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5일 / 맑음
그레베-브르딩보르
마음을 사로잡는 아침의 일출을 보여주는 그레베 해변이다. 덴마크에서 독일로 넘어가기 위해 로드비 항구로 향한다.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20,192Km
이동시간
6시간 22분
누적시간
1,486시간

 
도로
 
도로
 
 
 
 
 
 
 
18Km / 1시간 40분
 
58Km / 4시간 42분
 
그레베
 
코이에
 
보르딩
 
 
164Km
 
 

・국가정보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경보 
-
・언어/통화 
덴마크어, 코로네(1크로네=17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리베라, 100기가 99크로네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5-2521-7461

 
찰랑거리며 조용히 밀려드는 파도 소리와 함께 텐트가 환하게 밝아진다.

피곤함이 풀리지 않은 몸을 억지스레 일으켜 세우고 밖으로 나가니 붉은 여명의 빛이 바다를 감싸고 있다.

"색이 너무나 예쁘다."

아침 8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멋진 아침이야. 굿모닝!"

8시 반, 예쁜 태양이 수평선 위로 떠오른다.

"첫사랑을 만나는 것처럼 두근거리네."

"I'm here."

강아지를 끌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덴마크의 일출을 감상한다.




한 시간 동안 계속되는 일출의 모습을 감상하고, 짐들을 정리한다.

서리가 내려앉은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바람이 빠진 타이어의 튜브를 새 튜브로 교체한다.

"제발, 오래 문제없이 알려줘."

육각렌치를 꺼내어 그동안 미뤄뒀던 자전거의 이상 부위도 점검을 하고, 떠날 준비를 끝마친다.

10시 반, 일출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자전거를 점검하느라 늦어진 출발 시간이다.

"날씨가 좋으니까 천천히 달려볼까."

아침을 먹기 위해 13km 정도 떨어진 타운으로 달려간다.

어제 점심으로 뷔페를 먹고, 별다른 것을 먹지 않은 터라 아침부터 허기가 심하게 찾아든다.

저렴한 치킨버거를 추가로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엽서를 쓰려 했지만 햄버거가 나오자마자 볼펜을 내려놓는다.

추가로 주문한 30크로나의 치킨버거는 헛웃음이 나올 만큼 너무 빈약하다.

두 개의 햄버거를 해치우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듯한 햇볕을 즐긴다.

"무려 3달 만에 만난 햇볕이네."

아무리 시민의식이 높은 북유럽의 사람들이라도 답이 없는 사람들도 비슷하게 존재하는 모양이다. 테이블 위로 햄버거를 먹고 남은 쓰레기들을 그대로 놓아두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쓰레기통이 바로 옆에 있는데."

12시, 점심을 먹고 나니 라이딩 시간이 별로 없다. 이제 겨우 13km만을 이동했는데 말이다.

덴마크에서 독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페리를 타야 한다. 항구가 있는 롤란까지 130km 정도의 거리다.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셀란섬이라는 곳에 위치한 섬이다. 스웨덴과 독일의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덴마크의 동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넘을 수는 없다.

덴마크의 사람들은 핀란드, 스웨덴의 사람들 보다 조금 무뚝뚝하거나 신경질적으로 느껴진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오랜만에 만난 맑은 날인데 이상할 정도로 페달링이 무겁고, 속도가 나질 않는다.

"저것들은 꼭 얼굴을 등지고 서 있더라."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탓인지, 느낌상 계속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것 같은 도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쉽게 지쳐간다.

1시 반, 오늘의 목적지인 보르딩보르까지 40km가 남았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으려나?"

2시 반이 지나며 바다 위로 떠올랐던 태양은 서쪽 하늘 위로 이동하고.

오르내리며 이어지는 도로 위로 오렌지빛 석양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석양빛 색감도 참 곱다."

3시 반, 지평선 아래로 태양이 사라져 간다.

덴마크로 넘어오며 일몰 시간이 확실히 늦어진 것 같다. 4시가 되면 완전히 어두워졌던 노르웨이나 스웨덴에 비해 같은 시간대의 하늘에 석양빛이 남아있다.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보르딩보르는 15km나 남아있고.

오렌지빛 석양의 하늘은 짙은 푸른빛으로 변하며 천천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4시 반, 어둠이 시작된 푸른빛의 구름과 마지막 석양빛이 만들어낸 실루엣의 풍경이 매력적이다.

"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떨어지나?"

저녁 풍경의 실루엣을 잡기 위해 여러 차례 사진을 찍어봐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다.

"모토롤라. 너!"

완전히 어두워졌지만 안전한 자전거 도로가 있어 라이딩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보르딩보르의 시내를 향해 달려간다.

5시, 보르딩보르의 중심인 보르딩보르성에 도착한다.

작은 광장의 주변으로 보르딩보르성의 야경이 보이고.

반대편으로 구시가지의 모습이 보인다.

"아쉽네. 밝을 때 왔으면 성 주변을 구경하고 갔을 텐데."

셀란섬을 넘어가는 다리가 있는 곳의 슈퍼에 들러 먹거리를 찾아보지만 역시나 마땅한 것이 없다. 바나나와 4크로나의 빵을 몇 개 사들고 야영지를 찾아간다.

보르딩보르의 해안가 공원으로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밝은 달이 떠있어 어렵지 않게 텐트를 설치할 수가 있다.

붉은 일출과 바다, 맑은 하늘과 짙푸른 들녘, 오렌지빛 석양과 푸른빛으로 내려앉은 어둠.

"빛의 색이 좋은 하루였어."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14일 / 비
코펜하겐-그레베
덴마크로 들어서며 조금씩 좋아지려던 날씨는 북유럽과 다르지 않다. 코펜하겐에 더 머물고 싶지만 얼마 남지않은 쉥겐기간을 아끼기 위해 독일을 향해 출발한다.


이동거리
30Km
누적거리
20,116Km
이동시간
4시간 41분
누적시간
1,480시간

 
02도로
 
151도로
 
 
 
 
 
 
 
15Km / 3시간 00분
 
15Km / 1시간 41분
 
코펜하겐
 
프리헤든
 
그레베
 
 
88Km
 
 

・국가정보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경보 
-
・언어/통화 
덴마크어, 코로네(1크로네=17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리베라, 100기가 99크로네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5-2521-7461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늦은 아침을 맞이한다. 9시가 되어 잠에서 깨어나고 10시의 체크아웃을 서두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흐린 날씨는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것 같다.

"서두르다 잃어버리는 것 없도록."

어렵게 패니어를 옮기고, 기숙사형 호스텔은 정말 재미가 없는 장소다.

튜브 밸브의 머리 부분이 부러져 타이어가 주저앉아 있다.

"너도 피곤하니? 왜 이런다니.."

숙소 앞 건물의 출입구에서 비를 피하며 자전거를 눕힌다. 이전에 돌이 박히며 펑크가 타이어를 펑크 패치로 정비하고 바람을 넣는 동안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던 중년의 남녀가 호기심의 질문을 건넨다.

여행에 대해 묻던 남녀는 행운을 빌어주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잠시 후 남자가 다시 나와 커피를 마실 것인지 묻는다.

"좋지요!"

따듯한 카푸치노 한 잔을 건네준 남자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인사를 한다. 정말 맛있는 커피다.

11시, 펑크 수리가 잘 되었기를 바라며 자전거를 끌고 숙소를 떠난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철물점이 눈에 들어온다.

"부러진 폴대를 고정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며칠 동안 폴대를 구하기 위해 많은 아웃도어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폴대를 구하지 못한 상태라 폴대를 구하는 것보다 폴대를 수리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

철물점이 들어가 부러진 폴대를 보여주며 고정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고 말하니 아래층에 내려가 찾아보라고 한다.

"오, 보물 창고다. 철물점도 세련된네."

사이즈별 여러 가지 나사들이 담긴 서랍을 뒤적이며 꽤 오랜 시간 폴대를 고정할 방법을 찾는다.

나사선이 있는 작은 막대와 나사를 조이면 끝부분이 벌어져 폴대 내부에서 고정될 수 있는 유닛을 선택한다.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면 충분해."

철물점에서 한 시간 가까이 폴대를 고정할 방법을 강구하는 사이 12시가 넘어간다.

"오늘은 멀리 가기 틀렸어. 밥이나 먹으러 가자."

어제 고기뷔페와 함께 검색하며 고민했던 저렴한 뷔페로 간다. 89크로나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맥도널드 햄버거 세트가 79크로나이니 덴마크 물가에 비하면 아주 착한 가격이다.

시간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덴마크 사람들도 비싼 물가는 어쩔 수 없나 보군."

테이블을 안내받고 점심 뷔페를 먹겠다고 하니 음료수가 필요한지 묻는다.

"아니요."

"오늘은 월요일 행사라 음료수가 무료제공되는데요."

"오, 그럼 콜라!"

식당의 물 한 잔도 햄버거 값이 나오는 북유럽에서 콜라를 공짜로 주다니 대박이다.

뭔지 모를 고기들과 샐러드들이 다양하게 준비된 뷔페다.

"아, 어제 이곳으로 오는 건데."

튀긴 돼지고기 같은 것은 너무 딱딱해서 별로였지만 꽤 괜찮은 맛이다. 어제 고기를 질리게 막은 탓인지 평소에 먹지않던 샐러드와 야채에 손이 많이 간다.

네 접시를 비우고, 테이블에 앉아 엽서를 쓰다 포기한다. 배가 부르니 생각과 감정들이 백지화가 된 느낌이다.

"나중에 쓰자."

계산을 하려니 식사비도 조금 할인을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카드 단말기에 팁을 줄 것인지를 묻는 화면이 별도로 뜬다.

신기한 시스템이 생소하기도 하고, 팁에 대한 개념이 없어 민망한 손으로 거절 버튼을 누른다.

"대체 팁은 왜 별도로 받는 거야? 그리고 팁은 얼마를 주는 거야?"

미안한 일이지만 팁까지 주며 체면을 살리기엔 여행자는 너무나 가난하다.

느긋하게 배를 채우다 보니 2시가 가까워진다. 점심을 먹었으니 머지않아 해가 질 것이고, 밥을 먹는 동안 바람을 채워 넣은 타이어는 말랑말랑 변해있다.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는 것으로 끝이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코펜하겐의 시내를 벗어난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으니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다른 북유럽의 도시처럼 길이 복잡하지도 않아 좋다.

"버스 후미에도 자전거 캐리어가 붙어있네. 코펜하겐 정말 대박이다."

스웨덴의 자전거 도로는 교차로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었지만 덴마크의 자전거 도로는 참 알기 쉽게 정비가 되어있다.

아이를 태우거나 짐을 싣고 가는 자전거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모두가 수신호를 하며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도로에는 절대 정차된 차량을 볼 수가 없다.

정말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시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느새 비가 멈춘 하늘, 어제처럼 아침에 비가 내리고 오후 들어 비가 멈추는 날씨가 계속된다.

확실히 스웨덴 보다 따듯하고 날씨도 괜찮은 것 같다.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새 튜브를 사기 위해 도로변 자전거 샵에 들어간다.

"오, 삼천리 자전거 느낌이다."

스웨덴의 자전거 매장은 규모가 큰 매장들이었지만 덴마크의 매장들은 규모도 작고, 판매하는 자전거도 생활용 자전거가 주로 전시되어 있다.

튜브를 찾으니 가게의 남자는 생활용 자전거에 쓰이는 던롭밸브 타입의 튜브를 보여준다.

"아, 던롭밸브를 쓰는구나."

생각지도 못한 던롭밸브를 보고 조금 당황했지만 덴마크의 생활자전거가 얼마나 보편화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프레스타밸브의 튜브는 폭이 좁은 것이라 포기하고, 대형 펌프를 빌려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출발한다.

천천히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보며 코펜하겐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해변을 향해 달려간다.

"계속 이런 날씨면 좋겠는데."

목적지를 3km 정도 남기고 도로변에 자전거 가게가 보인다.

매장에 들어가 튜브를 고르고 있으니 중년의 남자가 다가와 자전거를 확인하고 튜브를 찾아준다.

프레스타밸브의 튜브를 49크로나에 구매를 하고, 아저씨와 잠시 대화를 하고 가게를 나온다.

4시가 넘었는데 석양빛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남쪽으로 제법 내려온 모양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슈퍼에 들러 물과 바나나를 사 든다.

"역시 네가 제일 만만하다."

어두워진 하늘, 마을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의 가로등과 잘 분리된 자전거 도로가 5km 정도의 해안가로 목적지를 변경하고 길을 따라간다.

"항구보다는 바닷가 백사장이 좋을 거야!"

5시 반, 백사장이 모래언덕에 텐트를 펼친다. 길이가 맞지 않던 폴대를 철물점에서 사온 유닛들로 조치를 하니 정상적인 모양새로 텐트가 설치된다.

"굿!"

폴대를 찾을 때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동그랗게 차오르는 달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저녁 하늘이 밝아진다.

밝은 하늘과 파도 소리가 너무나 좋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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