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5일 / 맑음
예테보리
어젯밤 발생한 핸드폰 도난사건으로 뒤숭숭한 마음과 함께 몹시 피곤한 아침이다. "빌어먹을 도둑놈!"
"뭐냐? 이 시간에 매너 없이 시끄럽게."
피곤함 탓에 검은 남자와 한차례 눈이 마주쳤지만 시트를 끌어않고 등을 돌려 잠들었다.
마지막 문이 닫히고 블루투스로 연결된 라디오의 음악이 끊어진다. 한참 후 이내 잠들지 못한 체 라디오를 다시 켜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지만 머리맡에 놓아둔 핸드폰이 보이질 않는다.
"에쉬, 뭐야?"
함께 잠들어 있던 사람들이 깨어나고 핸드폰 도난 사실을 알린다.
"여기에 있던 흑인이 안 보이네. 그 녀석일 거야!"
여기저기 핸드폰을 찾아 침대를 샅샅이 뒤져봐도 없다.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봐도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다.
"젠장할!"
여행 중 언젠가는 핸드폰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신분증을 체크하는 북유럽의 호스텔에서 도난을 당한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새벽 늦게서야 잠이 들고, 하필 이런 날에 하늘은 전에 보지 못한 맑음이다.
"아침이나 먹자."
"맞는 것 같다. 잠결에 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이거 되게 어려운 미션이네."
"넌 자전거로 2만km를 여행한 사람이잖아. 문제없을 거야."
"의미가 있을까?"
"그러고 보면 한 줄 아는 게 없다."
"은행? SNS? 막막하다."
3시, 경찰서로 다시 찾아가 사건의 리포트를 받아온다.
딱히 승차권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여러 개의 단말기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가 놓여있을 뿐이다.
"고기 먹고 힘내자."
"별일 아니잖아. 언젠가 잃어버릴 것이라 생각도 했고."
"그냥 서류 한 장 받았어. 내일 핸드폰을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요즘 유럽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라 저렴한 가격에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은행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고, 타은행 인증서도 모두 등록을 다시 한다. 핸드폰 인증이 안되어 걱정을 했지만 해외체류 확인 메뉴가 있어 휴대폰 인증 없이 쉽게 해결을 한다. 다행이다.
"내일 핸드폰을 사고, 유심카드를 사서 카카오톡을 연결한 다음 왓츠앱, 위챗, 카카오뱅크를 해결하고 모레 떠나자."
"예테보리의 하루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거야. 그리고 Hisingen Hostel의 사람들도."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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