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일 : 2018.11.03 / 맑음・18도

후포해변-축산항-강구항-월포해변-칠포해변-영일만-영일대해수욕장

너무나 화창한 날씨, 후포항을 떠나 포항으로 향한다. 동해안 자전거 도로와 7번국도를 번갈이 이동하며 동해안의 풍경속에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였다.

이동거리

88.14Km

누적거리

1,042.72Km

이동시간

7시간 27분

누적시간

48시간 37분


축산항
월포해변
45Km/4시간 23분
43Km/3시간 04분
후포
강구항
포항
 
 
1,043Km

 

이른 아침, 후포해수욕장의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아주머니들의 움직임 소리에 잠이 깨었다. 조금은 차갑고 거센 바람이 부는 아침 멀리 수평선을 따라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오늘도 좋은 아침이네."


왼쪽 발목쪽이 신경이 쓰일정도로 시큰거렸다. 라이딩을 하는동안 몸의 이상현상은 왼쪽 세끼손가락이 저린 것과 왼쪽 발목 접히는 부분이 시큰거리는 것이였다. 


 

여행 출발전, 패니어의 무게가 부담스러워 조향을 위해 안장의 높이를 낮추고, 전후위치를 앞으로 당겨놓았다. 좀더 편하게 무거운 자전거를 다루기위해 세팅을 바꾸어 놓았는데 그것이 문제인 것 같다.


왼쪽 발목만이 시큰거리고 부은느낌이 드는 것은 아마도 내리막길에서 윗쪽으로 위치하는 왼쪽페달이 낮아 발목이 많이 꺾이여서 그런 것 같았다. "어둠속에 미시령을 내려오며 어쩔 수 없이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나?" 생각했다.


패니어를 장착한 무거운 자전거는 내리막의 길에서도 안장에 앉아 조향을 해야했다. 안장에서 일어서면 앞의 핸들과 뒤의 움직임이 심한 철렁임일 일으켰다. 


또한 자전거의 출발시 오른쪽 페달을 밟고 힘이 들어가는 첫번째 페달링이 높은 위치에서의 왼쪽페달이므로 똑같은 발목의 꺾임에 무리가 온 것으로 생각되었다.   


안장을 높이고 뒤로 밀어둬야지 생각하면서도 조금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며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후포를 지나 영덕으로 가는 자전거도로는 짧게 끝이났다. 해볕을 받는 해안면이라 기온이 올라가며 덥다는 생각을 하였다.


 

 

 

 

해안 이면의 구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조금은 지루했던 도로는 칠보산휴게소를 앞두고 잠깐 7번국로 이어진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한마음 대게수산의 사장이 추천해 주었던 칠보산 휴게소에 들렸다. 이른시간임에도 관광버스가 즐비하게 정차되어 있었다.


휴게소 편의점에서 한식뷔페의 식사권을 구매하고(대인 9,000원) 안쪽에 위치한 뷔페식당에 들어섰다. 넉넉한 크기의 테이블에는 아침식사를 하는 관광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식사를 하는 테이블과 음식의 배식장은 분리되어 깔끔하였고 조리된 음식도 정갈하게 보였다. 기본의 밑반찬 몇가지와 불고기를 잔뜩담아 첫번째 접시를 비우고 두번째 접시마저 깨끗히 비운후 든든해진 윗배를 두드렸다.


 

첫번째 접시를 비울때쯤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빠져나간 식당안은 조금은 여유러워졌다. 한마음 대게수산의 사장님 말처럼 깔끔하고 제법 맛있는 음식맛이였다.


하지만 나와달리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는 관광객들에게 9,000원의 식사권이 저렴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생각했다. "단체객에게는 별도의 디스카운트가 있나?"


 

 

 

 

 

 

 

 


두번째 접시를 비운 후, 계산대에 다가가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음식을 조금 담아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자전거 여행중인데요. 죄송하지만 추가요금을 내고 조그마한 찬통에 음식을 싸갈수 있을까요?"


식권을 구매할 때 젊은 남자분이 아닌 식당의 주인장쯤으로 보이는 어르신께서는 바쁜듯 음식의 외부반출은 안된다며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한식 찬들이 기본인 음식에 특별한 레시피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식당의 규정이라니 어쩔 수 없었다. "인심이 조금 박하네." 생각하고 말았다.


 

서운한 마음에 한 접시 더 먹고 나갈까 생각하다 충분히 든든해진 배를 두드리며 식혜음료 한잔을 마시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어쨌든 잘 먹었다."


 

 

다시 평탄한 해안의 구도를 따라 이동하였다. 더워진 날씨에 져지와 바람막이를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라이딩을 이어갔지만 동해의 햇볕을 바라보며 달리는 라이딩은 든든한 식후 나른함과 함께 게으른 페달링을 만들어냈다. 


 

 

고래불해변을 지나 쭉뻗어있는 도로를 달리다 잠시 쉬기로 했다. 잠시 쉬며 한마음 대게수산에 전화를 걸었다. 대게를 주문해 놓으면서 생물로 보내달라는 메세지를 남기지 않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한두차례 전화 대기음이 울리고 "어머, ***님의 남편 사장님. 안녕하세요?"하며 여사장님께서 전화를 받으셨다. 야, 너, 이것, 저것 아무렇게나 불려왔지만 누구의 남편이라는 칭호는 처음이였다. 어색하고 낯선,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불리움에 잠시 먹먹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의 남편이라니."


 

여전히 친절한 목소리로 어제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부등을 전하고 나서야 대게 주문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사장님과 통화를 하면 웃는 사람의 모습이 떠올라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이틀후에 배가 들어올 것 같아요. 그때 좋은 물건이 들어오면 택배로 보내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


급한건 아니니 알아서 해달라 전하고 한번더 만나뵙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였다.


 

고래불대교를 넘어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이어지며 라이딩의 속도를 줄여놓았다. 항구와 마을을 지나치며 볼수있는 대게와 홍게를 판매하는 광고물들은 어느새 오징어와 피데기를 판매하는 광고들고 바뀌어 있었다.


 

도로변을 따라 2미터정도의 봉들을 줄로 이어 세워놓거나 비슷한 구조의 신식 건조대 같은 것들이 이어졌다.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 하던중 오징어를 말리는 것을 보고서야 그 용도를 알게되었다. "오징어가 이렇게 많이 잡히나?" 생각하였다.


 

반건조 오징어 6마리 만원으로 시작된 길가의 직판장은 대게를 파는 영덕에 가까워졌을 때 4마리에 만원으로 바뀌었다. 한봉지 사서 맥주 한캔을 하고 싶었지만 잇몸과 치아가 좋지않아 씹는 음식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나는 그저 마음뿐이다.


"부드러울 것 같았는데 한마리만 사서 먹어볼 것을."  


 

포항까지 이동하는 100Km가 안되는 거리에 조금 마음을 놓고 여유를 부린 것인지, 지루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길에 지친 것인지 좀처럼 라이딩 속도가 나지않았다.


축산항에서 잠시 쉬며 남은 거리를 보았다. "아, 겨우 1/3 온거야?"


 

축산항을 지나 마주한 20번 지방도로 역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었다. 오르막의 끝에 잠시 낚시를하는 사람들의 한가로움을 구경하였다. 


무언가 취미가 있어야 한다면 낚시를 배워보고 싶었다. MTB를 타며 낚시에 대해 조금 잊고 살지만 언젠가는 꼭 저들처럼 바다낚시를 하며 하루쯤 시간을 보내보고 싶다.  


물고기를 잡는 손맛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별관심은 없다. 잡거나 못잡거나 그만인 일일뿐이지만 바다와 하늘 그리고 바람과 파도소리에 묻혀 시간의 망중한을 사치해보고 싶은 바람이다.


 

영덕의 해맞이 공원을 앞두고 예상했던 긴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오르막의 힘겨움보다 페달링에 힘이 가해지며 신경을 건드리는 것 같은 왼쪽 발목의 통증이 전기자극처럼 반복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상부근의 풍력발전기의 날개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앞으로 가야할 방향의 반대편을 향해 날개가 향하고 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맞바람을 예고하는 것이다.


"꼭 힘든 곳에는 저 바람개비가 하나씩 있더라. 인제 용대리, 울릉도 현포령 이번엔 여기라니?"


 

시야를 방해하는 아무런 것이 없는 확트인 공간이였다. "저 멀리 수평선에서 해가뜨는 것을 보면 장관이긴 하겠다."


 

 

해맞이 공원으 내리막길 끝에 위치한 영덕 해양환경 체험관의 조형물이 갈길이 바쁜 자전거를 세웠다. 


"강남 코엑스 센터의 강남스타일 조형물과 비슷한 느낌이네. 대게집 인테리어라면 이해라도 하겠다만.."


 

해맞이 공원을 끝으로 오르막길은 이어지지 않았다. 약간의 허기가 느껴져 지나치려던 길을 멈춰세우고 작은 슈퍼에 들렸다. 창포리 대부슈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민박과 함께 식료품을 파는 곳이였다. 맥주 한캔을 하고 싶다며 안주거리가 뭐가 있을지 물었다. 아무래도 지나온길의 반건조 오징어를 사먹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변변하게 선택한 물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슈퍼의 아주머니께서는 딱히 추천해 줄것이 없어서인지 초코바 같은 것이 어떠냐며 물으셨다. 커다란 양파과자를 고르고 "양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 하니 맥주를 두개를 마시면 어떠냐고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두개를 먹어도 남을 것 같다고 하니 그래도 남으면 갈매기들을 주라고 하셨다. 


"여기 갈매기들은 동네 사람을 알아봐요. 먹을 것을 주면 알아서 날아온다니까요."


 

맥주를 사들고 근처의 방파제로 향하였다. 조그만 항구앞 정자에서 먹을까 생각하다 햇볕이 잘 들어오는 방파제에 앉아 먹는 것이 좋겠다 느껴졌다.


그물을 정리하는 어머니들을 구경하는 사이 마을주민이 놓아준 먹이를 먹기위해 몰려드는 갈매기떼를 보았다. "갑자기 어디서 날아온거지?"


 


 

낚시를 하는 몇몇 사람들을 구경하며 방파제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모금을 마셨다. 멀리 해맞이공원 방향으로 풍력발전기의 날개들이 보였고 조금전 갑자기 몰려든 갈매기들은 방파제 건너편 테트라포드에 무리지어 앉아 있었다.


 

봄날의 어느날 한가롭기 그지없는 더딘 시간처럼 느리고 따듯함이 느껴지는 풍경이였다. 제법 오랜시간을 따듯한 햇볕이 달구는 방파제에 앉아 시간을 보내였다. 


오징어와 피데기를 판매하는 광고는 다시 대게를 판매하는 광고들로 바뀌었다. 오전의 느린 이동과 창포리에서 보낸 시간들로 포항으로 향하는 페달링이 바빠질 때쯤 강구항에 이르렀다.


항구의 사장거리 정도로 생각하며 차량들과 사람들로 복잡해진 오른쪽 코너를 돌았을 때 뭔가 비현실적인 거리모습이 갑작스레 나타났다.


거대한 증기로 가득한 거리에 사람들과 차량들이 가득하였다. 


 

갑작스레 나타난 많은 사람들과 차량들이 뒤섞이는 복잡함이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거리의 상황을 살핀후에야 여기가 영덕의 대게거리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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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 주변 대게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영덕대게마을


후포의 소박한 대게시장의 정겨움과는 달리 거대한 방직공장의 증기기관처럼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 거리는 살풍경스럽다 생각들었다. 대게를 삶은 냄새가 진동하였고 가게마다 한명씩 사람이 나와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주차와 식사권유의 호객을 외치고 있었다.


 

지루하리만큼 조용했던 라이딩중에 느닷없이 마주한 풍경이라 그런 것인지 거부감이 먼저 밀려들었다. 시장의 모습에 놀란면도 있지만 지역내 시장 수요만으로 마켓이 유지가 되는지 궁금하였고 생경한 관경속에 아쉬운 것들이 느껴졌다. 


"차량들과 호객의 복잡함이 아니라 저 거리를 사람들에게 돌려주면 좋을텐데. 판매 경쟁의 거리가 아닌 컨텐츠를 담은 길을 만들어 놓으면 편하게 거닐며 구경하고, 마음 편히 좋은 서비스 찾아갈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강구대교를 건너 조금전 지나쳤던 대게거리의 반대편은 사뭇 다른 느낌의 거리풍경이 이어졌다. 구도시로 보이는 거리는 건너편의 모습과는 다르게 생기마저 잃어버린 거리였다. 


뭔가 슬프다는 느낌이였다. 항구를 두고 마주하며 상권을 잃어버린 늙은 거리와 상권을 두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존의 거리. 이미 낡아버린 과거와 머지않아 과거가 되어버릴 현재를 보는 것 같았다.


죽어가는 도시처럼 느껴졌다. 활기차 보이는 건너편 대게시장의 모습도 머지않아 여기처럼 생기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아무리 보아도 젊거나 어린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컨텐츠는 아무것도 없어보였다.


 

강구항을 지나 23번 지방도로는 7번국도로 이어져 장사리의 부흥교를 건너 포항에 들어섰다. 심플한 텍스트의 CI가 모던한 느낌을 주었다. 


7번 국도의 갓길은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넉넉하였지만 되도록이면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한참을 내달려 오션힐스CC가 있는 화진사거리에서 국도를 빠져나왔다.


 

소박한 시골길과 구불하고 복잡한 마을길을 돌아나오자 답답했던 국도의 라이딩을 잊게해주는 시원한 풍경이 나타났다. 후포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영덕의 언덕길길과 구도로 그리고 국도 라이딩이 지루함이 해갈되는 것 같았다.


 

방파제 사이 계단을 통해 파도가 밀려오는 너른 갯바위로 내려갈 수 있었다. 강원도 해안의 모레사변과 다른 느낌의 풍경이였지만 마음의 무게를 덜거나 위로받기에 또는 즐거운 바람들을 그리거나 이어가기에 충분한 곳이라 생각하였다.


"아무런 말없이 이 곳에 앉아 밀려오는 파도의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겠어. 마음을 안아해주는 넉넉함으로 때로는 어깨를 토닥이며 응원해주는 청량함으로 말이지."



 

짙푸른 남색의 바다색이 아니였다면 마치 제주도의 어느 해변에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만 하였다. 


 

 

지도 크게 보기

너른 갯바위와 짙푸른 바다의 풍경-포항 북구 화진리의 해안길


 

 

 

평탄하게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월포해수욕장까지 이어졌다. 토사가 쌓인 경계를 사이에 두고 청하천의 민물, 월포해변의 바다 그리고 가을 하늘의 각기다른 색과 움직임들이 대비되어 인상적이였다.


 

월포해수욕장을 끝으로 해안도로는 20번 지방도로와 간간히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졌다. 포항까지 20여Km의 거리를 알리는 이정표는 해안도로를 거쳐 다시 20번 지방도로 돌아오면 그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칠포교를 넘으며 변화된 풍경은 포항시내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었다. 좀처럼 줄지않던 20Km는 한시간정도의 라이딩 거리를 남겨두었다.


 

 

 

현대중공업 공장의 거대한 작업장과 직선으로 쭉뻗은 영일만의 대로변에 앉아 잠시 쉬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것들이 크고 넓직하였다. 


 

80Km 정도의 여유롭게 생각했던 라이딩은 90Km 넘어 영일대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해안길을 따라 이동하는 거리가 10Km정도 돌아오는 길이였나보다.


 

일몰이 막시작되는 시점에 도착하게 되었음을 안도하였다. 영일대해변은 푹신한 모레가 가득한 동해의 여느해변들과는 달리 딱딱한 흙바닥과 같았다. 호수처럼 잔잔한 파도가 일정하게 밀려오는 해안가는 아늑하면서도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다. 


바다건너 멀리보이는 거대한 크레인과 포항제철 공업단지의 실루엣이 수평선을 대신하고 있었다. 


 

도심의 뒷편으로 떨어지는 멋진 일몰을 바라보며 낯선 도심의 밤의 풍경이 궁금하였다. 야영을 할 곳을 찾아 해수욕장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을 걸었다.


포항 외곽의 조용한 해변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산책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고 제법 붐비는 거리였다. 산책로 한가운데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리드미컬한 그루브를 타며 즐기던 7명정도의 어린 여학생들을 보며 포항이라는 도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시끄럽거나 요란스럽지 않은 여유와 생동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도시였다. 동해안의 너른 백사장을 품은 해변에 비하면 볼품없이 내추럴해보이는 영일대 해변은 관광지가 아닌 공업도시의 평범한 자연공간으로서 사랑받는 장소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어떤 욕망의 찌꺼기들이 배설되고 모여지는 도심의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마치 평범한 일상의 추억들이 하나, 둘 쌓이고 만들어지는 동네의 앞마당같아." 


 


 

"일상적인 소소함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해야할지, 이렇게라도 익숙해진 것들이 서글프다 해야할지 모르겠다. 저 거대한 포항제철의 삭막한 실루엣탓일까." 


 

저녁식사로 치킨이 먹고싶어 졌다. 영일대 해변의 건너편으로 길게 들어선 가게들중 치킨집을 찾아 들어갔다. 인기있는 메뉴를 묻고 매콤한 양념치킨과 갈릭소스의 치킨을 반반 주문하였다.


 

칠보산 휴게소의 한식뷔페이후 아무것도 먹지않아 허기졌음에도 불구하고 치킨맛은 별로였다. 과한 소스들 탓인지 전체적으로 눅눅하게 느껴졌고, 특히 갈릭치킨은 마늘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 토핑되어있는 마늘을 걷어내고 먹어야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었다.


"내가 마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이건 아니지. 평범하게 프라이드를 먹을걸 그랬나?" 


 

치킨을 먹는동안 바다건너 포항제철의 화려한 조명이 불을 밝히며 공업도시의 삭막해보이던 실루엣이 화려한 밤의 풍경을 연출하였다.


형편없는 저녁식사를 하는사이 날카로운 칼에 베이듯 아픔이 찾아든다. "아무것도 하기싫다."


반이상이 남은 치킨을 포장하여 급하게 가게를 빠져나와 눈에보이는 해안가의 구조물 앞편에 아무렇게나 텐트를 쳐댔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처럼 속삭이듯 출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누워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하나 둘 철썩. 하나 둘 철썩. 하나 둘 버리지말자. 하나 둘 지나가는거야. 하나, 둘."


간간히 해변을 걷는 연인들의 산책소리와 요란하지않게 줄이어 터지는 폭죽소리, 웃음소리들이 나즈막히 밀려드는 파도소리와 함께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것 같았다.




 

GPS 정보


D+5일 : 2018.11.02 / 너무나 맑은날・18도

울릉도 사동항-남양항-태하항-현포항-추산항-천부항-관음도-역복귀-사동항-후포항

본격적인 울릉도 일주여행. 해안도로를 따라 관음도까지 왕복하는 라이딩. 관음도의 해안터널이 뚫였지만 전기시설들의 마무리 공사로 인해 개통이 되지않아 아쉬웠고, 관음도에서 리턴하여 사동항에 도착 울릉도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후포항에 도착하였다.

이동거리

221.94Km

누적거리

954.58Km

이동시간

9시간 15분

누적시간

41시간 10분


관음도
사동항-후포항
62Km/5시간 58분
160Km/3시간 17분
사동항
사동항
후포항
 
 
955Km

 

새벽녘을 알리는 장닭의 울음탓이였을까 붉은 여명이 시작되기전에 잠에서 깨였다. 편백나무의 진한 내음이 머리속을 상쾌하게 만들어 놓은듯 개운한 아침이였다. 


아무런 마음의 복잡함없이 해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볍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불구하고 너무나 마음이 가볍다."


 

 

아른 아침, 마을길을 청소하기 위해 나오신 어르신들의 낯선 시선을 받으며 길을 내려와 사동항 여객터미널에 들렸다. 후포항으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오후 4시 30분 출발. 텅 비어있는 여객선 터미널은 저동항이나 도동항의 터미널보다는 넓고 최적해보여고 한껏 멋을낸 건물외관을 통해서 최근에 지어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장매표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된다는 안내문을 확인하고, 고객센터 번호를 핸드폰에 저장하였다. 여객선의 예매 시스템에 대해 약간의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나름의 사정들이 있어 현시스템으로 운영하게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행을 떠나기위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이는 다이렉트 페리스와 국내의 가고싶은 섬 어플에서 여객선의 정보를 얻는다. 가고싶은 섬의 어플을 통해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지만 3일후 일정에 대해서만 예약을 할 수 있어, 정해진 일정없이 움직이는 나에게는 어려운 제약이였다.



일단 사동항터미널을 빠져나오며 관음도까지의 울릉도 일주 거리와 소요될 시간을 생각하였다. 일주터널을 지날 수 없다면 관음도에서 리턴하여 돌아오는 거리 왕복 60여Km. 넉넉히 5시간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았다. 


"지금이 7시니까, 왕복해서 천천히 돌아와도 오후 1시쯤이면 오늘 4시 30분 배를 타고 후포로 가는것도 좋겠는데"


특별히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없다면 하루일정을 당겨 후포로 이동할 생각이였고, 주말의 많은 여행객틈의 번잡스러움이 생각나 가능하면 오늘 떠나고 싶어졌다.


"일단 가보자! 늦어지면 하루쯤 더 머물러도 상관없잖아.." 


 

이른아침 해안도로는 차량의 통행이 없어 편안했고 시멘트 포장의 그리 좋지만은 않은 도로의 상태는 무거운 자전거의 요란한 덜컹거림을 만들어냈다. 울릉도의 독특하고 인상적인 형질의 해안면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페달을 밟는사이 통구미해변의 거북바위가 눈을 사로잡았다.


 

 

 

"왜 거북이지?" 생각하며 한참을 거북이를 찾아 바라보았다. "정말 거북이처럼 보이네"


 

평지의 해안로를 따라 이동하는 중 간간히 마주치던 공사차량들은 조심스레 지나쳐주었다. 일주도로를 새로 정비하는 것으로 2차선의 터널과 새로운 해안도로를 만드느라 분주하였다.


첫번째 1차선의 터널을 지날때 앞서던 차량을 따라 이동하던 중 터널의 맞은편에서 대기하던 차량들을 보았다. 서로간의 통행을 통제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의문하던중 터널의 신호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몇몇개의 터널을 통과할 때는 터널앞 신호등에 맞춰 이동하였다. 재미있다 생각하였다. 남양항 주변의 마을은 관광지의 편의시설이나 유흥시설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는 작은 마을의 풍경이였다.  


옅은 보라빛의 소국처럼 보이는 꽃들이 피어있는 도로를 따라 느긋한 라이딩을 즐기던 중 곰바위터널을 지나 원형의 형태로 이어지는 교각의 다리가 보였다. 수층교, 잠시 자리에 멈춰쉬며 수층교를 오르는 차량을 지켜보았다.


"제발, 나타나지마" 오른쪽 회전후 사라졌던 차량은 한참후 다시 나타나 왼쪽회전을 하며 다리를 오는 것이다.


지도 크게 보기

울릉도 해안일주에는 저동항의 저동재, 사동터널 그리고 수층교부터 시작되는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바람처럼 되는 일이 많겠는가. 골뱅이모양으로 크게 회전을 하며 올라야하는 오르막길이였다. 섬이니, 하나쯤 큰 고갯길이 있을것이라 생각했지만 무거운 자전거는 여전히 힘에 겨웠고 미시령을 넘은이후 왼쪽 발목이 조금씩 시큰거리는 것이 부자연스런 페달링으로 힘들게 만들었다.


지속되는 업힐에 수층터널과 삼막터널로 연이어지는 오르막길. 삼막터널을 빠져나와 잠시 갓길에 자전거를 세우고 초코바를 깨물며 쉬었다.


"이제 끝이겠지"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사라진 도로를 바라보며 오르막의 끝이기를 다시한번 바라였다.


역시 바람처럼 되는 일은 많지않다. 도로를 따라 오른쪽 코너를 돌자 떡하니 이어지는 오르막길, 아침햇살을 듬뿍받은 도로가 반짝반짝 빛을 발하며 쌤통이라는 듯 아주 못된 미소를 보내는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고갯길의 정상을 알리는 하늘을 보지못했다.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정상을 향해 자전거를 끌었다. 40여분 끝에 고갯길의 정상에 서서 딱 그만큼의 내리막 보상이 주어지길 바라였다.


 

땀을 식히는 5~6분의 내리막의 끝에 S자로 휘어지는 오르막길이 보였다. "아, 아닐거야." 나도 모르게 오르막을 앞둔 삼거리에서 내리막이 이어지는 마을길로 핸들을 틀었다. "마을길을 따라 평탄한 해안길이 이어질거야. 그래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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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네번째 고갯길 현포령의 시작을 알리는 S자 커브길.


들어선 태하항의 구불한 골목길을 돌았을 때, 관광용 모노레일과 절경의 절벽으로 놓여있는 나무테크의 등산로가 보였다. 


"절벽이구나. 참으로 절경이다. 그런데 눈에 안들어온다야."


다시 마을을 빠져나와 오르막이 있는 삼거리로 다시 돌아왔다. 태하천의 경계석에 앉아 고갯길을 오르는 공사 덤프트럭을 바라보았다. 요란한 배기음 소리와는 괴리되어 차량은 슬로우모션이 걸린 것처럼 힘겹게 오르고,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계속 반복하였다.


"대체 몇번을 꼬아놓은거야?"하며 지도앱을 켜보았다. 7번의 회전길 현포령의 시작이였다.



20여분을 오른끝에 7번째 회전을 하였지만 오르막길은 끝을 보이지 않았다. 마침 내뒤를 이어 지나가던 덤프트럭이 회전을 끝으로 사라졌으나 멀어지며 들려오는 차량의 무거운 배기음은 앞으로도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려주어였다.


 

그렇게 10여분을 더 오르고서야 고갯길의 정상을 알리는 북면의 경계석이 보였다. "이제 그만 오르고싶다"


천천히 이어지는 구불길의 내리막으로 현포항을 중심으로 울릉도 북면의 시원한 해안이 한눈에 들어왔고, 한편으로 돌아가는길에 지나온 두 고갯길을 다시 넘어야 한다는 것이 현기증을 불러일으키는 듯 아찔하였다.


 

현포항은 남양항이나 태하리에 비해 조금더 큰 마을이였지만 관광지의 활기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다.


 

현포항 주변의 노인바위와 코끼리바위. 추산항을 지날때쯤 나리분지 관광을 알리는 안내문들을 자주 볼 수 있어 나리분지에 오르는 등산로가 이곳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천부항을 지나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상태는 더 나빠졌다. 덤프트럭의 통행이 빈번해졌고 새로운 터널을 뚫는 공사구간들이 이어졌다.


 

"찾았다!"


울릉도 여행을 하고싶었던 이유는 이 곳을 찾아보고 싶어서였다. 매일 마주하여 눈에 박힌듯 각인되어 있는 울릉도의 사진 한장속 구도의 장소. 


이른아침부터 시작된 라이딩내 내 머리속에는 "오른편 시멘트벽처럼 밋밋한 결의 해면절벽과 평평한 회색 시멘트길과 하얀 도로선표시 그리고 왼편의 뭉툭한 모양의 바위섬"을 갖춘 장소였다.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장소가 관음도를 얼마남겨 놓지않은 곳에서 갑작스레 나타났다. 생각했던 장소가 맞는지 생각하는 사이 조금 지나쳐 버렸지만 잠깐 뒤를 돌아 바라본 풍경이 사진속 구도임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딴바위.


잠시 자전거를 멈추고 그자리에 서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았다. "찾았다! 와보고 싶었는데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됐다."


 

관음도의 주변으로 일선암과 삼선바위 등의 기암괴석이 바다가운데 우뚝 솟아있었다.


 

배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말해주었던 관음도, 저동항 입항시 첫번째 보았던 울릉도의 섬이였다. 관음도를 잇는 연도교를 건너 풍경이 좋다는 관음도의 전망을 보고 싶었지만 엘리베이터를 오르고 관음도의 전망대까지 오르는 시간의 소요가 부담되었다.


 

관음도옆 관선터널. 관선터널을 시작으로 저동항에 이르는 일주터널 작업이 마무리 작업주이였다. 2019년 초 개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진행중이라 하였고 이르면 올해내에 개통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이왕이면 자전거로 통행할 수 있는 터널이였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10시 30분, 막혀있는 길이고 이제는 돌아가야 한다. 잠시 쉬는사이 사동항의 제이에이치페리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4시 30분 출발하는 배의 티켓을 문의하였다.


4시부터 출발 승선이 시작되니 적어도 3시까지는 사동항에 도착해야 했고, 4시간정도면 되돌아가기에 충분한 시간이였다.


 

잠시 하루를 더 머물며 나리분지에 올라볼까 고민하다 독도를 구경한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하였다. 특별히 등산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계룡산 자락을 전투구보로 오르고, 행군의 첫머리와 마지막을 늘 계룡산을 넘는 것으로 시작했던 군대시절의 기억때문에 산을 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관음도 앞 푸드트럭에 들려 허기를 채웠다. 홍합전같은 것이 있었지만 재료가 준비되지 않아 딱히 요기할 것이 없었다. 따듯한 국물의 어묵과 맥주 한캔의 시원함으로 배고픔을 달래였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어묵과 캔맥주. "간에 기별이 안가요"하며 컵라면 하나를 더 사서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운 후 사동항으로 출발하였다.


 

오전에 지나쳐온 길이라 가는길은 조금 편안했다. 낯선 길조차도 익숙해지면 편안해진다는 것이 묘한 느낌을 주었다. 


언제나 초행인 삶의 길에 대면하게되는 익숙하지 않은 것들과 낯설기만한 것들에 애써 익숙해지려는 억지부림이 슬프다 생각하였다. 지나온 길의 덜컹거림처럼 낯설고 익숙치않은 것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낯설어하며 어설프고 아플지라도 부끄러움없이 살아가는게 나의 삶이였으면 좋겠다.


"삶을 사는데 있어 타인들처럼 살아야 하거나 스페셜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삶에 프로페셔널리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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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포전망대, 태하의 절경에서 현포항까지의 시원한 전망이 일품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 귀천



암울한 시절, 국가폭력으로 쓰라린 삶을 살아온 천상병 시인은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의 싯구가 입속을 맴돌았다. 


"나의 삶은 아름다웠는가? 고작 말캉거리는 현실의 알량한 고민들로 아픔이라 스스로 짐지워 놓고 나를 좀 봐달라 징징거리는 꼴이지 않은가. 누가 나에게 이렇게 살라 강요한 것도 아닌데 말이지."


 

지나왔던 길들을 뒤돌아 간다. 오전의 라이딩을 힘들게 만들었던 현포령을 넘어 마주한 태화리의 풍경이 감탄을 불러왔다. 섬이 아닌 마치 이제갓 단풍이 찾아든 강원도의 한 고갯길 앞에 있는 듯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였다. 


 

돌아오지 않았다면 보지못할 풍경. 오전에 이곳을 지나치며 나는 현포령의 구불한 오르막길만을 바라보며 힘들다 짜증하였다. 현포령을 넘기전 쉬는사이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면 아마도 그때 이 관경에 좋았다 했을것을 말이다.


 

삼막터널과 수층터널에 이르기전 만물상 전망대 휴게소 민박에 들려 풍경을 감상하였다. 판매중이던 호박쑥빵이 궁금하여 들렸다가 펜션옆 전망대에서 뜻하지않은 풍경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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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전망대는 민박집 안쪽에 설치되어 있다.


낯선 여행객의 전망대 구경에 아무런 거부감도 표시하지 않는 민박집의 넉넉함에 작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두 고개를 넘으며 오전 라이딩의 피로와 달리 이유모를 경쾌함이 있었다. 갑자기 떠오른 귀천의 한 구절이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놓은듯 하였다.


 

 

1시 40분. 3시간 30여분이 소요되었던 오전라이딩의 거리를 2시간 30여분만에 되돌아왔다. 경쾌하고 즐거운 라이딩이였다.


 


사동항 여객터미널에 들려 후포항으로 가는 여객선의 표를 구매하고, 매점에 들러 맥주와 오징어 한마리를 구워달라 주문하였다.


"울릉도에 왔는데 오징어는 먹어봐야지"


전기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찾아 노트북과 보조배터리를 충전하며 넉넉하게 남은 승선시간을 기다렸다. 시원한 맥주맛과 부드럽고 짠맛이 나지않는 오징어 맛은 좋았다. 


 

 

 

4시가 가까워지자 터미널은 단체여행을 온 학생들과 여행객들로 가득하였다. 미리 자전거를 승선 출입문쪽에 옮겨놓고 만원이 된 터미널안에서 패이어와 짐들을 지켜주던 학생에게 콜라 한캔을 사다주었다.


 

 

씨플러워호 역시 깨끗하고 편안했다. 큰 출렁임없이 배가 후포를 향하는 사이 지난 사진들과 여행 기록들을 정리하였다.


 

 

7시 10분. 후포항에 도착하여 노트북들 패이어에 집어놓고 자켓을 찾아 입는동안 울릉도를 여행하고 온 여행객이 말을 걸어왔다.


"어머, 내가 이렇게 울릉도를 여행하고 싶었는데. 자전거타고 텐트도 치고.. 멋지시네요."


후포항 주변에 위치한 어시장의 한마음대게수산을 찾았다. 어시장은 항구를 벗어나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울릉도에서 볼 수 없었던 환한 불빛들과 대게를 삶는 맛있는 냄새들. 생각했던 것보다 큰 규모는 아니였지만 옹기종기 모여있는 대게집들이 정겹게 느껴졌다. 


식사를 권하는 몇몇집을 지나쳐 한마음대게수산의 간판을 찾아내었다.


 

후포에 위치한 한마음 대게수산에서 홍게를 주문하여 먹은지 5~6년정도 되는 것 같다. 먹기위해 손이 많이가는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온라인의 여러 대게집들을 검색하고, 네이버 블러그를 통해 알게된 한마음 대게수산이였다. 대게를 택배를 통해 구매해 본적이 없어 주문을 하기전, 주문을 하고서도 여러차례 문자를 통해 문의를 했고 친절하신 사장님은 전화를 통해 여러가지 설명을 해주었다.


 

아이스박스에 담겨져 여전히 꿈틀거리는 싱싱한 대게를 삶고, 대게를 삶는 방법에 대해, 껍데기를 벗기는 방법, 먹기좋게 손질하는 방법 그리고 맛있게 먹는 방법들을 얘기하며 즐겼던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잘먹었다는 감사의 문자이후에 한마음 대게수산과는 그렇게 좋은 인연이 되었다. 


 

그 이후, 즐겨보던 프로그램의 남박사네편에 방송되는 것을 보고 더욱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서울에서 주문만 하다 여행중이라 직접 먹을려고 왔어요" 하였다. 늦은 시간 8시, 한적한 식당안은 나이외에는 손님이 없었다. 강릉에서, 울릉도에서 느꼈지만 서울과 지방의 저녁이라는 시간대의 체감범위가 다르다.


알고있던 여사장님을 한번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자리에 없어 아쉬웠다. 여러종류의 대게를 추천해주는 남자 사장님께 늘먹던 홍게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두곳에 택배를 보내달라 요청하고, 저녁으로 먹을 홍게는 조금 큰녀석 한마리에 중간크기의 대게 한마리를 더 추가하여 저렴하게 해주었다.  


 

 

화려하지 않은 식당의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택배로 보낼 곳의 주소를 메모지에 각각 적어 건네주었다. "싱싱한 것으로 잘 보내주세요"


 

 

 

대게가 삶아지는 동안 작은 접시에 큰 소라 한개를 담아 내어주셨다. 한입가득 채워지는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였다.


 

먹기좋게 손질되어 나온 대게. 껍데기 하나는 볶음밥과 탕으로 나와서 빼두었다고 했다. 껍데기의 내장으로 입맛을 돋구고 토실하게 살이오른 몸통과 다리살을 발라 특유의 짠맛과 달달함을 맛보았다.


이 먹기 귀찮은 음식을 언젠가부터 좋아하게 된것이다. 


"닮아가는 거야. 함께하는 시간만큼 먹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바라보는 것들도 모르는 사이 비슷해져 가는거야. 그 사람이 좋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그 사람을 닮고싶은 바람들이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수긍하며 아무런 거부감없이 내가 되어버린 거겠지."


 

 

저녁식사를 하시던 사장님이 자신들의 저녁메뉴였던 막회를 작은접시에 담아주셨다. 작은 접시지만 맛보기라기에는 꽤 양이 많았다. 쫄깃하고 씹으면 단맛이 많이 신선한 회의 맛이였다.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 해보고 싶었던 일들중 하나는 내가 번 돈으로 마음껏 삼겹살과 회를 먹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시절 대부분의 술안주는 둘중에 하나였고, 메뉴를 결정하는데 있어 첫번째는 언제나 회였다.


지금은 회를 잘 먹지않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회의 맛을 잃어버린 것처럼 밋밋하게 느껴지고, 먹기에 간편하고 과식의 부담이 없다는 것외에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허기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회의 맛이였다. "이게 무슨회에요?" 물었다. 자연산 쥐치와 3가지 종류가 섞여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쥐치. 처음 먹어보는 거네. 다음에 찾아먹어 봐야겠다."


 

 

무와 대파가 큼지막하게 들어간 꽃게탕, 단순히 시원하겠지라고 미리 짐작했던 생각을 비웃듯 먹는순간 짧은 탄성이 나왔다. "와....맛있다"


특별하지 않은 재료들인데, 게를 먹은 후 남아있던 입안의 비릿한 느낌을 완벽하게 잡아주는 개운함이였다. 시원하고 약간 매콤하면서 속이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이였다.


 

"꽃게탕에 매료되었어요. 택배상자에 게 삶는법을 넣어주실게 아니라 탕을 끓이는 법을 알려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하였다.


식당의 이모님께 말을 전하던 사장님은 "우리 이모님의 영업비밀이에요. 알려줄 수가 없어요. 직접 오셔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하며 웃으셨다.


 

야영을 할 수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 후포항 근처의 근린공원에 야영을 할려고 생각하였으나 사장님은 후포해수욕장을 추천해주었다.


"후포해수욕장에 가서 솔밭에 텐트를 치면 좋을거에요. 화장실도 있고 조용하고 텐트치기 좋게 만들어져 있어요."


대게 경매나 어시장이 열리는 시간을 물어보았지만 내일은 대게잡이 배가 없어 경매가 열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른 어선들이 있어서 4시쯤 가면 시장은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해주었다. 그리고 내일 아침은 칠보산 휴게소에서 한식뷔페를 먹으라 강력하게 추천해주었다. 


 

엄지척! 따듯하게 내어준 믹스커피 한잔을 마시며 떠날 준비를 하는 나에게, 퇴근을 하던 사장님 내외분이 "정말 멋있어요.." 응원해주며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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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 근처 후포어시장내 한마음대게수산 



 

도로를 따라 조금 이동하니 아담한 후포해변이 나왔다. 솔밭에 야영장 화장실 근처에 텐트를 치고, 해수욕장의 모레를 씻어내는 곳에서 간단하게 머리와 발을 씻고 양치를 하였다. 차가운물이였지만 3일만에 감는 머리는 시원하고 상쾌했다.


도로변와 멀리않은 거리였지만 차량의 통행이 많지않아 조용했고 아늑했다.


 

 


GPS 정보

 


2018.10.04. 20:00 / 맑음・20도

고양 분수공원-삼성당-아라뱃길-아라마루-아라뱃길-기지창

자타고 목요 야간라이딩,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아라뱃길을 달려 아라마루에 다녀왔다. 멋진 야경이 펼쳐진 가을밤의 풍경속으로..

이동거리 37.4Km 이동시간 1시간 52분

아라뱃길
아라뱃길
20.7Km/1시간 03분
16.7Km/49분
분수공원
아라마루
기지창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바람이 시원했다. 며칠간의 스트레스와 가라앉는 기분이 날아가는 듯 하였다.


필립에게 아라마루를 구경시켜 주고싶다는 에릭누나의 바람에 따라 급하게 라이딩코스를 변경하였다. 길게 뻗은 아라뱃길과 도시의 야경 그리고 시원한 가을바람 속을 달렸다.


메모리 카드를 빠뜨린 카메라와 녹화버튼을 누르지 않은채 촬영한 액션캠. 요즘 뭔가에 홀린듯 정신이 없다.


 

 

 

 



 

 

 



병원진료를 마친 후, 집과 병원사이의 짧은 거리.. 그들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있었음에도 알아보지 못했던 어쩌면 가까이 있어 몰라보았던 것에 대한 생경함.


너무나 많은 좋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아왔다. 


"이제는 마음을 열어 나의 눈으로 볼거야. 그랬으면 좋겠어."


이렇게 한계절이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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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2. 20:00 / 맑음・20도

원정 새암공원-운정역-공릉천-공릉저수지-공릉천-벽제교-원당역-능곡

자타고의 운정지역에서 진행하는 화요 야간라이딩에 다녀왔다. 신도시의 멋진 야경과 잘 조경된 공원길 그리고 시원했던 공릉천 자전거길..

이동거리 39.2Km 이동시간 2시간 23분

공릉천
벽제교
18.2Km/1시간 08분
20Km/1시간 15분
새암공원
공릉저수지
능곡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계절의 바뀜탓이라 생각한다. 가라앉는 기분을 멈추기위해 무언가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시원하게 달리고 싶었다.


운정의 새암공원을 가기위해 대곡역에서 일산역까지 도로변 산책로와 함께 잘 정비되어 있는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였다. 능곡에서 새암공원까지의 거리 15Km. 


문득, 이 도시 어디에 함께하지 않은 길이 있을까 생각하였다. 지난 시간 함께하던 라이딩의 날들과 언제나 앞서있던 라이딩의 뒷모습이, 그 날들의 기억들과 함께 생생히 살아났다. 


운정 신도시의 잘 조경된 느낌의 야경들과 공릉천을 잇는 농로길들, 천변의 자전거길 그리고 공릉저수지의 둘레길을 달렸다. 오랜만에 타보는 하드테일의 가벼움과 투박한 리바운드를 느끼며 어색하다 생각하였다.


공릉저수지를 돌아 지영교를 넘어 새암공원으로 복귀하는 본대를 떠나 집으로 향하였다. 홀로 돌아오는 길, 너무나 익숙한 공릉천과 벽제교, 원당삼거리와 쥐눈콩마을길, 원당역과 행신. 


"한때 이 길을 얼마나 많이 내달렸던가" 고양랠리를 준비하며 고봉산과 황룡산, 독산, 안산, 공릉산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랩타임 2~3분을 줄이기 위해 미친듯이 내달렸었고, 공릉저수지를 마지막으로 연습을 마칠때쯤 늘 이 길위에서 허기진 공복감과 함께 지쳐있었다.


바닷물 속에서 빠져나온 듯 땀에 젖어 짠내가 나던 져지, 하얗게 마른채 얼굴에 피어오르던 땀소금, 시원한 물 한모금과 따듯한 샤워물의 편안함 그리고 소박하고 즐거웠던 아침식사..


긴 어둠속을 달리며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하였다.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어떤것도 버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까? Anyway, It doesn't matter. Even if my life is to end."



집의 계약을 1월 말로 종료하였다. 어쩌면 나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2018.09.29. 10:00 / 맑음・26도
원당중학교-아마존-가장산-건자산-아마존-원당중학교

만연한 가을 하늘, 관산동일대의 주변산 가장산과 건자산을 달렸고 오랜만에 화정산 1, 2, 3 산을 역으로 달려보았다.

이동거리 24.3Km 이동시간 2시간 24분

아마존
건자산
14.6Km/1시간 30분
9.7Km/56분
원당중
가장산
원당중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관산동 일대의 주변산. 지난번 코스와 같은 아마존을 거쳐 성황당산과 심리산을 달리는 코스였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않았고 뭔가 서늘해진 날씨처럼 기분또한 가라앉는 느낌이였다.


조금씩 주변의 상황들이 정리되었고 머지않을 떠남의 시간에 대한 아쉬운 감정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그저 계절이 바뀌는 기간의 일시적 감정의 다운일지도 모르겠다. 


 

 

 

 

 

 

 

 


점심을 먹고 조금 컨디션이 좋아진 구름가듯님이 화정산을 달리자 하였다. 2년만에 달려보는 너무나 익숙했던 코스.

아무런 생각없이 들어선 화정산을 달리며 생각지도 않은 지난 일들이 무심하게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우울해지지 말자!


 

 


 

 

 

 


2018.09.27. 20:00 / 맑음・23도

고양 분수공원-삼성당-한강자전거길-난지공원-행신역

추석연휴가 끝난 목요일. 연휴의 피로를 달래기 위해 가볍게 한강 자전거길을 달렸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위해...

이동거리

27.8Km

이동시간

1시간 23분


삼성당
강매동
14.5Km/42분
13.3Km/41분
분수공원
난지공원
행신역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살며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중 그들의 지난 추억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궁금하였다.


그저 소비되는 많은 시간중, 타인의 한때를 들어줄 정도의 시간은 내어줄 수 있지않을까 싶었고 그들과 현재의 시간에서 추억 하나쯤 만들어보고 싶었다.


야광스틱과 불꽃놀이 세트를 준비하여 등산용 배낭에 집어넣고 목야라를 출발하였다. 7살짜리의 어린아이와 50이 넘은 어른이 느끼는 즐거움의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 그 형태가 조금 다라졌을 뿐이며 아무것도 아닌 것에 즐거워하는 법을 잠시 잊고 사다는 것 뿐.

 

 

 

 

 

 

 

 

 

 

 

 


 

 

 

 

 

 

 

 

 

 

 

단순하면 즐겁다. 복잡한 세상, 한두시간정도는 아무런 생각없이 심플해져도 누구하나 탓하지 않을것이다. 

즐거운 하루였다.



 

 

 

 

 

 

 


2018.09.16. 10:00 / 흐림・23도
행신역-흥도동산-용두초등학교-수색산-경향장로교회-화전역-행신

에릭스표 동네산 라이딩 수색산편, 회색빛 비구름이 하늘에 가득한 날 지난주 패쓰했던 수색산에 올랐다.

이동거리

23.8Km

이동시간

2시간 50분


흥도동산
화전역
14Km/1시간 50분
9.8Km/1시간
행신역
수색산
행신동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밤새 뒤척이다 7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9시를 알리는 알람에 불쾌한 잠을 계속할 것인지 일어나 나갈 것인지 결정하여야 했다.

"쉬고싶다" 10여분동안의 갈등. 몇차례 핸드폰 시간을 재차 확인하고 몸을 일으켜 행신역으로 항하였다.


9시 45분. 쓴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실때쯤 어두웠던 하늘에서 작은 빗방울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폭파됐나?" 


어제까지 아무도 참석 댓글을 달지않아 에릭스형과 단둘이 하게될지모를 라이딩이였다. 제발 폭파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카페의 글을 보니 참석댓글이 3개가 더 붙어있었다.


"아.. 다른 사람이 있었네. 빠져도 됐었어"

 

 

10시가 다 되었을 때 5명의 멤버들이 다 모였다. 굵은 비줄기로 변할 것 같지않은 하늘, 흥도동산을 타고 수색산으로 이동하였다.


형들의 코스는 용두초등학교를 조금 지나 벌고개를 만나기전의 지점에서 끌바로 시작되었다. 길게 늘어진 수색산의 능선 라이딩이 아닌 능선의 아래 작은 소로를 타고 라이딩을 할 것이다.


 

업힐과 짧은 다운이 반복되고 몇차례의 짧은 끌바를 하고 잠시 휴식하는 사이 "여기가 봉산인데, 다 세랭게티 문중땅이야!" 에릭스형이 농담하였다.


수색산은 봉산으로 불린다. 수색산의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어 그렇게 불리는 것 같다. 아마도 수색산의 봉수대와 강매산의 봉수대, 독산의 봉수대를 이어 서로 신호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부터 정신차려. 무서운 곳이야" 세렝게티 형의 농담을 시작으로 수색산의 8부 능선쯤 되는 곳의 소로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경사면을 따라 좁게 나있는 산길을 따라 반복되는 오르내림, 돌출된 굵은 돌들과 나무뿌리들의 연속이였다. 자칫 나무에 핸들바가 걸리거나 돌출된 돌들에 페달이 걸리거나 마사토, 나무뿌리에 슬립이 나면 경사면의 아래로 한참을 뒹굴러 나갈 것 같은 곳이였다.


넓은 임도나 싱글코스와 달리 이런 좁은 경사면의 소로 라이딩은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묘한 긴장감의 매력이 있다. 



경사면의 소로 라이딩은 초보자나 체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무리이다. 장애물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균형을 잡아야하고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사이 긴장되어 있는 신체는 의외로 많은 체력이 소진된다.


내가 봐온, 이런 곳에서 넘어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체력이 떨어져 다리가 풀린 것처럼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는 것들이였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럴땐 "내리면 된다!" 위험한 곳에서는 무리할 필요없고 내려서 끌고간다한들 누구하나 탓할 사람없다.


혹여 누군가 라이딩을 강요한다면 "그 사람을 멀리해라! 도움안될 사람이다."


 

소로의 라이딩 끝에 작은 임도와 같은 길을 마주하였다. 


"위로 가면 능선라이딩, 아래로 가면 라이딩 종료, 옆으로 가면 지금까지 온 길하고 비슷하고 더 위험해! 어디로 갈래?" 세랭게티형이 말하였다.


소로 라이딩중 함께했던 한분의 체력이 잠시 떨어졌음을 느꼈기에 소로 라이딩은 그에게 더는 무리인것 같았고, 무엇보다 배가 고팠다.


"배고파요. 난 아래로 한표!" 하였고 새벽까지 술자리를 갖은 에릭스형도 아래로 한표하였으나 "그럼, 위로가서 능선타고 중간에 내려가!" 세랭게티형이 말하였다. 


"왜.. 물어본거야?"


업힐과 다운이 반복되는 넓은 수색산의 능선을 따라 라이딩 하였다. 라이딩이 끝날때쯤 다시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짧게 점심을 하고, 집에 돌아와 한밤을 지새운 피곤함으로 달콤한 낮잠에 빠져들었다.




"뭐.. 재미있었어! 피곤했지만....."




 

 

 

 

 

 

 

 

 


2018.09.13. 20:00 / 맑음・22도
고양 분수공원-삼성당-행주대교-개화산-개화역-아라뱃길-행주대교-행신기지창

자타고 야간라이딩. 떠밀리듯 이번 야간 라이딩의 번짱이 되어 진행하게 되었다. 그래, 달려보자!

이동거리

29Km

이동시간 1시간 38분

삼성당
아라뱃길
14.4Km/49분
14.6Km/49분
분수공원
개화산
기지창

・동호회명
자타고
・활동지역
고양, 일산, 파주, 운정
・회원정보
5,000여명
・정기모임
화/수/목/금
・번개모임
평일/주말
・모임구분
도로/산악
・홈페이지

 

화요일 오후 4시, 운동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하던중 일루형에게 전화가 왔다.


"정회원님, 목야라 번개 치셔야죠?"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였으나 이왕 시킬거면 미리 알려주지 생각하였다. "뭐, 내가 칠께요!"


급하게 세랭게티형과 에릭형에게 카톡을 하여 라이딩 코스를 정하였다. 계양산 솔밭길을 가보고 싶었지만 라이딩 거리가 조금되고 길이 어려운 관계로 방화대교 건너 개화산 둘레길을 돌아 아라뱃길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빨간 져지로 드레스한 된장골님. "오늘은 고추장입니다."


 

 

 

올블랙 져지에 슈즈와 양말에 포인트를 준 일루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함께 라이딩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지만, 뭔가가 허전하였다.

이벤트는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컨셉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공지시간이 얼마되지 않으니 급하게라도 준비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드레스 코드 Red!"


작고 간단한 것이지만 하나의 공통되어 주어진 주제는 능동적 참여의 마음을 갖은 사람들에게 작은 흥분감을 준다. 해결해야 할 스트레스가 아닌 궁금증의 재미 같은 것. 


"드레스, 아이템 코드 빨강입니다. 여러분의 빨강을 보여주세요!"


 

 

 

"컨셉 빨강은 저에게는 바로 오늘입니다. 삶을살며 오늘보다 더 젊은 날이 없을테니 오늘 하루만큼은 빨갛게 놀아보려고 합니다! 다들 즐겨주실거죠?"


 

 

 

 

 

정말 빨간 빤쭈를 입고 나온 짱돌형. "이 남자, 너무 머쪄!"


 

 

각자의 빨강으로 물들이고 즐겁게 마주한 사람들. 모두가 즐거워보였다.


 

 

 

뷰티풀 레드. 빨간팬츠로 붉게 멋을 낸 희망이님.


 

 

 

 

언제나 핫레드, 마음도 핫레드인 에릭누나.


 

"필립, Show me the your red?" 하자 "없어요!" 했던 필립이 뒷풀이 자리에서 자기에도 레드가 있다며 바지의 상표중 빨간 E를 보여주었다.


"Right! It's Red"


 

 

 

심플하면서도 컨셉있게 드레스한 장비사랑님과 뚜보기님.


 

 

 

 

 

 

 

 

 

핫레드 립스틱으로 둥이맘.


 

 

 

 

빨강의 날, 소주도 빨간색!


 

"이 매력터지는 인간! 렉스야~~"


 

 

 

 

뒷풀이 장소, 돈부돈의 사장님도 오늘은 빨강!


 

 

 

가장 은밀했던 빨강, 에릭스형의 패드팬츠의 패드색깔!


 

 

 

드레스 코드보다 마음이 더 빨간 친구들.



 

 

 

 

몸살이 날 정도로 너무 즐겁게 놀아버렸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 빨갛게 물들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빨강!"




 

 

 

 

 

 

 

 

 

 






여행중 사용할 노트북을 고민하다 털보네 가게에서 판매하는 트윙글 북1 요가를 선택하였다. 인터넷과 여행기록, 사진과 영상편집용으로 간단하게 사용할 것이기에 고사양의 노트북은 필요하지 않다.


일단, 자전거의 프론트백에 들어갈만한 사이즈와 무게가 중요했고 혹여 분실하더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가격이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머리아픈 사양들은 차치하고, 트윙글 요가의 특징은 멀티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화면 액정이 306도 회전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딴지마켓 




게으른 나에게 침대에 누워 테블릿 모드을 이용해 손가락만으로 까닥거리면 되니, 이 기능은 천국의 선물과도 같다. "터치감 좋고!"


왼쪽 측면에는 전원 단자와 USB 3.0 단자, 미니 Hdmi 단자가 있고, 오른쪽 측면에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USB단자, 이어폰 단자가 있다. 

아쉬운 점은 전원단자 였다. 일상으로 사용할 때는 별 상관이 없지만, 나와같은 장기간 여행자에게 전자기기의 배터리는 해결해야될 숙제이다.


"DC 단자가 아닌 USB 충전방식이였다면 1,000% 대만족 이였을텐데.." 생각하였다.

 

최대 6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최대한 배터리를 아껴쓰고 틈틈히 충전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는 수 밖에 없다.




트윙글 북1 요가의 크기는 10.5인치의 아이패드 보다 조금 큰 크기 11.6인치로 일반적인 책 한권의 사이즈이고, 무게는 1.2Kg. 1Kg미만의 유명 고가브랜드 노트북 무게보다 조금 무겁지만 40만원대의 가격으로 이정도면 호사에 가깝다.



미러캐트스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핸드폰은 물론 TV나 프로젝트와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 여행중 쓸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트윙글 북1 요가는 기본적으로 셀러론 아폴로레이크 1.1G / 4G RAM / 64G 저장공간을 갖추고 있다. 저장공간의 부족이나 속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 추가로 SSD를 장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노트북 뒷면에 SSD 슬롯이 구성되어 있다.


여행중 외장하드를 별도로 가지고 갈 것이기에 기본사양으로 구매를 했다. 필요하다면 추후에 250G SSD를 장착하여 사용할 것이다.



매끈한 블랙 알루미늄 메탈 바디로 심플하고 디자인 좋은 트윙글 북1 요가. 제품 소개만큼 부팅속도, 발열, 소음 등이 만족할정도로 좋았다.

털보네 가게에서 구매하니 사은품으로 미니 무선 마우스와 트윙글 터치 패스 USB 지문인식기도 추가로 넣어주었다. "감사!"


정도 포스팅을 위해 털보네 가게에 다시 들어가니 내가 구매할 때보다 노트북과 SSD의 가격이 조금 내려갔다. 한정판매라고 하니 필요하신 분은 서둘러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트윙글 북1 요가는 정품 윈도우10 홈의 설치를 포함하여 379,000원에 딴지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추가SSD 250G 장착시 109,000원 별도.


"여행가긴중 고장나지 말고, 모든 기록들을 남겨줘.."




・제조사
모두시스
・구매처
・홈페이지
・전화번호
1800-7574
・제품명
트윙글 북1 요가
・가격정보
37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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