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7일, 108일, 109일 / 흐림
토승쳉겔
눈이 내리고 흐린 날씨가 계속된다. "5월 중순인데 날씨가 왜 이러는 거야?"
간밤에 우박과 눈보라가 휘몰아치더니 모든 것이 얼어붙는다.
"정말 알 수가 없는 날씨다."
해가 뜨며 순식간에 눈과 얼음은 사라지고.
밥을 먹기 위해 마을의 중심으로 나간다.
오늘도 노점상들은 바쁘고.
문이 닫힌 한국 음식점은 폐업을 한 것 같다.
어제 밥을 먹었던 식당으로 다시 찾아가 똑같은 메뉴를 주문하고.
"요건 이렇게 꼭지를 누르면 물이 나오지."
"다른 메뉴는 없을까?"
몽골 슈퍼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상품은 보드카인 것 같다.
수많은 종류의 화려한 보드카의 라인업에 비해.
과일과.
야채들의 상태는 그리 좋지가 않다.
화장지와 몇 가지 식료품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간다.
매 순간 알 수가 없는 날씨의 변화가 계속된다.
저녁 9시가 되어 가는데 몽골의 하늘은 너무나 밝다.
이상하고 신기한 몽골의 하늘과 날씨다.
아침 하늘은 너무나 찬란하지만 언제 다시 먹구름이 몰려와 눈발을 흩날리지 모른다.
"오늘은 머리를 정리해 볼까."
중국의 베이징에서 다듬었던 머리가 지저분하다.
몽골 스타일로 잘라달라는 부탁에 시원하게 옆머리를 날려버린다.
"오호, 마음에 들어!"
동네에 있는 작은 치과를 구경하고.
왠지 모르게 진료보다 원예에 더 소질이 있어 보이는 의사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리저리 도로변의 노점상들을 구경하고.
몽골 고기 메뉴의 비릿함을 컵라면으로 가라앉히고.
여지없이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갑작스레 변하고.
미친 듯이 쏟아붓고.
이내 멈추기를 반복한다.
정말 알 수가 없는 몽골의 날씨다.
맑았다 흐렸다는 순식간에 반복하며 하루가 지나간다.
호텔은 아침부터 내부 공사를 하는지 무언가 부산하다.
"도와줄까?"
호텔의 여주인을 도와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옮기고.
"철물점은 제대로네."
철물점에서 자전거도 함께 취급을 하지만 어린이용 자전거만 판매하는 모양이다.
오늘 하루도 흐렸다 맑았다를 반복한다.
하루 종일 내 곁을 맴돌지만 가까이 오지 않던 꼬마 아가씨는.
"이건 못 참을걸?"
어쩔 수 없이 살갑게 다가와 과자를 함께 먹는다.
"근데 너는 왜 변화가 없냐?"
"이제 떠나볼까."
토승쳉겔에서 충분한 휴식으로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생각지 못한 5월의 추위와 눈 내림으로 계속되지만 내일은 흡스굴을 향하여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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