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7일 / 흐림
바칼-심
바칼의 숙소에서 보낸 짧은 휴식의 편안함이다. 계속되는 궂은 날씨, 산들을 넘어 우파로 향한다.
이동거리
90Km
누적거리
14,745Km
이동시간
7시간 11분
누적시간
1,073시간
도로
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칼
장소
심
1,763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비는 계속된다. 눅눅한 신발, 하루를 쉬고 싶은 게으름이 찾아든다.
"저 지역만 내리고 있었군."
"이게 뭐야?"
"도망가자."
"이제 내려가자. 힘들다!"
"좋다!"
"고개 정상에서 보고 싶다."
마음과 달리 고개를 오르는 페달링은 무겁기만 하고, 고개의 오르막은 숲을 향해 이어진다.
식당에 내려가 플롭과 샤슬릭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을 준비한다.
창고에서 자전거를 꺼내고 출발하려 하자 안개비가 짙어진다. 우의와 레인팬츠를 꺼내 입자 숙소의 여직원이 싱긋 웃는다.
"180km, 80만 줄여놓자."
물보라를 흩날리며 지나치는 차량들의 움직임이 신경을 건드리고, 전방으로 보이는 하늘은 맑게 개어있다.
10분 정도 지나 비구름을 벗어나고 우의와 레인팬츠를 벗어던진다. 숙소가 있던 뒤편의 하늘은 여전히 어둡고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저 지역만 내리고 있었군."
가뿐해진 옷차림은 채 5분도 가질 못하고 다시 굵은 소나기가 내려 우의와 레인팬츠를 입어야 했다.
고개의 정상에 들어선 기념품 가게의 처마에서 비를 피하고.
도로를 지나치며 고개의 정상마다 들어선 가게들의 판매 물품이 자동차의 배기통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생맥주 기계처럼 생겼다.
"이게 뭐야?"
계속해서 비는 오락가락 반복하며 내림과 멈춤을 반복한다. 땀과 함께 젖어드는 우의를 벗어버리고 싶다.
"벗으란 말이냐, 말라는 말이냐. 어쩌라고!"
맑게 갠 하늘을 향해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달려간다.
6~7도 경사의 오르 내리막이 이어지고.
비구름을 완전히 벗어났는지 하늘빛과 바람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우의와 레인팬츠를 벗어버리고 쉬는 사이.
뒤편으로 검은 비구름이 몰려온다.
"도망가자."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2시간가량 오르고.
3시, 650미터 산의 정상에 도착했다.
"이제 내려가자. 힘들다!"
맑게 갠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내달리고.
다시 시작되는 짧은 오르막들, 며칠째 이어지는 반복 패턴에 종아리의 당김이 느껴진다.
오늘 지나가야 할 가장 높은 구간을 넘어서인지 이어지는 작은 오르막들은 쉽게 느껴진다.
한 시간 반을 더 이동하고 도로변의 카페에서 잠시 쉬어간다.
"러시아 느낌 난다."
카페에 들어가.
밥과 구운 돼지고기에 계란과 햄을 올려놓은 메뉴로 허기를 채운다. 러시아의 카페들은 생선이나 고기를 다져 만든 음식들을 꽤 먹음직스럽게 만든다. 저렴하고 맛도 좋다.
1km가 안되는 간격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5~6개의 구간을 지나며 다리의 근육은 완전히 풀어진다.
"그만해. 근력 운동도 아니고."
끝나지 않는 산길, 양치를 하며 기분 전환을 하고.
오늘의 목적지 심(Sim)을 가까이 두고 마지막 고개를 넘는다.
7시, 천천히 해가 떨어진다.
내리막 고개의 언덕 밑으로 심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고개를 넘는 차량들과 사람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심의 전경을 구경하고 있다.
"와.."
작은 강이 마을의 중심을 지나가고, 평탄한 주위의 산에 둘러싸인 심의 모습은 저녁의 석양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2층 구조의 작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모습이 마치 미니어처로 꾸며놓은 장난감처럼 느껴진다.
언덕 위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좋다!"
도로변의 카페에 들어가 저녁으로 먹을 샤슬릭을 주문한다.
130루블의 바베큐를 두 조각 포장을 하고.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산 너머로 붉게 피어오르는 석양빛이 황홀하다.
우주 공간의 성운처럼 붉게 타오르는 고개를 향해 불나방처럼 정신을 팔고 달려간다.
"고개 정상에서 보고 싶다."
마음과 달리 고개를 오르는 페달링은 무겁기만 하고, 고개의 오르막은 숲을 향해 이어진다.
해는 떨어지고, 빠르게 어두워진다. 석양빛의 유혹에 쓸데없이 8km를 더 달리고 숲의 언덕으로 들어가 텐트를 설치한다.
포장해온 샤슬릭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내일이면 산을 내려갈 수 있나."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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