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26일 / 맑음 ・ 28도
속리산-괴산-화양구곡
호들갑스럽게 떠들던 태풍 바비는 조용하게 지나갔다. 태풍이 지나가고 잠잠해진 하늘, 화양계곡으로 향한다.


이동거리
37Km
누적거리
27,769Km
이동시간
3시간 12분
누적시간
2,123시간

 
도로
 
도로
 
 
 
 
 
 
 
25Km / 1시간 45분
 
12Km / 1시간 27분
 
속리산
 
괴산
 
화양동
 
 
1,400Km
 

 

새벽에 쓸데없이 잠에서 깨어 비와 바람소리를 체크한다. 불규칙한 빗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려오지만 호들갑스럽게 떠들던 매스컴의 태풍예보가 과장처럼 느껴진다.

잠시 밖으로 나가 상황을 체크해도 역대급이라는 태풍의 위력은 지난 폭우의 위력에 비하면 가는 이슬비 정도의 느낌이다.

"구라청! 기레기들!"

"어제 비가 많이 왔어요?"

"글쎄, 여기는 태풍이 안온 것 같은데."

아침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모텔을 나서며 아저씨와 인사를 나눈다.

인상이 좋았던 큰집 식당에 들러 비빔밥으로 이른 점심을 한다. 조용한 미소의 아주머니보다 더 친절한 아저씨가 밥 한 공기를 더 내어주며 많이 먹으라며 웃는다.

"속리산은 큰집 식당!"

"하루 더 계곡에서 보낼까?"

조용한 속리산 계곡에서 하루를 더 보내도 좋을 것 같고, 법주사를 둘러본 속리산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트래킹을 하지 않는다면 딱히 할 것도 없을 것 같다.

"절대 산은 오르지는 않아."

어디로 향할지 결정을 못하며 시간을 보내고, 속리산 둘레길의 코스를 검색하다 화양구곡과 선유동계곡에 호기심이 닿는다.

"가자!"

고개들을 넘느라 흥건하게 땀을 흘리고.

무언가를 심느라 바쁜 시골의 할머니들.

"배추네. 이제 가을이 오나 보다."

고개와 고개를 넘어가지만 바쁠 것 없는 여행자의 마음은 한가롭다.

"그래도 너무 많이 넘어간다. 힘들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 마을 입구의 정자에서 비를 피해간다.

할머니들이 베개로 사용하는 정자의 물통을 베고 낮잠을 잔다.

한 시간 정도 잠을 자고 나니 비는 멈추었다.

"마저 가 볼까?"

화양계곡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를 넘어가고.

넓고 풍부한 달천을 마주한다.

도로를 벗어나 화양계곡의 화양천으로 향한다.

"왔다!"

계곡의 초입, 넓은 화양천에는 물놀이를 하는 가족들이 모습이 보인다.

초입의 슈퍼에서 땀에 젖은 발을 씻어내고, 계곡 주변의 식당과 편의시설들을 검색하지만 몇몇 펜션을 제외하고 별다른 것이 없다.

"음식들을 사서 가야 하네."

속리면의 수많은 음식점들이 그리워진다.

저녁거리와 이틀 정도 머무를 동안의 부식들을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가 결정장애의 머뭇거림을 반복한다.

냉동 삼겹살, 스팸과 각종 훈제 꼬치들의 유혹, 결국 라면과 가래떡, 편의점 도시락을 골라 들고 계산대로 향한다.

"어머, 여행을 하시나 봐요."

"네."

여행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던 여주인은 메모지를 건네며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떻게 여행을 하게 됐어요?"

"그냥 인생 중 한 5년만 나를 위해 시간을 쓰기로 했어요."

여주인은 훈제 꼬치들을 잔뜩 선물해준다.

해가 떨어진다.

"캠핑할 곳은 정했어요?"

"아니요. 가다가 계곡에.."

"캠핑이 안 되는데!"

"계곡에 텐트를 못 치나요?"

"네. 해가 지면 눈치를 봐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 편의점으로 들어가자 여주인은 신발 하나를 선물하겠다며 예쁜 고무신발을 가져온다.

사이즈가 맞지 않는 신발, 여주인은 편의점으로 들어가 여러 종류의 신발을 뒤적이고 적당한 사이즈의 신발이 없자 물놀이용 의류를 선물한다.

"감사합니다."

어둠이 내려앉기 전 텐트를 펼치기 위해 계곡으로 향한다.

계곡의 초입으로 화양구곡의 1곡 경천벽이 나온다.

기암절벽 위로 소나무들이 자라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뭐, 생각보다는 그저 그런데."

경천벽 주변 계곡의 빈약함 때문인지 큰 감흥이 없다.

소나무숲길을 따라 길을 따라가니 화양구곡의 공원 입구가 나온다.

풍성한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 공원의 초입을.

지나치려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안내문에는.

"자전거 출입금지?"

"왜? 왜 그래?"

계곡 주변에서 캠핑을 할 수 없다는 편의점 아주머니의 말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이미 해가 떨어진 시각, 다시 슈퍼마켓이 있는 계곡의 초입으로 내려갈 것인지 고민을 하다 잠시 공원 입구의 주차장 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주차장 휴게소 뒤편의 계곡에 물놀이를 하던 한 가족이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넓적 바위가 있는 넓은 공간이 마음에 든다.

일단 계곡물에 들어가 땀과 열기를 식히고.

"바위에 텐트를 칠까?"

"오늘은 물가가 조금 위험하니 주차장 근처에."

비예보가 있어 계곡 주변을 피하고 주차장 주변에 텐트를 펼치기로 한다.

휴게소의 화장실과 수도시설을 확인하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나무테크 산책로의 넓은 공간도 확인한다.

"여기?"

"일단, 물속에 더 들어가 놀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몸을 뉘어본다.

"석양빛이 참 좋네."

나무테크의 넓은 공간에 텐트를 펼친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엄청나게 몰려든 날벌레들을 쫓아내고.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든다.

"화양구곡도 선유동문 계곡도 자전거로는 못 가네.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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