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4일 / 흐림
첼랴빈스크-미아스
가을의 날씨인데 춥게 느껴진다. 첼랴빈스크를 떠나 일다의 집이 있는 우파로 향한다.


이동거리
105Km
누적거리
14,530Km
이동시간
7시간 39분
누적시간
1,054시간

 
E30도로
 
E30도로
 
 
 
 
 
 
 
42Km / 3시간 40분
 
61Km / 3시간 59분
 
첼랴
 
비타미니
 
미아스
 
 
1,548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7도, 흐린 날씨와 바람이 계속된다. 가을이 없이 바로 겨울로 들어선 느낌이다.

좁은 아파트 호스텔에서 패니어를 정리하고, 자전거와 짐들을 챙긴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기모바지와 기모자켓을 꺼내 입고 출발을 준비한다.

"무뚝뚝하더니 갈 때가 되니 잘 웃네. 웃으면 이쁜데."

키로프카 거리로 아침을 먹기 위해 이동한다.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겨울옷을 입고 있다.

수프 전문식당에 들어가.

밥과 닭고기, 돼지고기를 다져만든 음식을 선책하고.

닭과 돼지고기는 제법 맛이 좋은데, 역시 밥은 그다지 별로다.

북한의 공연이 근처에서 열리나 보다.

마지막을 시내를 조금 돌며 구경을 하고 첼랴빈스크를 벗어날 생각이다.

대학교 건물인지 주변에 젊은 학생들이 모여 행사 같은 것을 하고 있다.

시 외곽에 위치한 공원을 둘러보고 우파로 향하는 메인도로 E30을 따라 첼랴빈스크를 빠져나간다.

알타이 지역에서 이용했던 마리아-라 슈퍼마켓은 보이질 않고, 이곳에는 숫자 5가 심볼인 슈퍼가 많다.

비상식을 사기 위해 들렀지만 마땅한 것이 없고, 물가가 싼 카자흐스탄을 지나쳐온 터라 모든 것이 비싸게 느껴져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구도시 첼랴빈스크의 도로는 약간 복잡한 편이다. 시내를 벗어나기 전 도로변의 대형 쇼핑몰에 다시 찾아들어 간다.

창고형 슈퍼마켓이 있어, 모든 코너를 둘러보지만 이번에는 물건이 너무 많아 결정 자애가 생겨난다.

"있어도 없어도 문제군."

치킨 조각과 요거트 그리고 햄을 사들고 나왔다.

"비상식까지 챙겼으니 가 볼까."

도로의 이정표에 모스크바가 안내되기 시작한다. 모스크바까지 2,000km의 여정이다.

쌀쌀하고 흐린 날씨, M5의 메인도로를 타고 첫 번째 도시 우파로 향한다.

2시, 출출함과 함께 지루함이 찾아든다. 도로변의 카페를 지나치려다 바베큐를 굽는 연기와 냄새에 자전거가 스스로 이끌려 들어간다.

"이게 바베큐를 뜻하는 건데, 뭐라고 읽는 거지?"

보통 5~6,000 정도의 러시아 바베큐는 꽤 맛이 좋다. 함께 먹는 양파와 소스는 한국에 돌아가서도 고기와 함께 먹을 것 같다.

흐린 날씨 탓에 느리게 진행되던 속도를 조금 높여 달려간다.

"359, 300km까지만 줄여놓자."

메인도로 M5 도로변에는 휴게소와 카페가 일정하게 있어 배고플 일은 없을 것 같다.

평평했던 길들은 조금씩 오르 내리막이 시작된다.

평평한 초원보다는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것이 좋다.

"초원은 이제 충분해."

하루 종일 해를 구경할 수가 없고, 차가운 바람만이 계속된다.

"이너웨어를 입어야 하는가."

6시 30분, 흐린 날씨 탓인지 어둠이 일찍 내려앉는 기분이다.

말코보를 지나치며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좁아지며 갓길의 여유마저 사라진다.

도로는 소나무와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향해 이어지고, 도로의 상태가 나빠지던 길은 이윽고 공사 구간으로 변해버린다.

우파로 가기 위해 넘어가야 하는 넓은 산악지대는 원시림처럼 빼곡하게 자란 소나무와 편백나무 숲으로 시작된다.

구불구불한 임시 도로를 달리는 동안 안개비가 흩날리기 시작한다.

숲의 정상에 오르자 하루 종일 모습을 숨기고 있던 태양이 붉은 일몰의 석양빛을 찬란하게 발산한다.

"숲의 실루엣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빛이다."

석양을 감상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보지만.

이내 구름 사이로 해는 떨어져 버리고, 울창한 숲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7시 40분, 흐린 날씨 탓인지 아니면 숲의 한가운데 들어와 있어서인지 어둠이 빠르게 내려앉는다.

"여기서 캠핑을 할까? 아무래도 오늘은 소나무 숲에서 텐트를 쳐야 할 것 같은데."

통신도 끊기고, 숲은 수풀이 무성하여 텐트를 치기 쉽지가 않아 길을 따라 적당한 곳을 찾으며 이동한다.

산길을 막아놓은 곳을 발견하고 안쪽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도로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캠핑의 흔적이 있는 평평한 곳이 나온다.

"좋네. 솔내음도 좋고."

어둠이 내리기 전에 빠르게 텐트를 설치하고, 슈퍼에서 사놓은 치킨과 빵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통신이 끊겨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밤새 속삭이고 싶은 밤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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