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62일 / 흐림
런던
하루 더 런던에 머물기로 한 날, 트라팔가 광장에서 열리는 차이나타운의 춘절행사를 보고,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을 관람할 생각이다.


이동거리
1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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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08Km
이동시간
4시간 16분
누적시간
1,648시간

 
차이나타운
 
앨버트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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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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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알람에 잠이 깬다. 호스텔 내부의 탁한 공기 탓인지 몸이 상쾌하지 않다. 건강염려증 같은 쓸데없는 고민 없이 사는 게으른 성격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뉴스를 접하다 보니 괜스레 찝찝한 기분이 든다.

양치만을 하고 밖으로 나가 버스를 타고 차이나타운이 있는 트라팔가 광장으로 간다.

중국의 춘절행사로 트라팔가 주변의 도로는 차량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광장에는 행사용 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광장과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차이나티운에 한식당이 있지만 비빔밥 한 그릇에 12파운드가 넘는다.

"쓸데없이 비싼 한식이다."

특별한 것도 없는데 정말 사람들이 가득하다. 전에 방문했던 식당은 영업 전이라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벗어나고 싶은데. 찜찜하잖아."

차이나티운의 메인 골목을 빠져나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으로 향한다.

차이나타운 골목의 끝자락에 뷔페식당이 있어 안으로 들어간다. 이전 식당보다 고기메뉴가 부족하지만 더 정결하고 조용한 내부가 마음에 든다. 1파운드 정도 더 비싸지만 배가 고프니 어쩔 수 없다.

느긋하게 세 접시를 비우고 계산을 하려니 물값을 별도로 받는다.

"물은 좀 공짜로 줘라."

물과 커피, 사탕이나 껌같은 것은 공짜로 주는 한국의 식당들이 그립다. 어쨌든 유럽에서는 생수통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뮤지컬 극장들이 정말 많다. 한 편 정도 관람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시내 중심의 한 버스정류장의 버스노선이 10개 정도인 런던에서는 일정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버스를 환승해야 할 것 같다.

런던의 버스는 느긋하다. 거칠게 운전을 하지 않고 승객의 문의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천천히 출발한다.

제법 넓은 규모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 도착한다.

카시아는 이곳이 무료이고 볼 것이 많다고 알려주었다.

"들어가 볼까."

입구에서 간단하게 가방 검사를 하고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다양한 종류의 전시물들이 있는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은 너무나 넓고 볼 것이 많다.

"힘들어서 못 보겠다."

밖으로 나오니 어두운 하늘에서 영국스러운 비가 내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되돌아 간다.

"점심으로 먹은 것이 다 꺼졌네."

비가 내리는 영국의 날씨는 정말 우중충하다.

세인트폴역으로 가서 오이스터 카드의 환불을 한다.

카드 터치, 잔고확인, 환불 요청을 하고.

마지막으로 카드를 노란 패드에 터치를 하니 동전들이 쏟아진다.

"꼭 이래야만 하는 거니?"

동전을 넣은 주머니가 묵직하다.

 

"이제 런던을 떠나도 되겠다. 내일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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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1일 / 흐림
런던
뜻하지 않게 길어진 런던의 생활을 마치고 여행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오이스터 카드를 환불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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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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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뒤척이다 잠이 든다.

"자자. 잠이 최고야!"

12시가 넘도록 잠이 들고, 룸키퍼들의 청소 소리에 잠이 깬다.

"아, 오이스터 카드 환불해야지."

템즈링크역으로 가니 토요일이라 그런지 매표소가 문이 닫혀있다.

세인트폴역으로 걸어가 지하철역에 설치된 자동화기기를 찾는다.

노란 패드터치에 카드를 터치하니 남은 잔액이 화면에 안내되고, Pay as you go refund 버튼을 누르자 10파운드 이하만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뭥미?"

"영국 이층 버스나 타 볼까."

버러마켓을 구경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런던교를 넘어간다.

사우스워커 성당을 지나 다리 밑으로 내려가니 좁은 골목에 길거리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버러마켓 내부는 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재래시장의 분위기보다 온갖 길거리 음식을 팔고, 음식을 먹기 위해 줄지어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8~12파운드의 음식들은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많은 사람들과 길거리에 서서 음식을 먹는 것도 취향이 아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사슴인가, 노루인가?"

템즈강을 따라 산책을 한다.

흐린 날씨의 강바람이지만 기분이 좋은 바람이다.

"런던, 잊지 못할 에피소드다."

강변을 걷다 보니 뱅크사이드 선착장이 나온다.

"오이스터 카드로 탈 수 있나?"

일반 티켓보다 오이스터 카드가 저렴하지만 리턴 티켓이 12.5유로다. 잔액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탈 수도 없고, 너무 비싸다.

"카시아가 이곳이 무료라고 했는데."

밀레니엄교에 있는 테스트모던에 들어가 본다.

"오, 백남준 화가."

넓은 규모의 테스트모던의 내부다.

3층 전시실로 올라가 백남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전시실로 찾아간다.

전시실 입구로 가니 무료가 아닌 모양이다.

"보고 싶은데, 티켓 판매소가 어디지?"

0층으로 내려가 티켓을 사려니 14파운드나 한다.

"에이, 선생님 서울에서 만나요."

밀레니엄교를 넘어 센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걸어서 넘어갈 수 있는 템즈강의 인도교들은 참 마음에 든다.

센인트폴역으로 가서 오이스터 카드의 잔액을 하니 12.8파운드가 남아있다.

"버스 한 번에 1.5파운드구나."

숙소로 돌아온다. 조금 휴식을 취하고 타워 브리지의 야경을 보고 오면 오이스터 카드의 환불이 가능할 것 같다.

러시아의 친구들과 월터가 새해 메시지를 보낸다. 중국의 친구들에게 새해 메세지를 남기고, 월터에게도 한국식 메세지를 보낸다.

"Happy New Year. I hope you will achieve everything you want this year."

"Just happiness. Thats the only goal for every year. Life is very easy this way."

클럽에 가서 노는지 메세지를 보내는 월터.

"뒤에 여자가 안보이잖아. 머리 좀 치워봐!"

오이스터 카드의 잔고를 줄여야 하는데 타워브리지의 야경도 별 생각이 없고, 한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려니 돈이 아깝다.

밖으로 나가려다 프런트에 들러 내일까지 연장이 되는지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한다. 하루 더 머물며 버스카드도 사용하고, 차이나타운의 새해 행사도 보고, 카시아가 추천한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도 구경할 생각이다.

"아, 햄버거 먹다가 죽을 것 같은데."

숙소 근처에 있는 맥도널드를 그냥 지나치고, 조금 떨어진 KFC에 들러 치킨이 포함된 햄버거 세트로 저녁을 해결한다.

 

"너무 늘어진 것 같은데."

하지만 상관없다. 월터의 말처럼 그냥 하루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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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0일 / 흐림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이 있는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오늘도 런던를 걷는다.


이동거리
6Km
누적거리
21,789Km
이동시간
1시간 38분
누적시간
1,643시간

 
런던아이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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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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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사라진 자리에는 여지없이 불면의 뒤척임이 찾아든다. 하지만 큰 상관은 없다.

10시, 눈커플이 무겁다. 숙소에서 나와 거리를 걷는다.

"이글이 빅벤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웨스터민스터 브릿지에 도착하여 이글과 통화를 한다.

 

"이글, 빅벤이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런던아이가 있는 템즈강변을 걷고,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는 않다.

점심을 먹기 위해 트라팔가 광장의 차이나타운으로 간다. 템즈강을 넘는 런던의 모든 다리들은 모두 인도교인지 궁금해진다.

엠뱅크망역 주변의 풍경은 조금 허름하지만 이색적이다.

런던 거리는 이정표나 가로등 같은 구조물도 소소한 재미가 있다.

어제와 다른 골목을 따라 중국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찾아간다.

이상한 일이지만 런던의 거리는 꽤 매력이 있는 도시다.

"뮤지컬을 한 편 볼까, 말까."

춘절을 맞아 차이나타운은 분주하다. 중국보다는 한산하지만 중국의 모습도 얼핏 느껴진다. 하지만 중국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는 따라갈 수 없다. 생동감 같은 것이 빠져있는 느낌이다.

"중국 춘절이 재미있는데."

어제와 다른 음식점에 들어간다. 음식의 구성은 비슷하지만 훨씬 깔끔하고 맛이 좋다. 느긋하게 두 접시를 해치운다.

"내일도 올까?"

영화관과 뮤지컬 극장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따라 .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개를 끌어안고 담요를 덮고 앉아있거나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고있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개인의 사정이 있겠지만 젊은 사람이 왜 거리에서 인생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멀쩡한 애들인데."

런던 법원의 건물, 특이 도로의 중앙에 세워진 조각상은 정말 인상적이다. 용으로 보이는 것이 무언가를 잡고있는 모습인데 가까이서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숙소 부근의 기념품샵에서 런던의 엽서를 산다. 3장에 1파운드, 다른 도시보다 저렴하다.

거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간판, 느낌상 임대를 알리는 내용 같은데 잘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며 스치듯 지나칠 때는 유료 화장실인가 생각했는데, 'To Let'이라고 적혀있다.

"Hi. I'm back!"

숙소에 돌아오니 친절한 여직원 둘과 불친절한 여직원이 모두 프런트에 앉아있다. 불친절한 여직원에게도 방긋 웃어주고, 함께 경찰서까지 갔던 직원의 이름은 필라, 에스파냐인이라고 한다.

패니어와 짐들은 다행이 그대로 잘 있다. 다음에는 돈 생각하지 않고 보관을 해야겠다 싶다. 4파운드를 아끼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이 더 가치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많은 문들을 지나 패니어들을 방으로 옮기고, 휴게실에 앉아 자료들을 업로드 한다. 사진이 올라가지 않던 티스토리의 버그가 수정되었나 보다.

"진짜 티스토리 최악이다."

오류 투성이의 어플을 사용하라고 업데이트를 한 티스토리의 운영 마인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정말 티스토리가 생각하는 기본이 무엇인지 따져 물어보고 싶다.

일주일 동안 쓰지 못했던 블로그를 작성하며 휴식을 취한다.

내일, 휴식을 취하고 런던을 떠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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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9일 / 흐림
런던
도난 자전거의 문제로 둘러보지 못했던 런던의 시내를 둘러본다. "이제 런던의 모습을 보여줘."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8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42시간

 
트라팔가
 
웨스터민스터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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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흐린 날씨의 런던이다. 10시, 방에서 헤어 드라이를 사용하는 동양인 젊은 남자의 어수선함에 잠이 깬다.

"넌 국적이 어디냐?"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래층의 샤워실에 내려가면 거울과 콘센트가 있을 텐데, 시끄러운 헤어드라이기를 8명이 생활하는 방에서 사용하는 뻔뻔함은 무엇일까 싶다.

"형이 요즘에 힘이 없어서 참는다."

짐들을 보관함에 차곡차곡 집어넣고 열쇠를 잠근 후 체크아웃을 한다.

"혹시, 빈 방이 없나요?"

첫날, 밖에 자전거를 두어도 안전하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했던 여직원은 내 질문의 뜻을 모르겠다는 듯 불쾌하게 행동을 한다.

"아오, 정말!"

호스텔에서 일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대면했을 것인데, 마인드가 정말 부족해 보이는 여자에게 측은한 생각이 느껴질 정도다.

"내가 웃고 만다. 웃어주자! 불쌍한 아이잖아."

자신은 모르겠다며 옆에 앉아있는 남자직원에게 물어보라는 제스처를 하는 여자에게 한번 웃어주고, 남자에게 다시 문의를 하니 오늘은 방이 없다고 한다.

"알았어. 내일 올게."

남자는 짐을 지하에 있는 창고에 넣으라며 열쇠를 건네준다.

"방에 있는 라커에 두면 안 돼?"

"안 돼."

이것이 룰이라면 더 바랄 필요도 없고, 요구하고 싶지도 않지만,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눈꼼만틈도 없는 녀석들이다. 한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가장 많이 도와줄 사람들은 숙소의 직원들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를 도와주고 걱정해준 친구들과 이 녀석들은 절대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이냐?"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몽골과 러시아에 비하면 100분 토론을 하는 것과 같은 수준인데, 역시 사람의 문제이다. 대도시 사람들은 잘 웃지만 저렴한 서비스에 불과한 것이다.

패니어들을 꺼내어 지하에 있는 짐보관 창고로 옮기느라 진이 빠진다. 짐보관 창고의 캐비닛은 유료인 모양이다. 작은 1파운드 사물함부터 큰 3파운드 사물함까지 있는데, 2파운드 사물함에 패니어들을 요령껏 집어넣고 사용법을 보니 24시간 제한이다.

"젠장할, 그럼 4파운드야?"

잠시 고민을 하다 사물함의 열쇠를 잠그지 않고 그냥 나왔다. 프런트에서 열쇠를 관리하는 창고인데 괜찮지 않을까 싶다.

불친절한 여직원의 행동에 기분이 조금 상하고, 사물함의 보관비 4파운드를 괜히 아꼈나 싶은 생각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정말, 도난당하는 것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아."

"에쉬, 열쇠 잠그고 나올걸."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걷는 사이 오래된 큰 건물과 도로 중앙에 세워진 인상적인 조각상에 발걸음을 멈춘다.

"법원이구나."

트라팔가 광장으로 걸어가는 길의 도로변 풍경은 런던 타워 방향의 거리와는 조금 다른 느낌, 조금 더 오래된 거리의 모습이다.

트라팔가 광장은 그저 그렇다.

특별히 크지도 않고,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으며 특별한 공간감도 없다.

"그냥 사진 찍기 공간이네."

여기저기 버스킹을 하거나 행위예술을 하거나 바닥에 낙서를 하거나 인형탈을 쓴 사람들이 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나라면 중국 국기를 제일 크게 그리겠다."

중국 뷔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니 차이나타운처럼 느껴진다.

"오, 중국 느낌 난다."

춘절이 다가와서 거리에는 많은 홍등이 걸려있지만 뭔가가 부족하다.

"색은 비슷한데, 냄새와 분위기가 다르다."

차이나타운의 거리에는 많은 뷔페 음식점들이 있다. 10.5파운드의 요금인데 현금만 받는다.

"그래, 현금 박치기가 최고지."

난데없이 서비스 요금이 붙어 나오는 식당보다 현금을 받는 이런 확실한 식당이 좋다.

주변 은행에 들러 현금을 찾은 후 식당에 들어간다.

"역시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중식뷔페가 최고야!"

고기와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중식이 가장 저렴하고 좋다. 중국을 여행하며 중국 음식의 향과 맛에 적응이 된 터라 아무런 부담도 없다.

"이 집은 음식을 못하네."

오랜만에 고기로 배를 채우니 세상이 좋다.

"역시, 우울할 땐 고기야!"

버킹엄궁전으로 걸어가다 작은 교차로 광장에 들어선다.

트라팔가 광장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좋다.

선물가게들을 구경하다 2파운드 정도의 자석들을 포기하고 길거리에서 파는 1파운드 자석을 하나 산다.

"특색이 없어. 런던은 1파운드면 돼."

그린공원을 가로질러 버킹엄궁전으로 걷는다.

푸른 잔디가 있어서인지 브뤼셀의 중앙공원보다 산뜻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문장의 철문과 함께 버킹엄궁전의 모습이 나타난다.

너무나 편안한 노르웨이의 궁전보다 가깝지 않지만 벨기에의 궁전보다는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꽤나 삼엄한 경계가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의 모습이다.

평범한 모습의 궁전보다 궁전 입구의 철문과 기둥에 새겨진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요란하지 않고."

"사자와 유니콘?"

궁전의 건너편에는 대리석의 빅토리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의외로 소박하네."

낮을 들고 있는 여인과 사자상.

망치를 들고 있는 남자와 사자상.

그리고 중앙에 세워진 빅토리아 기념비.

"위엄 있네."

천천히 기념비의 네 면을 살펴본다.

"뜻밖이야. 사치스러울 줄 알았는데."

특별히 다른 무엇이 없지만.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집 나간 해리는 어떻게 됐어?"

궁전의 광장을 돌아 웨스터민스터 사원이 있는 템즈강변으로 걸어간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는 정말 다양한 조류들이 호수와 잔디밭을 돌아다닌다.

먹이를 주는 사람들에 길들여졌는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먹을 것을 조르는 아이처럼 사람들의 주변을 따라다닌다.

"이 공원 마음에 드네."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들과 호수, 패리컨과 다양한 새들 그리고 다람쥐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공원의 분위기가 정말 편하고 좋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건너편 작은 공원에는 간디, 만델라와 같은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위인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오, 포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모습은 캔터베리 대성당의 모습과 비슷하고.

영국 대성당들의 조각들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모습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사원의 측면에 들어선 노란빛이 감도는 석조건물이다.

"뭘까?"

"매력적인 색과 구조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내부 관람은 포기하고 빅벤과 런던아이가 있는 강변으로 걸어간다.

웨스트민스터궁은 일부가 공사 중이라 철제빔으로 가려져 있고, 템즈강변의 런던아이는 생각보다 작게 느껴진다.

"별게 없네."

1박을 예약한 숙소로 걸어간다.

웨스트민스터 브리지 근처의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다. 너무나 밝고 경쾌한 여직원의 미소와 제스처가 마음에 든다.

"차음부터 여기로 왔어야 했는데."

난데없이 기도를 올리는 무슬림 친구들과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밀린 여행자료들을 정리하고.

도로변 선물가게로 바람을 쐬러 나간다.

"왜, 반말이냐!"

"이게 왜 영국에서 팔리지?"

"잠깐만, 빅벤을 못 봤잖아?"

웨스트민스터궁을 디나며 빅벤의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공사용 철제빔들로 둘러싸인 건물이 빅벤이었던 것 같다.

"이글이 보고 싶다고 했는데, 하필 공사 중이네."

숙소에 돌아와 자료들을 정리하고, 저녁 무렵 밀려들던 졸음을 지나 보내니 새벽까지 잠들기가 힘들다.

"뭐, 이틀만 더 쉬고 떠나자."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8일 / 맑음
런던
올리버와 카시아의 초대로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 하르네힐로 간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8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42시간

 
자물쇠사기
 
하르네힐
 
 
 
 
 
 
 
0Km / 0시간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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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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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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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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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8-7650-6895

 

나른하게 느껴지는 피곤함이다. 10시에 일어나 숙소에 빈 방이 생겼는지 물어보지만 목요일은 여전히 방이 없다고 한다.

"영국에서 아무것도 보지를 못했어. 매일 세인트 폴 대성당만 보고 있었다고."

방긋 웃는 여직원은 호스텔의 친절한 직원이다.

여직원에게 빈 방이 생기면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자전거의 자물쇠를 사기 위해 근처의 자전거샵으로 간다.

 

"자물쇠의 포스가 남다르군."

"근데, 무슨 자물쇠 가격이 금값이냐!"

굵은 와이아와 작은 번호 자물쇠를 20파운드에 구매하고, 매장을 둘러보니 매장 안에 전시된 자전거들도 자물쇠로 모두 잠가놨다.

판매용 열쇠로 보았던 제품은 자세히 보니 액세서리 제품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잠가놓은 도난 방지용 열쇠다.

"대체, 이 놈의 나라는."

숙소로 돌아와 경찰서에 함께 간 여직원에게 테라스의 문을 열어달라 부탁하고 와이어와 U락으로 튼튼하게 잠가놓는다.

"됐다."

여직원이 웃으며 테라스의 열쇠를 잠근다.

한식당으로 걸어가 김치찌개로 점심을 하고, 가게에 앉아 올리버의 집으로 가는 경로를 재확인한다.

"지하철 어떻게 타요?"

한식당의 사장님은 오이스터 카드를 사서 우리나라처럼 지하철을 타면 된다고 한다.

숙소로 돌아와 5시까지 휴식을 취한다. 중국의 리즈훼이에게 메시지가 오고,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해 중국은 매우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꼭 마스크를 쓰세요."

"나보다 중국이 위험하지. 마스크 꼭 쓰고, 조심해."

"마스크도 모두 품절이다. 집 밖으로 안 나가고 있어요."

"그래, 집에만 있어!"

어떤 면에서 보면 정보가 투명하지 않은 중국에서 산다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지 싶다. 어쨌든 무사히 바이러스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5시가 되어 올리버의 집으로 가기 위해 숙소 근처의 템드링크역으로 걸어간다.

"오이스터 카드를 사야 하는데."

자동판매기가 보이질 않아 역의 매표소에 문의를 하니 매표소에서 판다고 한다.

"얼마를 충전하세요?"

"20파운드 해주세요."

"카드 보증료 5파운드 포함해서 25파운드요."

올리버가 사는 헤르네힐은 7km 정도 떨어져 있다. 역의 직원들에게 헤르네힐로 가는 승차장을 묻고 지하 승차장으로 내려간다.

"라인이 하나가 아닌데?"

사람들에게 하르네힐로 가는 기차가 몇 번째 도착할 기차인지를 묻고 안내판을 주시하며 기차를 기다린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에 사람들도 많고, 기차도 연착이 되는 것 같다.

만원 지하철이지만 불편함 없이 4 정거장 떨어진 하르네힐역에 도착한다. 작은 하르네힐역을 나오자 작은 꽃집이 눈에 들어온다.

올리버에게 줄 다육이 작은 화분과 카시아에게 줄 꽃을 10파운드로 구매하고 구글맵을 켜고 올리버의 집으로 걸어간다.

시내에서 겨우 7km 정도의 거리인데, 하르네힐의 분위기는 복잡한 도시의 느낌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조용한 동네네. 좋다."

올리버와 카시아는 따듯하고 환하게 반겨준다. 거실에 앉아 올리버 부부와 맥주를 마시며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정말 편하고 좋은 시간, 즐거운 대화가 이어진다. 2시간 정도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하르네힐역으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템즈링크로 가는 기차를 확인하고.

텅빈 기차를 독차지하고.

카시아가 쓴 The secret lives of colour은 다양한 컬러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컬러의 말, 카시아의 싸인도 받고. 많은 책들을 구매했지만 작가의 친필 싸인은 처음인 것 같다.

"영광이네!"

여행 중 무거운 책을 가지고 다닐 수는 없으니 빨리 읽고, 건축을 공부하는 레오니에게 선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템즈링크로 돌아온다.

"I arrived in hostel. Thanks for good time, good beer, good princess. Thank you."

"We are very happy to have been a small part of your big adventure. Wishing you safe travels and nice people!"

 

숙소에 돌아와 빈 방이 생겼는지 확인을 했지만 역시나 없다. 금요일과 토요일의 예약을 하고, 짐들을 하루 동안 보관해 달라고 하니 안된다고 한다.

"나 짐이 너무 많아."

친절한 여직원은 웃으며 번역기에 무언가를 적어 보여준다.

"하루 이상 짐을 보관하지 않지만 자전거 문제도 있었고 하니 특별히 예외로 해줄게."

"고마워. 그리고 오늘 이 작가를 만났어.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야!"

"와, 대단한데."

친절한 여직원은 예쁘게 웃을 줄 아는 사람이다.

토트넘의 경기를 확인하니 조금 전 손흥민이 골을 넣어 2-1로 리드를 하고 있다.

아쉽지만 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시간을 보냈으니 상관없다.

 

"빛은 색을 통해 우리의 눈으로 인식되고, 색은 고유의 영역 안에서 밝기도 하고, 탁하기도 하고, 때로는 왜곡되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색으로 볼 수 있는 빛은 빛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에게 색이란 사람의 마음이 투영된 얼굴, 전부를 전할 수 없지만 작은 미소로 제 마음을 대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올리비에, 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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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7일 / 맑음
런던
트렉 영국으로부터 새 자전거를 후원받기로 하며 다사다난했던 자전거 도난사건은 끝이 났다.


이동거리
6Km
누적거리
21,783Km
이동시간
1시간 54분
누적시간
1,642시간

 
도로
 
자전거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2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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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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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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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깊이 잠들었다. 마음 고생을 한 며칠 동안의 피로는 여전하지만 마음만은 편안해진 아침이다.

"사비, 자전거를 언제 받아?"

"잘 모르겠어. 주말 전에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월터, 올리버와 자전거에 대해 메세지를 주고받는다.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세 번째 조식을 먹으니 조금씩 접시에 담아주는 양이 달라진다.

"3접시는 먹을 수 있는데."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노리치와의 경기를 검색한다.

"너무 비싼데. 70파운드."

올리버에게 경기에 대해 물어보니 토트넘은 조금 위험하고, 티켓이 너무 비싸다며 온라인 티켓 사이트의 주소를 보내준다.

"그냥, 런던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서 보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관람 좌석을 검색하며 망설이는 동안 올리버에게 다시 메세지가 온다.

"사비, 자전거샵에서 연락이 왔어. 오늘 자전거를 받을 수 있데."

"정말?"

"응. 6시 15분 전에 가게로 가면 돼."

자전거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망설이던 토트넘 경기는 바로 포기를 하고 올리버에게 자전거샵의 주소를 받는다.

"올리버, 패니어백의 마운트가 필요한데?"

올리버는 패니어 마운트를 판매하는 자전거샵을 검색해서 알려준다. 세수을 하고 바로 밖으로 나간다.

숙소 근처의 자전거샵은 마운트를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가격만을 알아보고 올리버가 알려준 자전거샵으로 걸어간다.

"월터, 오늘 자전거를 받을 수 있데."

"앗싸!"

"고마워 월터. I'm glad to you are."

며칠 동안 함께 고민해 준 월터가 있어서 참 고맙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메세지를 보내니 한참 후 월터는 번역이 이상하다며 말의 뜻을 묻는다.

"뭐가 이상해. I'm so happy that you are."

"You are happy that i am?"

"대충 알아들어! 이 정도는 번역기 안 써!"

확실히 영어는 제스처나 표정을 함께 말해야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언어인가 보다.

"이건 어때? I'm so good because of you."

'니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라는 감정을 표현하기엔 영어는 한국어에 비해 참 허접한 언어인 것 같다.

 

독일의 아희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를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해요?"

"I'm happy that you are here 아니면 I am thankful that you are here! 이러면 될것 같은데요."

"비슷한데. I'm so happy that you are 했더니 홀랜드 남자가 이상하데."

아무래도 자유분방한 네덜란드의 남자에게는 감정표현을 하지 말아야겠다.

"설마? 월터, 나 남자는 싫어! 알지?"

올리버가 알려준 자전거샵은 이틀 동안 자전거를 검색하며 알고 있던 수제 자전거 브랜드샵이다.

매장에 들어가 패니어의 마운트를 구매하고, 6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두 시간이나 남았네. 어떻게 하지?"

6시 15분에 올리버와 만나기로 한 자전거샵으로 걸어간다. 4시 20분, 가까운 거리의 East Central Cycles에 도착한다.

약간의 출출함이 있지만 주변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그냥 매장으로 들어간다.

매장에 들어가 이름을 말하니 직원 남자들은 반갑게 맞아주며 자전거를 받아갈 것인지를 묻는다.

"아니, 6시에 친구를 여기에서 만나기로 했어. 여기서 기다릴게요."

지하의 미케닉실에 내려가니 붉은색 트렉520이 작업대에 걸려있다.

"아.."

새자전거를 보니 낡은 내 자전거가 생각나 뭉클한 감정이 느껴진다.

"여기까지 함께 달려왔는데.."

패니어 마운트 설치를 부탁하고, 페달을 설치한다.

"시운전 해봐!"

"아냐. 나중에 할게."

프레임 번호를 찍어놓고, 패니어를 묶을 밧줄을 물어보니 짧은 종류만 있다.

근처의 철물점에서 적당한 길이의 밧줄을 구매하고.

"우리나라 자전거 밧줄이 최곤데."

 

매장에 있는 물통케이지를 장착하고, 스페어 튜브도 하나 사놓는다.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함께 사라진 것들도 많네."

"세월호 리본, 밧줄, 싯포스트 작은 가방, 유나 선생님의 이름 주머니, 스웨덴에서 받은 물통케이지.. 겨울과 아프리카 여행을 대비해 교환한 슈발베 타이어..”

 "더 멀리까지 나를 데려다 줘. 부탁한다."

6시가 되자 패니어를 단 자전거를 타고, 미소가 밝은 올리버가 자전거샵으로 들어온다.

"오, 올리버 고마워."

올리버와 포옹을 하고 반가움의 대화를 한다. 정말 웃는 얼굴이 편안한 남자이다.

올리버는 자전거를 받은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트렉 영국과 이스트 센트럴 싸이클스에 감사를 표시한다.

"전에 자전거 이름이 뭐였어?"

"없었어. 하지만 이 새자전거 이름은 올리버야!"

올리버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 전해준다.

"이게 뭐야?"

"내 와이프 카시아가 쓴 책이야!"

한글로 번역된 책 The secret lives of colour는 올리버의 아내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가 쓴 색에 관한 책이다.

"색이라.. 레오니가 읽으면 좋겠네."

"라이트 있어?"

"아니, 호스텔에 있어."

"위험하니까 천천히 끌고 가."

올리버는 자전거를 타고 쿨하게 집으로 떠난다.

자전거를 끌고 숙소로 걸어간다. 낮에는 볼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런던의 도로를 자전거로 움직인다.

기쁨과 허탈함 같은 감정이 뒤섞이며 나른함이 느껴진다.

숙소에 돌아와 친절한 여직원에게 테라스를 열어달라 부탁하고 숙소의 내부에 자전거를 묶어둔다.

"자전거가 생겼어. 이제 떠날 수 있어."

"축하해. 내일 떠날 거니?"

"아니, 며칠 더 있을거야. 런던에 와서 아무것도 보지를 못했어."

올리버의 아내 카시아에게 감사의 메세지를 보내자 그녀는 내일 저녁에 함께 차를 마시자며 집으로 초대를 한다. 너무 감사하고, 즐거운 만남이 될 것 같다.

트렉 영국과 이스트 센트럴 바이시클, 그리고 올리버에게 감사의 글을 남기고 바로 잠이 든다.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힘든 일주일이었지만 많은 걱정과 응원을 해준 친구들에게, 새로운 자전거를 후원해준 Trek bikes UK와 East Central Cycles 그리고 며칠 동안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 준 월터와 올리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더 많은 세상을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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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6일 / 맑음
런던
새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은 찾았지만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77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40시간

 
한식당
 
언비리버블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21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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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새로 장만할 때까지 숙소를 연장해야 하지만 빈 방이 없다고 한다.

"꼬일 대로 꼬이네."

짐을 호스텔에 맡기고, 내일 다른 숙소에서 보낸 후 모레 숙소로 다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월터, 정말 판타스틱한 영국 여행이야. 마치 터미널의 톰 행크스 같아. 하지만 캐서린 같은 여자는 없어."

월터는 친구들과 검색을 하여 찾은 자전거의 리스트들을 보내준다.

"나도 이걸 찾았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못 구하면 브리스톨에 가려고 해."

수요일에 만나기로 한 올리버에게 자전거를 구할 때까지 집에 머물 수 있는지 물어보니 어머니가 와서 주말까지 올리버의 집에서 머문다고 한다.

"그럼, 짐은 맡아줄 수 있지?"

브리스톨에서 판매하는 트렉520의 정보를 보내주니 올리버는 브리스톨까지 픽업을 해주겠다고 한다.

카카오뱅크에 연락을 하니 본인 명의의 국내 휴대폰이 없으면 계정에 연결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비대면 통장 개설의 편리함이 해외에서는 최악의 시스템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카드 한 장이 허무하게 날아가네."

카드복제의 이의제기 진행사항을 문의하고, 하나은행 런던지점을 찾아간다. 복제되어 사용할 수 없는 카드를 교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런던 타워 근처의 하나은행 런던지점으로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지만 카드 발급이나 신규 통장 개설은 할 수 없다.

"진짜 의미 없네. 배고프다."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소주로 마음을 달랬던 한국식당으로 걸어간다.

"오늘의 메뉴 순두부찌개."

첫날 서빙을 하던 어린 여직원은 능숙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안다.

"많이 주세요. 많이!"

 

쿨한 성격의 사장님은 곱빼기라며 순두부찌개를 내어주고 연어장을 서비스로 주신다. 고추와 마늘, 간장으로 졸인 연어의 맛이 좋다.

"밥 두 그릇 더 주세요."

비싼 고기는 먹을 수 없지만 밥이라도 많이 먹어야 기운이 나지 싶다. 식사를 하는 동안 메시지를 주고받던 올리버가 전화를 한다.

"올리버, 메시지로 보내줘."

영국인들의 발음이 안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듣고 말하는 것보다 쓰고 읽는 것이 편하고 쉽다.

"사비, 트렉 영국 지점과 통화를 했는데, 자전거를 산 영수증 같은 것이 있어?"

올리버는 좋은 방법을 찾았다며 트렉 자전거와 내 정보들을 묻는다. 이름과 SNS 계정들의 주소, 이메일과 블로그를 알려주고, 한국에서 자전거를 산 매장의 주소를 링크해 보내준다.

"잠시만 기다려."

잠시 후 올리버는 트렉 영국 지점에 나에 관한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고, 고객지원 담당자의 답변 메일을 전달해 준다.

"이게 가능할까?"

담당자는 담당부서에 내용을 전달하고 바로 답변을 주겠다는 긍정적인 메일을 보내왔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회사를 다니며 마케팅이나 브랜딩 관련 업무를 하며 판매촉진을 위한 홍보나 시스템보다 스토리를 쌓아가는 브랜딩을 하고 싶었고, 여행 전 여러 회사와 연계하여 도네이션을 해보려 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마케팅 방향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브랜딩에 관심이 없다.

브랜딩보다 손쉬운 할인이나 포인트의 적립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이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고객의 니즈라는 값싼 합리화의 핑계일 뿐이다.

협박과 공포의 마케팅, 한국 마케팅의 변하지 않는 기본이다.

"유럽의 시스템은 어떨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소식에 한국의 친구들과 외국의 친구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한국의 친구들은 '잊어버려', '새로 사'라고 말하고, 외국의 친구들은 '솔루션을 찾아보자'라고 말한다.

한국의 사람들은 분실의 책임, 자기 잘못의 책임으로 간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면 해외의 친구들은 사건의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부정의 교육, '하지 마', '하면 안 돼'의 교육은 사소하지만 이런 게 다른 사고의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오지랖, 타인에 대한 강요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에 의한 강박 속에서 모든 것을 홀로 견뎌야 하는 한국의 사람들이다.

올리버의 메일은 간단했다. 한국의 여행자가 트렉 자전거를 타고 영국까지 와서, 자전거를 도난당하여 더 여행을 할 수 없으니 그를 여행의 길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짧은 메시지다.

"전화를 기다려 보자."

20분 후, 올리버가 춤을 추는 이모티콘을 보낸다.

"사비, 트렉 영국에서 새자전거를 무상으로 후원하겠데."

"정말!"

트렉 영국 지점에서 온 메일은 정말 짧았다. 소식을 들었고 새자전거를 후원하겠으니 SNS를 통해 짧은 공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믿을 수 없어!"

"나도 이렇게 빨리 답변이 올 줄 몰랐어."

기쁨과 허무함, 그동안의 피곤함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네가 영국에서의 나쁜 기억이 없기를 바라."

"고마워.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 태양 아래서 맥주를 마실 수 있어!"

"고마워. 올리버!"

피곤함이 밀려와 숙소로 돌아간다.

"월터, 트렉에서 새자전거를 후원해 준데."

며칠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준 월터와 기쁨을 나눈다.

"이번엔 아주 큰 열쇠를 사. 튼튼한 것으로."

"응. 아주 큰 것으로!"

"이제 기운을 차려. 소식을 우리 가족들에게 전해줘야겠다."

"응. 친구들에도 고맙다고 전해줘."

숙소로 돌아와 오니 함께 경찰서에 갔던 여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나 자전거 생겼어!"

"정말? 축하해."

여자는 자전거를 숙소의 안쪽 테라스에 넣으라며 알려주고, 빈 방이 생겼다며 숙소를 연장하라고 한다.

싱거운 농담처럼 배배 꼬여있던 일들이 한꺼번에 해결된다.

"잔인하게 싱겁네."

오후 3시, 침대에 누워 바로 잠이 든다.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5일 / 맑음
런던
새 자전거를 찾아야 한다. "대영 박물관이나 구경하자!"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37시간

 
대영박물관
 
올리버도와줘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0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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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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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정보 
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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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날들이 계속된다.

"어쨌든 자전거를 구해야 해."

호스텔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온다. 기분도 전환할 겸 대영박물관을 구경할 생각이다.

2km 정도의 거리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몇몇 중국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지나 대영박물관에 도착한다. 박물관의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특별하지는 않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전 간단히 소지품을 검색하고 입장을 한다. 박물관의 내부로 들어가 박물관의 안내 팜플렛을 집어 들고 바로 전시실로 들어간다.

이집트의 유물들이 전시된 방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관람을 한다.

"정말 많이도 약탈해 왔네."

이집트의 석조물들과 석관들, 곳곳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이 신기하고 흥미롭지만 이런 유물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불편한 생각이 든다.

복잡한 구조의 넓은 박물관, 그리스 로마의 전시관을 지나자 피곤함이 밀려든다.

"눈에 들어오지를 않네."

마음이 불편하니 몸도 쉽게 피곤해지고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여러 차례 의자에 앉아 쉬어가지만 힘들다.

박물관의 구석 어딘가에 있는 한국관을 찾아서 무엇을 훔쳐왔는지 확인하려다 귀찮아서 포기한다.

 

"그냥 가자. 더는 봐도 의미가 없다."

2층의 전시관을 반쯤 돌아보고 박물관을 나온다. 훔쳐간 내 자전거도 대영박물관 어딘가에 전시되어 있지않을까 싶다.

 

템즈강변을 따라 숙소로 돌아간다. 시원한 강바람이 왠지 더 차갑게 느껴진다.

슈퍼마켓에서 자동계산기의 사용법을 배우고, 콜라 하나를 사들고 숙소에 들어와 바로 침대에 누워 쓰라진다.

"피곤하다."

잠시 잠이 들고, 8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현지의 사람이 필요해! 런던 사람!"

도버를 건널 때 됭케르크에서 만난 올리버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런던을 구경하고 올리버의 집에 들렀을 시간이다.

"올리버, 나 런던에 왔어. 근데 자전거를 도난당해서 네 집에 갈 수가 없었어."

30분 정도가 지나고 올리버에서 답변이 온다.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묻는 올리버에게 새 자전거를 구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여기 가게에 트렉과 설리를 판매한다."

자전거를 구할 수 있는 샵을 확인했으니 최소한 새자전거는 언제든 살 수 있다.

"수요일에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하고, 빈 방에서 잘 수 있어."

"고마워. 화요일까지 숙소가 예약되어 있어."

해결된 문제는 없지만 런던에서 도움을 줄 올리버와 연결이 되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다시 온라인으로 중고자전거를 검색하고 새벽이 되어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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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4일 / 흐림
런던
잃어버린 자전거는 어쩔 수 없고, 영국의 경찰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전거를 구해야 한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37시간

 
자전거검색
 
여행자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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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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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메시지가 없고, 자전거는 새로 구해야 할 것 같다.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햄버거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음식을 배식하는 여직원이 자꾸만 나를 쳐다보며 머뭇거린다.

"많이 주세요. 많이!"

유럽 사람들의 '많이'는 조금 다른가 보다.

아침을 먹고 함께 방을 쓰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국에서 EPL 경기가 보고 싶은데, 어떤 자리가 좋은지 모르겠다."

토트넘과 노리치의 경기가 화요일 런던의 노리치 홈구장에서 있어 티켓 구매를 도와달라 부탁하니 온라인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한다.

"난 돈이 없어. 싸고 좋은 자리면 돼."

노리치와의 경기는 다른 경기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가장 싼 티켓이 10만원 정도다. 경기장의 여러 좌석을 검색하더니 사이드라인에 위치한 빈자리를 추천해준다. 70파운드.

 

밖으로 나가 기분전환을 해야 하지만 몸이 피곤하다. 침대로 돌아와 중고자전거와 새자전거를 검색한다.

영국의 물가가 한국보다 비싼탓에 자전거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120만원 정도의 Trek520이 1,200파운드다. 무려 180만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트렉 취급점에 문의를 하니 액면가 그대로 달라고 한다.

영국의 중고사이트 Gumtree에서 중고 자전거를 검색해 보지만 필요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찾기도 쉽지않고, 적당한 자전거도 없다. 중고 자전거의 가격은 600파운드 정도다.

월터는 보험이 있는지 물어본다.

"없어. 한국은 아직 공공서비스나 여행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시스템들이 북유럽에 비해 부족해. 의료시스템은 좋지만 그것은 일하다가 병들면 빨리 고치고 다시 일하라는 뜻일 거야. 여행 같은 건 가지 말고, 특히나 자전거로는."

"나는 있어. 무료는 아니야."

"뭐지? 이 뜬금없는 자랑질은?"

여행자 보험, 특히나 장기여행 보험 상품조차 별로 없는 한국에서 자전거에 대한 대물보험이 있을리 만무하다. 이대로 질 수는 없다.

 

"월터, 한국에서는 낡은 자전거는 길에 놔둬도 안 가져가. 가져가면 처리해야 할 쓰레기라서."

 

"그래, 맞아!"

 

호스텔에서 사용할 작은 자물쇠를 암스테르담에서 비싸게 구매했는데 자전거 도둑이 끊어놓고 간 번호키가 어이없지만 쓸만하다.

 

"그나저나 여행자 보험이나 들어놓을까?"

한국을 떠나며 바쁜 마음에 보험 가입을 잊어버리고 출국를 한탓에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지 못했다.

"나쁜 것은 다 겪었는데, 이제 남은 건 다치는 것밖에 없어."

파박이 알려준 새마을금고 보험을 검색하고, 보험료를 산출하니 파박보다 무려 20만원이 비싸다.

"에쉬, 연식의 서러움이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 어떤 것도 쉽게 정리를 할 수가 없다. 다시 자전거를 찾아 구글링을 한다.

영국 이베이에서 트렉520 모델의 미사용 제품을 찾았다. 900파운드, 170km 떨어진 브리스톨에서 직접 픽업을 해야 하는 매물이다.

"일단 Keep."

최선의 방법은 런던의 자전거샵에서 중고 자전거를 500파운드 정도에 구매를 하는 것이고, 차선의 방법은 브리스톨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트렉520을 사오는 것, 그리고 마지막 방법은 자전거샵에서 새자전거를 구매하는 것이다.

자전거 도난 커뮤니티와 중고장터, 온라인 마켓들과 런던시내의 자전거샵들의 매물들을 검색하는 동안 하루가 지나버린다. 자전거 도난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들만 해도 너무나 많다.

"미처 몰랐다. 런던이 자전거 도둑들의 천국이라는 것을. 선진국은 개뿔!"

 

10시가 넘어 출출함이 밀려와 맥도널드로 간다. 햄버거가 입에 물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한국의 24시간 밥집들이 그립네."

불편한 마음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새벽까지 온라인 검색을 하다 기절한다.

"빌어먹을, 도둑놈!"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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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3일 / 맑음
런던
자전거 도난으로 인한 상실감, 이제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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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시간
1,637시간

 
대성당
 
경찰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13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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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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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신 소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 소주 두 병에 숙취가 오는 거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친구들의 많은 걱정과 위로의 메시지들을 받는다. 월터의 도움으로 런던의 도난 자전거 커뮤니티에 도난 정보를 올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도움 요청의 메시지도 보낸다.

한국의 발신번호로 전화가 온다. 카카오톡의 고객센터, 화도 나지않고 덤덤하게 몇 가지의 본인 확인을 하고 임시제한 조치를 풀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이다.

"꼬박 한 달이 걸린 거야."

임시제한 조치를 풀고 비번을 변경하은 것에도 여러 차례의 인증 절차를 거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능력 없는 2위 전략도 감당이 안되나 보다."

오전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바람 좀 쐬고 올까?"

원래대로라면 대영박물관을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멀리 걸어갈 기운이 없다. 숙소 앞에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숙소에서 할인을 받아 티켓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들고 성당으로 걸어간다.

"정말 크다."

계단 입구에서 가방과 소지품들을 점검하고,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 티켓 판매소에서 영수증으로 입장권을 발급받는다.

커다란 성당의 내부는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다. 입구에서 한국어의 오디오북를 대여하고, 입장료가 비싸서 인지 오디오북은 공짜로 대여해 준다.

1층의 내부의 분위기를 스캔하듯 둘러보고 바로 둠의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간다. 좁은 회전 계단은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고 경사가 가파르다.

돔의 하단부의 넓은 전망대를 지나 상단부의 전망대로 올라가고, 철제로 된 회전 계단이 복잡하게 하늘을 향해 이어진다.

성인 남성이 통과하기엔 좁은 통로를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철제 계단을 오르니 전망대의 좁은 문이 나온다.

"아고, 힘드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 런던 시내의 전경이 펼쳐진다. 전망대의 좁은 통로와 80미터 높이의 풍경은 아찔하다.

"시원하다."

화려한 조명들이 켜질 야경의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런던의 전체적인 풍경은 그리 멋있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의 시름을 조금은 날려주는 것 같다.

"괜찮아?"

"괜찮지!"

 

좁은 통로를 거꾸로 돌아내려 온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 계단에 현기증이 일어나는 것 같다. 

"머리 조심!"

 

성당의 돔과 내부를 천천히 둘러본다.

흑백톤으로 그려진 천장의 그림들과 4개의 기둥의 이루어진 하단의 모자이크 그림들, 화려하지만 차분한 느낌이 드는 공간의 구성이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세계에게 두 번째로 큰 대성당, 영국 런던의 전통적 랜드마크지만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조금 지쳤어. 하지만 더 가고 싶어."

"가야 해!"

1층의 예배당과 돔 그리고 지하의 묘지, 세인트 폴 대성당은 크게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어두운 조명의 지하로 내려가니 많은 석관들과 기념비들이 놓여있다.

"여기서 결혼식을 했구나."

둠의 정중앙 지하에는 영국의 해군제독 넬슨의 관이 놓여있고.

그 옆에는 워털루 전투의 영웅 월링턴의 관이 놓여있다.

그 사이의 벽에는 백의의 천사라는 나이팅게일의 기념비가 있다.

전쟁의 시대, 전쟁의 삶들.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은 슬픔 속에 의미 없이 사라져 갔다. 러시아의 마을마다 들어서 있는 전쟁 공원에서는 존경의 의미보다 더 큰 슬픔의 무게가 느껴졌다.

넬슨, 월링턴, 나이팅게일, 처칠.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이지만 커다란 감흥은 없다.

"어쨌든 역사가 남겨지는 것은 부럽네."

3시간 남짓 성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온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영국의 모든 것을 간직한 역사의 상징물처럼 느껴진다. 캔터베리 대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고딕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차이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비, 어떻게 됐어?"

오늘 하루 월터가 가장 많이 보낸 메세지다.

"이제 어떤 것부터 시작할까?"

"내가 보내준 한나에게 메세지를 보내 봐. 그녀가 스폰서를 구해줄 수도 있어."

월터가 보내준 페이스북이나 소셜네트워크로 쉐어링을 하는 한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보라고 한다. 그녀가 내 이야기를 공유하면 기업이나 사람들이 도와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 해 볼게."

한나에게 메세지를 작성하여 보내고, 어제 도움을 줬던 호스텔의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어제 경찰서에 가서 CCTV에 대해 말했어?"

"아니, 영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직원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10분 후에 자신과 함께 길 건너편의 호텔로 CCTV를 확인하러 가자고 한다.

건너편 호텔의 CCTV에서는 범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여직원은 자신이 설명을 하겠다며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한다.

함께 경찰서로 걸어가며 한나에게 보낸 메시지의 문법이 맞는지 물어보고, 런던에서 가야 할 5곳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음, 샤드빌딩, 런던타워, 타워브리지.. 그리고 뮤지컬을 꼭 봐."

"뮤지컬?"

"응, 런던에는 다양한 뮤지컬들이 있어. 꼭 봐."

"뮤지컬이라.. 알았어."

경찰서에 가서 어제의 할머니 경찰과 대화를 하고, 101에 전화를 하며 번역기로 설명을 해준다.

"메일 보냈다고 하는데."

"안 왔는데."

"스팸함을 열어봐."

그녀의 말처럼 경찰서에서 보낸 메일은 스팸함에 수신되어 있다. 경찰의 리포트를 읽으며 다시 설명을 해준다.

"경찰들은 2시간 동안의 CCTV만을 확인했데, 더 조사를 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네."

운이 좋다면 자전거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

퇴근을 하는 그녀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온다. 하루 종일 핸드폰의 알람을 울리게 했던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저 늪은 건널 수 없다고 내게 말한다면, 나는 내가 건너려 하면 건널 수 있다고 말해 주겠습니다." - 매리앤느 무어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 한다.' 

"If you will tell me why the fen appears impassable, I then will tell you why I think that I can get across it if I try." -Marianne Moore 'I May, I Might, I Must.'


I'm Xavi, a Korean bicycle traveler. I left South Korea in January 2019 and came to Britain after Mongolia, Russia and Northern Europe. There were many difficulties during my journey over 20,000km, but it was a great happiness for me to see the stories of people I met on the road, the many cities and natural scenery. I have been comforted by people and hoped my trip will be a little comfort to them. But when I arrived in London, my bicycle was stolen. I can't travel any more. The reason why I traveled is because of my father's death. Born in a small country in South Korea, he had a hard life but has never left his small town. I wanted to see him and the world through my eyes instead of him who has lived so hard all his life. The trip, which began with my little wish, contains the wishes of the people I met during the trip. Dreams of 300 young Korean students who died in 2014 in the sinking of the ship, Li Zhui of China and Ochor of Mongolia who want to see the world, Isabel of Russia who watches my trip in order not to give up her dreams, Leoni's family of France who gave me Piero made by Marie hoping for Marie's health and... Many friends wishes are traveling with me. So I don't want to stop this trip. Can never stop. I'll go... As long as I can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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