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78일 / 맑음 ・ 27도
홍천-춘천
이틀 동안 조용한 시간을 보낸 도광터를 떠나 자전거 춘천의 크리티컬 매스에 참여하기 위해 춘천으로 돌아간다.


이동거리
62Km
누적거리
26,705Km
이동시간
6시간 02분
누적시간
2,021시간

 
56번국도
 
56번국도
 
 
 
 
 
 
 
33Km / 3시간 05분
 
29Km / 2시간 57분
 
도광터
 
가락재
 
춘천
 
 
336Km
 

 

"형님, 이제 돌아가야겠어요."

 

"아이고, 가려고?"

 

11시가 되어 짐들을 정리하고 춘천으로 떠나려고 하니 카일라스 형님의 얼굴에 아쉬운 기색이 영역하다.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형님은 직접 담근 막장을 작은 용기에 챙겨준다.

 

"편하게 쉬다가 가는 거지?"

 

"네, 정말 편하게 쉬었다 갑니다."

 

"이렇게 누군가 왔다 가면 하루 종일 허전해서 멍해."

 

여행을 하며 떠나는 사람, 보내는 사람의 마음을 수없이 마주했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의 헛헛함이다. 내일 된장골님이 도광터로 오니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고 도광터를 떠난다.

 

산길을 내려와 큰 도로까지 배웅을 해주는 형님과 인사를 나누고 출발을 한다.

 

"다음에 또 올게요."

 

공작산을 관통하는 406번 도로는 시원한 내리막으로 56번 국도까지 이어진다. 이틀 전 끔찍했던 반대편 공작산의 오르막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 방향에서 거꾸로 올라가는 것이 훨씬 편하겠다 싶다. 

 

형님의 안내처럼 작은 고개가 이어지고 56번 국도를 타고 가락재를 넘어갈 것인지, 이틀 전 넘어왔던 3개의 고개를 다시 넘어갈지를 고민한다.

 

"같은 길로 갈 수는 없잖아. 가락재로!"

 

작은 풍천을 따라 구불구불 평탄하게 길은 이어진다.

 

도로변 솟대가 가득 세워진 솟대마을 앞의 주유소에서 삶은 계란으로 출출함을 달래고.

 

완만하게 이어지던 길은 10%의 경사도를 알리며 본격적인 오르막임을 알린다.

 

아무런 생각 없이 가락재의 정상을 향해 오르던 중 이글에게서 영상통화가 온다. 안드레와 함께 이글의 시골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오랜만에 안드레와 함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다.

 

데이터의 접속상태가 좋지 않아 오래 통화를 하지 못하고, 아무래도 춘천으로 돌아가면 현기가 사용하고 있는 알뜰폰으로 변경을 해야겠다.

 

가락재로 들어서는 교차로에 진입한 지 1시간 40분 만에 가락재의 정상에 오른다.

 

가락재 터널을 통과하자 춘천의 경계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틀 전보다는 편한데."

 

조금은 흐린 선선한 날씨 때문인지, 이틀 전의 고단했던 라이딩으로 근육이 풀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렵지 않게 가락재를 오른 기분이다.

 

시원한 내리막을 달려 내려오고 느랏재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바로 이어진다.

 

"징하네. 강원도!"

 

40여 분의 오르막의 끝에서 느랏재의 터널을 마주한다.

 

"뭔가 해발이 잘못된 것 같은데."

 

지도 어플에도, GPS 기록에도 가락재보다 높게 기록이 되어있는데 느랏재의 해발이 340미터로 안내되어 있다.

 

터널을 통과하자 허름한 느랏재 전망대 쉼터가 눈에 들어온다.

 

"아,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 할까."

 

느랏재에서 바라보는 춘천 시내의 풍경이 좋다. 해가 지는 일몰을 느랏재에서 바라보면 석양빛이 꽤나 괜찮을 것 같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허름한 쉼터 식당에 들어가 열무 국수가 되는지 물으니 중년의 남성은 손을 가로저으며 안된다고 한다.

 

"..."

 

시원한 음료수라도 마시려고 가격을 보니 터무니없이 비싸다.

 

"내려가서 얼음 커피 사 먹자."

 

느랏재의 내리막은 춘천까지 이어지고 작은 언덕을 오른 후 시내까지 이어진다. 갈증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허기가 진다.

 

현기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고 거두리로 향한다. 춘천 외곽 도로를 피해 오르막이 없는 경로를 찾아가고 편의점에 들러 시원한 얼음 커피로 갈증을 달랜다.

 

외부에 있다는 현기는 거두리에 도착하니 집에 들어와 있다.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

 

고기로 메뉴를 정하고 현기가 추천하는 맛집 두 군데를 들렸지만 모두가 만석이라 그 맛을 보지 못하고 집 근처의 고깃집으로 들어가 저녁을 해결한다.

 

맥주와 소주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흉악한 소주 칵테일과 함께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지쳐 잠에 든다. 

 

"현기야, 지금 해가 뜬 거지?"

 

 

 

GPS 정보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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