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기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도심과 농지대, 공릉천, 창릉천의 소박한 천변들과 주변은 낮은 산들이 잘 어우려진 고양시가 좋다.
송강고개를 넘어오는 라이딩 코스는 그런 고양시의 모습을 조목조목 확인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아스팔트와 시멘트길, 흙길을 달릴 수 있고, 잘 정비된 천변의 자전거길과 임도, 농로길이 순서없이 반복된다.
사람들은 내게 왜 말이 없는지 묻는다. 구지 말하자면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게으름때문이고, 낭비되는 언어들이 아닌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그것이 때론 얼마나 공허한지를 잘 알고 있다. 말을 통해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거나 타인을 향해 많은 고민의 단어들을 쏟아낼지라도 그 순간의 자기만족일 뿐, 위안받지 못하는 타인과의 관계는 오히려 더 큰 허기짐이나 공허감으로 밀려온다는 것을 알고있다.
단지 사람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만족한다.
즐거움의 축하와 아픔의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술 잔을 기울여 줄 수 있으니 혹여, 그런 날이 오거든 전화해 보세요.
얼마나 말이 많은 사람인지 알게될터이니..
이제 자타고의 라이딩을 쫓을만큼의 체력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앙상해버린 허벅지와 종아리는 여전히 낯설다.
화정산1-화정2-화정산(국사봉)-흥도동산-도내동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한때 매일처럼 아침운동으로 달리던 코스. 주민들의 산책로로 정비되버린 화정산은 라이딩하기에 불편함이 생겼지만, 나름 사람들을 피해 외진 코스를 찾아내기 마련.
평일보다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는 주말에 라이딩을 하지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으니까.. 사람들의 출입이 없는 흥도동산과 도내동산을 따라 라이딩한다. 10년동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도로가 놓이면서 주변 산들의 허리가 잘려 라이딩 코스들이 점점 즐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또한 어쩔 수 없는 일.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일부분이 잘려버린 도내동산은 아쉽다. 좁고 구불한 길들이 좋았던 코스였는데..
2년만에 산에서 달려보나 보다. 더운날 호흡은 가쁘고 페달은 무겁기만 한데, 머리속에 새겨진 동네산의 코스들과 지난 시간 몸에 배인 라이딩의 요령들이 천천히 편안함으로 살아난다. 겨우 한시간정도의 라이딩에 완전히 방전되버린 체력 또한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일.
캐논하우스에 들려 온몸에 물을 끼얹고 시원한 맥주 한 캔. "이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이야!"
"20일 폭염특보가 내륙 전역에 발효됐다. 올해 들어 처음이다. 특히 경상 내륙에서는 38도 이상이 2일 연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해안지역 지역도 폭염주의보 등이 발표되면서 전국이 끓고 있다."
연일 폭염의 연속. 주로 실내 생활을 하니 더위가 체감되진 않지만 야외에서 활동하거나 업무하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겠다 싶다.
바람 살랑거리는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성산대교을 왕복하는 자타고 목요 야간 라이딩. 네번째 참석!
작년 10월초. 마지막으로 자출을 한 이후 처음으로 성산대교간 자전거길을 달린다. 그 사이 도로가 포장되고 월드컵대교의 상판도 많이 올라가 있다. 페이드 인 아웃이 없는 것들에 대한 어색함들이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서울의 한강 자전거길은 난지공원을 지나 고양시의 경계선에 다으면 구불구불한 길이된다. 도로의 양옆으로 수풀들이 무성하고 버드나무 가지들이 살랑거리기도 한다. 늦여름 밤이 되면 민물게들이 뒤뚱거리며 도로를 가로지러 미처 피하지 못하는 마음을 미안하게 만들기도 하고, 안개도 자주 내려앉고, 서울과의 경계면에서 2-3도정도 떨어지는 것 같은 온도차의 시원함이 가끔은 서늘함으로 무섭기도 하지만
그런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자전거길도 포장하고, 가로등도 늘리고 더 안전하게 라이딩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좋지만, 아라뱃길과 같은 인위적인 풍경은 싫다.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만 최소화했으면 하는 바람.
자타고의 모임중 덕양구쪽 회원들이 라이딩을 위해 모이는 장소는 덕양분수공원이다. 대략 화정방면 지도공원 건너편, 고양경찰서의 건너편.
정식 명칭이 분수공원인지, 그냥 분수가 있어서 분수공원이라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사거리 신호등에서 보면 조그마한 분수대가 보인다.
매주 목요일 저녁 8시가 되면 제각기 깜박거리는 자전거 후미등을 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오랜만에 성산대교 자전거길도 달렸고, 시원한 커피 한 캔의 달달함은 좋았고, 갑자기 추가된 강매산 업힐은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