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5일 / 비,구름 ・ 12도
홍지앙현-중팡현-화이화시-마양 먀오족 자치현
번개와 천둥 그리고 험악한 폭우가 밤새 지속되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잠잠하다.


이동거리
99Km
누적거리
5,111Km
이동시간
7시간 22분
누적시간
354시간

 
도로
 
도로
 
 
 
 
 
 
 
0Km / 0시간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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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앙현
 
장소
 
마양
 
 
2,326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하늘에 구멍이 난 듯 그렇게 쏟아붓더니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아침이 조용하다.

이틀을 고민했던 장가계로의 이동경로를 변경한다. 장가계로 가는 아무것도 없는 150km 정도의 부담스러운 산길 그리고 미친 듯 구부러진 길의 모양이 심상치 않다.

"이건 굳이 안 찍어 먹어봐도 된장이야!"

30km 정도를 우회하는 경로를 결정하고 평상시보다 조금 일찍 출발을 한다. 오늘 도착해야 할 곳은 100km의 거리에 있는 마양 먀오족 자치현이다.

체크아웃을 하려니 아주머니가 안 계시고 그의 아들이 프런트 뒤편 침대에서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잠을 자고 있다.

미안하지만 그를 깨워 체크아웃을 하고 자전거를 창고에서 꺼내어 출발한다.

중국 오토바이의 앞 번호판은 대부분 쇼바의 측면이나 흙받기의 위에 부착되어 있다.

비구름이 내려앉아 있어 우의와 레인팬츠를 꺼내어 입는다.

홍지앙현은 도시 자체가 조금 휑한 느낌이고 지나치는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많지 않아 쉽게 시내를 벗어난다.

"일단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화이화시에 들어서기 직전에 위치한 중팡현에서 이른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넓은 6차선 도로를 따라 순탄한 라이딩을 이어간다.

마음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산길과 달리 편한 라이딩을 기대하는 큰 도로의 라이딩은 작은 업다운의 반복에도 쉽게 지치는 어려움이 있다.

아무래도 얄팍한 마음가짐이 몸을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도로변에 자주 보이는 가정수(加井水)라는 것이 화물트럭에 물을 보충하거나 세차를 할 때 쓰는 물인 것 같다.

트럭의 물탱크에 호수를 꽂아 물을 채워 넣는다. 도로에 먼지들이 많이 날리고 공사 구간이 많아 때로는 물호수로 세차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중국의 도시나 마을의 초입에는 손세차를 하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가장 바쁘다.

가정수를 파는 슈퍼에서 우의와 레인팬츠를 벗어 버린다. 땀이 배출되지 않아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들고 답답하여 페달링을 하는 것이 두 배는 힘든 것 같다.

이미 땀이 차 레인팬츠의 안쪽이 반질반질하다. 레인팬츠를 벗으니 시원함과 함께 몸이 가뿐해진 느낌이다.

슈퍼를 출발하고 3분 정도 길을 따라가니 앞서가던 차들이 거대한 물보라를 날리며 지나간다.

밤새 내렸던 폭우로 도로면 가득 발목까지 차오는는 흙탕물이 흘러넘치고 있다.

그 깊이를 알지 못하고 천천히 지나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들어서자마자 발목 위까지 푹 담기고, 도로면을 타고 흐르는 흙탕물의 유속 저항에 첨벙대며 페달링을 계속 이어간다.

"아, 발이 마를 날이 없다. 80km나 남았는데."

연이은 빗속 라이딩으로 발가락 사이에 습진이 생겼는지 간질간질 거린다. 요 며칠 신발까지는 젖지 않아 뽀송하게 마르던 참이었는데.

"식당에 가서 신발의 물기를 털어내고 양말이라도 갈아 신어야겠다."

첨벙거리는 신발로 페달을 밟으며 10시가 조금 넘어 중팡현에 들어선다.

중팡현 초입 오르막에 위치한 중팡현 제일중학. 대학 컴퍼스처럼 잘 정돈된 학교의 정문에 공자의 석상이 세워져 있고, 학교의 담벼락에는 학교의 역사들이 순서대로 프린트된 벽화와 연대기가 설명되어 있다.

"자부심이 대단하네. 명문학교인가?"

식당을 찾기 위해 자전거 도로와 차도를 번갈아 가며 이동했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길의 신호등 앞에 서있는 사람들. 대도시의 복잡하고 넓은 신호 건널목이 아니라면 중국 사람들은 결코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서있지는 않고 대부분 신호등도 없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 같다. 중국에서는 정류장이 별도로 없는 곳에서는 버스 기사가 크락션을 울리는 곳이 정류장이고, 승객이 손을 드는 곳이 버스 정류장이다.

특히 아침에 보면 도로변에 사람들이 쭈그려 앉아 있거나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서있는 사람들이 많다.

10km 정도 중팡현을 관통하는데 식당이 없고 오른편으로 길을 따라 아파트 공사장이 계속 이어진다. G209 국도는 중팡현의 외곽을 지나쳐 가나 보다.

"오늘 밥도 밥 복이 없는 거야? 마양현까지 길이 먼데."

중팡현을 그냥 지나치고 멀지 않게 있는 화이화시에서 든든한 점심을 기대한다. 머릿속이 온통 밥 생각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이화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높은 건물들을 지나치는데도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전기 버스 충전소, 버스 정류장 옆에 충전소가 있어 배터리를 충전한다.

중국의 도로에서 오토바이와 마찬가리로 전기 버스도 소음이 없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전기차, 전기 오토바이, 전기 자전거, 전기 버스. 이런 면은 우리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식당을 찾아 다음 블록에는 있겠지 하며 길을 이어가다 보니 복잡한 대도시의 모습은 나타나지도 않고 휑한 비포장길이 갑자기 펼쳐진다.

"뭥미? 망했다!"

화이와시의 외곽으로 도로가 이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칼로 잘라놓은 듯 이렇게 아무것도 없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어쩔 수 없지 뭐. 작은 전()이라도 빨리 나와라."

달그락 거리며 힘들게 길을 따라가며 파헤쳐 진 도로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란다.

중국 여행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공안도, 삼합회도 아닌 개와 파헤쳐진 도로다.

그렇게 12시가 지나버리고, 오전의 넓고 쾌적했던 길과는 전혀 다른 좁고 불편한 길이 무심하게도 산으로 향하고 있다.

"왜 저 멀리 산 위로 길이 보이는 걸까."

구불거리며 산의 정상으로 이어진 길을 확인하고 조용히 주유소로 들어간다.

"무엇이든 먹어야 해!"

작은 편의점에는 빵도 없고 요기가 될만한 것은 컵라면밖에 없다.

"이거 갈수록 태산이네."

4.5위안 빅우육면을 들고 5위안을 주니 어린 여직원이 잔돈 대신 사탕을 하나 준다.

"뭐야? 서비스야?"

한국말을 중얼거리니 이해 못 하겠다는 표정의 여자 직원이 계산대에 찍힌 0.5을 가리킨다.

"하하하, 애가 일 할 줄 아네. 센스 있는 아이네."

젓가락이 없냐고 제스처를 하니 라면 안에 들어 있다고 한다. 컵라면 안에 3개의 스프와 일회용 포크가 들어있다.

편의점 안에 서서 어제 먹다 남은 설탈빵과 함께 국물만 맛있는 우육면을 먹는다.

"농심이 중국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던데 신라면을 볼 수가 없네. 초코파이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산길을 힘들게 오르니 정상에 정말 생뚱맞게 작은 놀이공원이 있다.

놀이공원을 지나 시작된 길은 내리막을 즐기기도 전에 비포장의 파헤쳐진 도로로 변해버리고, 고덕지도는 이상한 시멘트 길로 좌회전하라고 떠들어댄다.

파헤쳐진 G209 국도와 가끔 이상한 길로 안내하여 애를 먹이던 고덕지도,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에 빠진다.

"고덕양, 너 한 번 더 믿어볼게. 도저히 끔찍한 웅덩이 길은 못 가겠어."

짧은 오르막 이후 넓은 저수지가 나타난다. 저수지의 변두리 길을 따라가는 것이 그럭저럭 웅덩이 길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저수지 주변 마을을 지나치던 시멘트길이 갑자기 진흙밭의 웅덩이길로 바뀐다.

"고덕양, 네가 그럼 그렇지. 아우!"

진흙밭의 웅덩이 길에 바퀴들이 미끄러지며 조향과 페달링을 어렵게 만든다. 더욱이 내릴 수조차 없는 진흙밭이다.

"이곳에서 발을 내리는 순간 그건 지옥이다."

온몸을 써가며 겨우겨우 길을 이겨가고 있는데 저 앞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 얼핏 보니 지나가야 할 길 옆의 집에서 세 마리 개가 나를 주시하며 맹렬히 짖어대고 있다.

진퇴양난, 불가항력 그리고.

"아놔, 이런 *********!"

개들 앞에서 항복하듯 자전거에서 내려 진흙밭을 끌며 다소곳이 개님들의 곁을 지나간다.

이틀간 자전거에 덕지덕지 엉겨 붙은 자갈들과 진흙으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찌그덕 달그락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진흙 흙탕물을 튀기며 굴러가는 자전거.

때마침 하수도관이 터져 빗물들이 쏟아지는 곳이 있지만 어떻게 씻어낼 방법을 찾지 못하고 그냥 가려는 순간 시멘트를 푸던 낡은 바가지가 보인다.

"오홍, 이러면 스토리가 달라지지!"

자전거를 벽에 세우고 물을 퍼담아 뿌려대니 그런대로 깨끗해진 자전거.

"뭐, 곧 더러워지겠지만 일단은 속이 다 시원하네."

잠시 쓸데없는 만족감에 흐뭇해하고 있을 때 카톡이 울린다.

"별문제 없이 잘 달려?"

어찌 설명하기가 굉장히 난해하다.

"엉망진창이지!"

1시 40분, 아직 45km나 남아있다.

"이제부터 산길이 이어지는데 언제 도착하나."

마을에서 조금 내려가 다시 G209 국도를 만나 산길을 향해 들어간다.

짧은 오르막 이후 쭉 뻗은 일직선 도로가 이어진다. 지도를 보면 이 직선로를 끝으로 구불구불 산길처럼 보이는 도로가 마양현까지 이어진다.

직선 도로가 끝나고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됨을 알리는 안내판을 보며 큰 숨을 한번 쉬고.

"가 보자!"

그런데 생각과 달리 높은 경사면이 잠시 이어지더니 평지와 같은 내리막이 이어진다.

"뭐지? 그동안 얼마나 올라와 있었던 거야?"

작은 도랑물이 개천이 되고 하천으로 그 폭을 넓히는 동안 가벼운 페달을 밟으며 달려간다.

하늘은 천천히 밝아지며 구름 사이로 가끔씩 수줍은 햇살이 방긋거린다.

빠르게 지워지는 남은 거리 그리고 페달링에 흥이 난다.

조금씩 지쳐갈 때쯤 나타난 뜻밖의 안내판.

"국도에도 휴게소가 있어? 식당이 있다는 말이지."

잠시 후 작은 주유소가 보이지만 식당은 찾아볼 수가 없다.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한꺼번에 맥이 쭉 빠지는 것 같다.

"대륙, 너희들이 그렇지 뭐."

작은 오르막이 간간이 섞여있지만 편안했던 길이였음에도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콜라 한 모금으로 갈증과 허기를 달래본다.

매일 엉망으로 변해버리는 신발과 옷 그리고 자전거.

"얼마 안 남았다. 조금만 더 가 보자."

생각지 못한 라이딩 속도와 밝아진 날씨에 마음의 여유가 생겨 충분히 앉아 쉬고, 자우림의 음악을 재생시킨 후 씩씩하게 출발한다.

강을 가로지르는 도르래 짐바구니가 보인다.

하천이 유속이 빨라지며 제법 강의 형태로 그 모양을 넓힌다. 작은 마을과 강을 건너는 다리를 넘고 자전거는 갈수록 무거워진다.

"이상하네. 배가 많이 고플 뿐 그렇게 많이 지친 것은 아닌데."

자전거를 세우고 뒷바퀴를 만져보니 괜찮은데 앞바퀴가 빠르게 주저앉고 있다.

공기 밸브 사이로 바람이 새며 타이어 안으로 들어간 물들이 보글보글 거린다.

"무난하게 가면 심심하지? 이젠 앞이니?"

산골의 허름한 슈퍼 앞에 자전거를 눕혀놓고 타이어를 확인하니 작은 철심 하나가 박혀있다.

잘 빠지지 않는 녀석을 손톱으로 살살 긁어 어렵게 제거하고 튜브의 구멍 난 부분을 찾는다.

얼굴에 튜브를 대고 바람이 빠지는 소리와 실바람의 느낌을 찾고 있는데 나를 지켜보던 슈퍼 할아버지가 세숫대야를 가져와 건네준다.

"헤헤, 시에 시에!"

튜브를 정비하고 앞바퀴 그리고 뒷바퀴에도 바람을 넣어주고 슈퍼 앞 조그마한 대나무 의자에 앉아서 쉰다.

고마운 할아버지에게 콜라 한 병을 사서 먹으며 나란히 앉아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간의 흐름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할아버지가 틀어놓은 조용하고 부드러운 옛 노랫소리가 너무나 좋다. 패니어 안에서 울려 퍼지는 자우림의 노래와 연주 소리가 소음처럼 시끄럽게 느껴진다.

"할배, 갈게요. 시에 시에!"

한참을 그렇게 나란히 앉아 산을 바라보다 출발하니 어서 가라며 손을 흔들어 준다.

할아버지 슈퍼에서 조금 내려와 평지를 달리다 보니 계곡의 물들이 내 방향으로 졸졸거리며 내려온다.

"일관성 없게 뭐냐? 나 지금 올라가는 것 맞지?"

한 코너를 돌며 급격하게 경사가 바뀌더니 코너를 돌고 다시 돌고, 급기야 S자로 휘어지며 올라간다.

허연 입김을 토해내며 첫 번째 고개 정산에 위치한 소수민족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마을 문화무대(美丽乡村文化戏台)의 중앙에 그려진 소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고개를 넘으며 앞으로 몇 개를 더 넘을까 궁금해진다.

산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고 층층이 귤나무를 심어 가파른 산꼭대기까지 이어진다.

"할머니의 할머니, 그 할머니의 할머니부터 시작했을지 모르겠다. 할머니의 손녀는 그 고단했을 삶이 더는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번째 고개를 넘고 귤나무가 심어진 산들을 내려오는 동안 노란 스쿨버스가 분주하게 지나다니더니 작은 소학교가 나온다.

하교를 하기 위해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입구에서 사진을 찍으니 학교 관계자들이 말을 건다.

한국사람을 처음 보는 듯 반갑게 인사하고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자고 하고, 장가계를 간다고 하니 멀다고 하면서 엄지를 세워서 응원을 한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 구경해도 되는지 묻고 허락을 받아 중국 소학교 내부를 잠시 구경한다.

공자상이 멋지게 세워져 있고.

1학년으로 보이는 꼬마들이 얌전히 하교를 위해 줄을 서있다. 자꾸 쳐다는 보는데 인사를 해도 반응들이 없다.

소학교를 나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양현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고.

집을 지을 때 쓰는 바구니형 골재 믹스기. 대략 네 종류 정도 있는 것 같다.

미양현의 초입, 집을 짓기 위해 도르래를 모터로 돌려 벽돌이 담긴 손수레를 끌어올린다.

미양현 시내에 도착해서 검색해둔 숙소를 찾아간다. 거리에는 하교를 하는 학생들로 복잡하다.

검색해둔 빈관을 찾지 못하고 도로에 있는 1층 공간이 넓어 자전거를 보관하기에 좋을 것 같은 빈관에 들어가 가격을 문의한다.

"빠스콰이."

자전거를 넣어두고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밥을 먹으러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아무리 봐도 모르는 메뉴판은 패쓰하고 다른 손님이 주문한 듯한 메뉴를 가리키며 얼만지를 물은 뒤 그것을 달라고 했다. 12위안.

이 식당은 밥을 독특하게 한다. 일 인분씩 나누어진 압력솥 같은 곳에 밥을 한다.

중국 식당 정수기는 문을 열어야 한다. 문짝을 왜 달아 놓았는지 모르겠다.

"먼지가 많아서 그런가?"

밥을 주문 배달을 하는 집인지 일회용 용기에 밥을 담는다. 배달 음식을 나에게 먼저 주는지 주문하고 바로 음식이 나온다.

고기와 고추 볶음, 배추데침 그리고 오리알 같은 것이 올려져 있다. 오리알을 한입 깨물으니 껍질이 그대로 붙어있다.

"통째로 먹나 보지?"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우며 한 그릇 더 달라고 하니 주방장 남자가 배달을 간 사이 들어온 젊은 여자가 핸드폰을 꺼내 12를 적어 보여준다.

"알아. 그거 말고 한 개 더 달라고."

대충 건성으로 알아들었는지 알았다고 하고 주방으로 들어간다.

밥을 다 먹었는데 더 주문한 밥이 안 나온다. 잠시 기다리다 여자를 불러 밥을 안 주는지 물어본다.

이번에도 건성으로 듣는지 핸드폰을 꺼내 핸드폰 결제를 하라고 한다. 밥이 끊겨 약간 민감해져 웃으며 한국말로 떠뜬다.

"너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했지? 말을 끝까지 잘 들어야지!"

식당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그 관경이 재미났는지 웃어댄다. 네이버 중국어 회화 문장 '하나 더 주세요'를 여자에게 보여준다.


"워 요우 이거!"

잠시 멈칫하더니 그제서야 알아들었는지 웃으면서 주방으로 들어간다.

어렵게 다시 나온 두 번째 밥.

밥을 다 먹으니 여자가 말을 건다. 여행에 대해서 묻고, 고향을 묻고 등등 관심이 생겼는지 질문이 많다.

건성건성 대답했던 첫인상이 얄미워서 한국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제주도 해안 풍경 동영상을 보여준다.

"너 바다 못 가봤지?"

영상을 보더니 '피아오량' 한다.

숙소에 들어와 패니어에서 짐들을 털어내고 패니어까지 깨끗하게 씻어냈다.

매일처럼 이러는 것도 지친다.

잠들기 전, 패니어들에 짐들을 다시 재정리 하고 잠이 든다.


"요상하게 힘든 날이다. 내일은 꼭 밥을 먹고 달려야지."




경비내역
식비:24위안 / 식료품:8위안 / 숙박:80위안 / 합계:112위안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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