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5, 76일 / 눈 ・ 8도
체체를렉
조용한 도시 체체를렉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9,326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647시간

라마교사원
식당
0Km /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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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숙소
숙소
 
 
1,180Km

・국가정보
몽골, 울란바토르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몽골어, 투그릭(1투그릭=0.4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50G, 25,000원
・전력전압
▪3구22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976-9911-4119

 

눈이 내리며 기온이 떨어진 체체를렉, 진눈깨비처럼 눈이 내리더니 하늘이 어둡다. 체체를렉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모두가 하얗게 변해있다.

아침으로 먹을 것은 일명 풀 일글리쉬 블랙퍼스트.

"빵 식사에 적응을 해야 해."

게스트하우스는 러시아 사람들이 빠져나간 이후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3인실의 방을 혼자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페어필드 전체를 독차지하고 있는 기분이다.

산책을 하기 위해 패니어에 들어있던 방풍 재킷을 다시 꺼내어 입고 불교사원을 둘러본다.

게르 형태로 지어진 작은 라마교의 불교 사원을 문을 열고 들어간다.

동그란 게르의 정면에 부처로 보이는 상들이 모셔진 제단이 있고, 천장으로 달라이 라마의 사진과 스님으로 보이는 모르는 사람의 사진도 커다랗게 걸려있다.

양쪽으로 나누어진 책상에 각각 세 명의 스님들이 앉아 있고 사람들이 마주 보며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입구 쪽에 놓아진 작은 의자에 네 명의 사람이 순서를 기다리며 앉아있어 조용히 그 옆에 앉는다.

옆에 있는 여자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니 안된다며 엷은 미소를 보인다.

스님들은 작은 쪽지 같은 것을 넘기며 불경 같은 것을 계속 읊조리며 종을 울리거나 통에 든 주사위를 굴리거나 부적 같은 것을 적어 사람들에게 건네준다.

사람들은 스님들의 앞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거나 수첩에 무언가를 받아 적는 등 모두 제각각이다. 아이와 함께 온 사람, 부부처럼 보이는 사람, 중년의 아주머니, 부녀처럼 보이는 사람 등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앉아있다.

마치 우리의 점집이나 신당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사람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고 경건한 모습들이다.

낮은 중저음의 불경 소리가 편안하여 오랫동안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온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몽골도 토템신앙을 기본으로 티벳불교의 문화가 복잡하게 섞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학교 옆에 있는 공원이 조각상. 중국의 조각상들이 정교하다면 몽골의 조각상들은 모두가 강렬하다.

주변의 몽골리안 식당이 있는지 물어봤지만 토요일이라 대부분 문을 열지 않는다며 안내를 해준다. 딱히 먹고 싶은 음식도 생각나지 않고 숙소에 있는 피자를 시켜 먹어본다.

10,000투그릭, 4,500원 정도의 피자인데 부드럽고 편안한 맛이다.

저녁 무렵 랜드로버를 타고 여행을 하는 독일인 커플이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온다. 러시아를 통해 몽골로 들어온 그들과 가볍게 인사를 하고, 컴퓨터로 무언가를 정리하는 남자가 짧게 대화를 하며 여행자 명함을 건네준다.

남자는 바로 인스타그램으로 친구 등록을 하며 'long long journey'라며 친근하게 웃는다. 조금씩 영어가 들리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말하는 것이 어렵다.

여행하며 아무 말이나 내뱉고 다니다 보니 외국인에 대한 낯선 거부감이나 언어 사용에 대한 부끄러움 같은 것이 전혀 없다.

"뭐 아무 말이나 던져 놓으면 지들이 알아듣겠지. 못 알아들으면 번역기 쓰고!"

함께 자전거를 타며 여행하는 외국 친구가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든다. 대충 나보다는 나이가 어릴 테니 언어도 배우고 일도 부려먹을 수 있게 말이다.

몽골의 게르나 집에서는 연료로 석탄을 태워 사용하기 때문에 마을은 언제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로 가득하고, 연탄 냄새 같은 것이 난다.



새벽까지 진눈깨비가 날리더니 여전히 아침이 흐리다. 10시쯤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는 독일 커플과 인사를 나눈다. 마치 페어필드의 호스트가 된 기분이다. 남자는 나의 인스타그램으로 소식을 보겠다며 인사를 하고, 잘 생겨서 예쁜 여자는 좋은 여행을 하라며 악수를 청하며 웃는다.

"개미 손톱만큼 부럽기는 하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하루 종일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점심 무렵 외국인 커플이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왔지만 숙소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바로 나가버린다.

이후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나를 싱가폴 사람으로 생각했다는 여직원 자이카와 인사를 나눈다.

"싱가폴 사람보다는 내가 귀티가 날 텐데."

복도의 테이블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고, 소파에 기대어 핸드폰의 자판을 두들긴다.

저녁 8시가 되어 출출함이 느껴져 자니카에게 근처에 테이크 아웃 식당이 있는지 물으니 길 건너편의 식당과 숙소 바로 옆에 있는 호텔에 식당이 있다고 알려준다.

"저게 식당이었어?"

자니카에게 저녁을 어떻게 먹는지 물어보니 집에 가서 먹는다고 한다.

"나 밥 먹으러 갈 건데, 같이 안 갈래?"

언제나 웃는 얼굴의 자니카가 조금 주저하길래 같이 가자며 반강제적으로 소원을 한다.

불고기 같은 한국 음식을 판다는 길 건너편 식당은 불이 켜진 채 문이 닫혀있어, 숙소 옆에 있는 호텔의 식당으로 들어간다. 가라오케가 운영되는 묘한 컨셉의 호텔 식당에서 메뉴들을 주문했지만 요리가 안된다고 하여 간단한 것들을 시켜 먹는다.

"우리 게스트하우스에도 한국 음식이 있어."

"앙? 페어필드에 한국 음식이 있다고?"

"응."

왜 나는 쓸데없이 빵 식사에 적응을 한다며 굳이 양에 차지도 않는 빵과 베이컨 같은 것을 먹고 있었을까 싶다.

체체를렉에서 태어난 27살의 자니카는 7살의 딸이 있고, 남자 친구와 살고 있는데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해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나처럼 여행을 하고 싶은데 가족, 돈, 일 등등으로 갈 수 없다고 말하고, 한국에 가보고 싶은데 비자를 받는 것이 어려워 갈 수 없다고 한다.

김병남 선교사님이 말하기를 몽골에서 한국에 가려면 500만투르크 정도를 보증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비행기표 값이나 여행경비 등등을 고려하면 보통의 몽골인들이 한국을 여행하기란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자니카와 어쩌면 삶의 고민거리일지도 모를 이야기가 오가다 보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 나는 왜 사람들과 이야기만 하면 주제들이 이렇지."

자니카와 페이스북을 연결하고 식당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온다. 밥을 잘 먹었다며 웃으며 인사하는 자니카.

"같이 먹어줘서 내가 더 고맙지."


"I don,t know whether to stay another day or leave."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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