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27일 / 맑음
나베레츠니 첼니
이글의 시골집, 친구들과 러시아 반야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시원하다!"
잠시 시골의 길을 둘러보는 동안.
보바는 아침으로 먹을 바베큐와 음식을 준비하고.
안드레는 따듯한 차를 내린다.
러시아 사람들이 차나 커피에 넣어먹는 연유인데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좋다.
"러시아 할머니들은 귀여워. 파파할머니."
보바가 소시지를 굽고.
버섯으로 특별 메뉴를 만드는 동안.
이글은 반야에 불을 넣고 있다.
이글의 안내로 뒷뜰에 있는 각종 채소와 과일들을 키우는 텃밭을 구경한다.
보바의 소시지 바베큐와 버섯요리가 준비되고.
이글의 반야를 구경한다.
반야는 불을 넣는 입구의 공간, 사우나 후 휴식을 하는 공간, 샤워를 하는 공간과 사우나를 하는 공간으로 되어있다.
돌을 쌓아올린 화덕과 원목으로 만든 자리들이 만들어져 있는 반야의 내부는 우리의 사우나 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우나를 할 때 몸을 두드리는 건조시킨 자작나무의 가지들도 마련되어 있다.
새로 지은 반야의 옆에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반야가 하나 더 있다.
화덕과 공간의 구조는 조금 다르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보바의 바비큐와 버섯요리로 함께 아침을 먹는다.
바베큐를 찍어 먹는 석류소스는 달콤하다.
소시지를 싸먹는 얇은 밀빵, 안드레는 인도에서는 자빠띠라 부른다며 알려준다. 그냥 먹어도 괜찮고 살짝 구워 먹으면 바삭하니 좋다.
이글이 야채를 찍어 먹으라며 검은 소금을 가져왔다. 단맛이 살짝 감도는 맛이 좋다.
보바는 소시지를 새로 굽고, 이번에는 가지를 가져와 함께 굽는다.
"캠핑할 때 한 번 시도해 봐야겠어."
아침을 먹은 후 이글은 동네에 사는 사람의 집을 구경 가자고 한다.
이글의 집 맞은 편에 있는 유리 아저씨의 집에는 오래된 자동차가 10대 가까이 놓여있고, 작업 창고에는 수리 중인 차들이 들어있다.
아주 오래된 차들을 정비하고 튜닝하는 취미를 갖은 유리 아저씨의 집을 구경하고.
마을의 슈퍼에 들러 닭들에게 줄 사료들을 사들고 돌아온다.
이글의 오래된 나무 창고에는 닭을 키우는 공간과 감자나 수확한 농산물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우리 시골의 옛날 집처럼 지하에 저장 창고가 갖춰져 있어, 겨울철 보관 장소로 이용한다.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
유리 아저씨는 직접 담근 포도 위스키 '차차'를 가져와서 잔을 채워준다.
"나 다로비아."
러시아에서 술잔을 들고 상대방의 행운을 빌며 말하는 건배사다. 은은한 포도향의 차차는 높은 도수지만 꽤 괜찮은 술이다.
70살 정도의 유리 아저씨는 기관에서 일을 한 후 은퇴를 했고, 헬쓰 챔피언이었다는 말답게 작지만 탄탄한 몸을 갖고 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러시아 말로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와 운동 방법을 설명해 주어 난감했지만, 보바와 이글, 안드레가 유리 아저씨의 말을 간단하게 통역해 주어 대략적인 이해를 할 수 있다.
그 사이 보바는 가지를 잘라 계란을 얹은 요리를 만들어 온다.
"아하, 이렇게 먹으라고."
"사비, 이제 사우나를 하자."
반야로 들어가 옷을 벗고 무명천을 두르고 두피를 보호하기 위해 귀여운 모자를 둘러쓴다.
반야에 들어가 사우나를 하고, 이글은 간간이 아로마 오일을 물에 희석시켜 화덕에 뿌린다.
증기와 함께 반야의 내부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열까지 카운트를 외치고 밖으로 나와 찬물로 몸을 씻어낸다.
두어 차례 사우나와 휴식을 반복하는 사이 다시 유리 아저씨가 찾아와 자신이 받은 헬스 챔피언 어깨 띠를 선물로 건네준다.
마지막으로 자작나무 마사지를 하자며 반야로 들어가고, 이글은 반야에 누운 안드레의 등과 허벅지를 오가며 자작나무 줄기로 가볍게 두드린다.
"사비, 너 차례."
온몸을 자작나무로 두드리고 난 후 샤워를 하고 러시아의 반야는 끝이 난다.
사우나로 땀을 빼고 나니 피곤함이 가시고 개운하다. 살살 불어오는 바람, 열이 오른 피부에 닿는 부드러움이 좋다.
여전히 무언가를 알려주려 노력하는 유리 아저씨와 사진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 보바와 안드레를 위해 첼니로 돌아간다.
마을 입구의 아주 오래된 러시아의 집을 지나고.
트램이 오가는 첼니로 돌아와 안드레와 보바는 출근을 한다.
이글과 함께 이글의 어머니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고 이글의 친구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간다.
"사비, 이곳에 돌고래 아쿠아룸이 있어. 내일 가 보자."
첫 번째 이글의 친구를 만난다. 어린 시절 범죄 조직에서 활동을 하며 수감 생활을 했다는 이글의 친구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도로를 정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들어간 아파트의 구조는 몽골과 카자흐스탄, 러시아를 여행하며 처음 보는 구조였다. 긴 복도를 두고 집들의 들어서 있고, 간혹 문이 없거나 열려있는 집들이 있다.
러시아의 저소득층이 사는 커다란 아파트의 생경한 풍경은 60년대 지어졌다는 몽골의 허름한 아파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글과 친구는 잠시 대화를 나누고, 그는 나에게 러시아 작업복을 선물한다.
이글의 어머니 집이 있는 곳은 구시가지이고, 안드레가 사는 곳은 신시가지이다. 이글은 구시가지의 카마강변을 구경시켜 준다.
노을이 지는 카마강변은 젊은 학생들이 주로 찾는 공간이라고 한다.
붉게 떨어지는 강변의 석양이 아름답다.
강변의 노을을 감상하고 이글은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산책하자고 한다.
"이걸로 타자."
이글과 함께 커플 자전거로 산책을 하고.
"사비, 붉은 달이야."
"응, 한국은 오늘이 추석이야."
이글의 친구와 함께 있던 여자에게 이글은 짓궂은 부탁을 한다.
설정샷이지만 어쨌든 러시아 여성에게 볼키스를 받아보고.
이글의 두 번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동한다.
"사비, 이번 친구는 아주 부자야."
단독 주택들이 모여있는 동네, 2층 구조의 집은 원목으로 전체가 꾸며져 있다.
낮은 중저음이 매력적인 이글의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현대식으로 갖춰진 반야를 구경하고.
돌아갈 때, 이글의 친구는 네모난 소시지를 선물해 준다. 이글의 친구는 돼지 농장을 운영하며 소시지를 가공하는 사업을 하는 모양이다.
보바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보바의 집으로 이동하고.
집에 들어서자 보바는 자신이 사용하던 펑크패치와 스푼과 나이프가 있는 휴대용 툴을 선물해 준다.
보바의 사진과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먼저 잠이 든다.
이곳저곳을 정신없이 다니느라 피곤함이 쌓이지만 즐거운 시간들이다.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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