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9일 / 맑음 ・ 25도
신샹시-허비시-안양시
편하게 보낸 저녁이었다. 핸드폰으로 자료들을 정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꽤 힘들다.


이동거리
113Km
누적거리
6,502Km
이동시간
5시간 53분
누적시간
453시간

 
G107도로
 
G10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신샹시
 
허비시
 
안양시
 
 
3,717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새벽 3시가 넘어 잠들었는데, 아침의 피곤함은 조식을 먹겠다는 집념을 이기지 못한다.

7시, 두 번째 알람에 잠에서 깨어 간단하게 세안만 하고 식당으로 내려간다.

환하게 밝은 식당에는 적당히 부지런한 몇몇의 사람들만이 조식을 하고 있다.

"딱 좋아!"

일단 찬들을 훑어보고 조금씩 접시에 담고, 깔끔하게 진열된 모양이 제대로 된 조식 차림이다.

다음으로 군만두와 빵류를 담고.

달콤하게 맛있었던 검은 밥과 작은 찐만두 스리고 하트모양의 계란 후라이를 담는다.

"흰죽은 어디에 있나?"

흰죽을 찾다가 빛깔 좋은 볶음밥을 발견한다.

"유레카!"

"오, 커피, 환타, 콜라까지."

"이 정도는 에피타이저지."

"환타! 너 오랜만이다."

면 요리는 주문을 받아 바로 조리해 준다.

간단히 에피타이저로 식욕을 돋우고 메인 식사와 디저트를 담아온다.

"원피스의 능력 열매 같은 저걸 먹어봐야 하는데."

"역시 밥을 먹어야 해!"

대화 상대가 있었다면 소화를 시키며 한 번 정도 더 먹을 수 있었지만 참는다.

아쉽지만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한 후 체크아웃을 하고 출발한다.

청명하지는 않지만 지독한 황사 먼지는 조금 사라진 것 같다. 어제 숙소를 변경하며 중심가에서 4km 정도 벗어난 탓인지 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시내를 벗어날 때쯤 허난사범대학(河南师范大学)를 지나치고.

작은 수로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캠퍼스가 나누어졌는지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줄을 이어 이동하고 있다.

지나쳐온 사거리까지 2곳의 이동로가 똑같이 학생들로 가득 차있다.

"중국 대학은 등록금이 따로 있는가?"

"외국 여행자에게 말도 좀 걸고 하지. 애네는 참 일관적이야."

중국 대학의 캠퍼스 구경도 해보고 싶지만 이런 인파라면 무리지 싶다.

1시간 만에 시내를 완전히 벗어나 한적해진 국도를 따라 오늘의 목적지 안양시로 향한다. 110km의 거리.

도로변 마을로 들어가는 골목마다 샹청성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조각 기둥들이 세워져있다.

조각상들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마을 건너편에 항아리처럼 생긴 거대한 굴뚝도 보이고.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는 도로라 그런지 오토바이나 3륜 오토바이의 통행이 드물다.

앞을 가로막던 것들이 없으니 편하기는 한데, 없으니 조금 허전하기도 하고 그렇다.

11시, 도로변에 있는 아주 작은 여객터미널에서 잠시 쉬어간다. 85km가 남아있다.

어디로 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7, 9위안의 요금은 정말 저렴한 것 같다.

어려서부터 방학이 되면 혼자서 서울로 올라왔던 생각이 난다. 광주나 나주, 영산포 같은 낡은 버스 터미널을 통해 버스를 갈아타며 오르내리던 길들이었다.

이런 작고 허름한 터미널들을 보면 그때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살아나 아련하다.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막연한 쓸쓸함 같은 것들이다.

며칠째 조금의 변화도 없는 밀밭의 풍경은 계속되고.

12시, 64km가 남아있다. 과적을 단속하는 검문소에서 휴식취하고.

"중국 전력 공급의 문제가 만만치 않겠다."

울산의 바이크하우스 선화에게 풀리와 습식 오일을 보내달라 부탁을 하고 다시 출발을 한다.

"속도가 빠르니 조금 일찍 도착할 수 있겠다."

시(市) 단위의 도시가 이어지니 현(县) 같은 소도시들이 작게 느껴진다. 중국의 서남부를 지나며 숙소와 거리를 잡기 위해 힘들게 찾아내야 했던 현(县)들인데.

한적하고 잘생긴 도로들이 계속되고 조금씩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살랑이던 바람이 가끔씩 강풍처럼 불규칙하게 불어온다.

"오, 뒷바람. 달려볼까! 너네 감당이 되겠어?"

약간 각도가 빗겨나서 불어오지만 시원한 바람이 밀어주니 페달링이 한결 가볍다.

빗속 라이딩으로 프런트 기어의 3단이 올라가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귀찮아서 변속 세팅을 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

"귀찮은 게 병이다. 뭐 2단으로도 충분해."

속도를 조금 붙이려니 이내 허비시가 나타난다. 독특한 모양의 제방 위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다른 곳들과 달리 물이 맑다.

허비 시내로 접어들어 뒷바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호등을 지나느라 속도가 느려진다.

13시, 남은 거리 45km. 3시 정도면 안양시에 도착할 것 같다.

도로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더니 바람은 측면에서 불어온다. 간간이 자전거를 휘청이게 만드는 바람에 조심스럽게 속도를 늦추고.

한적한 탕인현의 외곽 도로를 타고 안양시로 향한다.

안양시로 들어가는 외곽의 검문소를 지나 깔끔하게 정비된 자전거 도로가 시작된다.

조금씩 도심의 모습이 나타나고.

중국의 가로수는 종류도 참 다양하다.

"그러고 보니 계화수가 언젠가부터 안 보이네."

오토바이로도 충분히 복잡한 사거리에서 사람들이 모여 합창단의 노래를 구경하고 있다. 바람에 홍등들이 날아갈 듯 휘날린다.

"내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겠지?"

가끔씩 불어오는 강풍에 하늘거리는 복장을 한 합창단을 지휘자가 날아갈 것 같다. 어떤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음이나 합창소리가 좋지가 않다.

"조금 민망한 수준인데."

안양시에 위치항 천녕사(天宁寺)에 들러 숙소를 검색한다.

다행히 ibis 호텔이 있어 큰 고민 없이 선택을 한다. 상하이 예원에서 하루를 보냈던 중국의 호텔 체인점이다.

천녕사을 잠시 둘러볼까 하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탓인지 피곤이 밀려온다.

입장료도 따로 있고, 자전거 보관도 힘들어 고민 없이 패쓰.

근처의 ibis 숙소로 이동하여깔끔하게 체크인을 끝내고.

근처 관광지의 관람권과 차량 이용권을 숙소에서 구매할 수 있나 보다.

"괜찮은 서비스네. 고민할 것도 없고."

免费(면비, 미엔페이), 무료제공이란 뜻이다. 점심에는 커피와 약간의 음식, 저녁에는 칵테일 서비스가 있나 보다.

ibis 호텔은 우리의 일반적인 모텔 정도의 수준은 된다. 체인이다 보니 직원들도 친절하고 그렇다.

샤워 후 근처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우리의 김치볶음밥처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덮밥. 15위안.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넓은 접시에 충분히 넉넉한 양의 음식과 순한 국물.

아침에 가져온 커피로 마무리.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다 채 10분도 안되어 기절을 한다. 자정쯤 다시 잠이 깨어 자료를 정리하고 마저 잠을 청한다.

내일은 그동안 숙소로 골치를 썩힌 허난성을 벗어나 허베이성으로 넘어간다. 베이징까지 515km 정도가 남아있다.



경비내역
식비:15위안 / 식료품:3위안 / 숙박:151위안 / 합계:169위안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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