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28일 / 맑음
나베레츠니 첼니
나베레츠니 첼니에서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계속된다. "얘들아, 이상하게 피곤하다!"
"아무거나."
"아하, 전부!"
이글은 아침으로 닭고기 수프와 연어를 내어주었다. 닭고기 수프의 닭은 이글이 직접 기른 닭으로 만든 것이고, 러시아인들이 많이 먹는 으깬 감자 프레(картофельное пюре)와 함께 연어를 먹는다.
"사비, 수영복이 있어?"
돌고래와 수영을 할 수 있다며 수영복이 있는지 묻던 이글은 무언가를 계속 검색하고, 나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돌고래와 수영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람들이 하는 모습만 구경해도 좋아."
안드레에게 들러 수영복과 타월 등을 빌리고, 점심을 먹기 위해 보바가 일하는 자동차 대리점으로 이동한다.
보바의 회사는 여러 브랜드를 모두 취급하는 종합 대리점인 것 같다. 신차와 중고차의 판매 그리고 정비센터를 갖추고 있다.
"고맙다!"
트램이 지나다니는 대로변의 지하보도, 아주 오래된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대부분 꽃을 파는 꽃집이다.
"이제 날씨도 추운데."
"정말 쓸데없이 비싼 제품들이다."
한자의 묏산자와 비슷하여 산불조심 스티커인가 궁금했는데.
"Baby on board의 의미도 모른 채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한국의 차량들보다는 생산적이네."
"대체 넌 언제 쉬니."
이글은 카잔에 있는 아들을 보러 간다며 자신의 차에 자전거를 싣고 가자고 제안을 한다.
"안돼. 너무 편하면 여행이 힘들어져. 내가 먼저 갈 테니 이틀 후에 네가 출발해."
"사비, 겨우 200km라구."
안드레까지 이글의 말을 거들며 자전거를 싣고 가라고 한다.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몸이 힘들어져서 그래."
여러 번의 설명 끝에 내 말의 뜻을 이해했는지 이글은 새로운 아이디어라며 짐은 자동차에 싣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카잔으로 가라고 한다.
"하하하. 그게 새 아이디어야?"
짧지만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픈 마음을 알기에 이글의 제안을 수락한다.
"이러다 푸틴도 만나겠어."
러시아를 여행하며 벽과 담, 커다란 암석과 돌 등에 쓰인 많은 낙서들과 그래피티를 볼 수 있었다.
"이글, 러시아인들은 정말 낙서를 좋아하는구나."
"아니, 그냥 꼬마들이 하는 거야."
"무슨 뜻이야?"
"글쎄, 아무 의미가 없어."
데니스의 아파트도 처음 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파트의 현관문을 비롯해 여러 문들을 통과하는 구조이다.
겨울철 난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외부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꽤 복잡하고 문들이 많다.
러시아의 오래된 아파트들은 6~10층 정도의 높이로 커다란 넓이의 규모로 지어져 있다.
중국 건물들이 높이와 규모가 거대하다면 러시아의 건물들은 높지는 않지만 거대한 느낌이 든다.
"어쨌든 데니스는 럭키가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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