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0일 / 흐림
나베레츠니 첼니
카잔에서의 마지막 하루, 나베레츠니 첼니의 지역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기로 한다. "보바, 나 서점에서 사전을 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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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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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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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계속해서 비가 내리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첼니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의 아침이다.

계속되는 비와 강한 바람 그리고 친구들과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카잔까지 이글과 함께 이동하기로 한다.

"춥다."

어제 이글과 보바가 신중하게 골랐던 수박은 선택 실패인 모양이다. 이것저것 수박을 들고 두드리고 매만지던 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이글은 가지를 잘라 토마토와 소시지를 넣어 멋진 아침을 만든다.

"간단한데, 맛있게 잘 만드네."

다른 수박으로 후식을 하고 나머지는 닭들에게 먹인다는 이글.

아침을 먹고 잠시 침대에 누워 잠이 든다. 첼니에 와서 생긴 두 시간의 시차와 휴식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피로가 많이 쌓였다.

"보바, 오늘 한국어 사전을 사야 해."

"시내 서점에서 사자."

"이사벨이 왜 한국에 가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사전을 사주고 싶어. 내가 여행을 하며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듯이 나 역시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

보바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보바는 감정이 북받친다.

보바는 유머스럽고 감성적인 친구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많고 아주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음악을 무척 좋아하고, 엔지니어라서 프리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

첼니에 도착해서 첫 번째 들린 작은 서점에는 마음에 드는 사전이 없다. 간단한 단어들이 요약된 작은 사전을 사고 다른 서점에 가기로 한다.

시내 중심으로 이동하는 동안 보바는 어떤 상점에서 마유와 말린 말고기를 사 온다. 처음 먹어 본 마유는 조금 비린 듯 우유와는 다른 맛이 난다.

"사비, 이건 오랫동안 신선할 거야. 여행을 하며 조금씩 먹어."

길쭉한 말린 말고기, 몽골과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겨울철 보양식을 말고기를 먹듯이 보바는 긴 여행을 하는 나를 위해 스테미너 식품을 선물한 것이다.

대형 쇼핑몰에 있는 서점을 찾는다. 미용실을 지나치던 보바는 머리카락을 자를 것인지 묻는다.

언제나 나의 말에 관심을 두고 잊지 않는 보바.

서점에서 정식 한국어 사전을 사고, 간단히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사전과 자음과 모음을 배울 수 있는 기초 학습서를 고른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듯하여 서두르는 나에게 천천히 보라며 기다리는 보바.

쇼핑몰의 미용실은 손님들이 많아서 내일 이발을 하기로 하고 이사벨에게 간다.

"사전에 편지를 못 적었네."

이사벨의 집 근처로 이동해서 루이자와 이사벨을 만난다.

이사벨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작은 종이봉투에 태극기를 그린 메시지와 여우 뱃지, 5루블과 하트 모양을 넣어 준다.

"생각도 못 했는데, 너무 고맙네."

이사벨에게 사전들과 책을 선물하고, 사전에 메시지를 적지 못해 인스타그램으로 편지를 전하겠다 말하고.

"이사벨, 너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어느 시간이든 메시지를 보내."

책을 선물하고 출발하려는 순간 루이자는 사진을 찍자고 한다. 이사벨과 사진을 찍는 동안 이글은 무언가 바삐 서두른다.

첼니의 지역 방송국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이사벨에게 사전을 선물하느라 시간이 소요되어 약속 시간이 빠듯해진 모양이다.

첼니의 방송국으로 이동을 하고, 이글은 화장실에서 머리를 다듬으라고 한다.

"이렇게 꾀죄죄한데."

이글이 지역 방송과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신문이나 잡지의 지면 인터뷰인 줄 알았는데 방송 뉴스를 위한 인터뷰다.

"아니, 인터뷰 설명도 없이."

짧게 한국어로 여행을 하게 된 이유를 말하고 나의 인터뷰는 끝나고, 이글과 보바가 인터뷰를 한다.

짧은 인터뷰가 끝나고 타타르스탄의 전통 모자와 첼니의 안내 책자를 선물로 건네준다.

방송국을 나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사비, 카잔에 세계일주를 한 사람이 있어. 카잔에 가서 그를 만나자."

"그래."

특별히 자전거 여행을 했던 사람들의 스토리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친구들의 마음이니 흔쾌하게 받아들인다.

안드레의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출근을 하기 때문에 마중을 나올 수 없는 보바와 작별의 인사를 한다.

"우리 소치에서 다시 만나자."

보바와 이글이 돌아가고, 안드레와 시간을 갖는다. 피곤함이 무겁게 내려앉았지만 첼니에 머무는 동안 안드레와 함께 한 시간이 적어 아쉽다.

그동안 받은 선물들 꺼내어 정리를 하며 안드레에게 에피소드를 설명해 주며 웃는다.

보바의 말린 말고기.

보바의 스푼과 나이프 툴.

이글 어머니의 카마즈 냉장고 자석.

유리 아저씨의 헬스 챔피온 어깨띠.

이글 친구가 준 작업복.

이사벨의 선물까지.

안드레와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고.

이사벨의 여우 뱃지는 핸들 패니어에 달고.

소파 침대에 누워 있는 동안 안드레는 텔레비전을 본다.

몽골 여행 중인 파박님과 통화를 하고,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져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사비, 여행을 하다 가끔씩 메시지를 줄 거지?"

텔레비전을 보다가 안드레는 조용하게 질문을 한다.

"응, 너에게는 엽서를 보낼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지 않는 안드레에게는 엽서라는 아날로그 방식이 딱 맞다.

안드레는 항상 이렇다. 함께 있으면 언제나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 많은 질문과 대화가 없어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으로도 교감할 수 있는 친구다.

안드레, 이글, 보바는 각기 다른 성격과 생활 패턴이지만 좋은 친구들이고, 제각각의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피곤한 날들이지만 정말 멋진 날들이었다.

"안드레, 이글, 보바. 나의 러시안 친구들!."




이자벨.

사람들은 누구나 꿈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포기하거나 잊고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지만 누구나처럼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것이다. 꿈이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성공한 삶이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자신에 대한 평가에 불과하지만, 꿈을 이루는 삶이란 오롯이 자신을 위한 삶, 자신의 진실된 삶이다.

간절하게 무언가를 바라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면, 네가 원하는 것은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지치고 힘이 들 때는 항상 자신에게 물어봐.

"나의 꿈은 뭐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바람에 대해 끊임없이 묻다 보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과 결단의 행동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만들어 나간다."

나는 언제나 너의 선택과 바람들 존중하고, 진심으로 응원할 것이다. 항상 밝게 웃어라. 이사벨.

한국의 자전거 여행자, 사비.


Isabel.

Everyone has a dream, but most give up or forget it and live. Many people live that way, but you don't have to live like everyone else.

It's hard to achieve one's dream, but it's really stupid to give it up. A dream is well worth trying to achieve it.

A successful life is nothing but an evaluation of you made by others, but a life that fulfills a dream is a life for oneself and one's true life.

If you earnestly want something and do your best to achieve it, I believe that what you want will happen someday.

Always ask yourself when you are tired and hard. "What is my dream? What do I want to do?" If you constantly ask about your wishes, you will find answers.

"Human makes himself through the actions of free choice and determination."

I will always respect and cherish your choices and wishes. Always smile brightly. Isabel.

Korean Bicycle Traveler, X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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