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21일 / 맑음
우파-주보보
일다의 집에서 그의 가족들과 하루를 보내기 위해 주보보로 간다. 


이동거리
17Km
누적거리
14,927Km
이동시간
2시간 17분
누적시간
1,088시간

 
도로
 
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우파
 
장소
 
주보보
 
 
1,945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흐린 날씨다. 일다에게 오후에 집으로 가겠다 메시지를 보내고 게으른 아침 시간을 보낸다.

남은 계란과 햄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짐들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시내를 둘러보고 일다의 집으로 갈 생각이다.

"바쉬코르토스탄의 엽서를 사 볼까."

시내에 있는 서점을 검색하고.

바쉬코르토스탄 공화국의 중심, 0점을 알려주는 표지석이 놓여있다.

첫 번째 서점에 들러 우편엽서를 찾았지만.

도시의 안내 카드 같은 것만 있고, 우편엽서는 찾질 못했다.

두 번째 서점 역시 같았다.

"요즘에 누가 우편엽서를 찾겠어."

시내에 있는 작은 공원에 앉아 결혼사진을 찍는 모습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고.

일다의 집으로 향한다.

이틀 전에 왔던 길이라 익숙하다. 주보보, 일다의 집은 우파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외곽의 작은 마을이다.

2층 구조의 집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조용한 마을 주보보.

시장을 보고 오는 일다의 가족과 집 앞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일다의 집은 2층의 단독주택을 2가구가 나눠 사용하고 있다. 집의 뒤편으로 작은 텃밭을 갖추고 있다.

세 명의 남자아이를 기르고 있는 일다의 부부는 외할머니와 함께 3대가 함께 살고 있다.

2살과 5살의 남자아이를 키우는 집답게 여기저기 장난감들이 널브러져 있고.

얌전한 편이지만 사내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천방지축은 어쩔 수 없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나오자 일다의 아내 엘비나가 묻는다.

"벌써 끝난 거야?"

"응? 한국 남자는 5분이면 충분해."

"우리는 오리들처럼 물을 좋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다는 저녁으로 바베큐를 한다며 준비를 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상어가족이면 정리가 된다.

일다가 고기를 굽는 동안 아이들과 놀아주고.

엘비나, 일다와 사진도 찍고.

러시아 가정의 저녁 밥상이 차려졌다. 닭날개 바베큐, 감자, 버섯과 호박, 토마토절임, 고수와 우크롭, 마늘쫑 절임 등.

엘비나는 한국에 크림우유가 있는지 물어본다.

"한국에 요거트는 있는데 러시아처럼 맛있지는 않아."

"이건 요거트가 아니야."

"응?"

계란 머랭처럼 부드러운 크림 스메따나(сметана).

신우유 키피르(кефир)는 설탕을 넣어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이건 보드카를 마시고 다음날 먹으면 그만이겠다."

"맞아. 키피르도 좋지만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뜨보록(творог)이 더 좋아.

"뽀보록?"

러시아의 슈퍼에는 유제품들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모두 맛이 좋다.

"여기 주소가 어떻게 돼?"

주소를 따라 그리며 러시아어를 쓰는 법을 배우고, 한글을 쓰는 법을 알려주었다.

"러시아 글자 너무 어려워."

러시아 글자 중 Д, Л를 쓰는 법 그리고 У와 Ч의 차이점을 배운다. Л는 ^ 모양의 쓰면 되는데 대문자는 크게 쓰면 된다.

그 모습을 보더니 엘비나가 다가와 꼬불꼬불 한 필기체를 쓴다.

"이건 뭐야? 다 똑같잖아."

몽골어와 러시아 필기체는 모두 똑같아 보인다.

"이걸 읽을 수 있는 거야?"

"사람마다 필기체가 다르지만 읽는데는 문제가 없어. 하지만 의사들이 적는 내용은 우리도 읽을 수가 없어."

아들의 의료기록부에 적힌 글씨는 완전히 낙서처럼 보였다.

서로의 언어를 써보며 깔깔거리며 웃는다.

"우리는 В나 Б 모두 ㅂ이야."

일다의 발음이 다르다는 것은 알겠는데 따라 하면 모두 브가 된다.

"야, 너도 해봐. 우파!"

한글 번역기를 주고 우파의 발음을 해보라고 하자 모두 오빠로 번역된다.

"오빠 말고 우파라고 하라고. 하하하."

아무리 해도 그들의 '파' 발음은 '빠'로 번역된다.

서로의 글과 발음으로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고.

벽에 걸린 일다의 어릴 적 사진과 그의 아들의 모습은 완전히 똑같다.

러시아의 소파들은 대부분 간의 침대로 변신을 한다. 엘비나가 거실의 소파로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인종, 언어, 문화, 종교, 가치관..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삶의 모습은 다르지 않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