.

"너 때문이 아냐! 그저 오래된 타운의 모습이 궁금해서 그런 거야."

타운의 중심에 오래된 성당이 세워진 조용한 마을이다.

맥도널드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오늘은 에브뢰까지 가야겠네."

도로를 벗어나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려간다. 뽕 오드메흐에 가까워지며 길은 숲 속 공원을 따라 이어지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러지 말자!"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공원길을 따라가고, 에브뢰 시내에 들어섰지만 높은 언덕 위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내려갈 방법이 없다.

"뭐야? 이 길은!"

산책로를 끝까지 돌아 마주한 출구, 에브뢰의 외곽을 한 바퀴 돌고야 말았다.

굵어지는 빗줄기 속에 시내로 들어가고, 에브뢰 대성당의 모습에 발길이 멈춘다.

입구로 들어가니 특별히 매표소 같은 것이 없다.

"그렇다면 잠시 구경!"

성당을 구경하는 사이 빗줄기는 여름 장대비처럼 내린다. 레인 팬츠를 꺼내 입고 야영지를 찾아 나선다.

늦어진 라이딩 속도에 미쳐 에브뢰 근처의 야영지를 검색하지 못한 상태, 시내를 벗어나기 전 KFC에 들러 햄버거를 포장하고 야영지를 검색한다.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숲이 보이지만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간, 비를 맞으며 가기에는 왠지 싫다.

"일단, 고!"

에브뢰 외곽의 교차로, 기찻길 옆 교각 밑이 좋을 것 같다.

"시끄러워도 비보다는 낫다."

교각 위로 차량들이 지나가고, 교각 밑으로 종종 기차가 지나가지만 비를 피할 수 있으니 그 보다 좋은 곳이 없다.

"얼마만의 마른땅이냐?"

텐트를 펼치고, 파리의 레오니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파리에서의 시간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느라 정성이 가득하다.

"좋아, 내일 100km 달린다."

파리 레오니 집 근처에 숙소를 예약하고, 경로를 확인한다.

"기다려라. 파리!"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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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8일 / 비
영국 포츠머츠-프랑스 르아브르-옹플뢰르-뽕 오드메흐
다사다난했던 영국의 여행을 마치고 프랑스로 떠난다. 파리, 에펠탑, 포도주, 바게트와 크루아상 그리고 알베르토 카뮈와 장 폴 사르트르.


이동거리
242Km
누적거리
22,255Km
이동시간
7시간 29분
누적시간
1,681시간

 
페리
 
D108도로
 
 
 
 
 
 
 
170Km / 7시간 00분
 
72Km / 7시간 30분
 
포츠머츠
 
르아브르
 
뽕오드메
 
 
242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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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안락한 좌석이지만 잠을 자기에는 불편함이 있다. 밤새 뒤척거리며 새우잠을 자고, 도착 1시간 반 전에 찌뿌둥한 몸을 일으킨다.

"아, 피곤해."

화장실에서 세안과 양치를 하고, 천천히 르아브르 항구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날씨가 흐린 탓에 선상 위의 일출은 볼 수 없다.

"왔다. 프랑스!"

입항 안내가 나오고 화물칸으로 내려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천천히 화물칸의 문이 열리는 동안 몇몇 사람들이 화물칸으로 내려와 하선을 기다린다.

"왜, 여기서 하선을 하지?

잠시 후 셔틀버스가 배안으로 들어와 기다리던 승객들을 태워서 떠난다. 공항에서나 운행되는 셔틀버스 시스템이 페리에서도 운행되니 편해 보인다.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하선을 하고, 게이트로 이동을 한다.

영국 포츠머스를 떠날 때 짐 검사만을 하고, 국경을 통과하는 특별한 절차가 없었는데, 르아브르 항구의 게이트에서 입국 확인을 한다.

여권을 잠시 확인하더니 이내 입국도장을 찍어준다.

"어제 블렉시트가 실행됐는데, 입출국 절차도 까다로워지겠네."

잠시 됭케르크을 지나쳤던 첫 번째 입국, 그리고 르아브르의 두 번째 프랑스 입국이다.

"프랑스를 달려 볼까!"

레오니가 추천했던 르아브르를 잠시 구경하기 위해 르아브르 해변으로 찾아간다.

깔끔한 자전거 도로, 무엇보다 우측통행을 하는 도로 환경이 너무나 편하고 좋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면 차량들이 정차를 하여 양보를 해주는 운전자들의 매너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대체 영국만 왜 그런 거야?"

영국 방향의 회색빛 하늘과 달리 르아브르의 하늘은 남다르게 맑다.

"탈출을 한 기분은 뭘까?"

르아브르 시내의 오래된 성당은 공사 중이라 그 모습을 볼 수가 없고, 하늘 위로 치솟은 첨탑이 궁금하여 성 요셉 교회로 이동을 한다.

"독특하긴 한데, 뭔가 답답하다."

르아브르 해변으로 이동한다. 이른 아침부터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꽤 넓은 르아브르 해변은 몽돌들이 깔려있는 해변이다.

둥글둥글 매끄러운 돌들의 모양이 담아가고 싶을 만큼 예쁘다.

몽돌 해변에 앉아 잠시 바라를 바라보고 르아브르의 시내로 이동한다. 깔끔한 도로와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도로가 편하고 좋다.

"아, 살 것 같아!"

그동안 영국의 도로를 달리며 쌓인 스트레스가 상당한 모양이다.

맥도널드에 들린다. 자물쇠를 잠그는 동안 젊은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하고, 거리에 자전거를 놓을 때 도난을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래, 안 그래도 거하게 경험하고 왔어."

우리처럼 과하다 싶을 만큼의 자동차 생활 문화를 갖은 영국에서 왜 자전거 도둑이 그렇게 많은지 이해할 수 없다.

"감자튀김은 영국이 낫고, 햄버거는 프랑스가 훨씬 맛있군!"

파리로 향하는 경로를 결정한다. 오늘은 프랑스의 도로에 적응을 하며 천천히 이동을 하려고 한다.

세느강의 끝, 바다와 만나는 세느강을 건너 옹플뢰르라는 작은 마을에 독특한 모양의 교회가 있다. 파리와 반대 방향이지만 4km 정도의 거리라 들러볼 생각이다.

르아브르 시내의 건물들, 프랑스의 집들의 모양과 색이 예사롭지 않다.

좁은 골목에도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어 길을 찾고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누가 그랬지? 프랑스 운전자들이 거칠다고."

프랑스 운전자들이 거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르아브르의 도로에서 만나는 차량들은 너무나 매너가 좋다.

"프랑스의 집들, 왠지 끌린다."

뭔가 투박해 보이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는 프랑스의 집들이다.

세느강으로 가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동안 높은 아치형의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설마?"

설마는 늘 그렇다. 유료로 운영되는 다리인 것 같지만 자전거는 별도의 제재도 없고, 자전거 도로도 잘 안내되어 있다.

배가 드나드는 강의 하구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치의 경사도가 심하게 높은 다리다.

"이 정도면 거의 산을 넘는 수준인데."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다리를 오르다 측면에서 불어오는 강풍 때문에 인도로 들어가 다시 다리를 오른다.

"아쉬, 끌자!"

다리의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바람의 강도도 거세져서 페달을 밟기가 힘들다. 술에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며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프랑스 사람들도 못 보고 살 것 같은 세느강의 끝을 보네."

다리를 건너자 자전거 도로는 도로와 분리된다. 한산한 시골길을 달려 옹플뢰르로 간다.

작은 어촌마을의 항구, 정감 있는 편안한 풍경에 마음이 녹아든다.

"좋다."

 

자전거를 끌고 교회가 있는 곳으로 가는 동안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유명한 곳인가? 왜 이런 시골까지 구경을 왔지?"

배들이 정박된 내항의 주변을 보니 관광객들의 모습이 이해가 된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이어진 오래된 집들의 모습이 꽤나 매력적이다.

벽돌길의 주변으로 레스토랑들이 이어지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가롭다. 편안했던 마음이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한다.

"아주 좋았는데. 관광지였어!"

아기자기한 골목들에는 선물가게들과 레스토랑들이 이어진다. 도심 속의 유명 관광지보다는 조용한 편이고, 현지인들의 생활 모습도 자연스러워 친숙하게 느껴진다.

"목조 건물인가?"

배를 만들던 기술로 지붕을 만들었다는 오래된 성당의 모습은 인상적이지만 특별함은 없어 보인다.

성당의 모습보다 주변의 골목들과 레스토랑 그리고 아트상품을 파는 갤러리의 풍경이 아담하고 마음에 든다.

성당의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성당 주변의 노점에서 통닭구이를 발견한다.

"오.. 오!!!!"

가격을 물어보니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모양이다. 젊은 남자에게 다시 가격을 물으니 불어로 뭔가를 말하고 종이 봉지에 통닭을 담고 저울 위에 올려놓는다.

"아니, 얼마냐고?"

불어로 계속 떠드는 남자에게 핸드폰의 계산기를 보여주니 16을 찍는다.

"16유로!!! 너무 비싸."

크기를 감안하여 10유로 정도만 돼도 사 먹으려고 했는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

작고 예쁜 골목들을 구경하고, 레스토랑이 들어선 내항의 거리로 내려간다.

레스토랑들 마다 사람들이 가득하다. 메뉴당 16~20유로 정도의 가격도 문제지만 여러 가지 메뉴를 선택하고, 절차가 복잡한 프랑스 레스토랑의 난감함이 더 문제다.

"괜히 통닭을 봤어. 배고프잖아!"

마을의 다른 편을 구경하는 사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날씨만은 프랑스도 다를 게 없군."

쉬어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텔을 검색하니 최저가 호텔이 80유로다.

"그냥 가자!"

왔던 길을 따라 파리로 향한다. 세느강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도로를 달리는 동안 비줄기가 거세진다.

"저걸 넘어왔다는 말이지."

패니어에 들어있는 도넛으로 허기를 달랜 후, 레인 팬츠를 꺼내 입고 윈체스터에서 산 고무장갑도 개시를 한다.

차량의 통행이 없던 강변도로의 상태는 울퉁불퉁 말이 아니지만 질퍽한 흙길로 바뀌지 않은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세느강변을 벗어난 도로는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들을 지나쳐가고.

"이 나무는 뭐야? 솜뭉치를 달아놓은 것 같네."

참나무 같은 것에 기생하며 자라는 겨우살이 같은데 잘 모르겠다. 약재로 쓰는 겨우살이를 채집하기 위해 험난한 오지 산골로 들어가는 약초꾼들을 텔레비전으로 가끔씩 봤는데, 저것이 겨우살이라면 프랑스에 지천으로 깔려있으니 굳이 오지 산골로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시골마을들을 지나 길은 도로로 이어진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 도로에서 프랑스 사람들의 운전 매너가 궁금해진다.

더욱 굵어지는 빗줄기, 오늘도 모든 것이 젖어 들어 축축하다. 프랑스 사람들의 운전은 소문과 달리 매너가 좋다. 속도를 줄이거나 멀리 돌아 지나쳐 가는 차량들 덕에 도로 라이딩의 어려움이 전혀 없다. 핀란드 운전자들의 점수가 100점이라면 90점 이상은 될 것 같다.

한국과 영국의 운전자들은 한 30점 정도, 인도나 동남아시아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으니 지금까지는 최악의 운전 문화다.

오늘의 목적지로 생각한 뽕-오드메흐를 4km 정도 남기고 구글맵은 도로를 벗어나라고 안내한다. 마침 오르막이 시작되는 도로라 오솔길의 초입이 약간 불안하지만 구글맵의 안내를 따라간다.

"널 믿은 내가 바보지!"

오솔길의 초입을 벗어나면 작은 천변을 따라 도로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길은 질척거리며 미끄러지는 흙길이 계속된다.

"이대로 3km면 여기가 지옥이다."

진흙길에 미끄덩 넘어지고 난 후 자전거를 끌고 가보지만 미끄러지기는 신발도 마찬가지다. 진흙으로 더러워지는 신발과 유니크 아이템 고무장갑, 그리고 난장판이 돼가는 자전거와 패니어들.

불행 중 다행으로 길은 2km 정도를 지나고 딱딱한 흙길로 바뀌지만 큰 의미는 없다. 이미 엉망진창이다.

뽕-오드메흐의 시내는 아주 작다. 작은 영화관을 지나 시내의 중심 광장에 도착한다.

작은 분수들이 바닥에 설치된 광장의 주변으로 프랑스의 예쁜 집들이 들어서 있고, 레스토랑의 노천카페에는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비 오는 날 자전거 타고 여행하는 사람 처음 봐요?"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든다. 분수로 걸어가서 고무장갑과 신발에 묻은 흙들을 씻어낸다.

"따듯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네."

한기가 밀려들기 시작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배고프다. 슈퍼마켓이 어디에 있나?"

슈퍼마켓을 검색하다 슈퍼마켓 근처의 맥도널드를 발견한다. 맥도널드에 가서 허기를 채우고, 슈퍼마켓에서 비상식을 산 뒤 야영지를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일단, 여기 어디에 성당이 있던데."

자전거를 끌고 성당이 있는 곳으로 간다. 작은 수로가 흐르는 뽕-오드메흐의 거리는 아담하고 예쁘다.

"프랑스 시골 도시들은 다 관광지야?"

오래된 성당의 모습보다 도로변 집들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삐뚤삐뚤 세워진 암스테르담의 집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더 투박해 보이는 나무와 흙으로 지은 집들의 색과 모양이 독특하고 예쁘다.

프랑스의 집들은 자줏빛 붉은 와인처럼 도도하기도 하고, 때로는 형형색색의 작은 들꽃처럼 투박한 멋이 있다.

"마을들이 정말 예쁘다."

시 외곽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허기를 채우고, 대형 슈퍼마켓으로 간다.

슈퍼마켓에 들어서자 첫눈에 들어오는 전기구이 통닭, 괜히 햄버거를 먹었나 싶다.

햄버거와 물, 콜라, 고무 밧줄 등을 사서 나온다.

하루 종일 괴롭히던 빗줄기가 멈추고 붉은 석양빛이 물들어 간다.

"정말 얄궂은 날씨네."

어둠이 내리고, 작은 강변의 오솔길로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올빼미와 철새 같은 새소리만이 들려오는 조용한 밤이다.

젖은 옷들을 벗고 축축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침낭이 몸을 데워주는 것인지 아니면 몸이 침낭을 건조시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파리에 살고 있는 레오니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레오니가 살고 있는 15구역에 저렴한 숙소가 있어 그곳에 머물면 좋을 것 같다.

레오니는 서툴지만 존댓말의 한국어를 배웠나 보다. 파리에서 샤르트르의 묘역을 안내해주겠다는 레오니를 만나 도움을 받을 것이다.

"파리의 레스토랑에 꼭 가봐야지."

프랑스, 프랑스에 왔다. 무려 10년이나 늦어버렸지만, 그때의 꿈들도 사라져 버렸지만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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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7일 / 비
포츠머스
영국에서의 마지막 하루, 저녁에 출발하는 프랑스 르아브르행 페리를 타고 영국을 떠날 것이다.


이동거리
18Km
누적거리
22,013Km
이동시간
4시간 42분
누적시간
1,673시간

 
이스트니해변
 
페리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포츠머스
 
포츠머스
 
포츠머스
 
 
55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강아지들의 소리에 잠에서 깬다. 특별히 피곤한 느낌은 없었는데 쉽게 눈이 떠지질 않는다.

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영국 특유의 흐린 날씨다.

반려견을 키우는 조건이나 사회적 규칙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개와 관련된 문화는 제법 괜찮은 것 같다. 기본적인 훈련이 된 것처럼 개들도 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게으름을 피우다 짐들을 정리하고 해수욕장이 있는 바닷가로 이동한다. 역시나 남쪽 해안가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강아지 관련 안내는 있는데 왜 캠핑관련 안내는 없냐?"

해안가에는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포츠머스의 해안가는 작은 조약돌의 딱딱한 백사장이다.

옅은 에메랄드빛 바다의 색이 좋다.

두 명의 여자가 타월을 덮고 다가오더니 수영을 준비한다.

"들어가려고?"

여자는 방긋 웃으며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로 들어가더니 5분 정도 수영을 하고 나온다.

"날씨가 너무 아쉽다."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포츠머스 싸우스캐슬을 보기 위해 해안가를 따라간다. 성곽의 형태만이 남은 성터를 따라 깨끗한 산책로 마련되어 있고, 작은 성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모양이다.

르브아르로 가는 항구에 들러보기 위해 해안가를 따라간다. 유명 브랜드들의 샵이 모여있는 아웃렛 거리에는 돛 모양의 타워가 세워져 있다.

아주 오래된 범선은 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모양인데 입장료가 있어 그냥 지나친다.

조금씩 굵어지는 빗줄기에 항구로 가는 것을 포기한다. 저녁 11시 3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이라 매표소가 닫혀있을 것이 뻔하고, 배가 고프다.

"이제 12신데."

중국 뷔페가 있는 구시가지로 돌아와 중식당 옆에 있는 맥도날드로 들어간다.

마음 편하게 충전을 하고,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있으니 뷔페보다는 햄버거가 낫다. 자료들을 업로드하려니 와이파이 속도가 너무 느리다.

한국 뉴스를 보니 언론의 행태가 너무나 역겹다 생각이 든다. 권력에 기생하다 보니 자신들을 권력으로 착각하며 설쳐대는 불나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실상은 허접한 자신들의 카르텔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의 극치들이다.

"정신 건강에 해롭다. 닫자!"

 
르브아르행 페리를 온라인으로 예약한다. 9시간이 걸리는 운항거리 때문인지 조금 비싸다. 객실이 아닌 좌석이 40파운드, 사진을 보니 편안해 보이는 좌석이라 상관없다.

"3시, 와이파이 때문에 할 것이 없네."

주머니 속의 동전들을 세어보니 90펜스가 남아있다.

"이걸로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구시가지를 천천히 구경한다. 작은 소도시 포츠머스는 바다 이외에 특별히 구경할 무언가가 없다.

 쓸데없이 거리를 이리저리 방황을 한다.

4시 반,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7시까지 영업을 하는 중국뷔페 식당에 6시 정도에 들러 저녁을 먹고 맥도널드에서 시간을 보낸 후 8시 정도에 항구로 갈 생각이다.

잔돈을 사용하기 위해 슈퍼에 들렀지만 슈퍼마켓의 최저 금액이 모두 1파운드다.

와이파이가 되는지 버거킹으로 들어간다. 프리 와이파이 속도가 빠른 편이다. 예의상 99펜스의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사진들을 업로드한다.

영국은 아주 특별하게 네트워크가 느린 것 같다.

"아우, 속터져!"

인내심을 시험하며 느린 와이파이로, 더 느린 티스토리의 서버에 자료를 업로드한다.

6시가 가까워져 중국 뷔페식당으로 간다.

치파오를 입고 있었던 여자는 오늘은 평상복을 입고 있다.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잡고.

느긋하게 두 접시를 비운다.

맥도널드로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려니 배가 너무 부르다.

"조금 뻔뻔하게 앉아있지 뭐."

8시, 위성지도를 보면 항구에 터미널처럼 보이는 건물과 커피숍이 검색된다.

"일단, 항구로 가 보자."

하루 종일 안개비가 반복되는 하늘, 정말 영국의 날씨는 괴팍하다.

1.5km 정도의 항구에 도착한다. 매표소가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하니 도로를 통제하던 남자가 다가와 터미널에서 승선 안내를 기다리라며 설명을 해준다.

매표소의 좌측으로 커다란 터미널이 들어서 있다.

 

"터미널이 있다!"

 

"좋은데."

자전거는 외부의 매표소에서 체크인을 한다는 설명을 듣고.

터미널의 와이파이가 제법 쓸만하다.

"괜히 맥도널드에서 시간을 보냈네. 콘센트만 있으면 백점만점인데."

터미널을 둘러보고 대기의자 뒤에 있는 콘센트를 발견한다.

"빙고!"

프랑스 파리까지 캠핑을 할 배터리를 충전하고.

탑승 가능 시간을 물어보니 21:15분에 가능하다고 안내하지만 시간은 계속 뒤로 밀린다.

편의점에서 잔돈을 해결한다. 69펜스 다이제스티브.

"깔끔하게 파운드를 정리했어."

탑승 가능 시간은 10시로 늦춰진다. 졸음이 밀려온다. 9시 반, 처음부터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던 준년의 직원이 2층 대기실까지 올라와 탑승을 하라며 알려준다.

외부 매표소에서 여권을 확인하고, 승선권을 받아 들고.

검사소에서 패니어 하나를 떼어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승선을 한다.

자전거를 놓아두고 객실로 올라간다.

"아고, 힘들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

"굿바이, 잉글랜드."

샤르트르를 만나러 프랑스로 간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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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6일 / 비
윈체스터-포츠머스
여행을 떠난 지 1년, 떠나는 마지막 날의 기억이 아련하게 기억된다. 영국 여행의 마지막 도시 포츠머스로 향한다.


이동거리
53Km
누적거리
21,995Km
이동시간
5시간 39분
누적시간
1,668시간

 
영국놈
 
중식뷔페
 
 
 
 
 
 
 
35Km / 3시간 00분
 
18Km / 2시간 39분
 
윈체스터
 
페어햄
 
포츠머스
 
 
539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모멘텀 :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

그저 의미 없는 온라인 서핑에서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는 20대 중반 여자아이의 홈페이지로 흘러들어 갔다. 검색했던 키워드가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멍한 손길로 링크와 링크를 타고 이어지던 무미한 일상의 킬링타임이었다.

여자아이의 바람들과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보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하루, 또 하루를 보냈다. 나는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


고대하다 : 몹시 기다리다.

겹겹이 둘러싸인 산들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호기심 가득 바라보았던 미래에 대한 막연함은 그 산들 넘어의 무엇이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그 산들을 오르며 어른이 되었음을 자랑삼는 동안, 단 한 번도 그 산들을 오르거나 넘기를 시도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에 대한 싱거움 또는 소멸돼버릴 상상의 부재가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그 산들을 오르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유지되는 막연함은 때론 상상의 즐거움이었다.

언젠가 그 산들을 넘을 것이다 바람하였다.


여행 : 떠나다.

이제부터 나는 내 삶을 향해 홀로 걸어가야 한다.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돌아와야 할 이유 같은 것이 있을까. 두렵고 슬프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라면 해야 하고,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떠난다, 두렵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삶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2019.01.30

 

안개비가 조용하게 내려앉는 아침이다. 일 년 전 오늘의 마음이 아리게 느껴진다.

 

여행 중 : 내 안을 들여다보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것들, 사람과 사물, 공간, 시간, 감정에 대한 인식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간, 나는 나를 바라본다.

 

리즈훼이의 반려견 콜라는 땅콩을 받아 알맹이를 쏙 빼먹는다. 개가 땅콩을 먹다니 신기한 일이다.

"리, 콜라는 채식주의 강아지야?"

호박씨와 배춧잎을 간식으로 먹는다는 콜라, 나에게도 콜라가 있다.

출발을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는 동안 점잖은 할아버지께서 다가와 이곳에 캠핑을 하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한다.

공원 외곽의 강변에 캠핑을 해도 괜찮다고 알려주시고 자리를 옮기라고 말하신다.

짐들을 정리하고 윈체스터의 구시가지로 이동한다. 조금씩 굵어지는 이슬비를 피하고 아침도 해결할 겸 맥도널드로 간다.

배터리들을 충전하며 어린아이들의 간식 같은 모닝세트로 출출함을 달래고 와이파이로 자료들을 정리한다.

"비 맞기 싫은데."

레인팬츠를 갈아입고, 슈퍼에 들러 비상식으로 먹을 빵들을 챙긴다.

"어라, 이거 좋은데!"

두툼한 고무 재질의 장갑이 사이즈도 넉넉하고 좋다. 뻣뻣한 작업용 장갑에 비해 부드럽고 탄력성도 좋아 비 오는 날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유니크템 장착!"

계산을 기다리는 동안 엄청나게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목발을 짚고 있는 할아버지가 너무나 느리게, 느리게 계산을 하고 잔돈과 물건을 챙긴다. 숨을 참아가며 계산을 돕던 직원의 표정이 너무 귀엽다.

"Great thanks."

비에 젖은 긴 백발과 양편의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걸어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왠지 측은하게 느껴진다. 가까스로 숨을 참아가며 계산을 한 직원이 빙긋이 웃는다. 친절한 사람이다.

빵과 장갑을 사들고 나오니 하염없이 이어질 것 같던 이슬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뭐냐? 눈치챘냐!"

내부 구경을 포기한 대성당을 돌아 야영을 했던 공원으로 다시 돌아간다. 어젯밤부터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이 어떤 길인지 찾지를 못하겠다. 잠시 길을 헤매다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지도를 확인하며 도로를 따라간다.

포장이 잘 된 깔끔한 공원길을 따라가고, 포츠머스로 이어지는 메인도로를 마주한다.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던 도로도 포츠머스가 가까워지며 조금씩 내려가는 길들이 많아진다.

힘들었던 몸도 조금씩 풀려가며 페달링이 편해지기 시작한다. 쉬는 동안 계속해서 자전거의 피팅을 맞춰간다.

 

포츠머스의 외곽에 들어서자 도시는 짙은 안개비로 감싸여 있다.

"정말 영국의 안개는 대단하다."

대형 슈퍼마켓에 들러 치킨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만 식품코너가 없다. 다른 슈퍼에도 들러 보지만 마찬가지다.

"햄버거는 먹기 싫다."

포츠머스 시내의 뷔페식당을 검색하니 저렴한 중식뷔페가 있다. 7.99파운드.

"오, 대박. 일단 고!"

시내로 접어들자 자전거 도로가 그런대로 갖춰져 있어 편하기는 하다. 방파제 주변으로 이어지는 공원을 가로질러 포츠머스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자전거 도로가 있으니까 얼마나 좋냐!"

식당이 있는 중심지에 중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들이 많이 보인다. 여행객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식당을 찾는 동안 짓궂은 남자아이들이 뒤를 따라오며 장난을 친다. 아이들에게 욕은 할 수 없고 그냥 웃고 만다.

"애들이 누굴 보고 배웠겠어. 딱하다 영국!"

식당에 도착하여 외관과 내부를 살펴보니 싸구려 음식점은 아닌 것 같다.

"저렴하고 착한 가게네."

가게에 들어서자 치파오를 입은 여자와 주방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조금 당황하더니 이내 자전거를 보고는 관심을 접는 눈치다.

나 또한 영어를 해야 할지 중국어를 해야할지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뷔페 7.99파운드 맞지?"

7.99파운드가 맞는지 확실하게 물어보고 접시를 집어 든다. 볶음밥과 고기볶음, 계란탕까지 곁들여 푸짐하고 든든하게 저녁을 해결한다.

배터리들도 충전을 하며 야영지를 검색하고, 천천히 두 접시를 비운다.

"내일 또 와야지."

계산을 하며 '하오츠'라고 인사를 하니 잠시 주춤하던 여자는 중국식 영어 발음으로 7.99라고 심드렁하게 답변을 한다.

"웃어라. 영국에서 쓸데없는 것을 배웠다니?"

어두워진 시내를 자전거를 끌고 바닷가 공원으로 이동한다. 바람이 부는 날이라 백사장보다는 수풀이 있는 해안 언덕이 좋을 것 같다.

조용한 마을을 지나 컴컴한 공원을 방향감만으로 가로질러 해안가에 도착한다. 바람을 피해 수풀이 자란 아늑한 공간에 텐트를 펼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런대로 괜찮은 일 년이었어!"

쉥겐기간을 아끼기 위해 내일 저녁 11시 배를 타고 프랑스의 르아브르로 떠날 생각이다. 천천히 포츠머스를 둘러볼 시간의 여유가 있고, 마음에 들면 하루 정도 더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다.

"어쨌든, 영국 도로는 최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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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5일 / 맑음
판햄-윈체스터
영국을 떠나기 전 윈체스터 대성당을 보기 위해 윈체스터로 향한다.


이동거리
49Km
누적거리
21,942Km
이동시간
4시간 58분
누적시간
1,663시간

 
도로
 
산길
 
 
 
 
 
 
 
27Km / 2시간 40분
 
22Km / 2시간 18분
 
판햄
 
비튼
 
윈체스터
 
 
486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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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8-7650-6895

 

산책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큰 개가 짖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여행을 시작한지 1년이네."

뜬눈으로 밤을 새며 떨치지 못한 감정의 힘겨움을 견뎌야 했던 일 년 전 오늘은 분명 슬픔이었다.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전히 알 수는 없지만 슬픔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텐트의 외피는 뽀송하게 말라있지만 물기가 있는 바닥은 축축하게 젖어있다. 일년내내 축축하게 젖어있을 것 같은 질척거림, 영국의 숲은 그렇다.

어제 점심에 사놓은 햄버거로 아침을 해결하고 길을 나선다. 허리와 허벅지가 뻐근하게 느껴진다.

숲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 경로를 무시하고 어제의 도로를 찾아 길을 따라간다. 오르막과 오르막이 이어지는 도로는 페달링의 힘겨움이 느껴진다.

"왜 이렇게 힘든 거야."

긴 휴식 후 찾아드는 라이딩의 어려움이지만 유난히 힘이 들어가지 않는 날이다.

작은 타운에 들어서고 한적한 시골의 마을들은 여느 유럽의 도시처럼 조용하고, 사람들의 표정도 여유로워 보인다.

도로변의 철물점에 들어가 리어 패니어를 고정할 밧줄을 하나 더 구매하려 했지만 세트로 판매하는 것들만 있어 포기한다.

"좀 더 단단하게 고정을 했으면 좋겠는데."

타운을 지나치고 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다음 마을로 넘어가는 길은 고속도로처럼 보이는 도로와 산길 두 경로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생각 외로 정말 형편없는 영국의 도로망이다.

양들을 키우는 농장을 지나고 자전거도로 표시가 된 길은 작은 오솔길로 이어진다.

"왜 이런게 자전거 도로야?"

비에 젖은 흙길에 바퀴가 미끄러지며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신발과 바퀴에 엉겨 붙는 진흙과 낙엽들에 엉망이 되어간다.

농장의 목초지가 지나고 오솔길은 넓은 임도로 바뀌고 황량한 풍경의 침엽수림이 시작된다.

"볼품은 없어도 숲이라고 조용하고 좋네."

잠시 자리에 앉아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들의 움직임을 바라본다.

무게워진 페달링으로 힘들게 숲을 벗어난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눈인사가 즐거움을 준다.

시골의 마을길을 돌아 마주한 도로는 고속도로처럼 차량들의 속도가 빠른 구간이다.

"위험한데!"

윈체스터까지 위험한 도로의 경로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변경한다. 2km 정도의 도로를 조심스레 따라가는 동안 긴장감이 밀려든다.

작은 소로로 빠지는 길을 마주하고 도로를 건너기 위해 천천히 속도를 줄이는 사이 지나치던 버스에서 이상한 이물질이 날아든다.

"뭐야? 지금 침을 뱉은 거야?

뭔가 흩어지며 날아드는 이물질은 버스에서 누군가 뱉어낸 침인 것 같다.

"이런 신발 개무지개 영국 놈을 봤나!"

 

인종차별 같은 찌질한 인간들의 혐오심 따위는 게으름의 냉소로 무시하는 성격이라 별 상관은 없지만 면상에 대고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영국, 참 마음에 안 드는 나라다."

 

시골의 마을 길을 따라 윈체스터로 향한다. 허기짐 때문인지, 체력이 바닥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힘든 라이딩이다.

"영국, 정말 최악의 여행이야."

작은 마을에 들어서고 슈퍼에 들러 콜라를 산다.

"역시 콜라가 있어야 해."

윈체스터까지 10km, 산길과 신경질적인 영국의 도로를 따라오느라 하루의 이동거리가 몽골보다 짧고 힘이 든다.

오르내리는 산길이 다시 이어진다.

"당 떨어진다. 촤식들아! 이제 그만해라!"

윈체스터를 3km 남기고 다시 혼잡한 도로와 마주한다.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의 한가로움이 좋다.

작고 오래된 타운의 초입에 들어선다. 시골마을의 분위기가 마치 한국의 작은 읍내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고전적인 건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래된 건물을 돌아 좁은 돌담길을 따라간다.

"이게 윈체스터 대성당이구나."

붉은 십자가의 잉글랜드 국기가 휘날리는 윈체스터 대성당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고성의 모습이다.

열십자 모양의 대성당의 크기와 높이가 웅장하다.

대성당의 입구를 찾아 주변을 돌아간다.

"크다! 천년이나 됐다고?"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려니 9.5파운드의 입장료가 있다. 입구에서 바라본 성당 내부의 모습은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아치 형태의 천장들이다.

"체크카도 받아요?"

현금이 없어 카드결제가 되는지 묻자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애매하다.

"4시가 넘었는데, 구경하면 해가 질 것 같네."

9.5파운드의 입장료를 내고 흘깃 구경을 하기엔 조금 아깝게 느껴진다. 주변에 저렴한 숙소가 있는지 검색해도 30파운드 정도의 호텔들만 검색된다.

"오늘은 패쓰!"

작은 구시가지로 들어가 KFC를 찾는다. 여행에 대해 관심을 갖던 할아버지 한 분은 야영을 한다고 하니 1월에 무슨 야영이냐며 장난기 어린 제스처를 한다.

KFC에 들어가 세트메뉴를 주문하고, 햄버거는 패니어에 넣어둔다.

"야영지를 찾아야 하는데."

윈체스터 주변의 공원을 확인하고 어둠이 내리기 전 서둘러 야영지를 찾는다.

"색깔 참 곱네."

안개가 짙은 영국의 노을빛은 황홀하지는 않지만 나름 매력이 있다.

공원의 풀밭, 정확히 무엇을 하는 장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구조물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풀밭은 끝자락에 텐트를 펼친다. 햄버거로 출출함을 채우고 패니어에 든 매운 라면도 끓여 먹는다.

"일 년 된 기념이다."

오랜만에 먹는 매운 라면에 입술과 혀가 따갑고 맵다.

 

후베이성 우한과 250km 정도 떨어진 징저우에 살고 있는 리즈훼이는 일주일이 넘도록 집에만 있다고 한다. 리즈훼이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응원을 하고, 쑤니터우기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 다행히 내몽골에는 확진환자가 없다고 한다.

별이 뜬 조용한 밤하늘, 내일도 맑았으면 좋겠다.

"리, 짜요!"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4일 / 흐림
호톤-길퍼드-판햄
영국의 날씨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같은 겨울비가 내리는 날씨지만 영국의 비는 축축하다. 윈체스터로 간다.


이동거리
52Km
누적거리
21,893Km
이동시간
5시간 55분
누적시간
1,658시간

 
A246도로
 
실리레인
 
 
 
 
 
 
 
29Km / 2시간 50분
 
23Km / 3시간 05분
 
호턴
 
길퍼드
 
판햄
 
 
43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축축함, 어제의 비로 인해 유난히 싸늘해진 아침이다. 다행히 비는 멈추었다.

"새소리는 좋네."

첫 번째 알람에 잠이 깨고, 다시 게으른 여분의 단잠에 빠져든다.

10시, 아침을 거르고 오늘의 라이딩을 출발한다. 윈체스터까지 80km의 거리, 최대한 윈체스터 근처까지 가고 싶지만 영국의 라이딩 환경을 생각하면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일단 길퍼드에 가서 밥을 먹자."

공원길을 비에 젖어있는 길의 상태가 좋지 않고, 도로는 차량들과 신호등으로 라이딩이 힘들다.

영국의 운전자들은 다른 유럽의 운전자들과 달리 성급해 보이고, 자전거를 위해 양보를 하거나 속도를 줄이는 경우가 드물다.

어려운 영국의 라이딩, 인도와 도로를 번갈아 가며 길퍼드에 도착한다. 언덕 위에 들어선 길퍼드의 구시가지는 아주 작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영국의 시골 타운은 제법 분위기가 좋네."

KFC에 들어가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주변에 쓰리 통신매장이 있는지 검색을 한다.

독일 보다폰 데이터가 소진된 후 인터넷 연결 속도가 너무 느려져 사용을 할 수가 없다. 영국의 네트워크 환경이 안 좋은 것인지, 보다폰의 기본 시스템이 데이터 소진 후 저속으로 연결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지난달 보다폰의 데이터가 소진된 이후 영국 입국까지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던 보다폰이었다.

"쓰리심을 써보자."

테이블이 없는 포장전문 KFC의 작은 매장에 서서 허기를 달래고, 햄버거는 패니어에 넣어둔다.

구시가의 쓰리 통신매장에 들어간다.

 

"유럽에서 3개월 동안 여행할 계획인데 어떤 패키지가 있나요?"

직원 남자는 천천히 1개월 상품들을 설명하더니 1개월 30기가의 상품을 추천한다.

1파운드 차이가 나는 30기가 상품과 무제한 상품의 차이를 물어보니 유럽 내 로밍으로 두 상품 모두 19기가 만을 지원한다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럼 24파운드 상품으로 주세요."

"오케이, 뱅크 카드가 있나요?"

"뱅크카드? 없어요."

"뱅크카드가 없으면 이 상품은 사용할 수가 없다."

"앵?"

직원은 상품 안내 팜플렛의 뒷면을 펼치더니 3개월 무제한 90파운드의 상품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헐! 90파운드?"

프리페이드 유심카드인지 데이터의 양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다. 1개월 10기가 15파운드의 상품을 선택하니 직원은 한 달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충전할 수 없어요?"

"네."

잠시 고민을 하다 영국 외의 지역에서 로밍속도가 어떨지 모르는 상태라 한 달 후 여행 국가에서 유심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싶다.

유심을 장착하고 이틀 동안 답답했던 네트워크가 시원하게 해결이 된다.

"아껴 써야지."

도로는 길퍼드의 언덕을 내려간 뒤 바로 건너편 가파른 언덕을 향해 이어진다. 자전거를 끌고 급경사의 언덕 마을을 올라간다.

영국의 남부 지형은 언덕과 고개가 계속 이어진다. 위험한 도로를 따라갈 수 없으니 차량의 통행이 적은 소도로가 마음은 편하지만 도로의 상태가 좋지 않아 그마저도 쉽지는 않다.

몇 차례 쉬어가기를 반복하고 언덕의 정상에 오르자 길퍼드 주변의 풍경이 언덕 아래로 펼쳐진다.

"그래, 이런 낙이라도 있어야지."

언덕 위의 도로는 이내 비포장 산길로 바뀐다. 질척거리는 산길에서 이리저리 길을 헤매는 동안 엠티비를 타는 사람들을 몇몇 마주치고.

"구글아, 구글아! 이건 엠티비를 타는 싱글길이잖아!"

풍성한 침엽수림이 펼쳐지는 북유럽의 숲길과 달리 영국의 숲길은 그저 질척거리는 잡풀 숲과 같다.

"도로는 위험해서 전방주시만 해야 하고, 숲길은 질척거려서 땅바닥만 봐야 하는구나."

산속을 헤매고 녹초가 된 상태에서 마주한 도로는 차량들이 고속주행을 하고 있는 3차선 대로다. 넓은 회전교차로를 돌아가야 하지만 자전거 도로는커녕 인도조차 없다.

한참을 서서 차량들이 잠시 정차하는 동안 회전교차로의 차선을 자전거를 끌고 넘어간다.

"정말 영국 구리다!"

작은 소도시 판햄의 시내에 들어서며 피곤함이 밀려온다. 런던의 긴 휴식 때문에 라이딩이 힘들고, 새로 바뀐 자전거가 아직은 불편하고 무엇보다 영국의 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엉덩이도 아프고, 종아리도 묵직하고. 총체적 난국이다."

4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라이딩을 마치기 위해 슈퍼마켓에 들러 빵들을 보충한다.

지도를 검색하고 15km 정도 떨어진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을 했지만 빠르게 어둠이 내려앉아 5km 정도의 숲길로 경로를 변경한다.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어두워진다. 위험한 영국의 도로를 달리는 것은 하고 싶지 않다.

주변의 숲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야영지를 살펴봐도 마땅한 장소가 없다. 물기가 있는 숲에 텐트를 펼치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어제처럼 초저녁부터 잠에 빠져든다. 한 시간, 두 시간. 잠에서 깨어 슈퍼에서 산 빵들로 허기를 달래고 밀린 자료를 정리한다.

"어째, 독일의 유심보다 네트워크가 더 안 잡히냐?"

쓰리 유심카드는 속도는 괜찮지만 도로변 숲으로 들어오니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

윈체스터까지 40km 정도가 남았지만 내일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영국, 구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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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3일 / 비
런던-뉴몰던-호턴
다사다난했던 런던을 떠난다. 윈체스터를 지나 프랑스로 가는 페리가 있는 포츠머스로 갈 생각이다.


이동거리
33Km
누적거리
21,841Km
이동시간
4시간 13분
누적시간
1,652시간

 
도로
 
진고개
 
 
 
 
 
 
 
20Km / 2시간 33분
 
13Km / 1시간 40분
 
런던
 
뉴몰든
 
호턴
 
 
385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묵직한 피곤함, 세 번째 알람 소리에 억지스레 몸을 일으킨다.

"컨디션 조절 실패군."

짐들을 하나씩 1층으로 내려놓고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비싸지 않은 듯 비싸고,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이상한 메뉴들이다.

휴게실에 앉아 엽서를 작성하고 체크아웃을 한다. 유난히 붉은 광택의 새자전거가 어색하다.

1년 동안 익숙해진 패니어 세팅이 달라져 이상하다.

"런던에서는 변변한 인증샷도 없네."

근처의 자전거샵으로 가 타이어에 바람을 보충하고, 피팅 세팅을 한다.

"다시, 여행해 보자.

"월터, 나 간다!"

월터와 올리버에게 출발 메세지를 보내고 길었던 런던의 여행을 마치고 출발한다.

부드러운 변속과 성능 좋은 브레이크, 잡소리 없이 굴러가는 자전거가 어색하고 불편하다.

어수선한 런던의 도로를 따라 시내를 빠져나간다. 런던의 도로는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 불편한 도로다.

윈체스터를 지나 포츠머스로 갈 계획이다. 윈체스터까지 110km 정도의 거리, 긴 휴식으로 며칠 동안 힘들 라이딩이니 천천히 가며 자전거에 적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선, 올리버가 추천한 한식당으로."

윈체스터로 가는 경로에 있는 진고개라는 식당을 올리버 부부는 추천을 해주었다. 메뉴들을 보니 과도하게 비싼 한식당은 아닌 것 같고, 이동 경로에 있어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런던 시내를 벗어나고, 한적해진 외곽의 작은 슈퍼에서 엽서를 보낸다.

자전거 도로가 형편없고, 좌측통행을 하는 영국 도로의 라이딩은 너무나 힘들고 피곤하다. 자전거 도로는 버스차선과 맞물려 있고, 자전거 도로의 구간도 짧지만 대부분은 별도의 구분이 없다. 도로가 러시아보다 좁게 느껴지고 운전자들의 운전습관도 꽤나 거칠고 여유가 없어 보인다.

"영국인들의 성격이 급한가?"

"하늘빛이 수상하다."

그럭저럭 괜찮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기 시작한다. 한식당 진고개는 5km 정도 남아있다.

흐려지던 하늘에서 소나기처럼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순식간에 옷들이 젖어버린다.

"왜? 왜? 자전거만 타면 비가 오냐?"

런던에 머물던 내내 좋았던 날씨가 라이딩이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다.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고, 잠시 주춤해진 사이 진고개를 찾아간다.

 

식당으로 들어가니 중년의 아주머니들이 서빙을 하느라 분주하다. 한국어를 하는 친숙한 외모를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역시 한국식당은 물을 줘야지. 제대로 된 식당이네."

다른 한식당들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고, 메뉴도 다양하다. 메뉴 고민을 하다 김치찌개를 주문한다.

"야무지게 삼계탕을 먹을걸 그랬나?"

4가지의 밑반찬이 깔리고, 넉넉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먹음직스럽다. 그리고 푸짐한 김치찌개가 나온다.

"사장님이 많이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첫 번째 국물의 맛이 제대로 된 김치찌개다.

"왜 이런 가게는 외곽에만 있는 거야."

런던의 시내에 식당이 있었다면 매일 찾아왔을 것 같다. 아침으로 먹은 숙소의 아침이 아쉽게 느껴진다. 두 공기의 밥을 비우는 동안 비는 계속되고.

"혹시 포장도 되나요?"

식어도 맛이좋은 제육볶음을 포장하고 더 굵어진 빗속으로 들어간다.

차가운 빗물에 모든 것이 젖어들고, 흙탕물을 뿌려대는 자동차들과 섞여 길을 헤매고 헤맨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 영국!"

손과 몸이 얼어가기 시작한다. 내비게이션은 도로를 벗어나 공원처럼 보이는 숲길로 길을 안내하고, 길은 진흙과 흙탕물의 엉망진창이다.

늪지처럼 물이 고여있는 숲은 풍성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텐트를 펼칠 곳을 찾으며 길을 따라가도 마땅한 곳이 보이질 않고, 괜찮은 공간은 사유지인지 울타리로 가로막혀 들어갈 수가 없다.

"오늘은 도저히 안 되겠다. 여기까지."

4시, 물이 고여있지 않은 숲에 텐트를 펼친다. 손이 굳어오며 한기가 시작된다.

 

어렵게 텐트를 설치하고, 숙소에 머무는 동안 자전거 문제로 신경을 쓰느라 건조하는 것을 깜박 잊어버린 습기가 남아있는 눅눅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피곤함에 이내 잠이 든다.

8시가 넘어 단잠에서 깨어나고, 축축해진 텐트의 습한 기운이 끔찍하다. 식당에서 포장해 온 제육볶음으로 출출함을 달랜다.

허기만을 채우려던 젓가락질은 한꺼번에 모두를 해치우고 만다. 정말 맛이 좋은, 소주가 생각나는 제육볶음이다.

"아쉽다!"

다시 시작된 여행이다. 따듯한 날씨가 그립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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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2일 / 흐림
런던
하루 더 런던에 머물기로 한 날,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리는 차이나타운의 춘절행사를 보고,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을 관람할 생각이다.


이동거리
19Km
누적거리
21,808Km
이동시간
4시간 16분
누적시간
1,648시간

 
차이나타운
 
앨버트박물관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52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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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알람에 잠이 깬다. 호스텔 내부의 탁한 공기 탓인지 몸이 상쾌하지 않다. 건강염려증 같은 쓸데없는 고민 없이 사는 게으른 성격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뉴스를 접하다 보니 괜스레 찝찝한 기분이 든다.

양치만을 하고 밖으로 나가 버스를 타고 차이나타운이 있는 트라팔가 광장으로 간다.

중국의 춘절행사로 트라팔가 주변의 도로는 차량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광장에는 행사용 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광장과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차이나티운에 한식당이 있지만 비빔밥 한 그릇에 12파운드가 넘는다.

"쓸데없이 비싼 한식이다."

특별한 것도 없는데 정말 사람들이 가득하다. 전에 방문했던 식당은 영업 전이라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벗어나고 싶은데. 찜찜하잖아."

차이나티운의 메인 골목을 빠져나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으로 향한다.

차이나타운 골목의 끝자락에 뷔페식당이 있어 안으로 들어간다. 이전 식당보다 고기메뉴가 부족하지만 더 정결하고 조용한 내부가 마음에 든다. 1파운드 정도 더 비싸지만 배가 고프니 어쩔 수 없다.

느긋하게 세 접시를 비우고 계산을 하려니 물값을 별도로 받는다.

"물은 좀 공짜로 줘라."

물과 커피, 사탕이나 껌같은 것은 공짜로 주는 한국의 식당들이 그립다. 어쨌든 유럽에서는 생수통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뮤지컬 극장들이 정말 많다. 한 편 정도 관람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시내 중심의 한 버스정류장의 버스노선이 10개 정도인 런던에서는 일정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버스를 환승해야 할 것 같다.

런던의 버스는 느긋하다. 거칠게 운전을 하지 않고 승객의 문의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천천히 출발한다.

제법 넓은 규모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 도착한다.

카시아는 이곳이 무료이고 볼 것이 많다고 알려주었다.

"들어가 볼까."

입구에서 간단하게 가방 검사를 하고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다양한 종류의 전시물들이 있는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은 너무나 넓고 볼 것이 많다.

"힘들어서 못 보겠다."

밖으로 나오니 어두운 하늘에서 영국스러운 비가 내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되돌아 간다.

"점심으로 먹은 것이 다 꺼졌네."

비가 내리는 영국의 날씨는 정말 우중충하다.

세인트폴역으로 가서 오이스터 카드의 환불을 한다.

카드 터치, 잔고확인, 환불 요청을 하고.

마지막으로 카드를 노란 패드에 터치를 하니 동전들이 쏟아진다.

"꼭 이래야만 하는 거니?"

동전을 넣은 주머니가 묵직하다.

 

"이제 런던을 떠나도 되겠다. 내일 떠나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61일 / 흐림
런던
뜻하지 않게 길어진 런던의 생활을 마치고 여행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오이스터 카드를 환불해야 하는데."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8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43시간

 
오이스터카드
 
버러마켓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33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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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뒤척이다 잠이 든다.

"자자. 잠이 최고야!"

12시가 넘도록 잠이 들고, 룸키퍼들의 청소 소리에 잠이 깬다.

"아, 오이스터 카드 환불해야지."

템즈링크역으로 가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매표소가 문이 닫혀있다.

세인트폴역으로 걸어가 지하철역에 설치된 자동화기기를 찾는다.

노란 패드터치에 카드를 터치하니 남은 잔액이 화면에 안내되고, Pay as you go refund 버튼을 누르자 10파운드 이하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뭥미?"

"영국 이층 버스나 타 볼까."

버러마켓을 구경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런던교를 넘어간다.

사우스워커 성당을 지나 다리 밑으로 내려가니 좁은 골목에 길거리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버러마켓 내부는 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재래시장의 분위기보다 온갖 길거리 음식을 팔고, 음식을 먹기 위해 줄지어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8~12파운드의 음식들은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많은 사람들과 길거리에 서서 음식을 먹는 것도 취향이 아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사슴인가, 노루인가?"

템즈강을 따라 산책을 한다.

흐린 날씨의 강바람이지만 기분이 좋은 바람이다.

"런던, 잊지 못할 에피소드다."

강변을 걷다 보니 뱅크사이드 선착장이 나온다.

"오이스터 카드로 탈 수 있나?"

일반 티켓보다 오이스터 카드가 저렴하지만 리턴 티켓이 12.5유로다. 잔액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탈 수도 없고, 너무 비싸다.

"카시아가 이곳이 무료라고 했는데."

밀레니엄교에 있는 테스트모던에 들어가 본다.

"오, 백남준 화가."

넓은 규모의 테스트모던의 내부다.

3층 전시실로 올라가 백남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전시실로 찾아간다.

전시실 입구로 가니 무료가 아닌 모양이다.

"보고 싶은데, 티켓 판매소가 어디지?"

0층으로 내려가 티켓을 사려니 14파운드나 한다.

"에이, 선생님 서울에서 만나요."

밀레니엄교를 넘어 센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걸어서 넘어갈 수 있는 템즈강의 인도교들은 참 마음에 든다.

센인트폴역으로 가서 오이스터 카드의 잔액을 하니 12.8파운드가 남아있다.

"버스 한 번에 1.5파운드구나."

숙소로 돌아온다. 조금 휴식을 취하고 타워 브리지의 야경을 보고 오면 오이스터 카드의 환불이 가능할 것 같다.

러시아의 친구들과 월터가 새해 메시지를 보낸다. 중국의 친구들에게 새해 메세지를 남기고, 월터에게도 한국식 메세지를 보낸다.

"Happy New Year. I hope you will achieve everything you want this year."

"Just happiness. Thats the only goal for every year. Life is very easy this way."

클럽에 가서 노는지 메세지를 보내는 월터.

"뒤에 여자가 안보이잖아. 머리 좀 치워봐!"

오이스터 카드의 잔고를 줄여야 하는데 타워브리지의 야경도 별 생각이 없고, 한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려니 돈이 아깝다.

밖으로 나가려다 프런트에 들러 내일까지 연장이 되는지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한다. 하루 더 머물며 버스카드도 사용하고, 차이나타운의 새해 행사도 보고, 카시아가 추천한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도 구경할 생각이다.

"아, 햄버거 먹다가 죽을 것 같은데."

숙소 근처에 있는 맥도널드를 그냥 지나치고, 조금 떨어진 KFC에 들러 치킨이 포함된 햄버거 세트로 저녁을 해결한다.

 

"너무 늘어진 것 같은데."

하지만 상관없다. 월터의 말처럼 그냥 하루를 살자.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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